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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담긴 조행기/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아듀~ 2019년 만재도 (난감한 도착)

by 찌매듭 2019. 12. 29.





또 한해가 가기 전에 연례행사가 되어 버린 만재 도를 다녀와야겠기에 시간이 나는 데로 준비를 해본다.

 

사용하지 않는 저 부력 찌들을 골라내어 나누어 주다보니 찌를 담아 놓은 통속도 많이 줄었고

여름철의 밤낚시 위주로 하다 보니 전지 찌가 대부분으로 마땅한 찌들이 손에 닿지를 않는다.

 

기포기도 챙기고, 가방도 골라 보면서 짐을 챙겨 보지만 이러다가 뭔가는 또 빼먹겠지…….

 

이제는 눈도 점점 침침해지는지 밤 운전이 불편해진 느낌도 있던 차에 마나님까지 부추긴다.

 

어차피 집을 나가 버릴 건데(?) 위험하게 밤늦게 떠나지 말고 안전하게 훤할 적에 가라

말이었기에 해가 많이 남은 오후에 집을 나섰다

 

매번 어두워져서야 목포쯤에 도착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어디라도 들러서 구경을 해볼까?

 

만재 도를 다닌 지도 삼십년이 다 되가고 백번도 넘게 다녀왔으니 목포도 백번을 넘게 들렀다.

그런데도 목포의 낚시점 몇 곳과 여객선 터미널과, 노선장의 목포 집이 있는 북항 가는 길목에 있는

아파트 근처만 눈에 익은 편이고 다른 곳은 낯설기만 하다.

 

얼마 전에는 새로 생긴 케이블카가 볼거리로 등장했다는데 노 선장의 아들은 한 1년쯤 지나고

안전이 확실하다는 판단이 생기면 그때나 타보겠다니 바다보다는 인간이 만든 첨단기구가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섬에서 나고 자랐으니 아쿠아맨 사촌이겠건만 아직도 뱃멀미로 고통을 받는다며

잘 듣는 멀미약을 구해달라고 하니 이상하다 싶기도 하고......

 

 

갈치선상 낚시를 다니게 되면서 밤새워 배위에서 파도와 씨름을 하다 보니 잘 듣는다는

멀미약을 항상 지니게 되었고 누가 물 건너라도 다녀 올 일이 있다고 하면

이런저런 멀미약을 구해오라고 부탁도 했기에 멀미약들이 서랍 속에 가득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는지 험한 날씨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긴 하지만 생애 최초의

배 멀미에서 겪었던 극심한 고통은 좀처럼 뇌리에서 사라지지가 않기에 항상 준비를 하는 편이었다.

 

며칠 전에 누군가가 천사대교를 구경하고 왔다기에 그곳이 어딘가 했더니 북항전, 신안군청에서

압해 도를 건너는 다리라고 하는데 미리 들은데로 다리를 건너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오도항()이라는 작은 포구가 나오고 그곳에서 보는 천사대교가 가장 아름답다는 말을 들었으니

목적지로 정하고 근처쯤에 도착해서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 도착한 오도 항에는 나들이객들이

새로 놓은 다리 구경을 하고 있었다.

 

천사대교는 이미 목포와 연결된 압해 도를 암태도와 연결하면서 자은도와 팔금도, 안좌 도를

뭍으로 만들어놓았는데 천사대교라는 다리 이름은 전라남도 신안 군에 산재한 섬의 숫자가

1,004개인 것에서 유래했다는데 실지로 섬들의 숫자가 1,004개인지는 명확하지가 않다고 한다.

천개도 훨씬 넘는다는 주장도 있고 안 된 다기도 한다는데 크기에 따라 어느 것을 섬으로

간주해야 할지도 명확하지 않을 것이다.

 

금년 4월에 10.가 넘는 천사대교가 개통되자 섬을 구경하려는 행락객들이 우르르 몰리면서

교통체증이 목포 시내까지 이어지기도 했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은 진정된 상태라고 한다.

 

천사대교를 구경하곤, 아니, 대충 둘러보곤, 원래의 목적지인 진도 쪽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만재도 태생의 낚시점주가 차린 낚시점이 문을 닫았기에 오래전같이 진도의 서망항에서

만재 도를 가는 배를 타기 위해서였다.

 

오래도록 낚시점을 유지하여 내 낚시 인생동안만이라도 편하게 북항에서 배를 타고

만재 도를 다니게 되기를 원했었는데 송충이가 솔잎을 안 먹고 갈잎을 탐하다가 배탈이 났는지

어딘가에 끌려가서 억지 수양을 하다가 지금은 고흥 쪽에 있다는 소식이 바람결에 들려왔다.

 

진도의 다리를 건너기전에 있는 낚시점에서 밑밥과 미끼며 필요한 것들을 구입했고

스마트 폰의 앱으로 결재하고는 트렁크에 밑밥을 실으려고 나오니 박스 한쪽이 찌그러져 있었다.

어차피 까부수어 사용하긴 하겠지만 곱게 내주면 좋을 것을 무겁긴 하니 냅다 집어 던졌나?!

 

한때, 자동차의 번호판이 어느 지역인지가 표시되던 시절에는 외지차라면 어거지로 마구

속도위반 딱지를 떼어 원성이 자자했던 진도경찰도 현대식 단속카메라로 대체한 시대가 되었다지만

그 습성이 어디 갈까 의심스러워 규정 속도를 지켜가며 진도 읍내에 도착하니 해는 완전히 떨어졌고

사방에 어둠이 내렸다. 어두워진 진도 읍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다가 새로 생긴 24시 사우나에 들러

잠시 더운물에 몸을 녹였는데 예전에는 해만 지면 산간벽지 같은 곳이었는데 이제는 편의점이며

제과점까지 새벽장사를 하는 곳이니 불편한 곳이 아니었다.

 

다시 새벽 배를 타기위해 서망항으로 향했고 한 달 전에 들렀던 새벽식당에 불이 훤한 것을 보고 들어갔다.





  

지난 가을철에 딸아이를 위해서라도 주꾸미 잡이를 다녀와야겠다는 핑계를 대고 집근처의

출조점 버스를 타고 군산 쪽으로 다녀왔었는데 근 1년만이다 보니 감각이 영 무뎠었다.

 

서너 마리나 잡아놓고는 따뜻한 날씨에 졸음까지 쏟아지기에 깜빡 졸기도 하면서 반 체념 상태였는데

선실에서 내다봤던지 선장이 지나가면서 왜 이리도 못 잡느냐통박을 주기에

그깟 넘에 주꾸미 못 잡으면 말지…….’ 건성 대꾸를 했는데 옆에 있는 쿨러를 봤는지 다시 돌아와서는

 

??? 찌매듭???? 가만 있어봐~~? ‘

저 모르시겠어요? , 해풍이에요~~ 만재도 에서~ 해풍이~~~”

 

20년쯤 전에 낚시점 일을 잠간 보면서 만재 도를 왔기에 알게 됐던 그 해풍이?!

 

그리곤 얼마 후에 군산에서 배를 한척 장만하여 지금의 배를 운영한지도 십년이 되었다던가?

반가움을 나누면서 만재도 이야기도 잠간 나누었고 주꾸미 잡이에 다시 열중하게 되었는데

해풍이가 뒤에서 보고 있으니 열심히 손끝에 감각을 모아봤고 흉잡히지 않을 정도로 망을 채웠다.

물론 해풍이가 집중적으로 배위치를 잡아 주기도 했겠고.........

 

버스 두 대를 운영하는 낚시점이지만 손님이 많아서 자리 잡기가 쉽지가 않아 군산 쪽을

다시 가볼 기회가 없어졌는데, 갑오징어를 낚으려 서해중부권으로 편하게 다니려면 밴드버스를

이용해 보라고 후배가 두어 곳을 알려줬기에 판교 쪽이 편해서 함께 버스를 이용해보게 되었는데,

뭐 이런 놀라운 세상이 되었을까?!

 

내가 이용하려는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각자의 목적지를 정한 밴드의 버스들이 쉬지 않고 여러 대나

도착을 하여 낚시손님들을 태우고 사라졌고 그중에는 한번 이용해 달라고 명함을 주고 가기도 했다.

 

기다리던 버스가 도착하여 안면도의 영목 항으로 가게 되었는데 탱크 엔진을 달았는지 굉음이 요란하여

잠시 잠을 청하기는커녕 도착할 때까지 머릿속이 무거웠다.

 

정해진 식당에서의 아침식사 후에 어쩔 수 없이 간격이 좁은 배를 타고 외연도 권으로 향하였는데

너무도 익숙한 섬들의 모습에 오래전 옛 추억을 더듬노라 지루함을 몰랐지만 갑오징어가 예민했던 날인지

촉감을 제대로 못 느껴서 몇 마리 구경을 못했기에 돌아와서는 전용 대를 장만하여 다시 가보니

확실히 낚싯대로 전해져 오는 느낌이며 손에 닿는 감각이 분명하여 제법 망을 채울 수가 있었다.






  

선상낚시를 즐기는 후배가 진도권의 먼 바다에서 우럭이며 열기며 큰 재미를 봤다면서

돌아오는 좋은 물때에 밴드버스 두 자리를 예약을 해두었으니 함께 가자고 하기에

생각지도 않은 선상낚시를 가게 되었는데 처박아 놓고 사용해 본지가 이십년도 넘었을

낚싯대를 끄집어 내보니 그런대로 사용해 볼 수 있을 것 같기에 버텨보기로 했다.

 

또 한 번, 탱크소리가 요란한 버스가 도착했고 서둘러서 앞자리를 차지했지만 뒤쪽 손님에게는

귀마개를 제공하는 해괴한 상황까지 벌어졌는데 그런 줄 알고 타서 그랬는지 톨게이트를

빠져 나가자마자 잠이 들었고 어느 휴게소쯤에 왔는가보다 눈을 떠보니 진도의

다도해낚시점 앞에 도착했기에 깜짝 놀랐다…….

 

집을 떠나서는 좀처럼 깊은 잠을 잘 수가 없었고 차를 타더라도 잠을 자지를 않던 터에

몇 시간 동안이나 깊은 잠에 들었다니?!

 

낚시점에서 추와 미끼를 사들고 버스의 라이트 불빛에 보이는 달라진 것도 없는

서망까지의 길을 짚어보면서 항 앞의 식당에서 꽃게탕 국물이 시원한 만 원짜리

새벽밥을 달게 먹고는 배로 짐을 옮겨 싣다가는 가거초 소리가 들려서 또 한 번 깜짝 놀랐다.

(거기까지 선상낚시를 가겠다는 거야??????)

 

이십 년 전에도 가거도의 임 선장이 감성돔 조황이 시원치 않자, 하루는

열기를 잡아 보자고 하더니 어딘가로 끝없이 가기에 어디로 가는가 물어보니

가거 초를 간다기에 남서쪽으로도 50킬로쯤을 더 가는 곳이었으니 임 선장의

느려터진 혜성호로는 세 시간도 더 걸리다 보니 왕복 시간에 지쳐서 그 후로는

가거 초를 가기는커녕, 그곳을 간다는 사람만 봐도 이상하게 보일 정도였다.

 

 

이미 버스에서 잠을 잤으니 눈만 감은 시간이 지루하기만 했고 통화권을 이탈했기에

위치도 확인되지 않는 갑갑한 시간을 보내다가 해무가 걷히고서야 둘러보게 되었는데

가거 도며 태도며 멀리 보이는 곳이 또 어디였을까?!

 

스마트 폰 화면에서 돌아가는 번호판으로 자리를 정한다는 해괴한 짓거리로 자리 배정이

의심스럽게 정해졌고 후배는 저 자식은 매번 앞자리가 선정된다며 불만을 토하다가

큼지막한 우럭 몇 마리를 잡더니 누그러졌고 열기 댓마리에 작은 우럭 한 마리로

하품만 하던 나는, 늦은 오후에 태도의 간여 근처에 와서야 큰 우럭을 한 마리 잡아

빈 바구니를 면하게 되었는데 멀리 있는 만재 도를 보면서는 배 전체에서 잡은 고기쯤이야

나 혼자서 갯바위에서 하룻밤이면 잡을 양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저녁밥도 서망의 식당에서 먹고 출발하기로 했는데 푸짐하게 차려내온 복어 탕과 꽃게 찜까지

곁들여서 맛나게 먹었었기에 이번에 만재 도를 가면서 그집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갈 수 있을까 했는데

다른 새벽손님들의 예약이 있었던지 식당이 문을 열었었다.

 

 

목포의 북항에서 편하게 만재 도를 다닐 수 있었던 낚시점의 배가 없어졌기에 작년부터

다시, 서망항으로 오게 된 것인데 어떻게 이십년 뒤로 되돌아 온 걸까?!

 

뭍에서의 거리가 가까워진 만큼 배의 출발시간도 늦다지만 목포에서 진도까지 차로 오는

시간만큼이 더 있으니 소요되는 시간은 비슷하지만 오늘은 세시도 아닌 네 시에나

배가 출발한다니 짐을 실어 놓고도 시간이 남았고 주변을 둘러보다 하늘을 보니

도심의 매연에 가려져 볼 수 없었던 별들이 이곳의 하늘에는 가득했기에

김광섭의 시()저녁에가 생각났다.

 

저렇게 많은 별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 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도시에서 여러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다보면 그것이 가족이라 할지라도 마음이 쓰이고 신경이 가다보니

어떤 때는 피곤해지기도 하는데 낚시라는 행위는 오롯이 혼자이다 보니 속도 편하고, 모든 것을

잊고 있는 무아지경 속에 잠시라도 있게 되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 행위를 하기 위하여

바다를, 물가를 찾는가 보다.


  






 

네 시가 지나서야 배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십 년 전에 이용했던 남동호가 두 시간이 채 안 걸려서

만재 도에 도착했었는데 최신형 배라는 것이 세 시간도 더 걸려서야 만재 도에 도착하니 벌써 날이 훤하게 밝았다.

 

잔잔한 것 같기에 잠도 얼핏 들었었는데 얼마나 요동을 쳤던 건지, 서툰 배질 탓이었는지

쿨러속에까지 바닷물이 가득 찼다고 누군가가 불평을 하기에 설 잠갔기에 그랬겠지 했는데

내 쿨러에도 물이 그득하여 아줌마를 주려고 담아갔던 오이며 호박들이 소금물에 절어 버렸다.

 

집에 올라가서 짐 정리를 대충하고 내려오니 젊은 선장은 손님을 싣고 나갔는지 안보였는데

아예 그물까지 걷어 오려는지 옆집의 임 선장은 벌써 세 번이나 다녀왔는데도 돌아오지를 않았다.

 

그러기에 그물일도 안하는 임 선장 배를 타고 싶은데도 민박집 아저씨와는 친척인

젊은 선장 배를 타야 하다 보니 은근히 짜증이 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오늘도 그런 날인가 보다.

 

밧줄을 걸려던 임 선장과 눈이 마주쳤기에 인사를 건넸더니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일손을 놓고

올라와서는 목소리를 높이며 따지기 시작했다........

 

황 사장님이 찌매듭님 맞지요?!”

, 섭섭한 게 많아요~! 쓰신 글을 보니 내 배를 타려면 그 집에서 식사도하고 잠도 자야 한다고 쓰셨던데

? 안 그래요? 나는 누가 태워 달라면 태워주고 그랬어욧~! 누가 보면 나는

돈만 아는 사람으로 알 것 아닙니까? 누가 그래요? 우리 집을 이용하지 않으면 배를 안태워준다고?!

제가 찌매듭님 글 쓴 것을 전화기에 저장해 놓고 항상 본다고요.... 누가 그랬는지 알 것 같은데.

그렇다고 또 찾아서 싸울 수도 없고……. ..... 돈만 아는 사람 아닙니다????“

 

아니....... 그게 아니고……. 그게……. ....... ”

 

참으로 난감한 순간이었고 나 또한, 듣다보니 다른 짜증도 올라왔는데 배도 들어오고 임 선장도

집에 있던 손님이 내려왔기에 어색한 순간이 지나갔다…….







해가 눈높이에 올라온 늦은 시간에 예보와는 달리 강한 바람과 파도를 피해서 내린 곳이

내마도의 한쪽 이었는데 아래쪽으로도 누군가가 있었고 오동 여에도 두 사람이나 내려 있는 것이

마땅한 자리가 없을 날이었다.

 

건너편에는 마을 뒷산을 넘어 왔을 낚시꾼들이 몇 있었는데 한사람이 서 씨 아저씨일 것 같은데

망상어로 보이는 작은 고기를 끌어내고 있었는데 그쪽도 시원치가 않은 건지......

 

얼마 전에 서 씨 아저씨가 전화를 걸어와서는 자기는 시간이 되기에 열흘의 일정으로

만재 도를 가려고 하는데 어쩌려느냐. 며 분명히 보고를 했다는 이상한 말을 하곤 먼저 떠났었는데

오늘이 일정의 마지막 날로 나가는 날이라고 했다.

 

들어온 첫날에는 갯바위에 내렸지만 고기 구경을 못했고, 이틀째부터는 날씨가 사나워져서

방구들 신세를 지다가 나흘째에는 학공치라도 낚으려고 뒷방파제를 갔다가 생각지도 못한

참돔을 만났었는지 잠간 싱갱이를 하다가 채비를 끊기었기에 좀 더 튼실한 채비로 바꾸었지만

또 한 번 낚싯대를 제대로 세우지도 못하는 거물을 만나서 혼이 났다고 했다.

 

옆에서 같이 있었던 아저씨가 드렉이 풀리고 낚싯대가 부러질 듯 휘었었다며 큰 목소리로

중계방송같이 전해왔기에 별일이다 싶었는데 예전에 태도에서도 바람을 피해 홈통 쪽으로

옮겼었다가 옆의 일행이 그런 일을 당해서 별일일까 했었는데 종종 있는 일인가보지?

 

다음날에는 날씨가 좋아져서 갯바위로 나갔다가 작은 감생이 세 마리를 구경을 하고는

또 며칠을 공탕을 치다가는 마지막 날인 오늘은 빈손으로 갈수가 없다며 새벽 네 시에

뒷산을 넘어와서 건너편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고 했다. 과연 오늘은 손맛을 제대로 보았을까?

 

여객선 시간을 맞추려고 11시쯤, 짐을 꾸려서 산을 오르는 것이 서 씨 아저씨 같기에

얼마만큼 올라가서 쉬는 것을 보곤, 전화를 걸어보니 일곱 마리를 낚아서 넘어 가는 길이라고 했다.

 

 

옮겨 갈만한 곳도 없을 날이니 이곳에서 시간을 채워야할 날이기에 도시락을 받아들곤

따끈하게 물을 데워 컵라면의 더운 국물도 곁들였고 건너편의 위쪽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낚시를 하는 이제는 만재민국 주민이 된 여수에서 온 펜션지킴 아저씨가 흘리는 막대찌도

잠간 보다가 서늘함을 날려 보려고 몸을 움직여 보았는데 어느 해인가 이 부근에서

밤낚시를 하다가 1미터나 될 수심에서 큰 돌돔을 낚았던 친구 놈의 자리도 더듬어 보고

한참을 더 가서는 여름날에는 발밑의 홈통을 책임질 짧은 7미터 장대 하나를 걸어 놓고는

낚시를 하다가 물길에 맞추어 채비를 던져 넣으면 안으로 돌지 않고 잘도 멀리 흘러가 주어

참돔과 돌돔이 연실 물어 주는 흘림낚시를 멋들어지게 즐길 수 있는 물골 경계가 분명한 자리까지 가보았다.

 

참 바다라는 자연이 신기하기도 한 것이 정해진 물때가 되면 불과 2미터 정도의 거리를 두고도

물 방향이 달라져서 그대로 뻗기도 하고 옆으로 돌아 파고들기도 하니 그 날에 따라서 물길이

어떻게 달라지는 것을 모르면 이 자리의 진가도 모를 것이다.

 

내년 여름에 온다면 이 자리에도 한 번 더 내려볼까 나?

 

내마도의 위쪽으로 올라가 보면 텐트를 칠만한 곳도 있어 야영을 할 때 편히 쉬기도 하겠지만

대부분이 당장의 낚시에만 바쁘다 보니 높은 곳까지는 잘 올라가지를 않기에 위쪽의 지형도 잘 모를 텐데

이상한 짐승의 발자국도 있고 한번 슬쩍, 홀린 적도 있다 보니 썩, 기분은 좋지가 않긴 하다만……. …….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오동여와 건너편의 지형이 잘 보이는데 언젠가는 겨울철인데도 여름날같이

맑은 물색이 있는 날이 있어 물속이 잘 들여다보였었다.

선임자였던 주 사장님이 혼자서 오동 여를 차지하고 돌돔낚시를 하듯이 감성돔 낚시를 하고 계셨는데

물속 지형이 저래서 어느 쪽에서는 큰 돌돔이 낚였고 물속이 여밭으로 가득하기에 저쪽 자리가

만재도 제일의 포인트라고 이름이 난 것이 이유가 있는 까닭이었다.

 

여름철에도 밑밥을 조금씩 뿌려가면서 우측으로 찌를 흘려보면 큼지막한 볼락들이 덤벼들어

황홀하기도 했는데 소관탈도 계단자리에서 위쪽으로 흘려보면 볼락이 물어주는 자리와 흡사했다.

밑밥을 뿌리는 시간이 좀 길어지면 물속에서 노란색이 희끗희끗 보이게 되는데 부시리 떼들이

밑밥을 따라 몰려 왔기에 그때는 낚싯대를 걷어야 했다.

 

 

오늘은 낚은 고기가 없으니 가져 온 고기라도 구워야 할 날이다.

아저씨도 그물 일을 갔었기에 학공치라도 낚아놓지를 않았을 테니......

 

털퍼덕~!’

비탈진 길을 걸어서 몇 계단을 더 엉기적 걸어서 마당에 빈 밑밥 통을 집어던지듯이 내려놓자

 

고기, 잡았소~??? 에구, 에구, 오늘 물이 찹디다

 

금방 어르고 달래는 말투를 바꾸어 가며 아줌마가 열기 구이에 우럭 매운탕을 끓여 놨다고 했고

홍합전도 해놨다는데 아줌마까지도 고기를 못 낚았다는 걸 눈치를 챘는가 보다…….

 

드는 것은 몰라도 나는 것은 표가 난다더니 서 씨 아저씨가 있었던 방이 휑해졌다.

하는 것도 없는 날이었는데 배는 또 왜 고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