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이나 나폴레옹처럼 정확히 네 시간의 단잠을 자고 눈을 떠야했는데
발명도 아니고 정복도 아닐 진데 오늘도 무모한 도전만 있는 것은 아닌지......
노 선장과 뭍에 남아있었던 만재주민들이 모두 돌아왔기에 섬에서는
예전처럼 반복되는 어업일이 시작됐다.
내일아침에는 낚시손님이 많이 들어온다니, 물이 세더라도 오늘이 아니면
간여를 가볼 기회가 없을 것 같기에 파도도 잔잔한듯하니 간 여 쪽으로 가봐야겠다고 하니
노 선장과 작은 아저씨가 물이 셀게라며 걱정을 한다.
“어디로 가볼까요?”
다른 낚시손님들이 없어 섬전체가 조용하다보니 어디로 가겠느냐고 묻는
임 선장의 말이 오히려 공허하게 들린다.
물이 부딪어 멎는 곳을 찾아 낚시를 하면 될 것이고 시간을 짧게 갖는다면
어려울 것이 없다는 고집을 안고 있었기에 임 선장에게도 간 여 쪽으로 가자고 손짓을 했다.
“간여? 어느 간여? 큰 간여? 중간간여?”
“...... -,,- 끝 간여......!!!!!!!”
(혹이 없다면 끝끝 간여를 가야겠지만 오늘도 제발, 버리지 말아달라고
간절하게 애원하는 저 눈빛들과 마주친 것이 문제였다..... nn)
십분도 채 안되어 도착한 간여에서 임 선장이 안내방송을 한다.....
“아시죠잉?! 수심 15미터주고 저쪽으로 던지면 좌~악, 흘러가다가 뒷줄 잡으면 안으로 파고드는걸!”
“참돔이 물 겁니다. 반대편 쪽으로 물이 갈 때 던지면, 총알이고.......”
매번 그렇지만 몇 번이나 돌아보고 뒤져보고 생각해보며 빠진 것이 없도록
차분하게 짐을 꾸렸지만 떠나고서야 무언가 허전한 마음이 들어 살펴보면,
빠트리고 오는 것이 틀림없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여분의 충전 배터리와
완충된 디카를 선반에 올려놓고 와버렸지 뭐냐......
어디까지가 치매의 초기증상이고, 건망증의 한계인지 모르겠지만
물속일은 잊질 않고 있으니 별나기도 하다....... ^^;;
새로 장만한 그린 색, 3호 전지 찌에 2호 정도의 수중 봉돌을 끼워 넣고,
1호 봉돌을 덧달아 크릴 댓마리를 끼워서 흘려보니 잠기질 않는걸 보니 3호찌가 맞긴, 맞는가보다.....
멀리 던져서 한참을 흘려 보면서 몇 번이고 뒷줄을 잡아서 정렬을 시키면서
원하는 지점에 닿았기에 갯바위에서 적당한 거리를 두고 당겨주니 뒤쪽에서
흘러드는 물과 부딪히며 찌가 안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잠시, 머뭇거리는 지점에서 돌돔이든, 우럭이든 물어 줄 것을 기대했지만
큰 우럭이 물어 주기에는 아직 어두워지지도 않았고 갯바위에서도 너무 떨어졌다.
살포시 찌가 잠기는듯하더니 견제를 하는 순간에 무언가가 ‘후드득’ 당기는 느낌이 있었는데
눌러 끼우기로 여러 마리를 끼운 크릴이 절반이나 남아있는 것을 보니 참돔은 아닌 것 같고,
혹시, 부시리 아니면 농어?????
1호 봉돌을 떼어내고 0.5호 봉돌을 달고 청개비 세 마리를 끼워서 다시 던져 넣었는데
청개비 무게까지 견디어 내는걸 보니 잔존부력도 있는 찌였는가 보다.....
약간의 갑갑증을 느끼면서 멀리까지 빙 둘러서 흘려보낸 채비가
거기구나, 하는 지점까지 흘러갔기에 집중을 하니, 약간, 잠기는 모습이 보였기에
‘살~짝~!’ 줄을 당겨보니 잠겨 드는 것이 보였고 손에 느낌이 올 때까지 당겨보다가
챔질을 하니 우악스런 무게감이 전해져 왔는데 십 미터 이상의 수심을 주었는데
바닥을 기는 듯 한 느낌이, 참돔은 아니었고, 부시리가 지렁이를 물었을 리도 없고......
혹시, 가마떼기만한 큰, 광어???????
한참이나 싱갱이를 한 후에 언뜻 모습을 보니 농어가 분명했는데 아직
환한 시간대에 이 깊은 곳에서 농어라니?????
(물이 거세니, 일찌감치 농어들이 쉬러왔는가 보구나......)
(그나저나 뜰채를 안 펴놨군?)
군자방미연(君子防未然)이라 했는데 내가 군자가 못되다 보니 오늘은 순서가 잘못됐다......
언젠 가처럼, 한손으로 가방의 지퍼를 열고는 뜰채를 조립하려 했지만
농어의 크기가 제법이다 보니 쉽지가 않아 멍하니 쳐다보는 청년 베서에게
뜰채를 조립해 달라 청했고 충분히 고기의 힘을 뺀 후에 두발쯤 밑으로 내려가
오늘의 첫 번째 고기를 무사히 뜰채 안에 담을 수가 있었다.
덩치 급 농어들이 몰려들었으니 서둘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바빠졌고
덩달아서 손은 더, 바빠졌다.
바늘의 홋수를 키웠고, 지렁이도 작은 농어가 덤비지 못하도록 다섯 마리로 늘렸다.
멀리까지 찌가 흘러가는 시간동안 조급증이 치올라서 시간을 줄여 보려고
직접 던져서 거리를 줄여 보려했지만, 조류에 태우질 않으니 너무 안쪽으로 흘러가기에
다시 꺼내어 제 방향으로 던져 넣으니 맞는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는데
이래서 아무리 바빠도 길을 돌아 가라했고, 바늘허리에 매어서는 못쓴다는 속담도 생겨났겠지......
점점, 농어의 크기가 커지면서 따오기 급이 연거푸, 걸려 나왔기에
뜰채가 버티어질까 걱정이 됐지만 대견하게도 무거운 농어를 잘 받아주고 있었으니 다행이다.
계속 물어대는 농어 때문에 체력에 문제가 생기는 것 같아 홍삼 드링크도 하나 마셔보고
초콜릿에 쌓여 있는 액상커피도 깨물어보며 힘을 돋아보고 있는데
릴의 핸들이 돌아가는 것이 어째 부자연스럽다.
원줄이 빠져 나가며 돌아가는 베어링 부분의 나사가 느슨하기에 칼끝으로 조여서
다시 채비를 던져 넣고 몇 바퀴 돌려 보니 계속 부자연스럽다......
채비를 거두어서 자세히 살펴보니 라인이 빠져 나가는 스플의
베어링 자체가 빠져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이 바쁜 판국에...... ㅜㅜ )
다른 릴 뭉치를 꺼내어 채비를 다시하고 있는데 옆의 청년이 그 지점에 던져봐도 되겠냐고 물었다.
어두워지기 전의 이른 저녁부터 시작된 입질이 어두워져서까지 이어지는 생방송,
농어 잡이 쑈를 넋을 놓고 쳐다보던 청주청년 하나가 그 자리에 채비를 한번 던져 보고 싶단다.....
채비를 새로 하는 참이니 그러라고 자리를 비켜 주었지만, 루어채비 일색이다 보니
릴뭉치에 감긴 것은 합사 줄이요, 캐미를 끼운 찌는 스펀지 재질로 된 이천 원짜리의
작은 동동 찌로 부력이나 나올지도 의문이었기에 부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그런 채비로는
제대로 공략 층에 닿기나 할지 모르겠으니 루어를 사용한다면 몰라도 합사줄 로는
쳐짐이 있어 찌낚시가 안 되는 것이라고 했더니 한참이나 뒤로 돌아 앉아서는
합사 줄을 풀어내고 6호 줄을 감았다고 다가왔는데 찌낚시용의 플로팅 줄이 아니고
목줄용의 카본 줄이라니 낚시에 정석은 없는 법이라지만, 좀 거시기하지 않겠어??????
새로 릴과 채비까지 교체하고 돌아 섰지만 근처까지 간신히 흘러간 청년의 찌에는
입질이 나타나질 않았기에 농어 떼가 물러갔을지도 모르겠기에 붉은 빛이 난다는
비싼 형광 바늘을 달아 보기로 했다......
아직도 물방향이 그대로였기에 그 지점까지 흘러간 찌를 보면서 거리감을 맞추고
기다리고 있는 잠시의 순간 후에 서서히 전지 찌가 다시, 잠겨 들어갔고
또 다른 농어가 붉은 바늘을 입안 쪽에 매달고 뜰채 안으로 들어왔다......
(내놔라~~~~ 이넘아~!!! 그건 비싼 바늘이여~~~~~~ ^^;;)
마음만 바빠지고 급해진 옆의 청년에게는 발밑만 고수하고 있어도
가끔씩 들어오는 농어나 큰 우럭이 있을 테니 진득하니 기다려 보라고 했더니
가끔씩 고기를 잡긴 하는데 작은 고기는 들어 올렸지만 큰 고기는 끊어 먹고,
떨어뜨려먹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답답한 초보자들을 도깨비보다도 더 가까이 불러 앉혀놓고 낚시를 하고 있자니
툭하면 불빛을 발밑에 쏟아 놓으며 고기를 쫓고 있으니 점점 말하는 톤을 높이다가
종내는 악도 써봤지만, 멀뚱하니 들은 척도 안한다.....
귀신을 불러들이기는 쉬워도 내쫓기는 어렵다는 옛말처럼 내일은 멀리 쫓아 버릴 수 있을까?
끝에 있는 한 청년의 발밑은 우럭조차 붙기에는 너무 맨들한 곳이기에
바람도 약간 눅었으니 차라리 뒤쪽의 턱진 곳에 바짝 붙이고 있으면
열기나, 볼락이라도 잡을 수 있을 거라고 귀띔을 하니 뒤로 돌아가자마자
고기를 잡아내기 시작했다.
바람만 거세지 않다면야 내려가는 물에 5미터정도의 얕은 수심 층에 흘려 태우면
달이 뜨기 전에는 참돔이 곧잘 물어대는 곳이긴 하지만 마땅한 장비도 없이 참돔은 무슨 참돔????
서늘한 바람이 불어댔지만, 농어와의 연속적인 다툼으로 열기가 올라 후끈한 상태였기에
체온도 식힐 겸하여 위쪽의 넙데데한 곳에 올라가 비스듬히 누워서 잠시 쉬기로 했다.
“거기는 누울 곳이 있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눈앞의 낚시놀음에만 바빠서 주변을
둘러볼 생각도 안하고 있으니 다음번에 또 이 자리를 온 다해도
스무 평도 안 되는 이 공간이 생소하게 느껴질게다.....
서 씨 아저씨가 만재 도를 따라 다닌 지도 햇수로 십오 년은 됐으니
만재 도를 찾은 횟수가 오십 번이 넘었을 텐데 매번 따라 내리면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지를 않고 낚시에만 바빠하며 내렸던 장소를
머릿속 깊게 각인해 두지를 않기에 매번 낯설어했는데
이곳, 끝간여 만큼은 자신이 있다고 했던가?
한동안 붙어 다니던 김 씨에게 이 포인트를 자세히 일러 받았다는데
낚시로만 끝났어야하는데 어느 순간에 금전거래가 있었고 공수표로 이어져서
빌려준 돈을 못 받게 되었다고 했다.
“그 김(金) 가에게 1억 원을 빌려주었는데 종적을 감췄으니 이 포인트를 1억을 주고 배운 셈이네....”
(그 김 가가, 내게서 이 포인트를 알게 되었는데 대동강 물을 퍼서 남에게 팔아먹었구나?)
내가, 대략, 7~80군데의 만재도 포인트를 알고 있으니 서 씨 아저씨에게 한자리에
1억 원씩 받고 전수해주면 로또를 살 필요가 없지 않겠어?
천만 원.... 아니, 백만 원씩만 준다면 얼른 가르쳐 줄 텐데....ㅎㅎㅎㅎ
돌돔 장대낚시를 즐기는 김(金) 가가, 만재 도를 찾은 초기의 어느 여름날,
이곳에서 10미터 장대를 펴들고 처음 낚시를 했다가 재미를 본 후로는
같이 내리는 날에는 먼저 받침대를 박으며 선점을 하곤 했는데
발밑 수심이 수십 미터가 나오는 만재도 에서는 가장 수심이 깊은 곳일 텐데
운 좋게 고기가 올라붙은 날을 만나서 한 번 재미를 보더니 욕심을 부려대곤했다.
옆으로, 한 사람이 더 서도 될 자리인데, 발밑으로는 채비가 닿지를 않자
옆으로 길게 하여 물속 턱밑에 간신히 붙여서 낚시를 하곤 했는데 기실,
더 좋은 자리는 뒤편의 다른 곳이라는 걸 모르는가 보다.
언젠가, 일행이 어떤 고기든 간에 두어 박스를 잡아가는 것이 원이라고 하기에
어종을 가리지 않는다면 두어 박스를 잡게 해 줄테니 돌돔 원투대로
바닥까지 내려 보라 하여 온갖 고기로 쉽게 두 박스를 채웠는데,
날씨도 무척이나 좋은 날을 만나기도 했지만 발밑 수심이 깊다 보니
아무리 멀리 원투를 해도 발 앞으로 와서 붙으며 고기가 물고 늘어졌는데
물속에는 어떤 웅덩이가 있는 모양이었다.
지렁이 꽁다리라도 바늘에만 붙어 있다면 노래미가 먼저 달려들었고
카드채비를 달아서 선상낚시를 하듯이 내려 보면 굵은 열기며 볼락, 우럭들이
주러렁, 매달리곤 했는데 김(金)가가 운 좋게 10미터 장대로 돌돔을 타작했던 그날은
오백 원 자리 동전이 가득찬, 돼지 저금통이 저절로 굴러 떨어져 깨진 날이 아니었을까?!
미터 급 참돔들이 설쳐대는 곳이기에, 채비손실도 손실이지만 장비가
절단이라도 나는 날이면 제대로 된 낚시는 고사하고 손만 떨다가
견적놀음에 고개를 젓기가 일수인 곳 중의 한군데였다.
바람의 세기는 줄었지만, 서늘한 느낌과 함께 수평선이 훤해지며 달이 뜨기 시작했다.
얼른, 달이 머리 위까지 올라오기 전에 그늘턱밑을 뒤져서 씨알 좋은 우럭이라도
몇 마리 잡고 날이 밝을 때까지 쉬어야겠는데 물이 다시 거세지며 방향이 바뀌기 시작했다.
물 흐름이 약한 곳을 찾아 채비를 담가보니 이상야릇한 찌의 움직임......
손가락만한 장어들이 물고 나온다.......
커피도 끓이고 라면도 끓인다고 약속을 했던 청년들은 고기잡이에만 바쁘니
초콜릿 속에 커피 농축액으로 소를 채운 간편한 것으로 대신하고
바람이 안 드는 곳을 찾아 비스듬히 누워보니 머리위로는 또롱 또롱한 별들이
밤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었기에 별구경과 달구경으로 남은 시간을 보내자꾸나.....
날이 밝기도전에 배들이 달려 나와 주변의 그물을 걷고 주낚도 거둬들였는데
온통 그물과 주낚에 둘러싸여 낚시를 하고 있었으니 참, 기분 한번 꿀꿀하다.....
낚시점의 배가 들어 왔는지 임 선장의 배가 건너의 큰 간여와 중간간여에
손님을 내려 주고는 이쪽으로 달려오기에 또 누군가를 내려 주려는가. 했더니
끝끝간여의 서쪽으로 한 사람을 내려놓고 낚시하는 방법을 일러주고 있었는데
물색이 어두우니 아침낚시인들 될 리가 있을까???
가져온 가방 하나가 바뀌었다는 지 중간간여로 달려가서는 무엇인가를
내리고 올리고 하더니 또 다시 돌아가서는 제 짐도 못 챙겨 내리면
어찌하는 가고 호통을 치던데 혼이 나갔는지 배위로 뛰어 올라가
짐을 들고 다시 내리기를 직접 하기에 도우미 영감님 가이드까지
함께 야단을 맞던데 제 잘못들은 잊고 선장 탓들만 한다.......
선장이 일러준 자리보다는 더 안쪽으로 돌아가면 한사람이
낚시를 할 만한 공간이 있을 테지만 밤에나 발밑까지 고기가
다니러 올 테지 아침에는 마땅한 자리가 없을 게다....
훤히 밝기 전에 짐을 꾸려 놓고 배를 기다리면서 주변 청소를 하던 중에
작은 금속조각이 눈에 뜨였기에 집어보니 릴에서 빠져나온 라인이 빠져 나가는 굴렁쇠였다.
어찌 이것이 빠졌을까? 빠진 순간에 볼트가 어찌, 저절로 끼워져 붙어 있었으며
떨어져 나간 콩알만 한 부속을 되찾게 되었는지 의아하다.......
건너편에서 낚시를 하던 사람이 무엇인가 고기를 걸었기에
청년들과 함께 박수를 쳤지만, 노래미였다......
왜 금년에는 만재도의 감초인 노래미가 유난히 귀한 해일까?
마릿수보다는 덩치 큰 고기들이 많았기에 손질시간도 줄었지만 아직,
노 선장이며 다른 배들이 그물을 걷어 오지를 않았기에 손질할 고기를
기다리고 있던 아줌마와 작은 아저씨가 빠른 손으로 시원, 시원하게
거들어 주었기에 요리 뺀들, 저리 뺀들 거리며 먼 산만 보다가
슬그머니 몸을 빼어 먼저 올라왔는데 이런걸. 요령을 부린다고 하는 거겠지? ㅎㅎㅎ
빈집에서 반 벌거숭이 상태로 돌아다니면서 간밤의 피로가 베인 몸뚱이를 씻고 나니
고기 손질을 마친 청년 베서 들이 올라 왔는데 냉동고에 손질을 마친 내 고기까지
들여 놓고 왔다기에 크게 칭찬을 해주고 시원한 맥주라도 한 잔 시작해봐야겠다.
아침밥을 주려고 올라온 아줌마가 건너편집의 뒤꼍 옹달샘에
큰 맥주 통을 담가놨다니 건져 오라기에 대문도 없는 빈집 뒤를 돌아가
물속을 들여다보니 청년 베서 들이 카톡에서 지나가듯 약속했던 맥주 한잔을
통 크게 가져온 것이 담가져 있었다......
오래전에 만재도 에서는 시원하게 무엇이라도 보관해 둘 수가 있었던
물이 솟는 이 집의 옹달샘 통은 전기도 없었기에 냉장고도 없었던
만재도 사람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는데 이제는 임자 없는 빈집의
뒤꼍에 있는지 조차 모르는 잊힌 보물 같은 존재였다.
더운 여름날이면, 작은 아저씨가 한통씩 길어와 등목을 하라며 끼얹어 주곤 했는데
그 뼛속까지 시원해지는 살얼음물이라니, 생각만 해도 오싹한 지고.....
어제의 붉바리가 최후의 한 점까지 제 몸을 불태운 매운탕 냄비가 아침부터
입맛을 돋워 주었고 일찍 단잠을 한 시간이라도 더 잘 수 있게 되었으니
오늘밤은 더 뜨겁게 지내볼 수 있겠지?
'사진이 담긴 조행기 > 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듀~!!!! 2016년 만재도(한해의 끝자락에서 급한 출발과 되돌음 ) (0) | 2016.12.29 |
---|---|
3. 만재도의 가을나들이, 그 아름다운 동행. (0) | 2016.10.05 |
1. 만재도의 가을 나들이, 그 아름다운 동행……. (0) | 2016.10.05 |
5. 만재도의 칠말팔초(七月 末~八月 初) (0) | 2016.08.18 |
4. 만재도의 칠말팔초 (七月 末~八月 初) (0) | 2016.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