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이 되어 올라왔을까?
만재사람 특유의 큰 목소리를 내는 작은 아저씨가 오늘은
더 큰 소리를 내는 통에 잠이 깨고 말았다.....
막, 여객선이 다녀갔을 시간이었으니 너무 일찍 잠이 깬 셈이다......
쉬지 않고 떠드는 품새가 기분이 좋은가보다.....
아니 이른 아침 식사 때 곁들인 곡차기운이 아직도 남아 있는지도 모르지…….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는 모양인데 손님이 오셨나?
들리는 내용으로 봐서는 아침에 건너편 끝끝간여에 내린 사람인가본데?????
어차피 다시 잠이 들기는 틀렸으니 짜증난 기분으로 나가보니 낯선 손님이 다가와
서울의 대방동에서 왔다며 인사를 했다.
그러고 보니, 낯선 전화번호의 문자가 왔던 것이 생각났는데
밑도 끝도 없이 객선으로 만재 도를 가려고 한다며 들어가면
만나볼 수가 있겠다고 했었는데 혹시, 유 선생의 자제였을까? 했던 것이,
낯선 이였다면 그리 문자 말을 걸어오진 않았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라면 몇 번,
만재 도를 다녀갔다는 걸 알기에 여객선을 이용하여 들어간다는 말을 하지 않았을 게다.
‘인낚’에서 조행기로 만재 도를 알고는 한번 가보고 싶었기에 사진에서 보이는
전화번호를 기억해 두었다가 무작정, 문자를 보냈다며 이틀의 일정으로 내려왔다가
낚시점의 배편이 있기에 새벽에 들어온 것이라고 했다.
마라도로 긴 꼬리 벵에돔을 낚으러 다녔었다니 제대로 낚시를 하는 사람이겠지....
당기지도 않는 이른 점심을 먹고 늘어져 있다 보니
노 선장의 아들이 뛰어 올라와서는 네 시에 임 선장의 배가
손님들과 나간다니 준비하여 빨리 내려오라고 했기에
서둘러 준비를 하고 내려갔지만 십분도 채, 기다리지를 못하고
성미 급한 임 선장의 배가 떠나 버렸기에 기다렸다가 배를 타고 나갈 수가 있었다.
좌측 편으로는 벌써 여럿의 손님들이 나가있다 하니 비어 있는 곳을 찾아 가봐야겠는데
어디로 가야 할까?
새로 온 손님은 만재도가 처음이라며 함께 내리기를 간청했지만
네 명이 한자리에 내릴만한 곳이라니?
오늘은 물속도가 어제보다는 더딘 날이니, 고급 반찬거리 고기를 잡으려고
가볼만한 자리를 생각해 두었지만 둘이라면 몰라도 네 명이 하기에는 비좁기에
모두, 나 몰라라 하려는 참이었는데 이를 어쩌면 좋누?????????
어디로 갈 까고 묻는 선장에게, 어느 지점을 말하니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자리이기에
당연히 비어 있노라 며 방향을 잡았는데,
목적지에 도달하니 먼저들 달려 내려서는 짐들을 내려놓으며
당연히 오늘도 같이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청년 베서 들이야 어차피 장비가 없으니 같이 해도 크게 지장이 없겠지만
아무것도 모른다는 생짜배기 손님은 또 어쩌누?
어디로 보내 버려야 할까. 걱정스런 생각을 하다가 제발, 버리지 말아 달라는 듯한
애절한 눈과 또 마주치고 말았다......
“그래, 그래, 다 내려.......!!!!!!!”
“새로 온 손님, 장대 같은 것도 가지고 왔수????”
“네, 매듭님 조행기 보고서 7미터짜리 장대를 새로 사가지고 왔지요....”
“선장님이 장대도 가지고 왔느냐고 묻기에 7미터짜리 장대 가지고 왔다고 했더니
그런 짧은 파리채로 무슨 고기를 잡으려고 하냐고 되게 혼났어요.....”
“?????? 7미터짜리를 갖고 왔다고 혼이나요???????? ”
대부분의 선장들은 손님들에게 포인트에 대한 안내와 설명을 하는데
자기들이 그 자리에서 직접 낚시를 해본 것도 아니고 낚시를 한 손님들이
고기를 잡아 배에 타면, 그 자리가 어딘지는 자세히 모르면서도
고기가 잡히는 자리라는 것만 짐작하고는 얻어 들은 대로 수심이 어떻고, 저떻고
양념을 첨가하여 말하는 것이 대부분일게다.
추자도 대부분의 포인트를 개척한 ‘추자야인’ 이나, 그에게서 낚시를 배워서 독립한
나바론의 천둥벌거숭이 선장이나 다른 선장들이 ‘야인’에게
추자의 포인트를 배우고 익혔기에 손님들에게 제대로 된 안내를 하는 편이지만
평생을 다녀도 알 수가 없는 많은 부속 섬을 지닌 추자의 낚시가
내리막길로 접어들면서 추자에는 오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하던 ‘야인’을
언제 또 만나보게나 될는지 알 수가 없다.
거문도의 목선낚싯배를 몰던 영길이 선장도 조카에게 배를 맡기고
틈나는 데로 갯바위에 내려서 직접 낚시를 해보았기에 그 만큼,
거문도의 물속을 아는 선장도 없겠다만 그 조차도, 거문도의
전성시대가 끝이 났다며 업을 접었기에 거문도 나들이도 그만 둔지가
추자와 같이 오래전 일이 되어 버렸다.
오늘은, 만재도 에서 누구 말이 맞는지 알 수 없는 내기를 해보는 날이 될듯하다.
이번에는 별난 일만 생긴 만재도의 가을 나들이 날이니
내가 낚시를 하려고 했던 자리를 새 손님에게 내어주고
끝자리로 가서 또 농어나 잡아야할 날인가 보다.
햇볕에 갯바위는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고 노출된 피부는 소리 없이 익어가고 있다.
아직, 해가 지려면 두 시간도 더 남았다,
한여름에는 늦게까지 떨어지지 않는 뜨거운 태양 때문에 찾지 않는 자리로
우산을 꺼내어 물가 쪽으로 펼쳐들고 거꾸로 돌아앉아 해가 질 때까지 버티다간
수평선 아래로 해가 내려앉자마자 되돌아서서 낚시를 시작해보는 힘든 자리지만
그래도 이른 가을이다 보니 견딜 만 했다.
벵에꾼에게는 버거울 3호찌도 준비해 왔다니 찌 낚싯대를 한대 펴고
7미터 장대를 12시와 1시 방향으로 하여 돌돔부터 잡으라. 일러 놓고
짐을 옮겨 놓고 다시 와보니 벌써 큼지막한 돌돔을 한 마리 잡아
물통에 담아놓았는데 두 번째 고기는 터트렸다며 아무래도
찌 낚싯대가 낫겠다고 생각했는지 장대를 치워놓고 찌낚시 채비를 만지고 있었다.
마라도를 다니며 긴 꼬리 벵에돔은 잡아 보았다는 그의 채비를 보니 너무 목줄이 길다......
선장이 좌측은 수심을 십 미터를 주고 우측에서는 십오 미터를 주고 낚시를 하라고 했지만
그 절반도 안 되게 수심을 줄여서 하라고 일러 주었는데 첫 번째 채비를 담그자마자
입질이 닿아 고기를 잡기 시작했기에 그대로 낚시를 하면서 고기를 잡으면
애써서 바늘을 빼려고 하지 말고 목줄을 끊으면서 지금의 절반도 안 되게
목줄 길이를 줄이라고 다시 일러 주고 잠시 지켜보니 다양한 어종의
고기를 잡기 시작했는데 깊이 삼킨 바늘을 빼느라고 시간을 허비하고 있기에
그대로 끊고 바늘을 다시 묶어하라고 이르니 벵에돔 바늘밖에 없다고 했다.
낚시점에서 바늘을 한 봉지 사긴 했지만 네 개밖에 들어 있질 않다고 했는데
어떤 황금바늘을 샀기에 네 개만 들어 있었을까?
잠시 후에 다시 가보니 순식간에 네 개의 바늘이 동이 났다며
바늘을 빼내어야만 낚시를 계속 할 수 있다기에 답답한 마음이 들어서
열 댓 개의 바늘을 건네주었는데 큼지막한 참돔을 한 마리 걸어 내고는
찌를 떨어뜨렸는지 고기를 잡는 시간보다 수전증이 있는지 떨어대는 손으로
채비를 하는 더 답답한 시간이 이어졌기에 빨리 좀, 손을 움직여
채비를 하라고 호통을 치고 내 자리로 돌아가 나도 낚시를 시작할 수가 있었다.
평소에도 십 미터는 커녕 6미터를 주어도 바닥이 걸리는 곳인데
잠시, 마음이 흔들려서 7미터 정도를 주었다가 어딘가에 바늘이 걸렸기에
끊기로 작정하고 당기었어도 찌가 달려 나왔기에 이번에는 찌를
한개도 잃어버리지 않는 운 좋은 날들이다.....ㅎㅎㅎ
어두워지기전 부터 농어들이 물고 나왔고 어두워지자
썩, 크지 않은 참돔들도 계속 물려 나왔기에 초저녁부터 지쳐 버렸다.
순식간에 대형 쿨러보다 큰, 쿨러 백이 가득 차버렸기에 이틀이 지났으니
귀찮은 동행에서 아름동행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옆지기들을
돌아보게 됐는데 큼지막한 밑밥 통을 비워놓고 물을 길어 담고
기포기를 틀어놓은 초행자가 더 이상 고기를 담을 곳이 없다며
꿰미를 빌려 달라고 했는데 자리까지 내 주었더니,
이젠, 꿰미까지 빌려 달라고?????
괘심한 생각에 모른척하려다가, 생전 처음으로 오짜배기의
실한 돌돔을 낚았다기에 또 마음이 흔들려, 비싼, 스텐 꿰미를
하나 내주었는데 꿰미 줄까지 내주어야겠지? -,,-
밤이 깊지도 않은 시간이었는데, 벌써 쿨러의 뚜껑이 닫히지도 않고
고기들이 삐죽하니 나와 있었는데 절반쯤 물이 담긴 물통 안에도
고기가 물보다도 더 많았으니 저 아까운 돌돔들이 몸을 뒤집고 죽어가고 있었다......
(좋아~~~~~~~~~!!!!!!!!, 결심했어~~~!!!!!!!)
“꿰미 삼십 개와 와이어 줄을 내줄테니 잡은 고기 절반은 내놔야 하는 거 알죠?????”
재주는 곰에게 넘으라 하고 돈만 왕 서방이 챙기면 되는 것 아니겠어????
와이어 줄이 감긴 타래를 풀어내며 잡아 놓은 고기들을 꿰미에 걸어
물속으로 내려 넣으며 오짜 돌돔도 옮겨 걸으라고 하니 따로 끼워 두었던
줄을 당기던데 뎅그머니, 빈 꿰미만 올라 왔다.
헐겁게 벌려진 꿰미를 보니 처음부터 제대로 채우질 않은 것 같은데
꿰미라는 걸 처음 만져 봤다나?
또 한 번 호통을 쳐대니 서있기가 약간, 불편한 자리에서 몸 중심도 못 잡는지 휘청댄다.
발밑에 움푹 패인 물이 고인 자리기에 신발도 젖는 곳인데 처음부터
이 자리를 내리려고 작정을 했다면 작은 나무판자 쪽이라도 몇 개를
준비해 갖고 와서 바닥에 깔고 하면 서있기가 훨씬, 편한 곳이다.
물이라도 퍼내고 하지 발을 적시고 있냐며 핀잔을 주니 그제야
두레박으로 물을 퍼내기 시작했는데 제대로 퍼 낼 수가 있나?
또 한 번 야단을 치니, 다급한 마음에 손으로 퍼내기 시작했기에
참, 순진한 사람이란 생각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종이컵이나 빈 물병을 잘라서 퍼내면 쉽고 편할 것을......
“자, 그만하면 됐으니 그만 퍼내시고~~~~~~~”
“어쩌???? 훨씬 편하쥬? 발도 안 젖고?”
또 내 자리로 돌아가 보니 물 방향이 변하지 않았기에 농어를 둬마리 더 잡아봤다.
가지고 다니는 쿨러백이라면 아무리 큰 농어라도 휘어잡아 빨리 쑤셔 넣을 수가 있으니
쿨러나 꿰미를 붙들고 씨름을 하는 것보다 훨씬 편하다.......
가을밤이라지만 아직도 한여름의 기운이 남았는지 달이 근처에 왔다는 걸 느끼자
입질도 서서히 줄어들었다.
사람도 먹어야 살지......
젊은 베서 들도 발밑에 채비를 붙들고 있다간, 간간히 고기를 잡기도 했지만
끄집어내는 것보다 놓치고 떨어트리는 고기가 더 많았다.
마라도 벵에꾼의 전지 찌가 이상한 것으로 바뀌었기에 다가가 보니
투박한 6호찌였다.......
준비해온 3호 전지 찌는 고기와 함께 어디론가 다 보내 버리고 혹시나 해서
준비해와 봤던 남은 찌가 6호찌밖에 없었다며 멋쩍게 웃으며
그래도 시원하게 들어간다니 만재 도나 가거도가 아니면 어느 곳에선들
하룻밤에 쿨러를 가득 채울 수가 있을까?!
약속대로라면 라면도 끓이고 커피도 끓여야하지 않겠냐고 하니
서로들 버너를 꺼내어 라면부터 끓였고 새 손님은 족발까지 가져왔다며 갯바위에 상을 차렸다......
(원, 갯바위에서 족발이라니........)
곁들일 이슬이 없는 것이 아쉽긴 했지만 으슬한 밤 시간에 체온을 데워줄
팩에 담긴 와인이 하나 더, 있었으니 삼일 째 혼자서만 홀짝이는 즐거움이라니....
머리위로 다가온 달이 훤한 시간에는 따뜻한 커피까지 준비를 했기에
더 이상 고기를 잡아도 담을 곳도 없으니 낚시도 시들해 졌다......
물이 흠뻑 줄어들고 서버렸기에 큼지막한 갯쏨뱅이가 나올 시간이 됐다싶어
한발정도로 수심을 줄여서 갯가 근처를 더듬어서 두어 마리를 잡아냈지만
달빛이 밝아서인지 이어지는 입질이 없기에 오늘 낚시는 이쯤에서 끝을 내야겠다.....
짐 정리를 하면서 이번에 장만해온 전지찌를 다시 살펴보게 되었는데
체구도 작은 것이 제부력을 내는 것도 대견했고, 삼일을 사용했는데도
배터리 한쌍으로 버티었으니 실용성도 좋은 편이었다.
하체가 검은색인 것도 만재도에서는 최적이었지만 붉은 색의 전지 찌와는 달리
그린 색에는 하중이 실리지 않은 것이 아쉬웠고 4호나 5호가 있었으면 더 좋왔을 것을....
하루의 일정이 더 남았다는 새 손님은 가방과 채비를 그대로 놓아두고 몸만 나갔다가
식사를 하고 잠시 쉬었다가 익숙해진 자리에서 혼자 하룻밤을 더하기로 했기에
바늘통을 꺼내어 오십 개도 넘게 담긴 바늘통까지 통째로 빌려 주었으니 그 정도면
하룻밤을 거뜬하게 보낼 수가 있을게다....
가끔씩 찾을 때마다 깊은 깨달음을 주는 바다에서 또 새로운 아침을 맞는다.
정확하게 아침 철수 시간을 맞추어 배가 왔고, 그늘 막까지 쳐놓고
손질할 고기를 잡아올 고깃배들이 들어 오기전의 배터에는
만재도의 할머니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노 선장의 부인이 고기 손질을 해주겠다며 꺼내 놓으라고 했는데
불편한 몸으로 무슨 고기 손질을 해주려냐고 하니 평생을 해온 일인데
눈감고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젊은 날에는 날렵한 솜씨로 물일을 하던 총명한 사람이었는데 잠수병으로
몸이 상하게 됐다고 노 선장이 안타까워했는데 그런 병이 있는지 조차 몰랐던
몰랐던 시절을 겪었을 섬사람의 애환이 어디 이 곳 뿐은 아니겠다만......
다른 곳에서 낚시를 했을 낚시꾼들마다 손질할 고기를 쏟아내는 것이 푸짐들 하다.....
할머니들에게 고기 손질을 맡기고 손질 값으로 군것질 값을 내놓으니
아침부터 뱃전은 할머니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원주에서 왔다며 손을 내미는 낚시꾼이 있이 인사를 나누게 되었는데
‘인낚‘에서의 조행 기를 보고 만재 도를 알게 되어 오늘날 만재 도를 오게 한
원인 제공자라는 원망 아닌, 원망을 하는 낚시인은 이번이 여름에 이어
두 번째 온 날이라는데 다행히 두 번 다, 큰 손맛을 봤다며 고맙다는 말을 곁들였다.
가왕(歌王) 조 씨에게도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데 오늘은 자청해서
먼저 인사를 건넨다는 과분한 추킴에 잠시 멋쩍기도 했다......
고기 손질을 끝내고 아침식사를 하고 내려오기만 하면
낚시점의 배가 출발하겠다는데 단 세 사람의 철수인원을 위하여
배를 들여보낸, 낚시점의 최 사장이 고맙다.....
서둘러 짐을 챙기고 그동안 잡은 고기를 갈무리하고 다음번의 만남을 기대하며
그물손질이 바쁜 노 선장과 아저씨, 아줌마에게 가겠노란 인사를 남기고
오전 11시에 만재도 에서의 이른 출발이라니.....
막, 방파제를 빠져나와 속도를 높이려는 순간 이상한 폭발음이 들렸다.
매캐한 연기가 선실에 가득 찼고 큰 이상이 아닌, 배터리 하나가 문제가 생겼다니
다행이다.....
잠시 배가 물위에서 머뭇거렸기에 임 선장의 배가 달려 나왔다가
큰 이상이 아님을 알고 손님들을 싣고 갯바위로 향하였는데
또 다시 인사를 건네 오는 원주 손님과 다른 손님들은 아침식사만 하고
1시간 정도만 쉬곤 재차 포인트로 향하는가본데 낚시라는 것이
어떤 마력이 있기에 없던 힘도 무리하게 솟게 하는 걸까?
사람이 나이에 따라 하는 일과 서로가 할 수 있는 일이 다르듯이
예전에 본 바다와 지금 보는 바다가 다르듯이
어제와 오늘 또 내일이 다르지 않겠는가....
인간이 잠시 행복을 느꼈을 공간에서의 결정적 요소에는
그 공간에 어울리는 향기도 있었을 것이다.
내가 서있던 갯바위에서는 또, 어떠했을까?
뭍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이상야릇한 내음이 온몸을 휘감고 있었는데
그것이 바닷내음이었을게다.
얼마간 내게 주어진 시간동안 내내함께한 그 공간에서
그 내음과 함께 짧은 삶의 여유를 즐겨본 것이다.
처음 접해보는 공간에서 생소한 경험을 해본 청주의 젊은 베서 들이
다음번에는 새로운 준비와 모습으로 갯바위에 올라 볼 것이고
낮에는 무더위가 아직도 여름 같았기에 더위가 물러갔을까 했던
그 빈자리에 가을은 아직 오지 않았던 만재도 에서의 가을여행이 끝이 났다.
헤세처럼 ’여행을 떠날 각오가 되어있는 사람만이
자신을 묶고 있는 속박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고 했기에
잠시뿐이라도 일탈에서 벗어난 만재도의 가을 나들이길이
짧다고 느끼긴 했지만 토요일 밤에 도착해야만 휴일에
돌돔 회라도 나눌 수 있기에 딸아이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사진이 담긴 조행기 > 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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