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도 한잔 걸쳤고, 잠도 설쳤기에 파도가 제법 있다면
오랜만의 긴 항해에 배 멀미 기운이라도 있을까 걱정도 했지만
슬며시 잠이 들었다가 깨었기에 어디까지 왔을까, 궁금하여 스마트 폰의 전원을 넣고
‘해 로드’ 란 앱을 작동시켜보니 만재도의 부속 섬 한곳을 막, 지나가는 참이었다.
매번 준비를 하면서 빠트린 것이 없는지 몇번이나 확인해보는데도
이번에도 역시 빠트리고 온 것이 있었다.
모자와 손목시계, 라인커터......
치매의 전조는 아닐 테고, 건망증인지, 서두르다 빠트린 건지......
조끼에는 항상 라인커터가 달려있었고 가방 속에도 하나가 더 있을 테고
여분의 시계도 가방 안에 넣어두었으니 찾아보면 되겠지?!
작은 아저씨가 목포로 허리통증 치료를 갔기에 아줌마가 손수레를 가지고 내려 오려나?
배가 도착하자 노 선장이 손수레를 갖고 내려왔고 라면도 끓이고 커피도 알아서
잘, 타겠다고 약속하고 따라붙은 눈빛조사가 손수레를 두 번이나 끌면서 땀을 흘렸기에
오늘은, 함께 내려줄까? 두 어수만 일러주면 띵호와겠지? ^^;;
구름이 끼었지만 어디론가 흘러가면서 맑은 하늘이 보이며 곧 더워질 텐데
시원한 시간대에 땀도 흘리지 않고 많은 짐을 올렸기에 다행이었다.
싱싱한 생선반찬을 곁들여서 아침식사를 마쳤고, 짐 정리를 한 후에
어설펐던 잠을 조금 더 자보려고 편히 누웠다가 일어나니 가거도 에서 달려온 여객선이
태도를 향하여 뱃머리를 돌리고 있었다.
일기예보 상에는 아직도 풍속이 13미터였지만 만재 도는 잔잔한 상태.
첫날밤의 낚시를 위하여 어디로 가볼까나?
젊은 어촌계장 겸, 도선장 겸, 만재 도에서 가장 젊고 싱싱한 고 선장에게
어디가 비었는가고 물으니
늦게 나와서 ‘간여’ 같은 곳을 가자고 하지는 않으실 게고 어디로 가겠는가. 고 되묻기에
외마 도는 비었는가고 물으니 아직 간 사람이 없다고 했다.
작년에 처음 만재 도를 와서는 한자리에서 이틀 밤을 해본 따라붙은 사람들에게는
만재 도에 오면 꼭, 한번은 내려 봐야 할 자리라며 배 닿는 자리를 내어주고
혼자 뒤로 넘어가면 되겠지 싶어 선장에게 외마도 쪽으로 가자고 했는데,
짐을 내려놓은 자리를 잘 정리를 해놓고 이 자리에서 이리저리 해보라고 일러주곤
다섯 번에 걸쳐서 뒤편 너머로 짐을 들고 왔다리, 갔다리 하다 보니 옷이 흠뻑, 젖었다.....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고 바다를 보니 잔파도가 심하게 일고 있었는데
물위에서 이상한 빛의 무리가 보였다.
수면위의 어느 부분에만 에메랄드빛 같은 점점이 찍힌 빛들이 반짝였는데
햇빛이 반사된 현상을 잘못보고 있는 걸까?
오른편에도 한 무리의 빛이 또 보였는데 아무래도 고기떼에서 빛이 나는 것 같았다.
유심히 관찰을 해보니 벤자리 떼 같기도 하고.....
무리에서 몇 마리가 떨어져 나와 근처를 유영하다가 다시 무리에 합류한 곤했는데
참돔 같기도 하고..... 그 몸체에 점점이 박힌 에메랄드빛이 바닷물에 퍼진 것 같았다.
한동안 수면위에 무리를 지어 떠있던 고기들이 얼마 후에는 어디로 몰려갔는지
빛들이 사라지곤 말았는데 왜, 사진이라도 한 장 찍어볼 생각을 안 하고 멍하니 보기만 했을까?
낚시를 시작하려고 둘러보니 누군가가 다녀간 것 같은데 소품 봉지며, 담배꽁초며
쳐 마시고 던져버린 캔들을 주워담다 보니 목줄도 그대로 끊어 놓고 갔던데,
거미줄 같은 굵기의 목줄을 왜 사용했을까?
목줄에 채워 사용한 봉돌은 B 크기의 봉돌도 안 돼 보였는데 3b도 불필요한 곳이니
0.5 이상의 봉돌만 갖고 다니는 나로서는 이해불가한 사람들이 다녀간 모양이다.
그래도 큰 고기를 잡아 보겠다는 허무맹랑한 꿈을 꾸었는지 녹이 슬기 시작한
바늘만은 제법 크더구나만......
주변청소를 깨끗하게 해놓고는 멀리 가거도가 보이는 쾌청한 날씨에 따가운 햇볕이
수평선에 내려앉을 때 까지는 얼굴 피부 관리에 신경을 써가며 7미터짜리 장대를 먼저
펼쳐 보았는데 바람이 거세어지고 파도도 점점 키를 키웠기에 짐 정리를 단단히 해놓고
뒤편으로 다시 넘어가 보니 장인과 사위관계라는 두 사람은 아직도 채비를 펼치지 못하고
무엇들을 하고 있는 걸까?
“목줄은 2.5호면 될까요?“
“아니? 목줄이 다른 건 없어? 작년에 이미 만재 도를 경험해봤잖어?
그때 오짜 돌돔도 낚았고 참돔도 제법 큰 것을 잡았고.....
8호 전지찌를 쓰는걸. 봤는데 이번에도 8호찌를 사용하려는가?“
“이번엔 4호찌를 준비했고요, 장대원줄은 7호 줄인데 여기에 바늘을 직접 매면 될까요?”
“나도 초기에는 10호 줄까지 쓰기도 했지만, 목줄의 성능이 좋아진 지금 세상에
7호 줄까지야.... -_-? “
“4호 줄이 있네요...... 그럼 그냥 4호 줄을 쓰지요 뭐.”
“안전하게 5호 줄을 쓰지 그래?!“
“2.5와 4호, 7호밖엔 없어요......”
그러고 보니, 작년에 무조건 따라붙었기에 하룻밤을 같이 지내보게 되었는데
만재도가 처음이라고 하기에, 내가 하려던 자리를 내주고 멀리 비켜 주었는데
채비를 담그자마자, 오짜 돌돔과 큼지막한 참돔을 연거푸 걸어내기에 마라도로
긴 꼬리 벵에돔을 잡으러 다녔다고했기에 제법 낚시를 하는 사람으로 알았었다.
밑밥 통을 비우고 물을 담아놓고 큰 돌돔을 담아두었기에 이렇게 두면 죽을 테니
꿰미에 걸어 내려놓으라고 하니, 꿰미가 없단다......
할 수 없이 내 꿰미와 줄을 빌려주고 내 자리로 돌아와서 낚시를 하다가
잘하고 있는지 다시 넘어가 보니, 씨알이 괜찮은 돌돔 여러 마리를 또
밑밥 통에 담아 놓고 있다간. 보자마자 꿰미를 더 빌려달란다.
자리까지 내주니, 꿰미를 더 빌려달라고?????
내가 낚시를 하는 자리는 농어나 참돔, 온갖 종류의 고기가 낚이는 곳이긴 하나
돌돔이 다가오는 자리는 아니었기에 어차피 꿰미는 필요가 없었던 터였다.
“좋아~~~~!!!!! 자리도 내주었는데 꿰미를 못 빌려줄겠어? 그 대신 돌돔은 반반씩 나누는거엿~?!!!!”
스무 개의 꿰미를 빌려주기로 하고 좀 전에 잡은 오짜급 돌돔이 달려 있을 줄을 올려보니
빈 꿰미만 올라왔는데 걸쇠를 제대로 잠그지를 않았나 보다.
어찌된 일인가 살펴보니, 우라질 넘의 초보가 여태껏, 돌돔꿰미를
사용해 본적이 없었다는 거라...... ㅜㅜ
돌돔꿰미도 빌려주고, 잡아놓은 돌돔들을 직접 끼워 와이어 줄에 걸어내려 보내며
주객이 전도된 꿀꿀한 기분은 또 뭐니????
7미터 정도의 짧은 장대를 가져와서 무슨 고기를 잡겠느냐며 선장이 코웃음을 쳤다던데
직접, 갯바위에 내려서 낚시를 해본 적이 없는 선장이 손님들의 이야기만 듣고 안내를 하니
제대로 물속을 알기나 아는 걸까?
마라도와 추자도를 다녀봤다니 초보는 아닌듯하고......
비위가 좋은 건지, 철판이 두꺼운 건지? 순진한 건지 알 수가 없는
처음 만난, 저 낚시꾼 때문에 몇 번이나 고개를 갸웃 했던 것이 이미,
쿨러가 뚜껑이 닫히지도 않게 고기를 잡아 놓았고 장대와 찌낚시를
바꾸어 가며 낚시를 하다가 터지고, 빠지고를 반복했는데 다시 채비를 하는 건지
우물딱, 쪼물딱 거리다가 던지려는 찌를 보니 어디서 본 것 같은 이상한 것이었다.
“그것이 몇 호찌여?????”
“8호 전지 찌예요.....”
“왜? 8호까지 쓰는 거야? 지금은 3호찌로도 충분한데?????”
“그래도 쏜살같이 잘 들어가던데요?”
(하긴, 뭐, 만재 도에서 찌의 호수를 따질 필요는 없겠다만 서도 8호는 너무 무거운데.... -_-? )
나중에 알고 보니, 준비해온 두어 개밖에 안 되는 3호찌는 정체를 알 수없는
고기가 원줄까지 끊고 가져가 버렸기에 남은 찌라는 것이 그것밖엔 없었다나 보다......
쿨러에 더 이상 담을 수 없는 고기들을 상하게 할수가 없어서, 내 쿨러백의 공간에 보관해주면서
허깨비에게 홀린 듯 한 요상한 기분으로 작년 가을밤을 지새웠었지?.....
다음날 나는 일정이 끝났기에 하루 더 일정이 남았다는 하룻밤의 이상한 풋정이 든,
벵에돔 조사와 이별을 하려고 하니 꿰미를 좀, 빌려주고 벵에돔바늘밖에 없으니
여분의 바늘이 있으면 몇 개만 얻을 수 없냐고 하기에, 수십 개가 남아 있던
바늘통 채로 건네주며 다음번에 또 올 때엔 채워와서 민박집 아저씨에게
맡겨놓으라고 했더니 황금바늘로 가득 채워놓겠다고 했었는데 건망증이 있는지
입을 씻는 건지, 이번에 가져온 것 같지도 않았다.
4호 전지 찌라는데 수중 봉돌이 세알이나 달려있기에 이상해서 쳐다보니
2호+1호+1호, 수중 찌를 달았다나?
그렇게 달면 안 된다는 법은 없겠다만 물속에서 수중 찌가 따로 놀면
찌가 널을 뛰던지 부력의 밸런스가 맞지가 않을 것 같은데
'이것이 이상한 채비냐'고 되물으니 할 말이 없다......
집근처에 친목을 도모한다는 명목으로 결성이 된 주말 낚시모임에서 한번 나와 달라고 끈질기게
청하기에 시간을 그냥, 버린다는 생각으로 출조 버스에 올라보니,
자칭, 돌돔장대의 명인이라며 어스레한 힘을 주는 장 씨라는 작자가
홍도의 돌돔이야기에 거품을 물고 있었는데 시간도 많지 않은 사람이
1년에 한두 번 정도, 홍도로만 돌돔 장대낚시를 간다고 하던데 언제 홍도에 달통했을까?
궁금한 마음에 자세히 파고들어가 물어보니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면서
돌돔장대의 명인들인 진주꾼들을 홍도에서 만나 그들의 흉내를 내게 됐다고 실토를 했다.
큰 돌돔은 매번 놓쳤다고 했고 작은 돌돔 몇 마리씩은 잡아온다고 했는데
1년에 한두 번씩 큰마음을 먹고 사흘간 다녀왔다는 날의, 쿨러 속을 보면 크지도 않은
서너 마리가 전부였는데 만재도 에서의 반나절의 수확만도 못한데 왜? 홍도에 목을 맬까?
예전에는 홍도로도 낚시를 다녀보기는 했으나 선임자의 조언대로 시즌도 짧고
포인트도 한정되어있고 어종이 적어 지루하다는 말에 따라
홍도에 대한 흥미를 잃고 말았다.
꼬리를 내린 장 씨가 외연 도를 따라온 적이 있기에 변도 쪽에서
밤낚시를 함께 한 적이 있었는데 한여름이었으니 농어가 주목적이었으나
돌돔 장대를 항상, 가지고 다닌다며 돌돔이 있다면 한번 펼쳐보고 싶다고 했기에
돌돔 포인트 한곳을 지적해 주었더니 미끼가 마땅치 않다며 주저하기에
돌돔이 청갯지렁이도 곧 잘 먹으니 끼워보라고 내주었더니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큼지막한 지렁이를 골라들었는데 던져놓자마자
받침대에 걸어놓고 뒤돌아서서 위의 자리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저런, 머저리...... 돌돔낚시를 한다는 놈이 십초도 지켜보지 않고 돌아 서다니....)
저주가, 메주였는지, 바로 장대의 끝이 쑤셔 박히는 것이 보였기에 소리를 질렀더니
돌아가서 장대를 잡는다고 했지만, 돌돔일 듯 한 고기는 미끼만 훑어먹고 돌아선 뒤였다.....
“정말, 청갯지렁이도 먹는가보네요? 분명히 돌돔입질인데....”
다음번에는 제대로 돌돔낚시를 해봐야겠다고 벼르기에 장 씨와 다른 사람을 데리고
외연도의 초망 여를 가보기로 했는데 지금 오천항 자연낚시의 김 선장이
무창포에서 제일낚시를 인수하여 자리를 잡아가던 때의 첫 여름날이었다.
성게를 구하려했으나 구 할 수가 없기에 김 선장에게 대천 항에서 작은 전복,
두 키로를 구해 놓으라 했었기에 오십 여개의 싱싱한 전복이, 관탈도에서
원투채비에 끼워 던지면 시원한 한방의 입질을 보여주던 오분자기의 역할을 해주리라
기대를 갖고 초망 여에 오른 참이었다.
외연 도에서 초특급의 농어 포인트인 초망 여에 내렸으니 루어낚시부터 해보곤
물이 잠잠해진 안통 쪽의 돌돔 포인트 쪽으로 원투채비를 펼쳐놓고 미끼를 찾으니
장 씨가, 채를 썬, 전복을 내놓기에 왜 이랬는가하니, 전복을 횟집에서
사람이 날로 먹듯이 채를 썰어 끼우는 것이 아니냐고 되묻는 것이,
자칭 돌돔장대낚시의 달인이라는 놈이 오븐자기나 전복미끼는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다며
이렇게 썰어서 끼워야 하는 것 아니냐며 멍청한 표정을 지었는데 꼬막같이 껍질이나 살짝, 깨어
성게같이 끼워야 하는 것도 몰랐다니, 그러고도 돌돔이야기만 나오면 거품을 물어대다니
그야말로 게거품이 아니었을까?
한개도 남겨 놓지 않고 지저분하게 채를 썰어 놓은 전복을 한밤중 허기진 시간에
라면 세 개를 끓이면서 몽땅 털어 넣었는데 라면 세 개에 전복이 두 키로라?
얼마를 받아야할 전복라면일까?
장 씨의 돌돔장대를 보니 추를 끼우는 고무가 두개가 끼워져 있는 것은
10호 봉돌을 사용하다가 물이 거세지면, 하나를 더 끼워서 무겁게
사용하기 위함이라는데, 두 개의 봉돌이 물살에 흔들리며 따로 놀게 되면
결국은 하나의 봉돌 역할을 할뿐이니 중간에 꽂이를 끼워 서로 물리게나. 하면
제 무게가 나올 것이라고 일러주면서 성게미끼를 쓰다가도 너무 약은 입질만 있다면
바늘 끝에 빨간 지렁이 토막을 끼워주면 입질이 좀 더 시원하게 나타날게라고 일러주니
머쓱했던지, 역시 생강이 묵어야 매운가보다며 억지로 웃어 넘어 가는 자세에,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나 필요한 말을 불필요한 사람에겐 해보았자 뒤에서
혀를 빼문다는 선임자의 말이 떠올랐기에 다음부터는 소귀에 경을 읽던지
개새끼에게 혼잣말을 하던지 해야지 사람에게는 일체의 조언을 안 하기로 했다......
오늘, 만재 도에서 4호찌에 여러 개의 수중 봉돌을 매단 저 사람에게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보았자, 소용이 없겠다 싶은 것이, 어제, 목포의 낚시점에서
준비를 못한 것이 있는지 재차 확인해보라며 만재도 에서는 구할 곳이 없으니
남겨오면 다음번에 사용하면 되니 무엇이든지 충분하게 준비하라며,
목줄, 찌, 봉돌, 캐미, 바늘 등이 있는 코너를 돌아 다니는 것을 지켜보았지만 구경만 하고는
모든 것이 준비가 됐다고 큰소리를 치더니, 제대로 갖춘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다.
그의 일행이 펼친 6미터짜리 장대는 민물낚시에서는 짱짱할 것 같지만
끝에는 처음 샀을 때 달려 나온, 가늘고 짧은 날라리가 달려 있었고
묶어온 원줄이 3호 줄이라나? 밤에 캐미를 부착할 고무토막도 없었으니
아직 훤할 때 채비를 다시해보자고 줄을 달라고 하니 한참을 찾다가
내놓은 5호 줄은 민물낚시에서나 사용하는 저급품 같았고, 바늘도
감성돔용의 3호 정도의 바늘이 가장 큰 것이었고 봉돌도 구슬치기에나 사용하는
땡그란 것으로 물살에 태워서 시소놀음 시키기에는 아주, 아주, 딱이었다......
또, 장대로 찌낚시를 하겠다고 달아놓은 찌가 이상한 것 같아서
들여다보니 0.6호짜리 전지 찌였기에 머리털이 서버릴 지경이었다......
목줄에는 밤낚시를 위하여 잡기에도 편하고 고기 유인에도 유용할 집어 캐미를
한 알 끼워보라고 했더니 볼펜 굵기 만한 캐미라이트를 도래 한참위에 고정 시켜 놓았다.
(뭐야? 아무래도 사기를 당해도 크게 당한 기분인데? -_-;;;;;;;;;;)
“아니? 추자도며, 마라도로 벵에돔 낚시를 다녔다고 했잔여????? 그것도 긴 꼬리 벵에......”
“네, 마라도를 가시면 꼭, 짜장면을 드시기를 강추합니다~~~~~~! ”
(맛도 없는 짜장면을 먹어본 것이 십오 년 전으로 마라도 졸업한지가 옛날인데......-_-;; )
그냥 모른체 해버리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는 것이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께서
굽어보고 계실 테니, 모든 장비와 소품이 있는 내 자리로 넘어가서 조끼를 가져와서
채비를 다시 손봐주었고, 목줄에 매달 미니 캐미 라이트도 서너 봉 내주었는데 요렇게
쪼끄만 한 캐미가 다 있냐고, 능청을 떠는 건지, 진짜로 모르는 건지 당최 알 수가 없다.
내가 넘어간 뒷자리는 낚시방법도 까다로운 곳이지만 이곳은 발밑에서라도 쉽게
고기를 잡을 수 있는 곳이고, 밤새 잔잔할 테니 들썰물을 보면서 밤새워서
낚시를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을 해주면서 직접 미끼를 끼워서 1분도 안되어서
직접 돌돔을 잡아내 보여 주면서 그대로 해보라고 낚싯대를 돌려주고 잠시 지켜보았는데
어설픈 챔질하며 낚싯대를 다루는 품이 동내 어느 저수지나 목간통속 양어장에서였나 보다....
한두 마리씩 고기를 잡아내는 것을 보곤 돌아 서려니, 깊이 삼킨 바늘을
빼내겠다고 집개를 집어 들고 치과를 차렸는지 고기 입안을 들여다보며 씨름을 하기에
그대로 끊고 다시 새 바늘을 매어 쓰는 것이 빠르다고 일러주니
큰 바늘이 없다기에 또 내 자리로 되돌아가서 돌돔이며 온갖 고기 잡기에
가장 잘 어울리는 감성돔용 푸른색 6호 바늘을 한줌 집어다 주어야했다......
아무래도 잘못된 만남이요, 잘못 얽혀든 기분이라 꿀꿀한 마음으로 잠시 지켜보다가
바람이 불고 너울이 치올라 낚시를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내 자리로 돌아가서
누워서라도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낫겠기에 되돌아 왔는데 벌써 여러 번을
넘어 다녀오기를 했으니 내 낚시는 시작도 안했는데 알통이 박혔는지 뻐근하다.....
바람은 멎지를 않고 찬 기운까지 감돌기에 누울만한 곳을 찾아 자리를 잡으니
별은 저리도 총총하건만, 마음속엔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잠도 오지 않기에 약간의 훈훈한 바람을 느끼면 일어나서 등 뒤쪽으로 한 번씩 던져보면
우럭도 물고, 볼락도 물다가 상사리도 한 마리, 물고 나왔는데 이쪽자리에서는
제법 큰 고기가 물린다면 뜰채도 닿지가 않고 들어올리기도 어려운 곳이라
채비만 망칠 테니 차라리 편히 누워서 눈을 감고 숨만 쉬는 것이 나을게다......
사위와 장인은 무슨 고기가 연실 잡아내는지 불을 비추기도 하고 어찌저찌하라고
악쓰는 소리도 들렸는데 이번에도 안방을 내주고 헛간으로 내몰려 쪽잠을 청해야 하는
대감마님 심정이 이러지 않았을까?!
배들도 안고픈지, 자정이 넘었는데도 저녁밥 도시락을 먹을 생각도 안하고,
끓인다고 약속한 라면도..... 따끈한 커피도 모두 공수표였나?
새벽 1시가 되자, 두 사람이 내가 있는 곳으로 넘어왔는데
입질이 끊겼느냐고 하니 나오긴 나오는데, 정신없이 나오다가 지금은 뜸해서
저녁밥이나 먹을 까고 왔다는데 지금이 새벽밥이지 저녁밥일까? -_-;;
쌀쌀하니 라면을 두 개 끓이겠다며 버너에 불을 댕겼는데 어느 정도
끓어가는 물 냄비를 깨빡을 쳤기에 다시 물을 데워야 했다.......
식어가는 도시락밥에 더운 라면을 끼얹어가며 늦은 저녁식사를 마치고는
시원한 물병이 있느냐기에 물 한 병을 꺼내주니. 내 손안에 작은 카페가 있다는
봉지커피를 꺼내어 물병에 털어 넣곤, 칵테일 솜씨를 보이려는지 몇 번 위아래로 흔들다가
종이컵에 따라 주었는데 입자가 입안에 씹히는 씁쓸한 맛.......
원래, 커피 맛도 잘 모르는데다가 원숭이에게 먹여 빼낸 똥 속에서 찾아낸 것이
고급 커피라며 비싼 값을 받는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도 않을 뿐 더러,
낮에 커피라도 한두 잔 마셨다면 온 식구가 날밤을 새우며 눈이 더, 또롱해 지는
이상체질들이다 보니 아예 집에는 커피가루 한 톨도 구경을 할 수가 없다.
이상체질이 빛을 보는 순간은 이렇게 밤을 새워서 낚시라도 할 때인데
일부러라도 두 세잔을 마셔주면 거뜬하게 밤을 새우기에는 기가 막힌지라
캔 커피 두어 개는 항상 가지고 다니는 터인데, 커피의 값이나 질을 따지려는 건 아니지만,
날로 먹는 봉지커피보다는 내 가방 속에 들어있는 약간은 고급진 천 원짜리
깐따따 캔 커피 맛이 훨씬 더, 낫지 않겠어?
찬바람이 돌고 있는 내 자리보다는 끊임없이 입질이 들어오는
자기네 쪽 자리가 낫기에, 잠시 후에 사위와 장인은 제 자리로 돌아갔고,
커피기운이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는지 식곤증도 안오고.....
곧 계절이 바뀌어 여름이 가고 가을이 되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수 있을까?
가슴 속에 하나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이라는 별을 헤는 밤을 읊조리면서
누워서 별만 헤고 있는 밤 시간을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갑작이 훈풍이 느껴졌다.
(그래~!!!!!!!!!!! 바람도 줄고 파도도 눅었어~~~~!!!!!!!!!!!)
벌떡 일어나 놓고 온 시계대신에 가방 속을 뒤져서 꺼낸 시계를 보니 새벽1시였는데
어째 좀 이상하여 스파트 폰으로 확인해보니 새벽 세시였다.
(이런??? 배터리가 다됐던지, 고장이 난게야~~~!!!! -_-;; )
날만 밝으면 입질이 끊기기에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서둘러서 지렁이를 통째로 꺼내들었고 7미터 장대는 뒤로 세워 놓았는데
어두운 시간대에 어정쩡한 크기의 고기가 걸린다면 일일이 뜰채를 사용하기에는
시간이 걸리니, 한 번에 들어올리기에도 편할 든든한 찌낚시채비를 해놓았으니
세 시간 정도, 부지런히 움직이면 빈 바구니는 면할 것 같았다.
이곳은 여러 번 내려 봤기에 어느 정도 물속까지 익숙한 지형을 마음속으로
그려보면서 첫 번의 던짐에서부터 작지 않은 크기의 참돔이 물어 주었고
크고 작은 고기들이 연달아 모습을 보였는데 열 마리를 넘기고 부터는
마음의 여유도 생겼고 새벽녘에는 한두 마리씩 꼭, 모습을 보이는 대물 생각났다.
수심을 곱절로 늘리고 목줄용 캐미라이트도 새것으로 바꾸어 끼우고 거리를 넓혀주었다.
몇 번의 밑밥 품질을 발밑과 벽 쪽으로 던져주며 먹을 것이 있는 동내잔치가
이곳에 있음을 알려주면서 채비가 많이 빠지지 않도록 잡고 또 붙잡았다....
이곳의 지형상 아래, 위로 멀어지면 어느 곳에 걸리던가, 쓸려 버릴 테니
좀 더, 신경을 쓰면 어떤 고기가 물어도 물어 주지 않을까?!
수심을 곱절로 늘렸는데도 첫 번째부터 입질이 이어졌다가, 몇 번째였을까?
깊이 잠기는 전지 찌의 불빛이 많이도 내려앉았다고 생각하며
챔질에 들어 간 순간, ‘턱~!!!!!!!’ 하고 와 닿는 손목에 전해지는 묵직한 느낌~!!!!
(그래, 이 놈이 오늘의 마지막 고기 일거야~!!!!!)
당기지도 않고, 늦춰주지도 않는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고 어차피
마지막 고기로 생각하고는 헤드 랜턴의 스위치를 눌러서 불을 환하게 밝히곤
낚싯대의 끝과 줄 방향을 확인해가며 버티기 한판에 들어갔다.
어차피 죽을 고기였는지, 생각보다는 길지 않게 느낀 시간과 당김이
이상하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대물은 대물이겠지?
가까이 당겨서 힘을 빼려다가 오른쪽의 숨은 여에 쓸려서 낭패를 볼 수도 있겠기에
멀리서 놈의 힘을 뺄 수 있는 데까지 빼보려고 당기지도 않고 늦추지도 안으며
고기가 물위로 둥실 떠오르기를 기다렸고 떠오르면 다시 한 번 내려갔다
올라오기를 반복하라고 쪼그려 뛰기 서너 번을 시켰더니만 진이 빠졌는지
물위에 벌러덩, 드러누워서는 꼼짝을 하지를 않는다.
잔 너울도 멀어져 있었기에 뜰채를 들고 조심스럽게 물가로 가까이
내려갈 수가 있었는데 뜰채의 프레임이 크긴 했지만 잘 담기지 않을 것 같았는데
꼬리부터 넣어야하나? 머리부터 넣어야하나?
잠시 생각을 하다간,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실소를 하곤
침착하게 망 안으로 고기를 담은 순간, 마침, 물도 어느 정도 차올라 있었기에
바로 프레임을 손가락을 모두 동원하여 움켜잡을 수가 있었는데 고기의 무게에
망이 터지거나 뜰채가 부러지지 않을까 염려도 되었고 갯바위의 모퉁이에
망오라기 가 걸려서 터지는 느낌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손으로 대충 재어보니 네 뼘이 충분히 넘었는데 한 뼘이 22센치 정도니까
곱하기 넷이면 얼마지? 갑자기 머릿속이 멍해진 느낌이었기에 쿨러백을 뒤적여서
시원한 물 한금을 마시고 혹시나 근처에 한 마리가 더 있을까 하는 욕심에
채비를 다시 던져 봤지만 그렇게 큰 놈은 그것 한 마리뿐이었나 보다.....
중국산 지렁이였는지 청갯지렁이라는 것이 붉은 오성홍기 빛이 났고 가늘고 힘도 없어
비실비실하니 고기 입맛에 당최 맞지도 않았겠건만 그나마도 동이났기에
날이 밝자마자 짐을 꾸려야 했고, 덥기 전에 배가 닿는 쪽으로 짐을 옮기는 것이
낫겠기에 또 한 번 땀을 흘려야했지만 따라붙은 초보는 제 낚시에 바쁘다 보니
손 도움 한번도 안 되는 지라 서 씨 아저씨나 정 군보다 나을 것도 없겠다.
( 내가, 혼자 다니고 말지...... -_-;; 양쪽치기를 했었으면
돌돔 열댓 마리는 잡아놓고 시작했을 텐데...... )
두 사람에게 고기를 얼마큼이나 잡았냐고 하니, 낚은 돌돔을 쿨러속에 넣다가
몇 번이나 물속으로 빠트렸다고 자랑스러워 하질 않나, 또 쿨러 하나를 미끄러트려 물속으로
빠트렸다고도 했는데 무언가가 둥둥 떠내려가던 것이 그것이었던 모양이군???!!!
아침 일을 하고 일찍 오겠다던 고 씨가 한 시간이나 늦게 왔기에 그늘을 찾아
몸을 숨기고 있어야 했는데 오늘은 꿩 흉내까지 내는 날이었나?!
고기 손질을 마치고 냉동고로 뛰어 들어가서 잠시 몸을 식혔는데
이젠 요령이 생겨서 안경을 밖에 벗어 놓았으니 설국열차의 한 장면을
재현할 일이 없었고 씻고 닦고, 씹고 삼키고 마시는 시간을 보내고,
잠시 깊은 잠의 나락 속으로 빠져들어 갔는데 오늘밤은 어디로 갈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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