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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담긴 조행기/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5. 만재도의 6박7일 (가끔은 고기를 잡아야지......)

by 찌매듭 2013. 8. 16.


씻고, 닦고, 마시고, 먹고……. 신선놀음이 따로 없어 보이겠다만 
항상 물 부족이 심각한 섬이다 보니 찾는 사람들이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어느 섬이나 물이 솟는 곳이면 사람이 살아왔는데 만재도도 우물이 두 개나 있기에 
오래전부터 사람이 살아왔을 것이다 앞쪽에 있는 우물은 허드렛물로 썼고 길가에 있는 
노천우물은 간단하게 몸이나 씻는 동내 공용 터가 되었지만 십 여년전만해도 나무뚜껑을 만들어 
자물쇠를 채워놓고 자기식구들만 사용하는 살벌한 물통으로 물이 시원하긴 하지만 장구벌레도 
함께 살기에 식용으로는 사용할 수가 없지만 섬사람에게는 소중한 물 창고였다.
바닷물을 담수화하는 시설이 들어서며 머리로 이어 나르던 뒷개의 만재도 생명줄이었던
우물이 섬사람들에게도 점차 잊혀져갔고 사용하게 되지 않다보니 오염되고 말라버려 
맑은 물이 넘치던 우물은 팔도 닿지 않게 바닥이 낮아져 간지도 오래되었다.
초기에는 멋도 모르고 맑은 우물물이 위로 넘쳐흐르기에 바가지로 푹, 퍼서 
몸에 뒤집어쓰면 상당히 시원했는데 간신히 지팡이에 늙은 몸을 의지하여 
지나가던 할머니가 보고는 갑자기 어디서 그런 힘이 솟았는지 큰소리로 고함을 치면서 
지팡이를 휘두르며 쫓아오기에 기겁을 하고 도망갔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에이, 천하에 고연 놈들……. 그 우물이 어떤 우물인데 이 섬의 생명줄인 
 신성한 우물에서 등목을 허고 지랄이여? 나쁜 놈들 같으니라고~~~~~”
툭, 하면 고장 나는 담수설비 고장으로 저장해 두었던 물탱크 물을 많이 사용하는데 
뒤꼍에 올려놓은 물탱크의 낙차 높이만큼만 힘을 쓰다 보니 아기 오줌보다 
가느다란 굵기로 수도꼭지에서 흘러나왔지만 샤워기를 걸어 놓으면 더 힘을 못 쓰다 보니 
또 절반으로 가늘어져 버렸다……. 
요령이 생기다 보니 몸을 씻자하면 먼저 온몸에 물 칠을 하고 비누칠만 하여 
거품샤워를 하고는 대야를 놓고 두발로 그 속에 들어가 서서 씻깃 물을 모아서 
벗어놓은 속옷을 한번 빨고, 그 후에 헹구어야 시간도 덜 들고 물도 알뜰하게 
사용할 수가 있는데 만재도를 간다면 여벌의 옷을 여러 벌 가지고 가서 
벗어던져 두었다가 한 번에 빨던가, 집으로 가져와서 빨던가 하는 것이 더 편리하다.
십년을 따라 다닌 일행이 아직도 파악이 안되는지 한두 벌의 옷만 가져가서는 
빨아 널어 두었다가 오후에 마르면 다시 입고 나가려고 했었기에 웃통을 드러낸 
팬티바람으로 널브러져 있다가 아저씨의 눈총도 받고 젊은이에게 핀잔을 듣고서야 
사태파악을 하고 멋적은채 긴 옷을 입고 지내야했으니 아직도 원도권 낚시여행에 
적응하려면 십년은 더 있어야 할지.........
다른 집들은 물 부족 현상이 덜하기도 하고 시원하게 수도꼭지를 타고 떨어진다는데 
그 집의 물탱크는 약간이라도 높은 위치에 놓여 있어서 일게다.
초등학교를 개조하여 동내공동민박으로 사용하는 펜션은 시설이 약간, 낫긴 하지만 
그곳에서 더운 날 방파제까지 걸어 다니면서 배를 타자니 또, 좀, 껍껍한 면도 있을걸?
일행 하나는 기다리느니 아래쪽에 있는 우물가에서 옷을 입은 채 물을 퍼붓고 왔고 
다른 사람은 마침, 조상 묘에 벌초를 왔다기에 일 년 만에 문을 연, 아랫집의 우물에서 
찬물을 뒤집어쓰고 개운한 기색으로 돌아왔다
뒤에 씻으려고 기다리는 이가 아무도 없었니 물통 두 개에 미리 물을 받아 두었다가 
바가지로 마구 퍼부었으니 나 또한 시원했고…….
세탁기가 최신형으로 바뀌었던데 물 공급이 안 되니 세탁기능은 사용도 못해보고 
물기나 짜내는 짤 순이 역할밖에 못하는 저 물건은 아들이 보냈을까? 딸이 보냈을까?



쏘가리 낚시를 다니면서 뜯어왔던 산나물들을 말려두었다가 서너 봉지를 가지고 오긴 했지만 
매끼니 마다 고사리며 나물반찬이 올라오니 저건 또 어디서 나온 걸까?
손바닥만 한 섬이라 해도 염소가 뜯지 못한 칡넝쿨도 있어 어한기때 채취해 두었고 
고사리도 꺾어서 말려 두었던 것을 나물반찬을 좋아한다기에 끼니마다 해내는 것이라고 했다. 
아마도, 우리가 가는 날이면 고사리며 나물 말린 것이 동이 나지 않을까?
몇 대나 심었기에 고추조림이며 잎나물도 나오는지 물어보니 이것저것 반찬을 해내려다 보니 
솎아도 보고 훑어도 보았다고 아줌마가 수줍게 입을 가렸다.
오래전 태도에서도 고춧잎 반찬이 한 접시 올라온 적이 있었는데 뒤꼍에서 본 
여나 무대의 고추에서 간추려서 만들어 낸 것이라 했는데 선장이 가장 좋아 하는 
반찬이었지만 손님상에 올린 것이라기에 연실 젓가락을 갖다 대는 후배에게 
먹지 말라고 눈짓을 했었는데 눈치도 없는 녀석은 섬에 웬 고춧잎나물이냐며 
주책없이 먹어대고 있던 참이었다. 우리야 뭍에 나가면 얼마든지 먹을 수가 있지만 
섬에서는 한 접시를 만들려면 한 계절이 가야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목포에서 식당을 하고 있는 노선장의 작은 아들이 휴가 겸, 식자재를 가져가기위하여 
아침배로 들어왔다. 작은 엄마에게 커피를 한잔 달라면서 두런두런 이야기 소리에 
잠이 깨었는데 진도에서 온 손님과 함께 온 모양이다.
커피 한잔을 들고 와서는 지난번에 농어를 낚던 이야기를 꺼냈는데 그날은 
아무리 루어를 던져도 농어가 물어주지를 않았지만 방군 여 쪽의 간출여 앞에서만 
특정루어를 물고 나왔다며 그런 루어를 구할 수 없느냐고 했는데 사진을 보니 
예전에 쓰던 닭털루어를 약간 개조해서 만든 형태였다.
오래전에 선배가 기존의 닭털루어에 약간 가미를 하여 만들었던 것으로 
그 후로도 이리 저리 손을 보아 효과를 보기도 했던 것이 상품화된 모양인데
떠나오기 전에 만들어 두었던 것을 열 댓 개 가지고 왔는데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면서 
점점 편리하게 개조가 되었으니 여러 명의 머리 씀이 합쳐지면 점점 고기가 숨을 곳이 어디일꼬????



오늘은 민박집 아저씨도 낚시를 가겠단다. 오후의 잠간낚시로 우럭을 잡아다 놓을 테니 
내일은 우럭을 맛을 보라며 미끼로 쓸 멸치, 서른두 마리를 들고 홈통진 갯바위에 먼저 내렸다
바람이 덜 덤벼들고 너울이 없을 잔잔한 자리를 골라야했으니 본섬 쪽의 
후미진 자리를 한군데 골라 내렸는데 삼일동안 지나다니면서 사람이 있는 것을 
본적이 없으니 자리도 깨끗할 게다만. 누군가가 피신 차 다녀갔었던지 반 이상 
남은 물병과 뜯지도 않은 과자 한 봉지를 던져 놓고 갔는데 제 딴에는 뒷사람을 위한 
알량한 자비를 베풀고 갔다고 생각했겠지만 이 역시 쓰레기가 아니겠는지…….
다음사람이 오면 남겨두고 가서 고맙다고 먹을까? 아니면 상한 것이 아닐까 의심하고 
안 먹고 그냥 쓰레기를 버리고 갔다며 욕을 할까…….
대부분이 후자일 것이다. 낚시를 하려고 온 다음 사람은 한나절이 됐던, 하룻밤이 됐던 
자기가 먹고 마실 물이나 음식을 가져왔을 것이다. 
짐이 되고 귀찮으니까 버리고 갔을 텐데 생각하는 척 하기는........
뜨거운 갯바위에서 데워졌다 식기를 반복했을 페트병 속의 물에는 항간에서 
논란이 된 발암물질이 잔뜩 녹아나와 물맛까지 이상하게 만들어 놨을 것이다.
오래전에 잠실벌에 커다란 현대식 시설물이 들어섰다기에 구경을 갔다가
식당코너에 가보니 요즘과는 달리 김밥의 양끝을 잘라내고 주고 있었는데
꼬투리는 따로 모아서 백화점의 판매원과 직원들에게 100원인가에 팔고 있었는데 
두 사람이 충분히 먹을 양이었으니 자판기의 커피를 후식으로 먹어도 오백 원도 안 드니, 
이런 알뜰한 방법도 있구나. 고개를 끄덕이는데 뒷자리에 아가씨 둘이 앉더니 한명은 
김밥을 사오고 한명은 커피를 뽑아왔는데 이런 대형 백화점에 근무를 하면 물보다 
커피를 먹는가보다 했더니 이상한 대화를 이어갔다.
‘난 물은 물병에 담긴 물은 절대로 안 사 먹어……. 이상한 플라스틱 맛이 나더라고…….
 아마 뒷마당에 쌓아두었다가 햇볕에 달궈진 물이 제대로 식지를 않아 그런가봐 찝찝해…….’
무얼 제대로 알아서가 하는 말이 아니었다. 지금같이 인터넷도 없었고 웰빙이란 단어조차 
없을 때였으니 방송이나 뉴스에서 조차 듣지도 못했을 때였다.
생각해 보니 나도 플라스틱이 녹아내린 맛이 느껴지는 물을 가끔 먹었다는 생각이 난다.
여러 날의 일정으로 민물의 댐 낚시를 다닐 때에는 집을 떠나 객지에서 물을 갈아 먹으면 
배탈이 난다고 사나흘을 먹을 수돗물을 담아가지고 다녔는데 그때만해도
지방의 우물들이 위생관리가 제대로 안되어 빗물이 들어가고 뚜껑도 없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선배가 물병을 꺼내어 한 모금 물을 마시고 건네주면서 수돗물이니 괜찮다며 안심하고 먹으라고 했다. 
이상하게 생긴, 처음 보는 플라스틱 물병은 대사관에 근무하는 자기부인이 호텔과 대한항공에만 납품하는 
제주도산 물을 담아온 물병이라고 했는데 그것이 지금은 흔하다 못해 심각한 쓰레기 문제가 된 페트병이었다. 
사람들마다 그 이상하고 신기해 보이는 물병을 두어 개만 구해달라며 돼지갈비에 소주를 사줘가며 
부탁을 하던 귀하신 몸이었다. 
뜨거운 햇빛아래 노출된 생수병이나 재사용하는 페트병에서 검출되는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문제라는 기사가 자주 보도되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길거리 마트마다 여전히 
뙈악볕에 생수병을 쌓아놓고 팔고 있다.
서 씨 아저씨는 차안에 물이 가득 담긴 페트병을 매달아 놓고 다닌다.
언젠가 한 모금 마시니 특유의 플라스틱 맛이 나기에 며칠을 매달아 두고 다녔기에 
맛이 이러냐니 아침에 담아온 약수라는데, 그럼, 물병도 재활용? 
한 달을 써도 끄떡이 없고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구멍에 매달아두면 뜨거워졌던 물도 
금방 시원해진다며 처음에는 플라스틱 맛이 나는지 모르겠지만 식으면 없어진단다.......
아저씨는 방송이나 신문도 안 보는지? 
페트병은 기하급수적으로 세균이 늘어나기에 식당에서는 재활용을 금한지가 오래되었다니 
그런 기사를 본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고 도통 관심도 없기에 알지도 못한다고 하여 
또 한 번 소 귀에 경을 읽은 셈이 외었는데 물병을 알루미늄 병이나 금속 병으로 
바꾸라고 했지만 아직도 씩씩하게 달고 다닌다……. 자주 마시는 이슬 병으로 바꾸어도 될 텐데.....
가까운 산에 자주 간다기에 따라가 보니 비호같이 가기에 뒤따라가기가 바빴는데 
저만큼씩 먼저 가서 기다리는 것이 산행은 자주하는 모양이다 만 내려갈 적에는 
쿵쾅거리며 단번에 달려 내려가던데 저 영감쟁이는  산행 사고의 대부분이 
하산(下山)때 생긴다. 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그리 뛰어 내려가면 무릎에 이상이 올수가 있기에 천천히 내려가야 한다니 
자기는 올라가는데 두 시간, 내려오는 덴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며 큰소리를 쳤는데 
얼마 후에는 관절이 나갔다고 병원을 다녀왔다며 무릎 조심을 해야겠단다.



좋은 자리지만 삼일이나 계속 한자리를 지켰었기에 지겨워진 자리로 반갑게 손을 흔들던 
오랜만에 보는 진도에서 들어온 명인낚시배의 손님들도 자리를 찾아 갔다. 
오늘 내리게 된 자리는 넙데데한 것이 편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는 곳인데다가 
흘린 밑밥도 없는 것이 자연적인 청소기가 가끔씩 훑어 주기도 하는 곳으로 
보기에는, 또 알기에도 별로 인기가 없는 자리라지만 나름대로 방법만 알면 
하룻밤이 심심치 않도록 잔재미가 있는 곳인데 6미터짜리 장대로도 되는 곳이었지만 
뜰채를 사용하지 않고 들어 올리려고 목줄을 짧게 한 7미터짜리 장대도 같이 펴들었다. 
먼저, 반찬거리로 훌륭한 줄무늬 고기가 두어 마리 올라왔고 이상한 당김이 있었기에 설
마 했던 고기는 역시나 감성돔이었다.
좀 더 커서 오년쯤 후에나 다시 보자고 몸에 멍이 들지 않도록 살며시 돌려보냈고 
바늘보다 작아 보이는 겁 없는 아기우럭도 돌려보내며 가방정리를 하다 보니 
비상용으로 가지고 다니는 핫팩이 눈에 뜨여서 실소를 하였다만 어느 해인가는 
한여름 밤에 냉기가 돌아 이를 부딪으며 벌벌 떨면서 밤을 새운 기억이 있기에 
알루미늄으로 된 보온담요와 함께 몇 개의 핫팩도 필수품이 되었다.
바깥기온은 30도, 표층 수온 20도, 바닥수온도 20도…….
모든 것이 좋으니 잠이 달아나도록 커피를 대접으로 끓여 마셔봐야겠는데
눈곱의 반만큼은 녹용성분이 들었다는 커피 한잔이 더 좋지 않겠어?!
건너편에 서 씨 아저씨와 짝을 이뤄 내린 선장의 아들이 있는 곳도 무슨 고기가 
자주 물리는지 연실 불빛이 번뜩거렸고 그 불빛에 뜰채가 내려졌다 올라갔다 
바쁜 광경이 보였는데 이곳에도 고기가 나오는데 저곳이라면 더 잘 잡히지 않겠어? 
이런저런 고기가 잠을 쫓아 주었기에 혹시나 밤늦게 수온이 변하여 입질이 끊기울까봐, 
늦도록 저녁밥을 안 먹고 있다가 자정이 가까워서야 도시락을 펼쳐 들었지만 받
침대에 걸어 놓은 낚싯대가 지긋이 내리꽂히는 모습에 챔질을 해보니 제법 묵직한 것이 
뜰채를 사용해야하려나 보다…….
고기의 힘을 빼고는 뜰채 안에 담아 오니 정군이 피식 웃어대며 
‘우럭인가 본데, 그깟 고기 그냥 들어 올리지 힘들게 무슨 뜰채 질이냐’ 더니 고기의 크기를 보고는 
'뜰채를 안 댔으면 낚싯대가 나갈만한 크기구먼요…….쩝쩝……. 쏘리. 쏘리. 아임쏘립니다~~~~!!!’
미워서라도 한 가지를 가르쳐 주지 말아야겠다.
지난번에 뒤에서 고기를 잡는 것을 한동안 보다간 똑같은 낚싯대를 구입하겠다며 
달려와서 장만을 했었는데 경사가 심한 자리에서 미끼가 달린 채 걸어놓고 자리를 비웠다가 
알 수 없는 고기가 끌고 나가 한 번도 사용해 보지 못하고 낚싯대를 잃어버렸다간 이번에 
같은 것을 다시 장만해서 갖고 온 내 것과 같은 낚싯대를 펼쳐들고 있었는데 사용법을 
다 이해를 못하고 있는가 보다. 수심이 여유가 있으니 입질이 약게 보일 때 사용하라고 
포경수술과 함께 별단의 채비를 해주었기에 짧은 막대찌를 달아 본 모양인데 저렇게 물이 
휘돌아 찌가 제자리를 맴돌 때는 그냥 맥낚시형식이 낫겠는데 제멋대로 까불며 돌아다니는 찌를 
마냥 들여다보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인데 그러다 언제, 쿨러 가득이 고기를 채우겠노?
자정이 훨씬 넘자, 고기의 입질도 뜸해졌고 난리를 치던 건너편도 어디에서 허리를 펴고 있는지 
움직이는 불빛도 없어져 버렸다
깔개가 없어도 낮에 달구어졌던 갯바위가 적당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었으니 그대로 누워도 
몸이 굳지도 않겠기에 별 하나 나하나 별둘 나둘, 하늘엔 별들이 너무 많아 절반에 절반도 못 세고 
깜빡 잠이 들었던가. 본데 모기도 없으니 이런 명당자리가 세상에 또, 어디 있겠는가 말이다.......




‘후드득~!!!!’
빗방울이 떨어지기에 눈을 떠보니 희끄무레하게 날이 밝아오기 시작했는데 
우비까지는 아니어도 우산은 펼쳐 들어야하려나 보다…….
‘번쩍~!!!!!!!!!!!’ 
‘원, 투, 스리, 포,,,,,,,,, 일레븐, 투엘브......’
‘우당탕, 꾸당탕.......’
열둘을 세니 5킬로미터 안에 썬더볼트 현상 발생.......
고기가 모두 숨어 버렸을 테니 낚시도 틀려먹었고…….
빗속에 고생하겠다고 민박집 아저씨가 서둘러 배를 보내올 것이 뻔하니
어서 짐이나 싸자고…… 그칠 비가 아니야.......
출출한데 컵라면이나 끓여먹고…….
가만있어라........ 열려라 참깨라고 이걸, 어제 일찍 먹었으면
보물 창고 문이 열려 더 큰 재미를 보았을지도 모르는 뎅......^^;;
아침타임을 기대하던 정군이 아쉬운듯 대를 접자 손님들을 태우러 가는 배가 번개같이 지나갔다........
건너편에서는 낚싯대가 부러지고 채비가 연거푸 끊기어 나갔지만
왕볼락에 제법 큰 상사리로 초저녁부터 융단폭격을 받아 넉아웃이 되어
밤이 깊기도 전에  체력이 고갈되어 낚시대를 접어 놓고 잠을 잤다고 했다.
(미련한 곰탱이들 같으니라고........ )
여러 날의 일정 속에서 단 한 번의 대박의 날을 만나기 위하여 칼을 가는 것인데
떡을 입에 물려주어도 못 먹고 뱉어 내다니..........
남아돌아 다시 갖고 들어가더라도 황금타임을 위하여 고칼로리 먹을거리를 준비해 두었다가 
밥 먹을 시간도 안주겠다고 고기가 덤벼든다면 같이 간편하게 마시고 먹어가며 그 순간에 
모든 것을 올인 해야 하는데 캔 맥주 하나에 달랑 도시락 하나만 가지고 맹물을 마셔가며 
밤을 새우려고 하면 체력이 딸릴텐데 많은 비용과 시간을 내어 온 보람이 허무하질 않겠나?!
발밑에서부터 고기가 물리기에 돌돔 긴 장대가 너무 무거워 뒷부분 몇 토막을 빼내고 
짧게 만들어 사용하다가 큰 고기가 물었는지 움켜쥔 부분이 으스러졌다고 했다.......
“?????? 그럼, 빼낸 낚싯대에 테이프도 안 감고 사용했단 말이오????”
“낚싯대 손잡이 부분이 두터운 것이 이유가 있는 것이고 마개가 있어야 진공상태가 이루어져 
 큰 고기가 물어도 으스러지질 않는 거유......”
“페트병 마개를 열고 누르면 찌그러지지만 마개를 막고 누르면 형태가 유지되는 이유와 같소 그려........”
“ ????????? ”
(또 한 번 소귀에 경을 읽고만겐지.........)
‘빗속에 얼 마나들 고생들을 하셨소.~~~?’
‘고기들은 제법 잡았네?????’
탈진을 해서 힘이 없으니 잡은 고기를 손질해 달라고 맡겨 놓고는 올라가버렸기에
디스크로 고생하는 아저씨가 기어코 한마디 중얼거렸다나보다.......
‘아무래도 버릇을 잘못 들였어......... 제 고기는 제가 손질해야지 누구더러 손질을해 달라는 거여?????’
‘다른 집에 가봐, 누가 손질해 주나, 같이 손질을 하던지 해야지…….’
옆에 있던 정 군이 놀라서 혼자서 고기 손질을 하겠다고 하니, 
“너와 매듭님은 빼고……. 다른 사람들 말이야……. -,,-  흥~!!!!!”
집에 돌아와 보니 그릇마다 늘어놓은 것이 빗물을 받기 위해서렷다?!
밀린 빨래를 해놓고 깔끔하니 면도까지 마치고 나니 어제 저녁에 멸치미끼로 
아저씨가 무엇을 잡아 왔는지 궁금해 졌다…….
‘어제 무엇을 잡아왔수?????’
‘이따, 밥상을 보면 알 테지.......’
싱그레 웃기에 무엇인가 자신만만한 것이 있는가. 했더니
우럭매운탕만 올라왔는데 손바닥만 한 크기였다…….
‘회는??????’
‘회가 어디 있어? 저런 것만 잡았는데.......’
‘그러면서 무얼 보여주겠다고 큰소릴 쳤수????’
‘엊저녁에도 기상이 비슷하기에 우럭 굴에나 들어간 나밖에 못 잡을 줄 알았었지......-,,- ’
아침밥상에는 우리가 낚아온 왕볼락이 회로 변하였으니 점심밥상에는 어디 가서 
농어를 잡아오던지 빌려오던지 마음대로 하라고 소리를 쳐놓고 단잠에 빠져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