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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담긴 조행기/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아듀~! 2020년 만재도 1 (이렇게 이른 출발이라니, )

by 찌매듭 2020. 12. 29.

 

어느새 올해의 마지막인 12월이 되었기에 조급한 마음이 생겼다.

 

금년부터는 수온이 적당히 오르고 맑은 물색이 보이기만 한다면

이른 6월부터는 서둘러서 만재 도를 다녀와야겠다고 별렀지만

만재도 낚시에 맞는 조금물때 때마다 날씨가 좋지를 않았기에

비를 맞더라도 가장, 만재도의 호조황 시기인 장마철에라도 낮 낚시만 하고

밤낚시를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계속 좋은날이 걸리지를 않았다.

 

미루고, 포기하기를 하다 보니 7, 8, 9, 10월의 물때를 그대로 보내야했다.

오죽하면 노선장의 아들이 매번 날씨가 이러하니 금년에는 만재도 오시기가

어렵겠다며 안타까워했는데 6월하순경에 시간이 났기에 무작정 떠났던 서 씨 아저씨가

타이밍을 잘, 맞춘 셈이었다.

 

물살이 다소 거센 물때였기에 조금, 망설이긴 했지만 열흘정도 생긴 한가한 시간을

그냥 보내기는 아깝다며 놀더라도 섬에 가서 놀겠다고 늦게 서 만재 도에 흥미가 생긴

얼치기 낚시꾼 하나를 데리고 출발을 했다는 소리는 들었기에 장마철에 어찌

시간을 보내는가? 궁금했는데 이틀 정도를 주의보로 뒹굴고 부터는 좋은 날씨가 이어져서

장마철이라지만 비가 귀한 만재도의 갯바위에서 밤이고 낮이고 고기잡이에

정신이 없었다는데 돌돔이며 농어며 온갖 고기를 낚아 왔기에 민박집 아저씨가

입을 다물지를 못했다고 했다…….

 

~?! 서 사장이 어젯밤에는, 글쎄~~~~

, 오늘 아침에는 글쎄~~~~~ “

 

아이, 듣기 싫어~~~~~~!!!!! 전화 끊어욧~~!!!!!!”

 

 

내게는 왜, 여름과 가을날까지 태풍이며 주의보며 매번 그런 날씨만 걸렸을까?!

 

틈틈이 좋은 날씨가 이틀쯤 보인다싶으면 갈치 잡이며 한치 잡이에 한눈을 팔았는데

금년은 또 한치 구경이 어렵다보니 낱마리뿐이었기에 수없이 장만하는 에기만 늘어났다.

 

가을의 좋은 날이 하루 이틀씩 걸리면, 평년보다 씨알이 큰 갈치 잡이를 가자는

주변의 이웃들에게서 놓여나지를 못하다보니 집과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공간에 놓인 냉동고에는 잡아온 갈치로 차고 넘쳤지만 찬바람이 돌자

금년의 초겨울까지 그냥 보낸다면 내 인생에 겨울이 몇 번이나 남았는진 모르겠지만

1년을 기다려야한다고 생각하니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

 

 

금년 봄에는 생각지도 않은 일로, 아니, 언젠가는 닥칠 일이었지만 아직은 먼일로

생각했던 일을 겪고는 나름, 자숙의 기간을 정해놓고 낚시를 잠시 잊었었다.

 

예전에 어머니는 너무 일만 하시지 말고 낚시라도 가서 좀 쉬시라며

밀가루 풀을 쑤어 쫄깃하게 떡밥을 만들어 부쳐서는 참기름을 바른 떡밥 미끼를

대나무로 만든 쿨러같이 생긴 소쿠리에 점심밥을 담아 가끔씩 선친의 등을 떠미셨는데

따라 나섰던 열 살 때의 나들이가 엊그제 같은데 그때, 따라나서지를 않았다면

지금껏, 낚시를 알지를 못했을지도 모르겠는데 작은 잉어며, 큰 붕어며, 동자개, 메기,

온갖 고기들이 선친에게는 낚이지를 않고 내게만 달려들었었을까?!

 

그때 건너다보시던 선친의 눈빛을 이 제와서 헤아려보면 저 아이가 낚시의

늪에 깊이 빠질 것을 걱정하셨을 것도 같다만…….

 

 

나름대로 지키고자 했던 봄부터 초여름까지 두어 달의 자숙기간 동안에는

주말 농장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큰, 백 평 정도의 땅이 멀지 않은 곳에 있었기에

얼치기 농부가 되어 일구고 가꾸면서 슬픔을 달랬던 것 같다.

 

언제까지일지는 몰라도 당분간은 소일거리를 할 공간이었기에 처음에는

온갖 종류의 모종을 심어가며 열을 올리기도 했지만 수확 때가 되니

넘쳐 나는 가지며 고추 등의 야채들을 이웃들에게 나누어주기도 바쁘다보니

좀 더, 실용적인 것을 찾아서 다음해에는 참깨를 심어 보았는데 낚시를 다녀오니

망울들이 툭, , 터져서 깨가 땅바닥에 쏟아졌기에 급히, 깔개를 구해다 깔고는

늦게라도 베어모아서 털어보니 깨 쏟아지는 것이 신기하기는 했지만

키나 대형선풍기라도 있어야 검불을 날리고 알곡만 취해 볼 텐데

마땅한 도구나 연장이 없으니 대충 그러모아 집으로 가져와서는 옥상에서

까부르고 쟁반에서 고르려니 이것이 보통일이 아니었다.

 

, 다음 해에는 좀 더 편한 작물을 기른답시고 약콩을 심어 보았는데 이것도

수확 때는 정리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대충, 정리를 해보니 제법,

먹을 만한 양이 나오긴 했지만 끙끙대는 모습을 보곤, 낚시가 더 편하고 쉽지 않겠냐며

얼치기 농사를 지을 시간에 낚시를 몇 번 가는 것이 더 낫겠다며 마나님이 혀를 찼다.

 

어머니께 늦은 인사를 왔었던 지인이 어설픈 농사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갔었던지

이상한 콩을 한 봉지 보내줬다.

 

먹어보고 맛이 있으면 심어보라고 한 것이 선비 콩이라는 것이었는데

종이컵 하나분량이면 충분하겠기에 심고 남은 것을 밥에 둬서 먹어보니

그 맛이 혀에 감기기에 많이 심어 볼걸 그랬다는 생각을 했지만

금년에는 유독 비가 잦은 해였기에 콩이 아닌, 미나리를 심은 건지 알 수가 없었는데

노력에 비해서는 적은 수확 양에 내년부터는 농사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예쁜 과부들에게 주말농장으로 나누어주고는 사람 관리나 하는 게 낫지 싶다......

낚시꾼이 낚시한다는 소리는 못 들어봤으니까.......(이모티콘)

 

 

만재도의 아저씨가 궁금해 할 소식들을 전화로 전해왔는데

미역작업이며 여객선이 접안할 공사가 얼마만큼 진행이 됐는지

동내사람이 어디에 가서는 잠간사이에 결코 뺀찌급이 아닌, 돌돔을

사십 마리나 낚아 왔다는 배 아플 소식들도 숨 가쁘게 보내왔다…….

 

2100년경에는 우리나라에서는 사과와 배가 사라진다는 뉴스도 있던데

점점 수온이 변하는지 해마다 만재도 에서 낚이는 돌돔 숫자가 늘어나는 것 같다…….

 

한여름철의 피서지로는 뭐니 뭐니 해도 계곡이 제일이겠지만 낚시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은 바다로 향하곤 한다. 상상만으로는 시원한 푸른 바다의

그 쪽빛 물과 파도소리에 전율을 느낀다면 약간, 고수의 반열에 든 축에 속할까?! ^^;;

 

어딘 선가 멀고도 알 수 없는 곳에서 부터 쉬지 않고 힘차게 달려온 파도가

갯바위나 해안가에 부딪히면서 쉴 새 없이 물보라를 만들어내니 정말 시원할 것 같지만

실지는 그렇지도 않다…….

 

큰 기대를 안고 갯바위에 내려 보면 처음에는 뜨겁게 달궈진 따가운 기가 느껴지고

점점 한증막같이 뜨겁다싶어지니 초보적의 실수로 라면 식혀 보겠다고 가지고간

비싼 낚시용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 몇 통 뿌리다보면 한증막 같이 더 후끈해져서

아차, 물을 괜히 뿌렸구나. 후회를 했다…….

 

내가 미쳤지, 시원한 집 놔두고 나만의 즐거움일, 물고기는 목숨을 걸고 버티는

손맛을 즐겨보겠다고 이런 무모한 짓을 하다니....... 지금은 또, ()중이잖아? ‘

 

쪽진 그늘이라도 찾아서 머리만 디밀던지, 우산이라도 펴들고는

낚시는 제쳐놓고 쿨러 속을 더듬어본다…….

콜라? 사이다? 당장 입에서는 시원하지만 나중에는 갈증이 더해질까 봐,

스포츠음료를 집어 들어 보지만 이상야릇한 맛에 살짝, 얼굴이 찌푸려진다…….

 

캔 맥주를 하나 깔걸 그랬나?! 아니야, 살짝 알코올기가 오르면 더 더울지도 모르고

해질녘 황금시간대에 소나기 입질이라도 받아서 체력소모를 하면서 땀을 많이

흘리고 나면 그때 따는 게 낫겠지.……. ‘

 

얼음을 겸하려고 큰 페트병으로 통째로 얼려왔는데 아직 녹은 물이 적어

반 컵도 안 나오니 물로는 갈증을 해결할 수가 없고 스포츠음료만 들이붓자니

, 내키지도 않기에 자두 한 알을 꺼내어 한입 베어 물고는 새큼새큼하다 못해

시어 꼬부라진 맛에 절로 몸이 오그라지겠지……. 이럴 땐, 시원한 평양냉면 한 그릇에

편육 몇 점을 곁들여서 이슬까지 퍼붓는다면 구름이불, 마약베게가 필요가 없을 텐데…….

 

올라가면 재개발이 되면 없어질지도 모를 을지면옥을 다녀와야겠군.........

 

상상만으로도 여름 낚시는 또 재미가 있다…….

가만있어라, 오전 8시쯤 떠나면 되겠지?!

30년이 다돼가는 만재도 다님에서 이렇게 아침 일찍 길을 나서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차피 집을 비우기는 마찬가지니 일찍 떠나라는 마나님의 말대로 지난번까지는

이르면 대낮이었고 늦어도 오후 6시를 넘기지 않고 서울을 벗어낫는데

이것이 신의 한수인 것이, 과속도 할 필요가 없고, 낮 시간대의 운전으로

졸지도 않고 일찍, 목포에 도착하여 밤거리도 잠간 돌아다니면서 그곳에서의

별미를 찾아서 가볍게 한잔, 또 한잔을 기울이곤, 뜨거운 물속에 몸도 담그다가

목포 북항에서 배를 타고 날이 밝기전의 만재 도에 도착하곤 했는데 이젠,

북항에서의 출발은 잃어버리고 말았다.

 

모히칸족의 족장 같은 특이한 머리모양새의 만재도출신의 점주가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는 걸 깜빡했는지 다른 것을 탐하다가 그만 탈이 났던가.

낚시점을 정리하고 보이지 않게 되었는데 먼, 진도의 팽목, 서망 항에서의 다님을

그만두고 내 낚시 인생동안만이라도 편하게 만재 도를 다닐 수 있도록 낚시점을

잘 운영하고 낚시 배도 잘 운행해 주었으면 했는데 권불십년에 화무십일홍도 아니고 대체 뭐꼬?!ㅜㅜ

 

 

십 년 전일까?!

 

"출발하셨소? 부탁이 하나 있소이다~~~~"

"섬 아이 하나가 목포에 낚시점을 하나 냈는데 나를 봐서라도 그 집을 한번 이용해주면 안되겠소이까?!"

 

"……. 이용하라는 얘기네?!"

 

"^^;;"

 

 

만재도 민박집의 아저씨의 부탁으로 허름한 낚시점을 찾아 들어가 보니

문을 연지 며칠 안 되어서 그런지 집어 들만 한 마땅한 소품도 갖추질 못했었기에

미끼와 밑밥을 구입하여 여럿의 낚시점이 공동 운행하는 배를 서망 항에서 타고

만재 도를 다녔었는데 낚시 쪽으로는 수완이 있었는지 갈 적마다 매장이 부쩍 커지고

배도 여러 척을 운행하며 출항지도 목포의 북항으로 바뀌었는데 십년도 못가서

매장도, 배도 모래성처럼 없어지고 말았기에 다시는 갈 일이 없을 것 같았던

서망 항으로 또 몇 해째를 투덜거리며 다녀야 했다.

 

천지가 개벽할 소식이 들린 것이 큰 여객선이 직접 만재 도에 접안할 수 있도록

공사를 한다는데 목포에서 흑산도와 태도를 거치지 않는 만재도와 가거도만을

직항하라는 명령 선이 투입된다는 소식은 거짓 뉴스 같기도 했는데 공사관계자들이

드나들기 시작했고 새로운 명령 선은 작년 초겨울부터 다니기 시작했기에 작년겨울에는

낚시를 하면서 보기는 했는데 두 척의 여객선 도선 일을 못하겠다는 젊은 어촌계장의

저항으로 가거도로 직항하는 배를 보면서 도민들은 아쉬워했다

 

늦은 봄부터 공사가 시작됐기에 얼마만큼 진행되고 있는 과정을 노 선장의 아들과

아저씨가 카톡으로 보내오곤 했기에 금년부터는 장마기간인 이른 유월부터 만재 도를

갈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었기에 물때를 맞추어서 날만 잡으면 급변하는 날씨 탓과

늦어지는 공사로 귀만 커지고 궁금증만 늘어갔는데 9월이 지나가다 보니

노선장의 아들까지 울상을 지었다…….

 

"이러다간 10월도 놓치겠어요. ㅜㅜ 이러단, 겨울에나 오실련가요?! ㅠㅠ"

 

10월의 마지막 날까지 날씨 탓만 하다가 결국, 영롱한 전지 찌 불빛을 못보고 말았다…….

 

여섯 시간이 걸리는 여객선을 이용했던 서 씨 아저씨가 여름철 낚시에서 큰 재미를 봤었고

10월에야 준공을 본 여객선 접안시설을 겨울철에 이용 하게 된 서 씨 아저씨가

가거도 에서 열흘, 만재 도에서 열흘간 낚시를 하겠다며 가거도의 민박집을 소개해달라고

전화가 왔었기에 자세히 일러 주었는데 12월 초순에 만재도로 먼저 달려갔다.

 

장기간 낚시를 할 수 있는 기쁨에 들떠서 무작정 길 위에 차를 올리고서는

민박집 아저씨에게 전화를 해서는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말하라며 오후에

목포에 도착한다고 하기에

 

~ 서 사장님은 날씨도 안보시요? 지금 주의보라 오늘 배가 없었고 내일도 없을게고

잘하면 모레나 배가 뜰 텐데 멀리가지 안 왔으면 집으로 돌아가고 많이 내려 왔으면

처갓집이 화순이라고 했으니 처갓집에 가서 닭이나 잡아먹고 놀다가 날이 좋아지면 오시구랴~!

딱히 먹고 싶은 건 없고 그저, 얼굴만 보면 반갑지 않겠소이까?! ‘

 

서 씨 아저씨가 처갓집으로 갔는지, 서울로 되돌아갔는지를 나중에 알고 보니

잔뜩 낚아서 모아놨던 감성돔을 배편으로 내보 낼 테니 목포여객선 터미널로 와서

받아다가 처갓집 사람들이 모여서 생선회 잔치를 벌려보라고 호기롭게 인심을 썼다는데

지난해까지 한 마리도 안남기고 잡아먹은 씨암탉 대신이 아니었을까?!

 

만재 도를 들어간 첫날부터 서 씨 아저씨가 고기를 몇 마리 잡더니 다음날, 또 그 다음날도

열댓 마리까지 낚아왔다고 민박집 아저씨가 혀를 내둘렀다.

 

어우~!!!! 열몇마리 중에 오짜 가까운 것도 두 마리 섞였고 농어도 팔십도 넘는걸.

여섯 마리하고 어우~! 어우~!!!! ‘

 

서 씨 아저씨가 만재 도를 드나든 지 십오 년 만에 드디어 눈이 떠졌나본데 일주일째

대박행진을 기록했고 사리 물때인데도 제로 찌를 사용했다니 이 아저씨가…….

이제는 구름을 부르고 안개를 깔고...... 정말, 오리무중에 알쏭달쏭????

 

그러면, 다음부터는 낚은 고기를 낚으면 니꺼, 내꺼, 따지지 말고 편히 한군데 모아서

손질하여 정리해 두었다가 절반씩 나누어 오자고 제안을 하면 어떨까?!

 

저 아저씨는 밤잠을 안자고 열심히 고기를 잡는 스타일이니 맡겨놓고 나는

살짝 빠져서 한숨 자기도 하고, 라면도 끓여먹고 (, , …….)

 

8시쯤 출발하면 오후 1시전에 목포에 도착하여 맛난, 점심을 먹고, 낚시점 들러도

충분할 것 같았는데, 웬걸, 두 시간도 더 걸려서 천안을 지났으니 휴게소만 잠간 들르고는

첫 번째 보이는 낚시점에 들러서 밑밥과 미끼를 챙기기에도 바빴는데 서 씨 아저씨도

이 낚시점을 들렀다기에 어떤 찌를 사가지고 갔는지 궁금해서 물어보니 18천원이나 하는

고가의 찌를 많이도 구입해 갔다기에 놀랍기도 했다…….

(그 아저씨가 간이 많이 부었나?! ……,,-)

 

 

동절기인 지금은 오후 230분에 여객선이 출발한다기에 주차부터 하고 손수레에

짐부터 실어 보내고 승선권을 구입하려니 입구마다 막아놓았기에 이리저리

정신없이 돌아보다가 시간이 남았기에 급하게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촉박하게

여객선에 오를 수가 있었는데 다음부터는 1 시간 정도 일찍 나서야겠다…….

 

흑산도를 거쳐서 다녔던 여객선 보다는 약간 작은 사이즈로 250명 정도가 탈 수 가 있다니

만재도와 가거도만 다니기에 부족할 것이 없겠고 두 시간이 걸린다니 더 이상 무엇을 바랄겐고…….

 

2층으로 올라가 조종실을 기웃거리니 두 사람이 있다가는 이상한 듯 쳐다보기에

구경 좀 하면 안 되는 가고 물으니 딱히, 그런 것도 아닌 것도 아니라는 애매한 답에

잠시 둘러보고 1층으로 내려와 자리에 앉으니 누군가와 수군거리던 사람이 따라 내려와서는

이 배의 선장이라고 자기를 소개하고는 내, 연락처를 알고 싶다고 했고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는데, 도면 한 장을 보여 주면서 만재 도에 도착하면 알게 되겠지만 테트라포드의 설치가

잘못된 부분이 있기에 정박하는데 애로가 있다면서 자칫, 부주의했다가는 충돌위험도

있다면서 시정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으로 찾아왔다고 했는데 준공이 났다면서?!

 

 

흔들림도 없이 두 시간 정도의 운항으로 만재 도에 도착한 것이 오후 다섯 시전이었는데

이 시간대에 만재 도를 온 것이 처음이었으니 그야말로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까?!

 

이제 세상과 격리된 원시의 섬이 또 하나 줄어 든 셈이다.

 

 

12개월 만에 만난 노 선장과 오래도록 손을 잡고서 건강하심을 확인하고

그동안의 소식을 묻고는 새로 장만한 배 구경을 했다.

 

오래된 택택이 목선이 낡아서 새 배로 바꾸었다는데 몇 해 전부터 노 선장이

택택이 목선을 손보는 보노라니 한 뼘도 더되는 긴 못이 가벼운 망치질 두어 번에

~,’ 박히는 것을 보면서 수명이 다됐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결국, 큰 결단을 내렸다.

기동성이 택택이에 비하면 열배나 빨라졌기에 간여까지도 몇 분이면 갈수가 있다니

빛의 속도전을 맛 분수 있는 내년이 기다려진다.

 

FRP 재질의 배였는데 높이가 낮아서 겨울철에는 갯바위 접안이 쉽지가 않으니

이번에는 그냥, 큰 배를 타기로 하고 봄에 앞과 둘레를 높이고 보면 내년부터는

숨겨진 여가 가로 막아 택택이 목선도 다가가기가 쉽지 않았던 곳과, 여태껏,

여름철에도 내려 보기가 쉽지 않았던 자리도 가볼 수가 있을게라고 했다.

 

노 선장이 사십대 때 직접 손품을 팔아 제작했다는 택택이 목선이

삼십년을 넘게 큰일을 하다가 제일을 끝내고 물 밖으로 끌어올려져 해체가 되어

화목으로 변하였다는데 상상만으로도 손끝을 떨었을 노선장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짐작이 간다.

 

그냥 놔두고 허드레용으로라도 사용할걸 그랬다니 두 척의 배는 허가를 안 해 준다기에

정리를 했다고 하니 법이라는 것을 지키는 사람은 따로 있는가 보다…….

 

아줌마가 물일을 갔다가 주낚에서 떨어져 나왔을 우럭 두 마리를 줏어왔다는데 만재도니까 가능한 일이겠지?!

 

오늘도 서 씨 아저씨는 몇 마리의 감성돔을 낚아 왔다던데 새로 들어온

손님 대접을 하려는가. 했더니 산을 넘어갔던 아저씨가 잡아 왔다는 감성돔회가

찰진 몸매를 자랑하며 대신 접시위에 올랐기에 내일이나 신세를 질까? 말까?!

 

 

이른 저녁상을 물리고, 급히 휩쓸어 온 짐 보따리를 풀어서 여유 있게 정리를 해놓았어도

아홉시가 안 된 이른 초저녁이었기에 자정이나 돼야 잠들곤 했던 뭍에서의 잠시간이

적응되려면 캔 맥주의 도움이라도 받아야겠기에 세 개 째의 꼭지를 당기고서야 잠이 들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