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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담긴 조행기/서해+남해+동해

어부가 되어, (통영의 갈치낚시-서해의 주꾸미&갑오징어-회진으로) 1

by 찌매듭 2010. 11. 28.

통영구경을 할 일이 생겼다. 몇몇은 갯바위로, 또 몇몇은 선상으로 정하고 만만한 부시리를 기본으로 농어며 참돔이며 감성돔까지 낚아보겠다고 큰소리들을 쳤는데 꾼들의 허풍이야 조물주도 알아주는 허물없는 뻥이다 보니 상상만으로는 벌써 만선으로 가득한 버스안에서 밤잠을 설쳐가며 이른 새벽에 통영에 도착해서는 기호에 맞는 새벽밥을 찾아 해장국이나 시락국, 충무김밥에 따뜻한 국물을 곁들여 보려고 흩어졌다. 얼마 전 달인이란 프로그램에 나왔다며 커다랗게 출연사실을 붙여놓은 집을 기웃거렸지만 갑오징어 값이 올랐다나? 뜬금없이 어묵쪼가리가 섞여있어 예전의 충무 김밥 맛을 잃어가는 아쉬움에 이른 새벽의 해장 물을 들이키는 맛도 씁쓸했다……. 현란한 자개 장인으로 이름을 날리며 카페까지 개설해놓고 이쁜 아줌니들을 모집한다는 중년의 나그네님도 입맛이 돌지 않았는지 태반이나 음식을 남겨놓고 서둘러 뱃터로 달려가니 처음 와보는 부둣가에는 젊은 선장이 기다리고 있기에 짐을 옮겨 싣다가, 이상한 작은 물체가 손에 닫기에 깜짝, 놀라 자세히 보니 당랑권의 일인자가 앞을 가로막고 있었으니 이 새벽에 무얼 찾아 마실 을 나왔을꼬? 조금만 더 차분하게 생각했다면 길을 막는 이유를 알았을 것을……. 한낱 미물이라고 우습게 여겼다가 큰 낭패를 볼 줄이야 어찌 알았을까? ^^;; 짧은 반나절의 일정에서 무슨 제대로 된 고기구경을 하겠다고 갯바위나 선상에서 공탕낚시를 할 필요가 없겠다싶어 노모(老母)의 입맛을 다스려줄 전갱이라도 몇 마리 낚여줄 가두리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면 마나님에게 칭찬이라도 듣겠기에 서너 명과 함께 어느 섬마을 앞에 있는 가두리에 먼저 내리게 되었는데 의자와 탁자도 있는 편안한 곳이었지만 날이 밝아오며 자세히 둘러보니 치어나 양식고기를 기른 적이 오래된 빈 가두리가 몇 개 붙어있는 맹탕지역이니 그나마도 글렀다 싶었지만 갯바위로 가는 후배가 무슨 마음으로 인심을 썼는지 밑밥을 한 짝이나 내려 주고 갔으니 열심히 흩뿌려 주다 보면 근처에 있던 고기라도 몇 마리 꼬득여서 낚아볼 수 있지않을까? 폭탄 같은 주먹밥도 만들어서 열심히 넣어가며 기를 세우다 보니 이런 곳에서는 의외다 싶은 큼지막한(?) 참돔이 몇 마리 올라왔고 기특한 크기의 전갱이도 몇 마리를 낚아 내었는데 요상한 찌놀림에 잔뜩 신경을 세워보니 남정바리급을 벗어난 크기의 감생이까지 몇 마리 올라왔다. 날이 밝아 물이 차오르고 수온까지 올라준다면 심심치 않겠다했는데 하늘에 구름이 흘러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싶더니 돌풍이 몰아치기 시작했고 먹구름이 짙게 깔리는 것이 도대체, 어느 놈이 저주를 퍼붓기 시작했을까? 낚싯대를 붙들고 있기도 힘들어지면서 늘어놓은 물건들이 날아가기 시작하기에 급히 짐을 대충, 꾸려놓고 가두리에 올려놓아진 컨테이너 뒤로 달려가 바람을 피해가며 차디차게 식어빠진 도시락을 펼쳐들었지만 절반도 못 먹고는 치워내야했다. 급기야는 후드득, 하니 사나운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고 갯바위에 있던 일행들이 수상한 파도에 쫓겨 선상 팀과 합류를 했다는 연락이 왔고 결국에는 배까지 심하게 흔들려 선상낚시조차 힘들게 되었는가보다...... 철수할 터이니 짐을 꾸리라는 연락이 왔고 짐을 한데 모아놓고 잠시 기다리니 급하게 배가 달려왔다……. 절반도 사용하지 못한 밑밥이며 미끼가 아까웠지만 장마철 호우같이 퍼붓기 시작한 비로 제대로 정리도 못하고 배에 올랐지만 높아진 파도에 제대로 부둣가로 갈수나 있을지 걱정이었다. 아직도 갯바위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간간이 눈에 뜨였는데 저거, 저거, 큰 고생들을 하겠구먼?……. 어렵게 부둣가에 도착하였지만 좀처럼 비가 그칠 것 같지 않기에 한손에는 휘어질 데로 휘어진 우산쪼가리를 들고 하나씩 짐을 끌다시피 짐칸에 쳐박아 놓고 버스 안에 들어앉고 보니 오전 8시도 안되었는데 고작, 물가에서 3시간정도를 보낸 셈이니 열 시간도 넘게 걸려 물가로 오가게 된 시간이 억울하고 아깝기 만하다……. 말이 좋아 오가는 차안에서 친목을 도모하고 보고픈 얼굴들을 마주하게 된 기쁨을 노래한다는 이상한 기치를 네세우는 얼치기 당일낚시를 다니는 버스는 수십 번을 타보아도 제대로 된 고기구경은 고사하고 물속 한번 제대로 들여다볼 사이도 없기에 대물만을 고집하며 원도 권으로 가자고 주장하는 서 씨 아저씨는 이번에도 꽁지를 보이질 않았는데 나도 마음을 달리 먹어야하려나 보다 ^^;; 오후 두시도 안 되어 집에 들어서니 마나님은 '낚시를 가긴 간게냐고'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다간 반찬거리라도 몇 마리 내놔보라며 변죽을 울리기 시작했고 그만큼 낚시를 다녔으면 날씨를 어느 정도 점칠만한데 볼락만도 못한 포스를 지녔다고 빈정대기 시작했으니 참, 고기 잡기 쉽지 않네.…….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던데 다음날은 아들놈과 함께 해맑아진 하늘아래, 체력단련이라도 해보겠다고 함께, 자전거를 타고 나서 미사리를 지나 팔당댐까지 달려 가보니 수문을 몇 개 열어 놓았던데 늦은 가을비가 어쩜 이리, 많이 내렸을까? 몇일씩 집을 비우기도 쉽지 않아 한숨만 쉬고 있던 중에 하루, 이틀의 일정으로 제대로 된 반찬거리라도 장만해와 보라는 마나님의 빈말을 재빨리 걸고 넘어졌으니 딸내미가 좋아하는 갈치 잡이라도 한번 가봐야겠다. 집근처에만 해도 통영 먼 바다로 갈치 잡이를 전문으로 다니는 낚시버스가 몇 대있다보니 그 중, 하나를 골라 타고 통영 구경을 다시 하게 되었는데 갈치며 고등어에 전갱이만 전문으로 낚으러 다니는 출조 버스가 여럿이라니 낚시도 세태를 따라 많이도 변해 가는가보다. 90년대 초 겨울에 추자도를 갔다가 민박집의 배가 고장이 나는 바람에 일정을 이틀 줄여야했다. 박 선장이 다른 집의 배를 알선해 주겠다고했지만 그 집의 손님이 많다보니 제대로 된 포인트 진입이 어렵겠다싶어 탐라로 나와, 대관탈의 마당바위에서 벵에돔 낚시를 하루했고, 오후에는 다시 탐라로 돌아와 저녁밥을 먹으려고 들른 식당에서 갈치메뉴를 골라 놓고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혹시, 낚시를 좀 할 줄 안다면 식당에 소속된 갈칫배를 타보면 어떻겠냐며 식당주인이 말을 걸어왔는데 인력난으로 선원을 구하기가 어려워 출항이 힘들다며 미끼를 끼울 줄 알고 채비도 만질 줄 알며 고기처리까지 재빠르게 할 수 있다면 좋은 조건으로 뜨거운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는 유혹이었는데 이도저도 할 줄 모르는 맹탕꺼리라면 기름값으로 3만 원 정도를 내면되고 실력(?)에 따라 3:7 이나 4:6, 5대5로 배분이 가능하다고하니 솔깃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낚시에는 워낙, 타고난 기질이 있다보니 (^^;;) 기다란 장대에 달린 채비를 몇 번 만져 보고 큼지막한 봉돌도 능숙하게 던지게 되고 보니 크릴 한 마리에 비하면야 엄청나게 큰 생선미끼 끼우기는 일도 아니었고 동아줄같이 굵다란 낚싯줄이나 갈고리만한 크기의 바늘쯤 묶기야 눈을 감고도 할 수 있었는데 낚아 올리는 데로 배분이 온다니 자연히, 손놀림을 붕어빵틀 돌리기보다 빨리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탐라바다에서 긴 겨울밤을 아쉽게 보내고 배당받은 갈치박스를 들고 부지런히 날틀에 올라 집에 돌아 오니 낚시를 다니면서 이런 대환영을 받아 본적이 언제 또, 있었을까? 추자를 갈 적마다 가끔씩은 일정을 하루씩 줄여가며 어부가 되기를 자청하곤 했었는데 이런 외도라면 할만하다싶었었다……. 마나님이 낚아온 갈치를 주위에 나누어주었기에 잘 얻어먹었을 옆집 아저씨가 의심쩍은 말을 꺼냈는가보다. 자기도 낚시를 가끔씩 다니지만 갈치를 낚시꾼이 잡아온다는 소리는 못 들어보았다며 혹시 사오는 것이 아니겠냐고 의심을 하더라는데 그 인간이 제대로 낚시를 다니기는 하는 거여? 마나님이 가끔, 그 집에 놀러 가면 그 집 아저씨가 잡아왔다는 물고기로 매운탕을 끓여주어 너무나도 맛이 있게 먹곤 했다기에 무슨 고기냐고 물으니 “숭어라던데 그런 맛있는 고기를 왜, 못 잡아오느냐”며 시비까지 걸어댔다……. “숭어도 고기라고……. 난, 그런 고기, 낚여도 버리는데…….-_-;; ” 그 집 아저씨……. 알고 보니 강화도로 가끔씩, 던질낚시를 한다는데 징그럽게 길고 큰 지렁이를 끼워 큼지막한 숭어를 몇마리씩 잡아오긴 했는가보다……. 그때만 해도 갈치낚시라는 장르는 형성이 되지도 않았었고 건방시레, 돌돔이며 감생이며 도미만 낚는다고 거만을 떨고 다녔을 때니 갈치낚시도 시들해지고 말았다...... 십 년 전쯤, 우연하게 거문도의 가두리에서 낚시를 해보게 되었는데 한동안 보기 어려웠던 엄청난 크기의 전갱이를 세자리숫자로 낚아내면서 탈 참과 자연산이 섞인 참돔이며 우럭이 낚여 올라왔고 시간을 잘 맞추면 준수한 크기의 감성돔까지 쉽게 접할 수 있는 거문도의 가두리로 한동안 낚시를 다녔는데 원래, 가두리에 외부인을 올려서 낚시를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불법이라는 것도 몰랐었다……. 가두리의 주인이야 알았겠지만 1인당 2만원씩의 사용료(?)와 식사비로 걷어가는 짭짤한 수입에 처음에는 눈치를 보며 조심스레 대하였지만 점차, 간이 커졌는지 주위의 눈치를 보지도 않게 되면서는 밤낚시까지 허락하였기에 수확은 점점 더, 엄청나기만 했다. 이제는 생활낚시라는 이름으로 거듭 태어난 가두리낚시도 열풍이 오긴 했지만……. 거문도에서도 갈치 낚싯배에 손님을 받겠다고 했다. 삼일간의 가두리 낚시중에서 하루쯤은 갈치낚시를 하기로하여,‘오대양’이라는 오래된 선상용 우럭대와 돌돔 원투 대를 이용하여 돌돔 쳐박기용 장구통인 ‘아브 가르샤’릴을 사용하곤 했었는데 우럭이나 열기낚시에서부터 전동 릴 바람이 불면서 심해낚시를 나간다는 배들이 점차 늘어났고 배마다 전선을 설치하고 대여도 하더니 이제는 누구나 장만하여 들고 다니는 세상이 되었으니 참, 이것저것 많이도 변해간다……. 오래간만에 갈치낚시를 가보겠다니 사용해보라며 후배가 전동 릴을 하나, 빌려주었고 통영에서 3시간쯤 나가는 먼 바다로 나서보긴 했다만 혹시나 발작할지 모르는 뱃멀미의 예방책으로 먹고, 붙이고, 바르고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비교적 잔잔한 날을 만난건지, 요란한 방비책들이 먹혀들었는지 멀미도 잊고 낚시를 할 수 있었는데 자리를 배정하는 번호표 뽑기도 그런 대로 좋은 자리가 걸려들어 편했지만 대낮이라 그런지 누어서 아무리 뒤척거려도 도대체 잠이 오질 않는다. 그저, 낚시만 간다면 좋아 죽으니 병도 큰 병 아니겠나……. 몇 번이고 일어나서 밖을 내다보니 육지가 점점 멀어졌고 주변의 부시리병 환자들이 갈망하는 홍도를 지나 우리 땅보다 대마도가 더, 가까이 보이는 부근에 도착하여 자리를 잡고 보니 저 멀리에 갈칫배들이 모여 있는 것과는 달리 혼자 떨어져 나왔으니 불빛도 거슬리지 않고 집어효과도 더, 좋지 않겠어? 채비를 하면서 풍닻이 놓여져 나갔고 집어등도 켜지기 시작했고 이곳저곳에서 크지 않은 갈치들이 한두 마리씩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으니 두어쿨러씩의 조황을 볼 수 있다는 새까만 거짓말에 마음이 몰려가기 시작했는데 좀처럼 손가락 두 개의 크기에서 커지질 않는 거라……. 약간 늦은 저녁밥에 갈치찌게가 곁들여 나왔는데 멀건헌 국물속에서 찾아보는 건더기 크기가 고만고만했지만 제법 국물 맛이 나기에 빠른 속도로 식사를 끝내고 물고 늘어져 있던 놈을 올려보니 손가락 하나만큼은 커진 것 같으니 새벽시간에는 기대해볼만하겠기에 잠시도 게으름을 피우지 말고 집중해봐야겠다……. 게으름을 피우려야 피울 수도 없는 것이 20명의 손님들 대부분이 70 세가 넘는 연장자들로 78세의 할배까지 오셨다니 후배 놈 하나를 제외하곤 내가 가장 젊은 축에 들다보니 엉덩이를 붙이기도 눈치가 보였으니 허리나 다리가 쑤시고 결린다는 소리를 입 밖으로 낼 수도 없었다……. 간간이 들려오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왕년에 가거도를 다녔다는 선임자격의 노조사도 계셨는데 이제, 힘이 부쳐 선상낚시를 다닌다했으니 이십년 후의 내 모습을 엿보는 것 같기도 하다 ^^;; 간간이 삼치가 걸려들었고 오징어도 한 마리 걸려나왔지만 어찌해야할지 모를 복어는 어디에다 써먹을까? 나만 갈치씨알이 작은가싶어 이리저리 구경을 다녀보며 조과가 나은 노조사의 뒤에서 전동 릴을 다루는 노하우를 단 몇 분도 안 걸려 습득해가며 낚시 만큼이나 다른 일도 신경을 쓰고 배웠다면 구름도 부르고 안개도 깔 수 있었을 텐데…….^^;; 그러다보니 다른 사람이 낚아올린 손가락 네 개 크기의 갈치도 보이긴 했지만 낱마리뿐이던데 도대체 인터넷상에서 봤던 육지 칠지급 갈치는 어떻게 생겨먹었단말이고? 풍닻을 잘못 놓았는지...... 물 흐름을 잘못 탔는지, 밧줄이 늘어지고 표시하는 풍선이 앞으로 다가와서 뱃전에 부딪혔고 급기야는 준비한 꽁치미끼까지 바닥이 나서 작은 갈치를 골라 큰 갈치를 솎아 잡아보자는 묘안들이 배안에 넘쳐났지만 새벽이 깊어지도록 별다른 수확이 없었다. ‘에구 모르겠다…….’ 의자에 주저앉아 다리도 걸쳐보고 황금시간대까지 버텨 보았지만 누군가의 불평같이 배를 타자마자 사람마다 얼음부터 한 부대씩 퍼주는 것이 얼음위에 갈치를 살짝, 깔아놓고 얼음 반, 갈치 반의 거짓조황에 속았다고 분개하는 짝이 나고야말았으니 어디까지 조황을 믿어야하는겐지……. 쩝........ 60마리의 갈치를 낚아 10마리 정도를 미끼로 재사용하다보니 이 먼 바다까지 나와서 목포내만에서 보다 나을 것이 없는 초라한(?) 수확을 욕심이 앞선 탓으로만 돌려야할지……. 밤새워 낚은 오십 마리 정도의 갈치 중에 4지급은 한 마리뿐이었고 3지급이 너댓마리에다 전부가 2지급이다 보니 손질하던 옥상까지 따라 올라와 구경하던 딸내미가 기어코 변죽을 울려댔다……. “하이고....... 내가 먹을 만한 것은 세 마리밖에 없네.....-,,- ” 서해 위쪽에도 갈치낚싯배가 생겼다던데 완도에서 여서도를 갔을 때 마지막으로 보았던 텁수룩한 수염을 기른 탐라사람이 선장이라기에 몇 번이고 계획을 세워보았지만 때마다 시간이 나질 않았는데 이른 북서풍의 영향을 받는 곳이다 보니 일찌감치 금년일정을 마쳤다나 보다. 이틀이 지나서는 통영의 공탕친 그 자리로 갈치낚시를 다녀온 이들이 큼지막한 크기의 갈치를 세 박스씩 잡아왔으니 고기 잡는 것도……. 얻는 것도 모두가 자기만의 福不福(복불복)이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