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의 6월초 순, 격렬비열도에서는 때 이르다 싶은 농어의 호조황이 들려왔기에(귀도 밝다…….^^;;) 같은 물줄기의 위치에 있는 외연도나 십이 동파도, 군산 권, 안마군도에도 농어가 붙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년에 비해 한 달 이상, 빠른듯한데 농어낚시를 다녀본 중에 제일 빠른 날이 6월19일경이었다. 하순경이라 하여도 약간, 이른 감이 있으며 안정적인 조황은 7월중순경, 폭발적인 조황은 7월말 경부터 열렸고 그 다음해에는 최고의 호황이 8월 초순경이 되어서야 시작되다보니 사람이야 타죽던지 말던지 농어가 움직이기 좋은 수온은 꾼들이 비지땀을 흘려야만 하는 고역스런 날이어야 하는데 격렬비열도를 가볼까 나? 이른듯해도 외연도를 가볼까 나.....!! 다니던 민박집에 연락을 해보니 낚시가 다소 서투른 친구 분이 찾아와 예닐곱 마리를 구경했다는 소리에 가슴이 설렌다. 거문도에서 노모(老母)가 반기는 대형 전갱이 포인트를 찾아낸 어르신들의 안내를 받아 몇 번 재미를 보았는데 시장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는 크기의 고등어와 전갱이를 언제 보았는지 기억이 안 난다. 오랜만에 보는 큼지막한 전갱이라며 달게 자실 노모를 생각하며 두 쿨러의 고기 손질이 힘든 줄을 몰랐었고 한번쯤, 품앗이의 부담을 안고도 있었기에 보은의 기회를 이번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외연도 최고의 물때인 13물에 해지기전과 다음날의 해뜨기전의 황금타임을 두 번이나 만날 수 있는 낮이 긴 시간대의 날을 골랐다.함께 갈 두 사람을 집 근처의 낚시점에서 만나 맛스럽게 보이는 루어를 몇 개 골라내어 권하고 일반인들 같이 채비를 하다간 터짐이 잦아 비싼 루어의 손실과 확실한 수확에 대비하여 나만의 특별한 비장의 손질을 가미하여 주고 내일을 기약하였는데 다음날 아침, 약속시간이 아직 남았는데도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으니 저런 적지 않은 나이에도 낚시를 간다면 가슴이 설레고 잠이 안 오는가보다……. ^^;; 대천휴게소에서 커피타임을 즐기고 대천의 낚시점에 도착하니 멀리, 삼천포에서 달려온 朴 군과 대전에서 온, 鄭 군이 기다리고 있었고 아직, 농어 손님이 적은 시즌이라 미끼로 사용할 청개비도 주먹만 한 작은 통에 담긴 8통이 낚시점에 준비된 전부였으니 턱없이 부족한 감이 들었지만 루어로 공략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기에 그대로 출발하기는 했지만 초보자들에게 넉넉히 미끼를 준비하라는 것도 부담이 되다보니 껄끄러운 마음으로 출발을 했지만 나중에 안타까운 현실로 나타날 줄이야 어찌 알았을까....... 준비를 직접 해야 했는데 이것, 저것 신경을 쓰다 보니 얼음을 넉넉히 챙겨야하는 것도 살피지를 못했는데 여객선을 타고서야 열어본 쿨러속에 5인용으로 넉넉히 준비해 담았다는 칵테일용 얼음 6봉지를 보곤 그만, 기가 막혀하는 이유를 그 사람들은 모르는 것 같았다……. 이처럼 더운 날에는 작은 고기와는 달리 큰 고기의 간수에 더욱, 신경을 써야하는데 잘게 부순 얼음을 쿨러 가득, 준비하여 두터운 살 속에까지 냉기를 전달하자면 피를 뽑고 내장을 꺼낸 후 뱃속 가득, 얼음을 채워야만 선도유지가 유지될 터인데 고기를 잡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잡은 후 갈무리를 잘하여 나누어줄 이웃들이나 가족들에게 싱싱한 회맛을 선사하는 기쁨이 낚시의 또 다른 맛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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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의 여객선 선착장에서 첫 번째 경유지인 호도에 도착하니 간조시간대였기에 물이 많이 빠져 테트라포드 사이로 어렵게 접안하여 위험스레 내리는 나이든 현지인을 보니 아직도 낙후된 섬들이 많다. 혹시 이러다가는 우리들의 목적지인 외연도에 하선을 못하는 것이 아닐까? 지난번에도 물이 빠진 시간대에 배가 도착하여 외연도에 내리지 못한 사람들이 녹도로 되돌아가서 기다렸다가 오후에 물이 차오른 시간대에 다시 되돌아와 하선한 적이 있었으니 이쪽을 찾는 다면 간조시간에 하선이 불가능할지도 미리 알아보고 떠남이 좋을듯하다. 몇 번 이용했던 민박집에 미리 아침 겸 점심식사와 도시락을 부탁해 두었지만 같이 진입한 다른 팀들이 미리 연락을 안 하여 준비를 더하여야겠기에 아까운 시간을 지체하게 되었는데 간밤의 홍루몽이 극상이었던지 아주머니는 꽃게탕까지 끓여주는 놀라운, 은혜로움을 베푸사 일행들의 점심식사가 즐겁다 보니 기다림의 시간이 충분히 보상이 되는가 보다. 5명의 식사를 함지박에 담아서 배에 올려놓기에 덮개를 열어보니 들밥처럼 양푼같은 것에다 한번에 몽땅 싸놓았다. “아니, 아줌마? 도시락에 담든 지해서 각각 나눠주어야지 이렇게 한 번에 담아주면 두 팀으로 흩어진 사람들이 어떻게 먹누?“ “저녁밥 먹을 때에는 배에 타고 모여서 먹으면 되지?” “우럭낚시도 아니고 갯바위에 내려주면 배는 돌아올 텐데 식사시간에 맞춰 배가 또 나오나? 어떻게 생각해? “ “배를 타고 낚시를 하는 줄 알았지, 몰라~! 몰라~! 알아서들 먹든지 말든지…….” 내가, 뭐, 전문적인 밥쟁이도 아니고 특별히 생각해서 밥도 싸 준건데……. 다음부터는 일회용 도시락케이스를 가져 오면 싸 줄께…… “ 민박집만 했지 도시락을 싸보지도 않던 외연도의 민박집들에서는 가끔씩 우럭낚시손님만 상대하다보니 함지박에 한 번에 담아내는 단체용 들밥 외에는 도시락을 싸본 경험이 없다보니 매번 이런 싱갱이를 하곤 했다. 할 수 없이 배를 타고 나가며 밥과 반찬을 둘로 나누어 대충 담았고 0.1톤의 체중들을 자랑하는 젊은 둘은 한 번도 허탕을 쳐본 적이 없는 "충무도"에 내려주고 수심과 지형에 따라 시간대별로 노려야할 어종의 설명과 농어의 접근시간, 참돔이 덤비는 방향, 물이 흐름을 멎는 시간대에는 우럭이 떼거리로 잡힐 것이라고 일러주고 두 분의 어르신들과 함께 다른 부속 섬으로 향하였다.
날카로운 깨진 갯바위의 형태로 수십 번을 내려 본 익숙한 곳이기에 안전을 당부하며 두 대의 뜰채와 갈고리를 펼쳐놓으며 두 분에게도 뜰채를 펴 놓으라 일렀는데 농어낚시가 서투른 탓이겠지만 시큰둥한 표정과 눈빛 에서 불신의 감이 전해져왔다. 비교적 낚시경력이 오래된 한 분은 일러준 대로 뜰채를 조립하였지만 또 한사람은 가방 안에서 뜰채를 꺼낼 생각조차도 않는다. “뜰채를 꺼내어 조립해 놓으시지요?!” “매듭님이 벌써, 두 대의 뜰채를 꺼내놓으셨고 고기의 아가미를 걸어 올리는 ‘갸프’ 라는 갈고리까지 꺼내 놓은데다가 한 사람이 뜰채를 조립해 놓았으니 4개의 도구가 벌려져있는데 나까지 펼쳐놓을 필요가 있을까요? 보통 갯바위에 5명이 한 번에 내려도 하루 종일 뜰채를 사용할 일도 없던데……. 뭐, 유별나게 판 벌릴 것까지야 없을 것 같네요....-,,-‘ 농어 떼를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경험해 보지도 못하고 주말의 복잡스러운 갯바위에서라면 맞는 말이긴 한데....... -_-;; 농어가 접근할 시간이 3시간이나 남았기에 잠시, 참돔낚시를 해보았지만 물 흐름이 좋았는데도 입질을 못 보았고 대낮부터 우럭이 잡히기에 아까운 청개비를 두통이나 소비하기에 지렁이 사용을 자제하고 크릴만을 사용하라 이르곤 남은 지렁이 통을 모아 쿨러 속에 담아놓고 아끼라하였다. 농어가 잡힐지 안 잡힐지는 모르겠다만 기다림의 즐거움 또한, 낚시의 색스러움이기에 캔 커피와 과자봉지를 뜯어놓고 휴식을 하는데 농어낚시를 언제부터 하느냐고 묻는 것이 휴식시간이 길다고 느끼는가보다……. 고기가 잡히던 안 잡히던 하루 종일 낚싯대를 들고 기다리기들 도하니……. "해가 두 뼘이나 남았지만……. 농어가 출현할 시간이 오후 4시쯤??? 그러고 보니~ 시간이 됐군요?……. 준비들 하시고 이 몸을 따르시지요......." 작은 갯바위의 정상을 넘어 물가 쪽으로 내려갔는데 너무나도 익숙한 곳이다 보니 지형정찰과 물 방향, 살피기도 생략하고 첫 투를 날려본다……. “농어가 언제쯤 물릴까요?” 무엇이 그리 궁금할까? 고기가 물릴 때가 되면 어련히 물고 나오려고……. "농어가 근처까지 와 있다면 5분 안에 물려 나올 겁니다. 루어를 던졌으니 1분........... 아니 30초 안에라도........?“ “푸훗~~~~!!!! 끄끄끄끄…….꺽꺽 꺽꺽~!!!!!!” 허풍이 너무 세다고 생각을 했는지 한 어르신이 웃음을 참질 못 한다……. “그냥, 웃자고 했다 생각하시지...... 지금 속으로는 뻥이 너무 세다고 생각하셨죠? 그리도 믿음이 없다니 다음부터는 안모시고 다닐껍니다~!!!!!"
물의 속도와 바닥까지의 수심을 마음속으로 그리며 나만의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무! 궁! 화! 꽃! 이! 피! 었! 습! 니! 닷!" "아니, 벌써~~피었네?" 몇 바퀴의 릴링과, 첫 투에 걸린 농어를 떠내어 뜰채에 담아 뒤로 던졌고 무궁화 꽃을 두 번 되뇐 두 번째의 카운트다운에 두 번째의 농어를 걸었고 두 번째의 뜰채와, 세 번째의 뜰채, 갈고리까지를 네 번째로 사용하고 다섯 번째의 농어를 걸어 뒤를 돌아보니 입을 벌리고 멍하니 들 서있다. “무엇들을 하시는 겝니까? 뜰채를 새로 펼쳐 주시던지? 농어가 담긴 것을 떼어내고 건네주어야지요.......“ 불콰하게 변한 얼굴로 당황하며 어쩔 줄을 모르다가 한 분은 뜰채에 담긴 농어를 꺼내려고 서둘렀고 한분은 뜰채를 조립하려고 늦게나마 움직였으나 루어를 물고 앞에 까지 끌려나온 농어를 어찌할까? 다행스럽게도 별로 크지 않아 보여 그대로 줄을 잡고 손으로 끌어올려 뒤로 내동댕이를 쳐내곤 여섯 번째의 농어부터는 새 뜰채와 비워낸 뜰채들을 이용하여 끄집어 낼 수가 있었다. 루어를 다루는 방법이 서투르다보니 한 번도 걸지를 못하고 있던 두 분을 위하여 또 한 마리의 농어를 걸어서는 한분에게 그대로 넘겨주었다. “자~! 어르신, 손맛~~~~~!!! ^^” “감~~사~~!! ^^” 80cm가 넘는 크기의 농어를 무사히 끌어내었고 다시 한 번 캐스팅을 하여 연거푸 농어를 걸어 또 한 분에게 넘겨주었더니 자기가 사용하는 릴과 핸들의 방향이 반대편이라 도저히 릴링을 못하겠다고 울상이다. “고기가 떨어져도 괜찮으니까 천천히 감아 보세요........” “나, 이거 안 돼요…….핸들이 반대라.......-__-;;” 도저히 핸들을 못 감겠다고 되넘겨 주는데 낚싯대를 세우지 않고 편 상태로 되넘겨 주다보니 그만, 바늘이 빠져 방생을 하고 말았다. 캐스팅을 할 때마다 한 번도 허탕이 없이 농어가 덤벼들었는데 설 걸려서 빠지는 것도 있고 앞에까지 끌려나와 바늘을 털고 탈주에 성공한 기막힌 행운의 농어도 있었지만 삼십 번이 넘도록 연거푸 루어를 물어주니 쫄쫄이 굶주렸던 농어들이 지나가던 참이었나보다. 큼지막한 씨알의 농어들로 콧바람의 열기가 점점 더 뜨거워졌고 체고 높고 육질 좋은 토종박이 점농어가 절반이 넘었다. 떼거리로 농어가 붙었을 때에는 팀워크를 이루어 움직인다면 월등한 조과를 얻을 수가 있는데 뜰채망 그물에 얽힌 루어를 떼어네서 다시 사용하려고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그대로 줄을 끊고 재빨리 새 루어를 달아 사용함이 하마리라도 더 잡을 수 있는 방법이다. 아직, 수온이 차가워서 그런지 설 걸림이 있어, 예닐곱 번의 떨어뜨림도 있었지만 스무 마리에 가까운 농어를 끌어내다보니 점점 크기가 작아지는 것이 농어 떼가 물러가는가 보다.
쪽진 갯바위마다 박혀있던 농어들을 갈무리하고 제멋대로 굴러다니는 양푼에 담긴 저녁식사를 서둘러 마치고 밤낚시에 들어갔는데 물이 멎는 시간대에 쉬러 다가올 농어를 기다리며 우럭낚시를 시작했다. 어두워지자 우럭들이 갯바위근처로 몰려와 폭발적적인 입질을 보여 주다보니 어르신들은 언제 꺼내갔는지 청개비통들을 꿰차고 있었는데 2통도 차례가 안 오다보니 대물이 올 시간을 기다리며 아껴 두기로했기에 흐물떡, 거리는 크릴을 몇 번이고 다시끼워가며 버티다보니 시간은 자정을 넘어 새벽으로 달렸다. 지루한 기다림 끝에 물이 멎는 것 같아 아껴두었던 지렁이를 끼워 드리우자 잠시 후에 쏜살같이 들어가는 전지 찌를 보며 챔질을 했지만 빈 바늘만 튀어나오고 말았는데 참돔이었을까? 농어였을까?! 청개비통을 탈, 탈, 털어 푸짐하게 꾀어 던져놓고 뒷 입질을 기다리니 가물거리던 찌가 연이어, 사라졌으나 침착하지 못했는지 챔질이 되지 않았는데 바늘에는 칼로 자른 듯한 지렁이토막만 남았으니 분명히 능글맞은 농어짓일게다....... 남은 지렁이를 끼워 한 마리의 농어를 잡았지만 더 이상 사용할 미끼가 없다보니 갯바위에 떨어져 있는 토막 난 지렁이를 궁상스럽게 주워서 바늘에 붙여가며 우럭이나 잡기 시작했고 그나마도 잡은 우럭의 입속을 벌려보고는 입속에 남아 있는 멸치나 새우가 보이면 빼앗아 바늘에 다시 끼워 몇 마리를 더 잡아내다간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인광을 흩뿌리며 돌아다니는 농어 떼를 멀거니 지켜보다가 더 이상 사용할 미끼가 없으니 낚은 고기 손질이나 해야겠다. 두 젊음이 활개를 치고 있을 건너편의 부속 섬에서는 무엇을 하기에 불빛이 흔들리고 있을까?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통화가 안 되는 것이 바쁘다보니 전원을 꺼놓았을까? 연락이 없으니……. 힘 넘치고 부려먹기 편한 저 녀석들과 함께 내렸더라면 라면도 얻어먹고, 커피도 얻어먹고, 회도 떠줄 터이니 이슬만 열심히 입술에 축이면 될 터인데 서투르고 욕심 많은 어르신들 뒷바라지에 허리 아프고, 다리 아프니 다음부터는 생각을 잘해보아야겠다. 아직도 날이 밝을 시간이 남았으니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면서 한 칭찬, 들으려면 고기를 예쁘게 손질해서 주어야겠지? 비늘 긁는 도구를 꺼내서 깨끗이 손질해가며 주변의 아름답고 친근한, 이웃의 수를 셈하다 보니 먼동이 밝아 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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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의 만조시간보다 물오름이 높아 발판이 잠기는걸 보니 아침의 마릿수가 적겠는데 두어 마리의 농어를 추가하고 몇 번을 터트리다간 팔이 시큰거리는 것을 느꼈고 더 이상의 수확을 올려봤자 세 개의 쿨러가 찼으니 더 이상의 수확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을 하는 중에 해무가 짙어질 것 같기에 일찍 왔다며 주위를 맴도는 배를 보곤 급히 짐을 꾸려 젊음이 가득, 넘쳤을 건너섬으로 가보니 루어의 선택을 잘못하여 얕은 수심층만 공략하다가 한 마리의 농어도 잡지 못한 채 우럭으로만 쿨러를 채웠다며 주둥이가 잔뜩 나와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저녁 무렵부터 섬에 있는 통신시설이 고장 나 휴대폰 통화가 안 되었었고 서로가 궁금한 밤을 보내긴 했지만 아무려면 발밑에 깔렸음직한 농어를 한 마리도 못 잡았으리라고 어찌 생각을 했을까? 농어가 노니는 수심 층을 찾는 카운트 다운을 제대로 하지도 않았고 루어의 선택이 잘못되었음을 확인하곤 잔소리를 퍼붓다보니 해무가 짙어져 갔다……. "너희들은 도대체…….무궁화 꽃이 피었다는 놀이도 한번 못해본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단 말이냐? 물색이 맑고 수온이 차면 여러 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반복했었어야지……." 멀지않은 본섬이 짙은 해무에 가려져 보였는가 하면 금방 또, 가리워졌고 한껏 엔진소리를 낮추어 놓고 다른 배와의 충돌이 있을까 진땀을 흘리다가 훅~! 하니 불어온 바람에 해무가 흩어진 틈 사이로 보이는 방파제를 보고서야 안심을 하였는데 한척, 앞도 보이지 않는 짙은 해무 때문에 외연도란 이름도 붙었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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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무주의보에 걸려 안오면 어쩌나 걱정을 했던 여객선이 도착을 하니 어제 따라올까 말까 망설이다 떨어졌던 친구 놈이 혼자서 배를 타고 들어왔는데 어제 통신시설이 고장 나기 전의 마지막 통화에서 농어를 많이 낚았다는 소리를 듣고서는 무작정 달려온 모양이다. 혼자서 어렵게 물어물어 찾아왔으니 하루를 함께 더 낚시를 하자고 졸라댔는데 아무런 준비도 없이 와서 무슨 떼를 쓰는 걸까? 미끼라야 자기가 쓸 청개비 200g, 크릴 두 봉지와 루어 몇 개뿐……. 라면하나 빵 한개도 가지고 오지를 않았다니 다섯 명을 붙들어 놓고 도대체 어쩌자는 건지……. 연락을 하여 부족한 미끼나 식량이라도 준비해 온 것도 아니고 자기 혼자서만 사용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할 만큼의 미끼만 갖고 왔으니 어찌 미리 연락도 없이 왔느냐고 힐책을 하니 통신 시설이 마비된 것도 알지를 못했다니 혼자 떠나오면서 도착하도록 전화 한통도 안 하고 찾아온 셈이니 저 구두쇠 놈이 전화비까지 아껴가며 얼마나 헌금은 갖다 바치는 겐지……. 라면이라도 몇 개 사고 밥이야 민박집에서 다시 한 번 함지박 밥을 해달라면 되겠지만 이미 쿨러에 가득 찬 농어와 우럭은 얼음도 없는데 어떻게 하며 갯바위에 멀거니 둘러서서 코딱지만큼 가져온 미끼를 사용하는 것을 보면서 밤을 새워야하느냐고 목청을 높여 나무라다보니 풀이 죽은 녀석이 안 돼 보였다. 엄처시하 밑에서 눈치를 보다가 어렵게 뛰쳐나왔을 텐데……. 민박집 아줌마에게 찬합에다 찬밥이라도 싸주어 굶어 죽지 않게 해주십사 부탁을 했고, 우리가 낚시를 했던 자리에 데려다 줍시사고 선장에게 간절한 부탁까지 하고 급히 포인트에 대한 설명을 몇 마디 남기고 여객선에 오를 수밖에 없었는데 대천항에서 낚은 농어를 골고루 나누어 주고 통신시설을 고쳤다기에 통화를 해보니 빠져 죽지 않고 잘 버티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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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오후에 집에 찾아가 보니 우럭만큼은 많이 잡았다고 하는데 지렁이라도 한 마리 끼워 던지면 농어가 훅~! 하고 달려들곤 했다는데 뜰채를 대줄 사람도 없고, 큰 고기를 걸어 행여 낚싯대가 부러지면 어쩌나싶어 얼른 채비를 되 걷어 버렸다는 대목에서는 어이가 없어 실소를 하고 말았는데 집에 돌아와서는 호랑이 마나님에게 자기 혼자만 남겨놓고 가버렸다며 비정한 친구라며 원망을 했다니 친구 놈의 호랑이 마나님이 도끼눈을 뜨고 ‘친구가 맞아요’ 무섭게 웃으며 물어오니 별, 웃기는 놈 다 보겠다. “그래요……. 내가 좀 비정하다보니까 고기도 안 잡아가며 함께 굶어주질 못했으니까 이 기회에 낚시를 아예 끊도록 하세요~!!!“ 사색이 되어 따라 나오는 친구 놈에게 “아주 잘됐다. 이 기회에 낚시를 끊고 열심히 하나님이나 찾고 가끔씩, 미끼 값이나 좀 보태……. 바다에 고기도 자꾸 줄어 잡기도 힘든데 나 혼자 다니다가 먹다 남으면 몇 마리 갖다 줄게, 여태껏 그래오지 않았니? “ 이 놈, 아주 낚시를 잊어버렸나했더니 인천에서 나가는 우럭낚시는 한두 번씩 가는지 가끔, 우럭 두어 마리를 들고 와 집의 냉장고를 열고는 열기, 볼락, 농어, 참돔과 바꾸어 가곤 한다. “이 우럭으로 매운탕을 하면 아주 맛있더라고…….” “아이구, 이 놈아....... 할렐루야~~~~~~~~~ 아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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