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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담긴 조행기/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2. 만추(晩秋)의 만재도 나들이(뚜껑열린 판도라의 상자)

by 찌매듭 2015. 11. 3.




만재도 에서는 금년의 어업이 두 달쯤 남았기에 조금물때를 맞아 고기 손질이 한창이었다.
잠시 일손을 놓고 뛰어 올라온 아줌마가 차려놓고 간 밥상에는 몇 가지 반찬과 
데워먹으라는 찌개도 있었지만 입안이 깔깔스러워 라면을 끓이다간 냉장고를 뒤져 
홍합 몇 알도 집어넣었었나?
밥도 한 술 말아서, 우기우기, 밀어 넣는 당기지도 않는 점심끼니도 때웠으니
또 한 번 나서볼까나?!
경찰청의 높은 나리가 우리나라에 한대밖에 없다는 고가의 헬기를 타고,
가거 도를 돌아보고 오다가 만재 도에 들렀다는데 18인승짜리라니 이탈리아에서 
천억 원대 로또나 맞으면 저걸 타고 짐도 넉넉히 싣고 다닐 수도 있을 텐데.... 쩝.....
미리 싸놓은 저녁도시락을 담아온 부대를 들고 냉동 창고에 들러 밑밥과 미끼를 챙기곤
아직도 정신이 제자리로 돌아오질 않았는지 묵직하기 만한 발을 끌듯이 몇발작 걷다간,
말리는 생선을 들 고양이에게서 지켜야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는
멍멍이도 한번 희롱하다가 과자 한 조각을 입에 물려주었다.....
(에그, 돌덩이위에서 고생이 많은 개 팔자네......)
도선 일을 끝내고 들어와 그물 정리를 하고 있는, 젊은 선장에게 눈짓을 보내자
번개같이 달려와 어디로 가겠는가고 물어온다…….
“간여......!!!!!!!!!!!! 오늘은 아직, 들어간 사람이 없제???????”
“넵~!!!! 오늘은 거기가 딱이지라~~~~~ 근데, 어느 간여지라??????”
“끝간여~!!!!!!”
“좌측? 우측?”
“사람이 둘인데 끝끝간여를 어찌 가겠냐? 너, 만재사람맞아????????”
“-_-;; .......”








만재도 에서 가장 먼 부속섬인 간여에 내린지 30분도 안되어 
다른 배 한척이 달려오다간, 방향을 바꾸어 앞쪽의 납작 간여로 가서는
손님들을 내려주던데, 그들도 끝간여를 점찍고 왔었을 게다.....
물색이 너무도 맑기에 좀처럼 사용하지 않던 파우더를 한 봉지, 가지고 나왔으니 
필요하다면 놀부처가 사용했음직한 밥주걱을 한번 사용해 볼까나?
여름철보다 더, 맑은 물색이라 이른 어둠이라도 내려앉아 주어야만 
입질이 있을게라고 짐작이 되었고 제법, 물살이 빠른 곳이기에 
물돌이 시간이 되려면 밤 9시가 넘어서하니 돌돔이며, 볼락이며, 
나와서 돌아다니려면 아직도 멀었으니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뒤편에 걸려있는 굵은 밧줄이 마음에 걸렸는데 왜 이런 새 줄이 걸려 있지?
여름철에는 가거도 방향의 수면으로 내려앉던 태양이 이번에는 태도 쪽으로 내려가는 것을 보니
분명히 계절이 바뀌긴 바뀌었구나.....
와~~~~ 오늘은 날씨가 화창하니 그냥 카메라만 들이대도 그림엽서가 되어 나올게다.
이리도 좋은날을 만났으니 오늘밤은 안전하게 보낼 수가 있겠다.....
에구, 멀리, 인양선이 보이는데 아마도, 세월호 때문이겠지......ㅠㅠ








옆지기가 챙겨준 힘이 날 것 같은 이상한 환약도 한 알 오물거리며
찌낚시로 참돔을 잡겠다는 일행에게 뒤쪽의 자리를 내어주고 
정확한 시간대에 출현하는 돌돔이 있을 굴 앞턱을 찾아 물살이 약해지면
놀러 나올 놈들을 기다려야 하는데, 노느니 염불을 한다고 저쪽, 멀리에 있을 
우럭이라도 잡아볼까나?
절친한 지인이 커피대용으로 먹어보라며 쵸코릿으로 감싸듯이 코팅된 
간편한 커피덩이도 몇 알 먹다보면 긴 밤을 지새우는데 도움이 되겠기에 
서너 알을 연거푸 먹다가는 많이 먹으면 배가 아플 수도 있다는 경고문구에 
슬그머니 손을 떼고 말았다.
경계심을 둔화시키려고 케미라이트 같이 푸른빛의 전지 찌를 달아맨 채비를 
마음에 드는 거리에 안착이 되도록 하려고 여러 번을 되던져서야 갯바위근처에 
떨어뜨릴 수가 있었는데, 지난번 여름에는 한 밤중에 건너편의 갯바위를 통째로 걸어서 
몇 개의 찌를 잃어버렸던 것이 생각났기에 조심하다보니 척, 척, 보낼 수가 없었다.
아니, 이젠 솜씨도 점점 녹이 쓸다 못해 이 빠진 칼날같이 되어가는겐지....쩝..... 
물속으로 잠겨 들어가 주기를 기다리던 찌가 잠겨들지는 않고 방향을 바꾸어 
조금씩 밀려가는 것 같았는데 우럭이나 쏨뱅이가 물고 가는 것 같으니 챔질을 해보니
묵직한 당김이 있었고, 큼지막한 우럭 한마리가 손안에 들어왔다....
조금 더, 수심을 줄여주고, 만재도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던 파우더봉지를 뜯어서
절반쯤 덜어내어 무게감이 있도록 단단하고 쫀득하게 비벼서, 쏠채를 이용하여 던져보았지만
닿지가 않는 거리다....
다시, 쏠채의 주걱 안에 손가락으로 꼭꼭 눌러 담아 힘껏, 던져 보니 그런 대로 닿기는 한다만
이럴 때는 민물낚시에서 떡밥덩어리를 담아 던지는 잉어 잡이용 원거리용 쏠채가 있었으면 좋았을걸...
방군 여 쪽의 떨어진 작은 여 뒤에는 겨울철이면 꼭, 다가오는 감성돔이 있는 곳이기에 
그곳에서 낚시를 할 때마다 부력 크고 무게 있는 찌를 사용해보는데 앞바람이라도 불면
밑밥이 제대로 날아가지를 않고 흐트러지기에 그 물건을 꼭 가지고 와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생각대로라면 그 간출 여에 올라가 제대로 낚시를 한 번, 해보았으면 좋겠는데 
어지간히 좋은 날씨에 배까지 부근에 대기해 주어야만 가능할 곳이니 매번 입맛만 다셔본지가 오래되었다.
예전에는 추자도의 절명 여에 내려서 낚시를 할라치면 꼭 그리했었는데.....쩝....
밀려 올라가는 물방향도 맞았기에 잠시 후에는 밑밥에 홀려 나온 고기들이
연거푸 물려나왔지만 조금만, 갯바위에서 밀려난다 싶으면 입질이 없기에 
몇 번씩이나 다시 던져 넣어야 했는데, 이제는 대물의 욕심을 접었기에 낚싯대의 호수를 
한 단계 내려서 2호대를 쓰다 보니 휘청거림이 많아 무거운 채비를 잡아주기가 그럴까?
얼마 전에 어딘가에 부딪었던 팔꿈치가 욱신거리니 파스라도 붙여야할지....ㅠㅠ
그러다간, 갑자기 물살이 멎은 느낌이 들었는데, 정말, 세차게 흐르던 물살이
거짓말처럼 서버렸기에 이때를 맞추어 돌돔이나 잡아봐야겠다고 발밑근처의
굴속이 있을 곳에 채비를 내려놓고 기다렸지만 왜, 몸뚱이에 줄이 간 고기가 보이질 않는 걸까????
지렁이의 몸이 꼿꼿해진 것이 수온이 내려간 것 같기에 조금씩 수심을 더 주다 보니 
평소보다 네곱절도 넘게 수심을 주게 되었다.....
(내가 만재도에 온 것이 맞아????? -_-?)
멀리 떨어져 있는 수중 여 쪽으로 물방향이 맞을 때 농어를 잡으려고 펼쳐놓았던 
막대찌 채비에서 찌를 떼어내고 발밑에 있을 굴속을 상상해보며 꾸역꾸역, 끝도 없이 내리다 보니 
무언가가 바늘에 달린 미끼를 물었는지 힘을 쓰며 굴속으로 달려 들어가선, 꼼짝을 않는다.
드랙을 한껏 조이곤, 잠시 버티어 보니, 다시 튀어나왔는데 거무튀튀한 큰 우럭이었다.
(우럭이, 이렇게 깊이에서 물다니?????)
돌돔이라도 물어 준다면 조금도 늦추지를 말고 힘껏 당겨야만 걸림이 없겠기에 
여러 번의 순간적인 챔질과 릴링의 반복으로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고 있었으니 
한숨, 두숨씩 간격을 두어야했다....
이 캄캄한 밤중에 깊이를 알 수 없는 물속을 향하여 사람이 작은 감각으로 
무엇을 느낀다는 것이 기적과도 같겠는데 오감이 더불어 작용하게 마련인 낚시에서는 
더 이상, 말이 필요가 없다.
이리도 오래 다녔던 섬에서의 열길 물속도 모르겠거니와 얼마 후의 일도 알 수가 없다.
이렇게 깊은 수심에서 고기가 물고 나오다니, 정말, 깊어가는 것이 가을만이 아닌가보구나....
뒤쪽에 있던 일행이 입질이 없는지 넘어왔다간, 간간히 고기를 잡아내는 것을 보곤, 
옆으로 다가와서 7미터짜리 낚싯대를 드리우기에 평소보다 몇 곱이나 깊은 수심 대에 
고기가 있으니 찌낚시대를 사용해야할 것이라고 일러주었지만 귀찮은지 그대로 
사용하면서 진득하니 기다리지를 못하고 있다가는 다시 뒤쪽으로 가버렸다......
사실, 그리 길지도 않은 시간인데도 기다리지를 못하다니,......
기다림과 열정을 함께 엮기에는 이만큼의 시간도 길다고 생각을 했을까?
낚시를 와서 누구는 고기를 잡는데 자기만 못 잡는다면 조바심이 생기기도 하겠지만
열정이 없는 기다림의 결과가 불발로 끝나는 이유는 진정한 기다림의 의미가 
바로 자신의 모든 것을 내건 뒤에야 비로소 제빛을 발하기 때문인데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붓지도 않고 수온이 차다거나, 고기가 없다고 
멋대로 단정 짓기 때문이 아닐까?!
‘기다릴 줄 아는 사람만이 자기가 바라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벤 자민 플랭크린’이 말했는데 그 기다림이 늘,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수는 없겠지만 
열정이 있는 기다림에서라면 실패할 확률도 적을 것이다.
특히, 낚시에서의 기다림이란 그 자체만으로도 여유와 안정에서 
비롯되는 태도이긴 하다만, 기다릴 줄 모르는 성급함은 
대책 없는 방치로 이어지는 이중적인 잣대이기도 하다.








지루함을 느낄 새도 없이 고기들이 올라오기에 쉬엄쉬엄 해보자고 드링크도 한 병 꺼내 마시다보니
아직, 자정도 되지 않았지만 이미, 긴 밤이 지루할 이유가 없는 넉넉한 밤이 진행 중이다.
계속 똑같은 행동이 반복되다보니 늘, 조심한다는 긴장의 끈이 잠시 늘어졌었나보다…….
쉽게 다루어선 안 될 크기의 우럭이었지만, 뜰채를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들어 올렸다가 
무릎 근처에서 떨어뜨렸는데, 어딘가에 부딪쳐서 높이도 튕겨 올라온 고기의 등가시가
손바닥에 닿는 순간, 섬뜩한 느낌이 들었고 시린듯하기에 불을 비추어 보니 
주사기에서 용액이 뿜겨져 나가듯 무언가가 뻗쳐나갔다.......
베이듯이 깊이 찔린 곳에서는 검붉은 피가 솟구치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괜찮겠지 했는데 좀처럼 멎지를 않는 것이 무슨 일이 단단히 났는가 보다....
급히, 구급약이 담긴 상자를 찾아, 지혈을 시키기 위하여 솜뭉치를 대고 눌렀고, 
멎었을까, 잠시 후에 떼어보면 또 솟구치기에 다시 누르기를 몇 차례 반복하다가 
아예, 팔을 머리위로 치켜 올리고 오래도록 기다려 보면서 이리저리 안 해보던 
짓들을 해대다가 어렵게 지혈을 시킬 수가 있었는데 뒤이어 통증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구십 년대 초에 대룡단인지 소룡단인지에서 낚시를 했었는데 이상한 작은 고기 
한 마리를 낚아 올렸던 후배가 비명을 지르며 때굴때굴 구르기 시작했는데 
아마, 어딘가에 쏘이거나 찔렸던가 보다.
제대로 숨도 못 쉬면서 쌕쌕거리는 놈을 칠칠치도 못하다며 핀잔을 주면서,
흘깃, 쳐다보다가 그놈의 낚시 바늘에 매달려 있는 망둥이보다 못생긴 
이상한 작은 고기를 들어 올려보니, 등가시 끝에 작은 은단알 같은 것들이 
달려 있었기에, 뾰족한 가시도 없는데 요런, 둥근 것에 찔릴 리도 없을 테고 
이상도 하다며 잠시 들여다보다가, 손가락으로 톡~! 하고 건드려 보았을 뿐인데, 
무언가가 머릿속을 번개같이 훑고 지나간다는 느낌이 들면서 알 수 없는 
무서운 통증이 엄습해 오는 것을 느꼈다.....
그대로 위쪽에 설치해 두었던 텐트 안으로 달려 들어가서, 수건을 입에 물고 
팔목을 움켜쥐곤 진땀을 흘리다 보니, 한차례 통증이 지나갔을 후배 놈이 와서는 
들여다보고는 여우새끼처럼 혀를 날름하다가 사라졌다.......
그때의 통증하고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심장이 약한 사람이라면 큰일을 당하지 싶다....
결국, 진통제를 한 알을 먹어보기로 하고 다시 구급약이 담긴 상자를 뒤져보니 
미국에 있는 누이가 다니러 올 때마다 몇 통씩 가져다 주었던 진통제를 
몇 알 덜어 온 것이 눈에 뜨였기에 한 알을 급히 삼켰다.....
삼십 년 전쯤이었나? 갑자기 두통이 일기 시작했었다.....
건강에 자신이 있던 나이였었으니 반창고 두어 개와 활명수나 한두 병 가지고 다녔지, 
특별히 구급약에 대한 관심도 없었을 때였으니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얼굴까지 달아오르기 시작했기에 낚시도 뒷전이 되었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는데
근처에 있던 선임자가 두통약 한 알을 꺼내주면서 쿨러 안에서 시원한 물을 꺼내어 
찬밥을 말아주며, 오이지 반찬을 내주며 입맛이 당기지는 않겠지만 억지로라도 
한술 떠먹고 두통약을 먹고는 우산 그늘 밑에서 잠시 있으면 괜찮아 질게라고 했다.
너무, 뜨거운 뙤약볕 밑에서 장시간 있다 보면 생기는 두통 일게라며 안심을 시켜왔다.
두통약의 기운이 번지는 이상한 느낌이 몸에 깔리다가 어디론 가로 빠져 나가는 것 같더니
통증도 함께 사라졌는데 무슨 신병(神病)을 앓는다면 이런 느낌일까?
그 후로는 철저하게 움직이는 대형약국같이 여러 가지 종류의 약품들을 챙겨 다니게 되었는데
종종 유통기한도 확인해 가면서 새것으로 바꾸어 가면서 가끔씩, 남들이 필요하다면
꺼내주긴 했지만 나를 위하여서는 근, 삼십년 만에 약상자의 뚜껑을 열어보게 되었다.
마치, 판도라의 상자같이 된 약품이 담긴 통을........
오래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던 누이가 88년 올림픽이 열리던 해에 첫방문을 오게 되었는데
김포공항으로 마중을 나왔던 사람들을 불러모아놓고 상하기전에 먼저 나누어 주어야할 
선물이 있다면서 두툼한 여행가방을 열었는데 누렇게 익어버린 열댓 뭉치의 바나나덩이였다.....
누이가 떠나던 때만해도 바나나는 특수층이나 먹어볼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겠지만 
88년도에는 길거리에 개도 쳐다보지 않을 정도로 흔한 음식이 되었을 때라 모두들 실소(失笑)를 하고 말았다.
두 달간 조국의 눈부신 변화를 보고서 돌아갔던 누이가 그 다음번부터는 봉지커피나 색연필, 
볼펜으로 바뀌더니 그 다음부터는 외국의 약이라면 이상한 맹신(盲信)이 있는 세대였다 보니 
각종 영양제를 가방 가득 채워오다가 지난번 방문 때 잔뜩 가지고 온 것이 그런대로 잘 듣는 
‘애드빌’이라는 순한 두통약이었는데 그것도 이제는 이곳에서 원처방 그대로 만들어져 나온다니
이제는 더 이상, 가져올 것이 없게 되었다......








어찌됐던, 나만의 판도라의 상자 속에는 온갖 여러 종류의 약품이 담겨져 있었기에 
오늘 큰 덕을 보게 되었다.....
벌써 두 시간 가까이를 허비했는가본데 저만치에서는 일행이 고기가 안 잡히는지, 
잡을 줄을 모르는지 열심히 스마트 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플레 쉬를 켜들고 
갯바위 바닥을 들여다보면서 무슨 난리를 치는 줄도 모르고 있었으니 그넘의 스마트폰, 
무엇이 문제일까?
그나저나, 통증이 가라앉으니 출출해져 오니 별일일세.....
자극적이지 않은 밤참으로 허기나 달래보고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을 해봐야겠다.....
그놈의 낚시가 뭐라고, 허기도 달래고, 통증도 가라앉혔으니 고기나 잡아야지 놀면 또, 뭣하겠나?
주로 왼손을 사용해가면서 상처부위에 낚싯대가 닿지 않도록 손바닥의 홈 안에 고여 놓고 
깊은 물속 옹달샘의 고기를 몇 마리나 더 잡았을까? 입질이 끊기는 것을 보니 날이 밝아 오는 모양이다.
이상하도록 맑은 물색....... 저 건너편의 낚시꾼을 실으러 배가 다녀갔지만 
우리 배는 올 생각을 않는다......
만재도에서 맞는 일출....... 맑은 날씨......
해가 올라오자 뜨겁다 못해 따갑기 시작한다....
앞쪽의 낚시꾼들이 떠나간 곳에 배한척이 다가서더니 밧줄로 묶는 것이 홍합채취를 하는가 보다.
그래서 새 밧줄이 이곳에도 걸려있었군?
열시가 넘어서야 배가 왔으니 쉴 시간이 부족하겠는데 고기를 많이 잡았으니 언제 손질을 할꼬?
그물에 걸린 고기를 떼어내느라, 손질하느라 바쁘다보니 고기 손질을 맡길만한 곳이 없다.
가거도 같으면 야 얼마든지 손질해줄 아줌마나 할머니를 구할 수가 있겠지만 만재도 에서는 
사람이 귀하니 품삯을 주고라도 손 구할 곳이 없는 것이 큰 불편이다....
민박집 아저씨에게 으름장을 놓아야겠다.....
“아니? 어쩌자고 배를 늦게 보낸거욧~??!!!! 
 내가 손을 다친 환자다 보니 고기 손질을 할 수도 없어~!!!!!! 
 갈 때까지 내가 잡은 고기 손질을 안 해주면 만재 도는 빠이빠이요~!!! 알았수???!!!!
 왜 대답이 없는거얐~???!!!!“
험악한 기세에 눌렸는지 민박집 아저씨가 머뭇거리는 사이에 손질을 해주겠다며
아줌마가 달려왔고 낚아온 고기가 담긴 부대를 열어 발밑에 쏟아놓고 돌아서며 
목소리를 점잖게 깔고는 한부대가 더 있으니 성의껏, 손질을 해달라며 집으로 올라왔다. 흥~~~~!!!!!!!
에고고...... 온몸이 쑤시고 결리고 아프니 이곳저곳 파스도 붙여보고
만재도 에서의 휴족시간도 필요하니 발바닥까지 푹, 쉬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