나도 서 씨 아저씨처럼 첫날부터 턱 빠지게 한번 웃어보려고 했는데
생각대로 되지를 않았으니 내일은 어느 쪽으로 가야할까 모르겠다.
일어나서 바람방향을 보고서 정해야겠지만 오늘, 동쪽에서 공탕을 쳤으니
내일은 서쪽으로 가서 화풀이를 해야 하지 않을까?!
일기예보대로라면 내일은 서쪽에서 북서풍과 맛서 보는 날이 되시겠다.
아홉시도 안됐는데 아저씨는 벌써 눈을 감고 있었는데 체력을 아끼려는 건지
이젠 진기가 몽땅 소모된 껍질만 남은 육체뿐인지 영 맥을 못쓰는 것 같은데
고기를 정말 잡기는 잡은 거야?! 난, 왜 잠도 안 오는 걸까?!
6시30분까지 내려오라던 젊은 선장은 어제 짐작했던 데로 오늘은 서쪽방향으로 가겠다는데
벌써 한탕을 다녀왔다면서 들어온 지 며칠째 되는 손님들이 고기구경을 못했기에
원하는 자리에 내려주고 오느라고 새벽 5시 부터 서둘렀다고 한다.
잠시 후에는 진도 쪽에서 두 척의 배가 손님을 싣고 들어온다는데 지금도 복잡스러운데
어쩌려는 건지…….
어디에 내릴 생각이냐고 물어 오기에 꼭, 좋은 자리라기보다는
(물론, 여름철이라면 무척이나 훌륭한 자리지만…….)
그곳이 그런대로 마땅하겠기에 앞 선 순서로 내리게 되었지만 생각보다 바람이 거세어
낚시를 하기가 어려웠기에 짐 가방 하나를 집어 들고는 한 수 앞을 더 생각해둔 곳이 있기에
갯바위 비탈을 기어올라서 뒤편으로 넘어갔는데 뒤로 빙, 돌아서 홈통 안으로 들어오려는
배와 마주쳤고 서 씨 아저씨와 젊은 선장이 언성을 높이는 소리가 들렸다.
‘바람이 거세니 저 사람이 틀림없이 넘어 올 텐데 나보고 내리라면 둘 중에 한 사람은
낚시를 할 수가 없는데 나보고 내리라면 어쩌라는 거여~?????? ’
‘아니, 그럼, 자리가 없는데 한 사람씩 자리를 차지하겠다면 어쩌겠다는 거냐 ’ 다투다가
내가 넘어 오는 것을 보고는 할 수없이 배를 물리는 중이었다.
서 씨 아저씨는 만재도 원년 개척자의 이름이 붙은 ‘주 사장, 자리’에 자리를 잡게 되었지만
그곳을 점찍었던 사람이 있었다던데 자리를 밀리고 밀리다 보니 먼저 내렸던 사람 중에
만만해 보이는 사람에게 다시 찾아가서 한 사람씩 덤으로 얹어 주는 일도 생겼다.
진도 쪽에서 아침 낚싯배를 타고 온, 후배 하나는 날이 훤해서야 갯바위에
내릴 수가 있었다는데 먼저 내린 낯선 사람에게 얹힘을 당하고 보니 그 사람이라도
편히 낚시를 하라고 뒤로 물러나 앉아서 전화를 해왔다.
‘오랜만에 만재 도에 왔더니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는데 여기가 어디냐 ’ 며
물어왔는데 눈앞에 보이는 지형이 어떻더냐고 여러 번 되묻고서야 오른쪽 돌아가는
멀지않은 모퉁이에 내렸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그곳은 가로막힌 벽이 있어 가볼 수도,
소리를 질러도 들리지는 않는 지척이었다.
가거 도를 즐겨 다니는 후배였기에 그곳으로 가지, 포인트 적은 만재도로 왜 왔는가 고하니
가거 도나 태도나 한 번에 사람이 몰리기에 자리다툼이 더하면 더했지 덜 할 것이 없다고 했다.
하절기라면 숨겨진 여 속까지 들여다 는 곳이 만재도이기에 어떤 고기라도
꼬드겨 낼 수가 있겠기에 쉴 틈도 없을게 지만 물색이 탁하고 찬 수온까지 겹쳤으니
마땅히 구경할 고기가 없겠다는 생각에 기대가 사라진 맥 빠진 시간땜질의 하루가 되겠기에
한두 번 더 채비를 던져 보다간, 가거 도에서 오전 8시에 출발했다는 새로운 여객선이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다음번에 온다면, 여름철에 온다면……. 시간조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손가락을 꼽아 보다가 한참을 놔두었는데도 그대로 달려 나온 꼿꼿하게 굳어버린 미끼를
떼 던져 버리고 낚싯대를 받침대에 걸어 놓고 긴장의 끈을 끊어 버렸다.
움직이면 몸이 더워질까 하여 다시 뒤로 넘어가 봤는데 세찬 바람으로
낚시가 어려울 자리인데도 그 사이에 누군가를 내려 주었기에 한 사람이
열심히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물방향이 거꾸로 내려오고 있었는데도…….
눈부신 태양을 마주하고는 열심히 밑밥을 던지고 있었는데 너무 낚시에
열중한 나머지 자기의 눈 건강은 생각을 안 하는 건지, 바람에 모자를
날려 버린 건지 알 수가 없었으나 내 기척을 느꼈는지 한번 돌아보고서는
무심히 낚시에만 집중을 하기에 지나쳐서 서 씨 아저씨가 있는 곳까지 가보려니까
엉금 하니 기어야만 했는데 내리 누르는 바람이 무척이나 세찼기에 몸의 균형 잡기가 힘들었다.
무엇을 하는 건지 아저씨는 쿨러백 속을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내가 온 기척을
모르는 것 같기에 놀래키어 간이나 떨어뜨려주려고 머리 위까지 다가가선,
“ 어~흥~!!!! ” 소리를 질렀더니 깜작 놀라서 애가 떨어질 뻔 했다니 그동안
남장을 하고 다닌 아줌마였다는 거야????
“뭐, 입질이라도 있었수~? ”
“힝~! 입질~? 이 속에 뭐가 들었는지 알아?
“???? ”
“ 아~? 글씨~! 갑작이 낚싯대가 확 휘기에 우럭이라도 물었는가 보다고 당기니까
여태껏 낚았던 고기들보다 무겁더라고……. 농어나 숭어 같으면 또 막 휘젓고 다닐 텐데
무게만 느껴지면서 꾹, 꾹, 물속으로 달리기에 신중하게 당겨보니 또 차고 달리고…….
우럭은 아니고 육짜를 넘어선 칠짜 감생이가 분명하기에 가슴이 콩닥거리고 뛰더라고,
그러다가 뭔가가 올라오는데 자세히 보니까 감생이가 아닌 숭어 같더라고,
더 자세히 보니까 농어가 맞긴 맞는데 꼬리에 목줄이 감겼고 바늘이 한 바퀴 돌아서
옭아맸더라고, 그러니까 농어가 달리지는 못하고 물속으로만 내리 꽂을 수밖에…….
난, 영락없이 슈퍼 감생이라고만 생각했지……. 이 농어가 팔십이 넘더라고……. "
저 아저씨가 먼저 들어와서는 매일같이 고기를 잡았다는데 첫날은 여덟 마리,
다음날부터는 열댓 마리씩 잡았다지?! 참돔만 못 잡았지 감성돔, 광어, 열기,
농어, 우럭, 볼락, 쏨뱅이에 때 아닌 돌돔도 여러 마리를 잡았다고하니 나는 이제
만재 도를 떠나야 하려나보다…….
열심히 유튜브 낚시방송도 보다가 어디에서 영감을 받았는지 제로 찌라는 것을
대량 구입했다더니 어느 포인트에 간 날부터는 만재 도에서는 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저 부력 제로 찌로 대부분의 고기를 낚기도 했다는데
바람 불고 물도 거센 날이기에 녹섬 안쪽의 홈통 안으로 자리를 잡았기에
먹혔는가는 모르겠지만 아무려나 물이 거센 사릿날에 제로 찌라니?
전화를 해와 서는 제로 찌를 사가지고 들어 와야 고기를 잡는다고 엄중하게
일러주기에 머릿속이 혼란해졌다…….
저 아저씨가 언젠가 나하고 큰 방군 여의 동쪽자락에 같이 내렸던 곳은
바람에 의지가 되는 피난 장소였기에 어느 여름날과 겨울날도
내려 본적이 있는 곳으로 물방향이 오락가락하는 곳이었기에
어느 쪽에 고기가 있는지를 몰라서 쓰던 찌를 떼어내고 -5B 정도의 잠수 찌를 달아 봤는데
몇 미터 안 되는 수심이기에 바로 바닥에 닿았는지 걸림이 있기에 -B, 잠수 찌로 다시 바꾸어
기다리고 있다가 ‘툭~! ’ 하고 치는 느낌이 있어 당겨보면 우럭도 물고나오고,
돌돔도 물고 나왔다. 어찌 됐던 바닥권에 닿아야 어떤 고기가 물어도 물고
나오는 것을 신기하다며 바라보고 있었는데 제로 찌로 언제 바닥을 찍어서
고기를 잡겠다고 제로 찌 찬가를 불러댈까?! 인터넷으로 주문하여 저렴하게
열개나 장만해 왔다는 것도 놀랍지만 대부분을 바닥걸이로 떨어뜨려 먹었기에
밑밥을 공급해 주기로 한 낚시점에서 1만8천원이란 제값을 다주고 추가로 주문한
제로 찌는 기울 찌 형태였기에 더 잘 어울릴법했는데 쓰던 것에만 꽂히는 타입이다 보니
잘못 보냈다고 반품하겠다고 했다.
어느 것에 집중하게 되고 믿음을 갖게 되면 없는 고기도 낚인다는
만재 도를 먼저 다녔던 선임자의 말대로라면 포인트에 대한 믿음이 있으면
그 포인트는 배신을 안 한다고 굳게 믿던 분이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자기가
고집하는 특정한 포인트에서는 매번 쿨러를 가득 채워 나오기에
정말 그런 건지? 자리가 좋으니 당연히 그런 건지, 알쏭달쏭 하기는 했지만
남들은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는 자리지만 내나 역시 선호하는 자리에서는
공탕을 친 적이 없다 보니 반박을 할 이유가 없었다. 또, 그 몇몇 자리는
편하기도 하고 매번 비어 있으니 비상금 같은 자리가 아니겠어?!
낚시대학의 교수라는 사람이 만재 도를 찾아왔다가 첫 번에는 참패를 당하고 돌아갔고
두 번째에는 제대로 준비를 해왔는지 간여에서 당연하게 큰 참돔을 낚아 왔단다.
민박집 아저씨가 그것을 보고는 이름난 낚시대학의 교수님이라더니 두 번 만에
만재도의 낚시방법을 터득했다며 엄지를 세워주고는 어떠한 채비로 낚았는가고
물어보니 2.5호 목줄로 끌어내었다고 하기에 화를 벌컥 냈다고 한다.
‘에~~~~라~~~~~이~~~~, 순 뻥쟁이 같으니라고~~!!!! 만재도 참돔을 뭐로 보고 에이~~~!!!! ’
주머니 속에, 사용했을 4호 줄은 감춰놓고 잘난 척 하려고 거짓말을 한다고
호통을 쳤다던데 그 사이비 교수님이 만재 도에 세 번째 왔을때는 새로 진수한
빨간 낚싯배가 고사를 지내러 온 날이었기에 여름시즌과 함께 찾아온
수많은 만재도 마니아들 속에서 기도 못 펴고 한구석에 조용히 있다가 사라졌고
그 후로 만재 도는 오지를 않았는데 태도에서 한번, 모습을 비췄다가는 제 고향으로
돌아갔다는데 낚시대학에서 강의했던 낚시방법과는 차원이 다른 경이로움에
사타구니속의 양물까지 쪼그라들었을 게라며 서 씨 아저씨 까지 민박집 아저씨 말에 맞장구를 쳤다
국민들에게는 가붕개(가재, 붕어, 개구리) 로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우겨대던 어떤 나리께서는
자기 딸만은 용으로 만들려고 기를 쓰다간, 이무기로 만들고 말았고, 마나님을 철창 안에
모셔 놓고야 말았는데 우리가 가끔씩, 다니는 바다는 가붕개나 이무기가 살 수가 없는
짜디짠 물이다 보니 이 또 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서 씨 아저씨가 오늘 차지한 자리는 구십 년대부터 선임자였던 주 사장님이
하룻밤의 낚시에서 폭발적인 조황을 기록한 후에 알려진 자리인데 밤새워서
고기들이 눈을 번뜩이며 돌아다니면서 미끼가 달린 바늘만 내려가면 온갖 고기들이
줄을 서서 물어 주었다는 그날 이후로는 ‘주사장 포인트’ 로 알려진 자리지만
굳이 밤낚시를 하려면 잔잔한 여름날이라도 만조시간을 잘 체크하여 물대를 골라야 한다.
돌돔도 곧 잘 다가오는 자리긴 하지만 생각지도 못할 방향에서만 입질이 오던데
서 씨 아저씨는 그 방향을 안다고 하니 이 자리를 몇 번 내리더니만 물속을 꿰뚫었나 보다…….
이천 년대 초에 처음 아저씨를 만재 도에 데리고 와서는 몇 번째인가의 밤낚시를 했던 날,
옆에서 낚시를 하던 아저씨가 없어졌다…….
건강관리를 어찌 하기에 밤중에 궁둥이에 바람을 씌우러 갔나보다 했는데
한참 만에 나타나서는 우럭을 여러 마리 낚았다고 내려놨는데 제법 큼지막한 것들로
뒤편의 어딘가를 가서 낚아왔다던가?!
잠시 간식을 즐기다가 없어졌기에 또 그곳으로 넘어 갔는가 보다고 걱정을 안 하다가
입질이 끊기었기에 넘어가보니 주사장 포인트에서 벽 쪽으로 붙여서 우럭을 잡고 있었는데
잠시 보고 있노라니 연실 잡아내는 것이 이름값을 하는 자리였다.
곧, 물이 차오를 시간이니 몇 마리 더 잡고는 돌아오시라, 이르고 돌아왔는데
한참, 시간이 지났는데도 안 오는 것을 보니 고기잡이에 정신이 팔렸나보다…….
다시 넘어가보니 꼼작할 기색이 없기에 그만 올라오라고 해도 한마리만 더 잡고를 반복하기에
소리를 질렀다.......
‘아니? 이 띠발넘에 영감쟁이야 그러다가 무슨 일이라도 나면 아줌마가 소양강에서
잉어를 잡고 있는 사람을 꼬드겨 가서 일냈다고 날 원망할 것 아뉴?‘
더 심한 말을 퍼부었더니, 그제야 굼지럭 거리고 올라왔는데 얼굴이 벌게졌다.
‘아니? 그렇게 심한 말을 나한테 했단 말이...지?! ’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큰 너울이 덮쳐선 아저씨가 서 있던 발판을 싹~! 쓸어 버렸기에
이번엔 얼굴빛이 핼쑥해졌다.
라면도 하나 끓여 먹이고 캔 맥주도 하나 따 주고는 잠시 쉬다 보면 물이 내려앉는 시간이니
그때는 다시 가도 안전 할게라고 말해놓곤 눈을 감았다 뜨니 벌써 없어졌다…….
그때가 7월 중순경의 2물때였을 테니 밤 열시쯤이 만조 시간이었겠는데 몇 년 전에도
비슷한 물때에 밤낚시를 하게 되었기에 자정이나 지나서 내려가 보라고 했더니
조급해하다가 파라솔도 쓸어내려 보내고 저녁밥 도시락도 잃어버려서 쫄쫄 굶었을걸?!
무언가 쓰디쓴 대가를 치러야 알게 되는데 그래서 경험보다 좋은 교훈은 없다고 했던가?!
오늘은 모두가 별다른 조항이 없는 날이기에 노 선장이 열기그물에 걸린 광어와 우럭을
내주었기에 새 손님인 후배까지 젓가락을 얹었는데 고기까지 사들고 들어왔으니
저녁밥상이 푸짐해졌다…….
서 씨 아저씨가 서둘러서 내일의 준비를 하나 했더니 일찍 자야겠단다.
내일부터는 배를 타지 않고 여기저기 걸어 다녀야겠다면서 네 시에 일어나서
맨손체조로 몸을 풀고 다섯 시에 뒷산을 넘어가겠다고 하기에 끓인 누룽지를
한 사발 퍼붓고는 골목길로 사라졌고 덩달아서 일찍 잠이 깨었으니
6시도 안되어서 배터로 내려갔는데 1착으로 내려왔으니 첫 번째로 내려 주겠다는
젊은 선장의 제안에 어제 들어 온 후배를 데리고 제일 먼저 내리게 되었다.
이곳도 여름이라면 들물과 썰물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꽤나 괜찮은 자리로
발밑과 조금 먼 곳의 물방향이 엇갈리면서 참돔과 농어를 양껏 낚아 볼 수 있는 자리긴 하지만
썰물때 물이 졸아들면 뜰채 사용이 불편하여 어지간한 농어는 비스듬한 지형을
이용하여 강제로 끌어 올려놓고 정신 봉으로 가격하여 뒤로 던져가면서 손 빠르고
발 빠르게 움직인다면, 갈치쿨러에 가득 채우기는 더 쉬운 곳일 게다.
오늘 오후에 나가야 한다는 후배에게 몇 마리 잡아가야 할 테니 안쪽의 홈통과
위턱을 공략하라고 양보해주고 아래쪽으로 내려왔는데 연실 서너 마리를 낚던데
씨알이 썩, 크지 않은 것이 흡족하진 않겠지만 빈탕은 면하게 되었으니 다행이었다.
몇 번을 흘려가며 낚시를 하다 보니 자꾸만 바닥의 풀들이 걸려 나왔고 찌가
흘러가는 속도도 빨라졌는데 이렇게 얕은 곳이 아니었는데 오늘은 수심이 평소보다
낮은 것 같았다…….
반대편으로 던져 봐도 수심이 얕기에 찌매듭을 여러 번 조정했지만 무엇엔가 또 걸리고…….
2미터 정도까지 찌매듭이 내려왔지만 그래도 걸리기에 자주 캐스팅을 하면서 짧은 거리를
공략하다가 지쳐서 받침대에 걸어 놓는 순간에 낚싯대가 그대로 거꾸러졌는데
바닥에 걸린 듯 한 무게감과 저항이 느껴졌고 드렉이 풀려 나가는 굉음까지 났기에
참돔일까 했더니 큼지막한 감성돔이었다.......
후배가 달려와 뜰채 도움을 줬는데 뜰채가 그만 깨져 버렸다.
그제야 물통에 물을 길어 붓고는 징크스나 터부는 항상 존재한다 는걸 새삼
인정하게 되었는데 어제도, 그제도 물부터 길어놓지 않았다면
고기를 잡지 않았을 까란 엉뚱한 생각…….
잠시 후에 또 똑같은 반복으로 더 큰 감성돔이 걸려들었기에 다시 한 번
뜰채 도움을 받았는데 후배가 가버리면 뜰채가 없겠기에 도시락을 보내는 시간에
민박집 아저씨가 사용하는 뜰채도 함께 보내라고 전화를 했고 일찍 그물 일을 끝낸
노 선장의 아들이 오후시간을 함께 해보겠다고 달려 왔기에 물이 바뀐 시간에
버너에 불을 댕겨서 뜨끈하게 무파마를 즐기는 시간도 있었다.
물방향이 바뀌었기에 찌를 바꾸어 보려고 보니 반달구슬이 없어졌던데 그래서
자꾸만 걸리고 흐름이 빨랐던 게로구먼????
그런데 그것이 왜 깨져서 없어졌을까? 여태껏 낚시를 해오면서 구슬이 깨져서
없어진 것은 처음이었다.
채비를 손질하고서야 찌의 움직임을 보면서 두 마리를 더 잡을 수가 있었는데
그럼 내가 앞서 잡은 두 마리는 소처럼 뒷발질을 한거야?????
오늘은 일찍 들어가도 되겠다며 경록이가 노 선장에게 전화를 했고
처음 타보는 새 배의 성능을 보여 주려는지 스피디하게 몰아대는 노 선장이
회춘까지 하셨을까?!
서 씨 아저씨가 낚아서 살림망에는 마나님께 맛보이겠다는 두 마리의 감성돔이 담겨
있었는데 낚는 데로 손질을 하여 꾸득꾸득 말려 놓은 것이 또 몇 마리라고 했던가?!
서 씨 아저씨가 내가 낚아 온 감성돔을 보면 자기것 두 마리와 한 마리를 바꿔 달라고
할지 모르겠다고 하니까 정말 고기를 보면 욕심이 나서 충분히 그럴 수가 있다면서
아무도 모르는 은밀한 곳에 감추어 두겠다고 경록이가 어딘가로 가지고 갔다.
후배와 옆방에 있었던 대전의 안 박사님은 낚시선과 여객선을 이용하여 진도와
목포로 갔기에 이래서 사람이 드는 줄은 몰라도 나는 줄은 안다는 말이 생겼을 텐데
조용해진 집에서 오후에 할 것이 뭐가 있겠노?
협찬 받아 가져온 양주병도 따고 아줌마용으로 가져온 코스트코에 널린 와인병도 따면서
산을 넘어 갔던 서 씨 아저씨의 소설도 들어 보는 시간이 되었다.
넘어가보니 아무도 없기에 어느 자리로 갈까 생각하다가 윗자리로 갔는데 작지만
세 마리를 잡았는데 늦게 넘어온 옆집 아저씨가 아래쪽으로 자리를 잡더니
큼지막한 것으로 몇 마리를 잡아서는 일찍 넘어 가더란다.
그때 오른 열기가 아직 안 식었으니 내일은 더 일찍 새벽 네 시에 넘어 갈 테니
누룽지도 냉수도 필요 없으니 신경 쓰지 말아 달라면서 좋아한다는 양주도 마다하고
또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많이도 잡았다면서 왜 저러는 진 모르겠지만 승부욕이라는 것이 아직 남았으니
산 사람인건 분명하다.........그렇지????
좀 조용이나 가시던지, 옆 사람 잠까지 깨워놓고 요란을 떨며 아저씨는 정확하게
새벽 네 시에 사라졌다.
어제 보다 바람이 거세어졌는데 다른 곳을 가봐야 신통할 것이 없기에 어제의
그 자리에 다시 내리게 되었고 서울참돔이라는 망상어가 설쳐 대는 것을 보니
수온이 내려간 것 같았고 물색이 완전히 흙탕물로 바뀌었다.
물살도 어제와는 곱절로 거세어 졌는데 이렇게 바뀔 수가 있는 거로구먼?!
오늘은 어떤 가고 몇 번 물어보던 경록이가 그물일이 일찍 끝나면 들물 시간이 끝나면
썰물 자리로 옮겨 보자고 하기에 도시락을 받아놓고는 짐을 꾸려 놓았는데
노 선장의 배가 왔기에 생각해둔 두 자리의 썰물 자리 중에 한곳으로 옮겨가서
오후 늦게까지 낚시를 해보았지만 물색과 수온이 바뀌지를 않아 지루한 시간이 되었다.
일찍 부지런을 떨었던 서 씨 아저씨도 벌써 집으로 돌아와 있었는데 그쪽도 상황은 마찬가지…….
카톡으로 자주 연락을 주고받았던 경산의 조 선생도 만재 도를 정기적으로 찾는 분이기에
아랫집에 짐을 풀고는 간식을 들고는 찾아와서는 입도했다는 인사를 주고받았는데
사나흘의 일정이라고 했다.
뱃시간이 오전 8시40분이기에 오늘밤이 만재 도에서의 마지막 날이고 일찍 배를 타야하니
아침낚시시간은 없어졌다.
여름이라면 갯바위에서 밤을 새우고 서둘러야할 일정이겠지만 늘어지게 잠을 자고 나가게 되었으니
올라가는 길이 피곤하지는 않겠다만 낯설기는 하겠고 이른 도착에 식구들이
의아해하긴 하겠네……. 목포도착 오전 11시, 서울 도착 오후 4시경…….
만재 도에서의 아침식사는 떡국~! 낚시를 간다거나 무엇을 해도 못마땅하고
미워라 하면서도 우리 집 마나님이 챙겨준 이것저것 중의 하나로 마무리를 한다.
아저씨는 일찍 일어나서 미역도 챙겨주고 말려 놓은 생선도 챙겨주었고
어제 저녁에 물일을 다녀온 아줌마가 딸아이에게 주라고 거북손과 섭도 챙겨 주었다.
여름 낚시를 안 오셨으니 참돔낚시를 못하셨다면서 열기그물에 걸려든 참돔을
손질하여 반찬거리로 담았다며 경록이가 스치로폼 박스 두개를 실어줬고
낚은 감성돔을 손 안타고 남 못 보게 은밀한 곳에 두었다는 곳에 담가놓은 초대형
살림망에서 건져내느라고 아저씨가 아침부터 진땀을 뺐다.
접안한 여객선에 편하게 짐들을 싣고 급작이 변한 기상으로 슈퍼바이킹 놀음으로
속이 메슥해지는 경험도 해가며 한 시간을 견디니 내만 권에 들어왔기에 편안한 질주,
만재 도에서 떠난 지 두 시간 만에 목포에 도착했고 어둡기 전에 서울에 도착할 수 있었다.
봄철에 잃어버린 우산과 등대지기를 꿈꾸었던 이야기는 시간이 나는 대로 다시 정리해 봐야겠다.
코로나와 이런 저런 일로 얼룩진 한해의 마지막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새해에는 모든 시름일랑 물러내고 모두에게 좀 더 좋은 일과 건강이 유지되기를 기원해봅니다.
Happy New Year!
'사진이 담긴 조행기 > 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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