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담긴 조행기/외연도+무창포
외연도를 향하여......(잃어버린 참돔.)
by 찌매듭
2009. 6. 11.
![](https://t1.daumcdn.net/blogfile/fs8/17_blog_2009_06_11_14_30_4a30967f60af9?x-content-disposition=inline)
지난번에 무궁화 꽃을 그리도 잔뜩, 피웠었건만 포수아저씨와
뜨거운 하룻밤을 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어르신 한분이
질투의 화신으로 변하였는지 볼멘소리가 무선을 타고 흘러왔다.
"아니……. 외연도를 한 번 더 데려가 달라했는데 슬그머니 다녀오셨구먼?
이…….어린양........ 아니……늙어가는 양은 무척이나 섭섭하외다……."
"농어낚시를 가르쳐주었으니 독립을 할 수 있는 그 날까지
안내를 해주어야하는 것 아뇨~? “
가시가 채 발라지지 않은 듯 한 내리눌린 목소리가 귀에 걸리니 어쩌나.......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주니 빈 보따리에 꼭, 꼭 눌러 담아내놓으라고
떼씨움을 당한다는 말이 맞는가 보다 ^^;;
마침, 양주 쪽으로 이사 갔던 강 씨가 한양 길에 올랐다가 마주쳤기에
찻집에서 이야기 중이었는데 구미가 당긴 강 씨까지 나서겠다니
포수 아저씨와 외연도를 다녀온 지 사흘 만에 외연도를 다시 가게 생겼으니
바쁘게 생겼다........
낮 시간이 긴 여름철의 13물때라면 오후의 만조가 밝은 시간대에 걸리나
이번에는 어둠이 내려앉은 9시경에 만조가 되다보니 루어를 사용하여
농어를 낚기에는 불리할 것 같다. 루어가 안통하면 청개비를 이용한 찌낚시로
공략하기로 하고 수온도 제법 올랐으니 아침참에 참돔낚시를 하면 되겠다.
해무로 아침 첫배가 연일 결항되다보니 여유롭게 들어가고 나오는 것을
오후 배편을 이용하기로 하고 출발을 하려는 순간, 지난번에 외연도를 갔었던
지극히 모범적으로 출근을 했던 정상적인 꾼 하나와 우연히 통화를 하게 되었는데
급한 핑계를 대고 조퇴를 할 터이니 함께 가자는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왔는데
낚시가방이 있는 집으로 달려가 그를 함께 간다면 오후 뱃시간에 맞추어
도착을 못하겠다싶어 다음기회에 함께 하자며 통화를 끊고 출발을 하게 되었는데
못내 아쉬웠는지 긴 한숨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평택을 지나서 한가한 서해안 고속도로로 접어든 순간, ‘푸~앙~~~!!!!!!!!’
요란한 굉음과 함께 타이어 한 짝이 날아가 버렸는지 차가 기울었지만
차주인인 강 씨도 꾼이었는지라 순간적인 챔질 같은 빠른 움직임으로
핸들을 움켜쥐고 차의 쏠림을 제어 하며 비상등을 작동시키는
스위치를 눌러댐이 그야말로 한순간에 이루어졌는데
역시 노련한 꾼의 손동작이로세.~~ ^^;;
마침, 뒤따르는 차들이 없었던 것도 다행이었지만
우리나라 대부분 운전자들의 지병(持病)인 차간거리 준수가
이루어지지 않는 복잡한 구간이었다면 연쇄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었나니…….
고기 잡으러 가다가 사람……. 꾼 잡을 뻔했구려.......-_-;;
( ‘에라, 가다가 펑크나 나라~~~’ 혹시 그 인간이 저주를 퍼부은 건 아니겠지? )
자동차의 타이어를 교체하고 펑크를 때우노라 시간이 지체되다보니
점심도 급하게 때우게 됐고 대천어항에 들러 돌돔미끼로 사용할
소라를 살 시간도 부족하게 되어 어선에서 그물손질을 하고 있던
얼굴이 익은 아줌마에게 참돔과 광어미끼로 사용할 특별한 미끼를 구입하고
잠시 기다려준 오후 배에 올라타니 바로 출항이다.
이번에도 오전배의 결항으로 승객이 가득한 배안을 들러보니 내일도
틀림없이 오후 배를 운항하리란 생각이 들었는데 짙은 해무로
아침 배편이 잦은 결항을 하니 7월 중순까지는 운항정보에 신경을 써야한다.
일정이 자꾸 고이려는지 현지의 배주인 이 외출을 하며 부탁을 했다는데
대타로 나선 현지 배의 젊은 사공은 예전에 바가지 선비로 악명을 날리다
파도에 쓸려 행방이 묘연했던 어느 선장의 동생이었다........
뚝뚝한 섬 아줌마에게 미리 부탁해 두었던 도시락의 보자기에 얼룩져 보이는
김칫국물도 눈에 거슬리고 미리 타고 있던 두 명의 꾼과도 포인트 선정의
기 싸움에 진력을 소비하게 되었으니 오늘은 일진이 좀, 이상한 날이잖아? ―_-;;
단골 선장이 대천으로 볼일을 보러 나가 대신하지만 원하는 포인트를 말하면
황도같이 먼 곳만 아니면 어디든지 태워다 주겠다는 신참선장에게
어렵게 찾아놓은 돌돔 포인트로 가자고 하기가 난감하게 되었으니
이번에는 돌돔 대를 펼쳐보는 것을 포기하고 근처의 섬으로 향하기로 하였는데
먼저 타고 있던 두 명의 꾼이 초망여로 가겠단다.
한 번 더 초망 여에 내려 보는 것이 소원이라며 달려오는 차안에서도
몇 번이고 같은 말을 반복했던 어르신의 간절함이 담긴 눈길을 보니
허접한 엄포라도 꺼내보아야겠다.............
"어 험……. 그쪽은 두 분은 자리가 워낙, 편안한 곳이다 보니
힘들게 밤새워가며 고기를 잡을 필요도 없이 절로 잠도 잘 올게요…….
참돔이고 농어고, 우럭 같은 것은 눈감고도 잘 잡히는
충무도 같은 곳으로 가시면 어떻겠소이까?
선장님에게 이쪽 세 사람은 망여에 내리겠노라고 미리 말해두었으니까요........"
말없이 돌아앉은 꾼들의 뒤통수를 노려보며 기를 쏘아 보내기 십여 초 만에
"그러면……. 우리가 저쪽 섬으로 먼저 내리죠……."
"앗~하!!!!!!!!!!!! 그러시겠소이까? ^^;;"
"그런데……. 저 섬에는 두 번 내려 보니까 마릿수가 적던데
그런 고기들을 어디서 잡는 다요?"
“걱정은 붙들어 매시고……. 내가 저 섬을 잘 아는데 수심4미터에서
저쪽으로 흘리면 초썰물에 참돔이 잘 잡히는데 오도라는 섬쪽을 향하여 수심을
12미터쯤 주고 정확히 73미터를 흘리면 큼지막한 참돔이 마구 물고 늘어지는데
바늘은 튼실한 것으로 사용하시도록하고 이쪽에서는 우럭이 잘 잡히는데
큰 놈들만 골라잡으려면 수심을 많이 주도록 하시오~~~~ “
‘그럼……. 좋은 하루되시기 바라며…….빨리들 내리시지요!!!!!!!!!!!!!!!!’
우리들도 포인트에 도착하여 짐 정리를 하고 농어낚시를 시작했는데
강 씨가 던진 루어에 큼지막한 광어가 걸려들었다…….
뜰채에 담기가 버겁도록 큰 광어였는데 지나가던 어선의 물살에 쓸려
세 번의 헛손질 끝에 뜰채를 대었으나 루어가 빠져나오면서 은혜로운 방생...!!!!!
거문도로 돌돔낚시를 주로 다니며 오래된 조력을 뽐내던 그가
어찌? 낭창거리는 뜰채를 사용하고 있는지 의아했는데
돌돔낚시에서 게고동을 이용한 투박한 채비의 원투낚시가 전문이다 보니
들어올리기에만 익숙하여 뜰채의 휨새에는 무심한가보다.......
간간이 흘러드는 적조와 함께 어두운색의 루어에만 간간히 입질이 닿았고
어두워지고 만조시간이 되자 청개비를 물고 농어가 올라왔고
물색이 탁하여선지 우럭도 지난번 보다 마릿수가 적었다.
아침이 되어 이곳에서도 크지 않은 돌돔을 몇 마리 낚은 적이 있었기에
큰 돌돔이 있을까 받침대도 박아두었고 아침의 만조시간이 지나면
참돔낚시를 시작하려고 쿨러에서 꺼내놓은 크릴이 알맞게 녹아가고 있었다.
아침시간대에 두 마리의 광어가 루어에 물려 나왔고 강 씨의 루어를
가로챈 대물농어가 나타났는데 잠가놓았던 스플을 풀어 놓는 것을 잊고선
한동안의 싱갱이 끝에 바늘털이를 시작한 농어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는데
놓친 고기가 더 크다곤 하지만 정말, 미터가 훨씬, 넘을만한 놈이었다…….
농어를 낚는 시간대가 끝이 났기에 루어 대를 받침대에 걸어두고
밑밥통과 참돔 대를 받침대에 걸어 놓아둔 곳으로 가니
홍원 항에서 왔다는 일단의 꾼들이 짐을 밀쳐놓고 떼잡이로 내려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근처에 무리를 이룬 우럭낚시 배들의
엔진소리에 섞여 갯바위에 다가오는 소리를 못들은 모양이었지만
세상에나.......아무리 고기잡이에 실성을 했기로서니
손바닥만 한 좁디좁은 작은 여에 사람이 있는 줄을 모르고 내렸다는데
내리고 나서야 밑밥 통이 보이고 받침대에 걸어 놓은 낚싯대가 보였다지만
옆에 서있던 어르신까지 밀쳐놓고서는 보질 못했다니 정말 보이는 것이 없는가 보다…….
손톱만큼도 미안한 기색도 없이 성급히 채비를 하며 흘겨보기까지 하니
색맹에……. 놀부 심보에……. 눈까지 멀었나보다…….
(이 놈들은 틀림없이 도덕시간에 졸기만했을꺼야……. -_-;;
어느 낚시잡지의 기자도 함께 내려 취재를 하노라 사진 찍기에만
바쁘다보니 나중에 뽀샵처리를 하려는지 마구 버려 놓은 쓰레기는 신경도 안 쓴다.
모르고 내렸다는 궁색한 변명 속에 그 중에 한사람만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자기네가 가져온 밑밥을 쳐줄 테니 함께 낚시를 하자고 얼버무렸고
두어 명의 젊은 꾼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낚시를 시작하더니
연이어 큼지막한 참돔을 세 마리나 끌어 올리더니 흥분을 했는지
급하게 품질을 시작했는데 흘리는 밑밥이 더 많았다.
"허~~~~!! 그 자리는 밤새도록 간간히 밑밥을 주면서 고기를
꼬여 놓은 자리니까 낚은 고기 절반은 나한테 줘야해.......
받침대도 박아놓고 낚싯대도 펼쳐놓았던 자리니까…….
"킁!!!!! 그 밑밥은 태평양까지 흘러갔을 테니까 소용이 없을낍니더……. -,,-"
(이 포인트는 앞의 조경지대까지 흘러가면 밑밥이 흩어지지 않고 모이는 곳으로
천하의 참돔 명 포인트중 하나인데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고기가 몇 마리 낚이자 더욱, 눈에 광기가 도는 놈들과 다투느니
광어나 한 마리 떠서 한 잔술을 곁들여가며 구경이나 하기로 편히 마음을 먹었다.
벵에돔 낚시를 하려했던지 빵가루도 포대로 잔뜩, 가져왔다만
참돔이 빨리도 낚였다 보니 마음이 급해져서 물도 붓지를 않고
마른상태로 마구 뿌려대니 갯바위에 날려 떨어지는 것이 절반이 넘을듯한데
크릴과 빵가루가 한 봉지에 만 냥 정도 한다면 저렇게 마구 헛뿌릴 수가 있을까?
정확한 품질 세 번에도 입질을 받을 수 있는데 저렇게 마구 뿌려대어
해실이 많다면 아무리 많은 밑밥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크릴 값이 비싸다면 주걱에 사 박, 사 박 정성껏 다져가며 아껴가며 사용할 텐데…….
그리된다면 마구잡이로 뿌리어진 밑밥으로 갯바위 오염도 줄어들게다.
앞에 있는 간출여 또 내린 꾼들도 만조직후에 내려 신발을 적시고 있었는데
위험하게 내려준 무지몽매한 선장이나 내리란다고 내린 나약한 꾼들의
너무나 위험한 행동이 걱정스럽다…….
이제 외연도 본섬의 가까운 부속 섬들에도 찾는 꾼이 많이 늘어나며
마구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고 더 해괴한 놈들은
그나마 편편하다 싶어 쉴만한 자리에다는 제 뱃속의 썩은 오물로
분탕질까지 해놓으니 제 집 안방에다 침 뱉을 놈이로세…….
다음부터는 좀 더 떨어진 깊숙한 곳으로 자리를 옮겨야겠다…….
저 멀리 있는 변여, 설풍여, 신여, 황도 그리고........저기, 저기로…….
낚시잡지의 기자가 다가와서는 낚아놓은 고기를 들고 사진을 한 장 찍자는데
한 심통, 잔뜩, 올라 있는 판국에 자세 나오게 생겼냐?
결국, 어르신이 모델로 나서 포즈를 취해 주셨는데
이 기자님…….한 술 더 뜨신다..........
"이곳에도 돌돔 포인트가 있다는데 다음에 돌돔낚시 오실 때 취재 좀 하게 연락 좀 주세요?
어르신은 마음도 좋은지 기자에게 연락처까지 일러주셨지만
내 연락처를 묻는 기자에게 고운 소리가 나가지 않았는데…….
“내 연락처는 알아 무엇에 쓰시려오? 취재 너무 좋아 하신다…….
얼마나 또 쑥대밭을 만들려고!!!!!!! 돌돔 포인트는 절대로 안 알려주지~~~~~ “
어청도에도 돌돔이 있으니 당연히 외연도의 수심 깊은 부속 섬에도
돌돔이 서식하고 있다. 격렬비열도의 돌돔은 농구공 같은
동그란 몸체를 가진 것이 너무 신기할 정도다.
외연도에서 스쿠버가 커다란 돌돔 예닐곱 마리를 작살로 잡아 나오는 것을 보곤
선장에게 단속하라 일러주었는데 이제는 무법천지가 아니다 보니 없어졌다 고한다.
홍무시 같은 돌돔미끼 조달이 어렵고 남쪽의 시즌과 맞물려 있기에
미뤄두고 있다가 장대에도 물려나오긴 했지만 마릿수는 많지가 않은 것 같다.
대천에서 돌아와 배를 몰고 온 선장이 사람이 많은 것을 보곤 깜짝, 놀란다.
“아니? 세분이 오신다더니 이렇게 많이 왔었슈? “
“그게 아니고........@#$%^&*~~~~~~*&^%$#@”
“내려준 그놈이 홍원에 어떤 놈이래유~~~? 내가 가만 안 두겠슈~~~!!”
뒤에 들리는 말로는 한바탕 멱살잡이가 있었다지만
같은 짠물을 먹다보니 막걸리 한 사발로 화해를 하고 잘 지낸다니 다행이다.
절대로 저주를 퍼붓지 않았다며 도착시간에 맞추어 기다리고 있던
함께 떠나지 못했던 일행에게도 두 마리 농어를 나누어주고 보니
빠지지 않는 것이 또 이슬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