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날이다.
밤사이에 바람이 바뀌고 조금은 잔잔해 졌기에 여유있게
가거도의 특급 포인트인 넙데기를 차지하고는 세 시간 정도
낚시를 하게 되었지만 간조시간이니 기대할 것도 없었다.
마지막 썰물시간을 보내고 남은 사람들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민박집으로 돌아와서 마지막 점심식사와 짐정리…….
2월말경의 조금 때를 이용하여 다시 한 번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케이블카를 이용하여 짐 내리기.............
배안에서 엽기적인 욕쟁이 ‘정 교수님’ 과 ‘숨은 여’를 만났는데
1구 쪽에서 며칠을 있었지만 좋은 조과가 없었다는 풀죽은 말뿐........
바닷길이 험할까 걱정을 했지만 그런대로 견딜만했고
3시간이 걸려서 서망항, 도착…….
떠나올 때와는 달리 차가운 날씨…….
목포에 맡겼던 엄 君의 차는 수리가 되어 있었기에
이른 저녁식사를 마치고 출발을 하였다.
중간의 휴게소에서 커피를 한잔 마시고 서서울 인터체인지까지
길도 막히지 않고 잘 오나 했는데 요금을 내는 순간 ‘덜커덕~!!!’ 차가 멎는다.
다시 시동을 걸었지만 이상한 냄새.......
어렵게 갓길로 차를 이동해놓고 보험회사에 연락하고 30분 정도를
기다리니 견인차가 나타났고, 가끔 산 넘어 불구경하듯
남의 일이려니 봤었던, 견인모습을 우리가 연출하다니......
1시간 정도 걸려서 집에 도착했고 나와 짐을 내려주고 엄군은 견인차와 함께 가버렸다.
출발에서부터 도착까지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2007년의 첫 조행길…….
이번 길이 액땜이 되어 순탄한 해가 되려는지..........
2006년이란 시간도 훌쩍, 우리 곁을 떠나갔고
2007년의 첫 달도 지나가 버렸다.
새로운 일 년을 시작하며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새로운 계획을 세우지만 매번, 애초의 계획과는 달리 다 이루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해의 이루지 못한 것들에 대한 아쉬움에
애를 태우기도 하지만 새로운 시간이 저 너머에 있으니
결코 좌절하거나 두려워할 필요가 없으며
산다는 것이 또 하나의 모험일진데 패배를 모르는 힘과
새로운 변화에 도전하는 열정만 있으면 결코 우리는 쓰러지지 않을 게다.
이미 여러 번의 어려움도 거뜬히 이겨냈고
요즘의 어이없는 불경기속의 추위도 꿋꿋이 버텨가고 있다.
삶이란 것은 우리에게 엉킨 실타래처럼
도저히 풀리지 않고 헤어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어려운 문제를 던져 주기도 하지만
힘들고 어려움을 넘긴 뒤에는 소중한 것이 되기도 한다.
경기가 어렵다…….
금년에는 더욱 어려울 것이다…….
가슴을 조여 오는 좋지 않은 소식만 들려오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가끔씩 시간을 내어 우리가 바다를 찾는 것도
갈증의 샘물을 얻는 한 방법이다.
그것이 도시의 척박한 삶에서 다시 한 번 힘을 내어 볼 밑거름인 것을.......
바다를 찾는 다는 것이
꼭, 고기를 잡기 위한 무엇을 하러가 아니라
아무 것도 하지 않기 위해 찾아갈 수도 있다
바다에서 응어리진 가슴속을 시원스레 뚫어줄
파도소리에 귀도 적시어보고
끝없는 수평선으로 눈을 돌리는 것만으로도 족한
모든 것이 있기에…….
오늘도 우리의 바다는 차가운 북서풍을 한껏, 안은 채
바다 그대로의 모습으로 서 있다.
‘남자는 결코 패배하지 않도록 만들어 졌다.’ -헤밍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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