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담긴 조행기/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1. 2018년 가을 만재도 나들이(태풍이 몰고 간 늦더위) by 찌매듭 2018. 10. 29. 가을이라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는 만재도의 가을철이 왔으니 낚시 짐 가방을 꾸려보기 시작했고, 매년 시월 초에 있는 행사를 치루기 위하여 꽃 화분과 꽃봉투에 돈이라 불리는 종이를 얼마간 넣어서 ok~! 사인이 떨어지면 출발 할 수 있는 시간이 10월3일 오후가 되어야했다……. 혼자 사용하는 공간에 놓여있는 냉동고에는 여름철, 만재도 에서 잡아온 돌돔이며 농어가 아직 몇 마리씩 남아 있었지만 가을에 다녀옴을 위하여 홀쭉하니 만들어 놓은 상태였고, 집의 냉동고에는 몇 번 다녀온 갈치낚시의 수확물과 한 치까지 가득 채워져 있었기에 어느 정도 눈치를 보아야할 판이지만 마나님이 마름모꼴로 눈을 세워본다고 말릴 수도 없는 것이고, 꽃 화분과 꽃봉투에 취하다보니 편하게 먹기 좋고 나눠주기 좋은 크기의 반찬 고기 쪽으로 신경을 쓰라고 먼저 말을 꺼내왔으니 마음 놓고 남은 준비를 하게 되었지만 때 아닌 가을태풍이 올라온다는 소식에 기상예보를 짐작할 수 있는 곳을 여럿 모아놓고 종합적인 분석도 해보았는데 이렇게 날씨에 신경을 쓰는 취미는 낚시밖에 없겠지????? ^^;;;;;;;; 결국, 정면으로 다가 온, 가을태풍으로 시월의 첫 물때를 놓쳐버리면서 만재도의 아저씨와 통화를 해보니 평생에 이렇게 무서운 밤은 처음 겪었노라 며 어느 집은 지붕이 날아가고 유리창이 깨지는 피해를 보았지만 대부분의 집들이 큰 피해 없이 지나갔고 노 선장의 택택이 배도 이상이 없다고 했다. 바람은 거셌지만 큰 비는 없었기에 물색도 변함이 없다기에 다음날쯤이라도 만재 도를 가볼까 했더니 종선이며 도선까지 목포로 피항을 갔기에 간 김에 필요한 물건까지 사오려면 일요일이 지나야한다니 물 흐름이 거세진 사리 물때니 가본들 어쩔까, 망설이던 참에, 노모가 계신 요양원의 간호사에게서 ‘어르신이 열이 오르고 구토증세와 함께 식사를 못하시니 내일 아침에 들러보라’ 는 전화가 왔다……. 쿵~! 하고 가슴이 떨려왔고 이래서 태풍이 길을 막았나보다며 밤새, 잠을 설치다가 다음날 아침에 달려 가보니 막, 늦게 잠이 드셨다는데 며칠 만에 수척해진 얼굴을 보자 또 한 번, 쿵 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생각에는 무지개다리를 건너실수도 있겠다는 불안한 생각이 들었기에 급히 몸을 흔들어 보니 기척이 돌아왔기에 말을 걸어보았는데 며칠 전과 달리 영명(英明)한 기색이 덜하기에 간호사에게 물어보니 밤새 열이 있어서 해열제를 드렸는데 조금 전에 잠이 깊게 드셨기에 그런 것 같다며 별다른 일은 없을 것 같다며 영양제 두 종류를 투여하려니 동의를 해달라고 했다. 얼마 후에 잠이 깨시면서 정상적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불안한 마음에 몇 일간 계속 들러보았고 다시 예전같이 회복이 되었다지만 불안함이 가시지를 않아 먼 길을 떠난다는 것이 내키지를 않았는데 담당 간병인이 이제는 예전으로 돌아갔으니 매일같이 올 필요가 없다고 했다. 마침, 며칠 어디를 다녀올까 했었는데 이렇게 되었다고 하니, 전문적으로 이런 일을 하는 자기네들이 잘 알기에 아무 일도 없음을 장담 할 테니 걱정 말고 다녀오시라고 큰소리를 쳤다…….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연락을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이틀을 더 지켜보다가 예전의 모습으로 회복된 것을 확인하고 길을 나서게 되었지만 무언가를 못 챙긴 것도 있는 것 같고 가벼운 발길이 아닌 망설임도 있었지만 일단 길을 나서고 보니 또, 몹쓸 병이 도져서 하루 전 일도 잊고 말았을까????? 마나님은 늦게 떠나나, 일찍 떠나나, 하룻밤 더, 집을 비우는 것은 마찬가지니, 시간을 촉박하게 놓고 서두르며 가는 것보다는 안전하게 점심시간대쯤에 출발하여 목포에 일찍 도착하여 휴식을 취하면서 여유 있게 움직이는 것을 권하다 보니 매번 이른 시간대에 출발하는 편이었기에 이번에도 어두워질 무렵에 목포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만남을 약속했었던 박 군이 목포의 숨은 맛 집으로 안내를 했기에 저녁식사를 하면서 가볍게 이슬로 목을 축이고 카페에서 끝이 없을 이야기를 늘어놓다가 이번에도 여객선을 이용하기로 했기에 잠시 쉬기나 하는 찜질방 보다는 제대로 된 숙소에서 여러 시간 잠을 자 두면 만재 도에 도착해서 곧바로 밤낚시를 나가면 되겠기에 밤 열한시라는 이른 시간에 몸을 뉘일 수가 있었는데 난방이 너무 덥기에 온도 조절을 해보았지만 방이 식지를 않았다. 전화를 하여 방의 온도를 낮춰 달라 했지만 그래도 온도가 내려가지를 않기에 한 번 더 전화를 했고, 나중에는 달려 내려가서 왜 방 온도를 조절해주지 않는 가고 소리를 지르니 아예 방의 난방을 꺼주겠다고 했는데 그러다간 또 새벽엔 추운 건 아닐까?? 내려 온 김에 건너편에 보이는 2호 낚시점에 들러서 챙겨 넣지 못한 것 같은 소품 몇 개와 농어 루어를 집어 들고 값을 치루려니 점원이 매장에 갖추어져 있긴 하지만 사가는 사람도 없었기에 도대체 그런 것들은 어디에 사용하는 것인 가고 물어왔기에 이러저러한 곳에 사용하려한다니 무슨 소리인지 알아듣지를 못하는 것 같았는데 낚시점 사람이 맞는 건지?! 옆의 편의점에서 얼음과자 두개를 사들고 올라와 한 번에 먹어치웠지만 새벽까지 방이 식지를 않았으니 뒤치락거리다가 얼핏 잠이 든 것이 새벽 다섯 시 경이었나 보다....... 여섯시쯤 모닝콜을 해달라고 했었기에 큰소리가 울려왔는데 이번에는 삼십분을 당겨서 깨워주었기에 꿀 같은 단잠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중장비로 건물을 부숴버리고 싶은 못된 충동을 느끼며 건너편의 식당에서 이른 아침밥을 한술 억지로 뜨긴 했지만 무늬만 나주곰탕이었는데 손님은 제법 있는 집이었으니 내 입 맛이 수온이 내려간 고기같이 까다로워진 걸까?! 만재도만을 전문적으로 다닌다는 낚시점의 배편이 없어졌는데 이쪽에서는 이쪽대로 만재도의 선장에게 문제가 있다하고, 만재도의 선장은 낚시점의 점주를 못마땅해 하면서 여름철부터 배편이 없어져서 불편하게 되었는데 누가 잘못인지 짐작만 할뿐 , 그 속을 알 수가 없다보니 양쪽을 불러다놓고 솔로몬의 판결을 내기 전까지는 손님들만 불편하게 되었다. 진도의 서망 항에서 손님 몇을 싣고 가는 부정기적인 배편은 더러 있었지만 들어 갈수는 있다 해도 나오는 배편을 맞출 수가 없다보니 어느 곳에 차를 세워 두어야할지 답답하기에 할 수 없이 여객선을 이용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낚시점에서 엊그제 갑작이 선상낚시를 간다기에 무거운 밑밥 두 박스라도 먼저 실어다 달라고 부탁을 했었는데 아저씨가 물건이 안 들어왔다기에 다시 확인해 보니 낚시점의 점주가 또 깜빡 했다는데 그렇게 건망증이 심하면서 새로 산 사용법이 복잡한 차의 운전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핀잔을 주니 그렇지 않아도 가고 서고 밖에는 할 줄을 모른다니 첨단기술이 잔뜩 달린 차가 무용지물 일게다……. 또 지난번의 뜰채 값은 안 받으려는 거겠지? -,,- 친구들의 모임이 있는 술자리에서 여객선 터미널 앞에 있는 낚시점을 찾아내어 만재도의 누구네 집으로 밑밥을 넣어줄 수 있는 가, 물어보니 돈을 넣으면 내일 아침에 배에 실어놓겠다는 문자가 몇 통 오갔기에 무거운 덩어리 하나는 해결이 됐었다. 어제 헤어졌던 박 군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다가 승선권을 건네주고 이틀 후에 뵙겠다며 어느 섬으로 출장을 간다면서 급히 가버렸다. 가까운 곳에 차를 세우고 짐이 있다고 손수레꾼들을 불러서 맡기면 만재 도에 내리는 짐들을 모은 곳으로 실어놓아 주니 편했고, 간단한 짐만 들고 2층으로 올라가서 배를 타면 몇 시간 후에는 만재 도에 도착 할 것이다. 손님도 적은 날이기에 침낭을 펼치고 편히 누워서 설친 잠을 자다보면 지루하지 않겠는데 도초 도를 지나 넓은 바다에 나오자마자 여객선이 둥실 떠올랐다 철퍼덕~! 쳐 박히며 몸 속 깊은 곳에서 멀미기운이 쳐 올라왔다. 양팔과 다리에 힘이 쭉~! 빠지면서 어지러운 기운이 맴돌았는데 아직 시작인데 먼 바다는 얼마나 험할지 걱정이 됐다. (이럴 줄 알았으면 멀미약이라도 먹어뒀어야 했는데......... ) 늦었지만 매점에서 멀미약을 하나 달래어 입에 털어 넣고 다시 자리를 잡고 누웠지만 오색구름이 왔다 갔다 하며 멀미기운이 좀처럼 가라앉지를 않았고 구토증도 새나왔다. 이천년도의 어느 여름에도 가거 도를 가면서 이런 날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배안의 손님 대부분이 멀미를 시작했는데 옆에 있는 손님이 코웃음을 쳤다……. “벌써들 멀미라니? 왜들 배를 타는 거야?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 멀미기운을 누르면서 대단한 사람이라고 속으로 엄지를 들어주었는데 잠시 후에 조용해졌기에 실눈을 떠서 곁을 보니 커다란 쓰레기통을 꼭, 끌어안고 있었다……. 다물 도에 도착 했다는 안내 방송이 반가웠고, 흑산도 까지는 잠잠하겠기에 그 참에 속내를 정리해야겠다고 뒤로 달려갔고, 태도까지는 뒷문을 개방하겠다기에 바깥계단에 앉아서 찬바람을 쐬면서 속을 가라앉히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버티고 있었더니 으슬으슬한 것이 이번에는 감기 몸살 쪽으로 가는 걸까?! 내만 보다는 오히려 먼 바다가 더, 잔잔한 편이었는데 하태 도를 지나면서는 정신이 한결 맑아졌다. 멀리 태도의 간여가 보였는데 언뜻 보기에는 하나로 보이지만 세 개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좋은 포인트들이 몇 있는 곳인데 오뚝하니 떨어져 있는 두 평 바위는 건너뛰려면 발바닥이 몹시 간지럽긴 하지만 시루떡 조각같이 네모나고 평평해서 텐트까지 설치 할 수 있는 묘한 곳으로 모기를 피해서 하룻밤을 편히 잤던 곳이다. 으슬으슬 추워져서 선실 안으로 들어오니 만재도로 가는 짐이 여럿 실려져 있는 것을 보곤 누구인지 궁금했었다며 만재도 아랫집 아저씨가 반가워했다. 손님이 적은 날이라 가거도 도착이 1시간이나 빠른 날이었기에 이른 도착을 기대했었는데 승무원들이 점심을 먹고 시간에 맞추어 1시에 출항한다니 잠시 가거 도에 내려서 울렁임을 삭일 시간이 있었고 앞집 아저씨가 점심시간이 지나가니 컵라면이라도 하나씩 하자기에 다시 배에 올랐는데 컵라면을 입에 대는 순간 이상한 냄새가 느껴졌다……. 너무 뜨거워서 살짝 어느 구석을 데이기도 했지만, 대충 건더기만 건져먹고 쟁반을 매점으로 돌려주다가 다른 손님의 컵라면을 준비하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랐는데, 저 시발 놈이 컵라면에 물을 부어선,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리고 있었는데 전자레인지 용기가 아닌 압축 스치로폼 재질로 되어있는 컵라면이었기에 이상한 냄새가 났던 거였다. 잠을 설치고, 멀미에 찬바람 몸살기운에 환경호르몬 중독까지....... (엄마~~~ 나, 어쩌면 좋아~~~~~~~!!! ㅠㅠ ) 오늘은 앞쪽의 너울파도로 뒤편에서 도선으로 옮겨 타고야 만재 도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시장하겠다며 서둘러 점심밥을 준비하던 아줌마와 아저씨가 멀미를 할 뻔 했기에 속이 이상하다 했더니 마침 따온 전복이 있다며 내주었는데 아저씨는 복분자 술을 한잔 곁들이면 힘이 나지 않겠냐고 했지만 이상한 곳에 힘이 오르면 무슨 소용이겠누?! 고추가 실한 놈이 일도 잘하겠다며 도지사로 뽑아 주는 몹쓸 세상이 오긴 했다만 서도……. 전복이 멀미에 도움이 된다는 속설이 있는 것이 삼십년 전쯤에 서귀포의 어부가 선상낚시 패키지를 개발하여 신문에 광고를 낸 적이 있었다. 날틀을 타고 공항에 내리기만하면 차를 가지고 가서 서귀포로 픽업을 하여 낚시장비를 모두 제공하여 부시리 낚시를 한 후에 수확물을 싣고 다시 공항에 데려다주고 십여 만 원 정도를 받겠다는 건데, 지금의 갈치낚시 같은 형식이었다. 건성으로 스쳐보고는 잊고 말았는데 누이가 미국으로 돌아가는 날이었기에 공항에서 돌아 나오다가 건축용 스치로폼으로 대충 만든 관 박스에 삐죽이 튀어나온 생선 지느러미를 보고 쫓아가서 물어보니 서귀포를 갔다 오는 중이라고 했고 큰 박스가 없기에 철물점에서 스치로폼 몇 장을 사서 만들었지만 한쪽이 부서졌다던가...... 서귀포의 어부와 연락이 닿아 친구와 가보게 되었는데 멀미를 하느냐며 내민 것이 어포조각이었는데 전복말린 것이 멀미에 효험이 있다고 했던가?! 잔잔한 날을 만났었기에 뱃멀미보다는 고기멀미를 했었는데 미터를 훨씬 넘는 부시리의 난폭함에 친구는 한 마리를 끌어내고 두 번째의 다툼도 못하고 손을 들고 말았고 욕심 많은 나만 세 마리를 끌어내고 다 가져가지도 못할 텐데 더 이상 힘을 써본들 몸만 상하겠기에 거기까지 만하곤 두 번갈 생각을 잊고 말았었다. 아저씨와 아줌마는 새벽에 일어나면 물 한모금만 마시곤 바다로 나가서 그물을 두 번 걷어오고 고기 따서 손질하면 이때쯤이나 올라와서 그날의 밥 한술을 처음 먹는다며 아침밥은 건너뛰고 늦은 점심밥을 한술씩을 뜨곤, 술 한 잔을 곁들였으니 오후 일을 해야 한다며 내려갔기에 혼자서 전복접시를 싹싹 핥았는데 전복만 먹었는데도 배가 부르구나?! 일기예보는 이번에도 잘 맞지를 않았다……. 바람도 거세고 파도도 예상외로 높고……. 북서풍을 피하여 갈수 있는 곳을 생각하다가 등을 지고라면 밤을 보낼 수가 있을 곳을 찾아내려 본 곳이 이번이 여덟 번째, 내려 보는 낯익은 곳이다. 바람 불고 파도도 있으니 큰 고기에 대한 미련만 안 갖는다면 편히 자리를 잡고 밤을 보낼 수가 있겠고 만만한 크기의 반찬 고기로 마릿수만 채운다면 여름보다 길어진 밤 시간이 지루하지 않겠기에 익숙한 물속구석구석을 천천히 더듬어 보았는데, 멀리에서는 열기가, 그 앞쪽에서는 쏨뱅이가 더 당겨놓으면 우럭과 볼락이 차례대로 모습을 보였고 밤을 잊은 큰 노래미가 놀래키기에 뜰채를 사용하기도 하면서 잠을 잊었으니 잠간만, 오른쪽으로 가서 돌돔을 낚아볼까, 앞쪽으로 흘려서 농어를 낚아볼까 궁리를 하다가 휘몰며 덤벼드는 바람에 깜짝 놀라 하늘을 보니 어느새 별들을 가려버린 검은 비구름이 두터워졌다. 우비는 있었지만 가벼운 비라면 얼굴만 가려줄 우산이 더 필요한데 매번 철저히 준비를 하면서도 빠트리는 것이 있더니만 이번에는 우산과 라인커터를 잊고 왔다……. 침낭이야 두툼한걸. 가져왔으니 발밑 속에 핫팩 두어 개를 집어넣으면 따뜻하게 잘 수도 있겠기에 위쪽에 있는 비도 가려지고 누울 수 있는 자리를 쳐다보니 시간이 또 아깝고……. 절대로 꺼질 것 같지 않던 폭염이 사라지고 기다리던 가을이 왔는데……. 그럼? 금년도 석 달도 안 남았다는 거잖아?! 뭔 놈의 시간인지 세월인지가 이렇게 빠른 걸까?! 메밀꽃 필 무렵에 나오는 달구지 속도가 아니라 광속같이 금년의 열 달이 지나가 버렸다. 시간이 아까우니 다시 낚시에 열중하면 긴 밤 시간이 지루할리가 없을게다……. 정말, 얼마 전까지는 남은 더위를 느끼기도 했는데 해가 지고 나니 서늘하다 못해 오슬오슬 추워지기 시작했다 미리 내복까지 꺼내 입고 혹시나 해서 핫팩까지 양쪽 젓가슴께에 두개를 붙였는데 따뜻하다 못해 더운 느낌까지 드니 아직 늦가을은 아닌가 보다....... 남은 더위가 느껴지지 않는 것이 여느 해와는 사뭇, 다르긴 하지만 덤벼드는 모기숫자도 적어졌고 나뭇잎 한 잎 안 보이는 갯가라지만 느껴지는 기운이 훨씬, 눅어진걸 보면 이 가을도 멀지가 않았을 게다……. 어두워지기 전에는 가끔씩 구름이 겹쳐지기만 하던 구름이 점점 두터워지면서 어둠과 함께 밤하늘의 별들이 모두 숨어버리다 시피 했고 귀신이 나오려는지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으스스한 것이 비까지 올 것 같기도 하니 우측으로 가서 돌돔을 낚아보려는 생각이 없어졌다. 묵주와 성수를 분명히 챙겨왔다는 생각이 위안을 주는 밤이 돼 버렸으니……. 그래도 세금으로 비싼 슈퍼컴까지 장만해 주었으니 어느 정도 일기예보는 맞추겠다 싶어, 비소식이 전혀 안보였기에 짐을 줄인답시고 간단한 봉지우비만 챙겨왔고 우산을 안 챙겨온 불안한 느낌……. 왜 우산을 못 챙겨 넣었었을까? 매번 준비를 잘한답시고 여러 번 짐 가방을 떠들어 보지만 빠트리고 온 것이 꼭 몇 개씩은 있으니....... 목에 걸고 다니는 라인커터까지 잊고 왔는데 조끼에 비상용이 하나 붙어 있긴 했지만 안전한 장소에서는 잠시 벗어놓고 채비를 만지기도 하기에 그럴 때 사용하려고 목걸이를 해서 꼭 걸고 사용했었는데……. 바람이 맞닿는 오른쪽은 잊기로 하고 왼쪽으로 넘어가서 바람을 등지고 채비를 던져 넣고 기억이 닿는 데로 물속바닥을 더듬으며 훑다보니 ‘후드득~!’ 무슨 고긴가가 또, 입질을 하기 시작했다. 지렁이 미끼에 원치 않는 노래미가 몇 마리 더 걸려 나왔고 조금 더 떨어진 곳까지 흘려서 잡고 들어가면 또 다른 당김에는 틀림없이 큼지막한 열기가 걸려 나왔고 조금 더 당겨놓으면 갯쏨뱅이가 걸려 나왔기에 오늘밤에도 쿨러 채우기는 어렵지가 않게 생겼다. 큰 농어는 낚아 오지 말라고 당부를 하던 마나님의 말대로 반찬거리의 만만한 고기들만 낚아 보려고 마음을 비웠기에 농어가 기다리고 있을 물골 쪽으로 채비를 흘려보고 싶은 마음이 들긴 했지만 바람이 거센데 뜰채를 집어 들고 오르내리기도 귀찮겠기에 아예, 그쪽 방향으로는 채비를 던져보지도 않고 왼쪽으로만 채비를 보내어 이런저런 고기를 벌써 스무 마리 넘게 낚아 냈으니 쿨러백 채우기는 어렵지가 않을게고 욕심을 부려보면 세 개도 채울 수 있을 만큼,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았다. 고기 입에 걸린 바늘을 빼기위한 집게의 중간 날로 낚싯줄을 자르고 바늘을 다시 매고 자투리를 잘라 내다보니 불편했지만 어쩔 수 없어하다가 합사 줄을 자르는 접이형 가위가 하나 튀어 나왔기에 요긴하게 사용하게 되었는데 입안 깊이 박힌 바늘을 빼려고 노래미의 두터운 입술라인을 성형해 주려면 가위가 훨씬 편했으니 또 그런 데로네..... ^^;; 조금물때인데도 어째, 물 흐름이 너무 빠르다....... 저 정도의 속도로 찌가 흘러간다면 미끼가 끼워진 바늘하고는 밸런스가 맞지를 않을 테고 어두운 물속에서 물고기가 물어주기가 쉽지가 않을 테니 이런저런 궁리를 해봐야했는데 좀 더 무거운 찌로 바꿔볼까? 대물을 만나볼까 하는 헛된 유혹도 물리쳤는데, 귀찮게 어둠속에서 꿈지럭거리기도 그러하니 당겨도 보고 늦춰도 보면서 버텨 보기로 했다. 모세는 바닷길도 열었다는데 그렇게 깊은 신앙심은커녕, 겨자씨만큼의 믿음도 부족하다보니 물 흐름이 빠를 때는 천천히 가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원하는 곳까지 채비가 흘러갔다 싶으면 당겨서 멈춰 세우기도 하고 고기의 기척이 없으면 갯가 쪽으로 고기가 붙어 있을까 싶어 채비를 몰아놓고 차가운 유혹도 하다 보니 열기며 우럭이며 돌 쏨뱅이가 연신 물어 주었는데 밤을 잊은 노래미까지 물려나오는 이상한 밤이다. 물속도 참 이상한 것이, 얼마만큼 뒤쪽까지 흘러가면 어김없이 큼지막한 열기가 물고 나오고 또 그 앞쪽까지 채비를 끌어다놓으면 살맛 좋은 갯쏨뱅이가 물어주는 것은 언제나와 같이 틀림이 없었기에 수시로 바뀌는 물 방향에 맞추어 이번에는 참돔이 웅크리고 있을 곳으로 끌어다놓고 잠시 기다리니 짐작했던 대로 입질이 느껴졌기에 준비하고 있다가 틀림없을 순간에 맞추어 챔질을 해보니 묵직한 당김이 있어 썩 크지 않은 참돔이라도 물었겠거니, 당기다가 너무 무거운 느낌에 일어나서 뜰채를 집어 들고 겨루기 후에 물위로 올라온 고기를 보니 커다랗긴 하지만 길쭉한 것이 발밑까지 다가온 농어일까 했더니 이번에는 팔 길이만한 크기의 노래미였다. 이 어둠속에서 노래미가 세 마리나 끼운 청갯지렁이를 탐하다니????? 꼭, 무엇엔가 집중할 때에는 전화벨이 울린 곤 한다, 통화라도 할라치면 없던 입질은 또 왜 오는 걸까? 휴대전화가 없었던 시절에는 집밖으로 나가면 완전한 자유를 누리곤 했는데 지금은 문명의 이기라는 전화기가 고양이목에 걸린 첨단방울이 되어 항상 따라 다닌다. 잠시 꺼두어도 좋다는 광고문구는 나중 생각을 안 해도 괜찮다면야 꺼두라는 공포성문구로 바꾸어야하지 않을까?! 노 선장의 아들이 궁금하다며 바람과 파도는 어떤지, 고기는 낚이는지를 묻고는 끊더니 잠시 후에 다시 전화를 걸어와서는 아버지와 함께 가고 있으니 철수준비를 하라 하곤 또, 뚝~!!! 끊어 버렸다……. 그렇지 않아도 으스스하고 비도 올 것 같은 끄무레한 날씨에 들어갈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었으나 젊은 선장이 하루의 고단한 일을 끝내고 술이라도 한잔 했다면 오라기도 미안하여 그대로 버티기로 했던 마음이 한구석에 있긴 했기에 늘어놓은 짐들을 번개같이 퍼 담았다. 들고 다니는 가방이 크면 공부도 잘한다는데 나중에 정리하기로 하고 마구 쓸어 담으니 5분이면 충분했는데 얼마 후에 노 선장의 택택이 목선이 왔다. 너울너울 남대문을 지나 납작 수면이의 물골을 바이킹을 타듯이 넘어서 방파제안에 들어오니 무릉도원이 따로 없었는데 잠이 들었던 작은 아저씨가 도시락으로 싸준 저녁식사도 안했겠다며 따뜻하게 누룽지를 끓이라며 곤히 잠든 아줌마를 깨워선 늦은 저녁밥상을 차려 내왔기에 당기지 않긴 했지만 미안해서라도 억지로라도 먹어야했다. 대충 씻고 나오니 편히 쉬라며 방도 덥혀놓았다는데 앞뒤가 똑같은 전화번호 광고를 보니 육지에 있는 것 같은 착각도 드는 만재 도에서의 첫날밤이라니?! ‘맙소사~~~~!!!’ 잠시 눈을 감았다 떴는데 화창한 하늘이며 아침 해까지 벌써 저렇게 떴다니…….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낚시의 덫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사진이 담긴 조행기 > 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3. 2018년 만재도의 가을 ( 7 미터의 기적 ) (0) 2018.10.30 2. 2018년 가을만재도 나들이 (왕멸치가 실종되는 아방궁에서의 이틀) (0) 2018.10.29 5. 폭염의 만재도속으로 (또 한 번 하얗게 새운 밤) (0) 2018.08.20 4. 폭염속의 만재도 (늦은 입질 속에서 춤추는 정신봉) (0) 2018.08.19 3. 폭염의 만재도속으로 ( 깊은 수심 속에 웅크린 대물) (0) 2018.08.19 관련글 3. 2018년 만재도의 가을 ( 7 미터의 기적 ) 2. 2018년 가을만재도 나들이 (왕멸치가 실종되는 아방궁에서의 이틀) 5. 폭염의 만재도속으로 (또 한 번 하얗게 새운 밤) 4. 폭염속의 만재도 (늦은 입질 속에서 춤추는 정신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