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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vo My Life~!/글 담기

언제 3월, 4월이 가버렸을까? ㅠㅠ

by 찌매듭 2017. 5. 9.

매해마다 삭막한 민낯을 보이던 겨울이 끝나면 나타나는 것이 봄이라는데

늘 그래왔듯이 왔는가싶으면 가버리는 것이 또 봄이 아니겠는가…….

 

봄이 가고 여름이 오기를 어느 해보다 더 기다렸을까?

 

내려다보이는 아랫집 마당의 껑충한 목련나무에서 핀 흰 꽃도

이틀이나 본 것 같았는데 어느새 져버렸고 벚꽃도 스러져 버리고 말았다

 

매일같이 만보 이상을 걸어보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한 약속을 지키려고

무던히 애를 쓴 보람이 있던 달에는 하루도 빠짐이 없었음에 만족해했지만,

망막을 손질한 이후로는 신체의 자이로컴퍼스에 이상이 생겼는가

신발 바닥에 치받치는 땅바닥에 부딪는 감각이 부드럽지가 않은 것이 몹시 신경이 쓰인다.…….

 

가로수 길의 느티나무 잎사귀가 하루 만에 손톱만큼 커졌다고 생각하자마자

어린아이 손바닥만큼 커졌는데 어제까지, 무엇을 보고 다녔던 걸까?

 

멀리까지 꽃구경을 갈 필요가 없다며 가까운 곳에 있는

올림픽공원에서 모든 것을 만끽하는 귀차니즘에 젖어가며

혼란과 불면의 늪에 빠져 정신없이 두 달의 시간이 허무하게 지나가 버렸다.

 

 

 

 

노모의 한쪽 다리의 통증이 심해져, 종합병원으로 가기 위하여 타본 구급차…….

 

의사인지 교수인지 모르겠지만 돌팔이 냄새가 풀풀 나는 짜증나는 병원 나들이…….

어르고 달래서 조치를 취하고 몇 시간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지만,

고작 진료는 십분 인데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은 몇 시간…….

지루함에 모두가 지쳤다…….

 

다음 검사는 보호자만 와도 된다기에

일주일후에 병원 모퉁이를 도는 순간 마주친

예전에 본 듯한 사람은 누구일까?????

 

망막손질 이후로 신체의 자이로컴퍼스가 이상이 생긴 듯 한 느낌이

발바닥에 치받는 느낌만 아니라 뇌의 활성화에도 영향이 미친 건 아닐까?

 

고개를 갸웃하다가 결국 기억해 내지를 못하고 지나치고 말았다.

 

노모의 한 달분 통증 약을 받아들고는 요양원으로 가선,

침대 맡에 앉아서 이런저런 지나간 이야기보따리가 오늘도 끝없이 펼쳐진다…….

 

일제 강점기때 이야기를 시작으로

6.25사변, 피란 시절 이야기…….

 

평양, 개성, 종로……. 야인시대 이야기까지

어쩜, 백번도 더 들었을 이야기를 이제사 처음으로

비밀스러운 보따리를 펼쳐 놓는 것 같이 하시기에

적당히 장단을 맞추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생전 처음 듣는 이야기도 가끔, 한 토막씩 있기도 하지만

오늘, 처음 듣는 한 토막은 정말, 쇼킹하다 못해 전율스럽기만 하다…….

 

금덩어리나 보물을 어느 땅속에 묻어 놓은 것이라면

찾아보기라도 하겠다만 저쪽의 누군가가 찾아왔었다는 옛날이야기…….

매몰찬 냉대로 끝이 났다는 결말,

정말 놀랍고도 안타까운 이야기를 천연덕스럽게 꺼내다니…….

내게 생명을 주고 키워준 모성의 세월은 고맙고 감사한 일이겠지만

개인의 운명을 바꿔놓는 것까지는 월권(越權) 아니겠어?????

 

집으로 돌아와서 늦은 시간대에 눈을 감았어도

불면의 시간이 이어지며 어두운 망막 앞에 펼쳐진

흘러간 긴 세월의 기억과 못보고 안보였던 기억과 순간이

파노라마처럼 감은 눈 속에서 펼쳐졌다…….

 

40년 전의 오래된 기억,

한 씨라는 영감과 함께 마주쳤던 2004년의 짧은 스침을

전혀 알아채지를 못하고 멍하니 지내 쳐 보냈었는데

병원 앞에서 마주친 사람이 석정빌딩의 예전 관리인 이였구나?????

 

 

갑자기 쓸데없는 초능력이 생겼나?

 

 

주변의 인맥을 총동원하여 절대로 열어볼 수가 없다는

판도라의 상자를 고집스럽게 열어보려고 두 달간의 시간을 허비했다.

 

결국 이러다가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걸 깨닫곤,

제풀에 지쳐 제자리로 돌아오겠지만

오래도록 불면의 밤이 이어질게다……. 

 

 

 

 

 

 

 

 

 

 

낮에는 찾아온 한여름의 날씨가……. 해가 지면 어슬한 기온 탓에

살짝, 감기기운이 걸쳐졌는지 밭은기침으로 잠도 자주 깬다.

 

벌려놓은 판이라고 작년부터 시작한 이상한 주말농장 놀음에 정신없이 몸과 마음이 바쁘다.

 

드론으로 생생한 전원일기라도 써볼까하여 구입한 두번째 드론이 갑작이 불어댄 거센바람과 

서투른 조종술에 어디론가 날아가 사라져 버린 드론을 대신하여

2, 3호까지 구입하여 생생한 주말농장 생활기를 이어 가보다가

익숙해지면 제법스런 드론을 구입하여 만재도 까지 가서

예전을 되짚어보면 어떨까 궁리중이다.

 

그러면 이십여 년이 걸려서 한 바퀴를 돌아본 셈이니 정리를 제대로 해봐야겠네…….

또 얼마나 시간이 걸리려나. 모르겠지만서도…….

 

과거와 미래가 없다면 현재는 무슨 의미일까?!

 

늦도록  고추모종, 토란, 방울 토마토, 쿠마토, 가지,.....

 

길길이 자란 잡초의 뿌리가 마른 땅바닥을 움켜잡고 있어 잘 뽑히지도 않는다.

 

심각한 봄가뭄을 해소해줄 비나 시원하게 내려주려무나.....

 

 

만재도의 영감이 굵은 홍합을 한 박스 보내주었지만 절반이나 먹었을까?

그동안 정보협조에 일조한 친구 놈에게 남은걸 보내주곤

금년에도 물가로 나서볼 시간을 억지로라도 만들어봐야겠다.

 

먼저, 쏘가리 낚시부터 나서볼까?

탐라로 갈치낚시?

서해안의 참돔낚시?

 

정신이나 차리고봐야겠다만......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