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신부전, 투석방법 아는 것이 藥
전문의 심층상담·교육 가능한 시스템·건보 수가 아직 없어 두려움·절망감에 치료 미루다
호흡곤란·부정맥·요독 등 불러 작년 신규투석 47%, 응급투석 인공신장기 이용하는 혈액투석
스스로 투석액 교환 복막투석 환자가 함께 치료법 선택하게 해야
지난해 만성 신부전으로 진료를 받은 약 22만6,900명 중 혈액·복막투석이나 콩팥이식을 받은 환자는 46%인 10만4,000여명(투석 8만4,000여명, 이식 2만여명). 나이는 평균 60세, 5년 이상 투석 환자가 전체의 45%가량 된다. 이 중 신규 투석환자는 1만5,500여명인데 95%가 투석기(인공신장기)와 투석막을 이용하는 혈액투석을 받았다. 일본의 경우 약 34만명의 투석환자 중 97% 이상이 혈액투석을 받고 있는데 10명 중 4명은 복막투석이라는 게 있는지도 몰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혈액투석 비중이 이렇게 높은 것은 암환자의 경우 수술·방사선·항암치료 중 무엇을 선택할지 의사와 상의해 결정하는 게 일반적인데 투석은 그렇지 못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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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신부전 환자의 상당수는 두려움과 절망감 때문에 투석을 거부하거나 투석방법 선택, 투석 접근로(복부에 복막투석용 관 삽입, 팔 정맥을 동맥에 연결해 정맥을 굵게 만드는 동정맥루 수술 등) 확보를 위한 수술을 미룬다. 그러는 사이 부종에 의한 호흡곤란, 전해질 장애 때문에 부정맥·요독 증상이 나타난다. 약으로 조절이 안 되면 생명이 위험해져 중심정맥을 통해 심장까지 임시 도관(카테터)을 삽입해 ‘응급 혈액투석’을 한다. 합병증·불편함과 적잖은 의료비 부담이 생긴다. 지난해 투석을 시작한 1만5,500여명 중 47%가 이런 경우다. 비용은 당일 혈액투석을 포함해 122만원 안팎이다.
김세중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전문의가 만성 신부전 환자를 30분 이상 심층 교육·상담을 할 수 있는 시스템과 건강보험 수가(酬價·의료 서비스 가격) 책정이 이뤄져야 환자가 자신에게 알맞은 투석방법을 빨리 선택해 응급투석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만성 신부전 환자는 2014년 15만7,600명에서 지난해 22만6,900명으로 44% 증가했다. 지난해 진료인원 10명 중 7명이 60대 이상이지만 50대 이하도 6만5,800명(29%)에 이른다. 지난해 건강보험 총 진료비가 1조8,643억원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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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석 환자의 90% 이상은 병·의원에서 주 3회 콩팥 기능을 대신하는 투석기(인공신장기)와 투석막을 이용해 혈액투석을 받는다. 투석기를 이용해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려면 많은 양의 피가 빠른 속도로 드나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팔 정맥을 동맥에 연결해 정맥을 굵게 만드는 동정맥루 수술, 혈관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정맥과 동맥 사이에 인조혈관을 삽입하는 동정맥 인조혈관이식 수술로 혈관을 굵게 만든 뒤 굵은 바늘을 삽입한다.
복막투석은 환자의 복부에 관을 삽입한 뒤 포도당·녹말이 고농도로 들어 있는 투석액을 복막에 주입해 복강 바깥쪽 혈액 내 노폐물과 수분을 복막의 작은 구멍을 통해 끌어당기는 방법이다. 단백질·혈액세포는 이 구멍을 통과하지 못한다. 하루 4회 투석액을 교환하며 집·여행지 등에서도 투석할 수 있다. 음식 제한을 덜 받으며 비용도 저렴하다. 다만 투석액 교환 때나 복부에 삽입한 관을 통한 감염 우려가 있고 스스로 투석액을 교환할 수 있을 정도로 시력·손 기능이 좋아야 한다.
콩팥은 기능이 떨어져도 남아 있는 조직을 최대로 가동하는 적응력이 뛰어나 70%가 손상되더라도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만성 콩팥병은 당뇨병·고혈압과 콩팥 혈관꽈리에 염증이 생긴 사구체신염 등으로 인해 콩팥 기능이 떨어져 소변에서 단백질 배설량이 증가하거나 노폐물을 제거하는 사구체 여과율이 60 이하(정상은 90~120)로 떨어진 상태다. 대개 30 미만으로 떨어지면 고혈압·다리부종·빈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성인 100명당 5명에게 발생하며 고혈압·빈혈·심혈관질환 등 합병증의 빈도가 높아 일반 인구에 비해 사망률이 열 배 이상 높다.
양철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만성 콩팥병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거나 미미해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방문했다가 말기 신부전이라는 진단을 받기도 한다”며 “따라서 당뇨병·고혈압이 있거나 비만한 사람, 흡연자, 50세 이상, 콩팥질환 경력자, 가족 중 당뇨병·고혈압·콩팥질환이 있었다면 정기적으로 혈액·소변 검사 등을 통해 병을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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