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담긴 조행기/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아듀~~~, 2013년 만재도 (또 한 번의 급한 출발......) by 찌매듭 2013. 12. 24. 잘 아는 설계사무소가 이전했다기에 방문을 하니 심 실장(室長)이 반겨준다. 근처의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낚시 이야기가 흘러 나왔는데, 거문도며, 무창포로 끌고 다니며 생사람을 낚시의 늪속으로 끌어들였으니 가끔씩은 동반출조라도 해주어야 할 것 아니냐고 수작을 걸어온다. 직장인으로 간단한 취미삼아 양어장이나 베스 잡이를 다니던 초보자에게 보도 듣도 못했던 외연도 에서 잡아온 커다란 농어며, 참돔이며를 반찬으로 몇 마리 건네준 것이 화근이 되었을까? 추자도로 아름다운 동행도 해주어 먼 바다 구경도 시켜 주었고, 거문도에서는 정신이 나간 농어와 참돔이 몇 마리나 물려주어 넋을 빼놓았고 팔뚝만한 전갱이들을 쿨러가 넘치도록 잡는 날도 함께 했다보니 정신병자를 한명 또 만들어 놓은 셈이었다……. 간호사로 근무하는 아내와 아이와는 따로 지내다 보니 주말마다 전주로 내려가야 하는 주말부부로 지내는데 잠시 아이들을 보곤, 새벽에는 통영으로 달려가 생활낚시터에서 손맛을 볼 수밖에 없는 아마추어 꾼이었다. 그곳으로나마 자주 다니다 보니 단골삼아 다니는 곳이 생겼다며 가두리 부근이라도 물살이 거센 날에는 적응이 안 된다며 어떤 방법이 있는 가고 묻고 또, 물었다. 어느 해였더라?! 십여 명이 거문도로 낚시를 가게 되었는데 갯바위에서 시간을 보내는데 갑자기 기상이 돌변했다. 서둘러 항으로 돌아갔지만 이미, 여러 척의 배들이 급히 손님들을 싣고 떠나 버렸고 아직, 주의보가 발령되지는 않은 상태였기에 남은 손님들을 태우려고 남아있던 한척의 배에 올랐지만 누울 공간은 고사하고 빼곡하게 서로 등을 대고 앉아서 가야할 판이었다. 멀리 바다를 보니 이미 파도가 높아졌기에 일행 중 겁이 난 세 명이 나중에 주의보가 해제되면 여객선을 타고 고속버스를 타고 올라가겠다며 다시 배에서 내렸고 대부분의 월요일에 출근을 해야 하는 사람들은 가슴을 두근거리며 무사히 육지에 도착하기를 기도하며 눈을 감았었던가?! 거문도를 빠져 나오자마자 거세게 배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하나둘씩, 멀미를 하기 시작했다. 약간, 특이한 체질을 지닌 한 명만이 멀미를 하는 것이 이상한 듯 선실 안을 둘러보았는데 달려드는 파도로 달리다 서다를 반복했던 배는 녹동 항까지는 평소보다 곱절은 더 시간이 걸렸기에 모두가 초죽음이 되어 다리를 떨며 엉기적거리며 무사히 땅에 발을 딛는 기쁨에 눈물을 흘렸었다. 새벽에나 서울에 도착하여 놀란 가슴도 진정되고 다리의 경련도 잦아들자, 거문도에 남은 일행의 안부가 궁금하여 연락을 한 것이 하루가 더 지나서였다……. 이틀이 지났어도 주의보가 해제될 기미가 없으니 방안에 틀어박혀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얼마나 심심하겠는가 물으니, 어찌된 일인지 목소리에서는 윤기가 흐르고 있으니 이상한 일이었다. 참돔이며, 농어며 시장 사이즈의 고등어와 전갱이들을 너무 많이 잡아서 걱정이라며 올라가서 몇 마리나 나누어 줄까, 거만한 목소리를 울려대니 도대체 무슨 소리람? 연실, 잡혀주는 온갖 고기를 상대하느라 바쁘니 올라가면 자세하게 해주겠다며 급히 전화를 끊어댔다……. 다음날도, 그다음날도 같은 소리를 해대기에 궁금증에 병이 날 지경이었다……. 삼일이 지나서야 주의보가 해제되어 여객선을 타고,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에 도착할 때가 되었으니 꼭, 승합차로 마중을 나와야한다기에 터미널로 달려가 보니 개수를 셀 수가 없을 정도의 스치로폼 박스가 쌓여 있었다. 꽤나 큼지막한 크기의 참돔과 농어가 가득했기에 놀라기도 했지만 더욱, 놀란 것은 고등어도 시장에서 파는 것보다 더 크기도 했지만 오래도록 안보이기에 멸종되었거나 사라졌다며 기억에서 잊힌 팔뚝만한 크기의 전갱이들 때문이었다. 오늘날, 만재도의 섬 주민들이 먹고 살 수 있었던 것도 가라지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팔뚝만한 전갱이 때문이었는데 그런 크기의 전갱이를 저리도 많이 잡아오다니???? 노모(老母)께서는 있는 사람은 아지를 먹고 없는 사람은 고등어를 먹었다는 옛이야기를 자주 하셨기에 작은 전갱이와는 달리 큰 전갱이는 쉽게 볼 수가 없었기에 시장에서 큰 전갱이가 보이면 사오기도 했지만 좀처럼 볼 수가 없던 크기의 전갱이들이었다. 거문도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밥이나 사먹으려고 문을 연, 식당이 있을까 이리저리 기웃거리다 보니 아침식사가 된다는 집이 있기에 들어가 앉으니 식당 아주머니가 관광을 왔다가 발이 묶인 손님으로 알기에 낚시를 왔다가 일행들과 떨어져 묶인 참이라고 하니 심심 할 텐데 어찌 여러날을 기다리겠는가며 낚시를 해보지 않겠느냐며 물어오더란다……. 이런 날씨에는 갯바위는 고사하고 방파제에서도 낚시를 할 수가 없을 거라니 남편이 운영하는 가두리 부근은 날씨와 상관없이 낚시를 할 수가 있다더란다. 명색이 꾼들인데 가두리 양식장에서 기르는 고기를 상대로 낚시를 할 수는 없다고 하니 가두리 안에 있는 고기를 잡는 것이 아니라 밖에서 돌아다니다가 다가오는 고기를 잡으라는 것이라며 온갖 고기가 많다고 하기에 호기심도 생기고, 마냥 놀고 있을 수만도 없기에 만원씩만 내면 배를 태워서 데려가고, 데려 올 터이니, 식사며 밤참이며, 자기 집에서 팔아주면 된다기에 지렁이 몇 주먹과 크릴 몇 장을 사들고 나서보았단다……. 10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있는 가두리 양식장의 발판을 딛고 적당한 지렁이 한 마리를 끼워 내린 채비가 바닥에 닿은 순간, 정체 모를 고기가 달려들었기에 잠시 씨름을 하다가 끌어 올려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큰 참돔이었기에, 세 명이 달려들어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하니 온갖 고기가 줄을 지어 달려들더란다……. 점심밥이 배편으로 날라져 왔고 준비했던 미끼가 떨어져버려 첫날을 일찍 마감 하고보니 다음날은 더 일찍 일어나 아침밥을 급히 먹고 더 많은 미끼를 준비하여 어제의 자리로 달려가 더 많은 고기를 낚게 되었고, 그 다음 날도 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니 잡은 고기들을 어떻게 가져가야할지 고민을 하게 되었더라나???? 낚시꾼의 허풍은 조물주도 인정한다지만 가져온 실물들을 보고도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기에 급히 몇 명이 모여 거문도로 달려 내려가는 차의 뒤로 혀를 날름, 내밀어 주었는데 이틀 만에 올라온 사람들이 홍조를 띠며 거품을 물고 늘어놓는 이상한 무용담에도 도저히 수긍을 할 수가 없었다. 서너 번,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고는 그제야 늦은 발동을 걸어보았는데 정말 믿기지 않는 조과를 직접 겪어 보고서야 입을 벌리게 되었고 한동안 자주 다녔던 거문도였지만 이제는 고기가 없다싶어 몇 년간 가보지도 않았던 거문도를 다시 다니게 되었는데 가두리 양식장이었지만 물때를 맞추어 전문적인 낚시를 시도해보니 오짜급의 감성돔도 심심치 않게 잡혀 올라왔고 온갖 어종의 물고기들이 낚여 올라와 또 수십 번이나 거문도 나들이를 했는가 보다..... 처음에는 낮에만 낚시를 허용했고 어두워지면 나와야했기에 숙소를 정해놓고 이틀, 사흘씩 출장 낚시를 했는데 주인장과 어느 정도 친해지자 밤낚시를 하게 해달라고 요청을 했지만 가두리에 전기 시설이 없어서 불편할 게다, 여름이지만 밤에는 춥다며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꺼리는 눈치였다……. 헤드랜턴도 있고 방한복도 있으니 상관이 없다고 했지만 좀처럼 눈을 마주치질 않았다……. 다음 해였나?! 큰 태풍으로 식당의 간판이 날아가고 가두리도 피해를 입었다기에 자주 다니는 사람들이 성금을 모아 수재 의연금(?)을 보내기도 했고, 아들의 결혼을 서울에서 한다기에 몇 명이 예식장에 참석도 하자, 감복을 했던지 어느 날 부터는 밤낚시를 허용하겠다기에 드디어 좀 더, 오랜 시간을 전지 찌와 케미라이트 불빛을 보며 낚시를 할 수 있게 되었는데 다른 곳에서라면 연화도 같이 육지에서 제법 떨어진 가두리가 있는 곳에서는 낚시를 음성적으로 허용하는 곳도 있긴 했었으나 밑밥을 사용하는 것은 금했었고 미끼만 가지고 고기를 잡아야했지만 밤낚시만은 철저하게 못하게 막았는데 가두리양식장에서 돈을 받고 사람을 내려주는 것 자체가 불법이거니와 혹시나 있을 안전사고도 걱정을 했던가 보다. 몇 년 후에는 가두리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게 되었고 인수한 사람도 타산이 안 맞았는지 가두리도 없어지게 되었기에 거문도 나들이도 끝이 나버리고 말았는데 갯바위낚시가 끝이 났다며 잊었던 거문도로의 두 번째 드나듦이 또, 끝이 나고 말았으니 언제나 또 거문도 구경을 갈지 싶다 그러고도 몇 년이 더 지나서야 지금과 같이 숙박시설도 갖춘 생활낚시가 유행이 되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어느 가두리 부근에서든지 낚시를 할 수 있게 허용이 되었는가보다. 전주에서 피순대와 전주비빔밥을 대접하겠다고 심 실장이 유혹을 하기에 그가 자주 다닌다는 통영의 생활낚시터 구경을 나선 것이 11월 하순경이었다.……. 지난번보다 순댓국이며 피순대 맛이 덜 한건 감기뒤끝이라 절대 미각을 자랑하던 혀 탓만은 아니겠다만 슬쩍, 스치고 지나가는 누린내를 느끼자 한 접시 더 시키겠다는 심 실장(室長)의 주문을 막았기에 적당한 선에서 이슬을 곁들인 저녁식사를 마치고 통영으로 달려가게 되었고 ‘인디고’빛 가로등불이 줄지어 서있는 통영대교가 보이는 어느 찜질방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고 도시락 몇 개를 사들고 달아 공원까지 달려가서 배를 기다리게 되었는데 약간 늦겠다는 선장의 말을 듣고는 찬이슬이 내리는 부둣가에서 아침밥, 아닌 새벽밥을 도시락으로 해결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는데 먹성이 좋은 일행 중에는 서너 번의 젓가락질로 눌러 담긴 밥을 먹어치우는 신공을 발휘하여 급체로 되돌아 나오는 것이 아닐까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정작, 걱정 할 것은 따로 있었다. 10~20호 정도의 봉돌이면 충분하겠다고 생각했기에 더 큰, 봉돌을 준비하지 않았었는데 채비가 날리기 시작하며 일직선으로 휘날리며 낚싯대를 잡아당기기에 고기를 잡기가 어렵게 됐는데 몇 번 다녀본 경험이 있는 심 실장(室長)은 40~50호 봉돌과 카고 채비까지 준비 했기에 미끼가 끼워진 바늘을 바닥에 내릴 수가 있었는지 이런저런 고기를 뜨문뜨문, 잡아내고 있었기에 카고 채비 하나를 빼앗아 속에 든 큰 봉돌을 빼내어 이리저리 나름대로 채비를 만들어 내려 보니 큼지막한 슈퍼 전갱이의 덤빔이 있었지만 그것도 잠시뿐, 물살이 더 거세어지자 견딜 수가 없었다. 2호대 정도의 짧은 낚싯대가 간신히 견딜 수 있을 정도의 쏘시지 반 토막 만한 추를 얻어서 달아매고서야 버틸 수가 있었지만 이러기에 채비나 소품은 무엇이든 가지고 다녀야 하는데……. 삼각 도래가 있었다면 더욱, 예민하고 거센 상황에서도 대처 할 수가 있었을 텐데 가두리 부근의 고기라고 깔본 것이 낭패를 불러왔다……. 원도권이라면 모두가 방생을 할 크기의 볼락들이었지만 내만 권에서는 그런대로 쓸 만하고 먹을 만한 크기다 보니 낚시가 서툴기만 한, 일행 한명에게 열심히 잡아서 모아놓으라고 일러 놓고 적당한 물살이 있는 곳을 찾아서 간간히 덤비는 슈퍼 전갱이를 찾아 시간을 보냈지만 점점, 차가워지는 수온에 미련 없이 짐을 꾸렸다. 늦게야 점심으로 준다는 초밥 한 접시를 선장이 가지고 와서는 앞에 내려놓고 사진을 찍기에 이렇게도 먹음직스럽게 만든, 초밥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는 것을 보면 선명하게 잘 나오지 않아 아쉽다고 하니 화를 벌컥 내며 “바빠서 죽겠는데 언제, 초점 맞춰가 사진을 찍노?” 소리를 질러댔다……. (문디, 자석, 생각해서 한 소린데, 소리를 지르고 지랄이야……. -_-;;) 원래 태생이 6-9-8 인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기에 배에 기름이 져서 초심을 잃은 건지 알 수가 없었지만, 잠시 불꽃 튀는 눈길에 머슥했는지 다시, 한장을 더 찍더라고……. 주말이라 꽉, 막힌 통영시내를 뚫고 나오노라, 속 터지는 시간을 보내며 두 번 다시는 주말에는 움직이질 말아야겠다고 언젠가 다짐했었던 그 다짐을 또 한 번 하면서 동백도 제대로 못보고 통영을 뒤로 하고 늦은 시간에야 전주로 돌아와 맛난 전주비빔밥과 파전으로 늦은 저녁식사를 마쳤기에 자정이 가까워서야 서울로 돌아 올수가 있었는데 스트레스만 가중되어 머릿속만 더, 복잡해지고 말았다……. 다시, 평상의 생활로 돌아왔으니 시간이 나는 데로 마나님을 끌고 운동을 한답시고 집근처에 있는 올림픽 공원을 찾았으니 신나게 걸어보자꾸나…….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 했으니 힘을 내보자……. 어제도, 오늘도 이러저러한 일상에 쫓기다보니 쉽게 집을 나서 멀리까지 다녀올 시간은 없고 그렇다고 사무실이나 방안에만 틀어박혀있기에는 너무나 억울한 좋은 날들이 지나갔다. 회색과 직선에 틀이 박힌 도시의 건물과 후끈하게 달구어진 아스팔트에서 뿜어져 올라오는 기름기 섞인 열기와 수많은 자동차들이 어디론가 급하게 달리면서 내뿜는 매캐한 냄새가 풍기는 낮이 지나고 해가 지면서는 오색찬란한 인공조명이 밝혀지며 요염한 요부의 모습으로 변한 도시의 밤에는 황해를 건너온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눈이라도 한바탕 퍼부을 것 같은 하늘은 며칠째 뜸을 들이고 있다. 칠십을 훌쩍 넘긴 선배 한분에게서 연락이 오기를 어디라도 좋으니 한번 데리고 가서 바다구경을 시켜달란다. 2~3일 정도밖에는 시간을 낼 수가 없다는 전제를 걸고 개구리가 튄다면 어디로 뛰는 것이 좋을까? 궁리를 하다 보니 금년의 마지막 움직임이 될 터인데 만재도나 가거도 밖에는 갈만한 곳이 어디 있으려고..... 물때를 고르고 골라 틀림없을 길일을 잡았지만 집안에 있는 정해진 행사 하나를 일주일을 앞당기겠다고 일방적으로 아이들이 통보를 해왔기에 울화가 치밀었지만 딱히, 또 그날에 날씨가 좋을 것이라는 확답도 없다보니 끓어오르는 속을 진정시키기로 스스로 다독거릴 수밖에....... 또 아이들 말이라면 무조건 수긍하고 협조하는 못된 마나님을 이겨 먹을 수도 없기에 침묵을 지킬 수밖에........ 집안의 행사를 마치기가 무섭게 집으로 달려와 꾸려놓은 짐들을 던져 넣듯이 차에 싣고 늦지 않게 집을 나설 수는 있었지만 만재 도를 갈만한 배편이 없다고 목포에 있는 선장의 아들이 연락을 해왔다....... 만재도만을 전문적으로 다니는 전문 낚시점에 무슨 문제가 생겨서 태도를 거쳐서 만재도를 간다는 배편도 없고…. 여객선을 타고서 가거도를 돌아서 만재도를 가기에는 밤낚시를 하려는 여름철이라면 모를까 가뜩이나 일정도 짧은 이번에는 반나절이라도 시간을 헛되게 할 수가 없기에 가거도로 방향을 바꾸어 보려고 전화기 속을 뒤져서 임 선장의 전화번호를 찾아보면서 오랜만에 가거도를 가는 셈이니 얼마나 놀라고 반가워할까 상상을 하다가 가거도 3구에서 가이드를 하다가 진도에 새로 낚시점을 냈다는 성 사장 생각이 났다. 어차피 가거도로 가는 길인데 만재도에 내려 준다면 만재도를 가고, 못 내려주겠다면 가거도로 가기로 속내를 정하고 낚시점에 들르니 흔쾌히 만재도에 들렀다 가겠다고 하니 가거도 구경은 또 다음번으로 미루게 되었다....... 몇 년 만에 달려 보는 진도길인가? 목포의 북항에서 출발하는 만재전용선이 생긴 후로는 어쩌면 다시는 진돗길을 달려 볼일이 없을 것 같았는데 권불십년(權不十年)에 해당하지도 않을 낚시점이 5년 만에 문제가 생겨서 다시 진도 길을 달려 보게 될 줄이야 어찌 알았겠노? 이번에 배를 타기위해 서망 항까지 달려가는 길의 새벽 별바라기가 마냥 좋기만 하다 하늘에 별이 총총히 박혀있는 새벽을 이용하여 움직여야했지만 회색의 스모그가 가득 덮인 도심의 하늘에서는 보려야 볼 수가 없었기에 별이 있는 것조차 잊고 있지 않았던가 ……. 수년전보다는 다소 번화해진 모습의 서망 항이었지만 너무나도 익숙한 주변을 둘러보다가 출발하려는 배에 오르며 갯바위가 기다리고 안아줄 바다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떨리고 어떤 고기를 만날 수 있을까에 생각이 미치면 가벼운 흥분까지 느끼고 있으니 언제나 철이 들꼬?! 꼭 고기를 잡고 못 잡고를 떠나 갯바위가 기다리고 바다가 안고 있는 파도가 몽돌 밭을 간질이고 있는 만재도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 4시경이었다. 짐을 내려준 배는 다시 가거도로 서둘러 떠났고 짙은 어둠속에서 노 선장이 손수레를 끌고 마중을 나왔는데 만재도는 아직까지 새 방파제를 만드는 일이 한창이다, 지난번에 여름철부터 해온 공사가 아직도 끝이 안 났는데 이번공사이후로는 한동안 추가공사 계획이 없다고 한다. 시멘트 한 덩이가 없었던 예전의 정취가 이미, 절반은 사라진 셈이지만 공사가 끝난 후에도 여객선이 직접 접안하지도 못하는 곳에 무슨 까닭으로 사람이 찾아 올 것이며 항구를 확장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모를 일이다. 지난번에 다녀간 후에 그동안 얼마나 변한 것이 있을까 새로 만들고 있는 방파제 끝까지 걸어가 봤지만 아직은 짙은 어둠속이라 제대로 보이는 것이 없어 꺼내들었던 스마트 폰을 다시 호주머니 속으로 집어 넣었다 아무리 아름다웠던 기억이라도 기록해 두지 않으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좋은 풍경은 사진이 아니라 마음에 담아야한다지만 그럼에도 기록의 중요성은 여전하다보니 현재와 같이 모든 문명의 기기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시점에서는 다이어리보다 더 편하고 쉬운 디지털 카메라 같은 것을 이용하여 메모리 칩에 저장하여 보관하는 것이 무척이나 편리해졌다 어둠속에서 손수레에 짐을 싣고 민박집으로 향하면서 보니 좁은 골목 속까지 콘크리트를 덧발라 몇 번이고 들어 날라야했던 짐을 한 번에 옮길 수가 있었으니 새벽부터 땀을 흘려야하는 수고를 덜었다만 민박집 아저씨는 허리치료로 목포에 갔다며 잠이 덜 깬 아줌마가 눈을 부비며 마중을 나왔다. 눈에 익은 방 하나를 차지하고 간단히 짐정리를 하고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희미한 달그림자만 검은 바다 위를 비추고 있었다. 이제, 이곳에서 짧지만 내게 주어진 시간동안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되는 꿈을 꾸게 될 것이다. 꿈을 품고 사는 것이 나비가 되려고 하는 애벌레만은 아닐 것이기에 내 어릴 적 꿈도 함께말이다......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낚시의 덫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사진이 담긴 조행기 > 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3. 아듀 2013년 만재도(파도에 씻기고, 바람에 날려도 본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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