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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담긴 조행기/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아듀~! 2014년, 만재도 5. (갯바위에 붙은 돌김에도 사연이 가득한 만재도)

by 찌매듭 2014. 12. 31.
아듀~! 2014년, 만재도 5. (갯바위에 붙은 돌김에도 사연이 가득한 만재도)
이번 낚시여행에서 벌써 네 번째 산을 넘는다......
종선비용도 줄여 주려는 민박집 아저씨의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그래도, 이리도 먼 곳까지 낚시를 왔다면 오늘은 동쪽으로, 내일은 서쪽으로
매일 같이 다른 재미를 느끼는 낚시를 해야겠는데 날씨가 그리 좋지 않다보니
어쩔 수 없긴 하다만, 아리송한 공탕보다는 확실한 성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냐고
목청을 높이니 매번, 이런 기회가 오지도 않을 것이기에 날도 밝기 전에 또 집을 나서 보았다....
날이 밝아오자 선장의 들인 경록 군도, 무거운 밑밥 통을 메고 넘어왔는데
아줌마가 아침 도시락을 준비해 놓지 않았기에 그냥 왔다며 어찌된 일인가를
아저씨에게 물었는데, 아침밥을 먹지 않고 산을 넘어 갈 테니 나중에 도시락을 
보내라는 말을 잊고서 엊저녁에 하지 못했다고 한다.
“어쩌지? 다시, 넘어 갔다 와야지 어쩌겠어?”
“어구~?! 때려치워~!!!!  서울에서는 아침밥 먹지도 않으니 난, 상관 없수~!!!
 가져온 간식이 있으니 대충, 먹다가 12시면 넘어 가면 될 텐데 뭘 그러우?!“
고기가 어제처럼 떼거리로 나타난다면 배고픔은 충분히 잊고 말 것이다.
고기가 들어 올 시간이 아직도 멀었지만 아침저녁시간이면 고기도 아침밥을 먹기 위하여
갯바위에 다가오는 법이니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느니 낚시를 시작해 보자고 가방의 지퍼를 
힘차게 당겼다.
물이 치올라와 적셔지는 부분마다 돌김이 잔뜩 붙었기에 고기가 다가올 지형이었지만
잔뜩, 줄어 있는 물속지형 또한 저러하니 고기가 붙는 구나야......
단골자리지만 매번 시간을 맞춰 다녔기에 이렇듯 물이 줄어든 물속지형은 처음 보는지
아저씨가 고개를 갸우뚱 했다.....
“허~~~~ 수심을 일정하게 주어야 하는 이유도, 비슷한 방향에서만 고기가 무는 이유가 있었구먼?”
첫 번째 고기가 물려주었기에 모두가 낚시에 집중을 했고 그 다음 고기가 계속 걸려들었는데
크지 않은 씨알이다 보니 그대로 들어 올렸지만 언뜻, 이번에 낚시하는 동안 가장 시원한 입질이 보였는데
찌가 물속깊이 사라지는 것이 망상어나 작은 고기가 아닌, 덩치 값 좀 하는 입질이었다.
드렉이 몇 번 풀리는 소리도 나고, 끌려 나오는 듯하다가 다시 박차고 나가기를 
두어 번 끝에 여태껏 낚은 고기 중에 가장 큰 감성돔을 뜰채에 담아 올릴 수가 있었다. 
몇 마리째의 고기를 잡고 나니,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든다.....
(뭘까? 고기가 물러났다는 느낌, 찬바람? 수온이 내려갔을까?)
수온계를 꺼내어 잠시 담갔다 꺼내보니 마음에 들지 않는 수온......
바깥온도보다 낮았고 어제 보다 많이 내려갔다......
머릿속에서 커다란 납 종을 두들기는 둔탁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고
적막한 기운이 느껴지는 가운데 틀렸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건,
어제 보다 더, 탁한, 물색 때문인가 보다.....
맹골도나 병풍도의 누런 흙탕물빛이 아닌 회색빛 탁물 이니 저런 물색 속에서는 
학공치 한 마리도 안돌아 다닐게다. 
조급한 마음이 드는지 선장의 아들은 아래쪽으로 자리를 옮겨도 보았지만
이쪽에도 고기가 없으면 그쪽에도 없는 것을........
오전 10경에 태도 쪽으로 달려가는 낚시점 배가 보였기에
어제까지 잡은 고기를 잘 살려 두었다가 저 배에 싣고 나가면 차를 세워놓은 
북항까지 편히도 갈 것이고 집에 일찍 도착할 수 있을 텐데...... 쩝....
돌김이 제법 붙었던데 한번, 김이나 뜯어볼까? 많이 뜯어 오면 아줌마가 
완성된 김으로 만들어 준다했는데......
잠시 간식을 먹으며 아저씨에게 김이 많이 자랐던데 왜, 안 뜯고 있냐고 하니
만재도에서 정한 방식이 있어 그대로 지키려고 하기에 손을 안대고 있다고 한다…….
마을에서 김을 뜯는 날을 정하여 ‘오늘은 김 하는 날이니 모두, 모두 나오시라~!’고
방송을 하면 나이든 할머니와 젊은 아낙네가 모두 달려 나온다고 한다.
힘이 닿는 데로 많이 뜯는 사람은 많이 가져가고 적게 뜯은 사람은 적게 가져간다는데
정한 날이 없이 아무 날이나 김을 뜯는다면, 건강하고 발 빠른 사람들이 혼자서 
독차지 할 것이기에 나이 든 할머니와 나눠 먹으라고 날을 정한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또 한 번 김이 자랐을 때 다시 한 번 날을 정하여 방송을 한다니
뭍에서라면 힘 좋고 눈치 빠른 사람만 해먹을듯한데 만재도 에서는 공평하게 기회를 주고 있으니
참, 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쩐지, 첫날, 밑밥 통을 이어다 주고, 도시락을 가져왔던 아줌마가 뜯어도 되겠다며
갯바위에 붙은 돌김을 쓸어보고만 갔기에 낚시를 하는데 신경이 쓰일까봐 그러는가 했는데 
깊은 사연이 있었구먼?
이천 년대 초에 강남 낚시 손님들과 겨울 낚시를 왔는데 낮은 짧고, 밤은 길다 보니
낚시를 와서도 카드 판이 벌어졌는데 점점 도가 지나쳐 갔다…….
곁돈을 뜯어 챙기려는 총무 놈이 벌린 수작이겠지만 내일낚시들을 어찌 나가려고
밤이 깊도록 끝이 날줄을 몰랐는데 윗목으로 밀어놓은 종이박스에 기대었다가
물컹한, 느낌에 무엇인가 떠들어보니 돌김뭉치들이었다.
한 뭍당 4천원인가를 지불하고 몽땅, 비닐포장을 하라고 아저씨에게 일러두었는데
과한, 카드 판을 끝내고 정신 돌아온 인간들이 반찬으로 나왔던 돌김 맛을 생각하곤
팔 것이 있는 가고 묻기에 이미, 내가 모두 거둬갔다고 하니 나누어 줄 수 없냐고 
어색한 사정을 해왔다…….
(미친 것들, 민박 비며, 올라갈 때 밥값이나 남겨 놓았니?)
지금이야 그때의 4배가 넘는 가격으로 변하였지만 점점, 인구가 줄어가는 만재도에서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자연스럽기 만한, 웰빙 돌김도 점점 귀해져 간다.
언젠가, 성남의 모란장 구경을 갔는데 똑같은 돌김이 몇 십장 장터에 나와 있었기에
반가움의 호기심에 얼마나 하는가, 물어보니 1장에 8백 원씩 낱장 판매를 한다고 하여
머리가 복잡해졌다.......
(가만있어라……. 삼팔이이십사……. 사다가 여기에서 팔자면 얼마가 남는 거지?)
나라님도 못 먹어봤을 돌김이란 것이 특별하게 맛이 있는 건 아니겠지만
성미 급한 사람은 억센 김발에 입안에 상처가 날수도 있을 만큼 거세기에
천천히 입안에서 녹여가며 음미해 보면 톳같이 살아나서 도톰해지는 맛이 있는데
남쪽 어디에서는 염산 질을 하지 않은 무산 김이 웰빙 바람을 타고 인기라는데
어느 방송프로그램에서 보니 정말, 못 먹을 것이 김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오천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참돔 선상낚시를 운영하는 선장이 어느 해, 김을 보내왔는데
자기 식구들이 먹을 것만 농사를 하기에 자기의 아버지가 염산 질을 안했으니
안심하고 잡숴보라는 말을 곁들였기에 더욱, 믿고 먹을 만한 김이 없는 것같다......
어차피, 수온도 내려갔고, 싸하게 느껴지는 이상한 기분을 떨쳐 버릴 수가 없기에
명예로운 철수를 하기로 했는데 미련이 남은 아저씨는 혼자, 남겠다고 했다…….
넘어가서 식사를 하고 짐 정리도 해야 하니 먼저 넘어가라면서 여객선이 올 시간까지
1~2시간이라도 더하다 넘어가마고 했다.
이미, 물칸에 있은 것도 있고, 오늘 잡은 것도 있지만, 남아 있다가 몇 마리를 잡는다면
더 크고, 싱싱한 고기를 가져 갈수도 있지 않겠냐는 눈물 나도록 고마운 마음이었지만
고기가 미쳤니? 아저씨 혼자에게만 잡히게?
그러지 말고 함께 넘어 가자고 달래 보았다.
“내가 고기를 잘 못 잡는 진, 몰라도 더 이상, 고기가 안 잡힐거란건, 안다고~~~~
 그러니까 그만 갑시다, 응????!!!!“
마지막 날의 아침겸 점심에도 어제, 회를 떠내고 남겨 두었던 바닷물속에서 놀던 
물고기국이 나왔고 냉동실에 담아 놓은 손질한 고기며 바람결에 말려 두었던 고기와
배의 물칸 속에서 싱싱하게 펄떡거리는 고기를 기포기를 튼 통속에 담았고
선착장까지 내려와서 짐 정리를 도와준 노(老) 선장의 투박한 손을 움켜쥐며
내년에나 볼 수 있겠다는 인사를 건넸다…….
아침물일을 다녀온 아줌마의 홍합손질을 도와주어야하기에 먼저 올라가야겠다고
아저씨가 굳게 잡았던 손을 빼며 몸을 돌렸는데 섭섭함이 가득한 모양이다.....
올 때는 반갑지만 헤어질 때는 섭섭함이 더 큰 것이 사람의 만남이다 보니
내년의 여름물색이 보일 때쯤이나 다시 볼 수가 있을 테니
건강한 모습으로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만나십시다요…….
선장의 아들도 목포로 나가야겠기에 함께 여객선을 기다렸는데 기왕이면 
빠르고 선원들도 친절한 빨간 배가 왔으면 했지만, 가장, 느린 여객선이 나타났다…….
크리스마스의 휴일이 겹치기에 약간, 파도가 있었어도 배를 띄웠다던데
태도를 향한 여객선이 만재도를 조금 벗어나자 배가 크게 흔들리기 시작하는 것이
조금만 더 늦은 오후였다면 어찌 됐을지 모를 험한 상황이었다.
가거도 에서도 많은 낚시꾼들이 타고 왔고, 태도에서도 또 많은 사람들이 
배에 올랐는데 행색을 보니 대부분이 공탕을 친 기색이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조황을 보고 누구나 그곳으로 낚시를 가기만 하면 함께,
그 주인공이 되는 줄 착각을 하고는 많은 사람 중에 행운이 따라 주는 사람이
한정이 있다는 것을 애써 부인하며 나선 사람이 대부분일게다.
섬이 크다보니 바람에 의지되는 곳도 많지만 그만큼 찾아드는 낚시꾼도 많을 터.....
그러나 포인트는 한정이 되어있다…….
겨울시즌에 갑자기 많은 사람이 몰려들기에 어느 민박집에는 6~70명에 달하는
낚시꾼이 있다는데 운이 좋아 첫 번째 순번에 나간다면 그래도 하루는 제대로 된 
낚시를 해보겠지만 그 다음 날 부터는 어찌할껀고? 
선장과의 친분이라도 있다면 앞 순위로 호명되어 부러움 속에 뒤통수가 간지러운 속에
포인트에 내릴 수가 있겠지만 질질 끌려 다니다가 날이 훤!~히 밝아서, 맨, 마지막에 
내린다면 점심 도시락부터 먹어야 할게다......
안전한 기분을 갖고서 여객선을 타고 들어가자면 오전 낚시는 포기하고 
오후 낚시도 두 시간뿐이고 그것도 누군가가 청승을 떨다 떠나간 자리에 내려서 
첫날의 워밍업으로 만족해야하고 나오는 날의 오전낚시도 바쁘기만 하다.....
진도의 어느 항에서 낚시 선을 타고 들어가면 첫날부터 제대로 낚시를 해볼 수도 있겠지만
더운밥은 고사하고 미적지근한 온기라도 남아 있는지 알 수 없는 너절한 도시락으로
아침끼니를 대신해야만 기운도 차리겠기에 우걱우걱, 밀어 넣는 청승도 떨어본다만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가며 은빛 물고기 한두 마리 잡아본들 그 고생을 어디에서 보답 받을까?
오래전에는 가거도에서 고기 취급도 받지 못했던 은빛고기가 어느새 화려한 
조명을 받게 되었지만 이젠 가거도 에서도 고기가 점점 귀해지나보다…….
얼마전만해도 육짜라는 크기가 되어야 그럴싸한 고기를 한 마리 잡았다고 인정받던 곳에서
이제는 오짜 급이 주연이 되어버린 것이 가거도만은 아닐 것이다.
낚시사부이신 유(柳) 선생님에게 끌려서 85년도에 처음 가거도를 가게 되었는데
흑산도에서 하룻밤을 자며 기다렸다가 다음날 아침에야 가거도를 가는 배를 
탈 수가 있었는데 가느라고 하루, 오느라고 하루도 더 걸리던 곳을 이제는 
1박2일에도 다녀오는 간 큰 세상이 되어버렸다만, 그 험한 물골을 몇 번이나 
넘어야 하는 가거도나 만재도, 태도는 가기 쉬운 곳이 아니었다.
노모(老母)께서 병환이 나셨던 2007년의 1월 이후로 가거도를 가지를 못했는데
아니, 일부러 안 간 것이, 오래전부터 그 험한 물골을 몇 번쯤 고생해서 
넘어 봤기에 다시는, 가거도를 가기가 힘들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물론 여러 날이 걸리는 어느 원도권도 마찬 가지겠는 것이 갔다가 만약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나 하는 염려 때문이었는데 여름철에 여러번 걸려 온 
임 선장의 전화번호를 보면서 그대로 끊기를 몇 번이나 했을까? 
노모(老母)의 병세가 어느 정도의 호전은 있었지만 안심 할 수가 없는 상태였다가 
정지되었기에 매일같이 낚싯배가 들어간다는 만재피싱점이 생기고 부터 다시, 
만재도 까지 다니게 되었지만 한두 물골을 더 건너야 하는 가거도를 만재도 에서 
멀거니 바라보기만 했다.
그러다보니 혼잡한 가거도에 가서 스트레스를 덜어내고 오는 것이 아니라 
더, 받아 온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만재도 에서라면 이동이 쉬우니 내 한 몸, 
갈 자리는 어디에나 있기에 만재도만 다니고 있는 것 같은데 오래 한 우물을 파다보니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자리도 있는 것 아니겠어?!
알만한 얼굴의 꾼 하나가 기포기를 튼, 통 안에는 두어 마리의 은빛 물고기가 
담겨 있다지만 몇 일만에 제대로 된 자리에 내려 잡은, 값도 모를 결과물이라고 우물거렸다…….
시간이 없기에 추자도만 간다는 후배는 묘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선장이 나갈 생각을 말고 더 자라고 한다는데
손님 모두를 갯바위에 내려 주고 돌아오는 시간까지 늦도록 자다 일어나서
아침밥을 먹고 나면, 작은 보트에 태워 여치기 장소에 내려주고 잠시 일을 보러 간단다.
같은 집 손님일지도 모르는 뻔히 보이는 갯바위에 내린 손님과는 얼굴 구분이 
안 되는 거리다 보니 약간 미안한 마음속에 몇 마리를 잡다보면 다시 배가 와서 
철수를 시켜 주기에 들어와 앉아 있으면 공탕을 치고 들어 온 손님들이 오늘은 
낚시를 안 나갔는가고 묻는다니 속으로는 웃지만 겉으로는 난감하기도 하다는데, 
서로 간에 손님과 객 사이를 떠난 교감(交感)을 나눈 지가 오래되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곤 하지만, 그래서 그 선장이 내게 다시 추자를 안 오시려는가 물었다는데... 
추자의 야인(野人)이 십여 년전에 이제는 추자도에 고기가 없으니 오지 말라고 
단절을 전하고선 소식이 끊긴지가 오래 됐는데 너무 무심했는가보다…….
흑산도까지 와서도 배의 요동이 멈추질 않았는데 섬사람답지 않게 멀미가 난다며
선장의 아들이 심심하지 않으시냐며 아이스크림 과자와 초코과자를 매점에서 사왔는데
이번의 낚시여행에서는 평소에는 쳐다보지도 않던 초코과자를 십년치를 한꺼번에 
먹어 치우는 자유시간을 가진 것 같다…….
여객선을 타고 나오면 북항과는 다른 방향이기에 불편하고 승객들이 많다 보니
짐까지 내려놓자면 30분도 더 늦는 편이다.
성탄전야에 모두 어디를 갔는지 고속도로가 한가한 편이라 두어 번, 휴게소를 들렀는데도
4시간 정도가 걸려서 일찍 도착했지만 딸내미는 친구 집을 갔으니 내일까지 회감을 
싱싱하게 놔두라고 문자를 보내왔다…….
이 밤중에 좁은 물통 속에서 부딪기는 고기들을 놔둘 수도 없기에 연락이 닿은 
몇 명에게 한 마리씩 가져가서 회 케이크를 만들라고 나누어 주었고 간하고 말린 고기는 
성원(聲援)을 해준 이웃들에게 강도에 따라 나누어 주면 될 터이다.
짐정리를 하다 보니 손바닥만 한 만재도의 텃밭에서 수확했을 고구마도 한 봉지 나왔고
반찬거리 말린 고기도 들어 있었지만 집에서 크게 반가워할 늦수확한 다시마가 
한 부대였는데, 생소한 나무뿌리 같은 건 또 무어람?
담금 소주에 넣었다가 일 년후에 먹으라는 아줌마의 소리를 들었는데 이것이 그것인가 보다.
며칠분의 선비라도 줄여주려고 함께 산을 넘어 다녀준 아저씨도 고맙지만
무거운 밑밥 통을 모두 메곤, 빈 몸으로 편하게 다닐 수 있게 도와준 
선장 아들의 지나친(?) 친절도 고맙기만 하다.......
짜식~! 집에서도 매일같이 가까운 공원이나 어디로든, 2만보씩 걸으며 체력단련을 했는데
그깟 낮은 산등성이 하나를 못 넘어 갈까보아, 과한, 친절을 보이다니..... ^^;;
2015년의 여름물색이 나타나면 또 다시 보자꾸나......
내년 여름이면 얼마 전에 갑자기 디스크가 터져 병원으로 실려가 급히 수술을 했다는
서 씨 아저씨도 다시 일어나 만재도를 찾을 수 있겠지만 건강을 잃지 않고 
나 또한, 다시, 바다를 찾을 수 있기를 소원한다. 
망막박리라는 다급한 일도 치렀고, 만재도에서 옆집의 급한 환자가 헬기에 실려 
목포로 싣고 가는 것도 보았기에 언제 위급한 일들이 닥칠 수 있을는지 알 수도 없지만 
이 해가 가는 오늘까지 건강하니 감사할 일이다.
매번 반복되는 고루하고 진부한 이야기겠지만 이렇게 또 한 해가 가고  
새해가 오는 시점에서는 또 한해를 시작했던 연초의 막연한 설렘도 
심장이 터질듯했던 뜨거운 폭염도 어느덧, 옛일이 되어버렸다. 
‘마야 안젤루’ 라는 사람이 그랬다지?! 
인생은 숨쉬는 횟수가 아니라 숨 막힐 정도로 
벅찬, 순간들의 숫자로 매겨진다고......
낚시를 다니면서 몇 번이나 벅찬 순간이 있었을까?
큰 고기를 낚아 올리면서?
아무도 없는 갯바위에서 혼자, 장엄한 일출이나 일몰을 보면서?
전날까지 푸르렀던 하늘에는 씻은 듯 구름 한 점이 없었는데 
또 만재도를 떠나야할 마지막날에는 거센 바람이 일으켜 세운 파도가
갯바위를 할퀴기 시작했기에 우두커니 먼 수평선을 바라보며 고독을 즐기며 
일탈을 하며 주어진 시간을 끝낸 이 영혼이 이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이제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깊은 숨을 쉴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며.
끝없이 높고 눈부셨던 하늘을 보며 잠시 눈도 감았던 생각이 난다…….
내년에도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보며 갯바위에 오를 수 있기를
많은 사람들과 함께 소망해 본다.
해피, 해피, 뉴 이어~~(Happy, New, y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