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담긴 조행기/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2. 이 여름이 가기전에 다녀온 만재도..... by 찌매듭 2019. 9. 15. 이르게 도착한 목포의 낚시점에 먼저 들러서 미끼며 소품들을 미리 준비해 놓고 야식의 밤거리에서 목을 축이고 나선, 따듯한 물속에 잠시 몸을 녹이다 보니 날이 밝았는데 다시 낚시점을 들러 오기가 귀찮기에 마침 목포에 도착한 심 실장에게 미끼를 찾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준비해서 여객선터미널로 오라했고 시간이 충분하기에 목포의 어판장 구경을 했다……. 먹갈치 천지인 어판 장에서 돌돔 한마리가 담긴 상자를 보았는데 값이 얼마나 나갈까? 20년 전에 집 근처에 현대 백화점이 문을 열었는데 소위 오픈 빨로 생선코너에 50센티 급의 돌돔 한 마리가 얼음판위에 ‘떠~억~!’ 올려져 있기에 슬쩍, 값을 물어보니 십여 만원이라고 했는데 그 돌돔을 누가 사먹을까 궁금하여 다음날 또 가보니 십 만원이라 했고, 또 다음 날 가보니 8만원, 다음날은 5만원이라고 했는데도 사가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 서울 촌것들이 돌돔을 알기나 할 거며 먹어보기나 했겠니?) 어쩐지 저래선 안 된다는 가엾고 애잔한 생각이 들었기에 나라도 사다가 소금구이라도 해먹어야 돌돔에 대한 이상한 일종의 예의 같아서 다음날 또 가보았는데, 없어졌기에 멀뚱해졌다……. 영문을 알 리 없는 마나님은 매일같이 백화점을 간다니 무엇이라도 하나 얻어걸릴 것이 있을지 신이 나서 따라다녔겠다만……. 쩝..... -_-;; 아침식사를 하려는 식당이 문을 열었다....... 몇 일전에 목포에 일을 보러 나온 노 선장의 아들과 함께 만재 도를 간 서 씨 아저씨가 가거 도에 도착하여 김밥과 컵라면으로 점심식사를 한다는 사진을 카톡으로 보냈었기에 차라리 목포에서 도시락을 준비해 가기로 하곤 몇몇 곳에 부탁을 해보기로 하고 전화를 걸어 봤는데 남자아저씨가 전화를 받는 식당은 도시락 준비는 안 된다고 단호하게 거절들을 했고, 보이 쉬한 목소리의 도시락 전문집 아줌마는 준비를 해주겠다지만 여객선 터미널과 거리가 너무 멀기에 얼굴이라도 한번 보고 싶었지만 아쉽게 포기하고 이 집을 찾게 됐는데 예전부터 걸 작업에는 일가견이 있었는지 거뜬하게 도시락을 준비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았었다. 송파에 있는 설계사무소 부근의 살벌한 식당골목에서는 아무리 찾아 나선 다해도 빈약한 메뉴뿐이기에 건성으로 점심식사를 때우던 심 실장에게는 목포의 아침밥은 한정식 수준이었는지 헤벌쭉, 입이 벌어졌다. 급히 만든 컵밥 도시락을 받아들고 씩씩하게 식당을 나와서 손수레에 짐을 부탁하곤 2층 매표소를 통해 안으로 들어가니 오늘 가거 도를 거쳐서 만재도로 갈 쾌속선은 정기적으로 운항을 하는 세척의 배중에서 가장 크고 빠른 배가 걸려들었으니 오후에 만날 고기들도 많고 크지 않을까?! ^^;; 언제나 연착을 하는 비행기와 달리 1분도 안 틀리는 정확한 시간에 출발하는 여객선은 매번 신기하기도 하다. 그리고 창밖으로 보이는 멀리 신(新)부두에 세워져 있는 세월호....... 심 실장이 아부성이 담긴 드링크도 건네주니 시원하게 들이키며 다물 도를 거쳐 흑산도…….태도를 지나 가거 도에 도착했다……. 여객선의 승무원들이 점심식사를 하는 동안의 시간이 있기에 가거 도를 잠시 밟아봤다. 이제는 낚시꾼 보다는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임 선장을 멀리서 보았는데 몸통이 반으로 줄었던데 어디가 아픈 것이 아니고 다이어트를 했다면 다행이다 만……. 저 사람도 꾼인가 본데, 무엇이 궁금하기에 물속을 들여다볼까? 전동 스쿠터를 타고 어딘가를 다녀오는 저 사람은 무늬(흰 오징어)꾼 일게고.... 축구장 다섯 개 크기의 가장 큰 슈퍼방파제 공사도 막바지란다……. 식당 아줌마가 싸준 도시락을 먹어치우곤 마나님 잔소리가 안 들리는 멀리 나와서나 먹어보는 콜라 한잔……. 드디어 만재도 도착, 내릴 짐 확인……. 쾌속선은 몸체를 돌려 다시 목포로……. 그 사이에 지붕 칠을 새로 했는지 화사해지긴 했다만 할머니에게 짙은 분단장이나 루즈만 한 겹 바른 것 같은 느낌이라니…….-_-;; 몇 덩어리의 짐을 올려놓고 첫날의 낚시를 위하여 옷도 갈아입어야겠기에 민박집으로 올라가서 서 씨 아저씨가 있는 방문을 살짝 열어보니 어제의 취기가 남았는지 잠들어 있었는데 선장과 약속한 네 시까지는 아직 두 시간이 남았으니 우리도 잠시 쉬기로 했다. 섬에 에어컨이 있는지를 묻던 심 실장에게 선풍기만 있어도 충분하지 무슨 에어컨을 찾느냐고 하니 그러면 자기는 절대로 낚시를 안 간다고 배부른 소리를 하며 뻗댔는데 시멘트로 된 덩어리가 한조각도 없었던 처음 만재 도를 찾았던 25년 전에는 전기도 없었기에 불빛 한 점 볼 수가 없는 암흑시대였는데 해만 지면 섬이 어디론가 녹은 듯 스르르 사라졌었는데 1997년에야 자가발전소가 생기면서 가로등도 몇 개 생겼는데 그 불빛을 보고는 낯설다 싶기도 했다. 지금의 방파제도 십여 차례의 공사 끝에 조금씩 커져서 이만큼이나 되었는데 또 공사를 한다던데 준비나 하고 있는 건지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손부채로 더위를 식히던 구십 년대가 지나고 제법 외지의 손님들이 찾아들자 아저씨는 낡은 선풍기를 구해달라는 부탁을 했고 덜덜 거리는 소리를 내며 힘차게 돌아가는 선풍기가 신기하기도 했던 만재도의 호시절도 있었는데 2000년도에 겨울 낚시를 다녀오고 다음해 여름에 가보니 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던 마당에다가 지금의 집을 지었기에 변화하는 모습에 작은 실망도 했지만 방 세 개에 작은 주방이 딸린 집을 겨우네 기술자 한명과 아저씨의 도움만으로 지었다기에 맥가이버가 별 다른 사람이 아니지 싶었다. 작년에 설치한 에어컨을 두 번째로 가동해 본다던가? 그 시원함 속에 잠시 누워서 더위를 식히는 초행자에게는 지나온 역사 같은 섬 이야기 보다는 그저 오늘 몇 마리의 고기가 잡혀줄지가 더 중요할 것이다……. 편히 누웠다가 시원한 물 한잔을 마시고는 오늘의 포인트를 찾아서 나서 봤다……. 잠 든 듯하지만 자고 있지는 않을 것 같은 서 씨 아저씨가 누워있는 방의 문을 열고는 네 시까지 내려오라고 했으니 첫날 같은 낚시를 하기 위해서라도 일어나야한다고 말을 하고는 쿨러에 귀하게 모셔온 지렁이 네 통을 꺼냈고, 도시락과 물까지 챙겨들고 내려가 냉동고문을 열고 밑밥과 병 얼음도 몇 개를 챙겨 담았다. 시간에 맞추어 배에 올랐는데 몇몇 사람이 아직 안내려왔다고 늦어진다……. 30분이 지나고 1시간이 되가 기에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할 때에 한 루어 꾼이 펼쳐진 뜰채 망을 신부의 드레스 끌듯이 뒤꽁무니에 달고 내려왔기에 눈길이 끌렸는데 폼도 좋지만 망 자락이 행여 갯바위나 다른 걸림에 걸린다면 큰 위험이 있을 텐데 도대체 왜 저러고 다닐까? 조바심에 말을 건넸지만 시큰둥한 것이 넋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대꾸가 시원치 않다.... 또 서 씨 아저씨까지 잠이 덜 깨었는지 보이지를 않다가 어슬렁거리면서 내려오기에 이러려면 차라리 늦게 나간다고 할 것이지 뜨거운 땡볕에 어쩌자는 거냐고 젊은 선장에게 짜증을 내니 사람들이 게으르니 어쩌겠냐며 오후일이 바쁜데 숨통이 터질 지경이라고 했다. 또 느릿느릿 배에 기어올라서 하는 말이 미끼 간수를 잘못해서 다 굳어버렸으니 우리가 가져온 미끼를 나누어 쓰자고 했는데 오늘 쓸 것만 가지고 내려왔기에 여분의 미끼는 집에 있는 쿨러 안에 있다고 하니 자기가 올라갔다오겠다고 배에서 내려서 느릿느릿 기어 올라가기에 이번에는 초행자가 울화통을 터트렸다……. ( ! @ # $ % ^ & * W R + -....... ) 서 씨 아저씨가 이틀을 집에서 쉬고 있었던 것이 날씨 탓도 있겠지만 지렁이 미끼가 없어서였나보다 지난해에도 서 씨 아저씨는 쿨러를 통째로 냉동고에 넣었다가 지렁이가 담긴 종이 박스째 땡땡 얼려 버린 적이 있었는데 차라리 쿨러에 담아서 얼음 병을 올려놓고 그늘에 보관해야했는데 이번에는 김치냉장고에 보관해달라고 아저씨에게 맡겼다가 또 변을 당한 모양이었다……. 낚시를 하는 입장에서야 자기 것만 생각하니 지렁이가 귀하고 소중하겠지만 저쪽에서는 음식물을 보관하는 냉장고에 넣어 달라는 부탁이 얼마나 싫을지를 생각도 못하는 손님들이 더러 있는 것 같았다……. “징그러운 지렁이를 자기네만 생각하고 우리 집 냉장고에 넣어 달랍디다…….” 언젠가는 참다 참다 아줌마가 볼멘소리를 했는데 그렇게들 경우를 모를까?! 꼭, 냉동고나 저온의 김치 냉장고에 넣겠다면 보이지 않도록 깨끗한 종이로 여러 겹을 싸매면 냉기를 차단 할 수가 있는데 솜 장사는 얼어 죽고 종이장사는 안 얼어 죽는다는 옛말 그대로 냉기의 차단효과는 종이가 훨씬 탁월하다……. 언젠가는 급한 마음에 종이박스에 담긴 생수를 뜯지도 않고 냉동고에 통째로 넣었는데 며칠이 지났는데도 물이 얼지를 않았기에 갸우뚱 했더니 선임자가 종이박스에는 여기저기 구멍을 뚫어서 넣어야 언다고 가르쳐 주었다. 사방에 돌아가면서 뽕~! 뽕~! 뚫고서야 물이 제대로 얼었다....... 얼음낚시를 한참 다니던 팔십 년대 겨울날에 트렁크에 보온병을 놔둔 생각이 났기에 꺼내보니 속의 유리병이 깨져 있었는데 보온되는 시간이 지나자 팽창되어 속병이 깨진 것이었다. 가거 도에서도 임 선장이 강력함을 자랑한다는 동생 집 냉동고에 쿨러를 통째로 넣어 두었으니 시원하게 갯바위로 들고 나가시라기에 아차 차차~~!! 달려 내려가 열어보니 병에 담긴 음료수들은 모두 얼어 터져 있던 적이 있었다……. 서 씨 아저씨는 낚시를 안 하고 이틀을 편히 쉰 것이 아니라 미끼가 없어서 낚시를 못하고 이틀을 쉬고 있었던가보다. 네 시가 아닌 다섯 시가 훨씬 넘어서야 이놈, 저놈, 늦된 놈들이 다 나타났기에 배가 출발을 했고 큰 기대로 가슴이 울렁거릴 초행자를 위하여 첫 단추를 잘 끼워야하니 마릿수가 많고 편한 곳을 골라야겠는데 만 재도에 푹~! 빠진 장인과 사위가 한 팀이 되어 좀, 글쎄다. 싶은 자리에 먼저 내렸는데 우럭이나 노래미만 득시글할 저 자리는 이십년을 지나다니며 보았어도 돌돔 한 마리 낚았다는 사람을 본적이 없는 철저한 썰물자리인데 약간, 의심스러운 날씨이기에 안전함만 위해서 내려줬을까???? 두 번째로 서 씨 아저씨를 내가 좋아하는 자리에 내려주었는데 두 명이 낚시를 하기는 비좁은 자리로 편하게 돌아다닐 수도 없는 경사도 약간 진 곳이지만 올라가는 들물 에는 수심을 5미터를 주던, 15미터를 주던 똑같은 크기의 참돔들이 다투어 달려들고 철저하게 벽에 붙여야만 밑이 패여 있는 듯 한 옴팍 굴속에 몸을 사리고 있던 돌돔들이 튀어 나와 물어주는 것이 간여 어느 물속 구석과 오동 여의 비탈과 비슷한 지형으로 이루어진 모양이다. 물이 내려갈 때에도 풍성하게 미끼를 끼워 붙들고만 있으면 덤벼드는 고기들이 있고 물이 바짝 줄어서 수심이 1미터만 되어도 마구 달려들기에 서른 마리 이상을 잡아 놓고는 바닥이 날 때로 나는 쉴 참이 되면 뒤로 손을 뻗어 암벽타기의 클라이밍 홀드 같이 손에 걸리는 갯바위 쪽을 움켜쥐고 깜빡 졸기도 하는데 잠이 쏟아지면 행군을 하면서도 훈련병 어깨를 움켜쥐고 같이 이동하면서 부족한 잠을 자는 조교가 있다는 군대이야기에서와 같이 잠간 사이에 단잠을 자다가 날이 밝으면서 어느 정도 물이 차오르면 아침 돌돔 몇 마리를 추가하여 어깨를 으쓱하며 배에 오르기도 몇 번이었다……. 택택이 목선 시절에야 아무리 조금 물때라 해도 빠른 물살에 배를 대기가 어렵기에 대나무 갈고리 두개를 갯바위 걸어 힘껏 잡아당기고는 택택이의 힘을 최대로 올리면 검은 연기가 연통을 타고 ‘탱~! 탱~!탱~! 탱~!!!!’ 올라가면서 경운기 엔진이 깨지는 듯하게 소리가 울려야 어렵게 내릴 수가 있었는데 그것도 택택이의 높이와 맞지를 않아 어느 정도 물이 차올라 있을 때야만 가능했다. 노 선장이 지금의 젊은 선장이 몰고 다니는 배를 마련했던 해부터는 한결 부침이 쉬워졌기에 그 쪽으로 가게 되면 먼저 내려주곤 했기에 포인트에 대한 믿음만 있으면 언제든지 실망을 하지 않는 자리였는데 근래에는 3년째 내려 보지를 못하는 자리였다. 재작년에는 세 사람으로 된 팀이 그곳에 내리겠다기에 양보를 해주며 대충 설명을 해주었고 그 옆자리에 내렸었다가 넘어가서 내려다보니 비좁은 곳에 세 명이 서있다시피 낚시를 하기에 어찌 밤을 새울지 염려스러웠고 다시 한 번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일러 주고 내 자리로 돌아왔는데 다음날 보니 몇 마리 잡지를 못한 것 같았다……. 날씨며 수온이며 물 흐름도 적당했고 물색도 모든 것이 좋은 날이었는데 왜 못 잡았을까?????? 큰 돌돔이며 여러 종류의 고기들을 잡아서 쿨러마다 가득 채웠다는데 비탈진 곳에 놓았다가 굴러 떨어져서 통째로 흘려보냈고 철수 무렵에 잡은 몇 마리를 꿰미에 걸어 나왔다며 면목이 없다고 했다……. 작년에도 돌돔 몇 마리만 낚아보면 원이 없겠다던 부산에서 온 홀로 꾼에게 저 자리에서 원풀이를 해보라고 양보해 주었었는데 다음날 낚은 돌돔이 열 마리도 안 되기에 이상하다 했더니 본인의 낚시솜씨가 부족하고 준비도 부족했다며 만족스러운 날을 보냈다고 하니 다행이었다. 이번에는 초행자가 있으니 서 씨 아저씨에게 양보를 했지만 초행자와 저 자리에 내렸다가는 망부석처럼 굳어 버리지 않았을까? ^^;; 조행 기를 보면서 본데로 고기가 안 잡히면 못되게 굴 거라며 앙앙거리던 초행자가 만재도의 위용에 눌렸는지 점점 원하는 고기의 크기를 줄여갔다……. ‘뭐……. 큰 고기는……. 감당이 안 된 다기 보다는 쿨러에 담기도 그렇고……. 집에 가져가서도 통째로 조리할 솥도 없고……. 큰 고기를 도끼로 토막을 내려면 위험하고, 집집마다 주문이 많으니 나누어 주려면 큰 것보다는 적당한 게 좋겠네요……. 70?은 안 되겠죠? 60……. 그것도 큰가? 50? 30?은 좀 작으니 35~45 정도?????‘ 철방구리 개꼬랑지가 동내개만 봤을 때는 한껏 올라갔다가도 호랑이를 보여주겠다고 산속으로 끌 고가면 저절로 내려간다던데…….쯧....... -,,- 우럭, 노래미를 한 마리씩 먼저 잡고는 이런 고기를 잡으려고 만재 도를 온 것이 아니라고 궁시랑 거렸는데 주제에 그렇게 큰 노래미는 처음 잡아 봤을 텐데????? 물 흐름도 약하지만 내려가는 물방향이 평소와 맞지를 않고 오른쪽으로 돌아 발밑으로 찌가 붙기에 좀 더 기다려 보기로 하고 서 씨 아저씨가 있는 곳으로 가보려고 갯바위를 넘었다. 젊은 선장도 조심스럽게 발밑낚시를 하라며 속삭이듯 말을 했었는데 못 들었을지도 모르겠기에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며 손짓을 해가면서 다시 한 번 일러주고 되돌아 왔고 돌돔을 두어 마리 낚았다니 자리로 돌아와서 나도 7미터 장대를 뽑아 들었지만 이곳에서는 8미터 이상은 되어야 턱을 넘길 수가 있어서 밑 걸림이 덜 할 텐데 물이 더 빠지고 어둡기 전에 잡아보려면 서둘러야 했다……. 작은 돌돔 한 마리를 구경하고 제법 큰 것이 걸렸는지 제멋대로 왼쪽 물속으로 파고들었는데 어딘가에 틀어박았는지 꼼짝을 안하다가 내 고기가 되려는지 한참을 그대로 붙들고 있으니 제풀에 튀어 나왔다……. 심 실장이 뜰채가 필요하냐고 했지만 혼자서도 충분히 처리하겠기에 그쪽 낚시에나 신경을 쓰라하곤 뜰채로 떠내고 보니 45센티가 넘는 돌돔이었다. 목줄에 까 실하니 흠이 생긴걸 보니 돌 틈에 문질러댄 모양인데 조금 더 힘을 쓰지 왜 잡혀 나왔다니? 크지 않은 참돔 구경을 시작한 초행자가 고기를 걸었다가 대응이 늦어 바닥틈새로 파고들었던지 꼼짝을 안한다고 했는데 돌돔이라는 걸 처음 상대해봤을 테니 습성을 알리가 없었을 것이다. 참돔이라는 것도 외연 도를 다녀오던 어느 날의 통화에서 늦은 퇴근을 한다기에 고속도로를 빠져나온 길목에서 만나서 큼지막한 참돔 한 마리를 건네주었더니 그 후로 참돔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던데 낚시 대상어로는 눈 맛이며 손맛이며 크기가 주는 만족한 포만감은 제법이라지만 물컹한 살집이며 덩치만 큰 붉은 고기를 처리하기가 편치 않다는 건 모르기에 초보자들의 주머니 새는 줄을 모르는 반창고 처방의 낚시상처치료용 고기라는 걸 몇 십 마리를 잡아보면 알게 되지 않을까? ^^;; 만만하게 적당한 손맛을 주는 참돔 몇 마리를 잡았으니 어둡기 전에 저녁도시락을 먹어치워야 편 할 텐데 출발 전의 맹세에서는 밥도 차리고 라면도 끓이고 커피며 간식도 척척 차려서 대령하겠다던 말을 잊었는지 낚시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벌레가 덤비기 전에 내가 준비하는 것이 낫겠기에 큼지막한 코펠대용의 프라이팬을 꺼내어 어떤 후안무치한 인간이 시비를 걸지 못할 내 돈으로 준비해온 계란도 네 알이 있었는데 낚시에만 정신이 팔린 초행자는 말로는 자기가 하겠다며 뒤를 돌아보면서 소시지부터 익힌 후에 계란을 깨 넣고 익히라고 자기 식성을 말했는데 뭔가 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겠구나?! -_-;; 저 사람이 이번에 새로 구입해서 가져왔다는 이상야릇한 색상의 낚싯대가 맑은 물속에 비추면 예민한 고기는 거부감이 있을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드는 2.5호대라는 낚싯대의 휨새는 만만한 크기의 고기들을 그대로 들어내기에도 휘청 임이 심한 정도 같기에 마릿수에는 도움이 안 될 듯 했는데 본인도 처음에는 감격을 주던 고기들이 점점 상대가 쉽게 느껴졌는지 뜰채를 사용하기에도, 그대로 들어올리기에도 애매한 낚싯대라며 얼버무렸다……. 밥을 다 차려놨으니 와서 먹으라고 했지만 마침 한 마리를 또 걸었기에 기념적인 동영상이라도 하나 남겨주려고 찍어 보다가 마무리가 된 것 같기에 화면을 내렸는데 그 순간에 엉덩방아를 찧는 웃픈 모습이 담긴 것을 몰랐다가 재생화면을 보고서야 알았기에 헛웃음이 새어 나왔는데 그런 순간만 심술궂게 잡는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가거 도에서 점심을 먹었으니 시장할 시간이었는데도 몇 마리 참돔구경에 밥 생각을 잊었었겠지만 차려놓았으니 먹겠다면서 자기의 본분을 까맣게 잊는 이런 동행자들은 정말 같이하는 것이 아닌데……. 쩝.... 물방향이 전혀 안 맞는 이상한 현상에 물때가 이상한건지, 만재도가 이상한건지, 흐름도 약하고 자꾸만 오른쪽으로만 감겨드는 통에 내 자리에서는 낚시가 어렵게 됐다. 왼쪽에 있는 서 씨 아저씨의 녹색 전지 찌가 자꾸만 밖으로 나와서 내가 있는 쪽으로 흘러왔는데 저 아저씨가 또 소 잡아먹은 귀신이 발작을 하여 말을 안 듣고 그 좋은 발밑자리를 마다하고 이곳저곳 더듬어 보는 모양인데 저렇게 채비를 제대로 붙들어 주지를 못하면 내일 아침, 고기바구니가 묵직하질 못할 텐데 어두워졌는데 또 위로 올라가서 잔소리를 하기도 귀찮고 이 자리에서는 아무리 악을 써도 소리가 모퉁이를 돌아가지를 못할 테고……. 답답하면 자기가 전화라도 할 테지.... -,,- 고기는 분명히 있기에 초행자도 간간히 낚아내고 있었지만 찌가 같은 방향으로 몰려서 붙어 버리기에 혼자서라도 편히 고기를 잡아보라고 내버려두고 작은 텐트를 꺼내들고 편한 자리를 찾아 위로 올라가서 등을 내려놓은 것이 자정 무렵이었고 맞춰놓은 세 시간 후의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이 떠졌지만 그대로 잠시 누워있다간 알람이 울리기에 뭉그적거리며 내려왔는데 초행자가 이상한 소리를 했다. “아니? 왜 그쪽에서 오세요? 조금 전에 왼쪽 저 자리에 있었던 것 같은데????” “낚시에 열중하고 있는데 혼자서 웃으시기에 재미있는 유튜브라도 보는 줄 알았고 기침소리도 나기에 낚시하는 자리에 있는 줄 알고 가보려다가 마침 입질이 있어서 말았는데요?????“ “내가 자정쯤에 위로 올라가서 텐트 속에서 한숨 자고 지금 내려오는 건데 무슨 소리야?” “그럼, 혹시? 도깨비가 그런 것 아니었을까? 참, 그 고기가 너를 살렸구먼?” “만약에 그 자리에 갔었으면 무슨 일이 생겼을지 어찌 알아?” “만재 도에 오자마자 첫 날 부터 이상한 소리를 하면 어쩌누?” “나야 묵주며 성수 병도 가지고 다니긴 하지만……. -_-;; ” 영문을 몰라 하는 억수로 재수 좋은 초행자에게 라면이라도 끓여서 따뜻한 국물이라도 만들어 보라하곤 곧, 잊고 말았지만 여기에까지 도깨비가 나타날 리가 없겠는데......? 십오 년 전에 도깨비 사건이 처음 났을 때, 심각한 얼굴로 만재도의 도깨비 이야기 하던 아줌마도 본섬에만 도깨비가 나타나지 멀리 있는 부속 섬까지는 가지를 않는다고 분명히 말했었는데……. -_-? 색시와 함께 잊지 않고 성당을 다닌다는 심 실장이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께 구원을 받았다는 걸 알지 모르겠다……. ^^;;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오징어 떼가 몰려들었기에 섬 주위를 외지의 어선들이 둘러싸고 있었다는데 환한 불빛 때문에 멸치 떼들이 도망을 가서 농어구경이 어려울 거라는 아저씨의 말이 있었기에 일찍 끝난 한치 시즌의 아쉬움에라도 만재도 에서 거대 한치나 흰 오징어를 잡아 보려고 채비를 갖고 오긴 했지만 물 흐름이 마땅치가 않아 꺼내지를 않았었는데 그 많다던 오징어 배들도 가버렸는지 멀리에 불빛 몇 개만 보일 뿐이었다. 밤새, 또, 날이 밝았어도 물 흐름은 거의 정지 상태……. 만재도의 오랜 공식이 변한 이런 날이 있다니 별일이다……. 사랑이야 열두 번도 변할 수가 있다지만 어떻게 천년도 넘었을 물 흐름이 변할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데 애드벌룬만큼 키운 기대가 축구공 크기에서 멈췄기에 가성비 대비 최악의 만재 도라며 볼멘소리를 하는 심 실장이 듣지 못하게 속삭였다……. (지랄한다......-,,- 네 주제에 열댓 마리의 저런 참돔이나마 어디서 구경을 해보겠니? -,,- ) 하긴 소고기 값보다 비싼 지렁이는 처음 만져 봤을 게고 두어 개의 크릴 덩어리로 하루를 보내는 낚시를 다니다가 밑밥을 박스 채, 가져오기도 처음일 테니 상상의 쿨러는 200리터짜리를 들고 오지 않았을까? 또 한 번 만재도의 갯바위에서 맞는 일출이라니……. 서 씨 아저씨도 몇 마리 낚지를 못했다는데, 생각지도 못한 엇박자의 물 흐름 보다는 발밑의 물속도 모르고 채비의 운용도 제대로 하지 못하곤 결과만을 탓할지도 모르겠다. 저 자리와 비슷한 만재도 특유의 자리들이 여럿 있는데 그 자리에서 두어 번씩 낚시를 해보지 않고는 알 수가 없겠지만 몸 빠르고 뇌 부피가 큰 사람이라면 이곳저곳을 들쑤셔보며 여러 가지 방법을 총동원하여 몇 시간 만에 파악을 할 수도 있을 텐데 저곳과 아주 물속사정이 흡사할 ‘해우소’ 자리에서 나와 함께 낚시를 했던 기억을 떠올렸다면 쉽고 간단하게 고기를 낚을 수가 있었을 것이다. 십년을 넘도록 만재 도를 다니면서도 미끼 끼우는 것조차도 옆에서 넘겨다보지를 않았기에 매번 빈 바늘만 붙들고 있었던 것 같았고 미끼의 선행을 목이 쉬도록 설명해도 이해가 늦었었는데 몇 년 전에 해우소에서 함께 낚시를 했던 날도 자리 탓만 하고 제대로 고기를 잡지를 못하고 있었다. 내 자리에만 고기가 붙는다기에 자리를 바꿔주었는데 자리를 바꾸자마자 기다리고 있었을 돌돔이 나에게만 걸려 나왔기에 다시 한 번 미끼 끼우는 법을 보여주며 채비의 운용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했다……. “보소……. 이 아저씨야……. 그렇게 물러 빠진 크릴을 한두 마리 끼우면 5호, 원목 줄에 큰바늘의 둔탁한 채비로 던지다가 미끼가 홀라당 떨어지기가 일수인데 형태가 뭉그러지더라도 여러 마리를 꼭, 꼭, 눌러 끼우면 오래도 가고 덜 떨어진다구욧~!!! 바늘에 뭔가 건더기가 붙어 있어야 물지 맨 바늘을 물어줄 고기가 어디 있겠소???????? 그리고, 나비가 새에게 안 잡아먹히는 것이 올랐다 떨어지는 듯 한 비행 방법에 있는데 지금 아저씨의 찌를 보니 채비와 미끼 끼운 바늘이 들썩이는 물살을 타고 정신 나간 여자 널뛰듯이 물속에서 요동을 치고 있을 텐데 밑에 무거운 봉돌을 달아 주던지 지긋하게라도 붙들어 주어 안정되게 해주어야 고기가 물 수가 있지 무한정 빠른 물살에 태워 정신없이 보내버리면 또 어쩌잔 말이욧? 자리를 탓할 일이 아니라구욧~!!!!! 오늘 밤에는 둘이 찢어집시다. 다른 곳에 내려서 지난날들을 회상(回想) 해가면서 반성도 좀 해보시라요~!!!!!!! 노 선장에게 오늘 오후부터는 둘을 따로 내려달라고 부탁을 하여 멀리 건너다보면서 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에 만나보니 고기를 좀 잡았는지, 미소가 오른 입과 얼굴색도 해맑아졌다...... “당신 말이 맞아, 미끼를 그렇게 끼우니까 오래 달려 있고 고기가 진짜 잘 무네~!!!!” 그때를 잊었을까? 어제의 자리는 소고기 값의 비싼 지렁이 미끼보다는 크릴미끼가 더 잘 듣는 곳이었는데……. 낚은 고기가 마릿수가 적었으니 손질이 빨리 끝났고 아줌마가 일을 가면서 차려놓은 아침밥을 빨리도 먹어 치우고는 짧지만 단잠에 빨리 빠지기로 했는데 젊은 선장이 오늘은 여객선의 뒷바라지가 끝나는 두시면 바로 낚시를 가자고 했기 때문이었다. 오늘 철수하겠다는 서 씨 아저씨에게는 서울에서 볼 테니 곤히 자고 있으면 깨우지 말고 조용히 먼저 올라가시라고 했기에 아저씨가 가는 줄도 몰랐고 점심밥은 안 먹겠다고 했기에 잠간 올라왔던 아줌마가 저녁도시락을 싸놓고 다시 내려간 모양이었다.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낚시의 덫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사진이 담긴 조행기 > 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극과 극을 오간 주의보 해제 직후의 갈치낚시 (0) 2019.12.22 3. 이 여름이 가기전에 다녀온 만재도 (0) 2019.09.15 1. 이 여름이 가기 전에 다녀온 만재도 (차가운 유혹에 걸려든 초행자와의 아름다운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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