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철의 진객인 벤자리낚시를 다닐 때는 한림 항을 자주왔었는데,
항을 벗어나면서 무척이나 변한 모습이 놀랍기만 하다...
하긴, 변한 것이 이곳만은 아니겠지....,,,
본격적인 갈치시즌이 아니기에 그동안 몇 명 없었던 갈치낚시 손님들이
오늘은 갑자기 늘어나 만석이란다.
어제에 이어 이틀연속 갈치낚시를 하게 된 손님이 몇 명 있었는데
서너 마리씩의 빈 작이었기에 어제의 손님들이 우선적으로 원하는 자리에
자리를 잡겠다고 하여 말다툼이 일어났다.
공정하게 자리추첨을 해야지 이틀을 했다고 자리배정을 우선적으로 한다면
나도 내일까지 이틀을 할 테니 나도 그리해야하지 않겠느냐고
목청을 돋운 씩씩한 젊은 손님의 기세에 눌린 선장이 난처한 기색을 보이다가
모르겠다며 뒤로 물러났고, 그 말이 맞다 며 박수까지 치면서 찬성한다는
목청을 높인 다른 손님들도 있다 보니 나대는 손님들이 더러 있기로
소문난 배였지만 그 기세도 꺾일 수밖에…….
여러 명의 일행이 있는 손님들도 일단은 각자가 자리추첨을 하여
서로 상의를 하기로 했기에 일행과 멀리 떨어진 자리표를 뽑아 들었는데
매연도 피하고 조과도 괜찮을 자리였지만 저네들의 일행이 있다기에
양보를 해준 것이 후회가 될 줄이야 어찌 알았을까?
풍닻을 놓고 자리를 잡은 지 1시간이 넘었지만
생명체 전무,
저, 도롱용알 같은 건 무얼까? 해파리알???
온 바다가 지저분하다…….
어두워져서도 입질이 없기에 자리를 이해 보기로 했고
얼마간을 달려서 다시 닻을 내리고 채비를 담그니 드디어 은갈치 출몰,
연거푸 서너 마리를 잡았는데 배의 흐름이 이상하다했더니
나대는 단골 꾼과 조수가 닻의 추를 잘못 내려 제대로 정박을 못했다나?!
다시, 닻을 걷고 내리노라 시간을 허비했고 집어가 깨졌는지 입질이 감감하다.
심심하니 와인도 한잔, 졸지 말라고 준, 쵸코릿이 코팅된 커피도 몇 알,,,
파고는 0.2미터
배낚시 사상, 이리도 잔잔한 날이 없었니라......
밤새도록 파고(波高)는 저수지의 안통같이 너무도 잔잔했고, 날씨 좋고,
바람 좋고, 물색 좋고 기온 좋고, 정말 낚시를 하면서 세 번도 만나기가
쉽지 않을 좋은 날이었지만 두 눈을 화등잔 같이 밝히고 잠시도 자리를
비우지도 않고 낚싯대 끝이 유리 겔러의 눈빛에 휘어버린 숟가락처럼
녹아내리지 않을까 염려스러울 정도로 염력을 쏟아 부었지만
1시간에 한번 정도나 감각이 있었으니 밤이 짧은 여름날의 꿈이
어느새 깨어버리고 날이 훤한 새벽이 원망스럽게 다가왔다.
바꾸어준 원래의 자리에서만 꾸준하게 갈치가 물려 올라오더니
팔지가 넘는 대물까지 출몰을 했으니 고기 많이 잡은 사람이
절로 고수가 된 날이었다.
아직도 마늘을 덜먹었는지, 잡아 올린 갈치 한마리만 툭썩이면
그깟 싱싱한 갈치회맛, 실컷도 보련만, 엉성한 어묵 탕을
한 그릇 받아들곤 이 더운 여름날에 뜨거운 어묵 탕이 어찌된 것이냐고
불평을 했으니 마늘을 덜먹긴 덜먹었나 보다.......
잡은 갈치의 마릿수는 적었지만 넙데데한 갈치의 씨알이 제법이었기에
마나님의 노여움이 치솟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으니 이젠,
눈치 볼 곳이 줄어들 때가 지났겠건 만, 아직도 서늘한 바람을
느껴야 하는 곳이 있다니 골목길 돌아설 때마다 부는 바람이
한두 곳이 아닌 건지…….
갈치맛을 본 마나님이 맛이 없는 것 같단다, 너무 살이 두터워 그런가????
아????
봄, 조기,
여름, 농어,
가을, 갈치……. 모든 것이 때가 있는 것,
갈치가 아직 맛이 안 들었나보군,
머리위에서 떨어지는 에어컨의 냉기 속에 잠시 잠이 들었나보다
집에 와서도 차갑게 느껴지는 대자리 위에서 잠을 잔 것이 원인일까?
몸살, 무기력, 나른, 덥다가 춥다가
결국에는 병원을 다녀왔다 ㅜㅜ
집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에 주말 농장 터를 만들었다.
구청에서 나누어준다는 다섯 평 정도의 주말농장 자리를 차지하려고
수십 명이 줄을 선다는데 백 평도 넘는 땅을 장만했으니 한번, 시원하게
농사라는 걸 지어볼까?
근처에 경운기를 갖고 있는 할아버지에게 땅을 한번 뒤엎어 줍시사고
부탁을 하니 먼저 거름을 뿌려 놓으란다…….
농협판매소로 달려가 이만한 크기의 땅이라면 몇 부대나
거름이 필요할까 물으니 우물쭈물하다가 씨앗을 사러온 농민에게
물어보던데, 큰 농사만 지어본 농민이었기에 작은 평수의 땅이라
어림을 하기가 어려웠던지 몇 십 포를 뿌리면 될 것이라는
애매한 답을 주었는데 오십 포를 구입한다 해도 몇 십만 원이요.
잡초를 예방할 검정색 비닐이며 분무기, 잡다한 농기구들까지
주워들고 보니 어째, 비용이 너무 과한 듯한데, 창구에 앉아있던
아가씨가 사먹는 것이 싸지 않겠냐며 묘한 웃음을 애써 감추는 것 같다…….
거름을 뿌린 땅위로 경운기가 몇 번 지나다녔고 기름 값을 얼마나
드려야 할까하니
‘여기서 얼마나 소출을 내겠다고 거름 값에 농기구에, 이젠 모종 값도
제법 들 터인데 기름 값까지 주면 무엇이 남겠냐?‘ 며 손을 흔들고 가버렸다.
근처의 묘목 상에 가보니 마음에 드는 모종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보니
낚시점에서 바구니를 들고 찌 두개, 바늘 몇 봉, 이것저것 주워 담다가
지름신이 강림하여 출혈이 심했듯이 모종 값이 몇 십만 원은 나왔나보다…….
고추모종만 해도 꽈리, 롱그린, 신기해 보이는 가지색 고추와
빼놓을 수 없는 청양고추까지 이백 개가 넘었고,
하얀 옥수수, 얼룩 옥수수, 검정 옥수수도 이백 개,
토마토도 노란 것, 방울, 애플, 찰 토마토며 가지에 수박이며
상추 종자도 여러 가지…….
심어도, 심어도 터가 남으니 다시 가서 또 사오고, 또 사오고…….
만재도 물속의 다양한 여름어종보다도 더 많은 모종이 눈앞에 펼쳐졌지만
그래도 빈 땅이 보이는 것이 백 평이 아니고 이 백 평이었나??????
가볍게 한판 벌려 보겠다던 것이 농사를 너무 쉽게 생각했나보다…….
처음에 심어 놨을 때만 해도 엉성한 것이 언제 제대로 뿌리를 내려서
멋진 주말 농장 티가 날까, 시원해 보이지 않았는데
먼저 웃자라기 시작하는 것이 잡초이다 보니 일주일 만에 가보면 밀림이 따로 없었다…….
인터넷에 열 평씩 주말 농장 터를 주겠노라고 예쁜 아줌마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내면 줄을 서서 달려오지 않을까?
예쁜 아줌마 열 명을 관리하는 것이 더 쉬울 것 같은데 ^^;;
이런 기가 막힌 생각이 떠올랐다고 예쁜 척 하는 친구에게 말하니
‘예쁜 여자가 왜 밭에 가서 풀을 뽑겠는가? 고 정답을 말해 주었지만
일종의 질투 아니었을까?
낚시를 가려고 날짜를 잡기도 쉽지가 않은 것이 여간, 뒷일이
많은 것이 아니었기에 아무래도 주말농장을 벌린 것 자체가
잘못된 것 같아 은근히 후회도 들었는데,
경운기 할아버지가 오가면서 보다가 기가 차지도 않은지
고추를 어떻게 묶어야 하는지, 토마토 순도 따내야 하고,
가짓잎 아래를 정리해 주어야 한다며 시범을 보여주곤 했는데
많이 돕겠다고 큰 소리를 치던 아랫것 하나는 가뭄에 콩나듯이
잠간 나타나서 잠시 풀을 뽑는 척 하다간, 어느 틈에 사라지기가 일수였는데
아무래도 쏘가리를 잘못 먹였나보다.......
그래도 낚시를 간다고 하면 아침부터 나타나서 기다리고 있으니
농사보다 낚시가 더 재미있나보지?
일단 밭 정리가 됐으니 어디론가 또, 손을 풀러 가봐야겠는데
언젠가 부터 한치가 잡힌다는 거제 홍도 쪽을 점찍고는 인낚의
선상조황을 살펴보며 삼포 가는 길에 있다는 한치 낚시 배편을 알아보니
출발하려는 당일아침에 연락을 달라고 했다.
한명이 빠지게 되어 확정인원을 알려 주려고 하루 전에
낚시점에 연락을 하게 되었는데 갑자기 손님들이 몰려들어
예약이 끝났다는 황당한 대답에 언짢은 대화가 잠시 오갔지만
모르쇠로 나오는 아줌마의 억센 경상도 말투에 기가 꺾일 수밖에…….
(낚시점 홈피에 걸쳐놓은 사진에는 예쁘게 생긴 것 같더니만……. )
또 다른 낚시점을 찾아 연락을 하니 이번에는 대답이 이상하다…….
“우리가 배가 세척이 있는데 두 척은 예약이 끝났고 남은 한척은
자리가 있는데 약간, 거시기 한 것이 배들의 크기는 똑같은데 약간 작아서......”
“배가 선외기 같은 3톤급인가요?”
“그건 아닌데……. 같은 10톤급인데도 쫌, 짝다 아입니꺼?!”
“???????????”
창원, 마산, 진해가 언젠가 한 동내가 되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옹기종기 한 지붕 세 가족이 모인 것 같은 지형이라는 것은 몰랐기에
서(西) 마산에서 나가야할 것을 창원까지 가서야 빠져 나갔는데
초행길이다 보니 내비에서 울려대는 경보음을 채, 못 들었는가 보다…….
빙 돌아서 삼포로 가는 길을 택했으니 이번에도 항상
세 여자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말을 잊었다가 시간이 더 걸렸다…….
낚시점에서 온갖 채비를 넉넉하게 준비하고 일러준 배터로 달려가니
선착순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기에 뒤편의 남은 곳에 자리를 잡게 되었는데
다른 배 두 척은 체구도 큼지막하니, 통로도 넉넉했고 선실도 편안해 보였고
공간도 넉넉한 것이 차이가 많아 보였는데,
우리가 탈 배의 젊은 선장에게 서울하늘 어느 아래 먼 곳에서 달려 왔으니
잘 안내를 해줄 것을 당부하고 선실에 누워 억지 잠을 청한지
시간 반쯤 되니, 포인트에 도착하여 갈치낚시처럼 풍닻을 내리고
배가 자리를 잡기가 무섭게 채비를 내리며 신명날 오늘밤의
향연이 열릴 시간을 기다리게 되었는데 집어등을 밝힌 지 십 분쯤 만에
갑자기 발전기가 작동을 멈추었는지 전등불이 모두 꺼지고 말았다…….
배터리를 이용한 작은 보조등 몇 개만 희미하게 배안을 밝히고 있었고
한치가 아닌 오징어가 한두 마리씩 잡혀 오기에 어서 발전기를 고쳐서
불만 밝힌다면, 욕심껏, 한치를 잡아 보겠구나. 기대를 키우고 있었는데
다시 켜진 불은 몇 분 만에 또, 꺼지고 말았다…….
젊은 선장이 철수해야겠다며 작은 소리로 멘트를 날린 것이
믿기지가 않을 정도로 귀청을 크게 울려댔는데 어쩐다고????????
밤 11시에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니 낚시점의 부부가 반납해줄
선비를 담은 하얀 봉투를 손에 쥐고 기다리고 있다가 손님들에게
되돌려 주었는데 참, 신기한 것이, 손님들 아무도,
불평의 소리 한마디도 없었고, 원망도 없었고 싫은 기색
한 토막도 보이질 않았다.
(아~~~~!!!!! 낚시 1번지의 동내는 무엇이 달라도 다른가 보다…….)
“물위에서 밤새고 들어 갈랬더니 오늘은 그냥 들어 갈란다, 문 잠그지 말 그레이~~~”
하나씩 둘씩, 멀지 않은 곳에서 왔을 손님들은 가버렸지만
우리는 이 시간에 어쩐단 말이고?
오늘 밤에 손님들에게 제공할 밥과 국통과 반찬이 실린 배안을 보니
고의적인 행위가 아님은 분명하지만 대체할 배도 없고,
대체할 낚시도 알 수가 없는, 초행인 곳에서
길가에 던져져 버린 휑한 기분이라니…….
털털거리며 달리는 차창 너머로 인낚에서 접했던 친숙한 단어인
장유라는 표시판도 보였는데 장유 아디다스 매장은 어디에 있을까?
일행과 함께 너무도 이르기에 문도 열리지 않은 마산의 어시장을
한 바퀴 돌아보곤 서마산 IC 에 들어섰지만 새벽 다섯 시의 귀가라니?
내 낚시 인생에서 또 하나의 별난 일이 생겼다…….
(그곳까지 가서 어시장에서 맛있는 생선이 보이면 사갖고 오기라도 하지,)
이상한 구박을 하는 마나님을 보니 여자의 마음은 갈대와 같다는 말이 틀림이 없다…….
낚시꾼이 생선을 사갖고 오면 부끄러운 일이라고 할 때는 언제고?????
(내가 부끄러움을 잊은 것이 또, 언젠데?????? -,,- )
결국, 사흘을 넘기지 못하고 한치 낚시를 다시 가기로 한 것이
올림픽 공원으로 운동을 다녀오며 근처 시장에서 한치를 본 것이 문제였다.
서울의 시장에서는 좀처럼 볼 수가 없는 것 중 하나가 한치였는데
싱싱하고 큼지막한 것이 눈에 띄었기에 전번에 같이 갔다가 되돌아 왔던
일행을 불러내어 두 마리를 사다가 제대로 맛있게 먹는다고
채수(菜水) 물에 데쳐서 누런 곡차가 담긴 물병을 딴것이 단초(端初)가 됐다…….
다시 한 번 신중하게 검색을 하여 미리 자리예약을 하고 아침 일찍
서울을 벗어났는데 이번에야 틀림이 없겠지?
크게 성공을 하겠다는 낚시점에서 더, 값지고 비싼 한치 에기를 집어 든 것이
장사수완이 좋을, 눈이 휘둥그레 한 아줌마 때문이었는데
묻지도 않았는데, 우리 아저씨와 처음 만나서 연애를 한 곳이 바닷가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낚시점도 하게 되었다는 순진한 연애 담과 소파에 너부러져 있었던
언젠가는 한번 길러 보고픈, 닥크스 훈트라는 개새끼를 보곤
같은 애견인으로서 마음이 풀어졌었나 보다…….
저렴한 에기에는 한치가 잘 잡히지 않기에 더 고급진 에기를 주문하여
갖다놨다고 했는데 색깔대로 여러 봉지를 주섬주섬 주워 담았던 것도
결코 귀가 얇아서만은 아니었을 터…….
진해 벚꽃놀이를 이곳으로 오는가 보지?
어디에서 본 것 같기도 한 주변을 둘러보며 새로 지은 배라니
절대 반지 같은 능력이 있어 고장 날 일이 없을 거란 안도감과
넓고 쾌적한 모습에 절로 기분이 좋아졌지만 통로를 넓혔기에
선실내의 폭이 약간 좁아서 사선으로 누워야만 발끝이 벽에 안 닿았지만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두 시간, 가까이의 운항 끝에 자리를 잡는 기척을 느끼고 선실을
나선 것이 아직 어두워지기 전이었기에 여유가 있었다.
일행은 앞쪽으로 자리를 잡았고 매연걱정이 없는 연통구조였기에
행여나 비가 온다면 의지가 될 처마가 있는 뒷부분으로 자리를 잡았는데
가방에 이름과 닉이 적힌 것을 보고는 찾아온 갯장군이라는 낚시꾼과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주주클럽, 발전님, 눈에 익은 단어들이 대화 끝에 오갔으니
좁고도 넓은 여행길이 됐다.
여기저기에서 한치가 올라오기 시작했고 늦은 저녁시간이 되자
사무장이 돌아다니면서 갈치낚시에서와 같이 잡은 한치를
한두 마리씩 걷어갔는데 손질하여 맛있는 회를 내어줄 것이 틀림이 없다…….
쿨러에 담긴 한치가 몇 마리나 될까?
분명 한치 보다는 얼음의 분량이 많은 쿨러들이 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내려앉는 어름대신 담겨가는 한치가 많은 쿨러의 주인들도 보였다.
한치 구경이 처음이라는 두엇 건너 위편에 앉은 사람들 중에는
아예 얼음도 없이 한치 로만, 쿨러를 채웠다간, 사무장에게 오징어 종류는
얼음이 없으면 바로 냄새가 나서 먹지도 못하고 버려야하는데
무슨 짓을 하는 가고 야단을 맞기도 했는데,
한치 잡이에서도 자리차이가 있는가 보다…….
아쉬운 시간 속에 날이 밝았고 어중간하게 채워진 쿨러 속을
들여다보다가 지난번에 못했던 어시장 구경을 하게 되었는데
한치의 고장답게 여기저기 상자 속에 한치가 담겨져 있는 것이 보였다.
서울에서는 한 마리에 오천 원을 받았는데 이곳에서는 천원이라니
왜 이리 가격차이가 나는 걸까?
이곳에 산다면 그냥 사먹고 말지 싶지…….
먼 길을 달려 내려왔다가 하루 만에 올라가자니 아쉬운 마음이다 보니
일행도 바쁜 일이 없다하니 하루 더 해보기로 하고 가슴을 졸이며
마나님에게 불쌍하게 들리기를 바라면서 통화를 해보니 이미
아홉 개의 꼬리는 넉넉하게 났고 머리에 뿔까지도 솟은 지도 오래다보니
한마디에 척, 척, 알아듣는다…….
“뭐야??? 결국 하루를 더하겠다는 얘기를 복잡하게 할 건 없는 거고
만약에 비가 왔다던가? 날씨가 이상해서 공탕을 쳤다고 핑계를 대면
벌금이 천만 원이라는 것만 알면 될 것 아니겠수?!“
(그려, 내가 비가와도 왔다는 소리를 절대로 안하지……. -,,-)
다시 낚시점으로 차머리를 돌려, 약간의 부품보충과 선비를 또, 지불하고
잡았던 한치를 손질하여 냉동고에 넣으라고 아줌마가 친절하게 물까지 틀어 주었고
늦은 아침겸 점심을 물가근처의 찜질방에서 해결하게 되었지만
깊은 잠을 이루지를 못하고 일찍 선착장으로 달려가서
마음에 드는 자리를 선점해 두고 근처의 편의점에서 간식도
챙겨 들고 보니 물가 가깝고 배편 많고, 이것저것 다양한
낚시천국의 동내에 자리를 잡지 못한 것이
분하고 원통하다면 좀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받겠지?
선장이 전화를 낚시점에서 왔다며 전화를 건네준다…….
그러고 보니 진동으로 해놨기에 낚시점 아줌마가 세 번이나 전화를 했던걸 몰랐었군?
(아마 찜질방에서 잠들어서 배시간을 놓칠까봐 연락을 했던 게지? 친절도 하셔라~~)
그러나, 전화 내용은 잠을 깨워주려는 것이 아니라 선비를 안주고 간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물건 값은 카드로~~~~~ 선비는 현금이어야한다기에 그제와 같이 지불하지 않았는가’고 하니
기억이 안 난다며, 다짐을 받겠다며 ‘하늘에 맹세코, 분명히 주셨지요??????’
허~~~~~~~ 잠시 할 말을 잊었다…….
“아니? 그렇게 말씀하시는데 안냈다고 할 바보가 있을까요?
하늘이 아니라 용왕님께 맹세코 드렸다니께욧??????“
릴 뭉치도 하나 더 사고, 어떤 물건들을 샀다고 조목조목 들썩이면서
노란종이 몇 장에, 파란종이를 섞어서 분명히 주고, 거둬드리지 않았느냐고 하니
알았다며, 그렇다면 됐다며 시원하게 물러났다…….
늦게 온다는 손님이 둘 있기에,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한 시간이나 늦은 출발을 했기에
기름낭비를 하면서 쾌속으로 달렸던 배가 어두워서야 어제 낚시를 했었던
부근으로 짐작되는 곳에 자리를 잡았고 어제 보다 나은 익숙한 솜씨로
낚시를 하게 되었지만 오늘도 자리차이가 있는 것 같았다…….
어제 보다 손님이 적은 날이었기에 선장도 낚싯대를 펴들었는데
낚시를 좋아했기에 배 운영도 하게 됐다며 오징어와 한치를 연실 잡아내며
솜씨를 자랑했는데 안보는 것 같았겠지만 곁눈질로 비급을 훔쳐내고
있었다는 걸 알련 가 모르겠다…….
어제만큼 한치를 잡아놓은 일행이 피로를 느끼며 선실로 들어갔는데
출발이 늦기에 지루하다며 이슬 병을 붙들 때 부터 알아봤다.…….
새벽 세시쯤부터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했기에 따라서 선실 안으로 들어가 몸을 뉘였다.
먹을 만큼 잡았고, 어깨 넘어, 등 너머로, 이런저런 비급도 눈동냥으로 배워가며
익혀두었으니 다음부터는 한치 낚시가 한결 쉬울 터이다…….
어느 틈에 항구로 배가 되돌아 왔다.
또, 이른 아침 시간대의 출발로 한산한 고속도로에 차를 얹었고 이천쌀밥집에서
아침겸 점심을 기분 좋게 먹자는 일행의 말을 따라 문을 연 식당의 첫 번째 손님이 되었던가?!
요즘은 낚시를 가면 이른 도착에 영문을 몰라 하던 마나님이 그동안은 어디를 다녔기에
한밤중에 도착했는가며 매번, 이렇게 낚시를 다니란다…….
글쎄, 겨울철에 호레기와 볼락선상낚시를 그쪽으로 다닌다면 엄청, 편하긴 하겠던데…….
카톡에 만재도 민박집 아저씨의 생일을 알리는 문자가 떴다.
음력 날짜일 테니 한 달 후쯤이 생일이겠는데 그때쯤이면 만재 도에 가서
축하주를 권할 수가 있을까?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미역채취가 한창이라며 7월 중순경의 생일날에 맞춰서
오기를 바라는 눈치였으나 장맛비가 많이 내릴 것 같으면 날짜를 맞추기가 어려울 텐데…….
또 어찌 낌새를 챘는가,
서 씨 아저씨가 전화가 와서는 7월 말일경이면 바쁜 일이 끝난다며
물 구경을 그때쯤이면 갈 수 있지 않겠냐 는데,
확, 그전에 다녀와 버려?????????
가거도의 밤낚시에서도 농어와 작은 돌돔을 제법 낚는다는 조황이 보이니 곧, 만재도에서도
본격적인 여름 낚시 철이 시작될 터인데 낚시점의 배는 언제 부터 다닐까?
이른 단체손님이 있어 장마 전에 다녀왔다는 연락을 낚시점의 점주가
카카오스토리로 보내왔는데 짧은 일정이나마 큰 재미를 보았다며
비가 내리기전인 어제, 모두 철수를 시켰다는데 얼치기 덜치기들이
갯바위만 더럽혀 놓은 건 아닐지 괜히 걱정이다…….
몇 번인가의 짧고 바쁜 낚시를 숨 가쁘게 다녀보았는데 낚시를 하는 순간이나
주말 농장터에서 우거진 잡초를 뽑아내는 순간에는 아무런 복잡한 생각을
할 사이가 없었던 것 같다.
종내에는 노모(老母)를 집에서 가장, 가까운 요양원을 찾아 모시게 되었는데
남들이야 말하기가 쉬워서인지, 이젠, 편하게 되지 않았느냐고 말들을 하지만,
항상 긴장하면서 대기상태로 있어야 한다는 건 모르는 것 같다.
한밤중에라도 전화나 문자를 받으면 깜짝 놀라기도 몇 번이었는데
무엇인가 묻거나, 필요한 것을 준비해 달라는 연락이었기에
가슴을 내리 쓸기가 몇 번이었을까?
적응이 되기까지의 시간도 필요하겠지만 집에서 계실 때와는 다른 상황이다 보니
여러 날 집을 비운다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
꿈을 품고 사는 것이 나비가 되려고 하는 애벌레만은 아닐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살아가며 유행가 가사처럼 읊어보는 랭보의 시 한 구를
또 한 번, 입에 올려본다.
‘상처 없는 영혼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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