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담긴 조행기/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만재도의 밤도깨비 4.( 1 미터의 아쉬움......) by 찌매듭 2015. 8. 5. 잠간 한숨을 자고 일어나니 세 번째 날의 밤 도깨비놀음을 시작하러 나가라고 민박집 아저씨가 재촉을 한다……. 출발한 첫날밤을 설쳤고 그 후에 이틀 밤을 꼬박 새우다시피 했으니 피곤들도 할 터인데 누구에게 뒤질세라 피곤한 기색을 내보이지 못하고 나서는 건 아닐까? 오늘은 너울이 더 심하니 더욱, 안전한 곳을 찾아가야만 할 텐데 정 군이야 삼일의 일정으로 왔으니 마지막 밤이 될 시간을 더욱, 제대로 보내고 싶겠다만, 바다의 상황은 그렇지가 않다……. 내일은 여객선은 오겠지만 낚싯배는 오지를 않는다니 직장으로의 출근 때문에라도 정군은 여객선으로 나가야만 할게다.... 망치가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가 없어서 선임자가 오래전에 놓고 갔다는 망치를 사흘째 사용하게 되었는데 이제는 헐거워졌는지 두어 번 휘두르자마자 대가리가 떨어져 나갔다. 다행히 뒤쪽으로 떨어졌기에 주워서 단단히 손을 보아 휘둘러대다간 이번에는 물소리도 요란하게 사라져 버렸다……. (어째, 만재도의 용왕님은 금망치, 은망치도 모르는지 나타나지를 않을까?) 받침대 꼬챙이를 그런대로 박은 후에 떨어져 나갔기에 설치를 할 수는 있었지만 바람에 낚싯대가 흔들릴 때마다 유격이 생겨서 다시 꼬챙이를 박아야 한다면 낚싯대도 잃어버릴 수 있겠지만 다시 뚜들겨 박을 망치가 없으니 자주 신경을 써야했으니 또 앉아서 날밤을 세우게 생겼다……. 첫날부터 무리를 했기에 서 씨 아저씨와 일행은 너무 깊숙하긴 하지만 편한 자리로 군소리 없이 내렸고, 우리도 조용할 곳을 찾아 갔지만 너무 깊숙한 곳으로 들어오고야 말았다..... 돌돔만 잡으려고 한 다해도 닷새 후에나 내려야 고기가 들어 올 터이고 이미 만조시간을 넘기고 있었으니 늦어도 한참이나 늦었고 일러도 한참이나 이른 자리였다..... 게으른 돌돔이 있었는지 몇 마리가 바로 물어 주었고 대를 세우기가 버거울 정도로 힘을 써대는 놈도 있었는데 낚싯대를 세웠다가 무리한 선을 넘긴 이상한 고기는 결국, 바늘을 부러뜨려놓고 사라져 버렸다. 어찌됐던 간에 서 씨 아저씨가 만들어 준 길이도 길고 부드러운 와이어 줄도 사용해보게 되었지만 더 이상 물방향이 맞지를 않으니 고기가 있다 해도 물어줄 리가 없으니 과연 와이어 줄에 꿰미를 몇 개나 더 내릴 수 있을까? 물때에 따라 자리차이가 이리도 클 줄이야..... 차라리 서 씨 아저씨가 대박을 치던 첫날의 옆자리였다면 이리해도, 저리해도, 고기가 물어줄 터이지만 저 녀석들이 차지를 했으니 끼어들 수도 없고.... 아직까지 서 씨 아저씨는 저 자리의 진수를 모르고 있으니 언제 한번 함께 내려서 깜짝 놀라고 약도 오르게 해주어야 할 텐데....ㅎㅎㅎㅎㅎ 아침까지는 물방향이 맞지를 않겠기에 꼼짝없이 놀고 있을 판이 되어 버렸지만 아직은 짧다지만 긴 밤 시간을 무엇을 하고 놀아야할까? 비교적 편편하고 널찍한 곳이 위쪽에 있기에 올라가 앉아 보니 잠도 안 오고, 눈만 똘망똘망해지니 여러 잔의 커피를 일찍부터 마신 탓이겠지..... 밤이 깊어서는 우비를 꺼내 입고 우산도 펼쳐야할 만큼 비도 한차례 쏟아졌지만 후끈한 열기와 바람 속에 물기도 금방 사라졌고 움직이기만 하면 땀이 돋아나니 여름밤은 여름밤이로고...... 건너편에도 밤낚시를 하는 꾼들이 있었는데 저 들끓는 물속에서 무엇을 하려고 저곳엘 내렸을까? 시간대로 보아서도 아닌 곳이었지만 저들도 너울을 피하여 왔기에 어쩔 수가 없었을 게다..... 높은 곳에서 내려 보며 공략을 한다면 굵은 볼락을 십여 마리 이상 잡아볼 수가 있는 곳이지만 방법도 모르겠지만 너무 높아서 엄두도 못 냈겠지..... 저 조용한 홈통 속을 건드리지도 않고 있으니 그쪽으로 원투를 하여 찌낚시를 해보기로 했다..... 작은 우럭이 몇 마리 연거푸 물고 나오기에 평소의 수심보다 세곱도 넘게 주게 되었는데도 그래도 씨알이 작기에 바닥에 닿았을지도 모르겠다 싶게 이십 미터나 가깝게 수심을 주고 말았다...... (만재도 에서 이십 미터라니……. 나도 이상해져 가는가보다......) 안통에서 머물던 찌가 살포시 잠기기에 그러면 그렇지, 바닥에 닿았는가보다고 거둬들이는데 무거운 당김 새는 분명히 고기가 분명했고 가까이 끌려와서는 힘도 제법쓰기에 뜰채를 이용해서 떠내고 보니 선상낚시에서도 크다고 할 정도의 우럭이었다..... 이렇게 깊은 곳에서 우럭이 물다니? 하긴 선상에서의 우럭낚시에서는 수 십 미터 권에서 잡지? 만재도의 갯바위에서 밤낚시에 이런 깊은 수심 대를 공략해 보긴 이십여 년 동안 처음해보네.... 볼락은 안보이고 굵은 우럭이 연거푸 물려 나오다가 참돔이 들어왔었을까? 약간 흠집이 생겼던 목줄을 교체할까말까 망설이던 참에 이상한 당김 새에 그만, 터져 나가고 말았다..... 잠시 당황하고 급한 마음이 생겼었던가, 좀 더, 안쪽으로 던져 넣어야겠다고 생각하고 힘껏 던진다는 것이 건너편 갯바위에까지 던진 모양이다. 물에 떨어지는 착수 음이 안 들렸다는 생각에 급히 당겨보니 이번엔 아예 통째로 건너편의 갯바위가 걸려든 모양이다...... 끊기로 작정을 하고 드랙을 한껏, 잠그고 힘을 쓰다 보니 중간의 원줄에서 끊어져 나가며 총 쏘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기에 멀리 떨어져 있던 두 명이 깜작이라며, 놀라워했다...... 맑은 물색과 얕은 수심 대라면 분명히 움직임이 다르기에 사용했던, 푸른색의 전지 찌가 물살을 타고 휘돌기에 애를 태웠는데 오랫동안 안쪽을 맴돌다가 바깥으로 흘러나가면서 위쪽으로 흘러 나가는 것이 보였는데 오늘밤에 내마 도에 내렸다면 물방향이 맞아 떨어져서 큼지막한 참돔을 몇 번이고 만났을 게다..... 쩝..... 고 부력(浮力)의 푸른색 찌를 두개나 잃어 버렸으니 세 번째의 찌마져 잃어버린다면 붉은색의 전지 찌를 쓸 수밖에 없겠다는 불길한 생각을 한 것이 탈이었는지 우럭 몇 마리를 더 잡고서는 더욱 짙어진 해무 속에 거리감을 잃고는 가볍게 던진다고 던진 것이 또 건너편의 갯바위를 걸어버려 다시 한 번 총소리를 내게 되었으니 총을 쏜 것이 아니고 맞은 것처럼 정신이 너무 없고 가슴까지 아프게 되어 버렸지 뭐니…….ㅠㅠ 헐,,,,,, 벌써 전지 찌를 네 개나 해먹었으니 이것도 기록이라면 기록일세 그려..... 많은 양의 비가 오면 어쩌나, 가슴을 졸이던 밤이 무사히 지나가고 날이 밝으면서 잠시 원하는 방향으로 물이 흐르자 미약하긴 하지만 분명히 돌돔류의 입질이 들어왔다..... 한두 번의 헛챔질 끝에 타이밍을 맞추어 보니 잇몸사이로 턱~! 턱~! 바늘이 박혀 나왔는데 이러다가 제법 씨알 좋은 놈도 걸려들겠구나, 내심 기대를 하는 순간, 민박집 아저씨에게서 전화가 왔다..... 간밤에 고생은 안했는지, 고기를 몇 마리나 잡았는지, 지금 배가 나가는걸. 봤으니 곧, 도착할 것이라는 말들이 들려 왔는데, 갑자기 당차게 대를 차고 나가는 둔탁한 입질을 느끼는 순간, 한손으로는 버티기가 어려울 정도로 벅찬 당김이 있었다...... “내가 이럴 줄 알았어!! 꼭, 중요한 순간에 쓸데없는 전화를 한다니까?! 끊어~!!!!!!!!!!!!!!!” 딸내미의 꼬드김에 넘어가서 화질이 좋다는 전화기로 바꾸어 온지 며칠 안 되는 신형 전화기다 보니 케이스까지 번쩍번쩍한데다가 몹시도 조심하여 다루라는 당부도 있었기에 집어 던지지도 못하고 호주머니를 찾아 집어넣고 보니 이미 손목까지 뺏긴 상태였고 힘조차도 감당이 안 되는 대물이었는가 보다. ‘털~럭~!’ 바늘이 맥없이 빠져 나왔고 사람 맥까지 빠져 버렸으니 더 이상의 낚시가 의미도 없을게고 배도 저만치에서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처음부터 물방향이 이런걸 알았더라면 1미터 긴, 낚싯대를 쓸 것을..... 또 한 번 후회라는 단어를 곰씹으며 새로운 경험을 남기어 본다만, 이제는 새로운 경험도 더 이상 할, 시간도 넉넉하지가 않다는 걸 느끼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누구에게나 평생을 배워야하는데 부족한 사람에게는 부족함을……. 넘치는 사람에게는 넘침을 배우고 살다보면 일이 잘 풀릴 때가 있지만, 그것이 오래가지 않을 때가 있고 잘 풀리지 않는 다해도 이것 또한 오래가지를 않으니 소금 3%가 바닷물을 썩지 않게 하듯이 조금만 긍정적이고 좋은 생각을 한다면 넉넉히 삶을 지탱해줄 수 있을 것이다 만....... ‘하.... 1미터라.....’ 등대안통의 안전한 곳에서 밤을 보낸 서 씨 아저씨의 표정이 좋아보이지를 않는다……. 농어도 잡고 우럭도 잡고, 볼락도 잡았지만, 첫날의 조과와 비교를 하니 신통치가 않으시겠지.... 좀 더 앞으로 갔어야 했다며 목소리를 깔았는데 왜? 아주 물속으로 들어가 앉으시지 그려?????!!!!! 물이 잔뜩, 빠진 상태에서 농어가 걸려들어 날뛰는 바람에 갯바위에서 급히 발을 옮기다가 넘어져 옷까지 찢어 먹으며 애를 쓰긴 했다나본데 욕심이 파도를 치면 사람이 위험해 진다는 것을 아직도 모르시나 보구려...... 민박집 아저씨가 고기 손질을 할 수 있는 온갖 도구가 담긴 함지박을 들고 내려오는 것이 보인다. 귀찮도록 하기가 싫어지는 고기 손질을 절반은 도와주기에 억지로 하긴 한다만 가거도 에서와 같이 손질 해줄 수 있는 아줌마나 할머니를 마음대로 구할 수가 없는 곳이다 보니 물고기를 잡는 것은 재미가 있다지만 잡아 온, 고기 손질은 점점, 고역이다……. 더군다나 이번 같이 마을 공동으로 하는 미역작업이 있는 기간이면 더욱, 손을 얻을 수가 없으니 다음부터는 고기 손질해줄 사람을 못 구해 놓으면 가거도로 가겠다며 엄포를 놓았는데 공동작업이 없는 기간이라면 옆집 할머니를 업어서라도 꼭, 고기 손질할 사람을 구해 놓겠다는 다짐을 시원치 않게 받긴 했다만 얼마 후에는 몇 안 되는 사람도 줄어서 무인도가 될지도 모르는 판국이니 이 섬을 다닐 수 있는 날도 이제 얼마나 남았을지……. 고기 손질을 끝내고 입맛이 당기지도 않는 아침밥을 절반쯤 비우고 고양이 세수만 하고 개잠을 자려하니 마나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싸준 반찬은 맛있게 먹고 있는지 의중이 묘한 확인과 함께, 방송에서 어떤 여배우가 만재 도에 가서 열흘간 생활을 했다는 방송이 있었기에 관심 있게 보았다며 만재도 여인네들의 삶이 얼마나 척박하고 힘이든지 방송을 보는 내내 불쌍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며 출연한 여배우도 눈물을 많이 흘렸다고 한다. 공동으로 미역을 채취하는 기간에는 집집마다 한명씩 의무적으로 참여를 해야 하기에 민박집 아저씨는 손님대접을 한답시고 집을 지키고 있고 물일까지 하는 아줌마는 두 몫의 일을 하고 있다...... 그래……. 뭍에서의 풍요한 삶을 살고 있는 여인들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를 거여……. 찜질방이며, 노래방이며, 한걸음마다 있는 미용실이며, 우리네가 언제부터 시궁창색 검은 이슬물인 커피를 먹고 산, 블랙핑클 언니들이라고 한걸음마다 커피 볶는 집들만 생겨나는 건지 모르겠다고 핀잔을 날려주니, 머쓱했는지 슬그머니 전화를 끊어 버렸다. 낚시손님들이 가거 도를 찾아오면 몇 천원씩을 받고 가파른 계단 길로 짐덩어리를 하나씩 머리에 이어서 민박집으로 날라다 주는 아줌마들이 있는데 한번은 어느 젊은 아낙이 힘자랑을 해보려는 건지, 두 번 내려갔다 오기가 싫어서 한 번에 나르려는 건지 소주 한 짝과 다른 짐덩이 하나를 더 얹어 이고는 언덕위에 있는 집으로 올라가고 있었는데 과연, 제대로 올라갈 수가 있을지 지켜보기만 해도 아슬아슬하니 숨이 막혔다. 먼저 가벼운 짐들을 가지고 올라가 있던 다른 아줌마들이 그 모습을 보고도 아무도 무거운 짐을 받아줄 생각을 안 하기에 매정스럽다고 생각을 했는데 모두가 순간적으로 얼어붙어 있었던 것이다..... 힘겹게 마지막 걸음을 떼어 마당 안으로 들어서자 그 제야들 정신이 돌아왔는지 모두들 덤벼들어 짐을 받아 주었고 대단하다며 박수를 치는 아줌마도 있었고 장하다며, 대단하다며 어깨를 다독여 주는 할머니들도 있었지만 몇몇의 눈시울이 붉어지는 건 같은 서러울 수밖에 없는 섬 아낙네에로서의 동질감을 느꼈기 때문일 게다. 가장 젊기에 가장 무거운 짐을 맡았던 것인데 이것이 또한 윗사람에 대한 소리 없는 배려다..... 3전 2승 1무의 날이니 손질한 고기는 냉동고로 넣고 싱싱한 돌돔 한 마리와 우럭 한 마리를 썰어서 아침이슬을 흩뿌리고 잠시 졸도~!!!!설핏 잠이 들긴 했는데 이번엔, 여객선을 타고 먼저 나간다는 정 군이, 자는 옆에서 담배를 피워대고 쌀쌀해서 이불을 덮고 자는데 선풍기 바람을 보내고 후다닥 거리며 짐을 싸며 단잠을 못 이루게 하는데 먼저 나간다면 미리 가지고 나갈 짐을 꾸려서 밖에 내다 두었다가 밤새워 고단한 사람을 십분이라도 편하게 자도록 신경을 써야하는데 아직도 배려가 부족하기만 하다, 굳이 잠자는 사람에게는 안 해도 될 인사를 몇 번이고 해왔는데 저런 멍청이 같으니라고…….ㅜㅜ "저, 먼저 나갈게요.????!!!! 저 먼저 나간다구욧~!!!! 네????!!!!!!“ "그래 자석아, 떠날 때는 말없이 가거라!!!!!! 나는 잠시 눈을 부치고 또 밤낚시를 나가야 할 텐데 잠자는 시간이 금보다도 귀하고 꿀보다도 달디단데 왜 억지로 잠을 깨우고 난리여? 난리가?!!!“ 쓰레기만 남겨 놓고 정 군이 떠나가 버렸고, 많이많이 부족한 잠도 떠나가 버렸기에 오늘은 여객선이 오는걸 보게 되었으니 한참 잘 시간에 별일도 다있다.... 에고나~~~ 잠이 도망가 버렸으니 해우소나 다녀오고 오늘밤을 위하여 한 번 더 준비물 점검을 해야겠다 오늘은 무엇이 필요할까? 살림망? 기포기? 쏘가리용 보관 창고로 쓰던 부력 망까지? ㅎㅎㅎㅎ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낚시의 덫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사진이 담긴 조행기 > 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재도의 밤도깨비 6.(다시, 제 자리에......) (0) 2015.08.07 만재도의 밤도깨비 5.(해우소/解憂所 에서의 네번쨋날) (0) 2015.08.06 만재도의 밤도깨비 3.(동행이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은 이유) (0) 2015.08.05 만재도의 밤도깨비 2.(짙은 해무보다 뜨거운 밤의 열기속에서) (0) 2015.08.04 만재도의 밤 도깨비 1.(그 화려한 출발......) (0) 2015.08.04 관련글 만재도의 밤도깨비 6.(다시, 제 자리에......) 만재도의 밤도깨비 5.(해우소/解憂所 에서의 네번쨋날) 만재도의 밤도깨비 3.(동행이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은 이유) 만재도의 밤도깨비 2.(짙은 해무보다 뜨거운 밤의 열기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