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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담긴 조행기/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2. 아 듀~! 2017년 만재도 (바람돌이와 함께, 녹섬에서의 하루)

by 찌매듭 2017. 12. 29.

 

 

 

창문이 흔들리는 소리에 잠이 깬 건지?! 목이 말라서 잠이 깼을까?

어째 날씨가 심상치가 않은 것이 파도가 몽돌 밭을 치올리는 소리가 크기만 한데

아침에 낚시를 나가기가 어려울 것 같다…….

 

일찍 일어난 아저씨의 발자국 소리가 무거운 것이 바깥을 살피고 온 것 같았는데

만재도 사람이 몽돌밭의 돌 구르는 소리만 듣고도 알아채야지, 바깥에 까지 나가본다고

달라질 것이 아무것도 없을 텐데......

 

에구, 선장조카 아이가 오늘은 집에서 놀라고 하는데 어쩐 다요?!”

 

놀라면 놀아야지 뭘, 어쩐답디까? 오늘은 산 넘어도 가기가 틀렸으니 물에 담가 놓은

전복 통이나 뒤져서 한 마리씩 건져다가 회나 써시구려. 한 달을 썰어도 되겠네…….”

 

 

일찍 차려놓은 아침밥을 느지막이 먹고서는 방에 누워 버렸는데 아랫집의 배가

어딘가를 가는지 엔진소리가 크게 들렸기에 창문으로 내다보니

파도를 뚫고 가는 것이 어딘가 의지가 되는 곳을 찾아 가는가보다.

 

 

잠시 후에는 젊은 선장이 준비하고 내려오라는 연락이 올수도 있겠구나 싶었는데

아저씨의 전화가 울리는 것이 어서 내려오라는 소리가 분명했다.

 

놀아도 갯가에서 놀아야지 젖은 짚단을 태우듯이 방안에서 뒹굴 거리면서

시간을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서둘러서 채비를 갖추고 밑밥 통을 들고

배터로 내려가니 다른 사람들도 같은 생각을 했는지 배안이 가득했다.

 

이런 날씨에 갈수 있는 곳이라곤 녹섬이 있는 뒤쪽이나 발전소 밑의

움푹한 곳뿐이었는데 그 동안 만재 도를 다니면서 이번이 일곱 번째 인가보다.

 

 

 

 

 

 

  

십오 년 전 어느 겨울에도 날씨가 사나운 날이 있었기에 안쪽 깊은 조용한 곳에

여섯 명이 옹기종기 모여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는데 학공치와 망상어구경도 어려운 날이었다. 

 

진도의 팽목 항에서 같이 남동 호라는 배를 타고 들어온 낯선 사람 하나가

무언가를 연실 잡아내고 있었는데 큼지막한 망상어며 손바닥만 한, 늦 참돔이며

학공치를 잡아내다가 작은 감생이도 끌어내기에 상당한 실력을 지닌 강호의

숨은 고수가 있구나, 곁에 다가가서 숨을 죽이고 낚시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되었는데

구멍 찌를 물에 드리우면 잠시 후에 물속으로 끌려들어 가는데 헛챔질도 있었지만

무언가를 계속 낚아 내기에 그 사람이 잠간 갯바위에 낚싯대를 내려놓고 볼일을

보는 사이에 채비를 살펴볼 수가 있었는데 채비가 약간 이상한 것 같았다.

 

 

구멍 찌가 0.8호 였으니, 예민하게 채비를 했기에 입질을 계속 받았던 것 같은데

수중 찌는 1호였고 별도의 봉돌도 달았으니 밸런스가 맞는 것 같지가 않았기에

의아했는데 저렇게 예민하게 채비를 해서 가라앉히는 기법으로 고기를 잡는가보지?????

 

 

……. 선생님……. 채비를 이렇게 해야 하는 깊은 뜻이 있는지요?!

오늘, 강호의 고수를 만나게 되었는데 한수 가르쳐 주심이 있다면 깊이 새겨듣겠삽니다~~~ ^&^“

 

아니 뭐, 이렇게 하라고 진도의 낚시점에서 가르쳐 주었기에 그대로 하는 거지요 뭐,”

 

거기선 수중 찌를 무겁게 하라고 하던가요? 가라앉을 텐데요?????”

 

그냥 찌라는 것을 끼우고 쇳덩이를 달면 된다던데 뭐가 잘못됐는가요?”

 

“ -_- ???????? ”

 

 

바다낚시는 이번이 처음인데 만나기로 약속했던 친구가 오지를 않아 먼 곳까지 와서

그대로 돌아 갈수도 없어 만재 도를 가는 배가 있다기에 얻어 타고 들어왔다면서

민물낚시는 좀 해봤기에 바늘도 묶고 어느 정도 채비는 할 줄 아니 잘 좀 가르쳐 달라고 했기에

입이 절로 벌어지고 말았다.

 

 

다음날은 남대문의 내려온 줄기에 그 사람이 자리를 잡았기에 노 선장이 누구든

한 사람이 같이 내려서 동무도 하고 뜰채로 고기도 서로 떠주라고 했지만

서로들 눈치를 보다가 멀리들 떨어져 내렸는데, 가끔씩 그 사람이 있는 곳을 쳐다보면

무슨 고기를 걸었는지 힘을 쓰고 있었고 뜰채를 사용을 안 하고 그대로 들어 올리려다가

연실 떨어트리고 있었는데 멀리서 봐도 큼지막한 감성돔들이 분명했다.

 

시선고정이라는 카피문구가 그때 만들어 지지 않았을까?!

벌써 여러 번이나 저러는 모습을 봤는데 저 자리에 함께 내렸더라면 대박을 치지 않았을까?

 

 

민박집으로 돌아와서는 같이 오려던 친구가 준비한다기에 그냥 왔다가 낭패를 보았다며

큰 바다고기를 건져 올리려면 뜰채라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면서

뜰채가 있었더라면 감성돔이란 고기를 열 마리도 넘게 잡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는데

제법 만재 도를 다녔다는 사람들은 옆에서 꿀도 얻어먹지 못한 벙어리처럼

입을 헤 벌리고 밥만 부지런히 입안에 퍼 넣곤, 오래오래 씹으며 삼킬 줄을 몰랐다.

 

 

낚시 일정이 끝나고 진도로 배를 타고 나가자마자 팽목 항에서 매점과 식당을 겸하는

곳에는 낚시도구를 파는 곳이 있었는데 그곳으로 달려간 그 사람은 뜰채부터 사들었다.

 

순진한 사람이었는지 가격을 묻고 따지지도 않고 샀기에 오히려 주인이 얼 떨떨하는 모습을 보면서

모두들 외면했었나?! 

 

 

 

 

 

  

걸어서 산을 넘어가는 자리도 갈수가 없는 날이었기에 함께 배를 타고

낚시를 온 아저씨가 아래쪽으로 자리를 잡더니 벌써 고기를 한 마리 걸었다는데

만재도 전역에 고기가 깔렸는가보다…….

 

녹섬을 건너다보는 자리와 옆에까지 열 명이 넘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자리를 잡고는

서로들 얼굴을 쳐다보면서 유료낚시터 기분을 느끼고 있었는데 건너편의

아랫자리를 차지했던 사람은 너울파도에 쫓겨 올라와서는 젖은 옷을 털다가

낚시를 포기 했는지 주저앉고 말았고 위쪽의 사람은 멀리서 고기가 무는 장소를

모르는지 발밑만 노리고 있었는데 너무 만재 스타일만 고집 하는 것 같다.....

 

 

어느 겨울에 바람과 파도를 피해서 서 씨 아저씨와 저 자리를 처음

내려 보게 되었는데 그때만 해도 만재 도를 잘 모르던 서 씨 아저씨는

채비를 한껏, 멀리 흘려보냈다.

 

어차피 녹섬에서는 낚시가 안 될, 조금물때였기에 놀면서 염불이나 하는 날이었으니

몇 번 채비를 담갔다가 궁둥이를 갯바위에 내려놓고 있었는데 서 씨 아저씨가

40급의 감성돔을 한 마리 낚아 들었다.

 

우연히 지나가던 재수 없는 고기가 걸려들 정도로 고기가 많은 만재도 였기에

그런가보다 무심코 넘겼는데 잠시 후에 또 한 마리를 건져왔다.

 

 

어느 쯤에서 잡았는가 물어 보니 고기가 물었다는 곳이 만재 도에서는 상당히

먼 거리였는데 그 멀리에서도 고기가 문단 말이여?

 

내려놓았던 낚싯대를 집어 들고 근처로 가서 흘려보니 ~~!’ 하던 찌가

사라지기에 그만한 크기의 감성돔을 세 마리 낚게 되었는데 그 다음번의 여름에

그 자리에서 낚시를 해볼 기회가 있었기에 같은 방법으로 낚시를 해보니

돌돔 여러 마리가 겨울의 감성돔처럼 물려 나왔기에 그런 지형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내마도의 북단 지역처럼 4물 이후에 내려서 흘림낚시를 해본다면 또 재미가 있을

그런 곳이었다만, 건너편의 아저씨들이 아는지 모르는지 ..... ㅎㅎㅎ

 

 

건너편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보니 건너편에서 낚시를 하던 인생은 마라톤님이

내가 낚시 하는 모습을 카톡으로 보내왔는데 그쪽도 심심하셨나 보죠?

 

 

 

 

 

 

 

  

고기도 안 잡히는데 오후 네 시까지, 지겨운 시간을 보내고 철수를 하려니

파도가 높아서 앞쪽으로 가면 물을 뒤집어 쓴다고, 뒤쪽으로 돌아서 들어간다......

 

걸어서 민박집 까지, 철수......

만재도 표석이 보이고 마을 쉼터에는 몸을 말리는 생선이 잔뜩 걸려있다.

 

어제보다는 예쁘게 회 한 접시를 아저씨가 장만해 내왔고

손질을 하여 소금 간을 한 것들은 처마에 걸려서 바람에 제 몸을 적당히 말려갈 것이다.

 

 

저녁상을 물리고는 아저씨가 물에서 주워 모은 찌통을 꺼냈기에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면 몇 개 챙겨보라고 했지만,

마음에 드는 것이 없는 것이, 만재 도에 맞지 않는 작은 찌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초행자들이 바닥을 긁어대다가 떨궈 먹은 것들이 대부분이었는지

저 부력의 신통치 않은 것들이었다…….

 

거문도의 어느 선장은 배를 달리다가 찌가 보이면 쫓아가서

건져내어 커다란 유리병에 인삼주를 담아 놓듯이 건져온 찌를

담아 두었는데 천개가 넘는다고 했다.

 

천개까지는 숫자를 세어 보았는데 머리가 어찌 됐는지 그 이상의 숫자는

셀 수가 없다고 웃었는데 천개의 종이학을 접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데

그 선장은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

 

낮에 갯바위에 올려놓은 전화기가 떨어지기에 낚아채다가 몸 균형을 잃어

넘어질 뻔 했는데 재빨리 손을 짚어 구름을 면했지만 손목이 시큰했기에

아저씨에게 파스를 달라하여 붙여보았는데 별 일은 없겠지?!

 

내일은 날이 좋을 거라니 좋은 조황을 기대하며 집에서라면 너무도 이른 시간에

눈을 감아본다만, 남몰래 눈물이나 흘리진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