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담긴 조행기/외연도+무창포
7전 8기, 서해참돔 (슬럼프를 벗어나... )
by 찌매듭
2009. 6. 25.
![](https://t1.daumcdn.net/blogfile/fs8/16_blog_2009_06_25_16_51_4a432c98c2604?x-content-disposition=inline)
여덟 번 만에 정신을 차렸으니 이제는 고기구경 좀 제대로 하려나?
땀이 제법 쏟아지는 것이 수온도 정상을 찾은듯하고
아직 조물주에게서 배당 받은 고기도 남은듯도 하니 8월이 오기 전에
선장의 부름에 또 한 번 큰소리로 화답 해볼까나?
낚시점에 도착하니 하얀색으로 복장을 갖춘 꾼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모자며, 옷이며 구명조끼에 신발까지……. 앙드레의 친척일까?
보는 입장에서는 시원하게 느껴지지만 겉 관리에 신경이 쓰일 본인들은
불편하기만 할텐데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랑스런 모습은 결코 아닐성싶다…….
매상을 올려야하는 점주는 처음 오신듯한데 이 지역의
낚시방법을 잘 아시는가 물으며 혹시, 준비가 안 된 소품등이 있으면
채비를 알려 주겠다고 했지만,
‘우리는 전국 어디에 데려다 놓아도 척, 척, 알아서 낚시를 할 수 있는
전 유동에서 잠수 찌까지 모든 기법과 장비가 완벽하게 갖추어진
올라운드 플레이어실력의 전천후 낚시꾼이니까 걱정을 말라‘ 며
차에 오르는 모습을 보니 낚시복과 구명조끼에 부착된 로고가 눈에 들어왔다.
낚시용품을 만드는 큰 회사의 필드 테스터 겸, 프로낚시인들이라고 한다.
(어쩐지 차려입은 것이 멋지다 했더니만........)
오늘은 등대 앞으로 배를 몰았는데 이미 몇 해 전에 자리를 찾아두고
간을 보고 뜸을 들이다가 공개를 하게 된 곳으로 감칠맛 나는 묵은지 포인트 답게
마릿수와 대물들이 설쳐대는 일급 포인트다.
날이 밝기 전에 닻을 내려놓고 끓여 내온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무심코 뒤를 돌아보니 디카를 들이댄 선장이 셔터를 눌러댔다.
“해 들릴게 이것밖에 없네요.……. 늘, 감사한 마음이에요……. ^^”
金선장과는 5년도 넘게 외연도의 농어와 참돔 포인트들을 찾아다녔고
화사도의 홍합 여에서도 호젓하게 밤낚시를 해가며 밤을 지새웠었다.
오천 항에서 음식점을 했다던 金 선장이 머리를 식히겠다며
무창포로 감성돔 낚시를 다니기 시작하다가 마침 나온 낚시점을
인수를 하면서 배도 한척 진수하게 되었기에 배의 성능도
테스트 해볼 겸, 외연도와 화사도의 포인트를 찾아 나섰다가
외연도의 충무도 앞에서 밤낚시를 하게 되었는데 갯바위에서 할 때와는 달리
사뭇 물방향이 달랐다.
섬전체가 어느 정도 떨어진 곳에서부터는 가거도 같이 갑자기
수심이 깊어졌는데 그렇기에 발밑에서 입질이 닿으면 목줄이
끊기우곤 했던 이유를 자세히 알게 되었다.
농어루어낚시를 해보면 갯바위의 줄기에 걸려 원줄이 끊어지곤 했던
손가락 같은 모양새의 물골줄기도 여러 갈래였기에 비싼 루어, 참, 많이도 잃어버렸었다.
화사도의 홍합여 부근에서 밤낚시를 하게 된 것도 인수인계를 위하여
전임자와 후임자가 배의 시운전에 나선 날, 낚시를 해보니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정체불명의 이상한 대물들이 설쳐댄다는 소리를 듣고
어느 날 두 선장과 함께 낚시를 가보게 되었는데 제법 큼지막한 참돔을
걸어보곤 부풀려서 이야기를 하는가보다 무심히 생각했었다.
옆에 서 있던 趙씨의 낚싯대가 순식간에 꺾어지며 동강이가 나는 것을
보고서야 제법 한 덩치 하는 참돔이 있겠다 싶어 강하다고 소문난
해원사의 3호대를 펴들고 6호 목줄을 사용했는데 제대로 손도 써보지 못하고
목줄이 너덜 덜, 해지며 끊어져 나가기에 7호로 바꾸었지만 이 역시 후덜덜…….
도대체 뭐야???
낚싯대만 부러트리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었을까?
“봐유……. 내말이 맞쥬???”
趙선장이 억울한 말투로 아쉬움을 건네 왔지만 고소하다는 눈빛을 내가 왜 모를까……. -_-;;
들어나는 수중여근처가 험악한 지형이다 보니 쓸림이 있겠다 싶어
드랙도 많이 잠근 편이었고 참돔이라면 손쓸 사이도 없이 무자비한
횡포를 부리지도 않겠는데 도대체 무슨 고기일까?
부시리? 참돔? 만재도에서 본 미터 급 우럭? 강화도에서 본 160짜리 농어?
물이 멈추었던 시간이었고 목줄이 걸레가 되었으니 혹시……. 7짜 급 돌돔?
조금물때를 택한 밤낚시로 괴물의 정체를 밝혀보기로 하고
해 지기 전에 달려가 닻줄을 든든히 걸어놓고 몇 마리의 참돔을
어두워지기전에 낚았지만 별다른 기미가 없었는데 흐르던 물이
완전히 멈춰 섰는지 일어선 찌가 흘러가지 않는 것을 느끼는 순간,
순식간에 막대찌가 발밑에서 사라져 버렸다.
뒷줄을 정리하지도 못한 순간이었기에 황급히 챔질을 해보았지만
헐렁한 느낌과 썩은 새끼줄같이 목줄이 ‘툭~!’ 끊기어 나갔고 혹시나 해서
가지고 왔던 8호 줄로 한 단계 업하여 내리웠지만 또 다시 목줄이
걸레가 되고 말았다.
한 뼘의 케블라 줄을 덧달고 청개비 몇 마리를 꾀어 보았는데
연실 끊어져 나가는 것이 아무래도 돌돔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밖에 없었는데 부시리라면 밤에 청개비를 물고
늘어지지는 않았을 테고 참돔이나 농어였다면 순간적인 스퍼트가
그렇게 빠를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잠시 멍하니 서서 어찌 대처해야할까를 생각하다 보니
물이 흐르기 시작했고 이번에는 요상한 입질이 막대찌에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사르르, 잠기기도 하고
어떤 때는 시원하게 들어가기도 했지만 이리 채보고 저리채보아도
걸림이 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요술나라의 멸치까지 설쳐대는 것이 아닐까?
참돔이 몇 마리 더 물려 나왔지만 어느 정도 채비가 흘러가서였고
발밑을 벗어나기 전에 나타나는 요상한 입질은 또 어떤 고기일까?
(찌가 또 끌려 들어간다............. )
가슴이 저리도록 참고 참으며 견제를 해보다가 이상한 느낌이 닿아
채 보았더니 무언가가 달려 나오긴 하는데 감각이 영…….
시원치 않은데....... 이건 또 뭐람?
(허~걱~~~~~~!!!!!!!! 에구머니나~?????? )
자잘한 우럭이라도 물렸나했더니, 너덜한 것이 비닐 조각이 걸렸나보다......
번쩍 들어 올려 불을 비춰본 순간, 후닥닥 튀기도 하기에 깜짝 놀랐는데
샛노란 것이 황금박쥐가 아니겠어?
황금박쥐가 가마우지 처럼 물속에까지 먹이활동에 나섰다가
지렁이를 물고 늘어졌을까?
이건 또 뭐여? 들여다 보니, 치자 물을 듬뿍, 들인 것같이 샛노란 참조기였다.
자라보고 놀라면 소똥보고도 놀란다더니 예전에 박쥐한테 놀란 적이 있었나?
계속해서 그만한 크기의 조기들이 물려나왔다가 물살이 빨라지자
그나마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다음번에는 돌돔 원투 대를 갖고 와서 복사초 스타일로
낚시를 해보아야겠다고 별렀지만 낚시점이 자리를 잡고
서해안 참돔낚시가 괘도에 오르면서 부터는 밀리는 손님들로
밤낚시까지 하지 않더라도 밑밥에 동요하는 고기의 움직임이
많다보니 그 괴물의 존재를 잊고 있는 요즘이다…….
호도, 녹도의 불빛들이 꺼지고 날이 밝으며 고기들이 물어대기 시작했는데
첫 번째로 모습을 보인 것이 역시나, 서해안 감초인 감팽이 나리를 시작으로
참돔이 걸려나왔고 광어도 걸려나오는 것이 시작부터 호쾌한 날이다.
도대체 어떤 놈이 저주를 걸었던 건지 마법의 찌꺼기에서 무사히 빠져나와
슬럼프를 완전히 벗어던지고 몇 마리 더 고기 구경을 할 수가 있었지만
해가 머리위에 이르면서는 한여름 복더위를 방불케 하는 괴로움에 쓰러질 지경이다.
“낚시대좀 들어보세요!”
“??????”
선두에 있던 체격 좋은 아저씨가 소리를 치기에 채비가 걸리는가 싶어
낚싯대를 번쩍 치켜들고 잠시 멈칫했는데…….
“알았어.~~~~~~~!!!!”
무얼 알았다는 건지 잠시 후에는 참돔이며 광어를 연속으로 끌어냈다.
앞쪽에서 낚시를 하던 조수 아저씨는 삼치에게 줄을 끊기었지만
나에게 걸려든 운 나쁜 삼치들은 입술에 바늘이 걸렸으니 오늘은
삼치회도 먹어보겠구나.…….
조수아저씨가 오늘도 솜씨를 발휘하여 먹음직스럽게 상을 봐놓았지만
하얀 백조 차림의 프로꾼들은 선실의 그늘 안에서 나올 생각도 안는 것이
너무 더운 날씨에 완전히 전의를 상실하더니 식욕까지 잃어버렸나보다…….
아까 소리를 질렀던 아저씨가 참고가 되었다며 잔을 건네 왔는데
처음에는 감을 못 잡아 고기구경을 못하다가 채비를 확인하고는
서해안의 얕은 수심이라 얕보았는데 빠른 물살이 거제 홍도의 부시리 낚시와
다를 것이 없다며 그곳과 같이 줄줄이 봉돌을 사용하여 고기를 낚았다며
넘겨다본 효과가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혹시 땁뽀낚시를 다니시는가요?”
“홍도에도 가시는가 보죠?!”
“오래전에 몇 번 다니긴 했는데 그때는 배도 시원치 않았고
일기예보도 정확치 않던 시절이다 보니 멀미를 시작하면
그냥 섬에 내려 늘어지다 보니 가본지가 오래 되었습니다……. ^^;;
제가 아는 분들이 거제 홍도낚시에 푹~! 빠져서 자주 다니더군요.
함께 가자고 하지만 폐가 될까 걱정이고 돗벤자리가 나올 때라면
쌍 귀밑에를 붙이고 가볼 생각은 하고 있답니다.
그쪽 채비가 이곳과 비슷할 겝니다. “
자리가 비좁은 곳이다 보니 먼저 차지한 배가 아니면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없다보니 늦게 도착하여 눈치를 보던
배 두 척 중에 한척은 어디론가 가버렸고 또 한척은 멀찌감치 물러서서
닻을 내렸는데 물이 가득한 시간대에는 그곳에도 고기의 발길이 닿았는지
몇 마리를 낚아냈으나 물이 줄어들면서는 뒤로 물러나더니만
저~~~~~~~~~~만치, 멀어져갔다…….
오늘은 약간 더워서 그렇지 화창하고 맑은 날이다
수온 좋고, 물때 알맞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항상
오늘만 같다면야 얼마나 좋을꼬…….
오늘은 제법 수확이 쏠쏠한 것이 그동안 꾸어 먹은 고기를 갚고도
가져갈 고기가 제법인 것이 온 동내 제비들의 입을 다물게 해줄 날인가보다.
낚시점에 도착하여 얼음을 넣고 씻는 사이에 한 접시의 회가 또 등장했다.
낚싯대가 동강이가 났지만 즐거운 하루였다는 다른 배들의 조황도
푸짐한 날이었는데 전천후 올라운드 플레이어라던 하얀 앙드레 프로들은 어디로 갔을까?
계산은 새벽에 미리 하였기에, 뱃전에서 바로 가버렸다는데
수중 찌가 -1호 이상의 침력이 필요한 날이었는데도
절반도 안 되는 것을 가지고 덤벼들었으니 어찌 한마리라도
낚을 수가 있었겠냐며 서해안 참돔을 너무 깔보았다고
조수아저씨는 흥분을 한다.…….
運七技三 이라는,
노력을 해도 운이 돕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는 뜻으로
사람들이 흔히 자조적으로 내뱉는 말이지만 노력 없이는
운도 따르지 않는다는 건 또 몰랐나보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떠나 자기만의 알음은 잠시 접어두고
그 지역의 특성에 따라 접목하여 사용하는 것이 상책인 것을…….
추자의 하늘에 계실 홍사장이 아시면 혀를 차실게다...........
나에게 주어졌던 하루라는 시간들은 물리적인 시간개념이 아니라
삶에 견주어 시가 되어버린 시간들이다.
하루가 누적이 되어 인생이 되고,
또 그전체가 다시 하루로 환원되는
하루살이라는 말이 메마르게 느껴지는 이즈음에는
미래를 대비하지 않고 오직, 현재만 즐기려는
즉흥적인 삶을 경계하고 지적하는 자조적인 비유로도 동원되는데
오늘 하루가 인생의 유일한 날이라고 생각해본다면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에 진지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바다를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기쁨이 충만 된다는 거창한 표현보다는
정신적 만으로라도 우리의 건강을 채워준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질수가 있는 것으로
색상으로 심신을 치료한다는 컬러테라피의 효능이 알려졌지만
푸른 바닷물과 알록달록한 붉은색 계통이 대부분인 찌라는 물건도
색상의 조화가 제법인데, 그 붉은색을 가진 작은 물체가
깊고 깊은 푸른 바닷물 속으로 갑자기 사라져 버릴 때의 그 효능을
가늠키가 어찌 쉽다 고할 수 있을까.
도시에서 현대인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것은 너무나 힘들기만 하다.
그러다가 가끔씩이라도 산으로, 바다로 갈 수 있는 날이 너무나 좋은 것은
살았기에 살 수 있는 하루가 주어졌다는 것 자체가 큰 축복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