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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담긴 조행기/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하이~! 만재도의 여름 2. (폭우속에서......)

by 찌매듭 2010. 8. 14.

 

날이 밝자마자 더위를 피하여 낚시 짐들을 그대로 배안에 내팽개쳐두고는 민박집으로 먼저 달려 들어가야만 살아남을 것 같았기에 갓난아기 오줌줄기같이 가느다란 물줄기가 떨어지는 수도꼭지에 매달려서는 수십 년 전 군대에서나 있었다던 초절약형 샤워를 끝내고 나오니 서 씨 아저씨가 낚아온 참돔 두 마리를 민박집 아저씨가 주물럭거리며 회를 뜨고 있었는데 이 더운 날, 뱃바닥에서 뒹굴던 것을 집에까지 올려 와서 잘, 달구어진 시멘트 바닥에서 한번 더 굴려가며 몸의 살을 내주는 시간이 오래 걸렸으니 제대로 맛이나 나려는지 모르겠다! 민박집 아줌마가 매일같이 힘든 물일을 하다가 성게 가시에라도 찔린 것이 탈이 났는지 목포의 병원에 입원한지도 며칠이 됐다나 보다........ 뭍에 있던 딸내미가 섬에 찾아들어 어미 대신 밥상을 차려냈지만 생강이 달리 묵어 매울까? 창고에 남아 있을 돌김 부스러기조차, 찾아내질 못했고, 미리 간해 두었던 농어며 열기를 냉장고에서 내어, 구워도 보고 조려도 보았지만 매번 맛보았던 그 맛이 나질 않았다……. 아줌마가 있었다면 계란 프라이라도 하나 얹어 주었을 도시락의 허연 맨밥이 맨송맨송한 것이 빈자리가 이리, 클 줄이야....... 서 씨 아저씨가 냉장고에 잠시 넣었다가 꺼내온 참돔회 한 점을 입에 넣어보더니 쫀득한 도토리묵만도 못하다며 치우라고 혀를 찼고 늦은 아침밥상을 물리고는 서너 시간이나 눈을 붙였을까? 자리차지를 하려면 더워도 일찍 나가야한다고 선장이 잠을 깨웠는데 이 거센 바람 속에서 갈수 있는 곳들이 한정이 있다 보니 평소에 지나쳤던 자리라도 바람을 조금이라도 피할 수 있으면 무조건 내려야했다……. 겨울철에는 감성돔을 노리고 내려 보았던 곳이지만 여름철 낚시자리로는 탐탁치가 않은 곳이었는데 민박집 아저씨는 바람이 잔다면 이리저리 흘려보라고 서비스 차원의 손짓을 하고 가버렸지만 바람이 조용해 주기나 할런지........ 짐정리를 하고 예전에 감성돔을 낚아들었던 곳으로 돌아가 보니 들끓는 물속에 채비를 담가볼 엄두가 안 났는데 뒤편의 높은 곳을 넘어가면 옴팍한 작은 골창이 있는 것이 생각나서 기어 올라가 내려다보니 그런대로 바람을 막아내고 있어 잔잔하긴 했지만 10미터도 넘는 높이다 보니 고기를 걸어도 끌어올리는 것이 문제겠다. (한 번에 끝내버려?) 길고 튼튼한 갯바위용 농어 루어 대를 꺼내들고 다시 올라가 카드채비를 만지작거리니 멀리에서 먼저 자리를 잡고 있었던 낚시인들이 화들짝! 놀라며 소리를 쳤다. “아니? 거기서 돌돔 처박기를 하려고 하시우? 두 사람이 찌낚시도 해야 하고 장대도 펼쳐놨는데?” “그쪽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발밑만 뒤질게고 아무리 찌를 흘려도 서로가 상관이 없는 거리니까 걱정 마시우. 처박기나 돌돔 낚시도 안할테니......“ 재빨리 크릴 열 마리를 끼워 내리운 카드채비에서는 ‘후드득,’ 하니 움직임이 있었으니 무언가 떼거리로 몰려온 고기들이 물고 늘어지나 보다……. ^^;; (가만있어라?! 만약에 큼지막한 볼락이 열 마리쯤 몽땅 걸이가 된다면 낚싯대가 견뎌날까? 댓마리씩만 걸어서 올려야겠군?!) 기대야 컷지만 실제로는 손가락만한 노래미로만 몽땅 걸이가 돼버렸으니 뒤엉킨 카드채비는 한번으로 걷어 치워야했고 찌낚시로 바꾸고 나니 어두워지기 전부터 큼지막한 볼락들이 물고 늘어 졌지만 한 마리씩 낚아 올릴 때마다 짐을 놓아둔 곳으로 갈무리를 하려고 오르내려야했으니 밤새 고생 좀, 하게 생겼다……. 물통에 물을 길어 담고 기포기까지 틀어놓고 내일의 만찬을 위하여 열 마리쯤, 살려 두려했지만 더운 날씨 탓인지 한 시간도 안 되어 배를 보이며 뒤집어졌기에 패트병의 얼음이 담긴 모아 쿨러속으로 담아갔지만 간조시간이 되면서는 더욱 떨어진 물 수면에서 마구잡이로 끌어올리다 보니 낚싯대도 힘들고 나도 힘들고……. 땀으로 범벅이 되어 지친 몸을 곧추세우고 보니 자정이 넘었다. ‘쩝~~~~!!!’ 바람이 잠시 멎은 잔잔한 곳으로 농어 떼가 몰려들었는지 특유의 입맛 다시는 소리가 들려왔기에 잘잘한 농어라도 낚아 찬거리라도 장만하다보면 시간보내기가 수월하겠다 싶어 다시 밑으로 떼뚝 거리며 내려가 청갯지렁이가 손가락을 물어대는 끔찍함을 잘도 참아가며 채비를 넣어보니 어젯밤의 농어보다는 한 치쯤 더 큰 것들이 연실 물려 나왔는데 좀 더, 뒤쪽에는 더 큰놈들이 도사리고 있지 않을까 ? 물위에 동동 뜨는 가벼운 루어를 달아 멀리 던져 보니 한 뼘이나 더 큰, 농어들이 줄줄이 물고 나와 줬기에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얼마쯤 보내다 보니 물 흐름이 빨라지기 시작했는지 야속하게도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오른쪽에 저 멀리 떨어져 있는 홈통에는 다른 낚시인이 퍼런 불빛을 번뜩이고 있었는데 요즘 유행하는 볼락 집어등을 저렇게나 밝게 비추나보다……. 충전용 배터리를 사용해야하는 무거운 한 짐이 버겁다 보니 어떻게 간편한 집어등을 장만하여 짐을 줄여볼까? 궁리 끝에 작지만 불빛이 밝은 플래시에다 마나님이 시장에서 장을 봐오면서 야채를 담아오던 초록색 비닐봉지를 몇 겹씩 덧씌워서 색조정을 하여 사용을 해왔기에 어느 정도 효험은 본다만서도 불빛의 방향을 맞추기가 영, 불편했는데 ‘인낚’ 에서 ‘테일’ 님의 글을 보다가 발견한 초간편 울트라 집어등이 눈에 번쩍~! 들어왔다……. 낚시점에 있겠다 싶어 몇 곳을 기웃거렸지만 찾아내지를 못했다가 메일로 구입처를 알게 되어 색상별로 두 개를 구입했는데 받아들고 보니 예전에 민물낚시에서 사용했던 조명기구와 똑같았는데 어떤 손재주 있는 이가 짐 많고 간편한 것을 찾는 낚시인을 위하여 만들어냈을꼬? 랜턴용 배터리를 사용하는 초 간단 집어등으로 앞쪽에는 허연 불빛을 밝혀 놓았고 뒤편의 홈통에는 녹색 불을 비춰놓고 몇 번이고 오가며 고단한 행보의 덕을 봤는데 잠도 안자고 꼬박 새운 탓인지? 집어등의 효과를 본 것인지? 원래 잡혀줄 고기가 있었던 것인지 알 수가 없었지만 첫날밤에는 짙은 해무 탓에 이 별난, 집어등이란 것이 효과가 있었는지도 모르고 넘어갔고 오늘밤에는 너무 높은 곳이다 보니 불빛이 제대로 닿았는지도 모르겠다만 훤하게 밝혀놓고 사용해 보니 채비를 운용함에 있어서와 안전상에도 도움이 됐고 도깨비가 불빛에 다가 오지도 않을 테니 심적으로도 든든했다만 혹시, 도깨비가 파란불을 좋아하는 건 아닐까? ^^;; 제법, 땀을 흘렸더니 갈증이 나서 두어 번 캔 맥주 꼭지를 잡아 당겼지만 알코올기가 약하다 보니 작은 이슬 병에 절로 손이 갔는데 싱싱하고 큼지막한 볼락 한 마리가 당연히 이슬에 곁들여 졌으니 볼락낚시를 하면서 영롱한 전지 찌의 희롱에 취했다가 쉴 참에 회한 점에 술 한 잔이라, 오늘은 밤바다가 술보다 나를 더 취하게 한 날이었다. 험한 갯바위에서 편편한 곳을 찾아 피곤한 몸을 누이고 잠시 눈을 부치다가 얼마 만에 눈이 떠졌고 새벽이 다가오고 있는지 박명의 느낌을 받았다. 또 한 차례 심심치 않게 입질이 이어지다 보니 날이 밝자마자 여유 있게 짐을 꾸렸고 건너편의 부속 섬에 있던 서 씨 아저씨가 간간이 불빛을 보이며 돌아다니는 것을 보았으니 무언가 수확이 있었을법했는데 잠간, 물가는 시간에만 몇 마리의 작은 참돔과 너더댓 마리의 볼락과 우럭을 낚아놓고는 모기와의 사투로 밤 시간을 보냈다고 울상을 지었다. 민박집 아저씨가 아침부터 기분이 한껏 좋았는지 고기 손질을 해 놓을 테니 어서 집으로 올라가서 어제 보다 많은 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받아놓았으니 시원하고 거하게 물부터 뒤집어쓰고 아침밥을 먹고 한숨 푹, 주무시라고 큰 소리를 쳤는데 과연, 어제 보다 많은 네 양동이의 물이 몸 닦는 방속에 얌전히 들어 있었다. ^^;; 서 씨 아저씨가 데리고 온 일행이 있다 보니 회 한 접시를 장만해야했다. 낚은 고기 중에서 가장 큰 우럭과 볼락 몇 마리를 썰어서 그런대로 회맛을 보여줬지만 바다를 맞이할 준비를 제대로 안 해왔던데, 민물낚시는 제법 했다지만 조물주에게 매번 원망을 쏟아보는 이상하고 기괴한 생명체인 모기를 소양호의 물가에 있는 약골로만 생각했었는지 간단한 모기약 하나만 들고 왔단다. 등 쪽을 보니 원래 심각한 피부병 환자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헌혈을 심하게 했던데 제대로 준비하라고 가르쳐 주지 않은 서 씨 아저씨에게 원망스러운 핵폭탄을 몇 번이나 퍼부으면서 눈 모양새가 마름모꼴로 변한걸 보면 그 고통이 얼마나 심할까 이해가 갔다……. 90년대 초, 만재도를 찾아와 두 번째의 밤낚시를 하던 날, 새벽에 잠시 눈을 붙이게 되었기에 두툼한 옷을 꺼내 입고 장갑 낀 곳까지 덮어 내렸고 다른 부위에는 그 당시 유행했던 두 줄만 싹, 싹 바르면 모기에게 안 물린다는 밀크형 모기약을 바르고 깜빡, 졸다 일어나 보니 잠결에 움직이다 소매 부분이 드러났는지 손목이 근지러웠는데 얼마나 모기가 물어댔기에 시계가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팔목이 통통 부었을까? 집에 도착할 때까지 피진물이 나도록 긁어대다가 약국으로 달려가 바를 약을 달라하니 물린 곳을 본 약사가, 그 정도면 병원으로 가야겠지만 밤중이다 보니 우선 조제약으로 응급처치를 해보자며 지어준 세봉지의 약으로 고통에서 벗어날 수가 있었기에 그 말 못할 끔찍한 고통을 겪고 나서부터는 밤낚시를 한다면 첫 번째 준비물이 모기약, 두 번째 준비물도 모기약…….셋, 넷, 다섯 번째 준비물까지 모기약이라....... 이러다 보니 대여섯 가지의 모기약을 챙겨들고 다니게 되었지만 종류마다 장단점이 있고 여러 가지를 뒤섞어 사용하다 보니 어느 것의 효능이 제법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가장 틀림없다 싶은 것이 흩뿌리면 두어 시간은 견딜만한 퍼런 깡통에 담긴 모기약이었는데 시간이 나면 동대문의 벼룩시장을 뒤져서 카츄샤 병사가 들고 왔다는 녹슨 깡통 안에 절반씩 남아있던 모기약을 그러모아 가며 사용하다간 동두천의 뒷시장에 가면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새것들을 박스로 구할 수 있다는 소리를 하기에 40년 전통의 평양냉면도 먹을 겸해서 한걸음에 달려가 박스로 모기약들을 그러모아 아는 이들에게 나누어주어 그 끔찍한 고통에서 구해주기도 했으니 천사가 뭐, 따로 있겠어? ^^;; 방송에서 실험한 것을 보면 토마토가 효과가 있다 했는데 토마토를 한입씩 베어 먹어가며 온몸에다 문질러 대자니 끈적거릴 것 같고……. 먹어서 효과를 보자면 도대체 배 안 터지게 몇 관을 먹어야 피부로 베어 나와 효과를 보겠누? 계피도 효과가 있다기에 소주병에 계피를 잔뜩 쑤셔 넣어 누렇게 우려난 물을(?) 분무기에 담아 뿌려 보았더니 이것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듯했고 인터넷에서 파는 천연모기약도 하나 구입하여 이리 저리 뿌려 보니 효과는 있는듯하나 양이 너무 적어 이틀 만에 바닥이 났으니 넉넉하게 준비해 가야만 그 끔찍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가 있을게다……. -_-;; 낚시점에 연락하여 들어오는 배를 이용하여 뿌리는 모기약을 몇 개 주문하여 사용하라 일러주었지만 내일에나 받을 수 있을 테니 오늘밤도 저 양반들은 고생을 좀 더해야 섬모기 무서운걸. 단단히 알게 될게다. ㅋ~~~~~! 오늘 밤에는 뭍에 나가있다 휴가를 맞아 들어온 선장의 아들까지 합세하게 되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채비의 섬세함이나 예민함이 내 낚시에 얼마나 도움을 주는지 모르겠다. 잔존부력을 잔뜩, 줄여서 간사한 입질까지 파악하여 여우같은 고기를 낚아내기도 어렵거니와 그렇게 피곤한 낚시는 하고 싶지도 않다. 줄이 굵던, 바늘이 크던, 나에게 조물주가 배당한 고기가 있어 운도 닿고 끈질기게 버티다 보면 고기구경을 할 수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해괴망측한 채비며 보이지도 않고 볼 수도 없는 물속의 복잡한 지형을 잘났다고 상상해가며 물속에 넣어본 채비가 어쩌다가 먹혀들어 한두 마리의 고기를 더 낚아 들었다고 신명이 날일도 없다보니 바늘만 단단히 묶을 줄 알고 미끼를 끼워 떨어트리지만 않고 물속에 던져 넣고 기다리다 보면 될 일이다. 또, 찌가 보여야만 낚시를 제대로 하는 기분이 난다는 느낌이 있다 보니 멀리까지 흘러간 찌를 보려면, 늘어진 줄 무게 때문에 잔존부력이 절로 줄다보니 부력을 줄이기 위하여 큰 수중 찌를 달기는커녕, 막대찌가 솟구쳐 쓰러질 정도로 웃부력을 많이 주기도 하는데 차츰, 멀리까지 흘러가다보면 선상낚시에서는 저절로 알맞게 잠기기에 두둥실한 조법을 선호하기도 한다.……. 사진은 그 자리에 걸린 장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 는 ‘수잔 손택’의 이야기처럼 사람들마다 쳐다보는 장소와 계절에 따라 전혀 달라 보이기도 하는, 지나간 것들은 언제나 아름답다는 뻔한 문장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낚시, 골프, 등산 등을 즐기는 것들은 일하다 쉴 때 해야 더 재미가 있다. 아무리 재미있는 놀이라도 퇴직 후에 시간을 때우기 위해 하다보면 별로 재미가 없을 것이 분명하다. 직장을 다니고 일을 하며 사람들을 만난다면, 내가 어디서 큰 고기를 잡았다고 자랑삼아 이야기라도 하겠지만 노는 사람이 어디 가서 자랑을 하겠는가? 휴식의 즐거움을 맛보기 위해서라도 일을 하며 짬짬이 즐기는 것이 좋은 것이다. 또, 바람을 피하여 찾은 곳이 용케도 마음에 드는 홈통이 차례가 왔다. 초저녁부터 이어지는 입질이 있어 첫 번째 고기부터가 30센티가 훨씬 넘는 볼락이 튀어 올라왔기에 이번에는 기포기를 틀지 않고 꾀미에 걸어 줄을 내렸고 큼지막한 우럭이며 쏠쏠한 크기의 뺀찌 크기를 갓 넘긴 돌돔이며 참돔이 한두 마리씩 모습을 보이다간 또 큼지막한 볼락들이 물어 주었다!!!! 쇠붙이 값이 올라 이젠 만만치 않은 가격표가 붙었던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진 삼십 개에 가까운 꾀미가 물속으로 들어갔으니 남아있는 몇 개의 꾀미 마저 사용하면 얼음쪼가리가 담겨 있는 쿨러 속으로 고기를 갈무리해야겠다고 허리를 펴니 옆자리에 내렸던 만재도를 사랑하는 청년이 험한 갯바위를 넘어 마실 을 왔기에 시원한 마실 것을 하나 먹어가며 잠시 기다리라 하고는 주렁주렁 지렁이를 꾀어 농어가 있을 곳으로 던져 넣었는데 다른 어종들은 몰라도 농어낚시만은 가장 자신이 있다 보니 진작부터 들어와 있었음직한 곳을 쳐다보곤 있었지만 워낙, 높은 자리에 있다 보니 농어를 걸었어도 도움이 없이는 끌어 올릴 수가 없는 곳이었다. 첫 번째의 던짐부터 농어가 물릴 것이란 느낌이 왔는데 습성을 알고 나면 가장 쉬운 것이 농어낚시라고 했을까?! 태평양 한가운데서도 농어낚시의 수심은 1미터라고 했듯이 이런 날에는 얕은 곳까지 떠올라 기척을 보내주니 기특하기도 하지……. ^^;; 농어자원이 상당한 서해 중부권의 외연도로 진주와 사천의 농어 꾼이 한동안 찾아들기에 가까운 그곳의 바다를 두고 무엇 하러 이 멀리까지 왔는가 물어보니 그곳에는 작은 크기의 농어만 있기에, 서해안에만 있을 큼지막한 농어를 찾아왔다고 했다. 가까운 수우도에서 밤낚시를 하면서 항공모함만한 농어가 쏜살같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았기에 그 이상스러울 빛이 큼지막한 농어가 분명하다며 무거운 루어를 물 시간에 맞춰 사용하면 틀림없이 낚을 수 있다 일러주자 두 번 다시 외연도를 찾아오지 않게 되었다……. 풍성하게 지렁이를 끼운 채비가 몇 미터나 흘렀을까? 분명히 농어가 근처에 다가와 있는 느낌을 받았고 갸웃거리는 찌를 보고 견제를 하자마자 크기를 알 수 없는 농어가 곧바로 미끼를 끼운 바늘을 물고 늘어져 승강이 끝에 청년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끌어 올릴 수가 있었고 두 번째의 도움을 받자마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여 급히 제자리로 돌아가야 했으니 더 이상 농어낚시도 글러버렸다. 조금 오다 말겠지 싶어 멀리 떨어져 있는 가방속의 우비를 꺼낼 생각도 안하고 우산만을 꺼내들었지만 비는 쉽게 그치질 않고 끈질기게 이어졌는데 잠시 후에는 걱정이 된 선장이 우비 몇 개를 갖고 어두운 밤길을 찾아와 불을 비춰보다간 절벽에 기대어서 알록달록한 우산 속에 숨어있는 모습을 보곤 안심이 되었는지 날이 밝으면 바로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갔다. 초저녁에 한바탕 꾀미 걸이를 했으니 새벽에 비가 그쳐준다면 또 한 번 신나는 춤사위가 벌어질 테지만 날이 훤하게 밝아오도록 비가 그치지를 않았고 갯바위가 깨끗하게 청소가 될 정도로 많은 양이 쏟아져 내렸으니 만재도를 찾아온 이래로 이렇게 많은 호우를 만난 것도 처음이었다. 날이 밝아서야 비가 그쳐가며 가랑비로 변했기에 먼저 짐을 꾸려놓고는 도와주겠다고 다가온 청년이 꾀미를 걷어 올리다가는 ‘와~우~~~!!’ 하곤 탄성을 질렀는데 고기기 상하겠다 싶을 정도로 너무 무리하게 끌어 올리다가 무엇이 잘못됐는지 ‘오르르~~~~’ 줄이 끊어지며 그 많은 실한 고기들이 비싼 꾀미를 하나씩 입술에 걸고는 물속으로 떨어져 나갔는데 도대체 이게 무슨 황당한 시추에이션이람????? ㅠㅠ;; 비 때문에 고기를 못 낚았는가 보다 생각했던 선장이 아들의 말을 듣더니 ‘끌, 끌’ 혀를 차며 고개를 돌렸고 섬의 청년은 자기가 낚은 고기를 뱃전에 쏟아놓고는 꽁지가 빠지게 사라져 버렸는데 50센티 정도의 참돔 한 마리와 손바닥만 한 열기로 한 쿨러가 그득했는데 바로 옆에 붙은 자리였지만 이상하게도 열기와 볼락이 확실하게 분리가 되어 낚여 올라오기에 그 자리로는 가지 않은지가 오래되었었다. 몸속 깊숙이 자리를 잡고 있던 양물까지 빗물에 절어 찝찔하다 보니 물 몇 바가지를 퍼붓고는 아침밥도 몇 술 뜨는 둥, 마는 둥, 상을 물리치고는 쓰러지듯 눕고야 말았으니 도대체 누가 이런 황망한 악취미를 가르쳐 주었을까? 또, 어느새 혼절하듯 깊은 잠속으로 빠져 들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