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담긴 조행기/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만재도의 밤도깨비 3.(동행이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은 이유) by 찌매듭 2015. 8. 5. 한숨을 자고 일어나니 마을공동으로 미역작업을 다녀온 아줌마가 홍합이랑 전복 몇 알을 따왔다나 보다. 오늘 밤을 갯바위에서 뜨겁게 보내고 내일 아침에 들어오면 입맛이 없을 테니 죽을 쑤어 주겠다고한다. 내일 아침에는 들어오자마자 아침밥도 안 먹고 잠부터 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홍합에 전복을 넣은 죽이라니, 훌~훌, 퍼먹고, 바로 자도, 속 부담이 없을 테니 한 그릇 먹어야겠네?? 두 번째 날도 어제의 자리를 고수하려던 서 씨 아저씨의 높은 자리에까지 너울이 치올라가기 시작했기에 자리를 옮겨야만 할게다, 배가 잠시 기다리는 동안에 급히, 짐을 꾸려서 다시 올려 싣고 본섬 안쪽의 높은 자리로 옮겨갔는데 오늘밤에는 씨알 좋은 볼락과 참돔으로 타작을 하는 건 아닐까? 서 씨 아저씨를 안전한 자리로 옮겨 주었으니 우리도 안전하지만 그럴싸한 자리를 찾아 가야한다. 노(老)선장까지 오늘밤엔 너울이 있을 것이라고 조심을 당부하는 바람에 너무 안쪽으로 자리를 잡았나보다……. 목포에서 여객선을 타고 들어온 선장의 아들까지 함께 했기에 정 군과 셋이서 자리를 잡았는데 집안일을 도우러 온 김에 찬거리라도 장만해 놓아야겠다는 선장의 아들은 가장, 안쪽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는 반찬용 우럭을 많이 잡아야겠다고 비장의 낚싯대를 펼쳤고 중간에 정군이 자리를 잡았는데, 때 아닌 여름 감생이가 그것도, 큼지막한 놈이 물려나와 얼떨떨해졌다. 가장 바깥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지만 어두워지면서 중량감 있는 고기들이 물어 대서 두어 번의 뜰채 사용으로 진땀을 흘리다 보니, 물도 저만치 아래로 내려앉았고, 갯바위가 젖도록 이슬비가 한 차례 내려서 미끄러워졌으니 위험하게 큰 고기를 노릴 일이 아니지 싶다……. 큼지막한 농어가 움직일 시간이 되었지만 발판이 미끄럽고 위험하니 그림의 떡이 되었다……. 쉬는 시간이 되어, 옹기종기 모여앉아 간식을 나누다가 선장의 아들은 귀신이 나왔던 자리로 가면 큰 돌돔이며 우럭이 많지 않으냐며 같이 가보시지 않겠냐고 했는데, 요즘, 한참, 종교에 빠져 믿음이 강해졌다지만 그 자리를 가면 거품을 물고 쓰러지기는 너도 마찬가질 게다..... -_-;; 물이 많이 줄면 6미터 뜰채가 닿지를 않아 낚싯대의 탄력을 이용하여 그대로 들어 올려야 하는데 그 자리를 처음 발견한 그날에는 씨알 좋은 돌돔이 연거푸 걸려나와 땀 좀 제법 흘렸었다..... 처음에는 멀리 간출여 뒤쪽으로 농어가 출몰할 지형이기에 농어 전용바늘에 청갯지렁이를 잔뜩 끼워서 힘껏, 던져 놓고, 잠시 기다리다가 묘한 입질이 보이기에 챔질을 해보니 지렁이만 잘라지고 없기에 틀림없이 음흉한 농어의 짓일 거라고 바짝, 신경을 쓰다가 제법 시원한 입질에 절로 손이 나갔고 또 이상한 당김 새에 의아해했었는데 20호의 커다란 농어전용바늘에 돌돔이 물려 나왔었다..... 지나가다 설 걸린 것도 아니고 제대로 입속으로 걸림이 되었기에 별일이로세........ 다시 그 자리에 채비를 넣으니 똑 같은 일이 서너 번 반복이 되었다...... 그제야 돌돔떼거리가 들어왔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급히, 지렁이 색깔도 바꾸고, 바늘도 바꾸었는데 찌낚시에 케블러 목줄을 달아서 사용하는 별난 일이 생겼다...... 달빛에 바닥의 돌들이 언뜻, 보일 정도로 물색도 맑았는데 붉은색 전지 찌를 쓰면 입질이 약했고, 캐미라이트를 꼽을 수 있는 찌를 사용해 보면 시원한 입질로 이어지기에 이미, 마릿수에 대한 의미도 잊은 터라 몇 번이나 번갈아 가며 시험을 해보았다...... 제주의 관탈도 바람이 들었을 때 현지인들이 몇 십 개씩 비싼 스테인리스 꿰미를 가지고 다니는 것을 보았기에 언젠가의 대박의 그날을 위하여 지름신이 가끔씩 강림하면 네댓 개씩 구입했던 꿰미가 사십 개를 넘었기에 그 날도 몽땅 가지고 왔던 날이었는데 마지막 두어 개를 남겨 놓은 상태에서 더 이상의 고기욕심은 사라진 상태였다. 처음 몇 마리를 잡았을 때는 6미터짜리 뜰채가 간신히 닿았었으나 물이 점점 더 빠지면서는 그대로 들어 올릴 수밖에 없었는데 이러다간, 낚싯대가 부러지겠다는 불안감에 가장 저가의 낚싯대로 바꾸어서 부러지거나 말거나 좀 더 과감하게 들어 올린 것이 마릿수 행진에 도움을 주었었다...... 그 낚싯대를 서 씨 아저씨를 바다로 인도 하면서 귀신들린 낚싯대라며 건네주었는데 지금도 가지고 다니는지 알 수가 없고...... 지난해에도 저 자리를 넘어 갔다가 여러 대의 낚싯대 파손으로 수리비가 꽤나 나왔고 고기도 좋지만 결코, 두 번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저것(?) 때문에 가고 싶은 생각이 절대로 없다..!!!!!!!! 낚시꾼 중에는 해서는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빠져드는 길티 플레져(Guilty Pleasure / 죄악의 기쁨)중에 하나로 귀찮다고 자기가 가져간 쓰레기를 그대로 던져두거나 몰래 버리는 행위도 이중에 하나인 것 같다. 길티 플레져란 Guilty 가 ‘유죄’의 뜻이고 Pleasure 는 ‘쾌락’ 이라는 뜻이므로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계속 즐기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고 법적으로 죄악을 저지르는 수준은 아니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욕망의 심성이겠는데 순간의 편함을 찾아 귀차니즘을 못 이겼을 때를 말할까? ^^;; 이번에도 함께한 아름답지 못한 동행중에 하나는 거의 매번은, 미끼 봉지나 자기가 쳐 마시고난 빈 음료수 용기들을 그대로 던져두곤 하기에 오가면서 눈에 거슬리기에 쓰레기봉지를 마련하여 주워 담기라도 하면, 나중에 치울 테니 놔두시라 곤하지만 발길에 걸리고 바람에 날려서 줍기가 힘들게 아래쪽으로 흘려 내리기라도하면 더 귀찮기에 보이는 데로 주워 담아두는 것이 속도 편하고 눈도 편하고 몸도 편하다……. 하지만, 저 아름답지 못한 동행중에서는 생각 없이 바람 속에 던지고 물속에 던지기도 하니 갯바위 구석마다 쓰레기를 버리는 무리들과 다를 것이 무엇일까?! 어떤 놈들은 봉지에다 담아서 쑤셔 박아 놓기도 했던데 뒤에 오는 사람들이 치워가기 편하도록 배려를 해두었나 본데 기특하기도 하지........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낚시인들의 매너는 아직도 높은 수준에 이르지 못한 것 같다. 누구나 몸의 움직임이 완벽하지는 못하기에 생각과는 달리 손끝, 발끝이 가끔씩 걸리는데 지난밤의 잠 설침으로 손 감각 또한 예민하지 못하다보니 밑밥도 갯바위에 흘려 냄새를 풍기게 된다. 다음번에 찾을 이들을 위해 작은 두레박 하나만 준비한다면 간단히 해결이 될 일이다 다음번에 이 갯바위에 오를 이들도 나처럼 귀한 시간을 내어 열 시간을 넘게 달려왔을 텐데 나의 무심한 행동에 기분을 상하여 소중한 일정을 망칠 수가 있고 나 또한 그런 일을 당하지 않을 손가……. 반찬거리로 우럭만을 잡겠다며 안통 깊숙하게 들어갔던 선장의 아들이 더 이상 우럭을 담을 곳이 없다면서 45리터가 담기는 가방형 쿨러를 둘러메고 와서는 갯바위가 가라앉을 정도로 소리를 내며 던져 놓고는 이제 부터는 참돔이며 돌돌을 잡겠다고 옷소매를 걷어붙였는데 사람의 욕심이 저렇게도 변할 수가 있고나야....... 몇 걸음 정도 위쪽으로 올라왔을 뿐인데도 물방향이 달랐는지 크지는 않으나 붉은빛의 참돔이며 시꺼먼 돌돔들을 심심치 않게 잡아냈다..... 뭐, 크다 작다를 어느 정도에서 구분해야 할는지, 애매모호하기도 한 것이 꼭 선상낚시를 해야만 큰 참돔이 잡히는 것도 아니고 낚시를 하고 있는 부분이 어느 곳이냐에 따라 고기의 힘도 다르고 크기 기준도 바뀐다고 보면 될 것이다...... 더 이상, 물방향이 맞지 않는 날이었기에 안쪽까지 썩 큰 크기의 농어나 참돔이 들어오지를 않았고 잠시 물이 뻗는 시간도 있어 멀리까지 찌를 흘려 보았지만 참돔의 크기는 작기만 했는데 이틀이 더, 지나야 고기가 들어 올 자린지....... 15년 전에 처음 서 씨 아저씨를 만재도로 인도한 날에도 이 자리에 내렸었다……. 협력업체간의 관계로 만난 사이였지만 친숙해진 계기가, 낚시 이야기였는데 물 맑은 깊은 산속 댐을 찾아가 일주일씩 야영을 한다니 시간이 넉넉할 것 같아 안내를 했는데 바다낚시는 처음이라기에는 허름한 릴낚싯대를 하나 쥐어 주며, 몇 번 시범을 보여 가며, 얼마만큼 떨어진 곳에 채비를 던져 놓고 이렇게 저렇게 하다 보면 고기가 물것이라고 손짓발짓도 동원하여 설명을 했는데, 마침, 물색이 맑은 날이었기에 미역자락 끝으로 크기를 알 수 없는 돌돔 몇 마리가 어슬렁거리는 것이 보였다...... 큼지막한 붕어며 잉어를 수도 없이 낚아 보았다며 힘센 바닷고기는 과연 얼마나 과격한 손맛을 줄지, 알 수 없는 약간의 두려움과 공포에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는데 제법 채비를 운용하는 모습을 잠시 지켜보다가 밤 시간도 아니고 낮 시간이니 별일도 없겠다 싶어 뒤편으로 넘어가 한동안 낚시를 하다가 넘어와 보니 서 씨 아저씨의 희멀건 얼굴에 홍조가 가득했다...... “뭐여????? 돌돔이 힘이 천하장사라더니 아무것도 아니잖아? 잔뜩 긴장해서 너무 힘을 주고 챘다가 내 힘에 넘어질 뻔 했네…….흥~!!!!!” 뺀찌급을 넘긴 사십에 가까운 돌돔 두 마리와 또 그만한 참돔 세 마리를 잡아 놓았는데 처음 하는 바다낚시에서 그만하면 훌륭한 것이라고 잔~뜩~! 칭찬을 해주고 다시 뒤편을 넘어가서 한참 만에 돌아오니 이번엔 더 많은 마릿수를 잡아 놓고 있었다..... 두어 번, 허름한 장비를 빌려주며 만재 도며 외연도로 데리고 다니다 보니 너무 초보자에게 너무 고급 낚시터에서 부터 시작을 한 것이 탈이 되긴 했는데 외연도의 황도 같은 포인트에서 밤낚시를 해 볼 수 있다는 행운은 로또 1등을 연속해서 두 번 맞추는 것보다 어려운 것이라는 걸 알기나 할까??? 어느 날, 안돌려주어도 되는 빌려준 장비를 들고 와서는 그동안 잘 썼다고 인사를 했는데 큰 결심을 했는지 장비들을 구입했다고 했다! 이렇게, 또 사람하나 병들게 하는 건 일도 아니지 뭐냐.....ㅎㅎㅎㅎ 하룻밤을 또 안전하게 보냈으니 해무가 걷히기 전에 집으로 나가야겠다……. 제대로 채비를 운용해야하는 자리기도 했지만 물때 상으로도 이른 날 이다보니 서 씨 아저씨 팀은 기본조과로 밤을 보냈다며 바람이 거세어 모기가 안 덤벼서 행복한 날이었다니 바람 불어 좋은 날이 이곳이었구먼? ^&^ 자, 홍합전복죽, 몇 그릇씩 먹고 자야하나?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낚시의 덫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사진이 담긴 조행기 > 만재-가거-추자-거문-제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재도의 밤도깨비 5.(해우소/解憂所 에서의 네번쨋날) (0) 2015.08.06 만재도의 밤도깨비 4.( 1 미터의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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