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어느 방향으로 두고 자야만 내일은 고기구경을 제대로 할까?!
집에서와 같이 북쪽으로 누울 방향을 잡고 창문 쪽을 바라보며
제대로 잠이 들었었나보다.
어제 투정을 부렸기에 홍합을 듬뿍 넣은 밥도 아니고 죽도 아닌
아침식사를 마치고 어두운 골목길을 내려가니 마을 쉼터 앞에
밑밥 통이 얌전하게 있었다.
밑밥크릴 다섯 장에 파우더 한 봉지.....
저걸 둘러메고 야트막한 뒷동산을 넘자면 땀좀 흘리게 될 터이다....
언젠가 상추자에서 민속촌민박을 이용하게 되었는데 천둥벌거숭이 막내가
나바론 민박을 차려서 독립하기 전이었으니 제 형 밑에서 일손을
거들고 있었을 땐데, 주의보가 발령된 날이기에 도보 포인트로 가기위하여
손수레에 전날 저녁에 속을 가득채운 밑밥 통을 실어두었었는데
아침에 나와 보니 어떤 놈이 통째로 집어가 버려 밑밥도 없이
낚시를 하게 된 날이 돼 버렸다.
마침 일행의 밉밥 통은 그대로였기에 둘이서 한통의 밑밥에 의지하여
고기 구경이나 했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민박집의 마당에는 커다란 드럼통들이 즐비했는데
멸치젓을 담가 놓은 것이라며 낚시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갈 때
한두 통씩 사들고 가면 사모님들이 좋아하실 게라기에 그러마하고
어느 한통의 뚜껑을 열고 들여다보니
‘에구머니나~~~~~~~~’ 구더기가 득시글거렸다.
천둥벌거숭이를 불러서 벌레가 생겼는데 괜찮겠는가 물으니
관리를 잘했기에 그럴 리가 없다며 들여다보더니 뚜껑이 열려서
빗물이 들어가 그런 모양이라며 벌레가 생긴 통속의 것들은
낚시손님들에게 나누어 주어, 밑밥에 섞어 쓰도록 해야겠다며
다른 통속의 것을 주겠다고 했지만 이 통, 저통 뚜껑을 열어봐도
온천지가 구더기 밭이었기에 입맛이 떨어졌다.
결국, 그것을 모르는 다른 손님들은 윗부분을 살짝 걷어내고
퍼 담아 준 추자도산 멸치젓을 한두 통씩 사들고 떠나갔지만
안보면 깨끗하고 보면 더럽다지만 그때의 트라우마가 남았는지
멸치젓 또한, 날치알과 폐타이어를 이용한 양식홍합과 함께
기피음식이 되버렸다......
정상까지만 올라가면 날이 희끄무레 밝을 테니 헤드랜턴이 소용이 없을 거라며
작은 아저씨가 앞장을 섰고, 낚시가방이며 밑밥 통까지 메고 들었으니
숨이 턱까지 차올랐지만 평소에 매일같이 일만오천보씩 걸으며 단련한터이니
오천보 정도의 산행 아닌 산행에서 작은 아저씨에게 밀릴 것은 없겠다만,
가방무게까지 줄이려고 단출하게 채비까지 된 낚싯대 두 대와 뜰채를
밴드로 묶어들고 밑밥도 두 장만 담아든 아저씨보다 몇 배 무거운 무게로
험한 길을 오르자니 체온을 올려준다는 히트텍, 내복은 입지말걸 그랬다고
후회를 했지만, 한발두발 걸어서 오르다 보면 발바닥에 땀이 난다고
송창식이 토함산을 노래했듯이 오늘은 내가 만재도의 큰 산을 넘으며
땀을 흘리게 됐다.
가거도3구에 있는 민박집에 가면 홀로된 억척아줌마가 밥을 해주면서
파도가 높아 갯바위로 태워다줄 배가 못 움직이는 날에는
포인트까지 걸어가는 손님들의 밑밥 통을 머리에 이어서
근처까지 갖다 주었는데,
멀리 등대 포인트를 가는 손님의 밑밥 통은 1만5천 냥,
가까운 곳은 1만 냥 정도를 받았다.
새벽 일찍 일어나, 가장 먼 거리부터 두어 탕을 다녀오면 날이 밝기에
기다리다가 급한 손님들은 밑밥통의 무게를 줄여서
들고, 메고, 끌고 갔기에, 해가 늦게 뜬다면 돈벌이를 좀 더
할 수가 있겠다며 아쉬워했는데 이 정도의 거리라면 얼마를 치러야할까?
금실이 좋은 작은 아저씨 부부는 아줌마가 물일을 안 가는 날에는
아줌마가 밑밥 통을 머리에 이어다 주었고, 점심밥도 날아오고,
커피나 따뜻한 물이 없다고 꿍얼거리면 또, 번개같이
넘어 다녀오기도 하던데 오늘, 고기를 많이 잡는다면
함지박을 가져 오라고 전화를 해야겠다고 작은 아저씨가 한말이
깨방정 소리가 안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나이다~~~~~~
정상까지 두 번을 쉬며 숨을 골랐고 내리막길에서는 부터는
한발, 또 한발을 조심, 또, 조심 내딛어 가며 물가에 닿았는데
아저씨는 위쪽의 들물 포인트로 향했고, 나는 잠시 기다리다가
앞도랑에 조금 더 물이 빠지면 건너편의 간출여 같은 곳으로
건너가기로 했는데 가거도로 치자면
오구멍 여하고 비슷할까나?!
장화를 신고 왔으면 좀 더 일찍 건너 갈수가 있었지만
산길을 걸으려고 여름철에 신던 단화로 갈아 신고 왔으니
발이 젖을세라, 기다릴 수밖에 없었고 물가에는 온통,
돌김으로 뒤덮여서 기름을 부어놓은 것보다 더 미끄러웠기에
더욱 조심스러웠다.....
어제 작은 아저씨가 이곳에서 낚시를 하다가 고기가 안 잡히기에
한참동안, 김을 메고 있다가는 김을 긁고 있을 것이 아니라
고기를 낚아봐야겠다고 낚싯대를 다시 담근 것이 타이밍이 들어맞아,
여러 마리를 낚을 수 있다고 했었지?!!!
날이 훤하게 밝았으니 마냥 기다리기도 갑갑하여,
먼저 가방을 건너편으로 던지고 밑밥통도 밀어 건네 놓고
두 팔을 뻗어, 건너편의 갯바위를 짚고 파도가 물러나는 틈을 타서
잽싸게 건너가서는 아직도, 몸의 어느 구석도 싱싱하고 날렵한 것 같으니
서울에 올라가면 나이가 들어가기는 하지만 예전에 연락이 닿았던
여동생들에게 작업이라도 걸어볼까? ㅎㅎㅎ
혹시라도 파도가 쳐올라 올지도 모르니 둘러보면서 뜰채부터 펼쳐 놓고
채비를 완료하고 밑밥 두어 주걱을 뿌리고, 첫 미끼를 끼워 넣고
집중하고 있었는데
“벅~벅~벅~벅~!!!!!!!”
갑작이, 소름끼치는 이상한 소리가 뒤에서 들려 왔기에
(에구머니나, 아침 도깨비가 나왔나보다)
자지러지게 놀라며 뒤를 돌아보니,
(언제 오셨을까나?!)
섬마을 할매, 한 분이 돌김을 채취하러 와서는 전복껍데기로
갯가에 무성한 돌김을 긁기 시작한 소리였다.....
“에고~~~ 할매~~!! 기척이나 하고 오시지, 그렇게 유령처럼,
연기처럼 다가와서 사람 간을 떨쳐놓소?????”
“누구네 온 거라?????!!!!!”
“하나네요,,,, 몰라요? 경태네,,,, 경태도 몰라? 준식이 영감네요... 오케이?!”
그나저나, 어쨌던간에 분명히, 저위에서 부터 내려왔을 텐데
어떻게 작은 발소리도 없이 다가왔을꼬?!
만재도 사람들은 틀림없이 염소 발을 양말 속에다 감추고 다니는 것이 분명해.....
그렇지 않고서야 고무신이나 싸구려 슬립퍼 바람으로 저렇게들 날쌔게
갯바위를 돌아다닐 수가 있을라구???!!!
오래전부터, 도깨비 사건을 보고 듣고 겪다보니,
강력한 무신론자로서의 고집을 어느 정도 꺾고,
시소의 중간부분을 건너서게 되었고, 부정 보다는 긍정 쪽으로
기울어질 수밖에 없었는데, 어느 해 겨울날에도 새벽에 산을 넘어왔다가
뒤쪽으로 떠오르는 밝은 빛에 놀라서 엉덩방아를 찧다시피 하며
자지러지게 놀란 적이 있었는데 마침 아침에 넘어가는 밝고 둥근 달빛이었기에
저절로 입 밖으로 튀어 나온, 알 수 없는 욕지거리를 하며
한탄한 적이 있었는데 이곳에서만도 세 번째의 놀람이니
설날에 성당에 가면 성수를 한통 담아와 뿌려야겠다....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아멘~!!!
도깨비야 물러가라~~!!!!’
함매가 돌김을 긁어대는 요란한 소리를 듣고 고기가 다가올 리는 없고
어째, 잔치가 끝난 기분이 드는 것이, 작은 아저씨가 며칠을 파먹었으니
남은 고기도 없을 것 같았고 오늘따라 파도도 너무 잔잔하고
수온까지 많이 내려 간 것 같은데, 간간히 물려 나오는 작은 노래미가
나무토막같이 뻣뻣하기만 했고 망상어 떼가 들이 닥쳤는지
찌의 움직임도 없이, 크릴의 빈 껍질만 비닐조각같이 낚싯바늘에 걸려 나왔다....
추자도의 사자허리에 내린 것이 낚시꾼이 너무 많은 어느 겨울날의
새벽 네 시 경이었는데 날이 밝기까지 기다리려면 너무 지루하지 싶어,
전지 찌를 밝히고 낚시를 해보았는데 쏜살같이 찌가 물속으로 사라지기에
깜짝, 놀라 챔질을 해보니 반뼘쯤 되는 크기의 망상어였다.....
미끼를 빨아먹고 사라지는 것들이 그날은 어찌 입질을 그리 사납게 했을까?
다시 채비를 담그면 같은 입질이 반복되기에 깐 새우로 바꾸었지만
사나운 입질이 계속 이어졌기에 망상어만 수십 마리를
날이 밝기 전에 잡게 되었다......
평소에 돌돔이나 참돔을 닮고 싶어 했던 망상어였었나 본데,
옆의 후배는 기가 막힌 지, 돌망상어, 참망상어라고 중얼거리며
비 맞은 스님처럼 속 터지는 염불만 외어대다가 그날의 낚시를 끝냈는데
민박집의 개밥이나 하라고 수북하니 모아놓은 망상어를 봉지에 담아왔더니
다음날 아침에는 망상어튀김이 손님들의 반찬으로 나와서 먹었다만,
만재도의 망상어는 대부분이 큼지막한 것들이 많던데,
왜, 입질은 시원치가 않을꼬?!
건너편에 있던 작은 아저씨가 그쪽은 틀린 것 같으니 들물이 시작된
이쪽으로 건너오라고 소리를 치기에 건너갈 적에는 큰 기대를 안고
힘들여 건너갔던,
물길이 이어졌다가 끊긴 물고랑의 마른바닥을 쉽게 건너서 위쪽으로 넘어갔다......
옆에는 어느 틈에 왔는지 아랫집의 아저씨가 자기네 집 손님들에게
직접 낚은 고기로 회를 떠주어야겠다고 열심히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섬마을 사람들에게도 서로 간에 그날, 차지한 자리를 넘나들지 않는
어떠한 묵계(黙契)가 형성이 된지가 오래기에 날이 밝기전 부터
보이지 않는 치열한 자리다툼을 느낌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가 있었다.....
작은 아저씨와 나란히 서서 여러 번 낚시를 해봤지만 도대체
이해가 안 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1.5호찌와 2호찌, 두 대를 세팅하여 한대를 뒤에 펼쳐 놓은 것은
작은 아저씨나 아랫집 아저씨나 똑같았고, 원줄이며 홋수며,
드렉도 제대로 안 풀리는 덜그럭 거리는 릴뭉치 까지도 똑 같았고,
한발 길이도 안 되는 목줄에 봉돌은 왜 두어 개씩 달아맸는지도 이상하고,
끊어질 때까지 며칠이고 계속하여 사용하기에 다시 감아 두는 부분의
꺾임까지 보이는 것도 이상하고, 이래, 이상하고, 저래, 이상하고,
모두가 이상했지만 상처가 있는 목줄도 안 바꾸고, 무뎌졌을 바늘도
안 바꾸며 열댓 마리씩 잡는 날이 있다는 것도 이상하다.....
그렇다고 손바닥만 한 감생이만 잡는 것도 아니고 오짜급 한두 마리에
사짜 급이 대부분인 날도 많던데 바늘 하나로 몇 십 마리를 잡는 날도 있으니
기이하도다.... 기이하도다, 참말로 기이하도다.......
만재도를 다니면서 산을 넘어 온 것이 여섯 번째인 것 같은데
세 번은 배가 움직이지 못하는 날이었으니 당연히 이곳을 넘어왔어도
채비도 한번 제대로 못 담가보고 길길이 쳐올라오는 파도물만 쳐다보다가
다시 산을 되넘어야 했었고, 날씨가 좋았던 두어 번은 몇 마리씩
잡기는 했었는데, 땀만 좀 흘리기로 한다면 선비도 안들이고 경제적이긴 하다만,
낚시의 멋이 좀, 반감되는 그런 기분은 좀, 있었겠지?!
수심이 4미터도 안 되는 곳에서 2.5호찌로 채비를 했기에 찌가 약간 커보였는지 아저씨가 참견을 했다.
“어째, 찌가 좀, 무겁고 커 보이는데?
내 찌는 1.5호라 그런지 빨리 흘러가는데.......”
“흘러가는 속도가 무엇이 그리 중요하외까?
밑에 수중 찌나 미끼만 먼저 보내면 되지....
아저씨 수중 봉돌보다 내 것이 면적이 커서 물살 받기가 더 좋을걸요?!
아저씨껀, 찌는 먼저가고 바늘은 끌려갈 테니 밸런스가 안맞을거요....
그런데도 고기를 잡곤 했다니, 노래미가 웃을 일이외다......“
“.......................?????..........”
“봐...!!!!!!!! 찌가, 들어가지........”
시원하게 들어가는 찌의 움직임을 보면서 여유 있는 챔질 후에
낚싯대를 타고 손바닥까지 전해져 오는 오르가즘을 느끼며
안통 쪽으로 끌고 들어가 뜰채로 떠내었고 물통에 물을 길어 담곤,
기포기까지 틀어댔다.....
오늘의 첫 번째 고기를 구경 좀 하자고 아랫집 아저씨가 달려와서
물통 속을 들여다보며 축하의 멘트를 날리고는 부지런히 제자리로 돌아갔고.
잠시 후에 또, 시원한 입질로 또 한 번의 뜰채가 허공에 휘둘러지니
작은 아저씨가 입안이 마르나 보다......
“허, 나도 수중 찌를 다른 걸로 바꾸어 볼까?!”
사람의 욕심이나 경쟁심이란 것이 가끔은 도발적이기도 한 것이
어제까지, 그리도 여러 마리의 고기를 낚아보고서도 오늘의 입질 없음에
초조해하다니.... 에이 여보슈........ ㅎㅎㅎ
언젠가 여름철에 서 씨 아저씨와 끝간여에 내리게 됐었다.
사기꾼 김 씨에게 큰돈을 날려먹었지만 그 포인트를 알려 준 것이 김 씨였다며
억대의 포인트라며 쓴웃을을 지었는데 그놈의 봉이 김 선달이,
돌돔장대낚시 방법과 포인트만 알려 주었는지, 찌낚시 채비로
고기를 잡는 것이 시원치 않은 건, 그 작자나, 서 씨 아저씨나
매일반이었는데 가끔씩, 무창포나 오천등지에서 참돔선상낚시를 하면
앞으로만 흘러가는 물살에 채비를 태우기만 하고 가끔씩 견제만 해주면
미끼도 제 방향으로 자동적으로 가게 되니 약간, 얼빵한 참돔을 잡곤 했지만,
미끼의 선행방법을 아무리 설명을 해주어도 이해가 안가는 모양이었다.
하긴, 만재도 에서라면 굳이 멀리까지 공략할 이유도 없고
발밑낚시 위주로만 해도 되니 크게 상관은 없겠다만 서도
만재도 에서도 간여 뒤쪽의 홈통바깥부분으로 흘려볼 경우가 가끔 있기에
그날 같은 날의 밤에는 크릴이나 끼워서 살살 흘려보내면
큼지막한 볼락이나 열기가 곧잘 물어줄 날이었지만
부력이 큰 찌에 순간 수중 봉돌을 달아맸으니 물살 빠른 이곳에선,
구멍 찌가 먼저 흘러 갈 테니 질질 끌려가는 미끼달린 바늘을 물어 줄
바보 같은 고기가 있겠나만서도, 이곳이 만재도이다 보니
가끔씩, 고기들이 물어주곤 하지만 갯바위로 구멍 찌가 먼저 달라붙는다면
불리하다고 설명을 해봤지만 이해가 안가는 모양이었다.....
만재 도를 다닌 지가 십년이 넘었고. 외연도, 추자도, 거문도를
십여 번씩 다녔어도 고기를 못 잡은 이유가 그 때문이라고 해도
못 알아들으니, 뒤통수를 후려갈기고픈 생각이 굴뚝같은데,
마침 조용한 밤 시간을 맞았다......
맑은 물속에 줄 보기용으로 달아놓은 작은 케미쪼가리가 보였는데
위의 구멍 찌가 먼저 흘러가고 뒤에 미끼가 달린 바늘이 끌려가는 형태가
그대로 보였기에 윗 채비를 요래요래, 살살 잡아 주면서
아래쪽의 채비가 흘러 지나가면 다시 내려놓으면 된다는
현장 실습을 개인지도 하고 뒤쪽의 내자리로 돌아갔다가
잘하고 있는지 궁금하여 다시 넘어가 보니 찌가 먼저 흘러가고
뒤에 미끼달린 채비가 끌려와도 고기가 잘만 물고 들어간다기에
자세히 보니 물속 갯바위에 미끼가 달라붙으면,
어디선가 나타난 고기들이 갯바위를 타고 돌다가 물고 늘어지는 것이었다.....
또, 몇 년이 지났으니 서 씨 아저씨가 만재도를 다닌 지도
십오 년이 훨씬 지났는데 요 몇 년 동안은 함께 내려서 같이
낚시를 해보지를 못했으니 아직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만재 도니까 이래하나, 저래하나, 고기는 잘 잡고 있으니 걱정할 것이 없겠다......
그나저나, 어제까지만 해도 하루에 열댓 마리씩 고기를 잡았다는 자리에서
작은 아저씨를 슬슬 옆으로 밀어내고 독차지하고는 서너 마리를 잡자
입질이 싹~!!!! 끊기는 것이 어째 좀 이상하다.
모처럼 능참봉을 하니 임금님의 행차가 한 달에 스물아홉 번이라고
안 되는 놈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속담이 갑작이 생각나는 건 또 뭐람?!
배를 타고 나간 경록이와 통화를 해보니 들물과 썰물을 볼 수 있는
국도의 양수겸장의 자리에서 큼지막한 우럭과 노래미만 잡다가
허벅지만한 장어를 잡았다며 오늘 저녁은 몸보신으로 장어탕을 대접하겠다며
일찍 들어가는 중이라고 했다.
저녁 안주거리 한 가지는 장만이 됐다니 횟감만 낚으면 될 일이다만
벌써 해가 지고 있으니 어두워지기 전에 저 산을 넘어가야 덜 무섭지 않을까?!
아랫집 아저씨는 좀 더 자리를 지켜보겠다기에 먼저 산을 넘어왔고
마을쉼터에는 그물로 잡은 농어들이 꾸득꾸득 바람에 제 몸을 말리고 있었다.
마지막 홍합철이라 아줌마들의 손길은 칼에서 바람소리가 날정도로 바쁘기만 했다.
오늘까지 점심밥을 세 번째나 건너 띄운 아줌마가 시장하겠다며
이른 저녁상을 차려 내었는데 허벅지만 하다던 장어가
소시지만한 굵기로 쪼그라들었으니 경록이도 낚시꾼이 분명하겠지????!!!
오늘은 대모님이 주신 산삼주로 시작을 하여 이슬도 덧뿌리고
입가심으로 맥주까지 뿌려보자고 손을 높이 쳐들고는
몇 순배의 술잔이 돌아가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순간, 노모와 관계가 된 전화라는 생각이 퍼떡, 들었고
전화번호를 확인한 순간 요양원의 간호사라는 걸 확인한 순간,
가슴이 섬뜩하여 통화를 하니, 목욕을 하다가 발뒤꿈치에서 욕창이 생긴걸.
확인 하였기에 지정된 병원으로 연락하여 방문치료를 접수하라고 했다.
그리하겠다고 전화를 끊고는 병원으로 전화를 하여 신청을 해보려니
직접 병원에 와서 접수를 해야 한다고 하니 어떡해야할까?!
출근하기도 바쁜 아이들에게 시킬 수도 없고.........
잠시 생각을 하다가, 갈치낚시에 입문시켰기에, 요즘 통화가 잦은
교회 장로감투까지 덮어 쓴, 친구 놈이 생각났기에,
내일 아침에 병원에 가서 접수를 하고, 선금까지 걸어 달라고 하니
흔쾌히 답을 하면서 필요한 내용을 문자로 보내주었으니 일단,
한숨을 놓게 되었다.
토요일까지 1주일을 버텨 보려고 했던 일정을 중단하고 내일은
서울로 올라가야겠기에 만재피싱점의 최 사장에게 전화를 하여
배편을 알아보니 지금 배를 타고 만재도에 들어와 있으며 내일 아침에는
새로 발견한 만재 초나, 가거 초에 가서 선상우럭낚시를 하고는
오후 두시쯤에 철수를 하겠노라고 했으니 짐을 대충이라도 꾸려놔야겠다......
분위기가 다운된 기운이 돌자, 거하게 풀어 보려던 술자리도 끝을 냈고
방으로 돌아와 대충 정리를 하다 보니 작은 아저씨와 경록이가 찾아와서
내일 오전만의 짧은 낚시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 까고 머리를 맞대고
상의를 하는 캔 맥주 타임이 있었는데, 모두가 산을 넘어가서 열중하면
좋은 조과가 있겠다는 의견일치를 보고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이리저리 뒤척여도 잠이 쉬 오지를 않았다......
'사진이 담긴 조행기 > 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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