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가 품질이 엉망이었기에 좋은 것으로 반판을 더 시켜보려고 전화를 했지만
낚시점 직원도 주인도 받지를 않기에 카톡으로도 문자를 넣어 두었지만
확인을 하지를 않으니 오늘밤도 맛이 간, 지렁이로 낚시를 해야 하나?
마침, 신안군청에 근무하는 박 군이, 하룻밤의 낚시를 위하여 만재 도를
오겠다는 카톡이 있었기에 출발을 아직 안했다면 반판만 구해다 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시퍼러둥둥하니 사나운 놈들을 구하여 여객선을 탔다는 사진까지 곁들인 톡이 왔다.
험한 뒤편을 넘어 다니는 고생도 없었고, 될 수 있는 데로 적게 움직이면서
체력안배에 신경을 썼었기에 방전도 덜되었겠지만 네 시간 정도를 달게 잤기에
거뜬하게 눈이 떠졌다.
박 군이 타고 온 여객선은 이미 다녀간 후였는데 민박집에 올라왔어도
혹여 잠이 깰까봐 소리도 안내고 옆방에서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나보다.....
사람이 눈치가 저 정도는 돼야 노스님이 숨겨둔 곶감이라도 하나 더
빼먹을 수 있지 않겠어?
반갑게 손을 다시 한 번 잡고는 늦었다며 곯아떨어진 사람들을 깨웠지만,
늦게 만재도의 물속 풍광에 빠진 멀리, 경상도에서 온 낚시 손님들이
아침에 들어 왔다니, 오늘은 끝 간여며, 납작 간여 며를 아침부터 온통 다 차지를 했을 게다.
기다리다 지친 젊은 선장이 다른 손님들을 어디론가 데려다 주고 들어와선,
늦게 내려왔다고 입을 삐죽 내밀었지만 오늘은 어디라도 갈수 있는 날씨가 좋은날이니
늦게 내려왔다고 갈 곳이 없으려고?!
노선장의 아들이 오늘은 내 옆에 함께 내려서 맛있는 간식을 뺏어 먹으면서
낚시도 하고 오랜만에 시간도 함께 보내겠다고 따라 나섰기에 다섯 명이 됐는데
어디로 가야할까? 혼자나 둘이라면, 비좁지만 분명히 비어있을
비밀스런 자리로 갈수도 있겠지만, 다른 손님들도 세 명이 더 있으니
넓고 편한 자리를 찾아서 한 번에 내려야할 판이었다.
뛰어 다녀도 될 만큼 편한 자리가 있는 하얀 섬은 내일이면 더, 좋은 물때겠지만
오늘같이 좋은날에는 하루를 당겨서 내려도 무방하겠기에 그쪽으로 몰려 가보기로 했다.
박 군과 함께, 겨울철 감성돔낚시를 했던 곳에 먼저 내렸고 만재도가 세 번째라는
마산손님 셋을 노 선장이 좋다고 손을 꼽는 자리로 안내를 하라했고
사위와 장인은 만재피싱의 낚시점주가 가끔씩 욕심을 부려본다고 자기네 큰 배로
편안히 내려서는 가마니로 온갖 고기를 잡는 곳으로 내려 주라고 아들을 대신 보냈다.
섬을 한 바퀴 돌아온 아들이 사람들을 제 자리에 잘, 내려주었고
낚시방법도 일러주었다며 오른쪽의 홈 진 곳으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
왼편에 박 군을 세워주고 물속 지형을 짚어 주며, 언제 어떻게 물이 움직이며
이러고 저러니 고기가 물고 안 물고 한다는 설명을 곁들여 줬는데
노 선장의 아들은 벌써 부터 때 이른 작은 감생이도 낚았고, 노래미며 우럭도
낚아 올렸는데 소금뿌린 멸치미끼를 썰어서 사용 하고 있었다.
물이 세차게 내려가는 시간이었기에 천천히 낚시를 해도 충분하겠기에
옆의 자리로 가서 내려다보며, 채비를 어느 쪽으로 붙여야 돌돔을
잡을 수가 있을게라고 소리를 치다가 손짓으로 마무리를 했는데 알아듣는 것 같았다......
박 군이 먼저 돌돔을 한 마리 낚아 올렸지만, 오늘의 시간대로 보아서는 그것이
마지막 돌돔이었을 것이, 물이 더 이상 내려 으면 다가오지도 않겠지만
고기를 걸어도 어딘가에 쓸어 대서 줄을 끊어먹을 것이 분명했다.
앞쪽으로 턱이 이어져 있었지만 어지간한 길이의 장대로는 미치지가 않을 테니
고생할 것 없이 찌낚시로 톡톡 던져 넘기거나 어두워지면서는 멀리에서 돌아다닐
참돔이나 잡는 것이 상책이었다.
노 선장의아들이 낚시를 하는 뒤에서 잠간 지켜보다가 물살이 어느 정도 약해져 가기에
일찍 같기도 하지만 저녁밥을 정상적인 시간에 먹어 치우고 편히 낚시를 하자고 하니
오늘은 박 군이 라면 끓일 물을 그릇에 퍼붓고는 버너의 불을 댕겼는데
익숙하고 당연할 코펠이 이상하게 보이는 건 웬일일까?
그러고 보니 어제까지 이틀간은 유리뚜껑이 덮인 냄비를 사용했었다는
기가 막힌 사실이 떠올랐다.
될 수 있는 데로 짐을 줄여야 편한 건데 무거운 냄비를 들고들 왔다니, 헐......
자리도 넙데데하니 편하니 다리를 쭉 뻗고들 도시락을 펼쳐 들었는데 오늘은
아줌마가 도시락 찬을 여러 가지도 싸 보냈다..... 바람도 없으니 김 봉지도 몇 개
뜯어 놓아도 날아가지도 않았고, 식후에는 박 군이 집에서 부터 준비해왔을
살짝 얼음까지 서걱거리는 냉커피를 내놓았기에 시원스레 마셔 보다간,
시원한 마음에 시원하게 낚시를 할 수 있는 방법 몇 가지를
생각나는 대로 일러 주었는데 도움이 되는 눈치였다.
어둠도 완전히 내려앉았고 물 흐름도 눅었기에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 했는데
박 군은 푸른 전지 찌 였고, 내 것은 붉은 전지 찌였지만 공략지점이
멀고 깊은 곳이니 상관이 없겠기에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이틀간 푸른색 전지 찌를 사용했었으니 오늘은 변화를 주어볼까?!
물 흐름이 적당하다고 느끼며 안쪽으로 휘어 도는 지점에 이르자
참돔 특유의 예신 입질이 먼저 보였는데 뒷줄을 잡아주며 견제하는 순간
시원하게 빨려 들어갔고, 손바닥을 타고 가슴과 머릿속까지 울리면서 전해져 오는
무언가 생명체의 앙탈을 느꼈고, 들어 올려도 될 만한 크기의 참돔과 가끔가다,
뜰채를 사용해야할 크기의 참돔들이 줄을 서서 올라왔다......
코브라 같이 독살 맞다는 어느 낚시사의 2호대는 끝이 너무 가늘기에
한 토막 부러트려서 손질을 했지만 이 정도 크기의 참돔이며 상사리를
연속 들어 올리다가는 어느 사단이 나도 나겠기에 인천 쪽에서
갈치낚싯대를 만드는 명인이 만들어준 2호대를 사용해 보니 3호대도
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단단하고 든든했는데 이상이 생기면
무상수리를 해주겠다는 큰소리를 했었기에 오늘도 마구 당겨볼 참이었다.......
공자께서는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했는데 옆에 있는 저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일까? 즐기는 사람일까?
아직 8월이고 말복이 지난지가 일주일밖에 안됐는데 벌써, 가을이 달려온 것같이 선선했다.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을 산다는 것이 부정의 연속이 라기도 하는데 그렇다면
반복되는 부정을 얼마나 더 해야 할까
이곳도 오래 다닌 곳이건만 이렇지 하다가도 아닌 것이 나타나기도해 당황스럽기도 하다
그러면 또, 제자리로 돌아간 느낌,,,
모르고 또 모를 것이 사람 속만이 아닌 물속일일까?!
지난겨울에도 늘 익숙했던 곳에서 낚시를 하다가 입질도 없는 무료한 시간이기에
7미터짜리 장대로 근처의 바닥을 더듬어보니 끝도 없이 들어갔다.
주변이 깊어봤자 7~8미터였는데 7 미터 장대의 손잡이를 거꾸로 하여 발밑부터
더듬어 봤는데도 닿는 기미가 없어 찌낚시 채비에 큰 봉돌을 달아 내려보니
찌가 계속 가라앉았고 십 여 미터에 가서야 바닥에 닿는 것 같았는데
주변의 십여 미터까지가 그랬으니 물속에 또 하나의 파나마 운하가 파여 있나 보다.
겨울철이라도 밑밥으로 꾸준히 고기를 유혹하면 홀린 듯 밑밥을 따라서
고기들이 골을 따라 들어올 것이고 여름철이라도 그러할 텐데 생각지도 못한
깊은 골을 벌써 몇 개나 발견한 걸까?
건너편에도 두 개가 있는데 골이 있는 지형 탓인지 들물 포인트로 알려져 있지만
물이 빠져 바닥이 얕아 진다해도 그곳에선 드문드문 고기가 물려나오니 운하가 분명했다.
이 자리 저 자리를 더듬어 보다가 십여 미터나 뚝, 떨어지는 웅덩이를 발견하기도 했는데
대체 이럴 수가 있는 걸까?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곳이 여러 곳에 있었는데
멀리 보이는 저 곳에서는 뒤로 원투채비를 던져서 확인해보니 발밑 수심이
30미터에 이르는 곳이 있어 놀라워했었다.
노 선장의 아들이 수심 깊은 곳을 찾았다며 바늘이 여럿 달린 채비도 내려 보고 있었는데
좀 더 옆으로 가보면 더 넓고 깊고 낚시하기 편한 자리도 있는데 거기까지는 아직 모르는 것 같았다.
쏨뱅이와 이번에는 귀한 어종이 된 노래미 한 마리씩과 우럭과 작은 감생이 두 마리씩을 잡은 아들은
내일 아침에 그물 일을 거들어야하기에 잠을 자야겠다며 뒤에서 잠이 들었는데 이제 밤, 열시나 됐을까?
약간 멀리에서만 고기들이 노니는지 앞부분 보다는 채비를 멀리 태워 보내던지
원투를 해야만 참돔들이 물어 주었는데 동료고기 몇 마리가 물 밖 세상으로
잡혀 나간걸. 눈치 챘는지 입질이 미약해진 느낌이다.....
아? 참, 박 군에게 부탁했던 청개비가 저쪽 쿨러에 들어있겠구나?!
시원치도 않은 지렁이로도 여러 마리를 잡았는데, 물 흐름이 좋다가
꺾어지는 위치에서 잡아주기가 좋을 위치에 선 박 군은, 아직 고기를 못 잡은 모양이다.
던져 넣은 채비를 함께 들여다보니 분명히 예신도 있던데 가만히 놔두니 물리가 있나.....
대를 끌어 견제를 하던지 줄을 당겨 보던지 사랑의 유혹의 손길을 보내주라고 일러주니
바로 첫 고기를 끌어내며, 무언가를 깨달은 듯 낮은 탄성을 내었다.
지렁이 통을 꺼내 달래서 속을 보니, 아주 싱싱하고 색도 좋은 것이
신토불이가 따로 없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입질이 더욱 시원해지고 잦아졌다.
박 군이 가끔씩 옆으로 다가와서 또 다른 커피 병을 건네주고 갔기에 조금 있다가
간식을 가져다주었는데 먼 거리에서 고기를 끌어낼 때의 낚싯대를 잡거나
들어 주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기에 자세를 잡아 주었더니,
이런 걸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었기에 숲속을 헤맨 시간이 아깝다고 했는데
하늘 아래 새로운 것 은 하나 도 없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요, 엿보고 따라하면서 자기만의 방법도 더 얹다보면
흰 구름이나 검은 구름이나 구름의 색깔만 다를 뿐이지 못 불러낼 것이 없을게다만
친구 놈이나 서 씨 아저씨의 낚시실력이 안 느는 것은 생각을 안 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십 년 넘게 수십 번을 온 만재도 에서도 간여와 외마도 두 곳밖에 모른 달까?!
즐기자는 낚시여행도 신파극의 자궁일 텐데 감정의 증폭행위에 속하는 낚시를 다녀와서
써보는 조행 기에서도 나중에 다시 읽어보았을 때 다소 민망하거나 부끄럽고
유치한감이 있다고 느끼면 신파고, 그런 대로 괜찮다면 문학이나 예술에 들 수 도 있다는데
이렇게 혼자 즐기다시피 하는 낚시여행의 조행 기는 아무래도 신파에 가까운 것 같다.
한결 쉽고 편하게 고기를 끌어낼 수가 있다며 박 군의 낚싯대는 춤을 추었고
쿨러도 벌써 채운 것 같았다.
서 있는 자리나 고기를 끌어내는 자리도 편하게 이어져 있으니 발을 옮기는데도
불편함이 없는 곳이다 보니 낚시에만 집중 할 수가 있었는데 아직 세시도 안됐는데
수십 마리를 낚았으니 낚시 속담에 입질 세 번이면 날을 새운다했는데
삼십 마리만 낚아도 지루하지 않게 밤을 보낼 수 있는 건데 이건, 잠이 아주 멀리 도망가 버렸다.....
잠기는 전지 찌를 보면서 반복했던 챔질을 하게 되었는데 묵끈, 하다가
그대로 끌려오기에 헛챔질이었을까?
아무 감각도 없는 것이 줄만 술술 따라왔는데 전지 찌가 저만치에서
쏜살같이 흘러가고 있었다.
원줄이 쓸린 적도 없었고 뒷줄관리도 잘 하고 있었는데 어디에서 끊어져 나갔을까?
도래를 묶은 위에서 줄이 그대로 풀려져 돼지꼬리마냥 말려져 있었는데
그럼, 고기와의 맞당김에서 미끄러져 풀려져 나갔다는거얏???????
붉은색의 4호 전지 찌 하나를 낚시를 한 사흘 만에 처음 잃어버렸는데 저만치에서
물속으로 깊이 사라져 가는 것이, 낚시꾼과의 다툼에서 이겼다고 으쓱한 참돔이 분명했다.
두개의 쿨러백에 고기를 나누어 담아가며 어느 정도를 찼기에 손놀림이 느려졌는데
저 멀리 수평선에서 서서히 진홍빛의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뒤에서 자던 아들이 부스스 일어나 택택이 배가 닿을만한 곳으로 가겠다며 뒤를 넘어 갔고
일손이 부족한 곳에서 아들을 실으러 온 노 선장이, 근처까지 다가왔기에 뒤편을 손짓했더니
푸두둥 소리를 내곤 돌아갔다.
오래전에 선배와 끌려서 카바레라는 곳을 처음 가보게 되었다.
한창 카바레 붐이 일던 팔십년 대였는데 뉴스에서도 시장바구니를 들고
카바레를 가는 아줌마들이 많다는 기사를 보도하며 사회적인 문제로 다루었는데
아직 예술도 모르니 숙맥처럼 앉아서 선배가 시켜준 맥주를 홀짝 거리며 구경을 하는데
웨이터를 부른 선배가, 벌떼거리처럼 손을 잡아주기를 기다리는 여편네들을 마다하고
카바레에 소속된 댄서를 하나 불러달라고 했다.
한바탕 춤을 추고 들어와선 댄서와 시원한 맥주를 한잔씩 마시며 이야기를 하다가
또 한 번 나가서 휘돌다가 돌아와서는 얼마간의 팁을 쥐어 보내면서 하는 말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깨끗하게 이렇게 하는 것이 좋은 것이여......
장바구니를 들고 쓰레빠나 짝, 짝 끌고 온 미친 여편네들이 예술을 알간????!!!!
낚시를 하다보면 돈을 들여서 하는 낚시와 돈을 내고 하는 낚시가 있는 것 같은데
어깨를 부딪어 가며 좁은 배안에서 어떻게 됐든 참돔 몇 마리를 쉽게
잡아가보자고 하는 것은 돈을 내고 하는 낚시고, 많은 준비물과, 귀찮은 모기떼며,
서있는 것조차 힘들고 위험한 갯바위에서의 밤을 새우는 고된 낚시는
돈을 들여서 하는 낚시일 것이다.
대충 시간만 채우는 게으른 선장을 만난서 공탕을 친 배낚시는 돈을 버린 낚시고
다행히 유능하고 부지런한 선장이라도 만나 몇 마리 구경이라도 한다면
돈을 내고 한 낚시가 아닐까?
돈을 내고 하는 낚시나, 돈을 들여 하는 낚시나 고기를 잡는 것은 같으면서도 다른 느낌이다.
비유가 좀 이상하겠다만, 홍등가를 가느냐, 아가씨를 공들여 후리느냐의 차이라면 좀 이상하겠지? ^^;;;;
이번 여름에도 머나먼 어딘가에 있는 이곳에 와봐야겠다는 꿈이 이루어졌고,
이곳에서가 아니면 느낄 수가 없고 이곳이어야만 느낄 수 있다는
단호한 감정의 깊이에 빠져보려고 더운 여름을 손꼽아 기다렸었다.
한 때는 매번 보았던 바다였어도 그때마다 달라 보인다는 생각을 못했었는데
지금에서야 바다라는 것이 볼 때마다 달라 보인다는 걸 느끼게 되었는데
어떤 대는 너무도 낡아 보이고 무디고 둔탁하고 거칠기도 하고 잠든 듯 고요하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오늘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보내고 또 날이 발고 동이 트기 전에 오른
어제와 그제의 갯바위가 아닌 다른 갯바위에서도 검푸르던 바닷물색이
맑은 색을 찾기 시작하자 몇 점의 구름이 담긴 하늘이 물위에 내려앉아
숨죽인 파도와 너울너울 춤을 추는 것이 눈에 들어왔고
한줄기 햇살이 퍼지기 시작하자 삶의 기운이 바다가득 충만해졌다......
뒤쪽으로 자리를 잡았던 한 사람이 왔기에 고기를 잡았는가고 물으니 제법 잡았다는 것이
곰곰이 생각을 하며 낚시를 했었을까?
기대고 의지할 곳이 없어야 나무도 하고 나물도 뜯어서 밥을 짓는 법이니
한 수 더, 낚시방법이 늘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을 먼저 태우고 덥기 전에 다가오는 배가 반가웠는데 모두들 고기를 흡족하게들 잡았다나 보다.
옆자리에서는 큰 돌돔도 일러준 데로 하여 여러 마리를 잡았다고 고마워했는데
큰 고기를 따로 담아 두었던 쿨러 하나를 실수로 물속에 빠트렸는데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고 아쉬워했는데, 그래도 늦게 잡은 고기가 제법 된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박 군이 스마트 폰으로 날씨를 확인하다가 곧, 천둥번개를 동반한 큰 구름이
만재 도에 두 시간 안에 도달할 것 같다고 했는데, 좋아지는 날씨는 못 맞춰도
나빠지는 날씨는 잘도 맞추는 기상청의 예보니 믿어야겠지?
사흘의 일정을 맞췄지만 집에 별다른 일이 없기에 혼자라도 마음 편히
하루 더 낚시를 해보려고 건너다보이는 자리를 보고 있던 참이었다.
뒹굴어도 될 만큼 편한 자리기도 하지만 물이 안가는 물때에는 낚시가 안 된다는
몸섬(본섬) 에서의 잘못알고 있는 낚시 상식을 몇 번이나 뒤엎었던 곳으로
섬사람과 아저씨의 콧대를 몇 번이나 튕겨준 곳이었는데 오늘 밤이라고
다를 리는 없다고 확신을 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짐을 꾸려서 나가는 편이 낫겠다고
노 선장까지 나서서 권하기에 낚시점의 배가 언제 오려는지 낚시점주에게 연락을 해봐야겠다.
태도에서 다른 손님들을 몇 명 싣고 두시 경에 온다고 하니, 부지런히 고기 손질을 마치고
아침밥 겸 점심밥을 먹고 짐을 꾸리면 되겠는데 비가림막 속으로 들이치는 많은 비에
고기 손질이 수중전이 되었는데 고기는 왜 많이 잡아서 이 고생을 할까?
먼저들 고기 손질을 마친 두 사람이 거들어 주었기에 편했고 바구니에 담으니 섬 할미가
소금을 뿌려주며 잘 간수하여 이틀쯤 냉동고에 넣어 두었다가 택배 편으로 보내마고 했으니
어제까지 낚은 고기만 갖고 가면 될 터이다.
박 군은 여객선을 타고 먼저 출발을 했고, 짐을 꾸려 배터에 내려오니
큰 구름덩이는 어디로 몰려갔는지 비가 그쳤기에 하루 더 일정을 연장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만재 도는 멀어져 갔다.
이제 추석 무렵에 가을색이 짙어질 때쯤에나 또 와볼 수가 있을게다.......
세 시간이 훨씬 지나서야 떠났던 자리로 되돌아 올수가 있었고 이틀간의 밤 시간을 같이했던
사위와 장인과도 헤어짐을 아쉬워하고 낚시점에 들러서 사흘 전에 받았던 선물 보따리도 찾아들고
고속도로에 들어서니 시장기가 몰려왔다.
여행의 백미인 어디 맛집을 들러 저녁식사를 하고 가면 좋을 텐데 어디를 가야 속았다는 기분이 안 들까?
잠시 생각 끝에 함평의 비빔밥집이 생각났고 기대보다 좋은 맛이었기에 다행이었다.
군산휴게소쯤에 오니 졸음이 쏟아지기에 잠시 휴식을 갖기로 했고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깨어보니
한 시간이 훨씬 지났기에 깜짝 놀라서 부지런히 집으로 향했는데 자정이 넘어서야 도착했으니
평소보다 늦긴 했으나 하루를 당겨서 돌아온 아직도 철이 안든 낚시꾼을 놀라워하면서도 반가워하는 눈치들이었다.
새침하니 쳐다보지도 않던 개새끼조차도 무릎에까지 올라와서 반갑다고 꼬리를 흔들었으니 참, 별일도 다 있네......
얌전하게 놓고간 모자와 시계, 라인커터,
햇볕을 못본 노란 고구마씩이 한뼘쯤 올라와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피로가 더디 풀린다. 왜 이러지?!
인간이야 원래가 게으른 존재다 보니 몸이 실천하려하면 뇌가 핑계를 만들어 훼방을 놓는데
이건 아니지 싶어 움직여 보려하면 이번엔 몽이 찌뿌드드한 것이 말을 안 들으며
또 방해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만, 낚시를 가서는 몸과 뇌가 곧 잘 협력을 하여
피곤하고 고단해도 뇌가 흔들어 몸을 깨우고 또 몸이 반응을 하는 이상한 현상은 낚시를 할 때뿐인가?!
달빛과 별빛이 살짝, 흔들리는 다음번의 밤에는 어떤 물고기들이
떨리는 내 손을 잡아주고 더운 가슴을 안아주고 식혀줄까?
내일은 며칠 자리를 비웠던 노모에게 간이 잘된 참돔반찬을 가져다 드리면 좋아하실 게다......
'사진이 담긴 조행기 > 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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