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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담긴 조행기/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7. 만재도의 6박7일.(낚시, 하루만 더 하고 가실게요~~~~ ^^;;)

by 찌매듭 2013. 8. 22.

 
원래 예정했던 닷새밤중에서 두 번이나 야반도주를 했으니 절반 정도의 일정을 망쳤고 
한자리에서만 삼일을 보내기도 했으니 아무리 바람 탓이라지만 제대로 된 날이 
두 번밖에 없었으니 아쉬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매일같이 노모에게 안부전화를 넣어보니 별일 없이 잘 있으니 절대로 
위험한 장소에는 가지도 말고, 무리해서 큰 고기를 잡을 생각도 말 것이며 
그저, 즐겁고 재미있게만 잘 놀다가 무탈하게만 돌아오라고 신신당부를 하셨다……. 
스마트폰을 새로 장만한 마나님에게서 야리꾸리한 재미있는 볼거리가 몇 번 왔는데 
이런저런 분위기로 봤을 때 하루쯤 더, 낚시를 하고 간다고 해도  통과가 되지 않겠어? 
'나도 카톡문자로 한번 보내봐야겠다…….ㅎㅎㅎㅎ'
"낚시 하루만 더 하고 가실께요~~~~~ ^^;; "
"그럴 줄 알았소.……. 그러던지, 말던지......."
참, 철딱서니도 없지……. 날씨가 이러한데 하루를 더해본들 무슨 뾰족한 수가 있겠다고…….
일정이 하루 더, 늘어났기에 눌렸던 진기를 이끌어 내려고 몇 통 받아 두었던 
물을 뒤집어 써가며 변비 기운도 점검하고 짐 가방을 재차 정리하면서 
마지막 날의 밤낚시를 위하여 흐릿해진 랜턴과 플래시의 전지도 모두 교체하고는
서 씨 아저씨와 선장의 아들이 초저녁에 지쳐 쓰러졌었다는 왕볼락이 설쳐대는  
높은 자리로 가보기로 했다 
오늘도 선상 낚시 팀과 시간을 맞추어했기에 한창 뜨거운 오후 두시에 채식지도 않은 
밥을 퍼 담아  뜨끈뜨끈한 저녁 도시락을 받아 들고 6미터 짜리 뜰채가 간신히 닿는 
그곳으로 달려갔지만 방파제를 벗어나자마자 높은 너울에 부딪친 배가 주춤하고 말았는데 
엊그제 편하게 낚시를 했던 넙데데한 자리는 이미 너울이 휘덮고 있었고 목표로 했던 
자리도 너울이 올라가고 있었다. 
도저히 접안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기에 할 수 없이 배를 돌려야 했고 
어젯밤 재미를 보았던 자리로 정 군이 다시 내렸고 그 뒤를 돌아 
바람과 너울을 피할 수 있는 자리가 있을지 찾아 볼 수밖에…….
더 아래쪽으로 내려가 자리를 잡고는 물 방향에 따라 포인트를 바꾸어야 했지만 
바람과 너울 파도 속에 농어가 춤을 추고 참돔이 몰려다니는 자리로는 접안조차 어려웠기에 
뒷족으로 내려야 했는데, 지금 당장이야 시간대가 맞겠지만 잠시 후에 물방향이 바뀌면 
짐을 들고 넘어가야 할 텐데 의욕이 돋지를 않으니 어쩌면 좋겠노?
왼쪽으로는 기상대 아저씨의 단골 자리가 보였지만 평소같이 잔잔하지가 않기에 
잠시 낚시를 해보기도 망설여졌다…….
가끔씩 혼자서 만재도를 찾아와 이틀정도의 일정을 보내고 가는 기상대 아저씨는 
아무리 더운 여름날이라도 밤낚시를 하는 법이 없었다. 혼자이기에 안전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건진 모르겠지만 밤낚시를 안 하다 보니 짐이 단출하고, 혼자다 보니 
크게 신경 쓸 일도 없어 새벽 일찍 나와서는 해가 지기 전에 낚시를 끝내고는 
민박집으로 돌아와 회 한 점 썰어, 이슬 한잔을 하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일찍 일어나는 
종달새형 아저씨였나 보다…….
기상대 아저씨의 단골자리는 약간 홈이 진, 홈이 졌다기 보다는 약간 굴곡이 있는 지형으로 
거센 물이 빠져나가는 골목에 위치하다 보니 힘들여 지나다니는 고기들이 잠시, 잠간,
숨을 고르기 위하여 물속 갯바위에 기대는 지형이었는데 큰 조과는 없어도 쏠쏠하니 
재미를 볼 수 있는 공탕이 없는 자리다.




우럭과 노래미가 몇 마리 물려 나왔지만 너울이나 없다면 몰라도 오늘은 유속도 
거센 날이다 보니 좋은 날은 아니겠기에 뒤로 넘어가서 집중해보기로 했다.
어디까지 찌를 흘려야 속물이 휘돌아 들을까? 흘려 보고 또 흘려봤지만 
이 방향에서는 원하는 지점까지 공략하기가 어려울 것 같기에 발밑을 뒤져 보니 
고부력찌가 빨려 들어가는 것이 낚시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바닥에 바늘이 닿지 않도록 흔들어 보고, 또 흔들어 보다가 무언가 당김이 있기에 
낚싯대를 곧추세워보았는데 지긋한 당김에 큰 우럭일까 싶었더니 혹돔이었네 그려…….
작은 우럭과 뺀찌가 한 마리씩 물려 나왔지만 곧 물방향이 바뀔 것이기에 좁은 자리에서 
두 사람이 낚시를 하기도 번거로워 뒤쪽을 돌아 예전에 낚시를 했던 자리까지 가보았지만 
너울이 쳐 올라오고 바람이 정면으로 맹수같이 달려드니 낚시를 하기가 쉽지가 않겠다.
짐을 내려놓았던 자리에서 새벽시간대를 노려본다면 참돔은 몇 마리 잡아보겠다만 
서 씨 아저씨와 둘이서 한 방향으로 흘려야 할 텐데 어지럽기도 하고 오늘도 
별다른 이변이 일어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자 낚시가 곧 시들해졌고 
이쪽저쪽, 예전의 기억을 더듬다 보니 건너편에 쪽진 자리가 보이기에 오래전의 일이 생각이 났다. 
돌돔 마니아인 박 씨와 어복이 많던 후배와 함께 내린 것이 언제였더라????
구십 년대 중반에 10미터짜리 돌돔 장대 석대를 들고 다니던 박 씨가 먼저 자리를 잡았고 
그 아래로 후배와 둘이 자리를 잡았었는데 어두워지기 전에 박 씨가 무언가를 한 마리 먼저 걸었다. 
대를 제대로 세웠겠구나 싶은 순간, 폭음이 울리며 장대가 몇 토막으론가 부러지더니 
장대의 손잡이대만 그의 손에 놔두고 몽땅 끌고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얼마 되지 않아 또 하나의 장대에 아까 그 고기는 아닐 테고 그 고기의 짝일지도 모를 고기가 
또 달려들었는데 곧 손잡이만 움켜쥐고 있는 사람만 또 바보로 만들어 놓고 사라져 버렸다. 
돌돔을 잡으려고 했기에 홍지렁이를 주렁주렁 달아 놓았다는 데, 돌돔이라기보다는 커다란 
참돔일 것이라고 짐작이 되었지만 이미 상당한 견적이 나왔다 보니 마지막 남은 장대를 
마저 펼쳐 들어야할지 말아야할지 망설이는 것 같았다.
두 번의 폭음으로 옆에 떨어져 있는 우리들까지 혼이 나간 상태였기에
‘저런 고기는 만나도 문제’ 라며 소곤거리며 애써 못 본체 하고 있었는데 
어두워지고 있는참에 박 씨는 움직이지도 않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걸 까?
이런저런 자잘한 고기 몇 마리를 낚다가 쿨러며 가방 등을 위로 올려놓고
편편한 갯바위 부분을 찾아 한숨 쉬려고 누워 보니 군데군데 물기가 있는 거라……. 
이런 곳에는 너울이 쳐 올라오는 자리니 꼭, 피하라는 말을 귀가 따갑도록 
선임자들에게 들었었기에 한 번 더 짐을 옮겨 놓고 다시 누워 보니 또 물기가 보이기에 
또 한 번 짐들을 옮기고는 잠시 잠을 청하게 되었는데 혹시 모기가 덤벼들까하여 
두꺼운 옷도 걸치고 모자며 장갑도 끼고 노출된 부위에는 그 당시에 갓 출시 된 
두 줄만 싹싹 바르면 모기걱정은 안해도 된다는 유명제약회사의 뿌연 모기 기피 제를 
아예, 마개를 따서 손바닥에 듬뿍 덜어내어 로션 바르듯이 문질러 대었기에 안심하고 눈을 붙였었나보다…….
정신없이 잠이 들었던가 본데. 설핏 잠이 깨어 옆을 보니 무언가 이상한 것들이 보였기에 
자세히 보니 아래쪽에 두었던 쿨러 두 개가 올려져 있는 것 같던데 후배 놈이 올려놓았을까? 
올려놓으려면 제대로 올려놓지 제멋대로 집어던져 놓았으니 심보도 이상한 놈일세.…….
'이따가 야단을 좀, 쳐야겠다,' 며 다시 잠이 들었다가 훤해져서야 눈을 뜨게 되었는데 
몇 시나 됐는지 시간을 확인하려고 시계를 보려니 팔목에서 잘 움직이지를 않는다. 
'어찌된 일일까?' 알고 보니 잠결에 움직였기에 옷과 손목사이 부분이 노출이 되었던가. 본데 
그 부분을 모기떼가 집중공격을 했기에 손목이 부어 손목시계가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로
퉁퉁 부어있질않는가? 물파스라도 발라봐야겠다고 일어나다 보니 무언가 느낌이 또, 이상했다.
눕기 전에 이것저것 모아놓아 두었던 물건들이 보이지를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오랫동안 손에서 떠나지 않았던 7미터짜리의 귀신들린 장대 하나와 받침대에 걸쳐 두었던 
찌낚시대 하나가 릴이 달린 채로 없어져 버렸고 소품 통이며 작은 가방 하나도 안보였기에 
먼저 일어나서 저만치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후배가 가져가서 쓰는가보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손도 대질 않았다고 했다……. 그럼, 어디로 갔단 말이고?  설마하니 만재도의 도깨비가?????? 
쪽진 갯바위의 틈새에 힘껏 처박아 놓은 것 같이 끼어져 있는 쿨러 두 개를 
힘들게 빼내면서야 이 높은 곳까지 너울이 쓸고 올라와 밑에 놔두었던 쿨러를 
집어던졌기에 그 힘으로 쿨러가 쪽진 곳에 처박혔을 거란 상상이 갔고 소품 통이며 
낚싯대는 소리 없이 너울이 다가와 쓸어 갔을 것이라고 생각 하고보니 아찔한 느낌이 들었다.
'바로 누웠던 곳에서 반걸음까지 너울이 귀신처럼 다가왔었기에 발밑에까지 물기가 있었던 게로군?'
이미 상당히 멀리까지 물이 물러나 있었기에 이 높은 곳까지 물이 쳐 올라 왔다 갔다는 것이 
상상이 가질 않았는데, 몰랐기에 망정이지 알고서야 어찌 이 자리에 누워 있었으려고……. 
아무리 사리 물때에 날씨가 사나운 날이었다 하더라도 쉽지가 않은 물오름이 조금물때의 
조용한 날에 올라왔다는 것이 이해가 되질 않았지만 시치미를 뚝 떼고 저만치 물러나있는 
잔잔한 바다의 야누스 같은 모습에 전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날이 밝기 시작하자 일어나, 내려가서 낚시를 하려고 내동댕이 처진 
쿨러 옆을 지나가면서 무슨 심통으로 저리 처박아 두었을까 생각했었다던 후배도 
잠시 후에 이해가 갔는지 한껏, 벌어진 입을 다물질 못했고 섬사람들도 간밤에 
큰 너울이 있었을 것이라며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낚시꾼들을 아직, 철수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지만 
본섬으로 걷어 들이기 시작했는데 어느 한쪽에서 피해를 본 사람들이 위험했던 밤의 일들을 
이야기 했었던가 보다.
날이 밝아서야 남아있던 마지막 세 번째의 장대를 펼쳐들었던 박 씨가 세 번째의 폭음을 
울려 주는 것을 짐을 꾸리는 사이에 또 보여주었는데 돌돔 장대 세대면 가격이 얼마일까?
서둘러 우리들을 태워가려는 택택이 목선이 다가왔지만 물위에 떠 있는 배까지의 높이가 
너무 낮다보니, 짐 가방들은 먼저 던져서 싣긴 했지만 사람이 배를 타는 것이 문제였다. 
배의 앞부분에 섬사람 둘이 팔을 벌리고 서서는 밑에서 받아 줄 테니 그냥 뛰어 내리라고 했지만 
아득한 높이다 보니 후뱃놈은 그대로 얼어붙어 움직이지를 못했고 내가 먼저 뛰어 내리게 됐는데
양쪽에 서 있는 사람들이 팔을 붙잡아 주며 충격을 줄여 주었기에 어렵게 배위로 내려설 수가 있었지만 
후배는 몇 번의 재촉 끝에야 뛰어내리긴 했지만 이미 절반은 혼이 나간 상태였다. 



이때가 선장의 작은 아들을 처음 본 것 같았는데 까까머리에 호리호리한 몸매의 학생이었던가, 
아니면 군대에서 휴가를 나왔었던 게다…….
그때가 96년쯤으로 만재도에 막, 전기가 들어온 해였을 게다…….
방파제라는 시멘트 구조물이 한 토막도 없었을 때였기에 몽돌 밭으로 택택이 목선을 
들이밀어서야 만재도라는 섬을 처음 밟아보게 되었는데 그전까지는 물위에서 배에서 배로 
옮겨가며 갈아타고 원하는 부속 섬으로 가서 낚시를 했고 낚시를 끝내면 다시 배에서 배로 옮겨 타고 
진도로 나가던 때였으니 처음의 몇 년 동안은 만재도 본섬을 바라보기만 했지 직접 섬을 밟아 보기는 
96년이 처음이었던 게다.
경운기 엔진으로 움직이던 택택이 목선은 물위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몽돌 밭에 디밀어 놓고
그 위에서 뛰어내리려니 상당히 높이가 높아 내딛는 순간 삐끗하니 미끄러져 발목을 다칠 뻔했고 
갯바위 신발을 신은채로 발목까지나 물로 잠겼기에 안 내리려고 고집을 부리는 사람도 있어 
사다리를 가져와서 내려올 발판을 만들어 주어야 했으니 이것저것 불편하기가 짝이 없었다.
골목에 있던 첫 번째 집으로 사람들이 모여서 아침밥을 먹게 되었는데 이미 혼이 절반이나 나가버린 
후뱃놈이 입맛이 있을 리도 없었겠지만 처음 본 거북손이나 따개비 반찬이 입에 맞지를 않았는지 
젓가락으로 집어 들고는 이리저리 들여다보며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다간 결국에는 슬그머니 
숟가락을 놓던 것이 기억이 났다…….
조용했던 섬마을에 처음으로 외지사람이 삼십 명이나 몰려왔으니 빗물을 받아 허드렛물로 쓰고 
식수를 뒷개 우물에서 물통으로 머리로 이어 날라 먹던 때였는데 이제 전기는 들어왔다지만 
물 공급도 안 되어 쓰지도 못할 세탁기가 한쪽 켠을 차지하고 있어 오히려 그것이 더 신기했던 생각도 났다.
싱크대도  들여져 있었지만 감질나게 나오는 빗물을 모아놓은 물탱크의 물로는 수십 명이 식사를 한 
설거지조차 불편했기에 커다란 함지박에 담아 몽돌 밭으로 가져가서 바닷물로 그릇을 닦아선 
집으로 되가져와, 한 번 더 헹구어야했으니 얼마나 불편했을까?
먼 곳까지 힘들게 왔으니 남은 시간까지 악착같이 낚시를 하겠다는 팀들이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루하게 기다려야했는데 몽돌 밭을 따라서 해초를 줍기도 하고 예쁜 돌을 찾아보기도 하다가 
중학생 딸을 데리고 온 사람이 심심하다는 딸의 보챔으로 끊기어져 돌아다니는 낚싯줄을 주워서
이어가지고선 바늘만 묶어 지렁이 토막을 끼워 적당히 물에 던져주고는 그냥 붙들고나 있어보란 것에 
큼지막한 얼빠진 돌돔이 물고 늘어져서 난리가 나기도 했다. 모두가 끊어진 줄이 없는지 찾아다니기 시작했지만 
그곳에서 낚시를 한 사람이 누가 있었으려고 녹슨 바늘 하나라도 떨어져 있었을까만........



물이 마을 쪽으로 올라가기에 몇 번, 채비를 흘려봤지만 학공치 떼의 극성으로 크릴이던 지렁이던 
바늘에 미끼가 남아나지를 않았다 발밑 홈통에 물이 제법 차올랐기에 그곳까지는 학공치가 안 들어오겠지, 
숨어있을 우럭이나 쏨뱅이, 볼락이라면 더욱 좋고, 열심히 뒤져 보았네만 만재도의 감초격인 노래미들만 연실 
물고 올라왔으니 낚시할 맛 정말 안 나네.…….
연결이 되다, 안되다를 반복하던 전화기의 배터리가 급격히 줄어들더니 ‘안녕~!’ 소리를 내고는 
침묵 속으로 빠져 들었기에 서 씨 아저씨의 구형 폰으로 민박집으로 전화를 해보라고 했더니 
깜빡하고 가지고 나오지를 않았다니  ‘저 영감쟁이는 도대체, 써먹을 데가 없지 뭐냐.......’
오늘은 할 수 없이 갯바위에서 쪽잠을 자야할 날이 돼 버렸다.......
해가 지기 전에 저녁밥이나 먹어치우려고 버너에 불을 댕겨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었다만 
맛있는 라면을 먹어도 속이 시원하지가 않으니 이를 어쩌면 좋겠노?
또 언제나 뒤치다꺼리에서 벗어나 편한 낚시를 해보겠는가 말이다…….
젊은 것은 젊은 것대로 , 늙어가는 것은 늙어가는 것, 대로들, 준비를 제대로 안 해 오고 
매번 빈대같이 달라붙기만 하니 진짜배기 빈대를 빈대라 불러도 말이 많은 세상, 어떻게 하란 말이고?
나는 언제나 젊고 씩씩하고, 운전 잘하고, 라면 잘 끓이고, 커피도 알아서 척척 끊여 대령할 줄 아는
영특한 파트너나 제자를 영입할 수가 있을까?! ㅠㅠ
이른 저녁을 먹고는 전지 찌를 몇 번 흘려 보다가 앞머리에 걸리는 수중여 때문에 
큰 고기를 걸었다 해도 끌어 낼 수도 없겠기에 편한 자리를 찾아 푸른 하늘 은하수를 찾다가 
잠이 들었는데 날이 밝을 녘의 갯바위는 시원하기도 해라…….
서 씨 아저씨는 그래도 미련이 남았는지 하나밖에 없는 자리로 가서 열공백공을 하는가본데 
무얼 잡긴 잡았을까? 부지런한 개가 더운 똥도 먹는다더니 진짜로 몇 마리를 낚았네. 그래…….
농애, 우럭, 상사리……. 날이 완전히 밝기 전에 잡았다니 참, 장하시기도 하우~~~~
배가 오려면 한참이나 있어야겠거니 했더니 벌써 달려오고 있었다. 아마도 
선상낚시를 나가야하기에 일찍 온 것 같았는데  진작에 짐을 꾸려놓았으니 반가운 터였지만 
서 씨 아저씨는 아직, 벌려놓은 것들을 손도 안대고 있었으니 바쁘게 생겼다…….
몇 마리 안 되는 고기 손질과 땀도 많이 흘리지를 않았으니 대충 씻고서는 아침밥을 먹는데 
발전소 일을 맡고 있는 동내 아저씨가 석 달 분의 전기요금 고지서를 들고 찾아왔다.
잠시 목포를 다녀오기도 했기에 집을 비운 날이 많았다는데 에어컨도 없고 해만 지면 
밥만 먹고 테레비도 안보고 잠만 잤으니 전기를 쓸 일도 없었건만 6만원도 채 안되는 
석 달 분의 전기 요금이 많이 나왔다며 아줌마가 푸념을 했는데 육지에서라면 어떻게 생각해야할까?
목포에 있는 민박집 아저씨의 딸내미가 아버지가 심심할 때 한 모금씩 하시라고 
캔 맥주 몇 개를 들여보냈고 많이 마시고 엄마에게 혼나지 말라고 딱 한 병만 보낸 
이슬 병은 이따만한 페트병이었는데 안주로 함께 보냈을 한 덩어리의 돼지고기를 숭덩숭덩 썰어 
고추장에 볶은 것이 맛이 있었는지 일행들은 입에 딱, 맞는다며 비계조각 한 점도 
남기지 않고 접시에 붙은 양념까지 호로록, 비워버렸다……. 
그렇게 고기가 먹고 싶으면 들어 올 때 두어 근씩 사오던지 할 것이지..........쩝…….




해남에서 큰 농사를 지으며 다니던 처남, 매부 팀 중에 한명도 만재도를 찾아온 날이었는데
오랜만에 마주쳐서 그런지 잘 알아보지를 못했다. 낚시에 빠져 다니는 매부의 뒷조사를 위하여 
그의 마나님이 믿음직한 남동생을 붙여 놓았는데 남동생까지 낚시에 빠져들어 만재도로 가면 
한 달씩 같이 낚시를 하는 통에 동생까지 소식이 없자, 궁금한 그의 마나님이 어찌된 일인지 
유선전화로 물어오면 동생은 누나에게 설명을 해야 했다…….
“누나, 매형은 아무 일도, 없어~!!!! 여기는 오로지 바람과 파도와 고기뿐이야~!  
섬에 여자는 있으나 할미들밖에 없는 마파도니까 걱정할 일이 없어~!!!! 로렐라이 언덕도 없고 
인어조차 없으니까,  안심하라고~~~~”
만재도를 오면 항상 큰 돼지 한 마리를 산채로 가져와서 섬주민들의 회식용으로 내놓았는데 
다리 하나를 살점을 넉넉하게 붙여 크게 떼어 내서 헛헛할 때 그네들만이 드시라고 
헛간에 걸어놓는 센스를 섬사람들이 발휘하기도 할 정도로 반가운 손님들이었다.
이번에도 어느 단골손님이 백만 원을 섬마을에 희사를 하여 모임 터에서 고기를 굽고 
막걸리 두어 말로 목을 축였다는데 그 냄새가 그 냄새였던 게로군????
한숨자고, 점심까지 먹어야 목포로 나가는 배가 출발할 터이니 여유가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10시도 안되어 배가 출발하겠으니 빨리 내려오라기에 급히 서둘러야했다, 
이틀 만에 낚시점의 배가 두 척이 들어왔는데 그중 한척의 배가 먼저 나가게 되었고 남은 한척은 
선상낚시까지 하고는 오후 늦게나. 나간다기에 앞의 배를 이용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또, 저 섬에는 내려 보지도 못하고 만재도를 떠나게 되었다.
만재도를 처음 찾았을 때 내려 보았던 섬이 저 섬이었고, 저 섬에서 고작, 
서너 시간쯤이나 머무르곤 떠나야 했었기에 만재도가 어떻게 생겨 먹었는지도 몰랐었는데 
그 다음번에 제대로 된 일박 낚시를 하게 되었기에 안다고 내린 곳이 또 저 섬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두세번을 같은 곳에 내리게 되었기에 자연히 지형을 알게 되었고 
옥수수알 같이 박혔던 손바닥만 한 홍합을 부대자루에 따서 담아보았던 것도 저 섬이었으며 
한밤중에, 크기를 가늠 할 수는 있었지만 도저히 뜰채 안에 담아 볼 엄두도 낼 수가 없었기에 
멍하니 쳐다 보아야했던 것도 저 섬이었는데 그 고기가 우럭이었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돗돔이었을지도 모를 어마어마한 크기였는데 맑은 물색으로 바닥까지 보였었는데 
마침, 크고 강력한 랜턴을 가지고 있었기에 물속을 비추어 보곤 후배와 함께 마른 침만 삼키고 있다가
목줄을 끊고 유유히 사라지는 놈을 바라보며 공손하게 서 있었던 오래전의 기억도 다시 떠올랐다. 
오로지 돌돔만을 잡아보겠다고 투박한 원투 대에 소고기 보다 비싼 홍지렁이를 끼워 
힘껏 원투를 했다가 파마가 나는 통에 발견한 포인트는 엉뚱한 방향이었고, 한밤중에 
크릴을 끼운 채비에 넋 빠진 돌돔이 후뱃놈의 1호대, 1호찌 채비로 거센 물살 속에서 
끌려 올라와서 얼마나 믿기어지지가 안았었던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낚시를 하는 장소가 아닌 엉뚱한 방향에서 고기들이 튀어나와 
큰 재미를 주기도 했는데 바람과 너울과 파도에 밀려 근래에는 몇 년간 제대로 
저 섬에 내려서 밤낚시를 해보지를 못했으니 아쉽기 만하다....... 
다음번부터는 좀 더, 바람의 방향과 세기도 점 짚어보며 다녀야지, 
시간내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판국에 아까운 시간만 많이 축내고만 셈이다. 
형제 섬, 간여 삼총사……. 수많은 추억과 재미를 준 곳들인데.......








기포기와 함께 작은 모터를 돌려 거품이 넘치는 물통에는 농어며 돌돔이 가득 들어있었는데 어디로 가는 것일까?
엉거주춤하니 앉았다가 점차 자리를 넓혀가며 누웠다가 잠이 들었는데 조용한 기색에 깨고야 말았다. 
유압호스가 터졌기에 잠시 교체해야겠다는데 진도 권에 들어선 내만이었기에 다행이지 한바다에서 
날씨까지 사나웠다면 또 얼마나 고생스러웠을까?
이쯤에서 부터는 스마트폰도 제대로 작동을 하기 시작했는데 30분 정도면 북항에 도착할 것 같다. 
산더미 같은 짐을 다시 북항의 부둣가에 내려놓으며 일주일 만에 보는 모습이 낯설기만 하다.
미리 기다리고 있었던 노선장의 아들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가서 식사를 하고 가셔야한다기에 
맛나게 끓여 놓은 장어탕과 안주 한 접시로 마지막 입가심까지 마치고 나니 꼬들하게 말려놓은 
반찬고기 한 박스를 차에 실어 주었는데 내려올 때 가져다준 비장의 장대와 돌돔 원투용대를 
넘겨주었기에 신경을 쓰기도 했겠지만 거문도며 관탈도며 추자도를 휘돌아다니던 돌돔용 원투 대를 
넘겨준데 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나니 '이제부터 당신은 고생길에 들어선 것이여~~~~~'
식사를 마치고 다음번의 만남을 약속하고 다른 때보다 빠른 시간대에 목포를 벗어났고 
첫 번째 휴게소에 들러 볼일을 보고 오니 서 씨 아저씨의 갤로퍼가 시동이 걸리지를 않는다. 
망치로 몇 번 두들기며 저 만치에 보이는 정비소로 가야겠다니, 다시 시동이 걸렸지만 
에어컨은 고장이 나버렸기에 창문을 내리고 적당한 속도로 달려야했다. 
나도 예전에 같은 종류의 차를 구입한 적이 있었는데 오로지 쏘가리를 낚기 위한 목적이었기에 
대낮에도 호랑이가 나온다는 파로호의 파서 탕이나 소양 댐의 깊은 골속을 찾아가기 위하여 
구입했다가는, 모든 길이 좋아지고 편리한 배편도 많아져 수년 만에 후배에게 넘겨주고 
승용차를 구입하게 되었지만 서 씨 아저씨는 자동차 오래 타기 운동본부의 회원도 아닌데도 
이십년도 넘게 갤로퍼를 타고 다닌다. 에어컨도 빵빵하니, 잔고장이 한 번도 없었다지만 
차체에 검버섯이 생겨난 지도 오래되었고 언제 멈춰 설지 불안하기만 하다. 
낚시라도 끝내고 오는 날이라면 그나마 다행이겠다만 내려가는 도중에 고장이 나서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면 큰일이겠기에 매번 시간을 넉넉히 두고 출발하기를 원했지만 
일찍 출발할 일이 무엇이 있느냐며 태평하기만하니 답답한 노릇이다.
벌써 5년 전부터 차의 조짐이 이상하다며 한번 멈추기만 하면 폐차를 하겠다고 
본인이 이야기를 했었는데 큰 고장도 없긴 했지만 새 차를 구입하기도 망설 일수밖에 없게 되었으니 
더욱, 답답한 노릇이다. 한 때 만재도 마니아였던 김 씨와 서 씨 아저씨가 갑자기 친해져서 
어울리기 시작했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연락이 있던 서 씨 아저씨가 오래도록 연락이 없기에 
전화를 해보니 김 시와 함께 소양 댐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민물낚시를 하는 중이라고 했다. 
어지간한 낚시솜씨를 자랑하는 만재도 마니아였던 김 씨가 무엇때문에 좁아터진 민물 고무보트에 
둘이 올라타고 시시덕거리고 있을까? 그렇다고 서 씨 아저씨가 소양 댐의 쏘가리 포인트나 
4짜 배기 토종붕어가 나타나는 장소를 알고 있는 것도 아니고 손가락만한 잡어나 잡아서 매운탕이나 
한 냄비 끓여먹으면 다행인 곳으로 다닌다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에 같이 가자고 할까봐 걱정이었는데…….
그후에 김 씨를 만났기에 
'그래, 서 씨 아저씨와 낚시를 가니 재미있습디까?'
'재미는? 고무보트가 좁아서 죽는줄 알았고 낚시도 잔챙이를 잡는다고 이상한 짓거리를 하던데 그걸 재미있다고......ㅎㅎ'
'그러면서 왜 같이 갔수????'
'뭐........그냥........'
아무래도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조심하는 게 좋겠다고 주의를 주려했지만 약간 늦었기에 
서 씨 아저씨는 들여놓아서는 안 될 곳에 너무 깊이 발을 들여놓고 말았다.
어느 정도 서 씨 아저씨의 비위를 맞추던 김 씨가 본색을 드러내며, 친척 형이 영암 월출산 근처에서
진행하고 있다는 고층 아파트 공사현장을 소개 시켜 주면서 큰 이득을 보게 해주겠다는 꼬드김에 빠져 
공사 자금도 투입하고 별도로 거액의 돈을 빌려주었다나 보다……. 
부실한 공사현장 특유의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자금이 필요하다는 뻔 한 거짓말에 홀려서 
전 재산을 투입하고도 모자라 빚까지 지게 되었고 죄 없는 다른 사람들까지 끌어 들여서 
점점 더 피해가 커지다보니 새 차를 살 여력조차 없게 되었다나보다........
깊이 생각을 안 하는 편이라기에 기억력도 신통치가 않다는 서 씨 아저씨가
십년 이상을 다닌 만재도에서 잘 아는 포인트가 세 개정도라는데 그중 한곳이 끝 간여라고 한다.
노모가 병환이 나신 해부터는 오래 집을 비울 수가 없기에 자주 낚시를 갈 수가 없었는데 
그 사이에 갑자기 김 씨와 미친 듯이 어울려 다니기 시작한 모양이다. 
가끔씩, 만재도에서 재미를 보기도 했는지 일찍 도착하는 날에는 집 앞에 와서는
빨리 내려오라고 큰소리를 치고는 농어와 돌돔, 참돔을 두어 마리씩 내려주고 가기도 했는데 
풍선이 터지기 전의 환희의 시간만 기다리던 꿈 많을 때였으니 알록달록 무지개 꿈이었을까? 
서 씨 아저씨가 갑자기 돌돔 장대를 구입했다기에 왼 일인가 했더니 김 씨와 함께 간여에 
내리게 되었다는데 김 씨가 보여준 장대놀음에 정신이 나갔는지 똑같은 장대를 구입하여 
그 자리에서 돌돔을 잡았다며 신의 경지에 오른 것같이 기세등등하기에 어안이 벙벙했다. 
김 씨야 만재도의 마니아답게 장대를 다루는 솜씨며 채비도 깔끔한 편으로 추자도의 추포도에서 
길동이 아저씨에게 수년간 가르침을 받기도 한 추자도 마니아기도 했기에 낚시 솜씨에서는 별로 
나무랄 것이 없는 고수중에서도 상 고수였지만 어깨 너머로 대충 배워서 기초도 없이 시작한 
서 씨 아저씨에게는 고기가 떼거리로 죽기로 작정한 날이 아니고서는 어림도 없을 터였다. 
결국 김 씨가 한동안 자취를 감추자, 김 씨의 뒤를 추적하여 법정에 세워놓고 
공방을 펼치기도 했지만 한 푼도 없는 빈털터리라고 파산신청을 한 김 씨의 손을 들어준 
판사나리의 판단은 어린아이의 수준이었다. 작은 여편네는 포장마차를 하기에 본 여편네와 함께 
도배공의 노동일을 한다며 판사에게 눈물로 고하였다는데, 서 씨 아저시는 김 씨가 잠적한 후에도
가거도나 무창포로 낚시를 다녔다는 것을 알아냈기에 그 비싼 장비와 많은 경비를 사용하는 사람이 
어찌 형편이 어렵겠는가고 법정에 증거 자료를 추가로 제출하였지만 판사나리는 낚시라면 
허름한 대나무 낚싯대나 전마선을 타고 고기를 잡아 파는 어부를 연상했는지 얼마나 어려우면 
그 먼 곳까지 가서 고기를 잡아다 먹을 생각을 했겠느냐며 형편이 나아지면 갚는 것으로 하라며
파산신청을 받아주며 권고화해를 했다니 글만 읽다가 개 판사가 됐지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일세 그려.......
만재도 마니아였던 김 씨가 만재도의 홍합 맛이 그리웠는지 겨울에 민박집 아저씨에게 
몇 봉지를 부탁한다기에 주소를 불러보라니 아차, 하곤 뚝, 끊고 말았다니 
그런 멍청한 인간에게 당한 멍청이들은 또 뭔지.................
“내가 그놈한테 사기를 당하고 남은 건 10미터 장대하고 간여 포인트 하나밖에 없어.......”
서 씨 아저씨와 어느 날 간여에 함께 내리게 되었는데 이상한 푸념을 한다…….
'그래, 간여 포인트 하나에 십억이 넘는 돈이 들었다고?' 
'그것도 내가 알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르던데? '
'이 자리가 발밑으로는 수심이 삼십 미터가 넘기에 돌돔을 잡으려면 그날그날, 
돌돔의 기분에 따라 떨굼 방식으로 공략을 해야 하는 자리로 고정 장대로는
 재수가 좋은 날을 만나야만 잡을 수가 있는 건데 우연히 그날이 맞아 떨어졌었나 보오……. '
'또 진짜 자리는 다른 방향으로 알고 있고, 내가 처음에 간여 포인트를 김 씨에게 알려주고 
데리고 내린 것도 나였는데 결국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다른 놈이 챙겼소 그려…….'
'앞으로는 나도 공짜로 모든 것을 알려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드니 월사금을 내게도 좀 주시지 그라요? '
'그놈한테 준 몇 백분의 일인 천만 원씩만 준 다해도 내가 얼씨구 하고 가르쳐 드리리다.…….'
서 씨 아저씨는 그 후로 세상을 비관하게 되었는지, 모든 것을 날로 먹기로 작정을 하였는지 
형편이 점점 어려워져 가는지 미적지근한 캔 맥주 하나 건네주는 일이 없었는데
김 씨 보다 수로 보아도 몇 수가 위인 나를 왜 우습게 보는 건지 알 수가 없다. -,,-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당선이 되면 부산에서 가장 복잡한 길거리를 팬티바람으로 벌거벗고 
뛰는 세레머니로 그 기쁨을 표현하겠다는 멍청이도 있던데 셈이나 밝은 놈이기에 그런 소리를 할까?
낚시라는 즐거운 취미로 만난 사이에 검은물이 섞인 돈 거래는 사람도 잃고 돈도 잃나니
역시 취미는 취미로 끝나고, 낚시는 낚시로 끝내야 하나니…….






밤 아홉시도 안 되어 집에 도착했으니 만재도를 다닌 이래 가장 빨리 집에 왔는가 보다. 
잘 도착했다는 전화를 노선장과 민박집 아저씨에게 하니 그저, 고맙다고 했다. 
짐 보따리들을 내려놓고 대충 정리를 해놓고 집으로 올라가야겠는데 이 비닐봉지는 또 뭐람? 
민박집 아줌마가 나물반찬도 해먹고 끓여도 먹으라고 만재도산 고사리와 칡뿌리 말린 것과 
홍합 두 봉지며 말려 두었던 찬고기를 몇 마리 넣었나 보다……. 
땀기가 남아 있는 급한 빨래거리와 물기가 있는 것들과 염기 서린 도구들을
거처에 대충 널어놓고 눈에 띄는 소품들도 대강 자리를 찾아주고 당장, 내일 아침에 먹을 
고기 몇 마리만 꺼내어 집으로 갖고 올라가며 노모가 계신 방에 먼저 들러 무탈하게 
다녀왔음을 고하고,  시원하게 샤워꼭지에서 쏟아지는 물벼락을 맞으며 이런 스위트 홈을 놔두고 
많은 시간과 비용을 써가며 무슨 고생을 하다 온 걸까? 
한창적에는 화장품 판매사원이 팔아먹을 것이 하나도 없기에 들를 필요가 없다며 놀라워했던
젊은날의 미모가 아직도 남아 있는 육지의 미녀인 마나님을 곁에 놔두고 잡지도 못한 바다의 미녀를 
잡아보겠다고 집을 나섰으니 내가 도 얼마나 어리석은 짓을 하고 왔단말이고????
며칠이 지나고 피로가 풀리면 다시 도질 못된 고질병일지도 모르겠지만 당장에는 저 고생스러운 
무겁고 귀찮았던 많은 짐들을 바닷물 속에 처박아 넣고 오지 못했음을 후회하며 단잠에 빠져 들었다.
‘매번 제 날짜에 온 적이 없다’며 마나님의 잔소리가 시작됐지만 
자장가로 들리는 것이 무척이나 고단했는가보다…….
‘자장가 같은 잔소리는 그만하고 돌돔(?)과 볼락은 내일 아침 딸내미 반찬하여 밥먹여 보내고 
빨간 되미는 어머니가 좋아하시니 맛나게 졸이던지 튀겨 보라구~~~~~~~‘
“잘 났어~~~~~ 정말~!!!!!!!!!!!!!!!!!!!!!!”
“잘 나고, 말고, 고기 잡기가 얼마나 힘든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