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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담긴 조행기/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극과 극을 오간 주의보 해제 직후의 갈치낚시

by 찌매듭 2019. 12. 22.

 

 

 

 

 

 

며칠 전 부터 수시로 확인해본 일기예보 상으로는 이상이 없었는데

이틀 전부터 바람세기를 표시하는 화살표가 차츰 많아지더니 파도높이를

예측하여 보여주는 영상은 붉은빛 천지로 바뀌었다.

 

이틀간, 갈치낚시를 가기로 했기에 일행들과 예약은 해 놓은 상태였다.

 

많은 사람들이 기상예보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보니 국민의 혈세로 상상도 안 되는

비싼 가격의 슈퍼컴퓨터까지 사주었지만 제대로 다루지를 못하나보다.......

얼마나 예보를 제대로 못하기에 기상청은 구라청이라는 조롱까지 받게 되었을까?!

 

그곳에 오래도 근무하는 미스 김은, 올드미스가 분명 할 텐데 목소리만은 나이를 먹지 않는지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어제도 오늘도, 천연덕스럽게 거짓말만 늘어놓다보니

좀 더 믿음이 가는 여러 곳의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곳들과 비교해가며 나름대로

기상의 변화를 예측하는 신통력 자들도 늘어나다보니 개인의 판단에 따라서 먼저 예약을 취소하기도 하고

어렵게 낸 시간이 아쉬워서, 분명히 출항을 할 수는 있는지, 큰 고생을 하지는 않을지

다짐까지 받아보는 손님도 있다 보니 적당히 얼버무렸다가는 나중에 호된 비판에

시달리는 세상이 되었기에 선주나 선장입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몇 년 전에도 예보 상으로는 기상악화가 우려되는데도 아무 이상이 없으니 걱정 말고 오시라는

아줌마의 말만 믿고 탐라의 어느 부둣가에 도착하니 항안에서부터 바다의 일렁임이

심상치가 않았는데도 출항을 하게 되었다.

 

주의보가 발령된 것은 아니었기에 해경도 막지는 않았지만 걱정이 되는지 자기 같으면

안내 보내겠는데 여기까지 어렵게 시간을 내어 온 손님들과 팔을 걷어 부친 선장을 보니

안내 보낼 수도 없기에 마음이 싱숭생숭하다는 묘한 말을 들으면서 안전에 신경을 써달라는

당부를 받고 출항을 하긴 했는데 항을 벗어나자마자 쓰러지는 손님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거센 바람과 높은 파도를 헤치고 얼마간을 달리던 배가 어렵게 풍을 내렸고

낚시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울렸기에 채비를 내리기 시작했는데 다행히 맨 뒷자리를

차지했기에 흔들림이 덜했는지 낚시에 열중할 수가 있어서 연거푸 올라오는 갈치를

갈무리하느라고 뒤를 돌아볼 사이가 없었다…….

 

두 시간도 안 되어서 맨 앞자리에 있던 갈치낚시 명인 축에 들어가는 후배가 선실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기에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좌측 옆자리를 차지한 또 다른 사람과는

폭발적으로 쏟아지는 입질에 멀미기운을 느낄 사이도 없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뒤통수에 닿는 이상한 느낌에 돌아보니 선장이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는데 손님 모두가 장비를 내던져 놓고는 선실 안으로 들어갔기에

선장과 사무장이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면서 손님들의 낚싯대를 모두 걷어놓은 상태였고

우리 둘만 남아 있었는데 고기는 잘 잡고 있으니 들어가자는 소리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태였다…….

 

또 두어 번을 더 내리고 올리면서 다시 돌아보니 선장의 얼굴이 사색이 되어있었는데

배는 파도가 들었다 놓는 통에 깨질듯 했고, 선실 안에 누워있는 손님 중에는 비명소리를

지르다 못해 욕까지 하는 상황이었기에 저러는 것이 분명했다…….

 

옆 사람에게 그만 채비를 걷자하고는 먼저 걷어버리니 그도 따라서 채비를 거두었다…….

 

오랜만에 멀미도 안하고 고기도 잘 무는 날을 만났는데……. ~~~ ”

 

결국 자정도 안 되어서 출발했었던 항으로 돌아왔고, 선장 식구들의 승합차 두 대가

항안에서 불을 밝히고 기다리고 있다가 근처 찜질방으로 옮겨 주었기에 갈치낚시를 와서

여덟 시간이나 뒹굴 거리다가 공항으로 가게 되었다…….

 

 

얼마 후에 갈치낚시를 가서 또 한 번, 비슷한 날을 겪게 되었는데 그날은 낚시를 시작하고

미끼를 끼워 내리자마자 머릿속이 휑해오면서 욱, 하는 기운을 느끼고는 시작한지

30분도 안되어서 그대로 채비를 끊어서 둘둘 말아 쓰레기통에 던져 버리고는 대충

장비만 챙겨 놓고 선실로 들어가서 누워버렸다.

 

잠시 후에 손님들이 하나씩, 둘씩, 선실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고, 억지로 버티던 사람들은

손으로 입을 틀어막다간 난간을 붙들고 바다 속으로 이상한 짓들을 하기 시작했고

선장은 의지가 될 것 같은 우도 뒤쪽으로 이동을 했지만 그쪽도 험악하긴 마찬 가지였다…….

 

이 정도라면 회항을 해야 하는데 안하는 이유가 무얼까 했더니, 뱃속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견딜만하다는 괴상한 체질의 후배 하나가 고기도 안 잡히는데도 버티고 있었기에

선장이 들어갈 생각을 않는다는 소리가 들렸기에 억지로 몸을 일으켜 밖으로 뛰쳐나가서

후배의 전동 릴 스위치를 최고 속도로 밀었고, 미끼가 달린 채로 올라온 채비를 둘둘 말아 던지고는

뒤통수를 후려쳤다~!!!

 

이 맹깽아?! , ……. 때문에 시방???!!! 고기나 잡으면 또 몰라~~~~~!!!!!!!!!!!!!! ”

 

자정을 기준으로 낚시를 한 시간에 따라서 선비를 받을지, 절반이라도 돌려줘야할지를

결정한다는 자기네들 멋대로 정해놓은 규정 때문에 선장은 억지로 후배를 핑계로 자정시간을

넘겨보려고 한 것 같았는데 선비를 안돌려 줘도 좋으니 나도 살고 다른 손님들도 살려놓고 보자

악을 썼더니 머쓱해져서는 풍을 걷었고 자고 있을지도 모르는 마누라와 딸에게 승합차를 가지고

나오라고 전화를 했다.

 

손님이 더 이상 오지도 않을 시간이었기에 졸고 있던 찜질방의 직원은 한 무리의 새벽 손님을

받게 되었고, 다음번 선비를 절반을 할인해 주겠다고 하기에 또 가긴 갔었던가?????

 

 

이제는 세상이 바뀌어서 비교적 정확하게 기상을 예측해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을

앱이라고 표현하는 아이콘으로 스마트폰 화면에 담아두고 있는 것이 대여섯 개씩이나 되다보니

수시로 기상예보를 확인해볼 수 있게 되었는데 믿지 못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기상청보다는

물 건너 나라 것과 양키들의 기상예보까지 넘겨다보면서 나름대로 기상상태를 살펴보는 세상이 되었다.  

 

 

 

 

 

 

 

 

 

 


아무래도 파도가 높지 싶어서, 걱정이 되어 같이 가게 된 일행들에게도 수차례 연락을 하여

어떻게 할까를 확인해 보니 두 사람이 모두, 멀미를 전혀 모르는 이상한 체질이라며

걱정을 말라고 하니 잘못하다가는 나만 휑해지게 생겼기에 큰 걱정이었다…….

 

만약에 주의보 상황이라 출항이 안 된다면 관광이라도 하면서 하루는 쉬고,

다음날은 기상예보가 좋으니 그 다음날 이틀 치의 낚시를 하여 채우기만 하면 된다는

이상한 소리를 하시니 무슨 방법으로 어떻게 하루에 이틀 치를 채우겠다는 건지, 궁금증을 안고

일단, 떠나고 볼밖에…….

 

 

, 탐라 행 날틀에 오르자마자 선주에게서 연락이 왔다…….

 

자기가 보기에는 날씨는 이상이 없는 것 같으나, 기상예보를 관측하는 안목들이 높아진 손님들이

부정적인 의견을 보내오기에 그렇다면 안 오셔도 상관이 없다며 전액환불을 해주겠다니

악덕선주는 아닌 것 같지만 이미 기내로 들어섰으니 그대로 날아오르는 수밖엔 방법이 없었다.

 

 

이십 여 년 전에 추자도에서 돌돔을 잡겠다고 푸렝이 동굴 앞에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깊은 골 민박의 박 선장이 여객선으로 도착한 오후 손님을 싣고 어딘가로 달려가고 있었는데

잠시 후에 되돌아 와서는 절명 여에 자리가 없기에 되돌아 왔다며 한 사람만 낚시를 하려는데

곁에 내려주어도 되겠냐기에 허락을 했는데 일행이었던 손 사장님은

지금 고기도 잡히지 않고 있는데 비좁게까지 하려고 사람을 내려주는가고 불평을 했기에

내렸던 낚시꾼은 낚시는 안하고 그냥 구경만 하고 있다가 시간만 보내고 가겠다

멀찌감치 비켜서있었다.

 

잠간, 손 사장님의 눈치를 살피다가 어차피 고기도 안 잡히는데 방해될 것도 없으니 저 사람도

심심 할 텐데 낚시를 하도록 해주자고 눈짓을 해주니 조심스럽게 돌돔 원투 대를 꺼내 들고는

빨리도 채비를 해서 던졌는데 바로 입질을 받더니 돌돔 두 마리를 잡아내었고

세 번째의 돌돔을 또 잡아내기에 제법 돌돔 낚시를 잘하는 사람 같아보여서 옆으로 다가가서

쿨러를 떠들어 보았더니, 물 한 병과 비싼 지렁이가 한판이 들어 있었고, 미끼로 쓸 뿔소라도

양파자루로 하나를 담아왔다.

 

음료수캔 하나를 건네주면서 어디에서 왔는가물어보니 탐라에서 낚시점을 하고 있는 점주인데

매번 관탈도만 다니다가 마침 시간이 났기에 추자구경을 왔다면서 지나가면서 보니

포인트를 비워놓고 낚시를 하고 계시기에 내려도 되겠다 싶어서 내린 것이라며

이곳에서는 상하추자도를 잇는 다리를 향하여 채비를 던지면 그곳이 포인트라는 정보를 들려주고는

물이 바뀌었다며 돌아보려고 나왔던 배에 올라타고 먼저 민박집으로 가버렸다.

 

남은 오후 시간에 추자 다리 쪽을 향하여 힘껏 원투채비를 던져 넣자, 남은 돌돔이 있었는지

몇 마리 구경을 하게 되었고 민박집으로 돌아오니 돌돔 회를 썰어 놓고 기다리고 있기에

남이 잡은 돌돔 회를 얻어먹게 되었는데 아줌마는 가끔 이 손님이 오는 것이 반갑다면서

뿔 소라를 많이도 가져와서, 는 많이도 남기고 가기에, 많이도 먹을 것이 있다

오는 것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탐라로 돌돔낚시를 오면 관탈도로 안내를 하겠다는 약속을 했기에 날을 잡았었고

그날이 되어 공항에 내리니 마중을 나온 그가 한다는 소리가 갑작이 주의보가 발령이 났기에

관탈은 고사하고 차귀도도 나갈 수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낚시를 할 수가 없으니 잠간

이곳에서 시간이나 보내다가 다음을 기약하고는 오후 비행기로 돌아가라기에 맥이 빠졌었다…….

 

탐라의 바람 거셈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떠나오기 전까지도 이상이 없었던 날씨가

갑작이 변할 줄이야……. 그때만 해도 기상예보라는 것이 지금보다 더 엉터리긴 했겠지만

당일날씨마저도 맞추지를 못한다기보다는 탐라의 기상변화는 예측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탐라에서 쌍용 낚시점을 한다는 그의 낡아빠진 승합차를 타고 작은 접시 회를 파는

물항 식당으로 가서 갈치 회며 이것저것으로 배를 채우고는 오후 비행기로 되돌아 온 적이 있었고

그 후로 그의 안내로 대관탈도의 여러 포인트와 소관탈도의 똥여 등지에서 돌돔이며

미터 급의 참돔을 잡기도 했는데 흑돼지를 기르는 친척 일을 잠시 도우러 간다더니 소식이 끊어졌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홀어미 등대에서 벵에돔 낚시를 하다가 옆의 토박이 낚시꾼이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소리를 엿듣게 현수라고 했었던가? 귀에 익은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나도 낚시 하고 싶은데 돼지에게 붙들려서 꼼짝을 할 수가 없네......”

 

그 사람은 아직도 돼지를 기르고 있을까? 이십년이란 시간이 지났는데도…….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바다는 잔잔해 보였는데 막상 공항에 내려 보니 바람이 거세긴 거세었다…….

 

강행군을 했을 간 큰 손님들만이 공항에 와있는 버스 안에 모였는데 악덕선주는 주의보 상태라

출항이 안 되고 있다면서 점심식사도 못하셨을 테니 제주국수라도 한 그릇하면서 의논해보자며

식당 안으로 들어섰지만 국수 맛이 별로라는 것이 머릿속이 비어버린 입맛 때문 일게다만,

워낙, 국수류를 즐기다 보니 한 그릇이 부족하게 싹, 비웠는데 중면만 아니라면 더 맛이 있었을 텐데

국숫발이 좀 굵긴 굵다는 개인적인 생각……. …….

 

느긋하게 마트도 들러 가며 배가 정박해 있는 항에 가보았지만 출항한 배들이 없다보니

항안에는 배들이 가득했는데 일단 각자들의 숙소를 정하고 다시 연락을 하기로 하고는 흩어졌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날을 얼마나 기다렸을까? 한창 추자도를 다니던 때에도 항과 공항만을 오가면서

다른 곳을 들러볼 기회가 없었기에 한라산이나 올레길 한번 가본 적이 없었고 근래에는

갈치낚시를 다니게 되면서는 아침에 날만 밝으면 그곳을 떠나오기만 바쁘다 보니 익숙한 것 같으면서

낯선 곳이 그곳이었다.

 

주의보 상황에 하루 더 여유가 있었으니 오늘은 탐라의 시장구경이라도 하면서

맛집도 찾아보면서 남들은 관광을 한다는 그런 날이 될듯하니 아쉬울 것이 없는 날이 될 것 같았는데

숙소에서 막 나가려고 하는 순간에 악덕선주에게서 전화가 왔다.

 

‘18시부로 주의보는 해제가 되었는데 안전을 우려해서 20시 부터 출항을 시키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낚시를 나가실 분과 안 나가실 분은 결정을 하고 뱃전으로 오시면 되겠다니 눈앞이 아찔해졌다…….

 

멀미를 안 하는 정 사장님이야 그렇다 쳐도 갈치낚시는 처음이라며 멋도 모르고 따라온 유 장로님은

배도 처음 타보기에 멀미라는 것도 모른다니 점점 더, 아찔할 따름이다.

 

두 분, 모두 배를 타고 나가 낚시를 했으면 하는 눈치기에 결심을 하고 급히, 멀미약 한 알을 꺼내어

입에 털어 넣고는 빨리 약효를 보도록 물과 함께, 삼키지를 않고 캡슐을 씹어 터트려선

혓바닥위에 올려놓곤 입천장과 마구 비벼댔고, 오래전에 분명히 효과가 있다며 권하던 통영의

갈치 배 선장이 알려줬던 대로 배꼽 위에 동전을 붙인 파스 한 장을 덮어 부쳤고 콩알 한 알을

귀 뒷등의 패인 곳에……. 또 한 알은 발목의 패인 곳에 지압이 되도록 반찬고로 붙였는데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다보니 어떤 것에서 효험이 있는지 험한 날에도 멀미를 안 하고

견디기도 했기에 이것저것 모두 시도해본다.

 

밤 껍질의 떱떱한 맛이 또 멀미방지에 효과가 있다니 생밤도 몇 알을 갖고 다니며 마구,

씹어 보기도 하고 생강도 효과가 있다니 생강차며 편강이며 온갖 것을 지니고 다니기도 하는데

생강이 한의학적으로도 속을 편안하게 해준다니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나 보다.......

 

1973년에 가끔 다니던 민물낚시 동호회에서는 10월 달에 그 해의 낚시를 끝낸다는 납회를 했고

얼음을 깨고 구멍을 뚫고 하는 얼음낚시를 몰랐을 때였기에 다음 해의 봄이 오기까지

오랜 동면기간을 가져야 했는데 첫눈이 오면 잡히기 시작한다는 열기라는 고기가 가장, 만만하다니

바다구경을 가보기로 하곤, 처음으로 바다낚시를 간곳이 구룡포였다.

 

사공이 노를 젓는 전마선에 몇 사람씩 나누어 타고 얼마만큼을 나가서 열기낚시를 하게 되었는데

바다낚시는 처음이라고 하니 낚시점에서는 바늘을 두개를 달아준 채비를 내어줬었다.

 

사공이 시키는 대로 채비를 담그고는 나왔던 곳을 바라보니 땅이며 하늘이며 부두가 흔들리고

물에 잠겼다가 떠오르기를 반복하기에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으니 고기잡이에 집중하기 보다는

무사히 다시 땅을 밟을 수 있을지가 걱정이었다.

 

같이 탔던 선임자가 도저히 낚시가 어려울 것 같으니 뱃머리를 돌려서 나가자고하니

젊은 사공은 오늘같이 잔잔한 날 무슨 소리를 하느냐며 어서 고기나 잡으라며 히죽거렸는데

생명에 위협을 느꼈는지 선임자는 사공의 얼굴을 후려갈기며 이 자식이 사람들을 다 죽이려고 한다

비명 같은 고함을 질렀기에 결국, 알아들을 수도 없는 말을 중얼 거리면서 사공이 노를 젓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뱃전을 움켜쥐고 손바닥 안에 땀이 흥건히 고여 가며 손아귀가 저릿해져서야 무사히 땅을 밟을 수가 있었다…….

 

멀리 나오지도 않았다지만 작은 전마선에 그래도 동해바다였으니 어느 정도 흔들림이 있었을 테고

공포감에 채, 멀미는 생각도 못했던 것 같다…….

 

저만큼 멀어져 간 사공은 노를 젓다말고 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는데 분명히 온갖 육두문자가 담긴

사투리 욕이 분명했을 게고 감자도 수없이 퍼 던졌다…….

 

 

손바닥만 한 열기를 한두 마리씩 낚은 것이 고작이었고, 물고기 잡다가 사람 잡을 뻔 했다며

정신이 돌아 온 서울사람들은 곧 예전같이 오만해졌고 선임자들은 걸쭉한 입담을 내쏟으며

좀 전의 나약한 모습을 벗어던졌다.

 

나야, 그때 갓 약관의 나이로 맨 막내였었으니 선임자들의 뒤만 따라다니다가 약간의 심부름만 하면

밥도 생기고 술도 생기고 귀여움만 받던 철부지였으니 나설 처지가 아니었다.

 

그때, 낚시회의 회장이었던 분이 배만 타면 상당히 무서워하면서도 낚시를 다니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는데

선친에게 그 이야기를 하니, ‘~~!’ 웃으시면서 그 분이 후처를 얻으신 게구나?!’ 하시기에

무슨 소리를 하시는가? 했더니, 후처를 보게 되면 전처의 귀신이 물속에서 어서, 이리 오라

손짓을 하기에 배를 타고 물가로 나서는 것을 꺼리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오래도록

그분과 낚시를 다녔지만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었기에 낚시점주에게 슬쩍~! 물어보니,

어떻게 아냐며, 깜짝 놀라기에 당황스러워졌었다.

 

그때 바다구경을 처음 간 구룡포라는 곳에서 점심식사를 하려고 들어간 식당에서는 온갖

생선반찬을 내주었지만 김치나 야채를 더 달라고 하면 예민하게 대응했는데 그때만 해도

겨울철 야채는 귀하기에 금값이었던 시절이었다.

 

 

바다에 발을 담갔으니 그 후로 배를 탈 기회가 자주 생겼지만 크게 날씨가 나쁜 날을

만난 적도 없었지만 멀리 나가거나 오랫동안 타지는 않았기에 뱃멀미라는 것을 몰랐었는데

구십 년대 중반에 집근처에 서울에서는 보기가 쉽지 않은 바다낚시 출조를 전문으로 한다는

동서울낚시점이 생겼고 분명히 바다낚시 사에 한 획을 긋긴 했을 이 총무의 꼬드김에 넘어가

추자도로 열기낚시를 가게 되었다.

 

잔잔했던 바다가 갑작이 뒤집어졌고 생애처음으로 제대로 된 배 멀미라는 게 그런것인지

죽음보다 더한 큰 고통을 겪어 보게 되었는데 배를 돌리라고 고함을 쳤지만 주변 사람들과

선장과 점주는 아랑곳하지를 않았다.

 

고기가 잡히지도 않고 잡지도 못하고 있는데 왜들 그렇게 고집스럽게 버티는 가고

악도 써봤지만 선비를 돌려줘야할지도 모르는 문제가 걸렸기에 어떻게든 버티어 보다가

어느 정도 시간을 채워서야 배가 움직였는데 야속하게 생각했던 한배를 탔던 다른 손님들은

이미 정신이 나가버렸기에 소리를 질러도 들리지도 들을 수도 없었다니 참 이상한 사람들이네…….

 

그 후로는 멀미에 대한 트라우마가 떠나지를 않았기에 장거리행 배를 타거나 밤을 새우는

선상낚시를 한다면 멀미에 대하여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이 익숙해져 버렸다.  

 

 

 

 

 

 

 

 

 

 

  

바다에 나가서는 흔들림에 저녁밥을 먹기가 힘들 테니 이왕 늦은 김에 아예 먹고 나가자며

정박한 배안에서 늦은 저녁밥을 차려내었는데, 소화를 시키기는커녕 바다에 도로

내놓을지도 모르겠기에 선실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누워버렸는데 점심에 먹은 국수는

벌써 녹아 버렸는지 시장기가 있었기에 코끝을 간질이는 구수한 국물 냄새에

그래~! 어차피, 먹었다 말았다 반복할 날인데 먹고 나 보자며 뜨끈한 탕 한 그릇을 받아드니

영업집보다 튼실한 살이 붙은 갈비 토막이 여러 개가 들어 있었다…….

(그래……. 뒤지게 고생할게 뻔 하니 잘 먹여놓고 뒷말이나 안 듣겠다 이거지????!!!!)

 

오후 여덟 시를 넘기고서야 항을 나서게 되었는데 잔뜩 엔진소리를 낮춘 배가 너울거리기 시작했고

쉴 새 없이 꿀렁거리면서 어기적거리기 시작했기에 눈을 감고 무사히 이 순간이 빨리 지나가기를

기도했는데 갑작이 엔진소리가 줄어들었다........

 

(그럼, 그렇지……. 다시 회항하기로 했는가 보다…….)

 

(~????) 풍을 내리라는 신호음이 들렸는데 항에서 나온 지가 이십분 정도니 얼마

나오지도 않았을 텐데 더 이상 가기가 어려우니 대충 가까운데 에서 시간이나 좀, 보내다가

돌아갈 모양이기에 전화기로 위치를 확인하니 항에서 2킬로미터 정도를 나온 거리였다.

 

선실 안에는 나만 혼자 누워 있었고 다른 손님들과 일행들은 어떻게든 낚시를 시작한 모양이었다…….

 

누군가가 고기를 걸어냈는지 기합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고 큰 갈치가 올라왔는지 탄성도 들려왔는데

어쩌다 한두 마리 겠거니 흘려 넘기고는 흔들리는 선실바닥에 등을 착~! 붙여 놓고는 잠이나

깊이 들었다 깨면 아침이었으면 했지만 잠이 올 리가 있겠어???!!!

 

또 얼마간, 눈을 감고 있었는데 계속해서 갈치를 잡아내는지 정 사장님이

나와서 낚시를 안 하고 뭣하는가고 소리를 지르셨다........

 

살짝 내다보니 평소보다 굵은 갈치들이 뱃전에 널려져 있었기에 억지로 일어나 나가서

채비를 하긴 했는데 벌써 제법 쿨러 바닥이 안보이도록 채운 사람들도 여럿이었다.

 

이리저리 몸을 부딪어 가면서 만들어 내린 첫 채비에 굵은 갈치가 몇 마리 걸려 올라왔기에

손놀림이 바빠졌고 밤 열한시가 되자, 파도가 낮아진 느낌이 들었고 자정이 되자 평소처럼

잔잔해지더니 새벽 1시가 되자 잔잔한 호수같이 변해버렸기에 입질이 끊기는 것이 아닐지

우려가 될 지경이었지만 대갈치의 입질은 이어졌고 미끼로 쓰려는 작은(?) 갈치가 없었기에

4지급의 갈치를 잘라 써야하는 손이 떨리는 아까움에 꽁치미끼에 손길이 몰리다 보니

꽁치박스는 진작에 바닥이 나버렸다…….

 

평소에 던져 버렸던 작은 고등어나 삼치가 걸려 기라도 하면 또 얼마나 반가웠는지.......

잘 걸려들던 만새기는 어디로 간 건지?

 

주의보가 바로 해제되면서 기상도 급속히 좋아질 것이라고 장담을 하던 악덕선주가

순덕선주로 바뀌면서 기가 막히게 기상관측을 잘했다며 칭찬을 하는 소리도 들려왔다…….

 

"순덕선주 만세~~~~~~~~~~~~!!!!!!"

 

 

수시로 배안을 둘러보는 선장에게 몇 시까지 낚시를 하려는가 물어보니, 몇 시간이나 늦게나왔으니

그만큼 더 해야 한다며 열시까지라도 하겠다니 여유라는 요정(妖精)이 머리위로 둥둥 날아 다녔다.

 

오늘이야말로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께서 보살펴 주시나보다고 하니 교회를 다니는 유 장로님은

하나님이 돌봐 주시는 거라고 응수를 하기에 예수님의 엄마가 돌봐주는 것이 맞는 것이 아니냐고 하니

외면을 하면서 고기잡이에만 몰두 했다.......

 

 

먼동이 터오기 시작했고 오전 일곱 시가 되도록 갈치낚시를 해본날도 처음이다.

 

씨알 급의 갈치로 쿨러를 채운 정 사장님이 이제는 단골이 된, 항 근처의 식당에서

족탕으로 아침식사에 반주를 곁들여 주셨고 어제 잠시 들렀다가 짐만 놓고 왔었던 숙소로 돌아가서

짧지만 단잠을 몇 시간 자고는 더 큰 기대에 절로 눈이 떠지자마자 전복이 몇 알 담긴 해물뚝배기 탕을

점심식사로 또 사주셨기에 이래저래 먹을 복이 터진 날이었다.......

 

 

 

 

 

  

분해하기도 귀찮은 게으름에 뱃전에 묶어놓고 꽃그림이 가득한 앞치마로 살짝, 가려 두었던

전동 릴이 그대로 달린 낚싯대며 선실 안에 두었던 가방만 내놓으면 편하게 두 번째 날의 낚시를

시작하게 되었으니 몸도 편한 날이었다. 어제와 달리 너무나도 잔잔한 바다로 나서면서 어제보다

더 멀리 40분 정도를 나왔으니 오늘은 또 어떤 날이 될까?!

 

 

인터넷 바다낚시에서 제공받은 테스트용의 갈치바늘로 만든 채비를 사용해 보게 되었다.

고기 눈에만 보인다는 케이무라라는 기능이 곁들여졌다는 또 한 번의 인간의 간계로

또 얼마나 많은 물고기들이 낚일까?!

 

편한 자리를 차지했기에 두벌채비를 벌려 놓고 이런저런 낚시묶음을 비교해 보면서

어제와 같은 호황을 기대해 보았지만 어제와는 사뭇 다른 조황에 초조해졌다.

 

자정이 되도록 작은 크기의 갈치들만 걸려 올라와서 물속으로 되돌려 보내기를 반복했는데

선장과 사무장이 정성껏 준비한 야식타임이 그나마 위안이 됐었고 새벽 2시가 넘어서야

어제와 같이 큰 갈치들이 낚여 올라왔기에 늦게 발동이 걸렸나 했더니 두어 시간 만에 조용해졌다......

 

날이 밝도록 낚시시간을 연장해 보아도 소용이 없을 날이었기에 선장에게 일찍, 들어가는 것이

어떻겠는가하니 선장도 고개를 끄덕였기에 깜깜한 항안에 가장 먼저 들어왔는데

늦게 들어온 배들도 별다른 조황이 없다고 하니 하루 만에 큰 변화가 있었던 바다라는 것이

인간의 마음대로는 안 되는 큰 품이겠지.......

 

항안에 있는 낚아온 고기를 원하는 데로 손질을 해주는 추자수산에 가공과 택배를 부탁을 했고

당장에 먹고 필요한 만큼만 담아들고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는데 딸아이가 반길 오징어가

몇 마리 들었기에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늦은 시즌이라지만 한치나 갑오징어나 금빛 오징어를 몇 마리 낚아보려고 몇 종류의 애기며

스틱을 항상 가지고 다니는데 얼빠진 무늬 오징어가 몇 마리 걸려들었기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