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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vo My Life~!/건강&정보

전립선암=순하다? 10명 중 7명은 뼈전이…합병증은 더 무섭다

by 찌매듭 2023. 10. 7.

전립선암 환자 급증세…대장암 제치고 남성암 발생률 3위, 진행 느리나 뼈전이 흔해…

진단 1년만에 골절 등 합병증도..뼈전이 진단되면 초기부터 데노수맙 등 약물로 적극 관리해야

9월은 대한비뇨의학회가 지정한 전립선암 인식의 달이다. 유관학회는 전립선암 인식을 확대하기 위해 남성을 상징하는 ‘파란색’과 암과 싸워 이겨내자는 의미에서의 ‘리본’을 합친 ‘블루리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지인들 사이에서 등산 마니아로 통하는 서경제(55·남)씨.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많게는 주 2, 3회 산에 오를 정도로 남다른 체력을 자랑해왔다. 그런데 최근 건강검진에서 전립선 특이항원(PSA·Prostate Specific Antigen) 수치가 높아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듣고 즉시 대학병원을 찾았다. PSA는 전립선 상피세포에서 생성되는 단백질 분해효소다. 전립선 이외의 조직에서는 거의 발현되지 않아 전립선암 선별에 유용한 종양표지자로 활용된다. PSA 정상 범위는 일반적으로 0~4ng/mL다. 다만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염, 전립선 경색 등에서도 PSA 수치가 증가할 수 있으므로 정상 범위를 벗어났다고 해서 모두 전립선암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당시 서씨의 PSA 수치는 무려 10ng/mL가 넘었다. ‘소변 볼 때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는데’ 초조하게 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서씨는 ‘전립선암 4기로 뼈전이까지 진행되었다’는 말에 망연자실했다.

◇ 고령화 추세에 전립선암 급증…남성암 1위 넘본다


전립선암은 한국 남성에게 발생하는 주요 암 가운데 폐암(15.0%)·위암(13.7%)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발생한다. 보건복지부 중앙앙등록본부에 따르면 2020년 전립선암으로 진단된 남성은 1만6815명으로 대장암(1만6485명)을 제쳤다. 인구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 등의 영향으로 매년 발생률이 급증하는 추세다. 대한비뇨의학회는 9월을 전립선암 인식의 달로 지정하고 전립선암에 대한 올바른 인식 구축 및 조기검진을 확대하기 위해 블루리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상철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나이가 든 것 자체가 전립선암의 가장 큰 위험인자다. 상대적으로 동양적 식사를 많이 하는 일본도 이미 5~6년 전에 전립선암이 남성암 발생률 1위에 올랐다”며 “증가 속도를 고려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전립선암이 남성암 1위를 차지할 날이 머지 않았다”고 내다봤다.

◇ 진행 느리지만 전이 쉬워…4기 환자 75%는 ‘뼈전이’ 동반


다행히 전립선암은 진행이 느린 편에 속한다. 2020년 기준 전립선암의 5년 생존율은 95.2%. 다른 암과 마찬가지고 진단이 늦어질수록 예후가 나쁘다. 암세포가 전립선에 국한된 경우 5년 상대 생존율이 102.6%에 달하지만 주위 장기나 림프절, 뼈·폐 등 다른 장기로 퍼진 4기는 45.9%까지 떨어진다. 그나마 전이 단계가 유사한 폐암(11.5%)·위암(6.7%)·간암(3.1%)·췌장암(2.4%) 등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전립선암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장기 생존하는 전립선암 환자들이 가장 흔히 겪는 고충은 골절을 비롯한 골격계 합병증이다. 전립선암은 폐, 간 등으로 전이가 일어나는 다른 암종과 달리 뼈전이가 흔하다. 전립선암 환자의 3분의 1가량은 진단 당시 원격전이를 보이는데 그 중 65~75%가 뼈전이를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립선 주위의 가는 정맥들이 뭉쳐있는 전립선 정맥총이 척추 주위의 정맥총과 교류가 많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 가뜩이나 골밀도 낮은데…뼈전이 있으면 골절 위험 ‘껑충’


전립선암 환자는 대부분 고령자다. 실제 2020년 전립선암으로 진단된 남성 중 65세 이상이 78.5%(1만3200명)였다. 나이가 들수록 골밀도가 떨어진다. 뼈전이까지 있으면 골절, 척수 압박, 뼈수술 등 골격계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게 마련이다. 뼈전이를 동반한 전립선암 환자는 평균 1년 이내에 골격계 합병증을 경험한다. 합병증 자체만으로도 뼈에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자유로운 움직임을 제한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데 한 번 약해진 뼈는 작은 충격에도 부러지기 쉽다. 척수 압박이 일어날 경우 하지 마비로 진행돼 영구적인 장애를 일으키거나 환자의 생존까지도 위협할 위험이 있다. 전립선암의 뼈전이가 확인된 즉시 골격계 합병증 예방에 힘써야 할 이유다.

◇ 골다공증약 미리 쓰면 골격계 합병증 예방…치료 서둘러야


국내외 주요 학회는 전립선암의 뼈전이 진단 즉시 골격계 합병증 예방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한다. 과거에는 졸레드론산 등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골다공증 약물이 주로 쓰였지만 이후 피하주사 제형의 데노수맙이 등장하고 다양한 암종에서 뼈전이 환자의 골격계 합병증 예방 적응증을 획득하며 처방 선호도가 높아졌다.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뼈전이 환자 대상의 3상임상 연구 결과 데노수맙은 졸레드론산보다 첫 번째 골격계 합병증 발생 기간을 3.6개월 지연시켰고 합병증 발생 위험은 18%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는 뼈전이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에서 데노수맙을 유일한 선호요법으로 권고했다. 단순 전립선암·유방암도 뼈전이로 골격계 합병증 예방 치료가 필요하다면 데노수맙을 가장 높은 수준으로 권고하고 있다. 이 교수는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약물은 매우 드물게 턱뼈 괴사가 일어난다. 데노수맙은 반감기가 28일 수준으로 짧아 뼈에 침착되지 않고 가역적으로 반응해 부작용 위험에서 안전한 편”이라며 “건강보험도 적용되므로 뼈전이가 있다면 암치료 뿐 아니라 합병증 예방 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기 드셔도 됩니다. 힘든 치료를 견디려면 잘 챙겨먹어야죠. 술, 담배만 아니라면 얼마든지 괜찮습니다.”

외래 진료를 받으러 온 전립선암 환자들에게 이런 말을 건네면 십중팔구 눈이 휘둥그레진다. 전립선암 발생률 증가가 서구화된 식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정보가 많다보니 대부분 육류 섭취를 엄격하게 제한하기 때문이다. 우유를 포함한 유제품도 일절 입에 대지 않는 환자들도 많다.


이상철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22일 서울경제와 만나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들은 흔히 전립선 특이항원(PSA) 수치에 주의를 기울인다. PSA가 전립선암 재발 여부를 모니터하는 데 유용한 지표인 것은 맞지만 PSA 수치 자체만을 신경쓰기 보다는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돌보는 게 중요하다”며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게 오히려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학계에서도 단백질 공급을 위해 하루 100g 정도의 육류 섭취를 권장하고 보고 있으며 골격계 합병증 예방을 위해서도 적당량의 유제품 섭취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비단 전립선암만의 문제는 아니다. 암 진단과 동시에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 병에 매몰되어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치료를 받으면서도 ‘암세포가 더 퍼지진 않을까, 앞으로 몇년 더 살 수 있을까’ 수심이 가득한 채 병원에 온다. 이 교수는 “전립선암이 천천히 진행된다는 이유로 ‘순한 암’이라고 부르는 건 잘못된 표현”이라면서도 “적절하게 치료하면 다른 암보다 생존율이 높기 때문에 희망을 잃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10여 년전만 해도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들의 기대여명은 평균 3년 정도였다. 하지만 효과 좋은 신약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최근에는 진단 후 5~7년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어떤 약제에도 반응하지 않는 20~30%의 환자들을 위해 지금도 다양한 기전의 신약이 활발하게 개발 중인 것도 희망적 요소다. 그는 “평생 투석을 받아야 하는 만성 콩팥병처럼 전이성 전립선암도 여러 약제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면 관리가 가능하다”며 “인터넷 상에 떠도는 잘못된 의학정보를 믿고 자신을 지나치게 학대하기 보다는 즐겁게 치료 받는 편이 암을 이기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29US61O9NT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29US5YH7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