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담긴 조행기/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아듀~ 2018년 만재도 2. (몇 번의 양보가 후회스러웠던 둘쨋날은 시린여에서....) by 찌매듭 2018. 12. 26. 밤새 바다가 조용했기에 창문을 흔드는 바람돌이의 심술도 없었다. 새벽에 그물 일을 간다는 아저씨 때문에라도 차려놓은 새벽밥을 한 술 뜨고 나니 안 내려오는 가고 젊은 선장의 전화가 있었기에 서둘러 내려가 보니 조용한 배안에는 몇 명의 손님들이 먼저들 타고 있었다. 오늘은 어제 말 한데로 앞쪽으로 방향을 잡았으니 신 여 쪽에 내린다면 다른 사람들은 상상도 못할 방향에서 낚시를 해보겠구나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엉뚱한 사람이 먼저 내렸다……. 바람이 일어났는지 물결이 높은 것이 보였기에 차라리 바람의지가 될 끝 간 여 쪽의 떨어진 곳에 내리는 것이 낫겠기에 아무 소리를 안했는데 납작 간여에 또 한 사람이 내렸는데 물결이 잔잔한 것이 큰 재미를 볼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끝 간여 위쪽에는 부지런한 옆집의 임 선장 손님 두 명이 자리를 선점하고는 붉은 전지 찌를 환하게 밝혀놓고 있었다. 곧 날이 밝을 테니 차라리 전지 찌 없이 그냥 내려놓고 붙들고 있는 것이 나을 텐데.......쩝..... 고부력 찌가 없던 시절의 거문도에서는 날이 채 밝지 않은 시간에 갯바위에 내려서는 미끼를 끼운 채비를 내려놓고 붙들고만 있으면 물고 달리는 감성돔이 있기에 날이 밝기 전에 한두 마리를 낚을 수가 있었고 불도 밝히지도 않고 어둠속에서 뜰채를 휘저어서 떠낼 수도 있었는데 그때만 해도 민 장대는 꼭 필요한 필수품이었다. 추자도에서도 날이 밝기 전에 전지 찌가 없이 감성돔을 잡기도 했는데 한창 전성기 때였기에 자리차지가 치열하다보니 날이 밝기 세시간전에 갯바위에 내려서 떨고 있기가 다반사였다……. 불만스러우면 낚시를 오지 말 것이지, 정 군은 옆에서 욕 두 바가지를 퍼부으며 잔뜩 웅크리고 있기에 코펠에 커핏물을 올려놓으며 ‘낚시를 하면 되지 무슨 잔소리가 많은가‘ 핀잔을 주니 여름도 아닌 컴컴한 겨울에 무슨 밤낚시를 하겠느냐며 볼멘소리를 했다. 남극에 있는 크릴이라는 고래 밥을 훔쳐온 인간들이 끊임없이 뿌려대는 밑밥질은 잠자는 고기를 깨어나게 하여 낮 낚시를 하게 되었지만, 원래 감성돔이란 것이 야행성이 강한 고기였으니 한 마리를 잡아 보여주마고 채비를 먼저 하고는 목줄에 줄 보기용의 작은 케미라이트를 하나 매달고 크릴도 한 마리를 끼어서 멀리 던져 놓고 받침대에 걸어 놓고는 뒤로 물러 앉아 코펠의 물이 끓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추자의 물색이 그리 탁하지 않았을 때라 멀리서도 물속의 케미라이트가 희미하게 보이고 있었기에 쳐다보고 있었을 정 군이 물살을 따라 흐르던 케미라이트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고 소리를 쳤다. ‘그러면 내려가서 낚싯대를 세워야지 보고만 있누?’ 천천히 몸을 움직인 것이 딱히 여유를 보이려고 가 아니라 발을 헛짚고 미끄러져서 엉덩방아라도 찧을까 바였는데 정 군이 보기에는 몹시, 답답했던 모양이었다....... 미끼가 끼워진 바늘을 물고 천천히 움직이는 고기일 것 같은 저것이 우럭일까? 감성돔일까?! 한껏 늘어져 있던 원줄이 빠르게 감겨져왔고 곧, 무게감이 느껴졌는데 조심스레 뜰채에 담고 보니 훤칠한 크기의 감성돔이었다. 반쯤은 넋이 나갔던 정 군이 손을 빠르게 놀리면서 채비를 시작했는데 집 나온 감성돔이 그 한 마리뿐이었는지 그 후로는 입질이 없이 날이 밝고 말았다……. 끝 간여에 두 사람이 먼저 자리를 잡고 있었지만 아래쪽의 험한 자리는 비어 있었기에 내릴 준비를 하니 젊은 선장이 다른 사람을 내려 주겠다고 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고 큰소리를 내려는데 저 손님이 온지가 열흘이 됐는데 여태껏, 고기 한 마리를 못 잡았으니 발밑에 채비를 내려서 움켜쥐고라도 있으면 우럭이라도 몇 마리 잡을 테니 어쩌겠냐면서 고개를 돌렸기에 마음이 약해져서 양보를 하고 말았지만 고기가 물어주는 시간과 우럭 굴의 위치를 제대로 알고는 있을까?! 예전에 비좁은 자리지만 서 씨 아저씨를 데리고 내려서 포인트를 일러주고 있었는데 물방향이 맞는 시간이 되면 적당한 속도로 우측으로 찌가 흘러가면 연거푸 입질이 몇 번씩 들어오는 순간이 있기에 몇 마리를 낚아내면서 옆을 보니 서 씨 아저씨도 한 마리를 걸었다. 자기도 드디어 큼지막한 감성돔을 잡게 됐다고 웃는 순간, 성급한 챔질이었던지 바늘이 빠지고 말았는데 무리를 끌고 가버렸는지 입질이 뚝~!!!! 끊기고 말았다. 우럭이야 밑밥으로 꼬드겨 낼 수가 있었기에 그 후로는 시커먼 우럭으로 물량을 채우고 있었는데 뒤로 던져두었던 육자배기 감성돔이 몸부림을 치다가 틈 사이에 깊이 박혔기에 아무리 빼내려 해도 빠지지를 않았다. 작은 집개로 여러 번 찝어 댄 지느러미만 보기 흉하게 상하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되었다. 서 씨 아저씨에게 재주껏 빼내어 보라하곤, 빼내면 가져도 좋다고 했더니만 족히 한 시간도 넘게 씨름을 해서는 틈새에 박힌 고기를 빼내긴 했는데 비늘이 절반도 넘게 빠진 이상한 고기로 변해 버렸지만 생전 처음 보는 대물이다 보니 서울까지 살려가고픈 마음에 노 선장에게 어디 담아놓고 살려 둘 수가 없겠는가고 사정을 했지만 고기의 상태를 본 노 선장이 그냥 칼 한번 대어서 얼음 속에다 파묻어 놓는 것이 낫겠다며 통박을 줬다. 벌써 18년도 전의 일이었는데 그때만 해도 혈기가 왕성한 중년이었던 노 선장이 지금이라면 심폐소생술이라도 하던지, 열기를 한 가마쯤 살려서 담아 놓을 수 있는 살림망이라도 내주었겠지만 그때만 해도 육자배기 감성돔이 차고도 넘치던 시절이었으니 그 한 마리를 위해서는 택택이 목선의 물칸도 열어주지를 않았을 때였다. 여러 번 저 자리를 내려 보면서 물속을 또 여러 번 더듬어 보았기에 별나게 생겼을 물속을 상상 속에서나마 밑그림을 여러 번 그려 보았기에 한여름에는 돌돔과 농어를 한 겨울에는 감성돔이 지나가는 자리가 익숙해졌었기에 낚시하기가 쉬운 자리였지만 눕기는커녕, 단단한 쿨러나 하나 깔아놓고는 엉덩이를 걸치면 크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도 없는 꼼작도 못할 갑갑한 자리였으니 겨울의 한나절 낚시라면 몰라도 여름날에 짧은 밤이라도 꼬박 새우려면 갑갑증에 진절머리가 나고 보니 웬만해서는 가고 싶진 않긴 했지만 내일날씨를 알 수 없는 겨울철에 오늘은 기가 막힌 자리가 아니었을까?! 배에는 나만 남았으니 어디로 가야할까? 형제 섬의 골창 쪽을 가보기로 했는데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자리다 보니 큰 박을 켜던지, 쪽박을 차던지 한번은 두드려봐야 답답함이 가실 자리였기에 내려 보기로 했지만 물색이 너무 맑으니 아무래도 헛다리를 짚는 날 같았다. 다시 국도나 건너편의 갯바위로 가기에는 이미 날이 훤하게 밝았고 그물 일을 가려고 하는 젊은 선장이 제대로 움직여 줄 것 같지도 않았기에 그대로 여름날에 농어나 잡고 물서는 밤 시간에는 왕볼락과 우럭이나 타작하기에 좋을 골창을 끼고 낚시를 해보기로 했는데 감성돔 같은 입질과 당김과 힘을 쓰는 큰 노래미들에게 깜박 속아 넘어가며 오전시간이 지나갔다. 쉼 없이 덤벼드는 노래미 등쌀에 잠시 낚시를 쉬기로 하고 오후의 날씨가 어떨지 내일은 또 어떨지 스마트 폰에 담긴 여러 개의 앱을 뒤적거려 보았다. 이년 넘게 사용하던 스마트 폰을 딸내미의 꼬드김에 넘어가 새 것으로 바꾸었지만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는 것 같았다. 여객선 도선일이며 열기그물이며 일거리가 많기에 점심 도시락까지 미리 싸들고 내려오라는 부탁을 어제 했었기에 점심때 배달 올 배도 없으니 꼼짝 없이 이곳에서 하루를 보내야했기에 물속 깊이도 건드려 보고, 물 빠진 골목을 건너가 보고 옆도 기웃거리다가 뒤를 넘어 가보기도 했는데 넘어 오는 거센 바람에 깜짝 놀라서 되넘어 와서는 보온 도시락을 꺼내고 코펠도 꺼내어 라면도 끓여보고 커피도 끓여보고 무언가 더 끓일 것이 없을지 가스만 축내면서 지루한 시간을 보내다가 어제보다 삼십분이나 일찍 온 배가 반가웠고 그날, 가장 늦게 내린 사람이 낚시 시간도 그만큼 짧은데도 철수할 때는 가장 먼저 철수해야하는 이상한 방법이라니....... 거꾸로 거슬러 가면서 끝끝간여에 내린 사람을 먼저 태웠고 납작 간여와 신여에 내린 사람들을 차례대로 역순으로 태워내면서 오늘 내려 보려고 했던 자리에서 마다, 한 망태기씩 잡아들고 올라타기에 낚은 고기를 보면서 심사가 약간 틀어졌다...... 납작 간여에 내렸던 사람은 함지박으로 한가득 고기를 잡았고, 험한 자리에서는 전복망태에 묶어 담았고. 신여에 내린 낚시꾼은 세 마리를 낚았던데 저쪽너머에 있는 은밀하고 위대한 그 자리에서 낚시를 한 것 같지는 않았다........ 배터에서는 학공치를 낚으려는지 여러 명이 낚싯대를 들고 있었는데 뒤태를 보니 남정네들이 아닌 아줌마들이었다. 우리 집 아줌마도 그 틈에 끼어 있었는데 손바닥만 한 고등어를 잡고 있었던데 고등어 떼가 몇 년 만에 들어왔기에 반찬거리로 환영을 받는다고 했다. 만재도 에서는 고등어가 귀한 대접을 받는 고기가 됐기에 노 선장의 아들이 탐라로 갈치낚시를 따라간다면 고등어를 많이 잡고 싶다고 한 것이 그 까닭이었나 보다....... 물속 일을 하면서 홍합이며 전복을 채취하는 솜씨야 엄지척이지만, 낚싯대를 들고서 미끼를 끼워 작은 고등어를 낚아내는 품이 어설프기도 했지만 찌도 거꾸로 끼워놨고 꾸불텅하니 꼬부라진 낚싯줄하며 무딘 바늘이며 아무리 겁 없는 고등어새끼들이라지만 이건 아니다 싶어서 채비를 손봐가지고 몇 마리를 낚아보았는데 이거야 원, 갯바위에서의 공탕을 이렇게 채워서야 되겠어???!!! -_-;; 하루 일을 끝내고 그물 정리를 하던 노 선장을 만났기에 오늘은 가져온 좋은 정종이 한 병 있으니 우리돼지 한돈을 구워서 몇 잔 하시자고 하니 솔깃했는지 남은 정리를 끝내고 올라오겠다고 했기에 어제는 귀찮아서 얼굴에 물 칠만 했었으니 머리도 감고 면도까지 말끔히 하고 멋진 모습으로 탈바꿈을 했는데 내년에는 손녀가 초등학교를 입학한다던데 낚시를 하는 우리에겐 바다는 또 큰 학교가 아니겠는가……. 겨울로 들어섰는데 오늘도 왜 그리 바닷물이 맑았을까?! 어렸을 적에는 어서 어른이 되고 싶어 했는데 어른이 되니까 이제는 그 어릴 적이 그립다. 거울 속에 보이는 낯설어 보이는 나는 언제 어른이 됐을까? 술상을 펴고는 횟거리는 없었지만 정종 한 병이 부족하여 아저씨의 이슬 병까지 꺼내어선, 술자리가 길어 졌는데 예전에 만재도의 행정구역을 나누어 정할 때에 진도 권으로 편입이 되는 것이 나을지, 신안 군으로 들어가는 것이 나을지를 논하다가 목포가 가까운 신안 권으로 편입되기로 하였지만 흑산도를 거쳐서 태도며 가거 도를 돌아서 만재 도에 도착하려면 6시간이나 걸리는 배편이 불편하기 그지없었다. 차라리 진도 권으로 편입을 했더라면 지금 다니는 여객선이라면 1시간 반도 안 걸렸을 게고 진도의 서망항에서 차편을 이용해도 목포까지는 1시간정도가 걸릴 테니 지금의 절반의 시간 권에서 움직일 수 있었겠다 는 후회도 생겼다는데 이제라도 다니는 여객선의 운행을 나누어서 하루는 예전대로 다니더라도 하루는 만재 도를 먼저 들러 간다면 한결 편할 수가 있겠기에 관청에 문의도 해봤지만 묵묵부답이기에 권익위원회에 진정을 해볼까한다는데 누가 대표로 서울의 서대문까지 다녀야할지 고양이목에 방울달기가 빠를 것 같다. 한해가 다르게 술을 이기기가 힘들다고 노 선장이 먼저 자리를 떴고 눈에 잠이 잔뜩 담긴 아줌마대문에라도 아저씨와 둘이서 내 방으로 자리를 옮겨서 캔 맥주의 꼭지를 연거푸 따내면서 질깃한 오징어도 없으니 아침에 낚시자리를 차지 못한 분함을(?) 젊은 선장 탓이었노라고 씹어대면서 내가 그 어느 자리에 내렸더라면 어깨근육이 뭉치는 일이 생겼을 게라며 탄식을 하다가 오늘 같은 좋은 날씨를 내일도 만나기는 어려울 텐데 아까운 일이라며 거품을 물다가 잠이 들었던가보다....... 알코올기가 조금이라도 과하게 몸에 걸리면 일찍 잠이 깨기에 시계를 보니 새벽 세시가 막, 넘어 가고 있었지만 다시 잠이 들기가 어려울 테니 또 한바탕 낚시용품을 뒤집어 놓고 매만지다가 더 이상 만질 것도 없어서 다시 누워있었는데 신발을 끄는 소리가 났고 술기운이 남은 목소리로 아저씨가 여섯시가 되간다고 알려왔다……. 오늘은 제일먼저 뱃머리에 나가있어야겠다.......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낚시의 덫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사진이 담긴 조행기 > 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1. 이 여름이 가기 전에 다녀온 만재도 (차가운 유혹에 걸려든 초행자와의 아름다운 동행…….) (0) 2019.09.14 아듀~ 2018년 만재도 3.(만재도의 새로운 변화) (0) 2018.12.28 아듀~! 2018년 만재도1 (오랜만에 가본 진도길의 서망항에서) (0) 2018.12.26 3. 2018년 만재도의 가을 ( 7 미터의 기적 ) (0) 2018.10.30 2. 2018년 가을만재도 나들이 (왕멸치가 실종되는 아방궁에서의 이틀) (0) 2018.10.29 관련글 1. 이 여름이 가기 전에 다녀온 만재도 (차가운 유혹에 걸려든 초행자와의 아름다운 동행…….) 아듀~ 2018년 만재도 3.(만재도의 새로운 변화) 아듀~! 2018년 만재도1 (오랜만에 가본 진도길의 서망항에서) 3. 2018년 만재도의 가을 ( 7 미터의 기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