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담긴 조행기/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3. 아 듀~! 2017년 만재도 (또 다시 이어진 대박행진) by 찌매듭 2017. 12. 30. ‘아~으~~!!!’ 무슨 꿈을 꾸었었을까? 오래전에 보았던 영화에서 E. T. 가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키자 자전거가 하늘로 떠올라 둥근 보름달을 가로질러 가는 장면이 있었는데 나도 파도가 가로막아 건너가지 못했던 건너편의 갯바위가 아쉬웠기에 꿈에 보였나보다. 나도 그쪽으로 건너가 보려고 E.T. 처럼 손을 휘저었을까? ^^;; 그렇게 꿈속에서 무언가를 따라 해보려고 손을 저었다가 머리위의 방벽에 부딪은 모양이다. 아프긴 하지만 잠이 덜 깨어선지 먼 감각으로만 느껴지는 아픈 통증에 멍하니 있다간 곧, 낯선 풍경을 느끼면서 잠시 후에야 내가 만재 도에 와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아마 어젯밤에 아랫집의 지붕을 세차게 두드리는 소리에 일어나서 창문을 열어보곤 비 귀한 만재도 에서의 겨울 소나기를 한참 쳐다보다가 늦게 다시 잠이 들었었는데 저렇게 많은 양의 비는 뭍의 위쪽에서는 눈이었을 테니 길이 막히고, 덮이고 난리를 치를 양이었겠지..... 벌써 만재 도에 들어와서 세 번째의 날을 맞게 되었다. 아침까지 비가 그치지 않는다면 그냥, 방에서 푹, 쉬어야할지도 모르기에 아쉬움에 속을 끓이면서 늦잠이 든 모양이었는데 아침식사를 하라고 깨우는 아저씨의 목소리를 들으니 비가 그친 모양이다..... 감성돔 백숙이 아침식사의 국으로 나왔는데 회를 떠내고 남은 뼈를 우린 국을 좋아하지를 않는 것이 거문도나 추자도를 한참, 다닐 적에는 민박집의 손님들이 많을 때였으니 누구든, 어느 자리에서든 몇 마리의 고기를 낚아왔기에 회를 떠먹고 남은 뼈와 대가리를 모아 두었다가 다음날 아침에 국으로 끓여 주었는데 사람이 많을 때는 물을 많이 붓곤, 뜨물같이 멀건, 멀 때 국을 끓여 내주었기에 질색팔색이었는데 만재도 에서는 진국이라 한결, 낫긴 하다만...... 어제보다 날씨가 좋아져서 가고 싶은 자리를 고를 수가 있었는데 젊은 선장 집에 묶는 손님들은 이미 자리를 정했고, 열흘도 넘게 장박을 하는 손님들도 미리 포인트를 일러두었기에 그네들이 먼저 자리를 잡고 보니 마땅한 자리가 없어서 첫 번째 날의 자리로 다시 가야했는데 이미 익숙한 자리였기에 채비를 하자마자 고기구경을 시작했다. “오메~~~~ 이렇게 좋은 자리를 왜들 마다하고 어디로들 갔을까?” (또, 그리도 만재 도를 다녔으면서도 이 자리를 왜 안내려 봤었을까?) 건너편의 자리에서 낚시를 하면서 여름날에 가끔 낚시를 하는 사람이 있는 것을 보기는 했었지만 밤을 새워가며 낚시를 하는 사람을 본적도 없었고 경쟁적으로 찾는 사람도 없었기에 모르고 지나치며 관심도 없는 자리였는데 자세히 둘러보면서 주변 수심도 체크해 보고 물 방향을 읽어보니 돌돔도 다가올 자리였고 농어며 우럭이며 온갖 고기가 꼬여들만 했다. 안쪽으로는 재작년에 아저씨와 밤낚시를 했던 열기와 볼락들이 설치던 좁은 골짜기 입구가 보였는데 아저씨에게는 할아버지와의 어릴 적 추억이 담긴 곳일 게다. 그때만 해도 엔진이 달린 배도 없는 노를 젓는 목선이었을 텐데 어떻게 이곳까지 노를 저어 와서 밤낚시를 했었을까? 마을 습한 곳을 호미로 파 젖히면 지금은 소고기 값보다 비싼 돈을 주어야만 살수가 있는 지렁이 미끼가 지천이었다는데 사람들이 사용하는 생활하수가 번지면서 숫자가 줄어버린 지금과는 달리, 지렁이도 고기도 억수로 많았던 시절이었겠는데 통대나무에 굵은 경심 줄을 매어 굵고 크고 값싼 바늘로도 많이 낚았다는데 볼락 바늘 9호가 크고, 5호 줄이 굵다고 사치스러운 엄살을 떠는 현대인들은 어떻게 고기를 잡겠다고 하는 걸까?! 내년 여름에는 이곳에 장대를 세우고, 저곳을 찌낚시로 공략하면 좋을 것 같은데 갈치낚시 채비를 응용하면 아무리 수심이 깊어도 고기가 노니는 층을 찾기가 쉬울게고 잘 꼬드겨서 후려낸다면 강남제비가 예술을 한답시고 바람난 여편네들 낚는 것보다는 한결 쉽고 건전하지 않을까? ^^;; 누구와 함께 내리게 될지 모르겠기에 세 곳의 수심 깊은 곳을 찾아내어 바닥까지의 층을 읽어 보고, 더듬어 보다가 시간을 허비했지만 오늘도 아쉬울 것이 없는 넉넉한 날이었다. (역시,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리는 것이 아닌데…….ㅎㅎㅎㅎㅎ) 발밑 수심이 너무 깊다고 노 선장의 아들은 낚시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지만 깊은 수심에서 고기를 불러 올려가며 잡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보니 내 입맛에는 딱, 떨어지는 자리였으니 이미, 마음속에는 내년 여름에는 어느 곳에 자리를 잡고 어떠한 방법으로 낚시를 해볼까를 생각해 두었다며 그늘도 일찍 찾아들 곳이기에 일찍 나와도 되겠다며 잠시 쉴 시간에는 등을 내려놓을 곳도 눈여겨 두었으니 반년 후의 시간이 몹시도 지루하게 기다려 질 것이라니 그제야 수긍이 가는지 눈썹을 떨기 시작했다. 청명한 하늘이 보이는 가을 날씨 같은 겨울날씨 속에서, 또 다시 휘몰아친 입질로 고기구경이 쉬워지자 물을 가득 길어서 담은 물통의 기포기를 가동해 놓곤, 여유 있게 도시락을 펼쳐 들면서 컵라면을 곁들인 따뜻한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후낚시를 시작했지만 진이 빠졌는지 낚시가 시들해진 느낌, 물속의 수온이 어떨지 궁금할 때 사용하려던 수온계는 물속을 들어 갈 일이 없었기에 무릎 위에서 얌전하게 바깥온도나 표시하면 제 할일도 더 없을 날이었다. 아침에 산을 걸어 넘어가서 익숙한 자리를 찾아간 아저씨도 몇 마리를 낚았다나보다. 오늘은 늦게까지 낚시를 하라고 하지만 낚은 고기를 어디에 또, 담아야할꼬? 해가 기울어서야 배가 왔고 못 잡은 손님들이 있으니 회 한 점을 먹여야겠다며 젊은 선장이 고기를 얻어갔다, (맛있게들 잡수세요~~~~~ ^^//) 어촌계장에게 세 번째의 전복망태기를 얻어서 만든 살림망을 물가에 하나 더 매달아놓고 집에 올라가니 저녁밥상에는 아줌마가 지난번에 직접 낚아서 꼬들하니 말린 학공치와 간재미 튀김과 아침에 뜯었다는 금년의 첫 돌김이 상에 올라왔다. 뒤쪽에서 아저씨가 학공치를 낚아 오는 것만 알았지 직접 학공치를 잡아본 적이 없던 아줌마가 아저씨를 찾아 나섰다가 학공치를 잡는 것이 신기했던지 채비를 넘겨받아선 아저씨보다 더 빠르게 많이 낚아내면서, “오~메~! 오~메~! 잘 무는구먼? 감생이도 별 것 아니겠네?” 그 소리에 놀란 아저씨가 가슴이 서늘했다던데, 산 너머를 아줌마가 대신 다니는 날이 곧 오지 않을까 몰라.... ^^;; 아침 일찍 홍합을 캐러 갔던 아줌마는 너울이 심술 맞기에 김을 긁었다는데 오전에 뜯었다는 김이 몇 시간 만에 저녁밥상에 올라오다니? 홍합도 캐온 것이 있다기에 홍합을 다진 전이 먹고프마고 했더니 뚝딱 까서는 한 접시를 만들어 내 주었다……. 전복통 살림망에 담긴 펄펄뛰는 감성돔이 삼십 마리...... 손질해서 소금 간을 하여 바람에 말리는 것도 이십 마리...... 낚시가 재미가 없어지는 건 또, 웬일일까? 원래는 사흘만 낚시를 하려고 계획을 했었기에 일정에 맞추어서 간편하게 준비를 해왔었다. 폭설로 눈을 치우다가 허리를 삐끗했다는 마나님과 출퇴근길에 고생을 한 딸내미가 그쪽은 날씨가 어떠냐며 도로도 미끄럽고 위험하니 이곳 걱정은 말고 푹, 있다가 따뜻해지면 올라오라는 문자를 보내왔는데 마나님의 컨디션이 최상인 틈을 타서 잘 말을 해두었으니 용돈이나 인상해 달라고 이상한 토를 달았는데, (이게, 꿈이야? 생시야?! ^^;; 노모에게 가볼 날까지는 아직, 사흘이 남았으니 여유가 있겠다. ) 사흘간의 낚시를 하면서 몇 개의 찌를 뜯기었는데 4호찌가 동이 나고 3호찌도 마음에 드는 것이 없는 것이 물속이 생소한 자리를 더듬으면서 지형을 살피다가 몇 번인가 낭패를 보았고 요즘 들어서는 깜빡이는 전구같이 잊는 것도 생기는 것이 잘 준비해 놓고도 그대로 두고 온 것이 있었고 가방 안에 담았다고 생각했는데 안 챙겨온 것도 나중에야 생각이 났다. 여름철 낚시라면 야 온갖 수리도구에 구급낭까지 챙겨 가지고 산더미 같은 짐을 끌고 다니니 미니급 낚시가게나 슈퍼보다도 모든 것을 잘 챙겨오고 넉넉하지만 집으로 드나들며 간단하게 준비하는 겨울철 낚시에는 잊고 빼놓는 것도 있기 마련이었다. 오늘도 이른 아침밥을 먹고 어둠이 채가시지 않은 갯바위에 내려 쫍쪼름한 바닷내음이 가득한 맑은 공기를 마음껏 들이키며 밝기 시작하는 밝음에 밀려 어둠이 물러가는 하늘을 보면서 바다에서만 느낄 수 있는 울림하나가 쨍하니 잠이 덜 깬 머릿속을 치고 지나가며 머릿속을 맑게 해주었으니 끝도 없이 펼쳐진 파란하늘과 겨울철 치고는 푸른 바닷물이 마음까지 투명하게 만들어주었다. 오늘도 나를 좋아하는 사람은 멀리 있고,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도 없다고 느낄 때 오는 편안한 고독감이 가난중의 가난이라고 느낄 필요가 없는 하루였지 않은가......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낚시의 덫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사진이 담긴 조행기 > 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5. 아듀~! 2017년 만재도 (서 씨 아저씨를 위한 데스페라도) (0) 2017.12.31 4. 아 듀 2017년 만재도. (퐁당퐁당 돌을 던져라....) (0) 2017.12.30 2. 아 듀~! 2017년 만재도 (바람돌이와 함께, 녹섬에서의 하루) (0) 2017.12.29 1 아듀~! 2017년 만재도 (일찍 터트린 샴페인) (0) 2017.12.29 12월의 갈치낚시-점성어라니...-불쌍한 밥상?-배에서 수제비라니?-갈치 포뜨기 등 (0) 2017.12.04 관련글 5. 아듀~! 2017년 만재도 (서 씨 아저씨를 위한 데스페라도) 4. 아 듀 2017년 만재도. (퐁당퐁당 돌을 던져라....) 2. 아 듀~! 2017년 만재도 (바람돌이와 함께, 녹섬에서의 하루) 1 아듀~! 2017년 만재도 (일찍 터트린 샴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