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담긴 조행기/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1. 이 여름이 가기 전에 다녀온 만재도 (차가운 유혹에 걸려든 초행자와의 아름다운 동행…….) by 찌매듭 2019. 9. 14. 해마다 다짐해 보는 것이, 복중(伏中) 낚시를 피하는 것이었다. 금년에는 꼭, 복중을 피해서 이 여름이 가기 전에 만재 도를 다녀오긴했지만 복중을 피한 낚시보다는 복중 낚시를 강행하는 편이 나았었을 것이란 후회가 날씨 탓이지 싶었는데 어설픈 날씨가 복중 더위보다 못한 셈이었다. 금년에도 시작된 미역공동작업이 불규칙한 날씨로 일정을 종잡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니 매년 덥기 전에 일찍 만재 도를 다녀와야겠다고 생각을 하지만 이것, 걸리고 저것, 걸리고 무엇이든 걸리는 것이 있다보니 마음먹은 대로 되지를 않는다……. 금년에도 일찌감치 유월말경에서 칠월초순사이에 만재 도를 다녀와야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었었다. 늦게 사 만재도의 매력에 푹, 빠진 경상도의 낚시 팀이 유월달 부터 발 빠르게 달려갔다가는 두어 번, 공탕을 치고는 칠월이 되서야 제대로 손맛을 보았다는 소식을 바람결에 들었는데 만재도의 민박집 아저씨는 시침을 뚝, 떼고 있었다. 하긴, 새벽 일찍 일어나 바다로 나아가서, 어제 내리워둔 그물을 거둬 올려서 손 갈고리를 들고 그물코를 헤집어 가면서 걸린 고기를 따내고는 바로 그물손질을 해두어야 오후에 다시 그물을 물속에 내려놓을 것이다. 해가 머리위에 올라와서야 허기진 배를 채우려고 잠간 집에 올라와서 늦은 아침 겸 점심밥을 한술 뜨곤, 형님인 노 선장과 배를 타고 나가서 다시 그물을 놓고 이것저것 둘러보고는 어두워져서야 집에 올라오면 오후 여덟시가 넘었다. 대부분의 날들도 바쁘지만, 조금물때에는 특히 더 바쁘기에 오늘이 몇 물인지를 확인하곤, 몇 시쯤에 전화를 해야 통화가 가능할지 맞추어서 연락을 해보긴 하지만 조금이라도 늦으면 잠든 목소리이기에 여간 조심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섬 생활에 얼마나 무료하겠는가고 뭍의 친구며 미역이나 홍합이라도 사간 손님들이 보내준 잔뜩 밀려 있는 카톡도 보지를 못하고 쓰러져 자기도 바쁜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대부분이 다시 전달하는 것이겠지만 뭍에 있는 나보다도 카톡으로 받는 정보의 양이 훨씬 많다보니 별 신기한 꺼리를 자주 보내기도 한다. 또 별난 것은 남자 카톡꾼 보다는 해산물을 전화로 주문했던 얼굴 한 번 본적이 없는 아줌마 손님들이 아저씨를 카톡 친구로 저장해 놓고는 눈 호강을 시켜준다며 수위가 높은 야한 자료를 많이 보낸다는데 처음에는 얼굴을 붉히기도 했지만 몸의 일부분이 말을 잘 안 듣는 경지에 오른 지금에야 간디보다 더 해탈한 상태다 보니 곧 무덤덤해졌다고 한다. 간디가 그랬다던가? 벌거벗은 예쁜 여자와 하룻밤을 같이 보내면서 참을 수 있나 훈련을 해보니 쉽지가 않더라고……. 그래서? 어쨌다는 걸까? 자랑질?????? 유혹이란 견디는 것이 아니라 피하는 것이 상책이긴 하다만……. 쩝……. 늦은 저녁밥을 한술 뜨면 그물일이 바쁜 조금 때에는 하루에 두 끼 식사를 하고 궂은 날씨라도 만나고 물이 거센 한가한 사리 물때에는 세끼를 다 찾아 먹는 이상한 팔자라고 궁시랑 댔는데 금년은 세계 어느 나라의 국가정책보다 더 현명하고 따스한 공동체생활의 진수인 공동미역작업의 진척이 부진했던 것이 냉수대의 유입으로 미역의 성장이 늦된 해이고 불규칙한 기상으로 작업 날자가 몇 번이나 미뤄지면서 좀처럼 끝날 기미가 안 보이니 좀, 늦게 다녀갔으면 하는 눈치인 것이 어촌계장과 도선 일을 맡고 있는 조카의 배를 이용하여 갯바위를 가려면 미역작업기간에는 여간 눈치가 보이는 것이 아니었다. 옆집 임 선장네 배를 타면 좋겠는데 금년부터는 숙식을 겸하는 손님만 자기 배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니 이래저래 서로 곤란하기에 여러 차례 말을 흐린 모양이다..... (그냥, 이 참에 민박집을 바꿔버려???? ) (아님, 가거 도나 태도로 가볼까?) ‘이곳에도 낚시를 할 만한 좋은 갯바위가 많다’던 다물 도의 인상 좋은 영감님 네는 어떨까? 8월 초순, 드디어 미역작업이 끝났다는 연락이 왔고 날고르기에 들어갔지만 태풍이 하나, 생겨나서 앞을 가로막기에 물때를 놓쳤고 두 번째의 태풍도 지나가고 세 번째의 태풍까지 거들더니 초복, 중복, 말복까지 삼복(三伏)을 넘기고 말았다. 노 선장의 아들은 그물 작업이 없는 물이 거센 물때지만 날씨가 좋기에 어느 골창 하나를 차지하고 낚시를 한다면서 쿨러 한통을 초저녁에 채워놓고 침낭 깔고 한숨 잔다면서 연일 조황이 좋다며 바람을 잡기에 휴가일정이 정해졌던 서 씨 아저씨가 먼저 다녀오마고 카톡으로 출사표를 전해 오기도 했지만 날씨만 보고 만재 도를 찾아왔던 낚시꾼들이 물 흐름이 거셈에 옆 골창에서 신음소리를 내면서 전전긍긍하는 것을 보고는 역시 빠른 물때에는 어렵겠다며 어느 정도 날씨가 좋으면 조금물때에 맞추어 오시는 것이 역시 정답이라며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기에 서 씨 아저씨도 따라서 포기를 하고 만 모양이었는데 몇 번째의 태풍인가가 지나가자 서 씨 아저씨가 다시 일정을 잡은 모양이었다. 진도 쪽의 서망 항에서 낚시전용선이 다닌다지만 들어가는 날은 맞출 수가 있지만 나오는 날은 맞춰줄 수가 없다더라며 머뭇거리기에 여객선을 이용하라고 권했고 무거운 밑밥을 내가 사용할 분량과 함께 목포의 낚시점을 통하여 미리 넣어두면 편할 텐데 어떻겠냐고 알려 주면서 여객선을 이용하는 방법과 편하게 짐들을 옮기는 방법도 일러 주었다. 서 씨 아저씨도 만재 도를 다닌 지가 햇수로 십오 년이 넘었고 횟수로도 오십 번이 넘었으니 만재도의 갯바위에서 보낸 날이 이백일이 넘을게다만, 정신은 따로 어디에 두고 몸만 따라 다녔다보니 어디에서 무엇을 준비하고, 어디에서 배를 타야하는지도 모르는 편한 낚시를 다녔었기에 어쩌면 혼자서 여객선을 이용해서 만재 도를 가는 이번이 초행길에 가까울지도 모를 일이었다. 해마다 겪는 여름과 겨울의 더위와 추위가 가장 덥고 춥게 느껴지는데 지난 것은 곧, 잊고 마는 지금만을 중요시 하는 사람들의 기억 탓일 게지만, 새로운 한해를 맞으면서는 시간의 흐름이 더욱 아깝게 느껴졌다. 금년에는 더 자주, 더 일찍, 어디로든지 바다구경을 나서야겠다고 다짐을 했었기에 1월초부터 기상관측에 열을 올렸지만 번번이 좋은 날씨를 얻을 수 없었다가 하순경에야 좋은 날씨가 있어 강원도의 공현진항으로 가자미낚시라도 가보려고 집근처에 있는 낚시점에 들러보니 연일 취소된 일정들 끝에 날이 잡혔다던가, 빈자리가 없단다……. 낚시점을 휘어잡고 있다는 후배와의 통화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니 잠시 기다려 보라고선 다시 연락이 와서는 바로 자리를 마련해놨으니 새벽 두시까지 낚시점으로 오라고 했다……. 호랑이 없는 숲에는 여우가 왕이라던데 후배는 낚시점의 대표이사를 넘어 큰 주주로 되어 있는가보다……. 자가운전보다 편한 우등버스로 오랜만에 동해바다 구경을 하게 되었다. 바닷가 근처의 도로를 달리면서 어쩌면 낮게 생각되는 도로보다 높은 수평선의 착시현상과 동해바다의 물색은 푸름을 넘어 검게 보이는데 남쪽에서 보아왔던 포근한 쪽빛과는 대조적이다 보니 왈칵~! 무서운 생각도 든다. 아무리 좋은 날을 만나서 잔잔하다 해도 배의 흔들림이 심한 곳이기에 뱃속 울렁거림의 속 단속에 신경을 쓰고 나서 보았는데 정말이지, 만나기 힘든 평온한 날이었다. 저만치에 보이는 통발을 이용한 도루묵 거저잡기의 장소는 시즌이 지났기에 조용 했는데 이제는 그것도 규제를 하여 쉽게 갈일이 아닌 모양이다……. 낭창한 인터라인 낚싯대를 뽑아 들었지만 무감각한 느낌에 고기 구경이 어려웠다……. 간혹 줄을 태우는 이도 있었지만 그저 그런 조황이 이어지면서 작은 대구들이 물려나와 쿨러 채우기가 쉬울듯했으나 이른 시간에 몇 마리가 물리고는 잠잠해졌고, 옮기는 포인트에서 마다 몇 마리씩 가자미가 걸려 나왔지만, 오래전에 편대채비의 손 낚시후로는 전동 릴을 사용한 열기카드채비로 낚는 가자미낚시는 생소한 터라 좀처럼 쿨러가 채워지질 않았다. 작지만 두 뼘 길이의 대구는 애구라고 한다던가? 지리라도 끓이면 시원하겠기에 몇 마리 챙겼지만 집에 와서 끓여보니 거의 맹탕인 맛에 숟가락을 놨는데 역시 대구는 커야 하나보다……. 여러 번이나 가자미 낚시를 다녔던 후배는 자기는 쿨러를 반 이상 채웠다며 내 쿨러를 들여다보고는 코를 벌름 거리면서 “‘형님도 못 잡는 고기가 있어야하는 것 아뉴?” 혀를 낼름이곤 몰래 가져온 이상한 물병을 연실 들이키다가 잠시 쉬겠다며 선실 안으로 들어갔고 지켜보던 선장이 아들에게 잠시 키를 맡기곤 다가와서 채비나 손 움직임을 보니 낚시는 익숙하신가본데 습성을 몰라 그렇다며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몇 마디 일러주었는데 그 후로 가자미 입질이 폭발했다……. 욕심껏 매단, 바늘 열개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보니 대여섯 개로 인터라인대에 맞게 줄여서 쿨러를 채워나갔기에 한숨 늘어지게 자고 나온 후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느 정도 손님들의 쿨러가 채워졌기에 평소보다 이르게 철수를 하겠다는 안내와 함께 벌건 대낮에 항으로 돌아왔고 선사마다 고기 손질을 해주는 아줌마들이 있기에 맡겨놓고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각자의 소쿠리에 손질해 담아 놨으니 편한 낚시긴 하다……. 이제는 낚시도 꾀가 나는지 영등철의 감생이를 찾아 가거 도나 추자도를 가보겠다는 생각은 생각도 나지를 않으니 춥지도 않고 편한 낚시에만 점점 길들어가다간 여름철의 고된 야영낚시도 잊어지지 않을까?! 시간낚시라도 해볼 수 있었을 금년의 낚시 쇼는 부산에서 하기로 했다니 그쪽 사람들이 타고 온다는 빠르다는 기차를 이용해서 돼지국밥까지 먹고 오려고 했으나 급작스런 일이 생겨서 날을 놓쳤고, 어한기의 지루함에 몸부림을 치면서 이른 갈치낚시라도 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손꼽다가 남쪽에서 거북이 등짝만한 갑오징어가 낚인다는 소식을 듣고 고속버스 차비보다 저렴할 근두운(觔斗雲)을 타고 달려가 봤다. 마릿수야 서해중부권의 한창 시즌 때 보다 적지만, 크기가 남다르다 보니 열 마리만 낚아도 망태가 무거웠기에 하루를 더 해보기로 하고 애기의 선택도가 남다르기에 동문시장근처의 큰 낚시점을 찾아가서 내일 사용할 애기를 찾았으나 작년부터 시작된 새로운 낚시장르라며 갖춘 것이 별로 없다기에 엉뚱한 소품만 집어 들고 돌아와 다음날 선장에게 네츄럴한 애기 두어 개를 빌려서 하루를 더 때웠다. 큼지막한 갑오징어 두 마리면 세 식구가 회와 데침을 즐길 수 있었지만 모성(母性)이 발동한 마나님이 아들내외에게도 철 이른 갑오징어 맛을 보여주고 싶어 하기에 한 번 더 칼을 휘둘러야 했다. 세 번째의 찾아감에서는 준비해간 호화로운 색상이 먹혀들었는지 제법 갑오징어 구경을 했는데 옆의 꾼들이 이상한 소리를 했다……. “안시성~!!!” “춘양이~에 한 마리~!” “양만춘~에 두 마리~!” (저 사람들이 풍운의 안시성이란 영화스텝들일까? -_-? ) 본격적인 가을 시즌을 대비하여 신상품 애기를 만들어서 테스트를 해보러 왔다는데 어제에 이어 이틀을 같이 낚시를 하던 옆의 꾼과 이야기가 되는가보다……. 겨우내 수작업으로 만든 애기들이 내놓으면 순식간에 완판이 돼 버리면 추가구입이 어렵기에 요즘은 마음에 드는 색상과 잘 먹히는 애기를 보면 몇 개씩이 아닌 수백 개씩을 한꺼번에 구입하여 나누어 주거나 되팔기도 한다는데 서 씨 아저씨처럼 건축의 창호계통 일을 한다는 젊은 꾼은 낚시를 다니는 횟수가 많다고 자랑을 하던데 도대체 일은 언제 하는지 알 수 가 없다. 아침에 식당에서 만나니 어제 한 배를 탔던 사람이라며 아는 척을 하면서 무슨 일을 하시냐고 묻고는 같은 건축계통에 있다면서 자기는 창호전문이라면서 명함을 건네주면서 인연이 될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네가 나라면 인연을 맺고 싶겠니? 네 번째에는 오천과 무창포 권에서는 제법 두족류 낚시를 하기에 호기심이 생긴 장로(長老) 친구가 평일을 골라서 따라나섰다가 기도가 부족했는지 달랑, 한 마리를 잡고는 너무 텃새가 심하다며 혀를 내두르곤 집에 돌아와서 수십 개의 애기를 구입했다는 사진을 보내오며 복수의 날을 잡으려고 했으나 급작스럽게 수온이 변하면서 봄 갈치시즌이 시작되었다며 배편이 없어졌기에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되었다……. 이른 갈치낚시를 두 번이나 다녀왔지만 씨알 큰 갈치 몇 마리뿐으로 이른 감이 있기에 수온이 더 오르기를 기다리면서 지름신 놀이에 빠져서 눈에 뜨이는 데로 이것저것 짚어 내다보니 택배상자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왔다. 작지 않은 크기의 주말농장도 꾀가 나서 쥐눈이 콩으로 도배를 하고, 꽈리고추 몇 포기, 호박 열 포기, 가지…….등 최소한의 품종과 꼭 먹을 만큼만으로 줄여 버렸고 열심히 체력단련을 한다고 다니는 올림픽 공원으로의 2만보 운동을 간 어느 날에는 아카시아 꽃이 활짝 핀 것을 보곤 쏘가리 낚시를 다녀 올 때가 됐기에 장비를 뒤적여 꾸려 두었다가 포근한 날을 골라 강원도 길을 달려가서 산나물과 쏘가리 구경을 하니 5월이 지나갔다. 6월의 첫날부터 바다구경을 가서 갈치낚시를 해보았지만 굵은 갈치 몇 마리로 반 쿨러를 채워보곤 옆에 빈자리가 있어 한치 낚시채비도 한 틀, 내려 보았지만 달랑, 한 마리를 구경하고 말았다. 생선보다는 두족류를 반기는 식구들의 호응이 크기에 금년에는 한치를 욕심껏 잡아보기로 했는데 이천 마리쯤 잡아보면 어떨까? ^^;; 해마다 남들보다 이르다싶게 한치 낚시를 하기에 아는 사람들마다 물어오곤 하는데 갈치낚시에만 열중 할뿐, 한치 채비도 준비를 안 해 오면서도 관심들은 많은가 보다. 한치가 잡히려면 아직 멀었다며 배의 사무장이 코웃음을 치고 지나갔다가 서른 마리, 넘게 잡아 놓은 것을 보고는 다음날에는 먼저 한치 낚시채비를 벌려 놓은 것을 보았고 지난해에는 탐라바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심 회장이 내가 잡은 한치를 보고는 다음날부터 한치 낚시에 열중을 했다면서 어느 날은 3~4백 마리씩도 낚아 올렸다기에 점잖은 분도 낚시 뻥은 세다고 생각했는데 애기를 스무 개나 묶은 채비를 벌려 놓은 것을 보니 아주, 거짓은 아니었던가보다. 여러 해 동안 한치 낚시를 해오면서 지난해부터 불어 닥친 한치 낚시의 열풍에 탐라에까지 전문낚시배가 생길 정도였기에 물 건너온 왜국의 애기가 특수를 맞기도 했으나 탐라에서는 현지 어부들이 선호하는 어느 영감님이 수작업으로 만들었다는 애기가 인기였다. 제주의 어느 골목속의 찾기 어려운 집에서는 노트르담의 콰지모도를 연상케 하는 콰지모도 옹(翁)이 수작업으로 애기를 만들고 있었는데 여러 해를 보았는데도 매번 심드렁한 표정으로 턱만 움직였고 애기 몇 개? 기둥 줄은? 간단한 말만 했다. 현지 어부들이 좋다니, 좋겠거니 하고 사용하고 있었지만 옆에서 한치 낚시를 하던 일행 하나가 사람들이 환장을 하는 왜국산 애기와 아라비안나이트를 밤새워 뒤져서는 더 그럴듯하게 복사한 대륙제품도 가져왔지만 현저하게 마릿수가 떨어지자 한두 개씩... 빌려 써보다간, 토종이 왜산을 이겼다고 탄식을 하기도 했는데 꼭, 콰지모도 옹(翁) 이 만든 애기가 잘 듣는 다기 보다는 어떤 제품이던 간에 물속에서의 흐름에 따른 반응으로 떨림이나, 파장에 영향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물속 깊이에 따라 빛이 투과되는 정도가 다를 게고 두족류가 색상을 감지 할 수 있는 한계도 있을 테니 검게만 보일 텐데 사람들은 너무나 지나친 상상을 하는가보다. (옥수수~! 땡땡이~! 고추장~!..... 헹~!!!! 그러다 된장 찾고 말지..... -,,- ) 성산포쪽에서 갈치낚시를 하는 어느 배의 선장은 백 미터 깊이에 있는 갈치들이 무슨 음영을 알아서 배 밑의 그림자속으로 들어와 숨겠느냐며 헛소리라고 일축을 했던데 그 선장이 오래전에 만재 도를 최초로 다녔던 ‘조성스타’의 선장이었다고 하니 그의 말이 더 신빙성이 있을 것이다. 팽목 항에서 ‘조성스타’호를 타고 만재 도를 처음 갔던 구십 년대의 어느 날은 해무기 짙어 첨단장비도 소용이 없었기에 나침반을 펼친 지도위에 직접 대보면서 어렵게 찾아갔는데 뒤의 선실에 있었기에 그런 상황을 알지를 못했고 동서울 낚시의 찬숙이 총무와 만재도의 개척자였던 이종철 옹(翁)이 알아서 했을 테니 그들 손바닥 손금에 땀이 흘렀다는 것을 알리가 없었다. 만재도 근처에서 해무가 걷히기를 한참이나 기다리다가 해가 높이 올라서면서 순식간에 주위가 훤해졌고 기다리고 있던 택택이 목선 몇 척이 다가왔기에 몇 명씩 나누어 타고 처음 내려 본 곳이 검은 여라고 부르는 흑도였었다. 당일치기 낚시였기에 급히 채비를 하고 첫 번째 지렁이 미끼를 끼워서 바가지를 쓰고 산 것 같은 아부가르샤 릴을 장착한 돌돔 원투 대를 던진 것이 열시가 넘어서였고 무김치라기 보다는 생무를 썰어서 고춧가루를 뿌려서 절인 날무김치에 열기 한 토막, 단무지로 구성된 3찬의 도시락을 받아들고 멀뚱하니 쳐다보다가 시장이 반찬이라고 절반 넘어 먹어치우곤 바로 또, 낚시에 열중했지만 돌돔은 구경도 못하고 쏨뱅이와 우럭 몇 마리가 고작이었고 오후 1시가 되자 철수를 해야 한다고 타고 온 배의 신호음이 시끄러웠는데 고작, 서너 시간의 낚시를 하려고 먼 길을 달려온 셈이었는데 벌써 25년이 훨씬 지나버렸다……. 한동안 갈치낚시와 한치 낚시에 열중하던 중에 미역작업이 끝났기에 첫 그물작업을 했다며 만재도의 아저씨가 보내온 열기와 홍합이 담긴 상자를 보자 만재도 생각이 났다. 이제는 만재 도를 찾지 않는 선임자들처럼 나도 언젠가는 만재 도를 찾지 않을 날이 올 텐데 과연 얼마나 더 만재 도를 가볼 수가 있을까? 원도 권으로의 낚시라는 것은 준비할 것도 많고 힘든 낚시이기에 편하고 쉬운 선상낚시와는 다른 것이 많다, 체력, 시간, 비용이며 우환도 없어야 하고 식구들의 이해도 필요하다. 주변에서도 만재 도를 언제 한번 따라가 보고 싶다는 사람들이 몇 있었기에 그러면 당장, 금년에 가봐야지 내일을 모르는 세상인데 내년을 어찌 기약할 수 있겠는가고 하니 설계사무소의 심 실장(室長)이 먼저 달려들었다. 심 실장은 2004년경 송파구청 앞의 건축물 공사를 맡게 되면서 설계와 감리를 하는 쪽의 책임자로 처음에는 데면데면한 사이였다. 공사를 시작한다는 착공 계를 제출한다는 연락을 하니 성실 시공을 부탁한다면서 틈틈이 나와서 철저하게 감리를 하겠다는 겁도 안 나는 소리를 하고 갔고 지하실 공사가 끝나고 2층 공사가 진행되는 어느 날 나와 보고는 깜짝 놀라면서 지하실 뚜껑이나 덮었겠거니 했는데 언제 2층까지 올라갔느냐며 부실공사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당황스러워 하더니 천천히 공사를 진행하라고 엄포를 놓았는데 여태껏, 시시껍질한 시공사만 상대를 했었기에 인력과 자원이 원활하게 운영되는 성실한 시공사를 의심하는 것 같았고 틈만 나면 들러서 잔소리를 해대기 시작했다. 설계도면대로 성실시공을 했으니 흠 잡힐 것이 없는데 공정이 빠른 것을 들먹이는 이상한 감리 자였다.... ‘저 자식을 어찌해야하나 -_-?’ 언뜻, 낚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은 것 같기에 이야기를 흘려보니 관심은 많은데 직장에 매인 몸이라 자주 가지는 못한다며 잡은 고기를 주면 맛있게 먹을 수는 있다고 했던가? 일이 바쁜 때에는 원도 권을 갈 수가 없기에 오래전에 가까운 무창포구를 이용하여 외연도 권을 개척해 놓고 혼자서만 찾아가 오붓하게 즐기던 때였는데 지금 한참 유행하는 서해중부권의 참돔낚시가 공개되지도 않았을 때로 어자원이 넘쳐 났을 때니 하루치기 낚시로 바퀴달린 쿨러에 농어를 채우기는 아주 쉬웠었다. 잠시 시간을 내어 달려간 외연도의 초망 여에서 농어와 참돔으로 쿨러를 채워오니 마침 심 실장이 현장에 감리를 나온 날이었기에 막 낚시를 다녀왔기에 트렁크안의 쿨러에 낚아온 고기가 있는데 필요하냐고 하니, ‘주시면 감사히 먹겠다’고 꼬리를 흔들었다....... -,,- 큰 쿨러에 가득 담긴 고기를 보고는 경악을 하더니 몇 마리나 가져가면 되겠냐고 목소리를 떨기에 쿨러째 가져가서 고기를 모두 꺼내곤 깨끗이 닦아만 오라고 했더니 어느 틈에 사라졌고 그 다음부터는 넋 나간 부처님 같은 웃음을 보이면서 공사 진행에 대해서 말이 없어졌다……. (저러면 안 되는데……. 쩝……. -,,- ) 강남의 고속버스터미널을 설계했다는 실력 있는 건축사사무소였기에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가 보기도 하고 여러 차례 식사도 하면서 소장님과도 친해졌고 거문도며 추자도의 갯바위에 올라보게 되었었지만 전주에 떨어져 있는 아내와는 주말부부라는 애틋한 사정을 알고는 전주에서 다니기 편한 통영의 생활낚시를 가르쳐 주었더니 십년이 넘도록 뻔질나게 다니면서 통영의 낚시패턴을 마스터 했다며 그쪽에 대하여는 박사가 됐다기에 통영으로 낚시를 같이 가보니 물속을 들여다보는 경지에 이른 것 같았다. 얼마전에도 통영으로 전갱이 낚시를 다녀왔는지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어 은근자랑을 하는 것같기에 한치뭉치 사진으로 응수했더니 바로 꼬리를 내리며 교환을 원했지만 절대 그럴생각이 없다고 하니 실망과 절망과 원망의 통속으로 떨어져 버렸다. ^^;; 심 실장이 격포권으로도 자주 다니면서 감성돔 낚시도 마스터했다지만 감질 나는 조황에 목말라하고 있으니 만재 도를 한 번 가본다면 어떻게 사람이 변할지 몹시 궁금할 수밖에……. 언젠가는 만재 도를 가보겠다며 조행 기를 꼼꼼히 봐 두었다는데 이런 일, 저런 일이 걸린다며 해를 넘기기를 거듭하다가 금년에는 수능생이 있기에 어렵고 내년쯤이면 만재 도를 따라가 볼 수 있겠다기에 당신이 지켜보고 있다고 수능생이 시험을 더 잘 치루는 것도 아니겠고 금년은 아직 거뜬하지만 내년부터는 내가 갯바위낚시를 계속 다닐지 코끼리 무덤 같은 갈치선상낚시만 다닐지 알 수가 없다고 하니 결심을 했는지 여름휴가도 아내와 아이들만 따로 가라고 선언을 했다며, 날을 잡는 데로 따라 나서겠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갈치선상낚시를 가보면 나이 지긋한 선임자들이 많았는데 이야기 하는 것을 들어보면 왕년에 가거 도며 추자도, 거문도를 수도 없이 다닌 귀신들 천지였다. 어떤 사람 이야기를 들어 보면 몇 번쯤 가본 것 같지만, 흑산도에서 하루를 묵어야만 그 다음날 가거 도를 갈 수 있던 시절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상당히 오래된 선임자 같았는데 머리는 백발이요, 손등에는 검버섯이 돋은 손으로 능숙하게 갈치를 낚아 올리면서 낚시의 끝판은 갈치낚시라고 하는 소리를 했는데 어쩌면 이런 낚시의 장르가 코끼리 무덤이 아닐까 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통영이나 여수 권으로 갈치낚시를 가자면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서 버스를 타고 몇 시간이요……. 배를 타고 또 세 시간 정도를 나가는 지루함에 몸서리를 치다가 새벽에 씨알급 고기가 붙기라도 하면 늘어질 데로 늘어진 몸속에 남은 기력을 쥐어짜서는 마지막 탄력을 붙여서 휑했던 쿨러의 공간을 채워 보려고 하면 철수를 하겠으니 준비하라는 말과 함께 시동부터 걸어대니 이만저만 불만이 아니었는데 저가항공사가 생기면서 부터는 탐라 권에도 갈치낚시배가 여러 척 생겨났다. 한참 추자도를 다닐 때에는 제주를 거쳐서 다녔는데 독점 항공사의 폭리였는지 편도만도 15만 원대였는데 지금은 왕복요금이 5만 원짜리가 있으니 거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늦잠을 자고, 늦은 아침밥을 먹고는 정오쯤에 집을 나서도, 다음날 그 시간대에 돌아 올수 있는 24시간대의 감쪽같은 낚시라니……. 금년에도 갈치낚시 몇 번을 가고는 곧, 한치 낚시도 몇 번 갔지만 평년보다 일찍 한치 낚시 시즌이 끝났는데 계란 프라이 두개 더 얻어먹었다는 자랑 때문에 어떤 미친 천둥벌거숭이 같은 빨간 잠자리의 날갯짓에 잠시 갈치 낚시가 시들해진 순간, 미역작업이 끝났다는 연락이 왔기에 만재 도를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이은 몇 개의 태풍으로 폭염이 꺾였다지만 더위는 쉽게 물러가지 않을 기세였지만 그래도 가을은 저만치에 왔다. 입추가 벌써 지나갔고 그늘에 들어가면 시원하고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處暑)도 지나갔다……. 말복 지나 열흘이면 찬바람이 난다고 했는데 어쩜, 옛말이 이렇게 딱 들어맞을까?! 세상에나 마상에나 말복을 지나서 만재 도를 가는 일이 생기다니? 기왕이면 주말을 끼어서 일정을 잡아 달라는 심 실장의 부탁에 물때, 기상을 알아보곤 팔월 하순경에 4박5일으로 일정을 잡고는 먼저 들어간 서 씨 아저씨와 통화를 해보니 일기 예보 상으로는 이상이 없다지만 현지에서는 갑작이 불어 닥친 돌풍과 너울로 낚시를 할 수가 없어서 어느 틈 사이에 숨어서 꿩 흉내를 내면서 밤을 보내고 있는 중이라 했고 다음 날에는 폭우가 쏟아져서 옻닭을 삶아서 아저씨와 낮부터 이슬을 희롱하는 중이라며 공허한 웃음을 전해 왔다. 짐 꾸리는 시간이 넉넉하긴 했지만 행여나 빠트린 것이 없는지 꾸린 짐을 다시 살펴보다가 낚은 고기를 냉동고에 보관하면 서로 달라붙어 떨어지지가 않기에 한두 마리씩 비닐봉지에 담아 냉동실에 넣기로 했는데 농어같이 길쭉한 고기는 어떻게 담아야할까? 시장으로 달려가서 대파를 담는 봉지를 한 묶음 사들고는 몇 장이냐고 물으니 삼십 장은 될거라기에 가져와서 세어보니 팔십 장도 넘었다.……. 농어를 팔십 마리를 잡으라고???? -_-;; 만재도 초행자가 아무리 잘 준비한다고 해도 빠트린 것이 있겠기에 여분의 모기약이며 전지며 케미며, 봉돌이며 온갖 것을 넉넉히 준비하다 보니 내 짐만 점점 더, 커졌다……. -_-;; 전주에서 출발하는 심 실장과는 목포의 낚시점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고 허파에 바람이 들어간 그가. 일찍 출발하여 사우나에서라도 만나자며 안달을 하는 것 같았지만 색시에게 붙들렸는지 새벽도착으로 말을 바꾸었는데 그도 이제는 떼어버려야 할 방울이 하나 더 있지 않을까? ^^;;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낚시의 덫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사진이 담긴 조행기 > 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3. 이 여름이 가기전에 다녀온 만재도 (0) 2019.09.15 2. 이 여름이 가기전에 다녀온 만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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