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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담긴 조행기/서해+남해+동해

가까운 곳에 섬이 있었네. 3 (또 한번의 도전)

by 찌매듭 2011. 4. 18.

 

사흘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선장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다.

 

몇 번이나 목격했던 농어 떼가 날뛰던 날들을 기억해보니 아무 날 아무 때면

어김없이 섬의 방파제 앞까지 몰려왔었는데 오늘이 그날이란 생각이 들어

밖으로 뛰어나가 이미 어두워진 바다를 바라보니 수를 셀 수 없는 농어 떼가

바다를 하얗게 뒤집어 놓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기에 바로 연락을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지난번에는 내가 꼭, 거짓말을 한 것 같아 마음이 영, 찜찜했는데 오늘 확인해보니

 틀림없이 그 시간대만 되면 농어 떼가 다가오는 것이 틀림없구먼요.~~~~

시간이 되시면 혼자라도 내일, 다시 한 번 내려 와보시지요?! “

 

낚시로 잡는 물고기 중에서 가장 자신 있는 낚시가 쏘가리와 농어낚시다 보니

그 고기의 습성을 안다면 틀린 말이 아닐 것 같았다.

 

때가 되면 태평양 한가운데서도 농어가 노니는 수심은 1미터라는 말이 있듯이

여건만 맞는다면 눈으로 움직임을 확인해가며 잡을 수 있는 고기가 농어이고,

귀한 고기로 대접받는 쏘가리도 습성만 잘 알면 움직이는 시간대를 미리 짚어내어

기다리고 있다가 잡을 수가 있기에 해마다 사람들을 불러 모아 놓고 쏘가리잔치를

한두 번씩 벌일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쏘가리라는 물고기는 지역의 특성상 수위에 맞추어 움직이기에 같은 지역이라도

물수위에 따라 저녁시간대를 이용하면 수십 마리의 쏘가리를 타작할 수 있기에

금어기가 얼마 안남았던 수온이 최적인 날을 골라 달려가 보니 본 듯한 차가 한 대 서있었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고 뱃집 총각에게 물어보니 전날 온 사람 둘이, 골짜기에 들어갔는데

지금 배를 타고 들어가면 교대해 나올 것이라고 했는데 예전에 같이 왔던 일행이

낯선 사람과 함께 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양손에는 크기를 가리지 않고 옭아맨 쏘가리들을

꾀미가득 걸어들고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재미 좀 봤네요…….^^;;;;; ”

 

뭐, 고기가 따로 임자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체포금지를 겨우 넘긴 쏘가리들까지

수십 마리를 낚아든 모습에 가슴이 아픈 건 무슨 이유일까?......

 

이러니, 이제, 이 나라에 몇 남지 않았을 쏘가리 화수분 창고들을 어찌 남에게 알려 줄 수 있을까?

 

피아노 가게의 진상과 에어컨 가게의 또 다른 진상은 쏘가리 낚시를 간다면 꼭 동행시켜달라고

양주에 홍어와 등심까지 구워가며 애걸을 하지만 절대로, 가르쳐 줄 수가 없는 것이다…….

장소를 가르쳐 준다고 해도 길일을 모르면 소용이 없을 것이고 데이터를 해킹해 가지 않는 한은

쏘가리 화수분은 오래도록 보존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모르지……. 지금같이 안달이 나서들, 잘들 하고 있다면 내가 자유로워지는 날이 오면

가르쳐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만 아직은 너희들에게 가르쳐 주거나 동행하고픈 마음은 없거든~~~~?!

 

가르쳐 주면 온 동내 놈들에게 으스대려고 몰려가 난장질을 쳐 놓을 것이 뻔 하니

그저, 가끔씩 불러주면 감사하게 생각하고 달려와 배부르게 먹고 나 가렴……. ^^;; 

 

 

농어처럼 시간을 잘 지키는 물고기는 없을게다…….

 

어느 섬에서나 농어가 움직이는 시간과 계절만 알면 수온에 이상이 없는 한

농어는 그 자리에 다가올 것이고, 잡아내면 그 다음 농어가 계속 자리를 채워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또 농어는 눈으로 확인하며 낚을 수가 있는데 어느 정도의 철, 이전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지만

그날이후로는 첨벙, 첨벙 뛰어서 다가오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충분히 루어가 날아가

떨어지는 사정거리 안에 들어온 다음에 천천히 시작해도 충분히 낚을 수가 있는 것이

먹잇감인 멸치나 학공치들이 농어를 피하여 갯바위나 방파제의 주변으로 도망오기 때문이다.

 

 

서해안의 물때로 보아 충분히 납득이 가는 때였기에 다음날 아침에 다시 등잔 밑의 섬으로

달려갔는데 농어 떼가 들어와 난리를 피운다는 곳은 물이 빠져야만 다가 갈수 있는 지역이었고

들어난 갯바위의 지형들이 날카로워서 농어를 걸어 본 다해도 낚싯줄이 쓸려 떨어트릴 것이 분명했다.

 

배를 타고 문제의 농어들이 떼거리로 몰려와 점프를 한다는 곳에 다가가보니 물골이 발달되고

물속의 바위들이 줄기를 끝없이 줄지어 있는 것이 과연, 농어들이 다가올 최상의 형태를

이루고 있었기에 닻줄을 내려놓고 기다려 보면 틀림 없을 것 같기에 줄을 걸어놓고 기다려 보자니

손가락만한 굵기의 밧줄밖에 없는데다가 이런 빠른 물골속에 배를 고정 시키려면 팔뚝만한 굵기라도

못 견딜 것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깊은 밤이되면 바다의 폭군인 농어도 잠시 쉴곳을 찾아 숨을 삭일 테니 평시에 동내사람들이

몇 마리씩 농어를 낚아낸다는 등대 밑의 움푹한 곳으로 가서 그곳 물살에 맞추어

닻을 내려놓으면 되겠다고 자리를 옮겼는데 물의 방향이 이상했다…….

전자 찌를 밝히고 싱싱한 청갯지렁이 먹음직스럽게 꾀어 흘려 보면 채, 10분도 안되어

배의 뒤쪽이 급하게 방향을 바꾸어댔는데 물이 한 방향으로만 계속 돌고 도는 것 같았다.

 

오늘의 물때를 맞추어 맞는 방향으로 다시 닻을 놓으라하니, 섬 주민들 같이

어업을 해본적도 없고 바다의 생리까지도 모르는 초보다 보니 밤중이 아니라

낮에 나왔다해도 방향을 가늠 할 수가 없다며 또 한번, 울상을 지었다.........  

 

 

그래도 고기는 있기에 크지 않은 우럭이 연실 물려나왔는데 큰 고기는 기대할 수 없겠다 싶어

다시 방파제로 나와 섬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선장의 집으로 들어가 늦은 저녁을 먹다가

시간이 되어 농어 떼가 춤을 춘다는 곳을 바라보니 처음에는 바람에 일어난 물결인가 했던

흰 물결이 보이는 것이 방향이 일정치가 않게 일어난다 했더니 수십, 수백, 수천의 흰 물결로 바뀌어서

장관을 이루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잠잠해 졌는데 틀림없는 농어 떼의 군무였다…….

 

농어의 고장인 외연도에서서 한밤중에 농어 떼의 움직임을 포착했는데 흡사, 사자자리의

유성군처럼 이동하는 것을 몇 번 본적이 있었기에 일행들에게 이야기 한 적이 있었다.

아무런 대꾸들이 없기에 관심이 없나보다했는데 외연도의 '충무도'에서 밤낚시를 하다가

목격을 하게 되자 감탄을 멈추지 않았다…….

 

“와~~~ 지난번에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뻥이 아니면 꾸민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이네요~~~~ 저렇게 농어 떼가 움직이다니 정말, 정말, 장관이네요…….와우~!!! “

 

같은 날, 저만큼 위쪽의 떨어진 섬에서 낚시를 하다가 같이 목격했다는 좀, 덜떨어진

대물낚시꾼인 이 실장도 그 광경을 보았다며 죽기전에는 잊지못할 장면이라고 했다.

 

평생, 체육선생 노릇이나 하다가 우물 안에서 죽었어야 했을 운명이었던 그가

급작스럽게 낚시점의 실장이 되어 가거도며, 만재도나, 태도라는 듣도 못한

먼 섬들을 찾아다니는 팔자로 바뀔줄이야 꿈에도 몰랐을테고 낚시의 시작이

제대로 된 순서를 밟았어야하는데 순서를 건너뛰어 거꾸로 원도 권에서의 대물낚시로

낚시인생을 시작했으니 기초가 없는 낚시가 꽃을 피울 수가 없는 것이다. 

 

 

낚시는 '붕어에서 시작해서 붕어로 끝난다'는 낚시 속담대로 기본적인 붕어낚시를 시작하여

잉어낚시나, 견지낚시같은 다른 장르의 낚시를 해보다가는 다시 붕어낚시로 돌아와

정점을 찍는다는 이야기인데 가까이에 있는 바다에서 망둥이나 학공치, 노래미, 보리멸로

차차 바다를 알아가다가 감성돔, 참돔, 돌돔 낚시를 정점으로, 농어낚시 같은 루어쪽 장르를

더해야만 낚시를 알 수가 있을텐데 오로지, 감성돔과 벵에돔, 참돔낚시만을 고집하며 원도권 낚시만

치중하다보니 초보손님들까지 헛바람으로 유혹해가며 떠버리 낚시점주의 뒤를 따라갔으니 낚시의

도를 벗어난 영업성 낚시행태뿐이니 무슨 제대로 된 낚시를 알 수가 있을까?

 

그가 십년도 안되는 짧은 경륜의 출조만으로도 백번도 넘게 가거도나 만재도를 드나들었다지만

섬의 생태와 성격도 모르고, 알려고 하지 않고 오로지 대물 위주의 화제집중식의 낚시만을 해오다 보니

정작에는 등잔 밑의 어느 부분에 고기가 있다는 것도 모르고 섬을 떠나고 잊고 만 셈이다.

 

추자도 같은 곳에서 겨울철 감생이 낚시를 하다가 낱마리로 낚여 올라온 볼락을 보면

잡고기 취급을 하고 던져 버리며 고기취급도 안하다보니 볼락낚시 한번, 제대로 해본 적도

없다보니 볼락같은 작은 고기를 잡아 드는 사람을 보면 이해를 못하는 것 같았다…….

 

한 마리의 대물을 위하여 채비를 던져 보지 않는 낚시꾼은 없겠지만 조물주에게 배당 받은

고기가 있다면야 기다리기만 하면 내 몫의 대물을 구경할 수 있을 터이니 그때까지는

잠시 옆으로 눈을 돌리고 기다리면 집에서 환영받고 맛도 더 있을 고기가 얼마든지 있다는 걸 무시했다.

 

언젠가 물어 오는 소리가 무슨 뜻일까 의아했었는데 워낙, 정색을 하고 진지하게 물어왔기에 잠시 당황스럽기도 했다.

 

“볼락같은 것이 그렇게도 좋수??? 뭐가? 얼마나 좋은데????”

 

“아니?! 맛이 있긴하지....... 그것뿐 아니라 집에서도 환영받을 다른 고기들도 있는데 낚이지도 않는

 대물 한 마리만을 고집할게 아니라 아니다 싶은 날에는 얼른 종목을 바꿔야지? 인간아???!!!“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급히, 낚시계에 발을 딛은 그가 손님들에게 영업성 발언만을 일삼아야만했으니

제대로 된 낚시를 알 사리가 없었겠으니 그런 채비를 갖춘 적도 없고 시도를 해본적도 없었겠기에

차분히 설명을 해 주었지만, 이미 대물 병이라는 몹쓸 병이 들어 기본을 갖출 수도 없고 기초에

충실해 본적이 없으니 어디까지 이해를 할까…….

 

이렇다 보니 이 싷장 같은 어수룩한 프로낚시인이 절반도 넘게 득실거린다. 손님을 모시고

충실한 안내를 하는 가이드나 선장, 점주다 보면 이미 낚시로 밥을 먹는 프로일 텐데

어느 섬이나 포인트를 몇 개쯤 알면 거들먹거리기 시작하며 조그마한 태극기까지 오려 붙이고 다니며

무슨 연맹의 소속이어야만 프로인줄로 착각하는 군상들이 즐비한 세상이다…….

 

큰 고기를 잡아야만 허울 좋게 내세운 프로라는 명목을 유지할 수 있겠다는 다급한 마음에

어부가 잡은 고기를 사서 제가 잡은척하다가 들통이 나서 망신을 당해야할까, 안스럽기도 하고

케이블 방송을 보면 드넓은 바다가 좁다고 헤매던 놈이 좁디좁은 수로에 들어앉아 작은 붕어

한 마리를 붙들어 놓고 억지설명의 과장된 몸짓을 보이기도 하니 무엇하러 저런 쓸데없는 연출로

전파낭비를 할까……. 그만, 전원을 꺼버리고 억지잠을 청해본다.

 

이미 물가에 가서 채비를 드리울수만 있다면 모든 것이 해결이 된 것일 텐데.......

  

 

틀림없이 농어 떼가 날뛰는 현장은 확인을 했으나 시간대가 문제였다…….

아직, 바다를 모르는 초보선장의 입장에서는 한밤중에만 농어가 출몰하는 것 같겠지만

물때를 짚어보면 날이 밝거나 환한 대낮에도 농어 떼를 확인할 수가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수심대가 얕은 편인, 이런 섬에 농어가 다가오는 이유가 있을 것이고

오래전부터 섬의 주민들은 저런 현상을 알고 있었다니 언제까지 저렇게 농어가 다가오는지,

시기를 알아보기위해 다음날, 섬주민을 찾아가 궁금한 몇 가지를 물어보고, 일정을 새로잡아

일행들과 등잔 밑의 섬을 찾은 것이 일주일 후였다.

 

날도 쾌청하고 물때도 정확하다!!!!

수온도 적당하고 물색도 나무랄 것이 없다.

수온, 물색, 물때, 낚시까지 편하게 할 수 있는 시원하고 밝은 시간대까지 모든 조건이

맞아 떨어지는 평생에 몇 번 만나기 어려운 복되고 복된 축복의 날이 왔다.

 

바퀴가 달린 큼지막한 쿨러까지 몇 개를 준비했고 잡은 고기를 싱싱하게 보관하려고 세포대의

얼음도 준비했고 날카로운 갯바위에서 줄이 쓸려 걸은 고기를 떨어뜨리지 않고 잘 끌어올리려면

배를 물위에 띄워놓고 하는 것이 완벽하겠기에 농어 떼가 다가올  장소에 시간 전에 도착하여

적당한 거리를 두고 닻을 내려놓고 기다리다가 퍼 담기만 하면 되도록 완벽한 준비를 마쳤다.

반나절을 넘게 기다린다해도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을텐데 그깟, 한 시간도 못 기다리겠어?!

 

드디어 농어가 다가올 시간이 된것같은데 아까부터 보이는 저건 또 뭐람?????

굴삭기까지 실은 커다란 바지선이 함께 기다리고 있었는데 저 배가 여기 왜와있는게야????

잔뜩 실은 돌덩어리들은 또 뭐고???? 어디다 쓰려고 싣고 온 걸까????

 

주민도 몇 안 되고 태풍피해도 절대로 없을 이 섬에다 방파제를 더 길고 크게 만들어 주려는

공사를 하기위해 싣고 왔다며 하필이면 농어 떼가 다가올 시간을 맞추어 하역하려고 기다렸다며

물속에 퍼붓기 시작했는데 요란한 소리와 함께 흙탕물이 일기 시작했고 물위로 파장이 일며

우리가 타고 있던 배까지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니, 이것들이 쓰다 남은 예산이 얼마나 많이 남았기에 보이지도 않는 물속에다

혈세를 이리 퍼붓는 걸까? 이미 쓸모없이 길기만한 방파제가 두 개나 있는데.......

 

태풍 그림자만 비춰도 피신하기가 바쁜 겁먹은 섬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곳은 제쳐두고

이미 은혜가 넘쳐나는 곳에 더 많은 은총을 내려주는, 눈앞에 보이는 오늘의 딱한 행정은

뭍이 가까운 곳이기에 생색을 내는 것이 분명했다........ 삼십분도 넘게 걸린 요란한 작업이

끝났을까했더니 다른 바지선이 산 덩어리를 또 옮겨 와서는 소리를 이어갔으니 아무리 굶주린

간덩이 큰 농어라 해도 오늘은 금식을 할 것이 틀림없었다…….

 

다시 섬으로 돌아가 이른 저녁을 시켜 놓고는 어찌해야할까를 궁리하다간 섬의 반대편으로 가서

밤 시간에 흘림낚시를 한다면 끼니를 걸러야했을 농어 들이 섬 뒤로 돌아와서 먹음직스러운

청지렁이를 물어 주지 않겠냐는 생각에 서둘러서 저녁식사를 했다.

 

“할머니? 열무김치는 그렀다 쳐도 고사리 반찬은 중국건가 보죠? 지푸라기같이 길고 질긴 것이?”

 

“하이고, 그런 말 말레이~~~ 여기에서 먹는 건 모두 이 섬에서 나는 것으로, 봄에 산위에 올라가면

 고사리가 어찌나 많은지 낫으로 팍~! 팍~! 베어온다고…….”

 

“고사리라는 것이 국산이라면 보드랍고 연해야하는데 너무 말랐잖아요?”

 

‘내가 산에 갈일이 뭐있겠노? 늦게라도 생각나서 올라가 보면 벌써 쇠어서 쓰러져 있으니

 그냥 낫으로 베어다 먹는 게지……. 소여물 먹듯 먹으면 되는 거 아이가?! -,,-

 내일 갈때는 바지락젓 담아 논걸 몇 개씩들 사가래이~~~ 오늘도 바지락국, 먹었잔여?! “

 

캐낸 바지락을 까서 젓을 담아 놓으면 인천으로 시집간 딸이 팔아주곤 했다는데

딸 주변에 있을 사람들도 바지락이 물렸는지 금년에는 주문이 없어 많이 밀렸다고 한다,

 

열통씩 사간다면 반값에도 줄 수 있고 다섯 개를 사면 두통씩은 덤을 줄 수가 있다니

거, 장사가 후하십니다 그려??!! 

 

 

섬의 반대편에서 하는 선상낚시에서 물의 흐름은 완만하게 꾸준히 한 방향으로만 흘러주었기에

낚시에 어려움은 없었으나 자잘한 노래미 몇 마리와 우럭 십여 마리로 날이 밝았고 농어를 찾아

근처의 부속 섬으로 가서 루어낚시를 해봤으나 어디로 꽁꽁, 숨었는지 농어는 비늘도 보이질 않았다…….

 

섬의 다른 배를 이용하여 왔을 한 무리의 낚시꾼들이 작은 섬에 내리는 것이 보였는데 잠시

낚시를 하는가 했더니 가방이며 채비를 그대로 놔두고는 섬을 쏘다니기 시작했다. 아니,

어떤 사람은 가방 안에서 낚싯대조차 꺼내지도 않았고 잠시 앉아서 둘러보며 망을 보는 것 같더니

눈이 마주치자 얼른 고개를 돌리는 품이 좀 이상한 것 같았는데 그들을 태우고 왔을 배주인일 섬사람이

괜찮다고 하자 바로 일어나, 일행들과 함께 근처를 쏘다니기 시작했다.

 

선장에게 물어보니 섬주민의 배를 이용하여 근처의 섬에 들어와 해석을 채취하러 온 사람들이라 했다.

원래가 불법이긴 하지만 누가 단속하는 것도 아니고 섬주민의 배를 타고 들어왔으니 단속하려야

단속할 수도 없다고 했다. 단속을 해야할 사람이 불법을 인정하는데 누가 단속을 하겠는가?

 

돈이 될 만한 해석을 채취했어도 보여 주는 것도 아니고 적당한 것을 찾았다면 가방 안에 담아

가져갈 테니 알 수가 없다는데 알 수가 없는 건지? 알지도 않으려 하는 건지, 정말, 알 수가 없네........

 

어제의 작업이 오늘은 없는건지 바지선들이 보이지 않기에 섬으로 돌아가 뒤편으로 걸어가서

루어를 던져 보았지만 놀란 농어들이 멀리 도망들을 갔는지 아무런 반응도 없었는데 어디를

갔다 오는지 고무테두리로 둘러쳐진 빨간 인프라콤비의 보트에 정원을 넘긴 루어꾼들이 타고

지나가다간 호기심이 일었는지 돌아와서 뭍으로 루어를 몇번, 던져 보다 갔는데, 저 멍청이들은

이곳을 지나쳐 다니기만 하면서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걸까? 

 

 

 

 

그후로도 또 두어 번의 시행착오가 있고서야 농어구경을 할 수가 있었지만 시기가 짧은 것이 흠이었다.

늦은 계절에야 두어 번의 기회가 있었는데 그나마도 날이 좋은 날이 걸려야만 가능했고 갯바위에서는

물이 차기 전에 빠져 나가야하니 불과 한 시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농어를 걸어도 날카로운 갯바위에 쓸려

반타작도 안 되다 보니 루어의 훼실이 많아, 득보다는 실이 많은 까다로운 도전이었다.

 

이렇게 어느 정도 낚시계의 습성을 알게된 초보선장은 아예 낚시출조 전문으로 돌아서더니

낚시용 홈페이지를 하나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해왔기에 그가 사용하던 배의 이름을 따서 '야인시대' 라는

홈페이지를 만들어 주게 되었고, 내가 사용하던 디지털 카메라도 하나 인수헤 가면서 사진도 올리기 시작했고

낚시방송과 잡지등에 대대적으로 선전도 하고 버스도 대형으로 바꾸고 우럭선상낚시를 시작했고

매장도 오픈하더니 이제는 여러 대의 버스를 운영하며 전국으로 출조를 하기 시작하며 자기만의 '야인시대'를

열어갔는데 장사 수완과 재주가 있는 사람이었나 보다, 낚싯바늘을 묶을 줄 모르고 회도 떠낼 줄 모르지만

현지에다 실어다 놓기만하면 현지의 선장들이 알아서 잘 하니 연결만해주고 교통비만 받으면 될 일이었다.

 

이토록 간단하고 쉬운 것을  그동안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걸 한것이 되었겠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면서도

실속이 없는 갯바위 낚시보다는 이런 유형의 반찬거리 장만의 선상낚시 출조가 점차 대 유행을 하기 시작했고

또 다른 낚시의 한 장르로 자리를 잡게 되었는데 낚시의 재미야 반감되었을지 몰라도 갈치나 우럭 같은

반찬거리 장만 위주의 실속낚시가 생활낚시라는 이름으로 다가와 마나님들에게는 환영을 받게 되었다.

 

또 한번, 언제고 좋은 물때를 골라 농어 타작이나 하러 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