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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담긴 조행기/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4. 폭염속의 만재도 (늦은 입질 속에서 춤추는 정신봉)

by 찌매듭 2018. 8. 19.

 

 

 

 

고기 손질을 마치고 올라오니 뜰채가 분명할 케이스가 마당에 세워져 있었는데

이틀 전에 주문한 뜰채가 분명했다. 또 십년을 함께할 네 번째의 뜰채가 되겠기에

튼튼한 것으로 보내달라고 했는데 얼마나 더 날아다니라고 신천옹일까?

 

시원한 에어컨 덕분에 잠들긴 했었지만 이슬의 질이 좀, 나빴었을까?! ^^;;

아저씨가 깨우는 소리가 멀리서 메아리처럼 들리는 것 같았다......

 

밥보다 반가운 홍합죽 한 그릇,,,,,,,,

한술, 한술마다 떠져 올라오는 전복 쪼가리.....

홍합죽이여? 전복죽이여?????

 

낚시점의 배가 들어왔기에

 

오늘은 관광객도 있는지 몽돌 밭에서 물놀이를 하는 사람도 몇 있었는데

어쩜, 물이 저리도 맑을까?

저 맑은 물에 옷을 입은 채로 뛰어들고픈 마음은 꼭 날씨가 더워서만은 아니겠다.

 

오늘도 무척 덥지만 세 번째 날의 밤을 보내기 위해서 출발~~~!

 

오늘도 오른쪽 방향이다.

왼쪽 방향에서 고기가 안 잡혔다면 오른쪽에서는 고기가 잡히고 오른쪽에서

고기가 안 잡혔다면 왼쪽 방향에서 고기가 잡히곤 하는 극명한 현상이

가끔씩 보이는데 흐르는 물의 탁도와 수온의 변화가 원인인 것 같은데

물이 거센 날일수록 차이가 심한 것 같다.

 

멀리 바깥쪽에서 고기가 안 잡힌다면 가까운 본섬 쪽에서는 잡히곤 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인데 누구도 모를 물속 일을 누가 알 수가 있을까?

 

오늘은 펜션을 운영하는 여수 아저씨도 갯바위로 낚시를 가는 날이란다.

사람적은 섬마을에 주민등록까지 옮겨 놓고 정식 만재도의 주민이 됐으니

모두가 매일같이 얼굴을 보며 인사를 나누는 반가운 이웃인데다가 경록이에게는

저 부력의 낚시 방법을 가르쳐준 사람이니 나누는 정담이 오래된 사이 같다.

 

 

 

 

 

 

 

저마다 선호하는 자리가 있다 보니 첫 번째와 두 번째의 팀이 내렸고

펜션 아저씨가 세 번째로 내렸는데 그 자리는 날카로운 지형으로

버티고 서있기도 거북스럽고 누울 자리가 마땅치가 않기도 하지만

어느 해인가 서 씨 아저씨와 내렸다가는 먼저 다녀간 사람들이

얼마나 어지럽혀 놨는지 악취도 역겨웠지만 모기들이 얼마나 많던지

낚시를 하기가 어려울 지경이었는데 견디다 못해 집으로 들어가기로 하고

젊은 선장에게 연락을 하니 술에 취해 쓰러졌다던데 어찌됐던 간에

배도 아프고 이래저래 큰일이 났다고 엄살을 떠니 노 선장이 속옷 바람에

한밤중에 택택이를 몰고 나왔기에 얼른 올라타고 나왔다.

 

하룻밤의 낚시를 포기하긴 했지만 편하고 시원한 방안이 얼마나 좋았던지

여러 날에 걸쳐서 마시려고했던 시원한 맥주를 몽땅 퍼부으면서 행복에

겨워했었는데 그렇게 두 번을 내려 보고는 다시는 내려 보지 않은 자리였는데

오늘은 또 그럴싸해 보이니 간사한 마음을 어쩌면 좋을까?!

 

 

네 번째로 내린 자리는 어제 내렸던 자리였지만 오늘은 약간 옆쪽에서

낚시를 해보기로 하고 받침대를 설치해보려니 마땅히 꼬챙이를

박을만한 곳이 없어 한동안 망치를 붙들고 씨름을 하다가 땀을 더 흘렸다.

 

어제 보다는 앞에서 몰려오는 너울이 없어서 다행이긴 하지만

밤물의 수위가 높이 올라올지 모르기에 짐을 좀 더 높이 올려놓고는

주변 정리를 하면서 쓰레기를 담을 비닐봉지를 꺼냈는데 다른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이 별로 없으니 내가 가져간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잘 모아야겠다.

 

콘덴싱만 지구를 지키겠니?

이렇게라도 우리도 지구를 지켜야지…… 

 

 

 

 

 

무 봉돌채비에 저 부력낚시를 하던 경록이는 오늘은 4호의 고부력 찌를 사용한단다.

 

이제야 만재도의 제자리로 돌아 온 건지, 그제의 장소에서 보다는 물도

거세졌으니 저 부력으로는 빨리 흘러가기에 바꾼 건지 한동안 옆에서

낚시를 해보다가는 다른 자리를 찾아봐야겠다며 저 멀리의 끝자리로 가버렸다.

 

 

오늘은 인터넷 바다낚시에서 신제품을 사용해보라고 보내준 사각살림망을

꼭 사용해 보려고 먼저 펼쳐 놨는데 어제까지는 살림망을 내려놓을 지형이

마땅치가 않았었고 표층수온이 너무 높아서 고기가 살아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바늘에 끼우려는데 격렬한 몸부림으로 손가락에서 빠져나가 바닥으로 떨어진

튼실하고 까칠한 청개비를 되집어서 끼우면 고기가 더 잘 물수도 있겠기에

허리를 숙였는데 청개비가 떨어진 곳은 물이 괴어있는 옴팍한 곳이었다.

 

파도가 쳐서 튀어 오른 깨끗한 바닷물이 분명 할 테니 손가락에 물을 묻히며

지렁이를 집어 들었는데 약간 거무튀튀했던 지렁이가 연한 녹색으로 변했다.

 

바늘에 끼우려니 힘없이 축, 쳐진 것이 조금 전에 앙탈을 떨던 그 지렁이가 맞나????

 

너무 덥다보니 고였던 물의 온도가 너무 뜨뜻하여 순간적으로 샤브샤브가 된 모양이었다.

 

 

사실, 만재도 에서는 물살이 거세다보니 살림망이나 로프를 이용한 꿰미를 이용하려면

안쪽이 조용한 장소이거나 로프가 갯바위에 닿는 부분을 자주 확인하여 끊기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하는데 이도저도 귀찮다면 굵직한 와이어 로 된, 줄 끝에 추를 달아

물속깊이 내려놓는 것이 가장 안전한 것 같았다.

 

이 방법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 배가 와서 철수 하려할 적에 갯바위 쪽에서

마구 당겼다간 물속 어느 쪽진 틈새에 걸려서 빠져나오지를 않기가

다반사이기에 모든 짐을 싣고 배에 올라서 후진을 하면서 배위에서

살살 달래가며 당겨 올려야만 쉽게 빠져 나오니 어지간한 수확물을

취하지 않고서는 선장의 비웃음만 살 것이 분명하다......

 

 

서 씨 아저씨가 금속류를 만지다 보니 내 것까지 와이어로 로프를

만들어 주었었는데 꼬이지 않도록 조심히 다루어야만 꼬임이 없어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진 꿰미가 술술 내려가지, 급하게 사리려고 하다가는

뙬뙬(?) 말려서 중간에 대롱대롱 걸려 있기에 낚은 물고기를

물속중간에서 반건조 시킬 수가 있다.

 

 

갯바위에 내리자마자 서 씨 아저씨가 애매한 크기의 돌돔을 낚아 들었기에

쿨러에 담아야할지, 꿰미에 걸어야할지 망설이다가 계속 잡히겠기에

일단 물속에 담갔는데 꿰미에 걸어볼 자격이 없는 고기들만 뒤따라 나왔었다.

 

 

다음날 아침, 낚시가 끝이 났고 배에 짐을 싣고 와이어를 걷기 위해서

천천히 배를 뒤로 물리라고 하니 젊은 선장은 큼지막한 돌돔들을

여러 마리 낚았는가보다며 눈을 크게 뜨고 쳐다보았는데 달랑

한 마리의 작은 돌돔이 달린 와이어를 끌어 올리자 큰 풍선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입을 삐죽거렸다.....

(@#$%^&*+_^%$#@! ~~~~~~~)

 

 

 

 

언젠가는 옆자리의 주 사장님자리로 알려진 포인트에서

노 선장의 아들이 낚시를 했고, 나는 멀리 떨어진 높은 자리에서

낚시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만 해도 낚시가 서툴렀던 만재도의 청년은

열기와 쏨뱅이며 우럭으로 쿨러에 가득 고기를 채웠지만 참돔이나

농어 돌돔은 낚지를 못하고 있었다.

 

 

원래 그 자리가 왼쪽의 절벽과 중앙에서는 물속이 몰밭 지형이었는지

열기 밭이었고 볼락과 쏨뱅이 같은 고기는 많지만 농어가 다가오는

지형이 아니었고 돌돔은 한쪽 구석에서나 낚이곤 하지만 물이 차는

짧은 시간에만 잠시 다가왔다가 빠지는 곳이기에 어두워지기 전에

바짝 서두르면 몇 마리 구경할까? 온갖 만만한 고기들로

밤새도록 재미는 있는 자리였다.

 

 

이십오 년도 전인 오래, 오래전에 처음 이 자리에 내려 낚시를 하게 된

주 사장님이 한 쿨러를 넘기고도 밑밥 통으로 가득 고기를 잡아내왔는데

체력이 약한 분이다 보니 큰 고기보다는 손맛이 재미있는 적당한 크기의

고기들과 밤새도록 노는 것을 즐기는 분인지라 너무너무 재미있었다는

간밤의 이야기를 풀어놨다.

 

고기들이 얼마나 많은지 눈빛불이 번쩍번쩍, 고기들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보였다는데 그 때부터 노 선장도, 아저씨도 만재도 에서

부르는 명칭보다는 주 사장님 자리로 부르게 되었다.

 

올라보면 두 사람이 편하게 낚시를 할 수 있는 크기지만 쾌적하고

욕심까지 부려본다면 혼자 낚시를 하면서 돌돔 굴도 후려보고

정면이며 절벽이며 발밑까지 골고루 더듬어 보면 다양한 어종들이

몰려 있는 곳이다. 다만, 주의할 것이 밤 만조 시간을 잘 지켜봐야하고

너울이 있을 것 같으면 뒤쪽 5미터 정도의 높이가 있는 퇴로를

잘 살펴 두었다가 로프를 내려놓고 늘어놓은 짐이 없이 간결하게

준비를 해두었다가 번개처럼 움직여야만, 휩쓸려 나가거나,

잃어버리는 물건이 없을 텐데 서 씨 아저씨처럼 기억력이 둔하거나

안전 불감증이 심하다면 파라솔이며 저녁도시락까지 몽땅 쓸려 내보내고

날 손가락이나 빨면서 밤을 새울 수도 있을게다.

 

노 선장의 아들은 일찍, 쿨러를 채웠지만 큼지막한 참돔을 잡아 보려는지

전지 찌를 내가 있는 방향으로 흘려오고 있었는데 앞으로 지나가는 찌를 보니

속도가 너무 빨랐다. 낮 고기라도 저 정도의 속도로 빨리 흘러가는 미끼를

물어 주기가 어려울 텐데 밤에는 더 물어주기가 어려울 게다.....

 

더 견제를 걸어서 머물 수 있게 해야 할 텐데........

아주 빠른 물 보다는 아예 안가는 물에서 사람이 일부러 움직임을 주는 것이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는데……. ......

 

 

행동반경이 넓은 내 자리에서는 큼지막한 왕사미며 우럭, 농어, 돌돔,

참돔을 낚아서 일부는 쿨러백에 넣고 근사하고 멋있어 보이는 고기는

꿰미에 걸어 서른 마리가 넘게 물속에 담가놨으니 아침이 여유로울

참이었는데 먼저 짐을 꾸린 청년이 내 자리까지 건너와서는 도와준다고

이것저것 옮겨주다가 배가 오는 것을 보고는 꿰미를 걷어 올려야겠다며

빠르게 손을 움직이기에 그렇게 마구잡이로 줄을 당기면 어느 부분에서

터질지도 모른다고 말리려는 순간에 이미 다 걷어 올렸고 ~~~~!!!!’

하는 탄성과 함께 수면 위까지 급하게 끌려 나온 고기뭉치가 어느 부분에서

, 터지고 말았다.

 

삼십 마리의 실하고 멋진 고기들도 아깝지만 한 개에 만원이나 하는

스테인리스 꿰미 삼십 개도 수장됐다.

 

차라리 살림망이 터져서 고기가 살아 나갔다면 착한일(?) 이라도 했다고

자위하겠지만 원치 않는 입술 피어싱을 하게 된 고기들이 살수가 있을지가 더 걱정이었다.

 

 

또 한 번은 로프를 이용하여 낚은 고기들을 물속에 담가놓고 있었는데

한숨 자고 일어나니 바람이 선들선들하고 잔잔했던 바다가 약간씩

꿀렁거리며 파도가 일고 있었는데 잠들었었기에 제정신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 상태였지만 물의 출렁임으로 로프가 갯바위에 문대어져서

끊기지 않았을지 걱정이 되서 줄을 내려놓은 곳으로 가서 플래시를 켠 순간,

밤새운 흔들림에 갯바위에 문질러져서 정말로 실낱같이 남은 로프가

, 끊어져 나가려하고 있었다.

(저러다간 끊어지겠구나.....)

 

생각과 달리 몸은 움직여주질 않았고 잠시 멍하니 바라보다가 손을 뻗친 순간,

~!’ 줄이 사라지고 말았다.......

1분만 일찍 잠이 깨었더라면...... 아니, 10초만, 5초만, 빨리 움직였더라면......

 

구십 년대에 관탈도로 돌돔낚시를 다니면서 장만했었던 팔십 개의 꿰미가

이젠 달랑 여덟 개만 남았다…….

(이젠 더 안 산다~~~!!!!!!!! -..-;; )

 

 

 

 

 

 

 

인터넷 바다낚시에 접속했었다가 새로 나온 사각살림망의 제품평가단을

모집한다기에 점점 공짜가 좋아지는 이상한 체질로 변해가는 판국이라 재빠르게

응모를 했는데 선정이 됐다며 제품이 도착했다.

 

만재도 에서 그럴싸한 돌돔을 낚아서 담아 두면 제격이겠기에 가지고 와서

삼일 째 담아들고 다니다가 오늘이 가장 적당한 날일 것 같아 먼저 펼쳐 놓았다.

 

무거운 짐을 큰 가방에 담아 배에 타고 내리거나 갯바위에서 들어 옮기려면

무리가 있기에 가방을 하나 더 늘려서 절반씩 나누어 담으니 가볍고

공간도 생겨서 위에 올려놓아도 쉽게 들어갔는데 수십 마리는 아니더라도

싱싱하게 회를 먹으려거나 집에 갈 때까지 살려 두었다가 기포기를 튼

물통에 옮겨 담아 가면 좋을듯했다 

 

지난겨울에는 수십 마리의 감성돔을 낚아서 전복 통에 담아서 방파제에

걸어 두었었는데 전복통의 높이가 낮다보니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 감성돔이

떼죽음을 하여 아까웠기에 사방 물 소통이 될 살림망이 그럴싸해보였는데

잘 선정이 되어 공짜라니~~ ^^;;;;;

 

 

부력제가 다소 약할 수도 있겠지만 가방에 담아 다니는 적당한 크기로 만들었겠지.

낚은 고기의 양에 따라서 빈 물병을 하나 더 달면 해결이 될 것이고…….

 

40센티 급의 돌돔이나 감성돔을 다섯 마리는 담을 수가 있을 테니

두세 개는 가지고 다녀야 할 것 같고....-,,-

 

버팀 쇠가 튕겨 나올지도 모르겠는데 조임 끈 안으로 들어가니 그런대로

해결이 된 것 같고 모퉁이 부분이 갯바위에 긁혀서 망이 상해질 것이 분명하니

별도의 보강제가 덧대어지면 좋을 텐데 망가져야 또 판매가 될 테지만

제대로 세 번만 사용하면 그럭저럭 구입한 보람은 있지 않을까?!

 

아저씨네 집의 창고에 보면 쓰다가 놓고 간 살림망이 여럿인데

하나 써볼까고 뒤져보다 되놓곤 하는 것이 많이들 사용하는

둥근 살림망은 커 보이긴 하지만 사각지역이 있어 보기보다

고기가 담기는 부분이 넓지도 않고 밑밥 통에 구겨 담아 넣은걸 보면

둥근 테 부분이 부러져서 삐죽이 나와 있고 그렇게 되면 망에 걸려서

엉키고 성키면서 형태가 일그러져서 다음번 사용이 어렵게 된다.

 

띄워놓고 밤에 사용하자면 낚시채비가 걸릴 수도 있으니 어디에 있는지

확인용 케미라이트를 끼워줄 고무도 두개 덧달아 놨으니 이젠 고기만

잡으면 될 일이었다.

 

제품에 달려 나오는 줄의 길이가 10미터 정도니 연장 줄이 더 필요할 게구......

 

결국엔 밤이 깊어 새벽 두시부터나 입질이 들어왔고 참돔 농어일색이니

살림망에는 담아볼 크기의 고기가 아니다 보니 설 내린 아침이슬을

뒤집어쓰고 있다가 소금물도 못 묻혀보고 다시 집어넣어야 했다.

쿨러백에 들은 고기라도 몇 마리 넣어 얼 만큼 동동 드는지도 확인해 보고

줄의 길이가 얼마나 더 필요할지도 확인하여 다음번에 제대로 사용하려면

한 달 반은 더 있어야 할 텐데, 반납하라고 하면 어쩌지 

 

 

 

 

 

 

오늘은 어제보다 느낌이 으스스한 것이 못된 귀신이 나올 것도 같은

느낌이었는데 갑작이 소름이 돋곤 하기에 뒤쪽으로 작은 불을 켜서 비추어 놨다.

 

절대적인 무신론자였던 내가 직접 해괴한 일을 몇 번 겪고 보니 있다 없다를 떠나서

조심은 해야겠다는 중간론자로 변했는데 요즘은 소형화된 랜턴이 많으니

대여섯 개를 가져와도 한웅 쿰밖에 안되니 짐이 크게 늘어날 것도 없다.

 

, 성수가 담긴 작은 병과 어머니 이() 마리아와 며느리인 또 다른

() 마리아의 손목 묵주도 가져왔으니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만 찾으면

뭐 별일이야 있으려고?! -,,-

 

 

어제 보다 으스스한 기운이 감도는 갯바위에서는 어제와 달리 입질이 없기에

완전히 딴판이 돼 버린 상황이 이상하기만 했는데 건너편에 내린 팀은

낚시가 틀렸다 는걸. 느꼈는지 밤 열시도 안됐는데 벌써 잠이 들었는지 기척이 없었다.

 

 

건너편에서도 기척이 없으니 전염된 지루함에 경록이가 간 방향으로 구경이나

가야겠는데 얼핏 생각이 나는 것이 있어서 몇 걸음 가다가는 돌아와서

랜턴 하나를 더 가지고 다시 가게 되었다.

 

언젠가 다른 곳에 구경을 갔다가 돌아오다가 랜턴이 고장이 나서

제자리로 돌아오려니 캄캄하니 보이지를 않아 엎드려서 손바닥으로

갯바위를 쓸어 가면서 오느라고 고생을 했던 기억 때문에 꼭 하나씩

스페어를 더 들고 나서야 안심이 됐다.

 

쌍불을 훤하게 켜고 나타난 내게 더 놀랐는지 왜 그러시냐고 큰소리로

묻는 것이 우습기도 했지만 자잘한 고기 몇 마리뿐, 별다른 일이 없어

제자리로 돌아가려는 중이었다고 한다.

 

오뉴월에는 개도 안 걸린다는 감기에 걸렸는지 코맹맹이 소리를 하던 경록이가

좀 누워야겠다더니 이내 코를 골면서 잠이 들었고 끙끙 앓는 소리를 내기도 하니

버너에 불을 댕겨서 뜨끈한 라면을 끓여서 자정도 훨씬 지난 새벽 한시에

저녁 도시락을 퍼 먹였더니 새벽 세시에 깨워달라며 또 누워 버렸다.

 

어제보다 물이 거세니 5호 봉돌이 날리는 것 같아, 세곱이나 되는

큰 봉돌로 바꾸어 달았던 막대찌 채비에 내리닫이로 내려놓은 낚싯대에

묵직한 당김이 있어 신중하게 당겨내어 새 뜰채를 사용하고 보니 제법 큰 참돔이었다.

 

새벽 두시가 되어서야 고기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는지 심심치 않게 걸려들었고

크지 않은 돌돔과 참돔들이 몇 마리 보이다가, 또 한 번, 감당도 못할 크기의

괴어가 가슴을 철렁하게 했고 목줄을 물속 바위에 문대어 끊어 버리곤 유유히 사라졌다.

 

발밑의 고기들이 가버렸겠기에 약간 떨어진 포말이 눅는 자리로 구멍 찌를 흘려 보니

약은 입질이 있어 견제를 해보니 큼지막한 농어들이 덤벼들기 시작했다.

 

혼자 떠내고, 정신 봉을 휘두르고 하다 보니 새벽 세시…….

경록이를 깨웠으나 알았다는 대답뿐이니 날이 밝아서나 일어나게 생겼군?!

 

 

또 대물이 다가올 시간이 되었나?

가끔은 크릴을, 그 다음엔 청개비를…….

바늘에 끼울 수 있는 대로 푸짐하게 끼워서 받침대에 걸어놓고

오른쪽으로 몇 걸음을 옮겨가서 농어를 낚고 있었는데 ~!’ 하고

파고들어 가는 소리에 돌아보면 낚싯대가 받침대에서 뽑혀 나갈듯이

휘어들고 있었다. 만만한 고기는 잡을 수 가 있었지만 크기를 알 수 없는 놈은

바늘이 부러지던, 목줄이 끊기던, 작은 피해만 남겨놓고 사라져 가기를 반복하니

더운 여름밤이라지만 땀은 또 왜 이리 흐르는지…….

 

벌컥, 벌컥~!’ 쿨러백에 있는 시원한 얼음물과 음료수만 동이 났다…….

 

 

이젠 시간이 별로 없으니 또롱한 별구경을 잠시 하다가 엉기어서 내려가

농어 한 마리, 별 하나, 별 둘, 세다가 또 한 마리…….

쿨러백이 묵직해졌고 둥글게 변해 버렸다.

 

 

 

 

 

 

 

날이 밝기 시작해서야 건너편에서 움직임이 있었는데 낚시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짐을 꾸리려나 보다. 새벽까지 버텼거나 일찍 일어났었다면 또 무언가를

만날 수가 있었을 텐데 너무 일찍 포기하고 꿈나라를 헤맸으니.......

 

훤해져서야 경록이가 일어나 앉았는데 거쇤 목소리로

뭐라도 잡으셨냐고 묻는데 감기가 제대로 걸렸구먼?

 

덥기 전에 짐을 꾸려 놓으니 배가 정확한 시간에 달려왔고 늦게 시작된

입질타임을 못 맞췄는지 고기를 잡은 사람이 없다고 한다.

 

 

노 선장이 선상낚시를 온 사람을 싣게 되었다는데 뒷줄이 잘못되었는지

배가 얹혀 꼼짝을 못하고 있다. 만조시간까지는 선상 낚시 팀이 나가기가 어렵게 됐다.

 

자잘한 고기 손질은 하기가 싫다는 아저씨의 불만을 풀어주겠다며

큼지막한 농어 손질을 해보라고 쿨러백을 밀어주니 입이 벌어졌는데

좋다는 거여? 싫다는 거여?! -,,- ~!!!!

 

 

이상도 하네~!!!! 매듭인지 고린지 이 아저씨는 농에고 뭐고 많이 낚았던데 왜들 못 낚았을까????”

 

아줌마의 말소리를 못 들었는지 낚은 고기들이 별로 없는 아침밥상이 조용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