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희 사람들은 기회를 기다리고 있지만, 기회는 기다리는 사람에게 잡히지 않는 법이다.
우리는 기회를 기다리는 사람이 되기 전에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
일에 더 열중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말대로 내일의 기회를 잡아 보려니 물살이 거센 날이다.
고 부력 찌를 사용해야겠지?!
4호찌는 바닥이 났으니 5호찌를 사용해야겠군?
바늘도 5호에서 6호로, 업~~~!!!!
만재도의 작은 아저씨도 6호 바늘 애용자다.
전에는 4호 바늘이면 충분하다고 했는데 어느 해, 신여의 널판자락에서
옆에서 같이 낚시를 하다가 4호 바늘이 연거푸 두 번이나 부러져 나갔다며 튼튼한 바늘을
얻으러 왔기에 6호 바늘을 건네줬더니만 너무 크다며 기겁을 했는데,
그런 바늘밖에 없는데 그러면 돌돔바늘이나 참돔바늘을 줄 까고 하니
고개를 흔들고는 제 자리로 돌아가서 사용해 보더니 설 걸려서 떨 군것도 없이
잘 끌어냈다며 그 후부터는 6호 바늘만을 고집한지가 오래됐다…….
서해 중부권에 있는 무창포구 제일의 어부 철호는 큰새우를 미끼로 사용하는데
대가리를 입으로 뚝, 떼어 내곤, 집어든 바늘을 보니 감성돔 바늘로는 15호가 넘을 크기였다,
너무 크다고 하니, 사람이 김밥을 먹을 때, 한 개를 날름 먹다간, 두개가 붙은걸
집어 들게 되면 입을 더 크게 벌려 먹지 않느냐며,
미끼가 크면 작은 고기도 입을 크게 벌려 먹는다며 물칸을 보여줬는데
손바닥만 한 고기들도 큰 새우미끼를 끼운 큰바늘로 잡았다는데
입이 작은 놀래미나 멸치도 깐 새우를 한입에 집어 삼키고
만재도의 학공치도 깐 새우미끼의 바늘을 물고 달리기도 하니
바늘크기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아저씨의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큰 고기를 잡을 때에는 철근이나 대못을 구부려서 잡았을 텐데...^^;;
날이 밝기도 전에 서 씨 아저씨가 타고 온 낚시점의 배가 도착했기에 아침밥이 일찍, 차려졌다.
너무도 잔잔하고 조용하여 도착할 때까지 흔들림이 없어서 달게 자고 들어왔다며
고단하지도 않으니 갯바위로 가서 마음껏, 체력소모를 해야겠다며 앞장서서
만재도의 어두운 골목을 나섰다.
어제 자리를 양보해 주었던 사람은 생각보다 고기가 안 나왔다며 다른 자리로
가버렸는데, 사람들마다 낚시를 하는 방법에 따라서 다를 수가 있을 텐데
너댓마리라도 잡았으면 됐지, 얼마를 잡아야 만족스럽다 걸까?!
좋은 자리 같기는 한데 아무도 내리려 하지를 않기에 세 명이 내릴 수가 있었는데
비좁은 자리가 아니기에 위쪽으로 서 씨 아저씨를 세워놓고는 예닐곱 마리는
보장이 되는 자리라고 잔뜩, 바람을 잡으니 예비대까지 두 대를 펼쳐 놓고
낚시를 시작했다.
소나기 입질을 보였던 아래쪽으로 자리를 잡았는데 물살이 생각보다 더 거셌다.
남아 있을 5호 찌의 잔존부력을 몽땅 목줄과 바늘위로 보내놓고 떠내려가지 않도록
잡아주면서 벌써 네 시간이나 뒤로 밀려나간 시간과 맞추려고 밑밥 배분에도
신경을 쓰며 집중을 했지만 좀처럼 입질이 없었는데 고기들이 모두 어디로 갔을까?
수온도 괜찮고 물색도 그럴싸한데 멀리의 물 흐름을 보니 방향이 너무 많이 벌어졌다…….
외연도로 농어낚시를 한참 다니던 날, 가장 멀리에 있는 황도로 루어낚시를 갔는데
해무 주의보로 예정했던 날보다 이틀 후에야 갯바위에 내릴 수가 있었다.
지금같이 가마우지형의 무거운 루어가 있었다면 공략이 가능했겠지만
어느 정도의 수심 층까지만 공략이 가능한 플로팅 계열의 루어만 있었을 때였기에
이틀이 지나 그만큼 멀어진 물살을 타고 뛰노는 농어 떼를 보면서 그곳까지 루어를
날려 보내지 못함에 애를 태우며 물때의 정확한 중요성을 느끼며 빈 쿨러로
돌아 선적이 있었는데 어째, 그때와 비슷하다는 불길함이 자꾸만 맴돌았다.
늦은 시간까지 버티다 보면 비슷한 시간 때까지 맞출 수가 있을게라며
여유 있게 라면까지 끓여서 점심도시락을 해치우곤, 아들은 끈질기게 자리를 지켰지만
아무래도 일찍 짐을 꾸리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먼저 짐 정리를 해놓고 전파가
닿는 자리를 찾아보았다......
오늘 들어 온 서 씨 아저씨에게 회 맛을 보이려면 산 너머를 간, 아저씨라도 믿어볼 수밖에....
전파를 타고 들려오는 아저씨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아직 이라곤 하지만
한두 마리는 낚아 놓은 것 같았고, 알겠다며 열심히 해보겠다는 것이 놀지 않고
열심히 횟감확보를 하겠다는 것이니 이젠, 믿는 구석이 생겼다.
정, 오늘 잡은 고기가 없다면 전복 통을 벌려서 두어 마리 꺼내도 될 터이니까.... ^^;;
일찌감치 따뜻한 국물을 곁들여 도시락을 해치웠고
보온병의 따뜻한 물로 입가심을 하며 주위를 둘러보니 웬, 쓰레기????
자리를 내달라던 꾼이 도시락을 쳐드시고는 빈 껍질을 그대로 버리고 나갔구먼?
열흘 동안 입질도 못 볼 나쁜 사람, 같으니라고.....ㅜㅜ
어느 섬을 처음 찾았을 때마다 엄청난 기대를 갖게끔 별천지는 아니었지만
한적한 갯바위를 독차지하는 기쁨은 특별했었다.
지금 같이 어느 섬을 가나 피할 수없이 많은 사람과 눈살이 절로 찌푸려지는
틈바구니 속에 몰래 쑤셔 박아놓은 쓰레기도 없었기에말이다
바다며 갯바위는 리필이 되지 않을 텐데 얼마나 더럽혀야 충족이 될까 모르겠다.
아들이 걱정이 됐는지 저녁에 삶아먹을 홍합을 한 봉지 캐 놓고는
이제 걱정이 없다며 마음 놓고 마지막 남은 한 시간 동안 몰입을 하겠다며
배 가 올 시간이 될 때까지 버텼지만 그제나 어제 같은 소나기 입질은 고사하고
단 한 번의 입질도 구경을 못하고 대를 접어야만 했다.
(그러기에 나처럼 점을 잘 쳐야지.... ㅎㅎㅎㅎ 물속 일을 눈곱만큼이라도 눈치 챌 수 있다면
몸이라도 편한 거지 ...... 쩝.... )
집으로 돌아와 보니 그릇에 두 마리의 감성돔이 칼집이 나서 소금을 뒤집어쓰고 있었기에
횟감이 안 되기에 손질을 해버렸나 했더니 큼지막한 두 마리면 충분히 회를 먹을 수 있겠기에
두 마리만 썰고 두 마리는 간을 해버렸다는 아저씨의 목소리에는 으쓱함이 실려 있었다.
캐온 홍합도 찌고, 삼겹살도 몇 점 굽고....
이렇게 만재도의 밤이 또, 깊어간다......
이슬이 몇 잔 돌자 서 씨 아저씨는 혼자 내려오느라고 심심했다면서
“혼자 다니지 말고, 같이 좀 다니자고~~~!!!”
“지난번 외연 도에서 홍합을 구워먹는다고 새까맣게 태워먹은 내 코펠도 안 물어주고
이것저것, 귀찮게만 하면서 뭘, 같이 다니자는게욧?“
“가끔가다가 라면도 끓이고, 커피도 타주면서 손을 덜어줘야지, 15년간
아저씨 뒷바라지를 했으면, 감사패는 못줄망정, 회를 한번 썰기를 했수?
멋진 밥 한 끼를 제대로 사줘봤수? 이젠, 나도 누구의 도움을 받아야할 나이가 되가는지,
체력의 한계를 느낀다구욧~! 계속, 독립하세욧~!!!!!!!“
“뭐……. 그 까지 코펠이야 알루미늄인데 내거라도 주면 되지 않나?!”
“알미늄이라니욧?! 듀랄루민 경질 코펠이라 값이 좀 비싼 건데 싸구려 자기 것 놔두고
왜 남의 비싼 거에다 홍합을 구워먹으며 태운거예욧?! “
“............ ”
서 씨 아저씨는 자기 혼자 남으면 심심하니 연말까지 같이 함께 낚시를 하자고 하는데
노모에게도 가보아야 하고 한파에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데 어찌 집을 보름씩이나
비울수가 있겠냐며 안 되겠다고 했는데, 나중에 들어오는 사람은 앞서 들어온 사람이
물품이 떨어졌을 테니 필요한 것이 있느냐며 놀부 깡이라도 몇 봉지 들고 올 것이지
맨손으로 들어와서 사람을 붙들고 늘어지면 어쩌자는 걸까?
메고 온 쿨러를 슬쩍, 떠들어 보니 자기만 마시려는지 팩소주 열개와
사과 다섯 개뿐이던데 열흘을 작정하고 들어왔다는 사람이 어째 저럴까?
담배도 진작에 끊었으니 입이 심심하거나 아저씨와 동무삼아 산 넘어나,
갯바위를 다니려면 얼마간의 간식거리도 있어야 할 텐데 자기는 밥만 먹으면
군것질을 안 한다며 준비해 가지고 다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오래전의 여름밤에 정 군과 내리고 보니 서 씨 아저씨 혼자 낚시를 하게 되겠기에
오후 그물을 내려놓고 들어 온 노 선장의 아들이 함께 동무를 하여 낚시를 하겠다며
건너편의 마주 보이는 곳에 내렸는데 초저녁부터 소나기 입질이 들어왔는지
불빛이 번뜩이며 뜰채를 사용하는 것이 보였고, 가끔 떨어뜨리는지 안타까운 탄식도
들려 왔는데 자정이 되지도 않았는데 조용해 졌다…….
전화를 해보니 참돔이며 돌돔이며 왕볼락까지 잔뜩 잡아 놓았기에 담을 곳도 없고
힘도 빠져서 기운이 없기에 잠이나 자려고 한다나?
정 군과 함께 건너다보면서, 저 사람들이 배부른 짓들을 하는구나?!
입질이 들어오고 고기가 잡히는데 담을 곳이 없다면 잡은 고기를 되놔주더라도
찌맛, 손맛을 입질이 끊어질 때까지 밤을 새워가며 낚시를 해야지
집에 돌아가면 실컷 잘 수 있는 잠을 왜 자려고 하는지 정신 나간 사람들이라며
흉을 봤는데, 대부분의 고기들을 노 선장의 아들이 잡았다는데 더운 여름밤에
체력이 고갈되어 가니 비엔나 쏘시지 에 생크림 케이크 같은 고급스러운 간식은 아니더라도
캔 콜라에 초코파이라도 두어 개라도 있어야 여름날의 짧은 밤이라도 새우겠는데
가지고 나온 저녁 도시락은 초저녁에 먹어치웠으니 먹을 만한 간식이라곤
컵라면 한통이나 사탕 한 알도 없기에 지쳐서 잠을 잘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자기가 먹을 것은 없어도 같이 시간을 채워주고 동무를 해주는 섬의 아저씨나
청년에게는 무어라도 먹어야하지 않겠냐고 과자 한 개라도 건네주려고 하는 것도
일종의 작은 배려 일 텐데 흔해빠진 캔 음료 하나도 없이 얼음물만으로
여러 날을 보내곤 하니 그 다음 부터는 아들이 같이 하려고 하지를 않았는데
박카스가 필요한 날이 그런 날이 아니겠어?!
오늘은 서 씨 아저씨를 위하여 데스페라도가 어울릴 날이다.....^^;;
추자도에서 깊은 골이라는 민박집을 했던 박 선장은 가끔씩 대부분의 손님들이
손맛을 보는 날이 있으면 기분이 좋아져서는 이른 저녁밥상을 물리고,
상추자에 있는 단란주점의 승합차를 불러서 근사한 양주도 한 병 꿰차고
원하는 손님들을 모두 싣고 가서는 술 한 잔과 즐거운 노래시간을 마련해주는데
매일같이 새벽밥을 하는 약간은 나이차이가 나는 아줌마의 스트레스도 함께
풀어주기 위하여 음악에 맞추어 예술의 혼도 펼쳐 보는데 아무리 배워도
늘지를 않기에 멋지게 풀어낼 수가 없다는 말에 후배가 팔을 벗고 나섰다.
지루박이며, 차차차, 탱고와 브루스의 연주자가 되어 흘러나오는 음악을
멈추지 않게 하고 연속으로 예술을 펼치니 아줌마는 넋이 반쯤 나가버렸는지
얼굴이 불콰해졌고 다음날의 아침상에는 별도의 계란 프라이와 선장에게만 주는
사골국물이 따끈하게 올라왔고 도시락 통을 열어보면 또 프라이가 두개씩
얹어져 있었는데 어젯밤의 뜨거운 여운이 가시기전에 추자를 떠나야 했었나? ^^;;
대부분의 선장들이 나쁜 사람은 없겠지만, 추자의 박 선장이 좋은 사람인 것이
정과 배려가 있기 때문이었는데, 어느 겨울에는 멀리 경상도의 어느 도시에서
고등학교 선생님이 겨울방학을 이용하여 1년에 한 번 추자도로 낚시를 온다는데
그 선생님은 비용을 줄이기 위하여 아침밥을 안 먹고 점심 도시락대신 라면을
끓여 먹고는 저녁에는 세 공기의 밥을 먹어 치우기에 다른 선장 같으면 싫다 할 수도 있지만
박 선장은 선생님 앞으로 반찬들을 더 밀어 주면서 국도 더 떠내주곤 했다.
혼자서 밑밥 세장을 가지고 며칠을 다녀봐야 인원수에 밀리고 큰 소리를 내는
험상궂은 말대가리 팀에게도 밀려서 제대로 된 포인트에 내려 볼 수가 없으니
무슨 고기를 잡을 수가 있을까?
아줌마의 넋을 반쯤 뽑아 버렸던 다음날 후배와 상의하여 우리가 내리기로 한 자리를
양보해 주었고 어지간하면 자동차 키를 안내준다는 아줌마가 먼저 건네주는 키로
시동을 힘차게 걸고는 본 섬의 포인트로 다녀왔는데 몇 마리의 고기를 낚은 선생님이
오후 배로 나갔다는 말을 박 선장이 먼저 하기에 서로 마주친 눈빛으로도 충분히
이야기를 나눌 수가 있었다.
다음날에는 낚시 복이 아닌, 허름한 일반 방한복을 입은 쌈직한 낚시 가방을 둘러멘
두 사람이 눈에 뜨였는데 낚시가 끝난 오후에 만 원짜리 몇 장을 선장에게 건네주고
민박집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가기에 동네 사람이나, 집을 얻어 놓고 하는 사람들인가
했는데 박 선장이 소리를 질렀다.
“어~이~!!!!! 이러면 어떡해?! 이러려면 다신 내 배를 탈 생각을 말라고~~!!!!”
선비를 덜 내고 갔기에 소리를 지르는가. 했는데 한 사람이 돌아와서는
얼마를 되돌려 받아갔다…….
추자 초등학교 선생님들인데 선비를 내지 말라고 해도 부득부득 내기에
만원씩만 내라고 했는데 오늘은 더 주고 갔기에 되돌려 주었다고 했다.
인정 많고 배려심이 깊었던 선장으로 기억되는데 언젠가부터 들려오는 이상하고
흉흉한 소식에 안타까워했지만 연락이 끊기었으니 어찌 됐는지를 알 수가 없었다.
어느새 만재도 에서의 마지막 밤이 깊어져간다.
창문을 열어보니 꽉 찬 달그림자가 검은 바다 위를 비추고 있었다.
추운 겨울밤에는 생명조차 느낄 수 없지만 날이 밝으면서
햇살의 따뜻한 입김이 갯바위에 내려앉으면 올 리치는 파도 앞에
간밤의 긴장을 풀고 무너져 내리는 바다의 모습을 또 볼 수가 있을게다.
이른 저녁상을 물리고 창문으로 검푸르진 저녁의 바다를 한동안 내려다보다가
서늘한 바람에 창문을 닫았지만 하얀 포말이 부서지며 몽돌 밭을 훑는 소리가
꼭 닫은 창문틈새로 겨울바람과 함께 새어 들어오는 것을 느끼면서 만재도 에서의
마지막 밤이기에 쉬, 눈이 감겨지지를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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