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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담긴 조행기/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만재도 外傳 4. ( 강남 바람이 분, 만재도......)

by 찌매듭 2011. 9. 26.




동물원 구경처럼 만재도 사람들에게는 외지인이 신기했던 90년대가 지나가고
여러 척의 배들이 만재도를 드나들기 시작하니 방도 부족하고, 쓰레기는 넘쳐나기 시작했다
처음에야 나오는 쓰레기들을 몽돌 밭 앞에서 대충 처리할 수 있었기에 크게 신경을 
안 썼지만 먹는 물까지 들고 들어오는 외지사람들은 이해할 수가 없는 별난 사람들이었다. 
“우리도 먹는 물을 왜들 못 먹는다고 난리다요? 수정같이 맑은 물이 우물에서 
펑펑 솟는데 먹는 물까지 병에 담아 가져와야? 참, 별난 사람들이요?!”
마구 버린 쓰레기를 몽돌 밭 부근에서 태우다가 내용물이 남아있던 가스통이 폭발하여
놀라기도 하고 다치기까지 하니 섬 한쪽에 쓰레기 소각장과 분리 장을 만들어야했기에 
시멘트 덩어리의 흉물이 하나 더 늘어났다. 
서울의 강남에는 투기바람만 분 것이 아니라 낚시 바람도 함께 불었다.
신참 총무가 원도권 구경을 몇 번하더니 현란한 말솜씨로 손님들을 유혹해갔다.
낚시점 앞에는 ‘아무 날 아무 시에, 환상의 섬, 만재도로 2박3일 출조, 기십 만원’이란 
안내문구가 붙었는데 낚시란 것이 무엇인지 대충은 알겠다만 만재도란 섬은 도대체 우리나라 
어디에 있는 섬일까?
민물낚시 손님이 들르면 놓지지 않고 달라붙어서 달콤한 커피 한잔을 건네주며, 
‘남자가 쩨쩨하게 피라미나 잡으러 다니느냐’
‘낚싯줄이 퍽~! 퍽~! 터지고 강철 바늘이 뚝, 뚝 부러지니 대장간에 가서 
철근을 달궈 구부려 만든 바늘로는 돗돔까지 잡을 수 있다며 대포도 곧잘 쏴댔다.
원도권 구경 몇 번 만에 낚시를 모두 터득했는지 귀와 눈까지 성형을 했는가보다.
낚시를 가면 매번, 한다는 소리가, 커피를 끓이고 있는데 갑자기 찌가  
’쏴~악~~! ‘ 소리를 내며 사라졌다' 했고 챔질을 하면 ‘욱~! 욱~!’ 하다간 
‘펑~!’ 하며 원줄이 터지더니 100미터 밖에서 5호찌가 돌고래같이 물 밖으로 
솟아올랐다는데 지가, ‘소머즈’의 귀와 ‘스티브’의 눈을 가졌다는 거여?
늑대도 나온 지 네 번 만에 거짓말로 드러났듯이 낚시를 올 때마다 대물을 걸었다고 하니
민박집 아저씨도 이상한 생각이 들었나 보다.
“거, 이 총무가 큰 고기를 걸긴 잘도 거는데 잡는 건 없어.......”
“너무, 영업성 발언이 강한 것 아닐까요?”



꼭, 강남에 사는 사람들은 아니었지만 지나다니는 길목에 있다 보니 눈에 잘 뜨여
신기한 마음에 들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기에 바다낚시를 아는 사람이야 알아서 들렀겠다만
평소에 관심을 있었으나 길을 몰랐던 사람들을 모아서 매번 출조 버스를 채울 수가 있었다.
어느 날, 젊은 친구가 나타났다. 떡밥과, 지렁이를 조몰락거리면서 바늘도 한 쌈, 
찌도 하나씩, 사 갔는데 낚시에 재미를 들인 것이 분명하더란다. 시꺼멓고 큼지막한 
물 건너온 차도 타고 다니고, 시간도 제법 있는 듯하게 보이더란다. 
아직도 신참티를 벗지 못한 총무가 수작(秀作)을 걸었단다. 
“시간이 되면 바다낚시를 해보시지요? 감생이, 참돔 손맛 죽입니다!!”
“서울에서는 바다낚시를 아무나 하는 것도 아니라 시간만 아니라, 돈도 있어야하고......”
“그깟, 낚시가 돈이 얼마나 든다고 그러 시우?!”
성질은 건드려 놨겠다, 얼씨구나 걸려들었다는 생각에 쾌재를 부르며
“뭐, 장비는 좋은 건 아니지만 내가 쓰던걸. 한번 빌려줄 수도 있고 일단, 한번 가보시죠?!”
내만권의 당일치기에서 노래미나 물려주면 다행이겠다 싶은 초봄이었는데
혼자서 감생이 두 마리를 구경했고 다른 곳에 가서도 또, 고기를 잡았단다.
민물낚시로 기초는 어느 정도 있었기에 그가, 자기의 운보다는 바다도 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제대로 된 장비를 하나, 둘 장만하여
그럴싸한 꾼으로 변해가더니 드디어 여름이 되어 만재도로 출정을 가게 되었다.
처음 내려 준 곳이, 구경만 으로라도 좋을 남대문 포인트였고 그런대로 큼지막한 
감생이도 여럿, 잡아보았으니 어려운 것이 무엇이 있을까?!
어디에서나 대물은 초보자를 그대로 놔두질 않는 법이다. 사전에 어느 정도 일러주긴 했으나
준비했을 목줄이 시원치 않았을 것이 뻔 하다 보니 여러 번 터트리게 되었고 선임자들에게 
얻은 굵은 목줄은 급기야 그의 낚싯대를 파괴하는데 일조를 하였다.
망연자실(茫然自失) 하여 멍하니 서있는 그의 모습은 안타깝기까지 했다.
늘어진 어깨를 추스르고 돌아와, 3호대를 구입했고 절대로 끊어지지 않는다는 
동아줄 같은 목줄과 굵은 바늘을 호주머니가 부풀도록 쑤셔 넣고 다시금 대물이
기다리는 만재도로 달려갔다.
“이(李) 총무님~!! 저, 남대문내리는 것 아시죠???!!!!!!”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부터 여러 번 포인트를 지목했기에 그 자리에 다시, 내려 주니
비장함까지 엿보였지만 결과를 보면, 또 한 번 모든 장비의 완파로 끝이 났으니
그 자리는 예전에 돌돔 마니아가 10미터짜리 장대를 세대나 부셔먹은 자리였다.
항복하는 포기 보다는 명예로운 최후를 맞겠다며 다시 한 번 더, 도전을 하겠단다. 
“저, 이번에도 또, 남대문입니다!!!!!!!!!!!!!!!!!!!!! ” 
아무도 그의 하선을 막지 못했고 막을 필요도 없었다. 그저, 경험만이 그를 진정시킬 수 있기에…….
간밤에 또, 대물을 만났다는 그는 잔뜩 풀이 죽은 항장(降將)의 모습으로 맥없이 
철수 길에 올라야했는데 대물의 소문을 전해들은 풋내기들이 서로 다투어 도전을 했으나 
누구하나 대물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택택이 뱃머리를 돌리며 선장이 중얼거렸다.
우리들, 섬사람들도 처음에는 그것을 잡아 보려고 무진장 애를 썼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미터 급이 넘는 참돔인지, 돗돔이 나다니는 건지 알 수는 없지만 큰 고기가 있긴 있는데
잡을 수도 없는걸. 뭣 하러 잡겠다고 용을 쓰겠소?! ‘
만재도를 지키라는 용왕의 계시를 받은 대물이, 남대문의 수문장으로 굳건히 있다는 사실 외에는……. 



민박집에 들어서니 아줌마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저씨와 싸웠나?)
알고 보니 선임자격인 영감님이 야단을 쳤다는 거였다.
“아줌마?! 왜 이렇게 반찬을 못해?! 먹게 끔은 해줘야 하는 거 아냐?!”
“할 줄을 모르면  배워서라도 해야지, 이젠, 전기도 들어왔으니까 텔레비전도 보잖아?”
서방님과 둘이서야, 돌미역이나 따다가 노래미 한 점 넣고 끓이면 국이요,
간하여 말려 두었던 생선 한 토막 쪄내면, 고기반찬이요, 무 토막 썰어 
고춧가루만 뿌리면 김치요, 소금만 넣으면 짠지 반찬인데다가 투정하는 
사람도 없으니 그만하면 훌륭했다.
눈을 뜨면 물가에 나가 홍합 따고, 다시마 건지고, 해가 지면 사랑이 가득한 
꿈꾸기도 바빴는데, 뭍의 인간들이 몰려와 방을 차지하여 옆집으로 옮겨가 
잠을 자게 하여 서방과의 인연도 끊어 놓더니 이제는 반찬타박에 야단까지 치니 
어찌, 서럽지 아니할까?
미안해진 영감님이 업소용 냉동고를 하나 들여놔 주었고 이(李)씨 어르신은 
기름을 넣기 편한 주유기를 설치해 주기도 했다. 
풋내기 티를 조금 벗어난 총무는 손님들을 위해서라도 중고 선풍기와 텔레비전을 
몇 대 구해 왔기에 만재도에서 가장 먼저 선풍기와 텔레비전을 비치한 초현대식(?) 
민박집이 되었으니 역시, 강남바람이 빠르긴 한가 보다. ^^;;
나도 선임자 대열로 서서히 진입을 하려면 무엇인가를 해야 할 텐데 무엇을 해야 할까?
민박집 아저씨가 이동전화가 안 되니 그 부분을 어떻게 알아봐 달란다.
처음에는 017 통신사에서 설치한 시설물이 있어 017 번호의 전화만은 사용 할 수 
있었는데 011 통신사와 야합을 한 후로는 전혀 통화가 이루어지질 않아 불편하다고 했다.
한번은 간여에 내린 손님이 집으로 전화를 하여 라이터를 물속에 떨어뜨렸으니 가져다 
달라기에 가져다주었더니 점심 도시락을 가져 올 때 얼음물을 가져오라고 하더란다. 
급히 냉동고에 몇 시간 넣어 두었다가 살 얼음진 물병을, 느려터진 택택이 배에 실어 
가져다주니 뜨거운 햇볕에 그만 미적지근해졌을 게다. 
시원하겠거니, 받아들었던 낚시꾼이 한 모금 들이켜더니 얼음물을 달랐는데 
뜨듯한 물을 가져왔다며 욕을 하더란다. 잘 난돈 몇 푼 받겠다고 그 먼 길을 
몇 번씩이나 다녔는데 좋은 소리는커녕 욕만 듣다보니 017 통신마저 불통이 
된 것이 잘됐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안전을 위해서나 여러모로 이용을 할 수 
있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했다.
노 젓는 배를 사용할 때에는 사고도 한 번, 없었다는데 경운기 엔진이 달린 
택택이 배가 생기고 부터는 기계의 힘을 믿고는 점차 멀리 고기잡이를 나가기 
시작하였기에 언제 고장이 날지 모르다 보니, 아들이 바다로 고기잡이를 나가면 
노모는 하염없이 바다를 쳐다보며 기다리고 있다가는 돌아올 시간이 지났는데도 
배가 보이질 않으면 예감만으로도 사고가 났다 는걸. 금방 알아챌 수 있었다. 
며느리와 마을사람들에게 이상이 있음을 알리면 물 방향을 보며 마을의 배들이 
총출동하여 찾아 나서면 저 멀리 어디로 흘러가는 배가 보였기에 줄로 묶어 매달아서 
마을로 돌아오곤 했다는데 다행히도 그런 일은 많지가 않았다고 한다.
어쩐지, 날이 사나와져 무사히 철수를 할 수가 있을까 걱정을 하는 날,
바다를 쳐다보던 섬의 할머니들이 점심밥을 먹고 나면 두 시간쯤 후에는 
나갈 수가 있을 거란 말을 하기에 의아했는데 정말, 그 시간이 되자 사나왔던 
바다가 갑자기 조용해져 무사히 철수를 할 수가 있었다. 
경험이란 이렇게 중요한 것이다.
통신사에 전화를 해보았다. 
“너희가 괴상한 통신 상품만 만들어 아이들 호주머니만 우려먹을 것이 아니다.
 우리 딸내미가 내는 통신요금이란 것이 결국, 내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것이고
 내가 무사히 바다를 드나들어야 오래도록 우려먹지 않겠냐. 며 알아듣지도 못할
 호통을 쳤더니 ‘광주 소관이라’며 다른 곳으로 연결해주었고 또 한 번 장황하게 
 설명을 하니 ‘제주 소관이라’며 또 다른 곳으로 연결하겠단다.
대충 넘길 생각을 말고, 웃선의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을 연결하라니 잠시 후에는
목소리 상으로는 제법 무게감 있는 상대와 연결이 되었다.
“사랑하는 고객님, 말씀은 알겠는데 시설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많은 비용이 들다 보니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또, 어느 정도 통화량이 나와야 하는데 
 만재도라는 섬의 인구가 고작 사십 여명, 대부분이 노인들이다 보니 몇 분이나 
 사용하신다고, 시설물을 설치하면 수지타산이 안 맞고, 저희도 장사다 보니......“
“잠간만, 드나드는 사람들이 수천수만 명이고 낚시를 하면서 업무를 보자면 
  통화시간이 길어질 테니 요금이 제법 나올거외다만,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인데 
  사고가 나면 어찌하느냐” 며 을러대니
“그 섬에 이용객이 그리도 많이 드나드느냐?” 며 반문을 하더니 자세히 알아보고 
다시 연락을 드리겠단다.
며칠 후에 연락이 왔는데 017 통신이 설치했던 시설물이 있음을 확인했으니
즉시 개통을 하겠다는 연락이 온, 얼마 후에 낯선 전화번호의 벨이 울렸다.
“납니다, 만재도 민박집……. 나, 지금 목포 나와서 핸드폰 샀어라~~~~
 우리 형님도 사고 섬사람들마다 모두들 샀지라~~~~ 신기하네요.~~~ “



다음해에 가보니 군에서 지원금이 나왔다며 방파제가 8미터 가량 길어졌다.
예산만큼의 공사가 몇 년간 계속되어 지금까지의 방파제가 완성이 되었지만
건너편의 방파제를 만드는 데까지는 그 후로 또, 몇 년이 걸렸다.
초보자도, 중급자도, 여우같은 총무의 혀 놀림에 넘어가 속속, 대물장비를 
준비하긴 했지만 정작, 사람 살자는 준비는 허술하기만 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애국심이 강한 운영으로 폐암에 걸려 죽더라도 국산담배를 
피우다가 죽으라고 양담배는 팔질 않았기에 양담배만 피우는 사람에게는 출발 전에 
준비를 하라 일렀다. 진도읍내에는 그 흔한 24시간 편의점이 하나도 없으니 모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목이 쉬도록 일렀지만 머리가 큰 짐승들은 귀담아 듣질 않았다. 
휴게소에 들르면 떤힐이니, 소보로를 달라고 하여 아가씨의 눈총을 받아야했고 
준비물을 잊었다며 진도읍에 도착하면 편의점 앞에 세워달라고 편한 소리를 해댔다. 
‘도대체 몇 번이나 이야기를 했는데 그러느냐’ 면, 병원은 있을 테니 영안실 앞에 
밤새워 열어 놓은 가게라도 있질 않겠냐고 고집을 피웠다간 시들한 과일이나 
통조림만 늘어놓은 꼴을 보고서야 머리를 긁적였다. 
미끼를 주문해놓았던 진도의 낚시점에 들러 얼음을 찾으면 아줌마가 냉동고 안에 
들었던 얼음물 두 개씩을 나누어 주며 혀를 찼는데 주먹만 한 얼음덩이 두 개로 
3일을 어찌 버틸꼬?
섬에 냉장고가 없으니 얼음을 준비해 들어가야 잡은 고기를 싱싱하게 보관했다 
가지고 나올 수 있다고 일러 주었지만 선임자들이 목포의 여객선 터미널에 들러 
쿨러의 사이즈에 맞게 전기톱으로 재단하여 담는 것을 멀거니 쳐다만 보며 어떻게 
되겠거니 강 건너 불구경들이었다.
당장에야 땡땡 얼은 밑밥이지만 도착해서 낚시를 시작할 때쯤이면 상한
젓갈로 변하여 뿌옇게 발효가 되었으니 하루 만에 밑밥도 미끼도 쓸 것이 없어 
대부분이 낚시를 포기했다.
한두 번씩 낭패를 보고서야 따라서 준비를 하기 시작했지만 쿨러안에 미끼로 쓸, 
크릴도 두어 덩이씩은 담아 가라했지만 사람 먹을 것으로만 채우다 보니 고기가 
먹을 것은 부족하니 또, 어찌 고기를 잡을 수가 있을까.
밤낚시를 하고 덥기 전에 쉬려고 나오니, 갑수라는 위인이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말을 듣지 않다가 밑밥과 미끼가 상해 갯바위를 가지 못했단다.
혀를 차던 아줌마가 불쌍하게 여기시곤, 소금을 뿌린 멸치를 한 움큼 주어 
우럭을 많이 잡았다며 싱글거리면서 오늘밤도 방파제에서 우럭을 잡겠다는데 
그 다음날 아침에 보니 맹탕인 모습이었다. 
멸치를 얻지 못하여 낚시를 못했다는데 방파제에는 스치로폼 박스에 담아 온
크릴밑밥이 여러짝, 남아 있었는데 아무것이나 터트려 사용하곤 나중에 값을 
쳐주면 될 것을, 머리가 저렇게 고기보다 아둔해서야 어찌 고기를 잡을까보냐…….
내가 너였다면 몰래, 훔쳐서라도 일단 쓰고 보았을 게고 그도 저도 안 되면 
어제 잡았던 고기를 포를 떠서라도 사용했을 게다…….
방파제에서도 우럭 같은 것은 낮에도 잘 잡힌다는 소문이 나자 공탕을 친 
사람들은 배가 출발하기 전까지, 우럭이며, 노래미를 잡아 쿨러를 채우기도 했으니 
정말 고기가 많긴 많았을 때였다.



민박집도 모습이 변했다. 주방이 딸린 방까지 세 개가 더 늘고 욕실에는 
타일이 깔린 신축 건물이 새로 생겼고 푸세식 변소에는 앉은뱅이 의자가 붙은 
별난 구조 변경으로 변화를 주었다.
만능 기술자를 한명 불러다가 겨우내 아저씨가 조역을 하여 완성했다는데 
별난 기술자였기에 목수일과 도배, 전기, 미장, 조적, 페인트에 보일러까지 
설치하며 몇 달간을 혼자서 잘 벌어먹고 갔단다.
손님을 받는 집들은 겨우내 공사를 하면서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려했겠지만
순진했던 만재도 사람들에게 경쟁심을 부추기며 섬사람들 간에 보이지 않는 
알력(軋轢)을 만든 것은 외지인들이었다. 
(알력(軋轢) : 수레바퀴가 삐걱거린다는 뜻으로, 서로가 의견이 맞지 아니하여 
              사이가 안 좋거나 충돌하는 것을 이르는 말. )
방을 더 만들어라, 샤워를 해야겠다, 배가 느리다……. 
서로, 집에 온 손님들이 자리를 먼저 차지할 수 있도록 택택이 배의 엔진을 
좀 더 강력한 마력을 낼 수 있는 포터엔진으로 바꾸었는데 속력이 약간, 
빨라지긴 했으나 포인트 쟁탈전도 그만큼 치열해지다 보니 이 천 년대 중반이 
되어서는 빚을 내어서라도 현재의 종선 형으로 바꾸어야했다.
이렇게 다툼이 있어서는 안 되겠기에 마을 쉼터에 모이면 조를 짜서
정해진 방향으로만 가자는 안도 나왔고 야영낚시를 하면 아침 6시에 
강제로 교대를 해주자는 묘안도 속출하여 전날 내렸던 사람들과 새로 내린 
사람들 간에 다툼도 벌어졌다.
어느 해 여름에는 백 명도 더되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북새통을 이루기에 
할 수 없이 태도 쪽으로 배를 돌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만재도가 낫다며 
고집을 부리는 일행 중에서는 남들은 도저히 버티지 못하는 뜨거운 
낮 시간을 이용하여 정확하고 독한 낚시기법으로 돌돔을 잔뜩, 낚아내었는데 
간여를 내린다고 누구나 고기를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시간과 물때가 
적중해야 가능한 것이기에 그 열정이 대단하다고 인정을 하며 태도에서
낚아온 농어 두 마리와 돌돔 한 마리를 맞바꾸었는데 양적으로 보아서는 
엄청난 손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