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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담긴 조행기/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3. 아듀 2013년 만재도(파도에 씻기고, 바람에 날려도 본 하루....)

by 찌매듭 2013. 12. 28.


긴, 긴 밤을 보내면서 머리맡의 어둠 끝에서 물결쳐오는 밤바다를 망연히 생각하다가
설핏, 잠이 들었던가 본데, 시계를 보니 아직도 날이 밝으려면 멀기 만한 새벽시간…….
고단한 작업으로 단잠을 자고 있을 아줌마가 혹시라도 깰까봐, 그대로, 누워있었는데
어느새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새벽밥 같은 아침밥을 준비하는가보다.
섬 생활이 얼마나 고단한지 뭍의 여인네들은 모를 것이다.
아이들 뒷바라지, 어른들 뒷바라지, 나름대로 많은 일을 하고 있다며 핏대를 세우겠지만
한 번, 섬에 와서 섬의 여인들이 사는 것을 보면 자기네들보다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
뭍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편안하고 행복한지를 알 수가 있을 텐데.…….
물기나 짜내는데 쓰였던 낡은 ‘짤순이’ 라는 단순한 물건이 있던 자리에는
뭍에 나가있는 자식들이 사 보냈을 ‘통돌이’ 세탁기가 대신 차지하게 되었지만 
물 부족으로 첨단 세탁기능은 실종되었고 ‘짤순이’가 했던 짜내기 기능만 가끔씩 하고 
있을 뿐이다…….
안면도부근에 작은 섬이 하나 있는데 고기잡이 안내를 업으로 할 방법을 
찾던 사람의 안내로 몇 번 가본 적이 있었다.
총 가구 수라야 9가구가 전부였고 한집에 두 사람 정도가 살뿐이니 이십 명이 
채 안 되는 작은 섬이었는데 감성돔도 있고 돌돔도 있고 무엇보다 농어가 
시간대를 맞추어 무리를 지어 나타난다기에 혹한 마음이 들어 달려가 보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방파제 공사를 시작한 날이기에 섬만 한번 둘러보고 왔다간, 
다시 날을 잡아 서너 번을 더 갔었던가?
농어의 자원도 대단했지만 드나드는 방법도 특이하여 섬에 들어가기가 불편했다.
때 묻지 않은 섬을 들쑤셔 놓아봐야 또 망가지는 건 한순간일 테니 욕심 많은 
이들에게 알리지도 않았는데 남정네들은 작은 어선들을 한척씩 가지고 있기에 
통발로 크지 않은 놀래미나, 우럭, 잡고기 잡이로 큰 벌이는 아니지만 
밥술만은 먹는 평범한 어촌이었다. 
정작, 돈을 버는 것은 아낙네들이 몇 곱씩을 더 벌어들인다는데 
나이든 할머니 두엇만 빼놓고는 모두가 해녀가 되어 물질로 
건져 올리는 전복과 해삼이 주, 수입원이었다.
처음부터 물질을 잘하는 아낙네는 없었다는데 한 두 사람이 먼저 
서툰 물질로 전복, 해삼, 아니, 돈을 건져 올리자 수영을 못하는 것도 
생각지 않고 ‘텀버덩~!’ 뛰어들어 짠물을 들이키며 스스로 물일을 익혔다던가?
정해진 기일에만 철저하게 작업을 하고 자체적으로 정한 휴식기에는 
버스를 대절하여 한 달씩 관광을 다닌다니 이 이야기를 들은 동행했던 사람들마다 
마나님의 멱살을 끌고 와 강제로라도 물속에 쳐 넣어야겠다고 흥분들을 했는데 
돈벌이를 직접 본다면 스스로 물속으로 들어가지 않겠는가고 웃어넘겼으니 
주민등록을 한번 옮겨볼만 하지 않겠어?


뜨끈한 국물에 밥 한 술을 말아먹자, 만재도를 사랑하는 청년이 
배터로 가야할 시간이 되었다고 윗집에서 내려왔고 새벽커피 한 잔을 들이켜곤
오늘도 바람이 부는 방향과 조류의 움직임을 상상해 보면서 방파제를 빠져 나왔다…….
어제의 쓴 경험을 바탕으로 오전시간대에는 본섬 쪽으로 자리를 잡으려고 
모든 사람들이 몰려갔고 등대 밑에 청년이 먼저 내리고 다음번으로 
내리게 되었는데 계절과, 물때, 수온에 따라 대략, 예순곳 정도의 
나름대로의 만재도 에서의 포인트를 정해놓았지만 처음 내려 보는 자리였다…….
발밑에 꼭 붙들어 매란다고 짐을 건네준 도움 꾼이 젊은 선장의 말을 전한다고 
소리를 쳤고,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내리는 것이 보였는데 지나다니면서 
본적은 있으나 생소한 자리다 보니 주위를 둘러보면서 잘 기억해 두어야 할 곳이 
한군데 더 늘어나는 걸까?
기억이라는 것이 자신만의 역사이기도하니 잘 기억해 둔다면 나중에 도움이 되겠지…….
어떠한 어종의 고기를 잡던……. 큰 고기, 작은 고기, 원하던, 원하지 않는 
고기를 잡는 낚시란 것은 자기만족이지 결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보니 
또 주어진 시간동안 열심히 움직여볼밖에.......
한평생을 살아가는 동안 사람들은 여러 가지 꿈을 갖게 되는데 한 번도 
꿈다운 꿈을 가져 보지 못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사실 알고 보면, 
누구 못지않은 꿈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단지 살아오는 동안 더러는 잊혀지고, 더러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묻혔을 뿐일 게다. 
꿈이란 것이 참으로 이상한 것이 실현하기에는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그것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으면 은연중에 꿈을 이루어 보려고 하는 힘이 생기거나, 
또 그런 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삶이 가치 있어 보이기도 한다고
‘에센바흐’도 자기의 꿈을 이야기하질 않던가.



태곳적부터 내리 불던 강한 바람이 파도를 일으켜 수천 년간 절벽을 조탁했기에 
만재도 특유의 편애암이 조성되었겠는데 이러한 특성이 물밑까지 이어졌기에 
다른 곳과는 사뭇, 낚시방법이 다르다. 어렵다면 어렵고 단조로운 면도 있지만  
시선이 너무 오래 묵이면 낚시를 할 시간이 짧아지기에 서둘러야했다 
강하지도 않았던 바람이 갑자기 더욱, 숨을 죽인듯하다. 
눌러썼던 모자를 추켜올리고 움츠렸던 어깨도 펴고 수평선을 보니 해가 완전히 떠오르고 
따스한 태양의 기운이 퍼지자 가빴던 숨결도 평온히 내려앉는듯하다.
발밑에 작은 홈통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며 세심하게 밑밥을 뿌려가며 고기가 
다가오기만을 기다렸지만 물속에 무엇이 있는 걸까? 
몇 번이나 걸림이 있었기에 줄 당김 끝에 찌가 세 번이나 떨어져 나갔는데 
이 불경기에 건질 건 건져야지……. 
뜰채로 단 한 개의 찌도 잃어버리질 않고 건져냈지만 너무 굵은 목줄이며 원줄이 
물속을 휘저었기에 고기가 모두 도망가 버린 건 아닐지 걱정이 되었다.
만재도의 감초나리 놀래미들이 연거푸 깐 새우를 물고 늘어졌기에 급한 뒤처리 끝에 
생사를 알 수 없게 된 것들은 제쳐 놓고 싱싱한 것들은 한 번씩 눈을 흘겨주고 놓아주었다.
언제부터 11월, 12월은 놀래미 금어기로 지정됐다니 한참, 맛이 올라 먹을 만한 
계절인데 얼마 전 회집에서 먹었던 것과는 비교가 안 되는 육질을 지녔을 텐데…….쩝…….
잊고는 잠그지 않았던 조끼호주머니속의 소품 통이 튀어나와 갯바위에 
소품을 쏟아놓고 말았다……. 이것도 모두가 돈이니, 고기도 안 잡히고 있으니
챙겨야겠는데 받침대에 걸어 놓은 낚싯대에 소식이 올까, 미련이 남아 자꾸만 
뒤돌아보게 되니 천주여, 이 나이 들어가는, 어린양을 불쌍히 여기소서.~~~
아무리, 발밑의 걸림을 피하여 낚시를 한다지만 점점 불신의 기운이 
솟아 오르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분명히 남들이 이곳에 내렸다가 물속 장애물에 걸려 끊긴 줄이나 
다른 것들이 있는 것이 분명해…….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걸릴 리가 있나?
방법을 달리하여 절대로 남들은 공략하지 않았을 곳을 찾아 새로운 마음으로 
만재도의 원래 방법으로 공략을 하기로 하고 남은 만조시간대까지 몰고 가고 있었는데
작업을 하러 가던 노 선장이,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니 더욱, 열심히 
하는 척이라도 해야겠지?
만조시간대가 되어서야 그리도 원하고, 갈구했던 입질이 보였는데 
만재도 감성돔답지 않게 내만 권에서나 보는 얍삽한 입질이 나타났으니 
또, 놀래미라도 되는 걸까?
잠시 망설임 끝에 챔질을 해보니 크지 않은 감성돔이 올라왔다. 후속타가 있겠구나.
집중, 또 집중을 했지만 고만고만한 것들만 모습을 보였으니 베개만한 놈들은 어디를 갔을까?
작업을 끝내고 돌아 오는 겐지 어느새 또, 노 선장이 저만치에서 쳐다보고 있었는데
뜰채를 사용하는 것을 보았을 텐데도 갯바위에 택택이 목선을 들이 밀었다…….
“이 자리는 끝났어라……. 다른 사람들이 가기 전에 얼른 썰물 자리로 갑시다!
“물이 잔잔하니 이 배로 가도 되겠소…….어서 준비 허쇼~~~~~”
아직, 물돌이 시작까지는 아쉬운 시간이 남아 있었지만 이리 기다리고 있으니 
마지못해 짐을 챙겨서 썰물 자리를 찾아서 엔진소리를 한껏 올리고 달려갔다.




먼저 내렸던 청년은 진즉에 자리를 옮겼다는데 물오름이 남은 오동여가 그럴싸해 보였던가.
그리로 갔다나 보다…….
여름이라면 몰라도 물오름이 겨울 시간에는 노루꼬리 보다 짧기에 낚시할 사이도 없을 겐데......
평탄하고 널찍한 자리에 내리자마자 두 척의 배들이 손님을 싣고 
전속력으로 달려왔다간 돌아 서는 것이 보였는데 아마, 이 자리로 
오려다가 돌아 서는 것이 분명했다.
수온이 또 내려갔기에 수심이 얕은 이곳으로 몰려 온 모양인데 
저만큼에 한명을 내려주곤 다른 자리를 찾아서 달려갔다만, 이 자리 또한, 
지나다니면서 다른 꾼들이 낚시를 하는 것만 보았지 내려 보기는 또 처음인 자리다…….
또, 등을 떠밀어도 절대로 내리지 않을 것이, 여름철이라면 가거도 방향으로 내려앉는 
뜨거운 태양을 마주봐야하는 곳이기에 타죽기로 작정을 하지 않고서야 알면서는 
내릴 수가 없는 곳 중의 한 곳이었다……. 이와 비슷한 자리가 몇 곳 더 있는데 
해가 질 때까지, 해를 가리려고 준비한 우산을 거꾸로 들어 물속에다 버티고 
물과 등을 돌리고 앉아 해가 수평선 아래로 내려앉을 때까지 비지땀을 흘려야하기에 
몇 번 혼나보면 속이 타는지 피부가 타는지 무엇이 타도 시꺼멓게 타고 말게다…….
조황이야 땀을 흘린 만큼 흡족하긴 했지만 그건, 그때뿐이고…….
저 멀리 내렸던 꾼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고기를 걸어 뜰채를 사용하는 것이 보였는데
감성돔일까? 큰 놀래미나 우럭일까? 채비를 너무 벽 쪽에 붙이던데…….
왔다리갔다리 방향이 몇 번이나 바뀌며 휘돌던 물방향이 이때다 싶기에
또 집중을 해봤는데 역시, 수온이 좀, 나은 곳인지 놀래미부터, 우럭까지 
물고 나오기 시작했으니 버티다 보면 금고기, 은고기도 나타나겠지?
사물사물한 입질에 작은 놀래미나 학공치 짓이겠다 싶어 적당한 순간에 
챔질을 해보니 꼼짝도 않는 것이 바닥을 걸었나봐? 
'응? 그것도 아니네?' 잡아당겨 보니 한 움큼의 해초가 아닌 군소....... 
 만재도 군소는 입질도 하나?
도시락을 가지고 나온 젊은 선장이 어디로 갔는지 찾아다녔다며 다가와서 
잠시 쳐다보다가 청년도 데려와야겠다고 가버렸고, 만재도의 포석정이 
건네다 보이는 뒤쪽의 수온이 더 나을까 궁금하여 낚싯대 한 대를 더,
펼쳐 던져 보았는데 생각보다 수심이 얕은 것이 여름철에 건너다보며 
볼락 같은 것들이 엄청나게 들어 앉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 곳이기에 
의외의 수심이 뜻밖이었다…….
도시락을 먹어치우고는 하던 곳에서 계속 집중해야겠다고 남은 시간동안 
공을 들이고 있는데 틀림없는 대물의 입질이 눈에 들어왔다. 
2호대가 절반이 넘게 물속으로 쳐 박혔다가 다시 일어서고 스플이 풀려 나가는 
소름끼치는 소리도 울려 퍼졌고, 끌려 나올 듯하다가 다시 박차고 들어가기를 
서너 번이나 반복했기에, 참돔은 아닌 것이 분명하니 혹시나 돌돔이거나 분명히 
육십 센티에 육박하는 감성돔이 분명하다싶어 잠시, 마음을 졸이며 버티었는데
워낙, 강한 채비였으니 마음 놓고 여유롭게 뒤를 돌아보며 뜰채를 손에 움켜쥐었다…….
헐~~~~~!!! 이게 뭘까? 시꺼먼 물체……. 미사일만한 숭어? 당김으로 봐서,
절대로 숭어는 아니고, 만새기? 갈치 선상낚시를 온 것도 아닌데? 상괭이? 
아니 아니, 허벅지만 한 놀래미였다…….
만재도에는 놀래미가 큰 것이 많은데, 남이 잡은 것이나 그물에 걸린 것은
더러 봤지만 이렇게 큰 놀래미는 잡아 본 것도 직접 보기도 처음이다 만, 
실망 끝에 절망의 끝에서 허물어지는 이 기분은 무엇이라니???? ㅜㅜ




만재도를 사랑하는 청년의 낚시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온갖 채비가 동원됐다.
찌 모양이 이상하여 유심히 넘겨다보니, 기울 찌로 전유동을 하고 있었고 
잠시 후에는 찌가 안보이니 이번엔 잠수 찌? 
고 부력, 저 부력을 넘나드는 구멍 찌며, 잠시 후에는 막대찌까지 사용해 보겠다니 
밤이 길면 꿈도 길게 여러 가지로 꾼다지만 갈대와 같은 대물을 향한 여린 순정이 
만재도에서 통할 것 같니?
전통적인 만재도식 통대나무 낚시를 시작으로 찌낚시에 까지 입문하여서는 처음에는
단순하고 정직하게 만재도의 마니아들을 따라서 만재도의 정통기법을 따랐는데 
한 가지, 두 가지, 새로운 기법을 알게 되면서 부터는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단다…….
고기가 안 물면 무엇이 잘못된 건 아닐까? 연실 채비를 바꾸게 되었다는데
민박집 아저씨 같이 단순하게 만재도의 철칙을 따른다면 언젠가는 대박의 날도 맞을 것을…….
아저씨가 뒷방파제로 학공치를 잡으러 간다 치면 기본이 감성돔 2~3호 바늘이요, 
목줄 또한 2호 이상을 쓰고 학공치용 찌로는 0.5호 이상의 찌를 사용하지만 
감성돔 낚시를 하다가 학공치떼가 몰려오면 2호찌로도 학공치를 마구 잡아내는 
신공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언젠가 등너머에 있는 갯바위로 감성돔 낚시를 갔다가 감성돔은 안 물고 굵은 
학공치만 연실 물고 늘어지기에 2호찌를 그대로 사용해 가면서 손에 비늘 묻히기도 
싫기에 공중띄우기로 단번에 뒤쪽으로 학공치를 내동댕이치고 있었는데 찌가 
쑥, 들어가는 시원한 입질을 보았다던가?
학공치겠거니, 그대로 챔질을 하니, 순간, 무언가 무끈, 하긴 했지만 그대로 
뒤편으로 들ㅇ어서 던졌는데 허연 것이 날아가 떨어지는데 오짜급 감성돔이었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는데 아주 거짓말은 아니겠지만 역시 만재도에서는 만재도급 뻥이라야 
제 맛이 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누구에게나 장점과 단점이 함께 있는데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이들에게는 늘, 장점이 극대화되어 나타난다고 했다.




이제 놀만큼 놀았으니 해가 남아 있을 적에 돌아가야겠다.
이미 짐을 꾸려놓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조과를 보니 모두가 어제 보다도 못한 낱마리뿐, 
날이 갈수록 고기숫자가 줄고 있었다.
물은 점점 거세어지고, 왕따를 당했는지, 홀로 고독을 씹을 것이 있는 건지, 
홀로 있는 갈매기 한마리가 눈길에 닿았는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너도 고민일랑, 파도에 씻겨 보내고, 바람에 날려 버리려무나.......
작업을 하던 바지선이 골재를 실으러 나갔기에 방파제 공사가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 
자세히 볼 수가 있었는데 테트라포드가 묘하게 생겼네?
기존의 테트라포드와 달리, 어초구실까지 할 수  있는 것으로 국내회사의 제품과 함께
영국에서 만든 것을 섞어서 구조물을 만들었다는데 특허료는 또 주어야 한다니 
물고기까지 외국산을 써야하니 세상, 참, 많이도 변해간다…….
섬마을의 썰렁한 모임장소에는 손질하여 간한 고기들이 적당히 말라가고 있었는데 
갓 잡은 고기와 바꿔 가면 될듯한데, 어째 바꾸어 갈 고기가 있어야지.......
또 한 번, 나름대로, 좋다고 생각하는 성질이 못되게 변해 가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
오늘 아침을 밝혀주었던 시간은 해가 지면서 물러갔지만 마음의 아침은 
또 내일의 해와 함께 내일을 밝혀 줄 것이기에 내일 사용할 밑밥을 꺼내놓고 
터덜터덜, 골목길을 올라가며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곰곰이 생각해본다. 
또 무언가를 지나치며 잊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도대체 
몇 번씩 실수를 해야 제대로 배울 수가 있을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마음의 여유를 갖지 못하는 것이 욕심이 지나쳐서 
여유 있게 그 무엇에 다다르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삼일전만해도 
바늘에 미끼를 끼울 수만 있는 초보자라도 예닐곱 마리씩은 고기를 잡았다하고 
제법, 낚시를 하는 수준이라면 열두어 마리를 낚을 수 있었고 마니아급 수준이라면 
스무 마리에 가까운 씨알 좋은 감성돔을 잡았다는데 그 많던 고기들이 모두 어디로 갔는가 말이다?
이토록 오래 다녔던 곳이지만 정해진 물때를 넘어서면서는 탁물과 함께 
저수온대가 밀려오고 거센 물살에 당할 고기가 없다보니 깊은 곳으로 
숨어 버렸을 텐데 잔재주만 믿고 겁먹은 고기를 꼬드겨 낼 수 있을 거라
덤벼들었으니 맞지 않는 공식을 멋대로 상상했던 것이 잘못이었나 보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배워야하는데 부족한 사람이라면 부족함이 넘치는 사람에게 
그 넘침을 배우면 될 것이고, 이렇게 살다보면 일이 신나게 
잘 풀릴 때도 있겠지만 그것이 오래가지 않을 때가 있고, 
잘 풀리지 않는 다해도 그것 또한 오래 가지를 않는다는데 
소금 3%가 바닷물을 썩지 않게 하듯이 조금만 긍정적이고 
좋은 생각을 한다면 넉넉히 우리 삶을 지탱해줄 것이다.
아줌마가 성의껏, 차려놓은 밥상을 받으니 배가 고프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슬잔도 같이 당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