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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갈만한 곳이 없는 4월 초순에, 손맛이 그리웠던 일행들이 연화도로 생활낚시를 다녀왔다. 들고나기가 거문도보다 편하다며 구멍 찌를 이용해보니 시원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거문도와 비슷하다며 오후 늦어서야 다시 연락이 왔다……. (늦은 시간대에 고기가 낚인다더니 맞는가 보다…….) “아직도 철수를 안했으면 언제 올라오겠노?” “그게 아니고요?!..... 죽다가 살아났는데 심장이 떨려서요......” 점심밥을 먹고 나니 바람이 거세어지기에 이상하다싶었지만 비교적, 가까운 곳이니(?) 별일이야 없을게라 무심했다는데 짐을 꾸려 연화도 에서 출발을 하고보니 바다가 무척이나 험해졌단다. 특공대 출신이었다는 선장은 적군의 기갑사단보다도 백만스물두배쯤 더 무서운 바다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며 높은 파도 속으로 겁없이 돌진을 했고 ‘추도’ 근처까지 왔으니 안심을한 순간~!!!!! “쿠~왕~!!!!!!” 조종실 앞 유리가 파도에 맞아 산산조각이 나며 얼굴로 유리 파편들이 튀어들어 상처를 입었고 스크류가 달린 뒷부분이 쳐들렸는지 굉음이 울리며 물속으로 뱃머리가 빨려 들어갔단다……. ‘이제는 죽는가보다......’ 여우와 토끼 같은 가족들의 얼굴이 떠올랐다는데 아직, 올 때가 안 되었다고 자비를 베푼 ‘포세이돈’ 이 움켜쥔 손을 놓았는지 간신히 배가 다시 솟아올라 자세를 잡는 짧고도 긴, 순간이 지났다는데 어찌나 놀랐는지 사지가 벌벌 떨렸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는데 원도 권까지 다니며 험한 상황을 여러 번 겪었던 꾼들이 이러한데 놀이 객 손님들은 비명을 질러가며 눈물, 콧물을 쏟는 순간, 어떤 생각을 했었을까? 다행이도 배는 무사히 항에 들어 올수 있었지만 쿨러와 짐 몇 개가 파도에 쓸려 나갔을 뿐 모두들 무사했단다. 전화상으로도 진정이 안 된 놀람이 전해져 왔으니 상당히 심각한 순간이었나 보다……. 7~8미터가 넘어 보였다는 순간의 파고가 ‘퍼펙트 스톰’을 방불케 했다는데 어찌나 놀랐던지 다시는 전갱이 낚시를 안 하겠다며 가두리 팀을 내려놓고는 쌩~!하니 거제 쪽으로 선상낚시를 가버렸었는데 가두리 쪽의 수온도 그러한데 깊은 수심대의 거제바다는 더 냉골이었던지 일찌감치 짐을 꾸려 차를 몰고 와있었는데 입질 한번을 못 보았다니 통영 쪽과는 낯 사귐에 시간이 더 필요할 모양이다.
아직 시간이 이르니 길만 안 막힌다면 자정 안에 도착하겠다며 저녁도 간단하게 청국장식당으로 정했는데 식사 후에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에는 ‘달인의 쉼터’라는 팻말이 붙어있던데 정말, 전갱이 낚시의 달인은 모두 모였구나.……. “통영에만 오면 인터넷에서 본 것같이 예쁜 전갱이 초밥과 회를 한 접시씩 주는 줄 알았는데 아무 것도 없었으니 다음번에는 그런 곳으로 찾아 가보자구……. “ 거문도같겠거니 생각했던‘나그네‘ 님은 무척이나 서운한 모양이다…….
저녁이나 새벽에 도착했다면 어느‘닷찌’ 집이라도 골라서 한잔 거하게 통영의 음주문화를 즐겨봄직한데 이번에도 기회가 닿지를 않았다. 1999년경에 다음과 드림위즈에 카페와 클럽이 생기면서 텍스트 위주의 게시판에서 멋진 형태의 게시물을 보았기에 문의를 했더니 정작, 게시물을 올린 사람은 설명을 못하고 더듬거렸고 통영에서 정부의 일을 하신다는 ‘빈들’ 님이 혜성같이 나타나 무공 비슷한 (그 때는 모두, 그렇게 표현했을 뿐이고.......) 태그의 기초부터 가르침을 주었기에 뽀샾과 태그를 알게 되었다. 한 가르침을 내려 준 통영의 ‘빈들’ 님이 인디고(indigo)의 불빛까지 아름답다며 통영을 예찬했을 적에는 그 바닷물 빛이 쪽빛의 남(藍)색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가로등 불빛도 인디고라 하심에 무슨 소린가 의아했는데 어둠을 밝히고 있는 통영의 가로등 불빛을 보고서야 그 뜻을 알았다. 열 번 남짓한 통영나들이가 있었지만 고기 운이 없었는지 별 재미를 못 보았고 생소한 시락국 한 그릇과 시장 구경만 기억이 남았는데 이번에도 꿀떡 빵은 차례도 안 올게다…….
볼락이 시어(市漁) 로 지정될 만큼 볼락사랑이 크고 높고 사랑하며 입맛을 사로잡기에 값을 안 따지며 사먹는다니 만재도 골 창안에 있는 신발짝 크기의 볼락을 낚아다가 판다면 제법, 수지가 맞지 않을까? 좁고 꾸불꾸불했던 길들이 곧게 펴지고 새길 도 생기면서 다님이 점점 더 좋아졌고 시간도 덜 걸리게 되었다. 예전에는 편지 한통을 기다리려면 며칠이 걸렸지만 이제는 컴퓨터를 이용한 메일로 순식간에, 그것도 돈 한 푼 안 들여가며 공짜로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으니 ‘하남석’이란 가수가 불렀던 ‘밤차로 떠나간 여자’ 친구를 안타까워하며 애를 태울 것도 없게 되었고 방송에서 사람을 찾는 프로그램도 언젠가는 없어지고야 말겠지만. 이제는 세계가 하나라며 소리치는 현대인들은 늘 시간에 쫓기고 있다. 오늘날에는 수많은 사람들과 문자메시지와 이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다. 이렇게 컴퓨터를 통해서는 눈빛을 볼 수도 없고 목소리도 들을 수 없고, 손을 꼭, 쥐어볼 수도 없다지만 마음으로라도 인사를 해봅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식사는 하셨나요? ”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살아가는 동안에 수없이 건네는 안녕이라는 한마디의 인사말이 대수롭지 않기도 하다. 그 안에 담긴 수많은 의미 때문이겠지만 이청득심(以聽得心)이란 말대로. 귀를 기울여 상대방의 말을 경청한다면 소통의 논란이 없는 말하기와 듣고 읽는 자세로도 사람의 마음을 열 수 있다. 당신이 닫힌 마음의 빗장을 열고 공감을 나눌 때 소통의 사각지대가 없어진다는 것은 아무리 시간과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진리이다. 고속도로에 차를 얹었어도 낮의 길이가 길어졌으니 주변을 살피기가 어렵지 않았다....... 익숙지도 않지만 낯설지도 않은 통영을 벗어나며 만물이 약동하는 활기찬 새봄을 맞아 심신의 안녕과 행복을 추구하는 삶을 의미하는 건강한 여행이었다고 편히 생각하며 또 한 번 자연의 싱그러움과 활기를 가슴 가득, 채워감에 만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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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은 벌써 지고 없는데 먼 산에 뻐꾸기 울면 상냥한 얼굴 모란 아가씨 꿈속에 찾아오네. 세상은 바람 불고 고달파라 나 어느 변방에 떠돌다 떠돌다 어느 나무 그늘에 고요히 고요히 잠든다 해도 또 한 번 모란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동백은 벌써 지고 없는데 들녘에 눈이 내리면 상냥한 얼굴 동백아가씨 꿈속에 웃고 오네. 세상은 바람 불고 덧 없어라 나 어느 바다에 떠돌다 떠돌다 어느 모래 벌에 외로이 외로이 잠든다 해도 또 한 번 동백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또 한 번 모란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길가의 동백은 지고 없을 텐데 언제나 통영을 다시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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