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vo My Life~!/쏘가리와 산나물
쏘가리와 산나물 4 (소양호의 나비아저씨)
by 찌매듭
2008. 7. 6.
제법 많은 비가 내리자 바닥권까지 내려갔던 소양호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춘천에 있는 낚시점의 주인으로부터 씨알 굵은 붕어와 잉어가
마릿수로 낚여 올라온다는 유혹의 속삭임을 전해듣고보니
근질거리던 몸을 통제하던 둑이 맥없이 무너져 버렸고
다음날 아침에는 북한강변을 달리고 있었으니
이것도 큰 병이겠지.............
낚시가게에 도착하여 필요한 물품들을 챙기고 나서는
옆에 있는 식당에서 막국수 한 그릇씩을 뱃속으로 급하게 밀어 넣었는데
생각이 다른 곳에 쏠려있으니 맛도 제대로 느끼지 못했겠지만
사창고개나 중앙로에 있는 주인 할머니가 정성껏 반죽한
막국수집의 맛을 절반도 따라가지 못하는 건 물론이다.
댐 위의 선착장에서 노란 모터보트를 타고 물위를 날듯이 달려가며
모자가 날아가지 않도록 손으로 내리누르며 낚시점 주인이 말했던
어느 골짜기에 있다는 ‘검은 바위’ 부근에 내려달라니
어디를 말하는지 알 수가 없단다........
“아니? 모터보트 운전사에게 검은 바위 라고하면 잘 안다던데????”
“글쎄요??? 열댓 명이 근무하는데 저는 엊그제, 들어온 신참이라.........”
돈독이 오를 데로 오른 망할 놈의 이동통신사들이 수익이 나지 않을
산 깊고 물 깊은 이곳까지 송수신 탑을 세웠을 리가 없다보니
휴대전화는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
산막골을 지나고 동면삼거리도 지나서 어느 한 골짜기를 찾아들어
큼지막한 검은 바위를 찾다보니 집채만 한 크기의 거무튀튀한
바위가 보였기에 일행들 모두의 의견을 모았다.
“조금 있으면 해가 질 터인데 희어도 검고 검어도 검고, 뿌예도 검은 거라…….
이 근처에서는 저 돌덩어리가 가장 크고 그럴싸하게 생겼으니
뭐, 저기로 정해도 이상이 없겠어???! 그렇치????!!!“
짐을 내리고, 텐트를 설치하고, 낚싯대를 펼쳐서 낚시를 해보니 크지 않은
향어, 눈치, 메기 같은 고기들이 심심치 않게 잡혀 나오기에
정확하게 자리를 찾은 것 같다며 열공을 펼쳤으나
날이 밝아 오도록 4짜 붕어와 팔뚝만하다던 잉어는 비늘 꽁뎅이도 구경을 못했으니
아무래도 자리를 잘못 찾은 것 아닐까?????
예정했던 이틀 밤중에 하룻밤이 허무하게 지나가 버렸고
전화도 안 되는 곳 이다보니 약속했던 모터보트가 오기로 한 내일 낮까지는
꼼짝없이 무료한 시간을 보내게 생겼으니 큰일이 났구려........ -,,-
때가 되면 어김없이 밥을 들여보내라고 울려대는 천연가죽 시계의 보챔에
아침밥을 해먹고 부쩍, 부쩍, 불어올라오는 물을 피하여 여러 차례나 산위로
짐을 이동하다보니 뜨거운 햇살에 지쳐버리고 말았다.
나물담당은 그래도 본분을 잃지 않고 나물을 찾아 어디론가 가버렸고
나무그늘을 찾아 땀을 식히고 있노라니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작은 배 한척이 지나가는데
멀리 수몰된 골짜기 속에 집이 몇 채 보이더니 그 중, 한집의 자가용인 모양이다.
“여보~! 여보~!! 좀 봅시다.~~~~~~~~~~”
일행이 몇 되다보니 기차화통을 삶아먹은듯한
목청을 지닌 이가 있어 골짜기를 울려대는 사자후를 울려대니
이내 알아듣고는 뱃머리를 돌려 다가왔는데 일행 중에
그다지 좋지 않은 관상을 지닌 이도 있다 보니 배를 몰고 온,
아직 여자구경도 못해봤을 순박한 시골총각이 놀란 표정을 짓는 것이 당연하다.
'우리가 이틀간 낚시를 왔는데 낚시점에서 일러준 검은 바위를 찾다가
이 곳인줄 알고서 하룻밤을 보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곳이 아닌 것 같다…….
당신이 이곳에 사니 검은 바위를 아느냐……?
'이곳에 이십년간 살아온 숫총각인데 검은 바위는 보도, 듣도, 못했다…….
아저씨들이 찾는 검은 바위가 있는 골짜기는 이곳이 아닌 것 같다.'
뭐, 대충 이런 이야기가 오간 끝에
'어디 이 부근에 좋은 곳이 있으면 추천을 해다오~!'
'그 곳까지 우리네를 옮겨다 주면 뱃삯을 얼마나 주면 되겠느냐?'
'배가 작으니 두 번에 나누어 옮겨야할텐데 배삯은 알아서 주는 대로 받겠다.'
'그래~~~~~~~~ 알았다, 복받아 금년에는 장가갈게다.'
일행의 절반인 세 명이 올라타고 그럴싸한 자리를 찾아 나섰는데
그 부근의 골짜기에 가끔 찾아오는 손님이 한분 와계시니
그 분이 고기를 많이 잡았나, 못 잡았나. 확인을 하고 가겠단다.
한 구비를 돌아가니 낚시를 하고 있는 사람이 보였는데
(어머나???????)
가까이 다가가 보니 이 양반, 아주 원초적인 모습으로 천연덕스럽게 앉아있다…….
(우리가 소양강으로 낚시를 온 걸까? 나체촌으로 낚시를 온 걸까?)
“아저씨~~ 이 분들이 낚시를 오셨다는데 고기를 못 잡으셨다네요
고기 잡으셨으면 좀 보여 주세요.......“
“그러지 뭐, 자아~~~~~~~~~~ 아이고 무거워~~~~~~~”
(푸다닥~~~~!!!! )
고기를 낚아 담아두는 망태기의 거대한 크기에 놀랐고
그 안에서 튀어 오르는 고기들의 크기와 마릿수에 또 한번 놀랐다.
“이거 봐~ 총각~~!! 배 대~~~~~!!!!”
무조건 배를 들이밀고 뛰어내려 다시 한 번 고기가 담긴 망을 직접 들어보니
정말 대단한 수확이다…….
큼지막한 잉어와 대단한 크기의 붕어들……. 믿기지 않는 마릿수.......
“이걸 정말, 영감님이 하루 만에 잡으셨다는 겝니까?”
“그럼~~~~~~ 처음에는 저 위쪽에서 했는데 붕어만 잡히더라고…….
잉어를 잡아볼까 하고 이리로 옮겼는데 잉어가 잘 잡히더라고……. “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옆에 벗어놓은 등산화를 신고는
어디론가 달려가는데 뒷모습을 보니 덜렁이 양물탓인지 눈길을 두기가 당혹스럽다…….
가만있어라~~~~~ 저 영감님이 궁둥이에 문신을 했을까? 몽고반점이 남아있는건가?!
잠시 후에 돌아온 영감님의 손에는 잠자리체가 들려있었고
휘둘려 말린 망 안에는 나비가 한 마리 들어있었다.
“우리 집이 춘천인데 원래 낚시가 목적이 아니고 나비채집이 목적이거든?
낮에는 나비채집을 하지만 밤에는 무얼하겠노? 그래서 낚시도 약간 배웠지…….
우리 집에 가면 나비를 채집하여 표본을 만들어 놓은 것이 많은데
그걸 또 한 박스 멋지게 만들어서 선물을 하면 좋아들 하더라고…….
언제 시간이 되면 우리 집에 놀러 오시게~~~~
집에서는 내가 옷을 잘~ 입고 있응께~~~~~~^^“
붕어를 많이 잡았다는 지점까지 친절하게 안내를 하며 설명을 곁들이는데
설명 한번 또 원색스럽다..........
“저기, 물속 저쯤에 미친 여자의 은밀한 곳같이 쪽 째진 지형이 있는데
제법 길이가 긴 낚싯대를 사용하면 닿을 수가 있거든
나보다 더 젊으니까 오늘밤 한번 잘해봐, 응~~????!!!“
(무얼 잘해보라는 건지 어깨를 툭툭 치며 야릇한 미소를 짓던 영감님은
또 나비를 보았는지 미친 듯이 달려갔다…….
또 한번 양물을 덜렁이며.......... -_-;;)
벌거벗은 나비아저씨가 주섬주섬 옷을 입더니 오후에 들어오는
연락선을 타고 집으로 가버렸고 뒤에 남아있던 절반의 일행들도 합류하여
나비아저씨의 온기가 채 가시지도 않은 주변으로 자리를 잡았고
늦은 점심을 먹기 시작했는데 미끼를 끼워 던져두었던 낚싯대중 하나가
갑자기 물속으로 끌려 들어갔다.......
낚싯대에 고리를 달아 끈을 매어 두었기에 뛰어가서 낚싯대를 움켜쥘 수가 있었는데
제법 큰 고기가 물었는지 쉽게 끌어낼 수가 없다…….
(묵직하기만 하고 좌우로 휘젓지 않는 품새가 향어일까?)
잠시 실랑이 끝에 고기의 모습을 확인하게 되었고
붕어였는데 그 크기가 대단한 것 같다.
일행에게 소리를 쳐서 고기를 안전하게 떠낼 뜰채를 요청하였고
무사히 손안에 움켜쥐게 되어 길이를 확인하니 46cm 나 되는 초 슈퍼급 토종붕어였다.
그동안 낚시를 다니며 낚은 숫자를 모두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월척급 붕어를 수없이 잡아봤지만 이런 크기의 붕어를 낚아 내다니...........
함께한 일행들도 이런 대물붕어는 처음 보았노라 며 신기하고 부러워하는 기색들이다.
억지로 쥐어준 짧은 낚싯대 앞에 앉아 있었던 낚시를 모르는
나물담당 권 씨까지도 주변이 어두워지며 경계심이 없어진 붕어들이
떼거리로 달려들어 얼떨결에 월척붕어를 낚아내기 시작했으니
낚시 사에 기록될만한 이변이 소양 댐에 있는 어느 이름 모르는 골짜기 안에서 벌어졌다.
날이 밝아오자 붕어 떼들이 깊은 물속으로 이동을 했는지 입질이 끊기었고
더 이상 낚시를 한다는 것이 무의미하기에 모두들 말없이 짐을 꾸렸지만
모터보트가 오기로 한 정오의 약속시간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었기에
무덥기 전에 다시 한 번 나물 팀들은 산으로 올라갔고 절반은 심심풀이 삼아
루어 낚시를 하기로 하고 주변을 둘러보았는데 근처에는
돌무더기가 물속까지 흘러내린 곳이 보였기에 루어 낚싯대 하나만 들고 나서
생각 없이 물속에 던져 보았는데 두어 번째에 덜커덕~! 하고 쏘가리가 한 마리 물려나왔다.
어쩌다 억세게 재 수없는 놈이 한 마리 물려 나왔겠거니..... 간수할 바구니도 없기에
돌밭에 던져두고 조금 위로 이동하여 채비를 던져보니
기다렸다는 듯이 쏘가리들이 연실 물고 나왔다.
멀리서 보고 달려 온 일행이 합세하여
열 마리……. 스무 마리……. 함께 마릿수를 늘려갔다…….
드디어 오늘이 과부가 황금가지 밭에 넘어진다는 전설의 그 날인가 보다…….
산에 올라간 나물 팀도 더덕 몇 뿌리와 쌈을 싸먹으면 된다는 토끼풀과
질경이, 씀바귀, 잔대 등을 배낭 가득 채워왔다.
아직, 약속된 시간에 배가 오려면 세 시간이나 남았으니
준비해온 안주감이 떨어져서 아이스박스에 시원하게 남겨놓았던
이슬 병을 다시 풀어보자꾸나……. ^^;;
서둘러 몇 점 횟꺼리를 장만하고 손이 아리도록 차갑고 맑은 계곡물에
쌈꺼리 나물을 씻고 쌈장을 담아온 그릇의 뚜껑을 다시 열었고
왕성하게 샘솟는 식욕도 함께 열었다.
봄철에는 활기찬 식욕 탓에 식욕이 왕성해지는 반면,
우리의 몸은 그동안의 스트레스에 휘둘려 이유 없이
나른하고 쉽게 피로해한다. 즉, 어떻게든 먹는 것은 많은데
활동이 적다보면 체중이 늘 수밖에 없다.
살은 먹는 것과 비례하고 운동량에 반비례하므로
운동만 제대로 한다면 음식을 먹더라도 살찔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게 말처럼,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다. 다이어트라는 것이
어느 계절이라도 쉽게 시작할 수 있지만, 봄에서 여름으로 들어서며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에 돌입하게 되는데 노출의 계절이
코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저 다이어트를 한다면
굶는 것이 최고라고들 하지만 결과는 늘, 몸 버리고 실패하기 십상이다.
다이어트를 하더라도 먹을 것은 먹어 가며 하는 것이 최상인데
먹는 것 또한 제철음식이 제일이다.
나물을 말려두었다가 다음해에 먹는 묵은 나물도 맛있지만
싱싱한 제철 산나물이 사람에게 건네는 의미는 크기만 하다.
봄철의 산나물은 비타민과 무기질을 보충해주고 추운 겨우내
잔뜩, 웅크리고 있던 우리 몸의 신진대사 기능을 촉진시켜
몸에 활력을 주니 여기에다 쉽게 할 수 있는 운동까지 곁들인다면
긴장된 근육이 이완되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조금이라도 젊게
보일 수가 있다는 생각도 들어 없던 활력도 다시 생긴다.
변하는 계절을 만끽하면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각자에게 맞는 운동들이 있는데 자전거, 등산, 걷기, 산책, 등으로
생동감을 느껴야할 계절에 찾아오는 춘곤증이란 불청객을 물리칠 수가 있다.
충분히 잠자는 시간을 갖었다지만 원수 같은 인간이 꿈에 나타나기라도 했다면
결국 잠을 설친 것이 되어 졸음이 많아지고 식욕도 떨어지며
몸도 나른해지는 춘곤증이란 병 아닌 병에 빠져들게 된다.
당뇨나 혈압 같은 병이 아니고 계절의 변화에 몸이 따라주지 못해 생기는 현상이다.
비타민의 어느 성분이 부족해도 나타난다는 춘곤증~!
신선한 산나물과 들나물을 많이 먹으면 우리 몸에 필요한 비타민과
무기질을 충분히 섭취하게 되어 춘곤증을 물리치게 된다니
내일은 나물반찬이 꼭, 필요할 것 같다
쏘가리회와 매운탕까지 곁들이고 이슬까지 곁들인다면 더 말할 것도 없겠지만
지나치지 않아야한다는 부제가 꼭, 따라야하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