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낸 메일을 받지 않습니다.
메일의 주인이 받아 볼 수가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분과의 만남이
그 분의 건물을 건축해 주기로 했던 영업적인 만남이었지만
업무 적인 시간이 지나갔고 어쩌다가 그 분의 권유에 억지로 이끌려
代父와 代子의 관계가 되었고
10 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시작의 동기를 벗어나 끈끈한 정으로 바뀌었고
많은 도움과 의지가 되었던 분이었기에 급작스런 소식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아침에 전해져온 생각지도 못한 소식을 듣곤, 힘없이 수화기를 내려놓으며
가슴이 무거워지고 눈시울이 붉어옴을 느꼈습니다.....
서둘러 병원을 찾아서야 휭둥한 자리를 느끼고서야 실감이 되었고
얼마전에 지난 명절날에 찾아뵈었음을 기억하곤 오랜 시간 지났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가끔씩, 찾아뵈며 들고 갔던 변변치 않은 과일 쪽도 부담스러워하시면서
무엇이든 더, 많이 손에 들려 보내시길 기뻐하셨습니다.
당신은 안태우시는 담배지만 여행 때마다 별스럽게 보이는 것을 장만해 두셨다가
몸에 좋지 않으니 이 것만 피우고 끊으라며 내어 주셨고
당신은 즐기시지 않으면서도 좋은 술이라며 품에 담아주셨었지요.......
지난 명절에도 바쁜 사람의 시간을 아껴 주시려 부러, 집을 비우셨음은
편히, 휴식을 취하라 하셨음을 몰랐습니다......
금년의 새로운 일 시작을 준비하며 자랑삼아 찾아뵈려 했던
미루었던 몇 일의 늦음이
영원한 늦음이 될 줄은 정녕, 몰랐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만 둘러대는 冷淡의 시간을.....
당신의 기도로 대신 메우고 계셨음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아니..........어련히 당신께서 메워주고 계실거라 생각했습니다....
1985년.... 그저 인사차 들러본 날......
60 이 넘은 분께서 그때만해도 흔치않던 노트북 컴퓨터를 만지시는 모습이 의아하기만 했는데
업무 차 들렀던 거래처의 담당자가 건네준 명함에 적혀 있는 이상스런 주소가
몇몇에게나 필요한 흔치않은 메일 주소려니 생각할 때였기에
메일주소를 묻는 담당자에게 차가운 냉소를 뿌리며 돌아선 적도 있었습니다.
또, 어느 날 어느 연구원의 집을 방문하자 적어준 메일주소를나, 몰라라며
팩스와 전화로만 일 진행을 하며 메일이라는 것이 있으면
좀더 교감을 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한참의 시간이 지난 뒤였기에
차츰 컴퓨터에 대한 관심이 일기 시작할때였습니다.
얼마 후 받아 본 평범한 그림이 담긴 대부 님이 보내주신 연하장이
그 분이 손수 컴퓨터 작업으로 만든 것이라는 걸 알게 되고는
남에게만 미루고, 맡겨가며 부탁했던 연하장을 보냈었다는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고
관심을 갖게 되어 만져보기 시작한 컴퓨터로
메일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인연이 시작되었는데
단순한 텍스트에서 시작해서 그림과 음악이 삽입된 급한 변화에 당황해 하셨지만
당신 보다 빨리 변하는 모습을 즐겁게 지켜 보시며 기뻐하셨고 되려 배우려하셨습니다.
처음엔 그 연세에 세상의 변화가 필요 없으시리라 고만 생각했기에
변화에 쫓아가라고 다그치심이 이상하게 보일 때도 있었습니다.
천식으로 병원을 다니신 지 오래 되었지만
가벼운 소화장애가 큰 병으로 된 줄을 담당의사가 모르고 있었기에
다른 의사가 발견한 때에는 이미 손을 쓸 수도 없는 상태였답니다.......
급한 처치와 잃어 가는 의식 속에서
당신보다는 주위의 걱정을 먼저 하시며
바쁜 사람 시간을 빼앗는다며 알리지 말라하셨답니다
의식의 끈을 놓는 순간까지 저를 위해 기도하셨다는 소리를 듣곤,
눌렀던 슬픔이 울컥, 솟구쳤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를 둘러대며 손으로 꼽을 만큼 특별한 때나 찾아뵌다는걸 아시면 서도
당신이 대신하고 계심을 몰랐습니다.
아니....당연히 그래주시리라 밀었습니다.
한번이라도 더 찾아뵙지 못했다는 자책과
메일이라도 한 통 더, 전해드리지 못한걸... 지금, 후회해봅니다.
.................... 이제, 마지막 메일을 보내 봅니다.......
언젠가는 그 메일을 받아 보시리라 생각하며.......
평온한 永眠을 누리시길 기도합니다..............
'Bravo My Life~! > 글 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충선 - 광복절에 생각나는 이 사람 (0) | 2008.08.15 |
---|---|
거짓말 (0) | 2008.06.25 |
바보 화가 한인현(韓仁炫) (0) | 2008.06.06 |
봄 향기 가득한 길목에서, 양평 (0) | 2008.05.18 |
언제 한 번, (0) | 2008.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