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담긴 조행기/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2. 만재도의 3박4일 둘쨋날의 만재도.....(밤의 열기속에서~~~~~~~) by 찌매듭 2014. 8. 5. 날만 밝으면 입질이 끊기는 바람에 철저히 밤낚시 위주로만 해야 하는 여름철 이상현상으로 이른 철수를 하게 되었지만 생각대로라면 만조시간의 물돌이 까지 보고 들어가야 하는데 오늘은 시간이 너무 늦기도 하지만 그저, 뜨거운 여름에는 몸조심이 우선이다. 사람을 만나거나 일을 보기위해서는 어느 정도 옷매무새에 신경을 쓰지만 집근처나 가까운 공원 나들이라도 할라치면 반소매와 반바지 옷을 입지 않고는 돌아다닐 수 없을 정도로 기온이 부쩍 높아졌다. 삼복에는 입술에 묻은 밥알도 무겁다는 말이 있는데 엊그제가 바로 초복(初伏)이었다. 선임자들이 복(伏) 낚시는 피하라고 했는데 또 복중에 낚시를 왔으니 이런 답답한 일이 있나. 그나마도 바람도 제대로 찾아들지 않는 민물낚시보다는 늘, 바람돌이가 주위를 맴도는 바다였기가 천만다행이다. 밤에야 어떠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눈에 보이는 데로는 너무도 잔잔한 부속 여, 한곳을 지나가면서 어젯밤을 저곳에서 보냈다면 어땠을까? 미련한 아쉬움으로 입맛을 다셨다. 신 여 쪽에서 낚시를 하던 사람들이 먼저 배를 타고 왔는데 잡고기 한 마리도 못 낚았다고 한다. (그럴 리가 있나? 아래쪽의 턱진 자리 같은 곳은 그 부근을 지나가는 고기의 길목이기에 온갖 어종들, 전체가 벽을 타고 지나가는 곳인데…….) 하룻밤의 야영낚시를 하고 철수를 하기로 했기에 남은 시간이 너무나도 아까워 낚시가 안 되더라도 자리를 옮겨서 서너 시간이라도 더, 해보고 가야겠다고 뜨거워지는 갯바위에 다시 짐을 내렸다. (많은 비용과 시간을 내서 이 먼 곳까지 왔으니 아쉬움이 많을 것이다…….) 가득이나 인구가 줄어드는 섬이기에 이번부터는 또 외지인에게 섭(홍합) 채취권을 넘겨주었는지 머구리를 내려놨을 배가 한창, 작업 중이었다. 저곳에서 전날, 작업을 한 줄도 모르고 내렸다가는 공탕을 치고야 말텐데 낚시꾼이 적다보니 모르고 내리거나 선장이 내려 주지도 않겠다만 한창, 만재도 열풍이 불어 닥쳤던 이천년 대초에는 한꺼번에 사람이 몰려들어 빈자리가 없다보니 시치미를 뚝, 떼고, 초행자들을 몰아내려 주기도 했는데 그때 재미를 못 본 사람들은 만재도의 텃새가 심하다거나 헛소문만 무성한 별 볼일 없는 곳이라고 외면하기도 했을 게다……. 한, 보름쯤 묵혀 두었다가 찾아보면 의외로 재미를 볼 수도 있는 여건이 형성되기도 한다는 걸 몰랐을 테니……. 새로 보강하고 증축한 방파제에는 계단이 많이 생겨 오르내리기도 편하게 됐지만 아직, 여객선까지 접안을 할 수는 없다고 한다. 또 십년쯤 지나면, 여객선이 직접 접안할 수가 있을지......... 시멘트덩이가 한 점도 안보였던 구십 년대 중반 이후로는 쥐꼬리만 한 지원금으로 해마다 한 토막씩 늘어나던 방파제가 몇 년 후에는 제법 모양새가 갖춰졌기에 영원히 인공구조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랐던 선임자들의 염원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당분간은 크게 변할 것이 없는 섬 일게다……. 어제 진도 쪽에서 대절 선을 타고 들어왔던 열댓 명의 낚시꾼들도 밤낚시를 끝내고 들어왔는데 만재도 낚시를 아는 듯한 다섯명 정도는 큰 재미를 보았고 또 다섯 명 정도의 중급자는 고기 구경은 한 것 같았고 초행인 듯한 나머지 댓명은 구경은 커녕, 입질도 못 본 것 같았다. 십오 년 전에 한바탕, 만재 도에 회오리바람을 일으켰던 강남낚시회의 낚시꾼들이 꼭, 저러했었을 게다……. 서울시내 한복판에 있는 신세계 백화점이란 곳에 최초로 낚시점이 입주를 한 것이 70년대 초였었을까? 고급물건의 대명사였던 백화점에서 냄새나는 지렁이와 떡밥을 파는 낚시점이 생겼다는 것이 장안의 큰 화재였는데 낚시 코너를 운영하는 점주가 낚시계의 거물이었던 한(韓) 선생이기도 했지만 백화점 쪽에 영향력이 있는 누군가가 전폭적으로 밀어주어 가능했다고 한다. 백화점에 있는 낚시점에서는 어떤 특이한 물건도 팔 거라고 생각했기에 일부러 구경을 가보았는데 별다른 물건도 없이 지렁이를 둘둘, 말아놓은 신문지 뭉치와 떡밥봉지만 뒹굴어 아연실색하고 돌아섰다. 구십년도 후반이 되자 가장 땅값이 비싼 축에 드는 강남땅 한편에 낚시점이 생긴 것이 보였기에 들러 보게 되었다. 낚시를 워낙 즐기기에 거문도며 추자도로 싸돌아다니던 낚시꾼 하나가 마침 집근처기에 낚시점을 냈다는데 강남사람이기에 강남밖엔 몰랐었을까? 바다장비를 전문적으로 취급했기에 집어 들만 한 것이 있었고 추자도의 같은 민박집을 다녔다기에 안면이 익어 가끔씩, 들르곤 했는데 점점 간이 커졌는지 일 년쯤 지나자 더 큰 점포를 찾아 자리를 옮겨 간곳은 근처에 고급 일식집들이 즐비하고 우리나라에서 제일 골프를 잘 친다는 딸을 둔 아비가 운영하는 고기 값이 가장 비싼 무슨, 농원 옆이었다. 골프 숍이라면 몰라도 낚시점이라니????? 바다멀리에 있는 강남땅을 지나다니던 낚시에 낚자도 모르는 사람들이 도대체 낚시란 것이 무엇인지? 호기심에 들렀다가 낚시점 사람들의 현란한 입 낚시에 하나, 둘, 낚여들어 골프채보다 더 비싼 고가의 장비를 떠안고들 나갔으니 주인의 낚시솜씨는 대단한 경지에 이르렀을 것이다……. 손님들에게 고가의 장비도 장비지만 무시무시한 강도의 대물 장비위주로 팔아먹었는데 낚시를 모르는 손님들이야 TV에서나 보았을 청새치 잡이를 상상했을 법도 하니 그들을 그에 필적할만한 고기가 있는 곳으로 데려가야 할 일이 생겼다……. 급히, 서울에서는 귀한, 바다낚시를 잘하는 사람들을 몇 명 초청했는데 그 중 한 사람이 진도의 ‘팽목’ 항에서 ‘남해2호‘를 운영하기도 했던 이 종철 님이었다. 원도권 낚시만을 고집하던 사람으로 팔뚝만한 굵기의 십 미터도 넘는 글라스롯드 재질의 장대를 파리채 다루듯이 휘둘러대는 무쇠팔, 무쇠다리 마징가제트 같은 분이었다……. 갯바위에 내리면 엉덩이를 잠시라도 갯바위 바닥에 붙이는걸. 볼 수가 없었고 입질이 시작되면 끝장을 볼 때까지 쌀 한 톨, 물 한 방울도 안 마시는 프라다의 악마 같은 사람이었지만 노선장이 너무 걱정을 하자 복숭아 통조림과 이온음료 한통을 히프커버의 뒷궁둥이에 끼어 두었다간 한입에 털어 넣는 기인 중에 상 기인이었다. 비슷한 경력의 다른 낚시꾼도 두엇, 더 있었기에 속성으로 바다낚시 강습이 이루어 졌고, 대충이라도 알아들었는지, 못 알아들었는지 현장체험을 시켜야 할 텐데 비단옷부터 걸친 강남의 오합지졸 낚시꾼을 데려 갈 수 있는 곳이 바로 만재 도였다....... 발밑에서 쉽게 고기를 만날 수가 있었고 대물도 엄청나게 많은 곳이다 보니 고가의 장비들이 수없이 절단이 났기에 수리도 수리지만 좀 더 강하고 튼튼한 것을 찾고, 또, 권해가며 겁을 주다보니 손님들은 그저, 비싼 것이 더 튼튼하고 좋은 것으로만 알게 되었으니 물 건너온 카탈로그에 실린 고가의 최신형 제품들이 낚시의 늪에 겁 없이 빠져든 사람들에게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시간도, 비용도 여유들이 있는 손님들이었는지 매주 운행하는 출조 버스로 조금 때는 만재도, 사릿 물때에는 가거도로 끌고 다녔는데 한 달에 네 번 정도를 몇 년간 꼬박꼬박, 다녔으니 짧은 햇수이긴 했지만 원도 권으로의 출조 횟수가 수십 번씩 쌓이는 경력자들이 되었는데 그것도 단기 출조가 아닌, 현지에서의 2박, 3박의 일정이었으니 15년 전인 이천년도부터 2005년까지가 만재도의 초 절정기였을 게다……. 고기가 많이 잡히니 사람들이 몰려가겠거니 생각한 다른 곳의 낚시꾼들도 함께 합세를 했기에 어느 해 여름철에 만재 도에 가보니 이백 명이나 되는 낚시꾼이 몰렸기에 발을 딛을 수 있는 갯바위라면 모두가 포인트였다. 인기가 없는 경로당자리라고 낮춰 부르는 편편한 지형에까지 손님을 내려줘야 했는데 다른 곳에서는 한 마리도 안 잡힌 돌돔이 그곳에서만 떼거리로 낚이는 이변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렇게는 도저히 낚시를 할 수 없겠기에 하태도의 배를 불러 그쪽으로 낚시를 가기로 했지만 만재도 마니아였던 일행 한명은 고집을 부리고 기어코 만재도 에서 낚시를 하겠다며 떨어졌는데 삼일 후에 다시 만나보니 모든 사람들이 고기를 못 잡았다는데 그, 혼자만이 고기를 잡았기에 이상했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럴 만도 했겠다. 뜨거운 여름날이었으니 타죽지는 않으려고 아침저녁 시간에만 잠시 낚시를 하던 사람들이 본섬으로 철수를 하면 그 뜨거운 뙤약볕에서 마음에 들고 물때에 맞는 포인트를 찾아가 찬물을 머리위에 뿌려가며 장대를 움켜쥐고 버티었다는데 그때는 또 밤보다는 낮에 고기가 잘 잡혔기에 저녁에는 민박집으로 나와서 돌돔 회를 안주삼아 이슬을 맞고, 모기도 없는 방에서 선풍기 틀어놓고 시원하게 잠을 자고, 낮에는 열심히 땀 흘리다 보니 쿨러 가득, 고기가 채워졌다며 태도에서 잡은 농어와 만재도산 돌돔을 바꾸어 먹자고 했는데 교환의 기준을 어떻게 해야 할 지로 옥신각신하기도 한 것이 이제는 먼, 추억거리로 남게 되었다. 중간 간여의 비밀을 최초로 발견한 악바리로 소문난 그도, 다시는 만재 도를 찾을 수 없게 되었기에……. 허리통증으로 목포로 치료를 갔다는 민박집 아저씨 대신, 오늘은 노(老) 선장이 고기 손질을 거들어 줬다. 연륜이 쌓인 현란한 솜씨로 비늘을 치고 아가미를 떼어 내고 지느러미를 제치고 칼집을 넣어서는 적당히 소금 간을 하여 빨리 냉동되라고 납작한 소쿠리에 담아 냉동고에 넣어주곤, 직접 낚아온 횟감을 내주며 ‘낚은 건 집에 가져가고, 먹는 건, 여깃 사람이 낚아온걸 먹어야 한다’ 며 너털웃음을 터트렸는데, 정말, 긴 세월이 흐르다보니 얼굴에 주름살이 부쩍 늘었군요....... 목포에서 서둘러 치료를 마치고 빨간 여객선을 타고 가거 도를 돌아서 달려 온 민박집 아저씨가 환한 웃음을 지으며 손을 내밀었고 냉장고가 고장이 났기에 박스 안에서 그대로 뒹굴고 있던 음료 캔들을 그물망태에 담아들곤 옆의 빈집에 천연 냉장고가 있다며 가져간다기에 따라가 보니 뒷마당에 자연적으로 샘이 솟는 작은 웅덩이가 있었다. 얼음장 같이 차지는 않지만 이런 더운 날에 시원한 느낌이 닿기에는 충분한 온도였다. ‘깊은~ 산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만재도판 옹달샘이 이곳에 있었네 그래~~~~~~ ^^ 15년 전에 ‘김 감사’님이 사다놓은 업소용의 커다란 냉동, 냉장고는 수명이 다한 모양이다 영감님이 며칠 만에 돌아오셨으니 반찬가짓수가 좀 더 현란해진 것 같다~~~~! 한 그릇의 밥을 먹어치우고, 후식도 먹고, 커피까지 먹다보니 민박집 아저씨의 컬렉션이 눈에 뜨였는데 커다란 삿갓 조개뚜껑의 개수가 더 늘었고 만?! 자, 몇 시간 자야만 ,오늘밤의 낚시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 테니 얼른 자 보더라고~~~~ 간밤에 과하게 마신 커피며, 공부하는 학생들이 정신이 번쩍 나기에 찾는다는 해괴한 음료의 영향 탓인지 깊은 잠을 잔 것 같지도 않게 서너 시간을 보낸 모양이다. ‘일어나 점심밥을 먹고 낚시를 나가라’며 민박집 아저씨가 깨우기에 오늘도 또, 나서보긴 한다만 그냥, 시원한 곳에서 늘어지게 누워있고만 싶으니 점점, 낚시도 시들해지는 건 아닐지 모르겠네……. 날씨여건으로 봐서는 어디든지 갈수가 있겠기에 한 번도 못 내려 봤기에 가보고 싶다는 ‘정 군’의 소원대로 중간 간여로 가기로 했는데 젊은 선장은 끝 간여도 비어있으니 ‘한 사람씩, 나누어 내려 보면 어떻겠냐’고 했지만 ‘정 군’ 은 혼자서는 무섭다며 ‘절대로 혼자서는 낚시를 할 생각이 없다’고 하기에 그냥, 같이 내리기로 했지만 비어있던 끝 간여에는 얼마 후에 뒤따라온 진도에서 온 낚시꾼들이 우르르~~~ 열 명이나 내려버리던데 우리가 차지했더라면 어쩔 뻔 했을까? 고기가 잡히던 안 잡히던 간에 , 이름 난 곳을 차지했다는 만족감은 있었을 테니........ 참, 운도 좋은 사람들이네……. ‘정 군’에게 이곳에서 낚시하는 방법과 포인트 설명을 잠간 해주곤 뒤쪽으로 넘어가서 물속을 한참 들여다보고 오니 벌써, 뜰채를 사용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일러준 대로 하니 여지없이 찌가 들어갔다며 연거푸 한 마리를 더 낚아들더니만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에 세 번째 고기가 어디로 끌고 가 바닥에 박혀버렸다는데 참돔일지, 돌돔일지 알 수가 없다며 원줄이 끊어지며 찌 하나를 잃어버리고, 다시 채비를 하던데 타임도 잃어버리지만 후속 입질도 끊기 우는데……. (정신 좀 차리지, 멍청이.......... -_- ) 잠시 후, 드디어 해가 수평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더위가 물러난 듯하자 시원한 느낌이 들며 세상 시름이 저만치 달아난 느낌이다. 쿨러 속의 얼음물을 한 병 꺼내어 수건에 적셔서 목에 둘러보니 온몸에 한기가 느껴지고 소름도 오슬오슬 돋는다. 만조시간은 아직도 멀었으니 서두를 필요가 없었는데 마나님이 보낸 문자가 도착했다. 주말에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다며 그들, 다섯 명에게 나누어줄 고기뭉치 다섯 덩이가 필요하니 열심히 고기를 잡으라는 내용이었다. 빛의 속도를 자랑한다는 LTE 가 무슨 소용인지 해당이 안 되는 이 섬에서는 어느 통신사는 전혀 터지지를 않고, 어느 통신사는 절반도 안 되는 가냘픈 연결로 짜증이 났고, 가장, 높은 곳에 시설물을 세운 한 통신사만이 그런 대로 통화연결이 잘 된다기에 두 대의 휴대폰을 가져갔지만 해무가 짙거나 바람이라도 세차게 불면 그나마도 나 몰라라, 고개를 돌려버렸는데 오락가락하는 변덕에서 제 정신이 돌아오면 문자는 연결이 되곤 했다. 노모(老母)와의 통화에서는 ‘그깟 고기,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이니 다치지 말고 조심히 시간만 즐기다가 오라’ 고 하셨는데 마나님은 목숨까지는 안 걸어도 기왕에 과부 만들어 놓고, 돈 쓰러 갔으니 잡을 수 있는 만큼, 많이 잡아오라고 하니 나이든 여인과 덜든 여인과의 차이가 이런 건지 알 수가 없다~~~~~~ 어두워지면서 여러 종류의 고기들이 선을 보이기 시작했으나 만조시간이 가까워 오면서는 너울과 함께 바닷물이 높게 튀어 올라오기 시작했다. 짐들을 한 번, 더 안전한 곳으로 옮겨가며 이곳에만 내려주면 잠을 설친다는 노선장의 말이 다시 기억이 났다……. 끝 간여나 큰 간여는 안전한곳이나 중간간여는 지형상, 만조 때, 바람까지 불면 뒷물이 갯바위를 타고 올라간다며 항상 조심하기를 당부했었다. 늦은 만조시간에 바람까지 점점 거세어지니 의자 삼아 앉아 있던 쿨러 위까지 짠물이 튀어 올랐기에, 혹시나, 쓸려 나가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이 되도록 살피면서 좀 더, 높은 곳으로 이동을 했다. 불안해하는 ‘정 군’에게 자정까지만 버티면 곧 잠잠해 지고, 다시 낚시도 할 수 있을게라며 위안을 주었지만 바다의 상황이란 것이 사람이 짐작한대로 되는 것이 아닌 만큼,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는데 간 여쪽에서도 전지 찌가 하늘높이 매달려 있는 것을 보니 그쪽도 그다지 편한 입장은 아닌가보다……. 서늘하다 못해, 춥기까지 한, 이상한 바람이 내려 불기 시작했으니 고기잡이는 뒷전이고 사람부터 살아야겠기에 바람막이 점퍼를 꺼내 입고는 바람이 막히는 곳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며 ‘정 군’을 안심 시켰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약간의 불안감이 도사리고 있었기에 노래까지 불러줄 정신은 아니었다……. 자주, 시계를 보아가며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다 보니 벌써 자정이 훨씬, 넘어버렸는데 물돌이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조용한 느낌이 들었고, 그러고 보니 오늘도 저녁밥을 먹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으니 긴장이 시장을 잊게 만든 모양이었다........... 스모선수나 씨름판에 뛰어들려면 체중을 불리려고 밥 먹자마자 잠을 잔다고 하지만 이틀을 연속해서 아침밥을 먹고 곧바로 잠들었었기에 위장이 같이 잠들었는지 속이 거북하긴 했었다. 흔히들 낚시를 가서는 하루 종일 서서 움직였기에 중노동을 했다고 생각하고 체중이 절로 줄었겠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이상하게 낚시만 가면 살이 쪄서 온다는 소리들을 많이들 한다. 고기까지 잡았다면, 회점에 이슬까지 곁들이고 밥 먹고, 설탕 듬뿍, 커피에 잠들기 전에 입가심 맥주까지 하고 바로 잠을 자니 어찌 살이 찌지 않을 수가 있을까? 뭍에서는 움직임이 적다는 것은 잊고, 낚시를 하겠다고 잠 설쳐가며 하루 종일 서있는 대단한 운동을 했으니 체력소모가 많았을 것이라는 착각 속에 조용히, 속살이 찌고 있다는 걸, 왜 모르고 있을까?! -_- 억지로, 도시락을 먹는 둥 마는 둥하다, ‘정 군’ 에게 밥을 절반을 덜어 주고 편 한곳을 찾아 조금 더, 쉬려다 보니 마나님의 엄명문자가 어른거린다…… 가끔, 훅한, 더운 느낌의 바람이 불어오면 억지로 몸을 움직여 가며 뒤편의 홈 진 곳들을 뒤져서 어종불문을 하고 서너 마리씩, 잡아다가 쿨러 뚜껑을 열고 닫기를 반복하니, ‘정 군’ 이 부러운지 ‘잘도 잡아 오시네요~~~’ ‘난, 입질도 없는데…….’ ‘입질이 없으면 고기 입 앞에다 미끼 낀 바늘을 갖다 놓아 보렴, 그쪽 말고 저쪽으로~~~~~~ 이런 날일수록 멀리는 고기가 없네~~! 코앞에 고기가 있을껄~~~?!’ 큰 고기 욕심을 버렸는지, ‘정 군’ 도 심심치 않게 반찬고기를 낚기 시작했기에 잠시 지켜보다가 또, 뒤편으로 넘어가 버렸다……. (마나님 때문에 밤새우게 생겼네.……. 다섯 명분으로 일곱 마리씩 준다면 칠칠이? 오십육? 대체, 몇 마리를 더, 잡아야 하는 거야?!) 잠시 정신을 팔다가 헛챔질을 했기에 전지 찌가 하늘을 갈랐다간, 어디에 부딪혔는지 불빛이 없어졌다. (이런, 전지가 헐거워져 빠졌는가. 했더니 아주 맛이 갔네. 그래~~~ ) 어둠속에서 더듬거리며 채비를 다시 하다 보니, 시간이 얼마나 걸렸을까? 발분망식(發憤忘食)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논어에 나오는 것으로 어떤 일에 열중하면 밥 먹는 것조차 잊는다는 뜻인데 마나님의 엄명이 있었다는 핑계로 그야말로 바쁘게 움직인 오늘 밤의 낚시재미로 저녁 도시락뿐 아니라, 커피며 간식이며 시간 맞춰서 제때 영양제까지 먹으라는 것도 잊어버렸었으니 딱 맞는 말이다 벌써 새벽 4시다……. 고생만 했었는지, 고기를 많이 잡아 더 담을 곳도 없기에 일찍 철수를 하기로 했는지는 모를 일이다만 끝 간여에 내린 낚시꾼들이 날이 밝기가 무섭게 배를 타고 나가버렸고, 우리 배도 어제보다 한 시간이 빠른 여섯시에 와서는 무슨 수확이 있었는가, 젊은 선장이 코끝을 쌩끗거리더니 반찬거리나마 잡아서 담아놓았다는 쿨러를 보고 얼굴빛이 달라지는걸 보니 먼저 철수한 낚시꾼들의 빈 쿨러를 보고 온 모양이다……. 서로가 지향하는 미사가 다르듯이, 마음을 조금만 비우면, 채움도 달라지는 것 아니겠어? 에고, 오늘도 고생했으니 아침밥을 조금만 먹고 눈 좀, 붙여야 또 밤 도깨비놀음을 한번 더하지 않겠어?????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낚시의 덫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사진이 담긴 조행기 > 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1. 아듀~! 2014년, 만재도 (설국(雪國)으로의 출발) (0) 2014.12.29 3, 만재도의 3박4일 (‘상처 없는 영혼이 어디 있으랴.’) (0) 2014.08.06 2014년 만재도에서의 3박4일 (뜨거운 첫날밤을 위하여~~~~) (0) 2014.08.03 5. 아듀~~ 2013년 만재도 (가는 해, 오는 해) (0) 2013.12.30 4. 아듀~~ 2013년 만재도(마파도 할미와 만재도 할미의 대결) (0) 2013.12.29 관련글 1. 아듀~! 2014년, 만재도 (설국(雪國)으로의 출발) 3, 만재도의 3박4일 (‘상처 없는 영혼이 어디 있으랴.’) 2014년 만재도에서의 3박4일 (뜨거운 첫날밤을 위하여~~~~) 5. 아듀~~ 2013년 만재도 (가는 해, 오는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