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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담긴 조행기/외연도+무창포

외연도를 향하여......(그 5년 전의 약속...)

by 찌매듭 2017. 7. 2.

 

  

마지막으로 외연도를 다녀 온 것이 언제였을까?

 

노모(老母)에게 큰 병환이 나던 해에 본섬에서 가장 먼,

황도에서의 마지막 밤낚시 때였나 보다…….

 

종패로 뿌려 놓은 전복들이 채 자라기도 전에 손을 댄 낚시꾼과의 마찰로

갯바위에서의 낚시행위가 전면 금지 되면서 외연도로

낚시를 간다는 것이 쉽지가 않게 되었고 

200712월에는 태안기름누출사고로 외연 도는 잊힌 섬이 되었다.

 

백만 명이 넘는 많은 자원봉사자들의 수고와

전 국민의 성원과 관심으로 태안기름유출사고의

피해를 극복했다는 인간승리의 기록을 남기기도 했지만

어느 날의 뉴스에서는 그늘진 곳이 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외연도의 주민들이 섬의 곳곳을 다니며 기름제거에

안간힘을 쏟는 광경이었기에 누워서 뉴스를 보다간, 벌떡, 일어나 앉았다.

 

어촌계장을 맡고 있었던 김 선장이 화면에 보였는데

육지에서만 자원봉사자가 난리를 떨지만 말고

피해가 있는 이런 섬에도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한다는 내용의 인터뷰였는데

작은 도움의 손길도 보태지 못한 미안함과 결국에는 외연도에서 부터 시작된

서해중부권의 참돔자원이 무궁무진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선상낚시가 농어루어위주에서 참돔낚시로 바뀌면서 활개를 치게 되었기에

점점 외연도는 기억에서 멀어져 갔다.

 

 

 

스마트 폰의 시대가 열리면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카톡이 생겨나자

잊고만 있었던 서로간의 연락처가 화면에 떠올랐고

안부를 묻는 소식이 오가다간, 5년 전에 대천 항에서 김 선장과 만나게 되었다.

 

두 번의 교통사고와 생각지도 못한 질환으로 몇 번의 수술을 했으며

이제는 건강을 회복중이라며 수협의 일을 보면서 대천에서 몸조리를 끝내고

다시 섬에 들어가면 예전같이 낚시를 한번 하자고 한, 약속의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 5년이 지나가버렸다.

 

 

잊은듯 했지만 잊지는 않았던 그 약속의 시간이 되었다는 문자가

며칠 전에 왔기에 서둘러서 간단한 준비를 하고 서 씨 아저씨와

외연도행 여객선에 올라보니 십 년 전에도 탔던 그 배였는데

외국에서 잘못 사왔기에 제 속력이 나지 않는다는 느린 배이기에

생활에 불편함이 많다고 외연도민들의 원성이 대단하다는 뉴스와

신문보도도 있었지만 선사에서는 느려터진 행보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던가?

 

 

세월호 사건 이후로, 본인을 확인하고 승선권을 내주는 것 외에는

정원을 준수하는 것은 주말이나 피서 철이라면 호도의

넓은 모래밭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자칫하면 승선권이 다 팔려서

뒤에 서있는 일행과 함께 갈수가 없는 일이 생기는 것은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그때나 이제나 요령만 있으면 짐을 편히 실을 수도 있는 것은 꼭,

절간에 가서도 젓국 얻어먹기와 다를 것이 없는 센스쟁이의 편함인지 모르겠다만

짐을 어느 곳에 실어두어야 내리기도 편한 것이, 여유 있는 대기시간이 없다보니

마음조급한 사람들이 짐도 내리기전에 올라타며 마구 뒤섞이기에

여간 재빠르지 않으면 당황하여 제 짐도 못 내리기가 십상이다.

 

 

말이 간단한 짐 꾸리기였지, 실제로는 농어낚시가 주목적이다 보니

바퀴 달린 쿨러에는 얼음이 가득이요.

 

낚시가방이며 보조가방이며 갯바위에서 제대로 된 밤낚시의 모든 도구가 담겼으니

열 덩이나 되는 짐이 간단하지가 않다…….

 

 

 

 

 

 

 

오후 두시에 대천 항을 출발한 여객선이 호도, 녹도를 경유하여

외연 도에 도착한 것이 오후 네 시가 넘어서였고,

순둥이 멍이의 애교에 과자 하나를 입에 물려주곤,

더위가 한풀 꺾인 갯바위로 향하기전에 김 선장이 후임 어촌계장과

동내 사람들을 불러, 오늘밤 갯바위에서 불빛이 번쩍이면,

우리 집에 온 손님인줄알고 지나가라고 미리 일러두었으니

단속선이 달려 들일은 없을 터이다.....

 

외연도의 초입에 있는 수도나 감성돔이 일찍부터 덤비는 붉은 여에

내려 주고 싶었지만 어떤 외지의 선상낚싯배 한척이 닻까지 내려놓고

앞을 가로 막고 있었는데 남들은 갯바위에 내리질 못하게 하면서

자기네들은 내린다고 불평을 할 거라는 소리에 뱃머리를 돌려

본섬 쪽의 수심 깊은 곳을 찾아 가보자며 무리하지 말라고 했다…….

 

김 선장이 괜찮다곤 했지만 혹시 알아? 청문회에서 말썽이 될지????

 

 

 

 

 

 

 

 

본섬 쪽의 적당한 포인트를 찾아 짐을 내리니 벌써 농어가 다녀갔는지

살겠다고 뛰어오른 멸치 떼들이 갯가에서 펄떡이고 있었기에

밤 시간대의 미끼로 사용하려고 몇 마리 갈무리를 해두었고

제법 수심이 있는 곳이기에 참돔낚시채비 부터 펼쳐 들었는데

노래미와 우럭들이 먼저 달려들었다.

 

자잘한 크기의 원치 않는 잡고기들의 입에서 바늘을 빼 내다보니

만재도급 크기의 노래미와 우럭도 잡혀 나왔기에 주차편리를 제공하는

건너편 아파트관리소장의 매운탕 감으로 모아보기로 했다…….

 

 

고운 얼굴을 그슬리지 않으려고 선크림을 바르고 덧바른 컬러 선 스틱에

내 모습이 피에로 같진 않을까?

(차라리 웃고 있는 피에로가 좋긴 하겠지? ^^;;)

 

딛고 있던 발밑의 이끼 속에서 옥수수알갱이처럼 주르륵, 맺혀있는

큼지막한 섭들을 발견한 서 씨 아저씨가 코펠 가득 삶아 와선

이슬까지 찾다간, 서늘한 새벽시간에 체온을 올리려고 가방, 깊숙이 넣어둔

작은 와인 병까지 찾아왔다.

 

그렇게 끼니때마다 드시고 싶으면 한 병 사가지고 오시던지…….ㅜㅜ

 

그러고 보니 캐낸 홍합을 삶겠다고 버너위에 올려놓고

정신없이 돌아다니다가 물이 졸아 진액이 흘러나와 코펠을

새까맣게 태워버렸는데 자기 거라면 저렇게 태워 먹을까?

 

 

철수세미로 힘껏 문질러도 닦아질 것 같지가 않다니 그냥, 버리란다.

 

못돼 먹은 영감 같으니라고, 돌아가서 새것을 안사주면

앞으로는 절대로 같이 다닐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급하게 출발하다 보니 냉장고에 있는 것들을 생각 없이

쓸어 담아왔는데 지난번에 갈치낚시를 다녀오면서 남았던

캔 맥주가 하나, 휩쓸려 들어왔던 건데, 왜 캔 맥주가 하나뿐이냐며

자기 것은 어디 있냐고 한다.

 

순간, 밉살스러운 더 생각이 들어 자기껀 자기가 준비해 다녀야지

내가 아저씨껏 까지 준비해야하냐고 쏘아붙이니 멋쩍었는지

캔 맥주를 슬그머니 내려놓고 제자리로 돌아갔다…….

 

뭐야? 저 아저씨? 라면이라도 하나 제대로 준비를 하나? 맛있는걸. 사주길 하나....

그저 입만 갖고 다니면서 무전취식이 이십년 이유~~~~~~ ㅠㅠ

 

낚시를 가르켜 데리고 다니던 초기에는 반찬도 싸오고, 맛있는 것도 잘 사주더니,

한때 같이 어울려 다니던 김 씨에게 거의 전재산을 사기당하고난 후부터는

집의 마나님의 강짜에 짓눌려, 기를 못펴는 기색이었는데 그래도 낚시를 간다면

어떻게든 틈을 내어 빈몸으로 나서보곤 하니 못고치는 낚시병을 어이할까? ㅜㅜ

 

 

 

 

 

 

 

서 씨 아저씨는 자동차 오래타기 운동의 회장을 맡았었기에 몇년전까지
십 수년을 타고 다녔던 갤로퍼는 여기저기 삭아서 구멍이 나기 시작했는데
그 집 마나님도 이것도 차냐고 발길질을 시작하자 지금의 차로 바꾸었다.

매번 suv 차량만을 고집하는 서 씨 아저씨의 차가 넉넉하기에

낚시를 갈 적마다 얻어 타고 다니다 보니 그 외의 모든 준비는 내 몫이고

운전은 절반쯤 맡아하긴 하지만, 차간거리도 안 지키는 난폭운전에

과속쯤은 태어나면서부터 굳어진 안전 불감증의 습관이 뼛속까지 물들어 있기에

뻥 뚫린 길과 안 막히는 구간은 주로 내가 운전을 하고, 가다서기를 반복하는

구간에서는 서 씨 아저씨가 운전을 하도록 한지가 오래되었다.

 

아저씨의 운전습관은 이상하기도 하여 저 멀리 가는 차가 있으면

기를 쓰고 쫓아가서 앞차 궁둥이에 바싹 붙여서 쫓아가곤 하는데

언제 앞차가 브레이크를 밟을지 신경을 써야 할 텐데 이렇게 한적한

길에서까지 피곤하게 운전할 일이 뭘까?

 

저만치 띄워놓고 따라가다가 돌출을 만난 앞차가 속도를 줄이는 것을 보면서

부드럽게 넘어 가는 것이 좋지 않냐고 하니 정말 그러네? 한지가 5분도 안되어

예전의 못된 행동이 튀어 나오기에 발로 차의 앞부분을 버티고 손잡이를 붙잡곤 하는데

 

이 아저씨 정말..... 이것도 성추행의 한 종류여~~!

앞차 궁둥이 들이받기가 그리도 소원이여???”

 

 

다음 달에 차량만기가 돌아오면 나도 안전하고 짐 싣기 편하다는 구실로

suv 차량으로 바꾸겠다고 마나님에게 반승낙을 받아놓고 차량을 물색하고 있으니

이젠, 편하게 자유의 길로 나설 판이다...ㅎㅎㅎㅎ

 

어떤 차가 좋을까? 산타페? 모하비? 랜드로버? 체로키? 험머? 아님 탱크?

상상의 나래가 접히고 아침에 꿈이 깨면 결국엔 실속적인 차량을 선택하겠지만

어떤 상상의 날개를 펄럭일 적에는 즐겁긴 하다.....

 

이젠, 나도 잘 생각해야 할 것이 점점 도움이 필요하면 필요했지 남까지 돌보기가

귀찮아진 것이 나이테가 하나 더, 늘어난 탓이겠지?

 

젊고 씩씩하고 싹싹하고, 운전 잘하고, 라면, 커피 잘 끓이고

짐도 척척 잘 들어주는 철인 27호 후배를 찾아봐야겠다.

 

 

 

 

 

어쩐지, 서 씨 아저씨가 지금, 치과치료중이라지? 하면서

연하고 잘 익은 홍합만 골라 주며, 애교를 떨던 이유가 숯덩이가 된 코펠 때문이었구먼?????

 

어두워지기 전에 저녁밥도 먹어치워야겠는데 햇반을 두 번 데우기는 귀찮을

작은 코펠만 남았으니 라밥에 수제 소시지를 듬뿍 넣어 해결하고

설거지를 하든지 말든지 내던져 놓고 언제 달려들지 모르는

참돔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두워지면서 서 씨 아저씨가

큼지막한 농어를 먼저 끌어냈다.

(이걸 어쪄?????? 계속 참돔을 고집혀? 아님 농어부터 채워볼까?)

 

잠시, 갈등을 하다가 참돔낚시를 미루기로 하고 농어 채비로 전환하여

서너 마리의 지렁이를 끼워서 농어가 다가올 길목 쪽으로 흘려보니

푸른빛의 전지 찌가 흐르다가 갯바위 안쪽으로 끌려 들어가면서 잠겼기에

농어겠거니 생각하고 낚싯대를 세웠는데 이상한 당김 새에 의아해졌다....

 

돌고래? 상괭이? 폐그물?

무엇인가 모를 생명체의 당김을 느끼고 한참의 씨름 끝에

땀을 한바가지나 흘리고 발밑에 끌려 온 고기는 미터 급의 숭어였다.

 

뜰채에 들어 갈 것 같지도 않은 놈의 힘을 재차 빼서 늘어뜨려 놓고

저만치까지나 물이 빠진 갯바위를 기어 내려가 뜰채에 담긴 했는데

이렇게 큰 숭어를 잡아 보기도 처음이고 낚시를 했던 자리까지

다시 기어 올라가노라 온몸의 관절이 시큰 거렸으니, ....ㅜㅜ

 

후끈한 기운이 이어지는 시간대였기에 농어들의 입질이 이어졌고

50리터나 담을 수 있는 쿨러백을 차곡차곡 채워갔지만 서 씨 아저씨는 후속타가 없었다...

 

어느 쪽으로 찌를 흘리는지 눈알이 빠지도록 살펴보다가 내 발밑으로

쏜살같이 흘러가는 흐릿한 불빛의 전지 찌를 찾을 수가 있었는데

전지 찌의 배터리가 다됐는지 껌뻑이며 불빛을 떨어댔는데

절약도 좋지만 또롱하고 선명한 찌의 움직임을 보는 것이

낚시의 진정한 재미일진데 저렇게까지 궁상을 떨어서야?????

 

 

잠시 쉬는 시간이 있어 밤참으로 준비해간 최고급 어묵 탕에

추가재료까지 덧 넣어서 넣어 칼칼하게 끓여 내놓고는

낚시에서 중요한, 채비의 던짐에서의 선견제와

흘러가는 채비의 정렬후의 견제와 미끼의 선행 강연을

다시 한 번 꺼내들었는데 아저씨의머리통은 봉황새 대가린지

벌써 수십 번이나 반복하는 내용의 이해를 영 못하는 눈치였다.

 

어느 날 물이 맑아도 너무, 너무 맑았던 만재도의 간여에서는

목줄 케미를 새로 달아서 직접 물속에서의 움직임을 시연까지

자세하게 해보이면서 고액을 받아야할 특별 개인지도를 해보였기에

충분히 이해가 된 것으로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는가 보다…….

 

또 두어 해전에는 편하디. 편한 만재도의 등대 밑, 해우소 자리에서

5미터 정도의 거리를 놓고 함께 낚시를 했는데 도통 고기를 건져 올리지를 못했다....

 

왜 그리 고기를 못 잡느냐고 하니 내 자리는 좋고

자기 자리는 나빠서 고기가 안문다고 하기에 바로 자리를 바꾸어 주었는데

기다렸다는 듯이 큼지막한 돌돔이며 농어며 참돔, 쏨뱅이, 우럭들이

줄을 지어 물려 올라왔지만 서 씨 아저씨는 꿔다놓은 보릿자루가

옆구리가 터졌는지 꼼짝을 안했다.....

 

들끓는 물속기운을 따라 마구 흘려대는 찌의 움직임이 까불거리며 가벼웠는데

나비의 비행방법이 천적으로부터의 피함에서 시작됐다지만 물속에서

미끼가 끼워진 바늘이 미친 듯이 널을 뛴다면 어떤 고기가 물어줄 순간을

맞추기가 쉽지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가끔 시간이 나면 소양댐같은 곳에 가서 일주일씩도 낚시를 한다기에 시간은 넉넉한 것같아
바다를 처음 데려가본 것이 외연도에서도 가장 먼곳에 있는 황도였다.

이상한 쇳쪼가리에 고기그림이 그려져있는 어수룩한 루어를 물고
끌려 나오는 농어를 보곤, 그동안 쓸데없이 먹지도 못할 잉어나
붕어를 잡으러 다녔다고 가슴을 쳤고 한 번 더, 외연도의 충무도에서
학공치와 우럭회를 맛보고선 눈에 핏발이 서기 시작했는데
세번째로 데려간 곳이 만재도의 썰물닷개였던가?!

3호대에 든든하게 채비를 해주고는 미역줄기가 보이는 너머에 던져놓고 있다가
민물과는 달리 찌라는 것이 '쑤~~~~~~욱~~~~!!!!!" 물속으로 빨려 들어 가면
참돔이나 돌돔일테니, 힘껏 잡아채라 일러놓고 처녀귀신이 나왔던 자리에 넘어갔다 오니
얼굴이 한껏 달아있었는데, 물속에 담겨있는 살림망에는 제법 큰 참돔과 돌돔이
몇마리 담겨 있었다.....

"뭐, 바다고기가 힘이 좋다더니 그저 그렇구먼? 돌돔이 바늘도 잘라먹고 간다더니
큰 붕어나 잉어만큼밖에 힘을 못쓰는구먼??? 그런놈들이 있긴 있겠지?
만나기만 하면, 내 뱃속으로 들어와야지 별 수 있어????"


기본기를 제대로 익히지도 않고 바로 원도권 낚시를 시작하다 보니 십년이 넘었어도
어설프고 촌스럽지만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긴하다.

너무 앞서 나가는 것이 탈인데 아무 낚싯대만 있으면 방어도 잡고 농어도 잡고
참돔도 잡는줄 아는지 자기 장비를 구입하기 시작한 것이 3호대도 미심적어 3.5호대부터
장만을 했는데 수없이 일러 준대로 채비를 던질적에 뒷채비를 잡는 제동과 견제, 정렬에 대하여
목이 아프도록 그림까지 그려가며 설명을 했지만 귓등으로만 넘겨 들었는지
한꺼번에 쳐 던져넣는데도 매번 엉키지도 않으니 별일이다.....ㅜㅜ

낚시를 아는 다른 일행들과, 서 씨 아저씨가 채비를 던져 넣을때마다 조마조마해서 쳐다 보긴하지만
별탈이 없는 이유가 목줄이 짧은 탓도 있겠는데 아무 고기나 목줄을 탓하지 않고 물어주는 만재도 같은 곳에서는
그런데로 먹을만큼으 고기는 낚아내고 있으니, 서 씨 아저씨도 만재도외에는 갈만한 곳이 없을게다 .

 

서 씨 아저씨도 젊은 시절에는 무협지도 밤을 새워서 읽어봤다니

천근(千斤)추 방법같이 채비를 무겁고 진중하게 움직여 보라고 일러 주었는데

철수를 할 때까지 망부석이 되어 자리에 달라붙었기에

잔소리를 쏟아 붓던 주둥이를 닫아야 했었던가?!

 

질문이 없는 학생은 발전이 없는 법인지라

저 아저씨의 제자리걸음이 벌써 오래되었으니, 노망난 봉황새 대가리였을까?

 

못 알아들었으면 모르겠다고 재차 질문을 해야지 꿀 머금은 벙어리같이

계속 그런 식이니 만재도가 아닌, 추자나 거문도 같은 곳에 가서

여태껏 고기를 한 마리도 못 잡은 이유가 그걸꺼외다~~~

코펠도 저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매번, 빈대에다, 말도 안 들어 먹으니

어디 가서 고기를 잡겠냐욧????

오늘로 동행하는 낚시는 끝인 줄 알아~~~~!!!!!!!!! “

 

그러고 보니 만재도 철이 다가왔군? 7월초에 시간이 어때?

 몇 박이나 가는 걸로 할까? ”

 

만재도고 천재도고, 끝이라니까욧? ~~!!!!!!!!!!

라면과 커피도 끓이고 짐도 척척 들고, 한밤중에 돌돔회도

떠주겠다는 사람을 구하겠다고 인터넷에 올릴 껴~~~”

 

공자님 말씀에 "學而不思則罔(학이불사즉망) 思而不學則殆(사이불학즉태)
"쉽게 배우기만 하고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멍청해지고,
간단하게 생각하기만 하고 다시 한 번,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했는데
예습은 커녕 복습도 안하니, 십오년을 넘게 다닌 만재도에서도
매번 거기가 거기같아서 자신 있는 포인트가 단 두개뿐이라고 털어놔서
나를 멘붕상태로 만들었다.....

(뭐야? 15년 곱하기, 년간 세번, 곱하기 갈적마다 나흘간 네개의 포인트면
백하고도 팔십번이상의 포인트에서 낚시를 한 셈인데...????)

 

 

 

 

 

한참 열을 올리다보니 어디선가 어선배가 근처에 와서는

엔진에 이상이 생겼는지 전 후진을 해가며 난리 부르스를 떨면서

신문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불빛을 밝혔으니 갯바위로 다가올 고기도 없겠다...

 

 

새벽이 되어서야 어디론가 어선이 가버렸지만

모기떼의 실종으로 차가운 기온이 느껴졌기에 옷을 더 꺼내 입어야했고

아침 루어타임에도 기대를 할 만한 느낌이 없었기에 기대감이 떨어진 탓인지

걷어 들이던 루어가 발바닥에 달라붙기도 했으니 짐이나 꾸려야겠다....

 

격렬비열도를 가다가 있는 흑도라는 작은 섬에 이곳과 흡사한 포인트가 있었는데

얼마나 깊은지 바닥까지가 끝이 없어 보였다.

 

플로팅 루어밖에 없었으니 대추만한 봉돌을 채워 내리면서 스물쯤을 세면

바닥근처에 간 것같았는데 루어를 감아 올리면 따라 올라 오던 농어가

마음이 급해졌는지, 눈에 보이는 루어를 덮쳐댔는데 눈으로 보고 잡는 다는 것이

런 것이었겠지만 오늘 이곳에서는 그런 기적이 일어나지도 않았다.....

 

 

날이 밝자마자 주낚채비를 걷어갈 어선이 달려들었지만

작은 광어 두 마리뿐 구경거리가 없으니 그것도 심심하다....

 

그 후로는 루어와 지깅, 타이라바를 하려는 배들이 교대를 하는 건지

여러 척의 배들이 다가왔다 물러가기를 반복했는데

오랑캐나 왜구들 배같이 숫자는 많다만 저러면서 무슨 고기를 잡겠나???

 

그쪽에서 보기에는 고기도 못 잡고 놀고 있는 걸로 보이겠지만

배를 타고 하는 그쪽보다는 더 많이 잡았을 것 같다.

 

저 멀리 보이는 것이 관장 여라는 외연도의 부속 섬 중, 하나인디.

물살이 거세고 고기가 많은 포인트가 산재하지만

낚시를 직접 해본 사람은 몇 안 될 것이다....

 

그 옆에 딸린 더 작은 여에 내려서 웜을 이용한 루어낚시를 해보면

광어가 줄을 지어 달려드는데 그 포인트를 아는 사람이

이 세상에 네댓 명밖엔 없을껄?! ^^;;

 

 

 

 

 

 

덥기 전에 철수 준비를 해두었지만 옅은 해무로 해가 가리어졌으니

시원한 편이었고 저 정도의 해무로는 오전 여객선의 출항에는 지장이 없을 테니

오후 배를 타야하는 일이 생기지는 않겠는데 오늘도 쓰레기 봉지를 펼쳐봐야지??

 

정 가 놈이나, 서 씨 아저씨나 이십여 년을 함께 다녔어도

먼저 쓰레기 봉지를 펼쳐드는걸 본적이 없으니 무슨 팔자가 이리도 기구할까? ㅠㅠ

 

 

김 선장이 간밤에 채취한 미역을 늘어놓느라 늦겠다더니

준비하라는 문자를 보내고 얼마 후에 달려 왔다.

 

외연 도에서 평화슈퍼를 운영하는 김 선장의 부인이

농어를 몇 마리나 잡았는가고 묻기에 잡을 만큼 잡았다며

일행은 한 마리를 잡았다고 하니 답답하다며 큰소리로 흉을 봤다...

 

"저런, 머저리..... 외연도가 울 메나 농어가 많은 곳인디 한마리여?

밤을 새우고도?

우리 아저씨는 내가 농어가 먹고 싶다고 하면 배를 타고 나가서

삼십분도 안돼서 두 마리를 낚아들고 오는디....

담번엔 많이 잡아야혀~~ 그때도 못 잡으면 오덜마~!!! ㅎㅎㅎ"

 

 

대천으로 가는 여객선을 기다리며 얼마간의 기름 값을 치루겠다고 하니

김 선장이 정색을 하며 펄쩍 뛰었다.

 

"그러면 우리는 다시는 못보는겨~!!! 얼굴보자고 오란 건데~!!!"

 

"ㅜㅜ."

 

농어가 학공치를 쫓으며 본격적으로 수면위로 튀어오르기 시작하고

 해무도 없어지려면  7월 중하순은 되어야겠기에 좋은 날을 골라 보기로 하고

김 선장과 굳게 손을 잡았다.

 

 

열시 십분, 외연도에 도착한 여객선이 대천 항에 도착한 것이 낮 열두시 삼십분...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자는 서 씨 아저씨는 오늘도 간장게장을 사줄 생각이 없는가보다...

 

그래, 마포경찰서 앞에 있는 진미간장게장집에 가서 혼자 먹어야지....

큰집 간장게장도 맛있지?

아님, 만재도를 가다가 군산의 계곡가든에 들러도 되고.....

 

홍성휴게소에 들러서 뻣뻣한 제육덮밥을 절반도 못 먹고는,

결국 밤을 새운 뻣뻣한 입맛 때문일 게라 둘러메치곤

얼마 후에 금년에도 분명히 떠날, 만재도로의 길목에서나 입맛을 다셔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