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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vo My Life~!/쏘가리와 산나물

쏘가리와 산나물 11. (폭우속을 뚫고서... )

by 찌매듭 2009. 6. 12.

금어기가 해제되는 7월까지 쏘가리를 대신 할 무엇이 있을까?
끄리? 낚는 맛은 있으나 입맛이 없어…….
꺽지? 너무 작다보니 먹을 것이 없고…….
가물치? 집에 산모도 없는데.......
강준치? 폭, 폭, 끓여 가시를 걸러내고 수제비를 떼어 내어 끓여 먹으면 그런대로…….
강준치라면 예순 번도 넘게 가보았던 진주 남강댐에서 싫도록 낚아보며
그 습성까지 잘 알고 있으니 손쉬운 어종이 아닌가?
납싹한 몸매다 보니 살이 적긴 하지만 7~80 센티가 넘어가는 놈을 걸어보면
손맛, 눈 맛이 제법이다 보니 가끔씩 강준치 낚시를 나서곤 했다.
충주댐의 청풍교 부근에는 강준치가 떼거리로 돌아다니기에
다리를 건너 까마득한 비탈길을 기다시피 내려가서 한동안 숨을 고른 후에
스픈 루어를 던져 보면 곧잘 걸려든다. 
크기도 제법이나 눈치가 9단이 됐는지 몇 마리를 낚다보면 
경계심이 강해지는지 발밑까지 따라와서는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슬그머니 돌아서는 것이 바다의 농어와 흡사한 것이 여우가 돼 버렸다.
멀리 교각부근을 보니 삼탄에서 낚았던 미터 급의 강준치가 
떼거리로 몰려다니며 점프를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다리위에 차를 세워놓고 바다낚시 장비를 이용하여 청풍교 위에서 스푼을 달아내려
까마득한 아래에 있던 굵은 놈들을 걸어볼 수가 있었는데 
안면도의 다리 높이라면 바다용 뜰채의 후래임에 얼기설기 줄을 메어
두레박 모양으로 만들어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강준치의 몸체가 너무 길어
뜰채 밖으로 넘치고 다리가 더 높다보니 수면까지 닿는 줄을 마련하기가 어렵다.
장갑을 끼고 낚싯줄을 잡고 당겨 올리다 보면 대부분이 중간에서 떨어져 나가니
강준치의 진을 완전히 빼놓고 죽었다 싶은듯해야 당겨 올리곤 했지만
사람이 먼저 지쳐서 주저앉다보니 몇 번 해보다가 포기하고 말았다.
다시 다리 밑으로 기어 내려가 힘껏, 스픈을 던져 보면 거리가 
미치지를 못하다보니 머리를 짜내어 별난 방법을 동원하게 되었는데 
바다낚시에서 사용하는 소품과 장비를 이용하여 변칙적인 기법을 응용하면 
비거리를 높일 수가 있다 보니 원하는 만큼 흡족한 수확을 얻게 되었기에 
이런 방법을 쏘가리 낚시에서도 응용하여 월등한 수확을 얻을 수가 있었는데 
이러다간 정말, 인간들이 고기 씨를 말려버리고 말 터이니 시간이 지나면 
피라미 한 마리 낚기도 어려워질지 모르겠다.
밤이 되면 강준치들도 물가까지 접근하여 먹이활동을 하니 미리 
불이라도 밝혀놓고 기다린다면 붕어낚싯대로도 손쉽게 잡을 수가 있었다.

강준치 낚시의 폭발적인 조과에 넋이 나간 친구 한 놈은 틈만 나면
충주호로 달려가자고 졸라댔는데 다리가 있거나 가두리 양식장이 있는 부근에는
강준치들이 몰려있기에 한번은 월악교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내사리를 지나 구불구불한 급 코너를 돌아나가는데 승용차 한 대가 
이상한 모양으로 틀어박혀 있었는데,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니었고 앞부분이 
찌그러진 상태였는데 갑자기 뛰쳐나온 멧돼지와 부딪혔다며 가리킨 곳에는
커다란 멧돼지가 막 숨이 넘어갈듯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고 아스팔트길은 피범벅이 되었다.
사고라는 것이 이렇게 별나게 날수도 있구나.
그래도 돼지 한 마리는 건졌으니 자동차수리비가 어느 정도 
보상이 되는 것에 만족을 해야 하는 건지........
더욱, 조심스럽게 차를 몰던 중에 갑자기 호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는데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아 한쪽으로 차를 세우고 두 시간 정도를 있게 되었다.
짙은 먹구름이 물러나며 빗줄기가 약해졌는데 아스팔트길을 덮고 있는
산위에서 굴러 떨어진 주먹만 한 돌들을 피해가며 월악교 선착장에 도착하니
흙탕물이 밀려 내려와 물색까지 벌겋게 변하기 시작했다.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고 차를 돌리려는데 골짜기의 위쪽에서 흘러드는 
물줄기를 보며 관광객들이 손짓을 해가며 소리를 치고 있기에
무엇인가 들여다보니 쏘가리 떼들이 피라미 사냥을 하고 있었다.
트렁크에 실려 있는 루어대가 생각났지만 관광선을 타려던 손님들과 
관리인인지 청원경찰 같은 공무원들도 몰려들었고 금어기가 끝나지 않았으니
자칫, 어떤 망신을 당할지도 모르니 그냥 구경이나 할 수밖에.......
( 맞아~~!!!! )
이렇게 집중 호우가 쏟아지면 어느 골짜기들마다 쏘가리가 
한바탕 난리를 치곤했었지?
소양호의 어느 골짜기에 있는 마을에 가보니 뒷마당에 쌈직해 보이는 
잉어 잡이용 던질낚시로나 쓰일 투박한 릴대가 두어 대씩 있어  
어디에 쓰는가? 궁금했는데, 집중호우가 쏟아져 골짜기에 물이 
넘치는 날에는 마을사람들이 스픈 루어를 달아 마구잡이로 던지다보면
쏘가리들이 물고 늘어진다던데 구르는 돌에 걸려 스픈 루어가 
떨어지기도 하고 걸려나오던 쏘가리도 대부분이 떨어져나가긴 하지만 
온 동내가 잔치를 할 정도로 낚아낸다는 말을 듣고 순박할 것 같은 
시골사람들도 허풍이 어지간히 늘었다고 웃고 말았다.
기웃거리던 집집마다 어김없이 허술한 릴대들이 한두 대씩은 있기에 
아주 허망한 말은 아니다 싶어 큰비가 오면 구만리 고개를 넘어 달려가 
확인을 해보았는데 결국은 뒷마당의 함지박에 담겨있는 상처투성이의 
쏘가리를 보고서야 틀린 말이 아니라 는걸 알게 되었다.
일기예보를 들여다보며 특정지역에 집중호우가 쏟아졌다싶으면 
달려가곤 했지만 예상한 것보다 물의 양이 적어 마른 골짜기 그대로였고 
산사태로 도로가 막혀 몇 시간씩 갇혀있다  돌아오기도 했으나 간덩이가 
흔들릴 정도로 놀라운 경험도 몇 번 했는데 무작정 큰비가 내린다고 
매번 그러한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니고 어떠한 자연의 공식과 함께 
들어맞아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장마철이라고 큰비가 오는 것도 아니고 찔끔거리며 내리는 습한 날씨라면
만재도 같은 섬에서 얕은 수심까지 올라와 설쳐대는 돌돔을 낚는 것이 
더 확률이 높다보니 집중호우와 쏘가리의 날뜀이 맞아떨어지는 날을 
만난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장마도 끝이 났고 댐마다 물이 가득 찼다.
아이들의 방학에 맞추어 근사한 골짜기로 피서를 간 곳이
평소에는 골짜기였지만 많은 수량이 댐 안으로 들어가는 합류지점이었다.
만수위에 가깝다 보니 최상류 쪽에만 텐트를 칠만한 자리가 있었고
낮에는 냇가에 발 담그고 놀며 그늘 밑에서 낮잠을 자는 신선놀음이었지만
루어낚시를 하기에는 마땅치 않은 조건이기에 아침저녁과 밤에만
낚시를 했는데 며느리밑씻개부터 온갖 풀들이 잠겨 있는 보이지 않는 물속의 
뚫린 바닥을 찾아 낚시를 하면 붕어며 각종 민물고기들이 심심치 않게 잡혔다.
같이 왔던 친구 놈이 웜 하나를 매달아 던져보았지만 바로 풀에 걸렸고
다시 던진 채비를 들고 소리를 지르는 것이 또 풀줄기를 걸고 헛 손맛을 보는구나,
쳐다보지도 않고 있었는데 쏘가리를 걸었다며 소리를 질렀다.
(이제는 늑대가 아예 물속에서 나오는구나……. -_-;; ’ )
풀에 휘감아 떨어뜨리기는 했지만 분명히 쏘가리였다고 안타까워하더니
어떻게 잡을 방법이 없느냐고 물어오는 품이 제법 진지하다보니
정말 쏘가리를 걸어보기나 한걸까?
이렇게 풀이 지천으로 자란 곳에서는 웜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스픈 루어가 적중률이 더 나을 수밖에 없기에 루어 대를 펴들고
자작으로 만든 움직임이 특이한 스픈을 하나 매달아 던진 두어 번 만에 
정말로 쏘가리가 물고 나왔다.
한낮이었지만 댐 쏘가리의 특성상 활동이 있었고 수심이 깊다보니 
잘 조정만 하면 낮에도 쏘가리 구경을 할 수가 있기에 여러 마리의 
쏘가리를 낚아들었는데 골자기의 위쪽에서 소란이 났다. 
함께 온 나물담당 권 씨와 물놀이를 온 아줌마 간에 큰소리가 오갔는데 
나이 많은  권 씨가 젊고 예쁜 아줌마와 싸우는 이유가 뭘꼬?
한동안의 언쟁 끝에 물놀이를 온 행락객의 텐트까지 쫓아갔다온 권 씨가 
묘한 웃음을 웃으며 돌아와서는 파란종이 두 장을 내놓았다.
만여 원을 주고 사왔던 수박을 시원하게 만들려고 골짜기의 시린 물속에 
넣어두었는데 시원해졌겠다 싶어 건지러 가보니 수박이 감쪽같이 없어졌기에 
흘러내려갔을까? 찾다보니 피서객의 텐트까지 가게 되었는데 그 사람들이 
가져왔을 수도 있겠지만 도마 위에는 반 이상을 먹어버린 수박이 놓여있더란다. 
배를 이용하지 않고서는 올수가 없는 이 깊은 산속의 골짜기까지 
일반적인 피서객이 찾아왔다는 것도 드믄 일이고 수박 같은 무거운 
것을 갖고 왔을 것 같지도 않고……. 저들밖에는 수박을 집어 갈만한 
도둑도 없겠다싶어 큰소리부터 질러댔다는데…….
“아니……. 시방, 남의 수박을 왜 말도 없이 집어다 먹는 것이여?”
‘아니……. 우리는……. 그냥 , 골짜기에 수박이 있기에 임자가 없는줄 알고…….’
“임자가 없다니? 임자 없는 수박이 골짜기를 타고 혼자 굴러왔것소?
 배를 타고 왔겄소? 이것도 도둑질에 속하는 건 알고하셨소? “
“누가 일부러 그랬데요? 그깟, 수박 값 물어주면 될 것 아녜요? 얼마예요?” 
“내가 만 오천 원에 사왔는데......”
“지금 싸 빠진 게 수박인데 무슨 놈의 수박이 만 오천 원? 자~! 만원 드릴게~!”
“이 아줌마가 지금 장난을 하나? 수박으로 내놓으셔~~!!!!!!”
소리가 점점 커지자 그늘 밑에 있던 아저씨들이 내려왔으나
험악한 생김새의 권 씨 아저씨의 기세에 눌렸는지 수박 값을 주겠다는데
이 깊은 산속까지 운반해온 운임까지 쳐서 2만원을 내놓던지 똑같은 수박으로 
사오던지 둘 중에 하나를 택하라는 말에 선선히 2만원을 내주었다는 것이다.
이런 산속에서 3만원이든 5만원이든 달라는 대로 줘야지 잔말이 많다며 
씩씩거리며 돌아오는 권 씨 아저씨의 뒤로 바가지를 썼다는 아줌마들의 
불평이 들려왔지만 우야겠노?
저 멀리에는 또 한 덩치 하는 일행들이 있다고 엄포를 놓으니……. ^^;;
은근히 겁을 먹었는지 진짜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한사람이 찾아와서는
모르고 그랬으니 와서 시원한 맥주라도 한잔씩 하시라고 손을 잡아끌기에 
못이기는 척하고 가다보니 골짜기를 건너는 물목이 예사롭지가 않았다.
둥글넓적하니 크고 작은 돌들이 댐 속의 깊은 물속까지 끝없이 
이어져 있었는데 천연적인 쏘가리 산란장 같은 지형으로 생긴 것이
언젠가 후배의 고향강가에 갔을 적에 물속에 놓아둔 어항 안에 
작은 쏘가리들이 들어있는걸 보았을 때와 같은 느낌이었다.
수박 사건 덕에 몇 개의 맥주 캔을 비우다가는 덕담 한마디를 던져놓고
다시 골짜기의 물목을 건너오다가 그들이 놓아두었을 어항을 발견하고 
하나를 들어보니 손가락 마디만한 쏘가리가 몇 마리 들어있질 않은가?
순간, 보물창고를 발견한 듯한 느낌이 번개같이 지나갔고 어두워진 밤에 
돌 틈을 뒤져가며 새우와 피라미들을 몇 마리 건져내어 찌의 부력을 
한껏 높인 뜰낚채비에 끼워 두었다가 쏜살같이 사라지는 캐미라이트의 불빛을 보며
몇 마리의 쏘가리를  낚아낼 수 있었고 아침에는 루어를 이용하여 마릿수 
수확을 올리게 되었으니 또 하나의 보물창고를 꿰차게 되었다.
(열려라 참깨~!!!!!!!!!!!!!!!)

일주일후에는 댐의 수위가 조절되면서 모양새 멋진 바위들이 
깊은 물속으로 끝없이 이어져있는 모습이 보였는데 댐이 생기기전부터 
있던 천연의 바윗돌 골짜기였나 보다.
어느 정도 물이 더 빠지며 호수의 모습으로 변하자, 잉어나 붕어를 
낚으려는 민물낚시꾼들이 포진을 하다 보니 루어를 날리기가 어려워졌고 
쏘가리가 있다는 것을 굳이 알릴 필요도 없었기에 같이 붕어낚시를 하다간 
뜰낚시채비로 쏘가리를 몇 마리씩 낚아낼 수밖에 없었는데 빠뜨릴 수 없는 
곶감 포인트란 이런 곳을 두고 말하나보다.
가끔 민물낚시에 걸려든 피라미를 덮친 쏘가리를 낚아드는 꾼들도 있었지만
정작 쏘가리 낚시를 모르는 부류들이다 보니 횡재라고만 생각할 뿐, 물속에 
쏘가리가 들어있는 것도 몰랐고 어쩌다 보이는 보트꾼들도 낚시꾼들이 많다보니 
멀리에서 쳐다보다간 돌아가 버리니 아직도 자원보존은 잘되고 있는 것 같다.
잉어를 낚아보겠다고 주먹만 한 떡밥을 매달아 던져놓았던 채비에 
피라미가 한 마리 걸렸었나보다. 그 피라미를 지나가던 배고픈 
쏘가리가 덮쳤고 방울이 떨렁거리자 잉어라도 한 마리 걸렸는가보다 
감아 들인 채비에 60센티가 훨씬 넘는 쏘가리가 끌려 나왔는데 쏘가리가
비싸다는 건 알았는지 배를 태워준 사공에게 근처에 낚시하는 사람 중에
사먹을 사람이 있는지 알아봐달라며 30만원에 팔아달라고 부탁을 했기에 
사공이 찾아다니다가 사먹겠다는 사람이 나와 가격흥정을 하게 되었는데 
구어 먹을 돼지고기까지 준비해온 민물꾼들이 큰돈을 들여가며 먹을 수는 
없다며 10만원을 제시했지만 20만원까지 절충된 금액에서도 타협이 안 되는 
시간이 흘러갔고 치욕을 느낀 쏘가리가 혀를 깨물었는지 배를 내밀고 
드러눕더니 숨을 거두고 말았다.
결국,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돼지고기 세근과 교환을 하여 매운탕으로 
변하고 말았지만 사공은 불만이 대단했다.
“내가 뭐 배 태워다 준 죄밖에 더 있어? 한 푼 얻어먹는 것도 없는데 기름 때가며 
왔다갔다 시간 버리고  니미럴.......”
“뭐…….또……. 30만원을 받아다주면 수고비로 한, 5만원은 주겠지, 기대는 했지…….
 안 그래, 황 사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