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당뇨병

당뇨병은 적정 혈당 유지와 식이요법, 운동이 관건이다. 그중 실패하기 쉬운 것이 식이요법이다. 최근에는 당뇨병 환자를 위한 ‘당뇨병 맞춤식’ 서비스가 출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정확한 혈당 측정, 성공적인 혈당 관리 첫걸음
당뇨병 관리의 우선은 적정 혈당을 유지하는 것이다. 혈당을 관리하는 두 가지 축은 혈당 측정과 인슐린이다. 의료진과 환자는 당수치의 높낮이와 변화 패턴을 잘 알아야 하며 이 정보를 기반으로 인슐린의 작용을 돕거나 필요하면 외부에서 인슐린을 주입하는 등 치료를 받는다.
당 수치를 변하게 하는 요소는 음식의 양과 종류, 일상생활의 패턴과 운동의 강도 등 매우 다양하다. 음식이나 활동에 따라 당 수치에 개인차가 존재한다. 경증 환자의 경우 지속적인 내원과 전문의 진찰로 충분할 수 있지만 중증 당뇨병 환자일수록 혈당 측정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혈당 조절 키워드는 인슐린
당뇨병은 체내에서 인슐린 분비가 원활하지 않거나 장기 및 근육에서 인슐린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져 발생하는 질환이다. 혈당을 잘 관리하려면 인슐린이 잘 나오게 하거나 체내에서 인슐린이 잘 작용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먹는 약도 이러한 작용을 돕기 위해 사용된다.
인슐린은 경구형으로 개발된 것이 없어 환자는 주사기를 사용해야 하는 불편을 겪는다. 중증도가 높을수록 인슐린 주입 횟수가 늘어나는데 하루에도 몇 번씩 주삿바늘로 피부를 찌르는 스트레스가 만만하지 않다. 이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펜(pen)형 주입기다. 주사기를 쓰는 데 익숙하지 않은 환자들의 바늘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 준다. 인슐린 주입용 포트(port)를 환자의 피부에 부착해 주사기나 펜형 주입기로 인슐린이 들어가는 통로 역할을 하도록 한다. 3일에 한 번 교체하므로 하루 네 번 주사기를 쓰는 환자의 경우 살갗을 찌르는 횟수가 12분의 1로 줄어드는 셈이다. 최대 75회까지 포트를 통해 인슐린을 주입할 수 있다.
인슐린 펌프도 환자의 편의성을 높여준다. 요즘 사용되는 대부분의 인슐린 펌프는 사전에 의료진의 진찰을 통해 정한 기초대사를 위한 적정량의 인슐린(기저 인슐린)을 자동 주입해 준다. 식사 등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는 상황이 오면 환자가 일정량의 인슐린(식사 인슐린)을 스스로 추가 주입한다.
인슐린 주입도 정확한 혈당 측정이 전제돼야 한다. 가령 혈당이 그다지 높지 않은 상태에서 기계적, 주기적으로 주입되는 인슐린은 오히려 저혈당을 일으킨다. 가장 최근에 알려진 인슐린 펌프(SAP)는 연속혈당측정기와 연동돼 5분 단위로 제공되는 혈당 정보를 기반으로 인슐린 주입 여부를 결정한다. 센서를 통해 얻은 정보로 저혈당이 임박한 것으로 판단되면 인슐린 주입을 자동 중지하고 환자의 혈당이 올라가면 인슐린 주입을 재개하는 식이다. 이른바 췌장의 역할을 모방해 ‘인공 췌장’을 추구하는 혈당관리법이다. 미국의 경우 당 수치에 따라 인슐린 주입 중단-재개(on-off)를 넘어 주입량까지 자동 조절하는 SAP가 허가돼 있다.

당
뇨병은 심근경색, 뇌졸중, 실명,만성신부전증 등 치명적인 합병증 발생이 높은 질환이다. 우리나라의 당뇨병 관리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당뇨병 환자의 50%가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하며 15년 이상 당뇨병을 앓은 환자 중 10%가 심각한 시력장애를 겪었다.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관리 조사에 따르면 철저히 식이요법을 실천하는 환자는 10% 미만이며 간소하게라도 식이요법을 하는 환자도 30%가 채 되지 않았다.
당뇨병 환자의 대부분은 식이요법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실천이 쉽지 않다고 한다. 우선 영양소에 대해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식품교환단위표’라는 것도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익힌다 하더라도 매 식재료마다 영양소와 교환단위를 검색해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나 방송을 찾아보지만 잘못된 정보가 많고 특정 한 두개의 식재료나 레시피를 소개하는 데에 그친다.
맛도 문제다. 설탕도 쓰지 못하고 소금도 쓰지 못한다. 맛있지만 기름진 고기 부위도 사용할 수 없다. 즐겨먹던 디저트는 딴 세상 음식이 돼버린다. 환자들은 1∼2주는 이를 악물고 버텨보지만 충족되지 않는 혀의 감각에 몇 번의 일탈을 하고 결국 식이요법 포기를 선언한다.
일반 당뇨병 환자뿐만 아니라 임신 중 호르몬 변화로 인해 찾아오는 임신성 당뇨병 환자들도 주된 고객층을 이루고 있다. 당뇨병과 유관된 질병인 비만(다이어트), 고혈압, 고지혈증 환자들도 마땅한 대안이 없어 당뇨병 맞춤식을 활용하기도 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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