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라도 다른 사람들이 산을 넘어가서 먼저 자리를 차지할까보아
내일은 발전소근무를 누가 하는지를 알아보기도 했는데
하루근무를 하고 이틀휴무를 교대로 하는 섬사람들 중에서
낚시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있다면 겨울철에 달리 할일이 없으니
산 너머의 도보 포인트로 낚시를 가는 것이 하루의 일과였다.
작은 아저씨가 발전소에 근무하며 정년퇴직을 하기 전에는 하루근무를 하고
이틀휴무를 할 적에도 그리 했었으니 아랫집 아저씨나 건넛집 아저씨도
내일의 포인트 견제 대상자로 점찍었으니 누가 근무를 하는지에 따라
나서는 시간을 조정해야했다…….
이른 아침밥을 먹고는 어두운 산길로 또 나서게 되었다.
무거운 밑밥 통 두개를 경록이가 둘러멨기에 낚시가방만을 든
가벼운 발길로 자리를 찾아 갔지만 어제와 달리 제법 큰 파도가
갯바위를 넘나들고 있었기에 아래쪽의 자리는 접근할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위쪽으로 작은 아저씨와 자리를 잡았고 경록이는 험한 바위 뒤를 넘어 갔는데
낚시를 시작하면서 작은 아저씨가 탄식을 했다.
밑밥 통에는 맨 크릴뿐, 파우더가 빠져 있었는데 저쪽의 밑밥 통에 두 봉지가 들었을 게다.
제대로 밑밥을 멀리 못 던지고 흩뿌리게 되었다지만 맨 크릴도 토닥, 토닥,
잘 다짐을 하여 요령껏 던지면 멀리까지 던질 수가 있는데
작은 아저씨 솜씨로는 안 되기에 밑밥 통을 담당해야 했으니, 원.....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아랫집의 아저씨가 자기네집의 손님 둘과 넘어와서는
한동안 서 있다간 되돌아가 버렸지만 변변한 입질도 없는 것이 어제 보다
수온이 많이 내려갔다는 것을 미끼를 만지는 순간 알 수가 있었으니 지지리 복도 없지.......
아래쪽에서 낚시를 하던 경록이가 올라 와서는 가거초나 만재초로 선상낚시를 가려던 배가
파도가 높아져서 못 가게 되었기에 철수를 12시로 당겨서 하기로 했으니
11시에는 넘어 가야한다고 했는데 바쁘게 생겼다.....
셋이서 한자리에 붙어서 열심히 공을 들였지만 어제와 달리
단 한 번의 입질도 없는 지루할 시간이 급하게 지나갔다.
“그나저나, 경록아~~~! 언젠가 네, 작은아버지가 이곳에서 학공치 낚시를 하다가
힘껏 챔질을 하여 육자 감생이를 머리위로 날려서 잡았다고 하던데????
그날, 너도 있었다며????”
“에이~~~!!! 학공치 채비로 어떻게 육짜 감생이를 날려요?
고기가 물었다고 해도 바늘이 부러지거나 줄이 끊어졌겠죠.....
그런 일, 없었어요~~~“
“거봐~!!!!! 네 작은 아버지가 뻥을 쳤구먼???!!!”
“아니..... 경록아 그 언젠가 너하고 학공치를 잡다가 내가 큰 감생이를 낚아채서
네가 뜰채로 건져주었잖아?!!!!!”
“글쎄요??? 그런 일이 있었던가요???
그러고 보니 언젠가 같이 학공치를 잡다가 작은 아버지가 소리를 치기에 돌아보니
감생이를 걸었는데 물가에 떨어져서 가만히 있기에 급히 뜰채를 들고 내려가
덮어씌워서 건져 올린 적이 있긴 있었네요.....“
“그 감생이가 얼만했는데???!!!”
“글쎄요??? 아마, 오십오 정도는 됐던 것 같은데요???”
(아주 만재민국 사람들이 사람을 갖고 놀려고 작정들을 했구먼?! -_-;; )
병원 일을 부탁했던 친구 놈에게서 연락이 왔다.
접수를 완료했고 내일 간호사가 나가기로 되었다고 하니
오늘, 만재도를 떠나야만 내일 오전에 치료과장을 지켜 볼 수가 있을 테니
마음이 급하게 되었고 마음까지 서늘하게 식었으니 오늘 낚시가 제대로 될 리도 없을 터~!
일찍 돌아가 짐을 꾸려 배에 실어 놓아야 마음이 편하겠기에 일찍 대를 접었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하여 산길을 걷다가 잠시 쉬게 되었는데
다시 이 자리를 와보려면 1년이란 시간이 지나가야겠지?!
작은 아저씨가 이제, 한참 있어야 보게 되겠다고 말을 꺼냈기에
시간이 나는 데로 금방 다시 오겠노라고 하니, 금방이라는 것이 여름철이니
반년은 있어야하는 긴 시간이라며 아쉬움이 가득한 얼굴로 마주봤다.
잠간 처마 밑에 걸어두었던 물기 가신 고기를 챙기는 사이에
겨울반찬으로 장만해 두었던 마른 고기도 챙겨주고 깐 홍합과 돌김도 챙겨 주었다.
지난번에 부탁했던 말린 홍합도 찾아서 꺼내 주었고
딸내미에게 먹이려고 살려 두었던 큼지막한 감성돔 한 마리도
기포기를 틀어 물통에 담았고, 일손을 놓고 올라온 아줌마가
점심밥을 든든히 먹고 가야한다며 밥도 가득 퍼주었다.
노선장의 두 아들과 작은 아저씨가 알아서 짐을 정리해서 실을 테니
어서 선실로 들어가서 좋은 자리를 잡고 누워서 편히 목포까지 가라고
재촉을 했기에 빈 몸으로 먼저 배에 오를 수가 있었으니 편하게 되었다.
정확히 12시에 낚시점의 배가 만재 도를 출발했고 무엇이 고단했던가,
이런저런 생각도 잠시, 깊게 잠이 들었었나 보다....
오후 네 시쯤에 목포의 북항에 도착했고 이상하달 정도로 길도 막히지 않았기에
두 번이나 휴게소에 들러 가며 다른 때보다 더 천천히 올랐어도 일찍 도착했기에
마나님이 빠른 도착에 의아해 했다.
짐 정리는 뒷전으로 미루어놓기로 했기에 마구잡이로 나만의 공간에 집어 던져두곤
또 선잠이 들었다가 아침에 노모가 계신 곳으로 달려갔는데 다행히
발뒤꿈치에 생긴 욕창은 초기상태에 발견했기에 쉽게 아물 수 있을 거란 간호사의 말에
안심이 되긴 했지만 만약에 쉽게 아물지 않으면 어쩔까, 걱정도 되는 것이,
오래전에 집안 친척어른이 갑작스런 병환으로 자리보존을 하게 되었기에
문병을 가서는 양쪽 발뒤꿈치에 계란만한 크기의 멍이 든 것을 보았기에
돌아와 노모에게 전하니 그것이 욕창이란 것으로 사람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게 되면 발 무게에 눌려서 생기는 것이라며 얼마 남지 않았다고
예측한 대로 몇 달 후에 세상을 떠나셨기에 무척이나 걱정이 되었었다.
이제는 일주일에 세 번씩의 방문 치료로 많이 아물었기에 설전에
치료를 마감할 수 있겠다고 하니 안심이다.....
시간이 나는 데로 짐정리를 하며 당분간은 바다를 잊은 시간이
또 지루하게 지나갈 것이다.
짬짬이 ‘인낚’의 게시판을 보니 추자도며 가거도 에서의 숙박과
배를 이용하는 낚시 경비가 하루에 십만 원으로 올랐다는 논쟁의 글이 보였는데
이번에 만재 도를 갔을 때는 그런 이야기를 못 들었기에 배를 이용했던 선비를
예전같이 계산하여 남겨 두고 왔었는데 어찌됐는지를 모르겠다.
두어 해전의 여름철부터는 선비를 받는 것이 좀 이상하기는 했다.
밤낚시를 하기 위하여 오후에 배를 타고 나간 낚시꾼의 입장에서는
아침에 들어오는 왕복을 1회로 생각하고 선비를 계산해 주었었는데
선장은 전날도 하루로 치고, 아침에 들어오는 것도 하루로 친다며
사람들마다 하루치를 안주고 간다고 볼멘소리를 한다는 말을 전해 들었기에
그 다음부터는 하루분인 4만원을 더 계산해 주었지만, 서 씨 아저씨는
배부른 소리라며 펄쩍 뛰었는데 금년 여름철에 낚시를 간다면
서 씨 아저씨의 목소리가 더 클지, 선장 목소리가 더 클지, 두고 봐야겠지?!
구십 년대 중반에 초등학교 친구 놈이 집근처에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바다낚시매장을 열었다기에 찾아가봤다간 붙들려서 낚시점에서 운행하는
낚시버스를 타고 몇 번 다니게 되었다.
물가가 가깝고 바다를 접하기 쉬운 곳에서와는 달리 서울에서 땅 끝까지 달려가서
배를 타고 거문도까지 낚시를 다닌다는 것이 낚시 불모지였던 서울에서는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친구 놈은 도움을 청한다며 하루가 멀다고 불러댔는데
손님들의 수준이라는 것이 하품이 나올 지경이었다.....
장비들이야 낚시점 주인이나 총무가 권하는 데로 고급지게들 갖추었지만
채비며 낚시방법은 수학문제를 푸는 것보다 더 어렵게들 생각했는지
채비도 까지, 그려서 갖고 다니는 사람도 있었으니 원......
(먼저 반달구슬 끼우고, 구멍 찌 끼우고, 쿠션고무 끼고, 수중찌 끼우고, 또 쿠션 고무 끼우고,
도래에 묶고, 두발 길이로 목줄 매고, 바늘 묶고, 중간에 봉돌도 두개 달라고 했지? 됐나?
아? 맨 위에 찌매듭을 해야지? 이젠 맞지????)
옆에서 들여다보고 있자니,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겠지만 저런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자동차 뒷 유리창에 써 붙인 당신도 초보였다는 문구는 까맣게 잊었다 ^^;;
툭하면 낚시점 주인인 친구 놈은 점심이나 저녁을 먹자고 불러내었고
떨떠름한 술잔이라도 얻어먹은 날의 주말에는 할 수 없이 거문도행 출조 버스를 타고
무박삼일의 당일치기 낚시를 다녀와야 했으니 감질 나는 낚시일정과 오가노라
허비하는 시간이 여간 아까운 것이 아니었기에 이 핑계, 저 핑계를 대곤,
추자도에라도 가있다가 찾는 전화라도 오면 거짓말하기도 떨떠름했다.
주말의 출조 버스에 어느 대학의 정교수라는 분이 자주 탔는데 일행도
몇 데리고 다니는 큰 단골손님이라고 하지만 몹쓸, 주태백 이다보니
근처좌석에 앉는 사람마다 술 상대를 하다가 안 쓰러지는 사람이 없다보니
큰골치거리가 됐다나보다.....
“쎄브라질~~!!!! 뭬야~~???!!! 왜들 이렇게 허약해~~~??!!!”
제법 술통이 큰사람들이 해결사로 나서 보기도 했다가는 버스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낚시를 다녀온 사람들이 다시 버스에 타면 그대로 서울로 돌아오는 일도 생기다 보니
원성이 자자하기에 낚시점 주인이나 총무에게 큰 걱정거리였다나 보다.......
“제발~!!! 정 교수님 좀, 낚시 나오시지 말라고 해주세요..... "
오랜만에 친구 놈이 운영하는 낚시버스를 한번 타주어야겠다고
탐탁치도 않은 주말낚시를 가게 되었다가 문제의 그 ‘정 교수’를 만났다....
뭐, 체격만으로 봐서는 왜소하기에 아무렴, 교수라는 분이 아무리 고래라 한들
말술을 들이킬 리도 없겠거니와 육두문자를 마구 날리며 아무에게나 술을 강권하지는 않겠다 싶어
비어있던 그의 옆자리에 무심코 앉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모두들 피하는 자리기도 했지만
일부러 새 손님(?)을 모신다고 비워뒀었다고 했다....
“누구여??? 이 사람은 처음 보는 사람인데?
자~!!! 내 잔, 한잔 받으시지?!”
출발도 하기전 부터, 악마의 발톱에 걸린 줄도 모르고 시작한 술자리가
호남고속도로에 접어들 때까지 이어지다가 휴게소에 들어서자, 잠시 끝이 났는데,
휴게소에서, 뜨끈한 어묵국물로 속을 달래며 이어질 고통의 순간을 걱정 했는데,
교수님이 먼저 백기를 들었다....
“안되겠어..... 오늘은 내가 너무 강적을 만난 것 같아....”
주변에서는 교수님이 오늘은 제대로 임자를 만났다고 쑥덕였고,
한 술 더 뜬 친구 놈은 아주 보내 버릴 수 있었는데 안타깝다는 엉뚱한 멘트를 날렸는데
눈도 못 마주치며 잠든 척 하는 교수님이 오늘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었나 보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었나? ^^;;
그때가 구십년도 후반이었으니 ‘인낚’이 생기기 전이었는데
그 다음에 정 교수를 만난 것이 2001년, 겨울시즌이 열린 가거도, 임 선장의 민박집에서였다.
그날의 낚시를 끝내고 백여 계단을 올라가야 있는 제일 높은 민박집 마당에 들어서니
또 누군가를 붙잡아 놓고 이슬 병을 쓰러트리는 놀이를 하고 있었기에 반가움에 먼저 인사를 했다.
“어???? 이게 누구야?! 찌매듭, 이 씨방 새야, 내 잔 받아~!!!!”
하루의 고단함에 목이 말랐었고 학공치 안주도 보이기에 작은(?) 술잔을 받아
단숨에 마시고 잔을 다시 건네주니, 예전의 기억이 떠올랐는지
이 양반, 지레 겁을 먹고 화장실을 다녀와야겠다고 일어서더니 어디를 갔는지 돌아오지를 않았다.....
정 교수라는 분은 과음이 건강을 해친다는 건 생각을 안 하고 사선보다는
여객선이 안전하다며 자기는 절대로, 사선을 안탄다고 했는데
언젠가는 3구에서 낚시를 끝내고 나가는 날, 팽목으로 향하는 ‘은정호’에 오르니
정교수가 먼저 타고 있었기에 의아했었는데 들어오는 날의 오전 낚시 시간이 없고
나가는 날도 바쁘다보니 몇 번 다니다간, 사선을 이용할 수밖에 없게 된 모양이다.
‘인낚’ 의 게시판에서 또, 어떤 분도 식구도 있고 목숨도 중하기에
가거도로 낚시를 가면 사선이용을 안하고 안전할, 여객선을 이용한다고 했는데
낚시짐 보따리마다 운임을 따로 받기 시작했고 제대로 짐을 건네어 주지도 않는
여객선사의 태도에 불만이라면서 계속 여객선을 이용해야할지,
사선을 이용하게 될지 생각을 해봐야겠다고 했다.
가거도 쪽을 운행하는 초고속 여객선이 처음 운항을 시작했던 구십 년대 초반 경에
여객선에 올라보니 비행기를 탄 듯이 여승무원이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해오며 반기기에
우리도 고급여객선을 타고 낚시를 다니는 시대가 되었다며 흡족해 했던 것도 잠시,
낚시신발에 있는 스파이크가, 여객선바닥에 깔린 카펫트에 상처를 낸다며
벗어서 들고 타라기에 일부는 벗어서 손가락에 걸고 탔고, 어떤 낚시꾼은
갑질을 하려느냐? 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작은 낚시가방과 짐에도
안 받았던 운임을 받는다니 점점 횡포가 심해지는 것 같다.
정말 믿기지 않지만 어김없이 새해가 또 찾아왔다.
아직 정유년은 아니라지만 2017년 새해가 밝은지도 벌써 하순이다.
새해가 됐으니 금연이나, 절주, 운동......
여튼간에 무엇이든 간에 늘, 시도해보려는 것이 목표다.
날씨가 갑자기 매서운 바람이 불며 온도가 급격히 내려갔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목이 서늘해지고 콧속도 마른다.
겨울답지 않게 푸근했던 날씨에 익숙해졌던 몸이 며칠간의 차가운 날씨와
칼바람에 몸이 휘청 인다.
거저 넘어갈 것 같던 겨울이 마음을 바꾸었는지 대한(大寒) 동장군을 내보내어
눈도 제법 많이 왔고 잠시 녹다가 얼어붙은 빙판길에 내딛는 걸음걸음이 조심스럽다.
춥기는 하지만 미세먼지가 없다는 오늘은 서울의 밤공기가 꽤 상쾌한 날에 속한다.
고관절 수술로 인공관절을 착용한 마나님이 자신에게 맞는 적당한 운동을 찾은 것이
집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올림픽 공원의 둘레길 을 한 바퀴 도는 것이다.
적당히 굴곡과 계단이 있으니 공원 한 바퀴를 돌고 재래시장을 돌아보며 집으로 돌아오면
일만오천보쯤 되는데 운동만 하자면 재미가 없고 지루하기도 하겠지만
공원등성이의 한구석을 차지한 고양이 세 마리의 밥을 챙겨 주는 일이 곁들여져 있기에
또 다른, 목적의 의미가 있는 재미도 있었다.
1년 전쯤, 걸음도 제대로 못 걷는 새끼고양이를 발견했고, 안쓰러운 생각에
다음날 먹을 것을 챙겨가 놓고는 멀리서 지켜보니, 허겁지겁 먹는 모습이
몹시도 주린 것이 분명했다.
하루 이틀 챙겨다 주기 시작한 것이 제법 큰 고양이로 자라났고 형제인 듯한
다른 고양이 두 마리까지 늘어나서 세 마리의 밥을 챙겨다 주자니 마트에서
사료까지 부대로 사다놓고, 가끔은 특식으로 꽁치통조림을 한 토막씩
으깨어 섞어서 주기도 하고 낚시 가서 낚아온 고기를 반찬으로 올린 날은
남은 살점을 발라서 사료에 섞어 주기도 하는데
길고양이가 농어, 우럭, 참돔, 감성돔 살점을 얻어먹는 건 무슨 행운일까? ^^
이번에도 만재도로 낚시를 다녀온 사이에도 마나님은 매일같이
고양이밥을 챙겨주곤했다니 제 운동보다 ‘캣맘’ 노릇에 더 신경을 쓴 모양이다.......
오늘도 운동을 다녀와서 환기를 시키기 위하여 창문을 조금 열고
쌀쌀한 겨울 냄새를 맡으며 지나간 한 해를 곱씹어 보았다.
노모를 요양원으로 모셔야했지만 그래도 다른 식구들에겐 큰 병이나
나쁜 일은 없었지만 사회적으로 그다지 좋은 소식이 별로 없었다.
연초에는 테러방지법 제정을 두고 필리버스터로 온 나라가 들썩였고,
봄에는 강남역 ‘묻지 마’ 살인사건,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안타까운 젊은이의 죽음이 이어졌다.
브렉시트로 국제 정세도 어수선해졌으며, 한 여름에는 대단한 폭염이 찾아와
전기료 누진세로 걱정을 해야 했고, 국정 농단 사태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촛불 집회 까지,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들로 새해를 맞았다.
계란 값이 곱으로 뛰었는데, 제자리를 찾기까지는 축산의 정석대로라면
1년도 더 걸릴 것이다.
그래도 사람 사는 것이 별것인가?!
다, 눈물의 굽이에선 울고, 기쁨의 순간에선 소리도 크게 지르고
속절없이 뛰박질이라도 하고 싶은 거지......
이제 2016년의 마지막 낚시여행의 시간을 보냈으니 다음번에는 어떤 시간이 올까?
마구 던져놓은 짐들을 정리하는 시간이 지나면서 그 무엇때문에인지
마음의 여유를 갖지 못하는 것이 욕심이 지나쳐 여유 있게 그 무엇에
다다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아름다웠던 기억이라도 기록해 두지 않으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
좋은 풍경은 사진이 아니라 마음에 담아야한다지만 그럼에도
기록의 중요성은 여전하다보니 현재와 같이 모든 문명의 기기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시점에서는 다이어리보다 더 편하고 쉬운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여 메모리 칩에 저장하여 보관하는 것이
무척이나 편리해졌다.
낚시를 다녀와서 써보는 조행기라는 이야기가 뭐, 특이한 것이야 있겠나.
자신이 경험한 지금과 예전의 이야기를 글로 적거나 남이 겪은 것이라도
보고 들은 것이 있다면 기억해 두었다가 남들에게도 일러주면 좋은 것을....
녹슬어서 못쓰게 되기보다는 잘 쓰다가 닳아서 못 쓰는 인생이 되라고 했던가?!
새로운 해가 왔으니 지난해 보다 좀 더 좋은 일이 있을게라고 굳게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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