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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vo My Life~!/건강&정보

잇몸 질환 있으면 뇌경색, 당뇨병 위험이 2배로 껑충+항공성 치통

by 찌매듭 2015. 9. 2.

치아·잇몸 사이서 자란 세균 혈관 파고들어 온몸 공격해
주기적으로 스케일링 하고 잇몸약 먹으면 회복 도움

직장인 최모(43)씨는 메르스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서 입냄새가 심하다는 걸 알게 됐다. 양치질을 하고 마스크를 써도 입냄새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평소에도 가끔씩 양치질을 하다 피가 나는 경우도 있던 최씨는 최근 치과를 찾았다. 그 곳에서 치아와 잇몸 사이(치은열구) 깊은 곳까지 염증이 생긴 치주염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잇몸에 자리잡은 세균이 잇몸을 공격하면서 생긴 염증물질이 입냄새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치아와 잇몸 사이 깊은 곳에 생긴 치석과 염증을 긁어내는 '딥스케일링' 치료를 받고 있다.

잇몸질환을 치료하려면 스케일링을 해야 한다.
잇몸질환을 치료하려면 스케일링을 해야 한다. 이 때 잇몸약을 복용하면 잇몸 조직이 치유되는 데 도움이 된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잇몸 염증 방치하면 혈관질환 생겨

잇몸질환은 감기 다음으로 흔한 병이다. 잇몸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매년 20% 이상씩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병원을 찾은 잇몸질환자는 1289만6270명이나 된다. 잇몸질환은 입 속 세균이 치아와 잇몸 사이에 남아 있던 음식물을 먹고 번식하면서 발생한다. 세균이 번식하면 백혈구가 몰려들고 그 과정에서 염증이 발생한다. 대한치주과학회 민경만 공보이사(서울메이치과병원 원장)는 "염증이 심해지면 잇몸뼈를 공격해 뼈가 녹아내리고 입속 세균이 혈관을 파고 들어 온몸을 공격한다"며 "잇몸질환이 있으면 혈관질환의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잇몸질환과 혈관질환에 대한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잇몸질환이 있으면 관상동맥질환 위험은 14%, 뇌경색 발생 위험은 111% 높다. 또 잇몸질환이 있는 임신부는 염증때문에 생긴 독소가 자궁을 수축하는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끼쳐 조산을 유발한다. 민 이사는 "임신을 준비 중이라면 임신 전에 미리 스케일링을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당뇨병 잘 생기고 합병증 쉽게 진행

잇몸질환이 있으면 당뇨병이 잘 생기고 합병증이 더 쉽게 진행된다. 미국 콜럼비아 의대 연구팀이 당뇨병이 없던 일반인 9296명을 17년 동안 추적조사했더니 치주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당뇨병이 2배로 많이 생겼다. 잇몸질환을 일으키는 진지발리스 균이 혈관을 따라 돌아다니면서 혈관에 염증을 일으키고, 혈관 기능이 떨어지면서 포도당 대사 이상이 유발된다. 당뇨병 환자가 잇몸질환이 있으면 상처가 잘 안 아물고 회복이 더뎌져 당뇨합병증 위험은 4배, 혈당관리가 잘 안 될 가능성은 6배라는 미국 텍사스대 연구결과가 있다. 잇몸질환이 있어 음식물을 충분히 씹지 못하게 되면서 소화가 잘 안 되고 영양분 흡수도 어려워져 혈당 조절이 힘들어진다. 혈당 조절이 잘 안 되면 다시 잇몸질환에 취약해지는 악순환에 빠진다.

잇몸질환이 있으면 치태와 치석이 쌓이고 세균이 자라면서 생긴 염증 때문에 잇몸뼈가 손상된다.
잇몸질환이 있으면 치태와 치석이 쌓이고 세균이 자라면서 생긴 염증 때문에 잇몸뼈가 손상된다.
◇잇몸치료 중 약도 도움

민경만 이사는 "잇몸질환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서 생기는 생활습관병"이라며 "올바른 생활습관을 들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잇몸질환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칫솔질을 할 때 세균이 자라기 쉬운 치은열구를 집중적으로 닦고, 치간칫솔이나 치실로 치아 사이에 낀 음식물을 빼주면 된다. 아무리 칫솔질을 잘 한다고 해도 세균 덩어리인 치태는 낄 수 밖에 없다. 치태가 굳으면 치석이 되는데, 치석은 스케일링으로 제거해야 한다. 스케일링은 연 1회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잇몸질환 치료를 받는 사람은 '인사돌' 같은 약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이 약은 잇몸뼈와 치주인대를 튼튼하게 하고 잇몸병을 유발하는 세균을 없애는 성분이 들었다. 민경만 이사는 "잇몸 치료 후 조직이 치유되는 과정에 약이 어느 정도 도움을 준다"며 "하지만 치과치료는 받지 않고 약만 먹어서는 절대로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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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기압이 원인, 얼음 머금으면 통증 줄어


									항공성 치통

여름 휴가철을 맞아 비행기 탑승을 앞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방치해 뒀던 충치나 잇몸질환을 미리 치료하는 게 좋다. 비행기에서는 지상에 있을 때보다 치통(齒痛)이 더 잘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를 '항공성 치통'이라고 부른다.

항공성 치통은 비행기가 높이 날수록 낮아지는 기내 기압 탓에 생긴다. 기압이 낮아지면 몸속 압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잇몸이나 치아 안에 있는 혈관이 팽창된다. 이때 혈관이 터지거나 주변에 있는 신경을 건드리면서 통증이 생긴다. 고대구로병원 치과 신주희 교수는 "특히 치아 내부, 혈관과 신경이 모여있는 공간인 치수(齒髓) 속 압력이 높아지면서 통증이 잘 생긴다"며 "치수는 딱딱한 치아 내부로 공간이 한정돼 있어 혈관이 팽창하면 신경을 더 잘 건드린다"고 말했다. 평소에는 통증이 없던 작은 충치도 비행기 내에서는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치아 일부만 잇몸 밖으로 나와있는 사랑니도 기내 압력이 낮아지면 통증을 잘 유발한다. 신촌다인치과병원 임흥빈 원장은 "사랑니 주변은 칫솔이 잘 닿지 않아 치석이 잘 생겨 만성 염증 상태인 경우가 많다"며 "염증이 있는 잇몸의 혈관은 노폐물 배출을 위해 이미 팽창돼 얇아진 상태인데, 기압으로 인해 더 팽창되면 신경을 잘 건드리고 터지기도 쉽다"고 말했다.

비행기에서 갑작스런 항공성 치통이 생기면 얼음이나 찬물을 입에 머금고 있는 게 좋다. 임 원장은 "입속이 차가워지면 팽창된 혈관이 다시 수축되면서 통증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비행기를 타기 전 치과 치료를 받는 것이다. 충치나 잇몸 질환은 비행기를 타기 3일 전, 사랑니 발치는 2주 전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 후 회복 중에 생기는 신생 혈관은 얇기 때문에 잘 아물지 않으면 비행기 내에서 쉽게 팽창, 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 이미 항공성 치통을 겪은 사람은 충치나 잇몸에 염증이 있는 상태이므로, 이후 치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