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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담긴 조행기/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3. 폭염의 만재도속으로 ( 깊은 수심 속에 웅크린 대물)

by 찌매듭 2018. 8. 19.

 

 

 

~~~ ~~~, 오늘도 시간이 됐는데~~~ 점심식사하고

나갈 준비들 하셔야지~~, ~~~”

 

정확하게 시간을 맞추어 아저씨가 기척을 냈다…….

또 저 뜨거운 폭염 속으로 나서야하다니........

 

경록이가 미끼며 밑밥이며 준비를 해놓고 손수레로 배 타는 곳까지 날라 놓았으니

살살 움직여서 올라타고 한 켠의 그늘진 곳에 자리를 잡았지만 벌써 땀이 흐른다.

오늘은 진도 쪽에서 덕원 호라는 배가 한 척 들어왔다.

오랜만에 보는 덕원 호의 선장은 머리를 짧게 깎았지만 흰머리가

많이 늘어난 모습이었는데 아직 건강한 반가운 얼굴이었다.

 

만재피싱이라는 낚시점이 생기기전에는 진도 팽목이나 서망 항에서 만재 도나

가거 도를 다니는 배편을 주로 이용했었는데 덕원 호의 선장은 매번

자기가 사용하는 선장실 뒤편의 침대칸을 제공해 주어 편히도 다녔었는데

목포 쪽에서 다니게 되고 부터는 십년 만에 먼발치에서 보게 되었다.

 

저 배를 타고 온 손님들이 몇 명 늘었고 원하는 방향이 서쪽이었는지 한바퀴를 돌게 생겼다.

 

만재도의 감초 자리와 주 사장님 포인트와 아랫턱에 손님들을 내려주고

내마도쪽에도 한팀이 내렸는데 오늘 물대라면..... 글쎄나?!

차라리 윗쪽이 낫지 않을까?!

 

 

 

 

 

 

왼쪽을 한바퀴 돌고나서야 동쪽으로 달려가서 아무도 내리려고 하지 않는 자리에

내리게 되었다.

 

지난 겨울철에 많은 숫자의 감성돔을 낚았던 곳으로 아직은 물살이 거세지가 않겠기에

내려 보기로 했는데 만재 도를 오래도 다니면서 한 번도 밤낚시를 해보지 않은

생소한 곳이었는데 발밑 수심이 깊다는 것만 알고 있었지 어떠한 곳인지는

알 수가 없는 곳이었다.

 

 

노 선장의 아들도 처음 내려 보는 곳이라는데 좌측의 골짜기가

민박집 아저씨와 할아버지가 예전에 노 젓는 배를 타고 와서

고기를 낚곤 했다는 말만 들어본 곳으로 집을 나서기 전에 아저씨에게

지형을 물어보고 나왔었기에 안쪽의 높고 깊은 곳으로 자리를 잡았고

나는 다소 편한 곳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발밑에 부분이 십 미터가 넘는 깊이였고 한쪽으로는 물속지형이 올라가며

턱이 졌기에 그 부분에서 고기들이 돌아서 접근할 것 같았는데 더 올라가는 부분의

포말지형에서는 잔잔하고 조용해진 밤 시간대에는 농어들이 머물 것이 분명했다.

 

이쪽부근에서는 낚시를 한 사람이 없었는지 흔한 납덩이 하나도 박힌 흔적이 없었고

멀리 떨어진 높은 곳에나 받침대를 설치했던 흔적이 있었기에 봉돌 하나를 캐내어

원하는 위치에 심고 보니 밤물이 높게 올라오거나 너울이 치면 쓸리거나 발을

적실 수도 있겠기에 만조시간에는 신경을 써야할게다…….   

 

 

 

 

 

그나저나 큰 고기를 걸었다면 문제가 될 것이 어젯밤에 뜰채가 망가졌기 때문이었다.

 

약간 큰 참돔을 건져 올리다가 어디에 걸린 건지 아니면 오래 사용하여

저절로 파손이 된 건지 뜰채의 중간 부분이 쪼개져버려서 사용을 못하게 되었다.

 

오늘 들어오는 배편이 있었기에 미끼와 밑밥은 왔는데 뜰채는 안 왔기에

매장으로 연락을 해보니 직원 분은 그런 내용을 모른다고 했고 사장님에서

놈으로 변한 점주는 전화를 꺼놓았는지 아예 받지를 않았다. 험상궂은

이모티콘을 수없이 띄워놨으니 지겨워서라도 확인을 하겠는데 뜰채 없이

낚시를 해야 하는 불안한 마음을 저도 알 것, 아니겠어????????????

 

 

온갖 험악스런 이모티콘 수십 개나 보낸걸. 늦잠을 자고 일어난 점주가 봤는지

깜빡하고 잊었었다며 내일아침에 꼭 보내겠다고 했는데 잊을걸. 잊어야지?!

어떻게 그런걸. 잊을 수가 있을까? 그런 깜빡하는 머리로 라면 작동법이

복잡한 새로 산 자동차의 제대로 된 운행이 3년도 더 걸릴 거라고 악담을

퍼부은 후에야 마음이 좀 진정됐다.

(~! 나도 그 차의 사용법을 익히노라, 두 달 동안 머리에 쥐가 날뻔 했다궁~!!!!)

 

 

오늘도 경록이의 뜰채를 함께 사용해야겠기에 멀리 떨어질 수가 없는 날이었다.

서로가 멀리 떨어져서 자리를 잡았는데 소리쳐 부르면 번개같이

뜰채를 갖고 달려오겠다고 했지만 너무 멀고 높은 위치에 자리를 잡았으니

어지간한 고기는 떨어트리는 한이 있어도 그대로 줄을 잡고 당겨서

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주 부르게 되지 않아야 할 텐데 어쩌지????? 여기는 만재도인데.......)

 

 

어두워지면서 멀리 흘렸던 찌에 미세한 움직임이 있어 이른 초저녁에

벌써 농어가 다가왔을지, 살짝 당겨보니 당차게 차고 나가는 것이

농어도 아니고 참돔도 아니고 이상한 느낌이었다.

 

 

어제도 이상한 당김이 있어서 무언가 했더니 때 아닌 감성돔이 물고 나왔었는데

오늘은 또 무슨 고기일까? 허벅지만한 고등어 같기도 하고 전번에 외연도 에서

떠올라서 물고 달리던 미터 급 숭어?????? 할 수 없이 뜰채를 갖고 와야겠다고

몇 번을 부르니 이미 듣고 있었다며 가는 중이니 한참 힘이나 빼라고 하던

경록이가 와서 떠내고 보니 부시리도 아닌, 방어 과의 고기였기에 고등어처럼

물위로 튀며 난리를 쳤었나 보다.

 

 

구멍 찌와 막대찌 채비를 한 두 대의 낚싯대를 펴 놓곤 막대찌를 빼놓은

내리닫이 채비를 보니 워낙, 물속이 맑게 보이다 보니 줄 보기로 사용하는

케미라이트가 안쪽으로 파고들어오는 것이 보였는데 저런 상황이면 가끔씩,

집 나온 고기나 물어줄까 생각되어 집중을 하지 않고 멀리 보낸 찌낚시에만

신경을 쓰고 있었는데 불빛을 없앤 탓인지 발밑에서 가끔씩 내리 꽂히는 입질이 들어왔다.

 

 

참돔의 크기도 제법이었지만, 시간상으로도 이르게 덤벼드는 농어의

크기 또한 제법이었다.

 

어지간한 크기의 고기들은 힘을 빼고 줄을 당겨 올려보기도 했지만

뜰채의 도움을 받아야할 크기의 고기들은 힘을 뺀다고 너무 오랫동안

어르고 달래다간 바늘이 걸린 부분이 헐거워졌는지 떨어져 나가기가

벌서 몇 번째일까?!

 

 

발밑의 수심이 깊은 곳의 수심은 물 온도가 서늘했는지

몇 번째의 대물들이 휘젓고 있었다.

 

제때를 맞추어 달려 온 경록이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떠올리기도 했고

지체하다가 빠져 나가는 것도 있고, 모두가 제 운명 아니겠어?! 

 

또 한 번, 내리 꽂히는 낚싯대를 보고는 정확하게 손잡이를

맞잡을 수가 있었기에 제대로 버티게 되었고 이미 앞서 잡혀 나온

고기들을 보면서 두 단계나 올려서 묶은 바늘과 목줄에는 이상이 없겠기에

아마도 육십이 넘어갈 돌돔이 분명할 저 고기의 얼굴을 꼭, 보겠다며

침착하게 맞서고 있었는데 소름이 끼치는 아쟁의 줄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고기의 힘이 이리도 억셀 수가 있을까, 의아해하며 두 손으로 낚싯대를

, 움켜쥐고 있었는데 되겠구나, 생각을 하는 순간 오르르르~~~’

무언가가 풀리는 느낌과 함께 헐거워졌다.

 

어딘가에 원줄이나 목줄이 쓸렸을까 했는데 큼지막한 도래의

윗부분에 감긴 원줄이 빠져 나왔기에 또르르 말려 있었는데

아까 손질을 하면서 한 번 더 매듭을 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났다.

 

걸림보다는 대물과의 맞섬에서 목줄에서는 그런 일이 없지만 가끔은

원줄이 빠져 나오는걸 경험했기에 한 번씩 겹을 더 주곤 했었는데

왜 이런 실수를 한 걸까?! 아마도 너무 더운 탓에 잠시 헛 손을

놀린 걸로 밀어 버리고 대물이 휘젓고 간 물속에는 한동안 다가올

고기도 없을 테니 밑밥 두 주먹을 흩뿌려 놓고는 경록이가 있는 곳으로

구경이나 다녀와얄라나보다…….

 

경록이도 이런저런 고기를 잡다가 조금 전에는 감당이 안 되는 고기를 걸었었는데

가슴만 서늘하게 만들어 놓고 가버렸다며 아마도 대물 참돔이었을 것 같다며

낚싯대에서 눈을 돌릴 줄을 몰랐는데 자정이 됐으니 이제라도 저녁도시락을

먹도록 하자며 라면이라도 하나 끓여보라고 하니 마지못해 짐을 둔 자리로 내려갔다 

 

어군이 형성된 곳에는 백여척의 어선들이 모여있기에 수평선이 환한 가운데

물이 점점 내려앉아서 뜰채도 닿지 않는 자리에 있던 경록이는

내 옆으로 자리를 옮겨 왔고. 뜰채가 가까운 곳으로 왔으니 마음 놓고

농어를 잡을 수가 있었는데 경록이도 이제는 농어가 다가오는 것을 알 수도 있고

느낄 수도 있게 되었다면서 내가 전에 이야기하며 설명해준 홀 눈과 곁눈을

이용하는 농어 쉽게 잡는 방법이 이제는 이해가 된다면서 신기해했다.....

(그래~~~~~!!!!! 이젠 너도 포스가 함께 하는구나~~~~~~ ^^;; )

 

오늘 사용할 밑밥 겸 미끼로 땡땡 언, 크릴 넉장, 녹는대로 훑어서

실한 것은 미끼로 남는 건 밑밥으로 사용하는데 정말 덥긴 더운 것이

다른 때라면 아침까지 덩이진 것이 있는데 새벽에 벌써 다 녹아내리니

미끼로 사용 할 것이 부족했다.

 

 

 

 

건너편의 자리에서도, 뒤쪽의 내가 즐겨 찾는 자리에서도 이 더운 물속에서도

다가오는 고기들이 있었기에 쿨러들을 채워 나왔고 횟감들은 챙겨 놓지를 못했는지

오늘은 손질할 고기뿐이었다…….

 

표층 수온이 30도가 넘으니 살림망이나 꿰미를 이용한 다해도

살릴 수가 없었으니 아침에 날이 밝기 전에 마지막으로 낚은 고기가 없으면

그날은 횟거리도 없는 날이다.....

 

집마당에 들어서니 세워져 있는 것이 뜰채가 분명하겠지?!

놓친 고기를 다시 잡아야 뜰채값을 받을 수가 있다는걸 점주는잘,  알고 있겠지? -,,-

 

 

오늘은 아줌마도 눈치를 챘는지 문어와 갓 따온 싱싱한 홍합으로

무침을 해서 내주었는데 혹시나 불안해하는 손님이 있을까 하여 살짝 데친 홍합이었다.

 

 

오래전에 가거 도를 가기 위하여 가거도 에서 나온 작업용 목선에

스무 명이 타고 간적이 있었는데 속력이 안 나는 배다보니 시간이 오래 걸려서

배안에서 점심 도시락을 먹어야했다. 가거도산 생 홍합에 양파 채와 오이를

썰어 넣고 고춧가루만 뿌린 새콤달콤한 날 홍합무침이었는데 아무도

젓가락을 대려고 하지를 않았다,

 

 

그때도 8월 복중이었고 비브리오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있었기에

대부분이 가거도 초행길이었던 초보수준의 낚시꾼들은 저 살려는

생각을 했는지 선장이 아무리 권해도 건드려볼 생각도 안했는데

실소를 하던 선장이 이 여름에 깊은 물속에 들어가서 우리 집사람이

힘들여 따온 홍합은 뭍이 가까운 곳에서나 떠드는 비브리오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데 저렇게들 겁을 낸다며, 먹기 싫으면 말라고 당겨내기에

인솔을 하던 총무와 셋이서 먹어 치우게 되었는데 사실, 나도, 그다지

땅기지는 않았지만 선장도 먹고 총무도 먹는데 혼자 어딘가로

실려 가지는 않겠다는 실 같은 희망이 더 강했었나????? ^^;;

 

그나저나 부산에서 오신 주선조사들이 가져온 이슬은 언제나 동이 날까?!

 

궁금해 하면서도 오늘 아침에도 공짜 이슬을 정신없이 받아마셨기에

에어컨이 없었다면 제대로 잠을 자지도 못할 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