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매듭 2017. 2. 10. 15:59
 

 

한 해가 바뀔때마다 매번 새해의 첫 출조지를 잘 선택하여,

그 해의 조황을 가늠하는 버릇이 있는지라 귀를 크게 세워가며 어디가 좋을까를 살펴보게 되었는데 얼마 전에 다녀온 추자도는 수온이 맞지 않는지 잡고기 일색이었고  며칠 전 낚시를 간 동네꾼들도 이렇다 할 고기소식을 전해 오지 않는다.  절명 여에서 부터 가보고 싶은 곳은 모두 다녔지만 낱마리의 작은 참돔 뿐~!!!!  여서도……. 거문도…….에 가있는 낚시꾼들 목소리도 밝지가 않다…….  만재도 민박집 아저씨의 전화에 가슴이 철~렁~! 했으나  새해 인사로 확인되니 어디로 가볼까~?!  만재도는 뻘물이 줄기를 이뤄 고기소식이 없단다.  잠시 찾은 손님들도 탁한 물색으로 하룻만에 빠져 나갔고  시간이 나면 낚시를 해보려고 밑밥도 한 박스 구해 놨건만  궂은 바람으로 나가 보지도 못하고 있다니 윤달타령으로 돌려야 할지…….

 

 

 

 

 

 

 

 

5월

중순께부터 포문을 연 외연도의 농어소식에 잠시, 가슴을 달구었다가,
시간을 내어 달려 갔지만 크지않은 농어 6마리 구경으로 돌아왔다...... 매번, 두~세 마리만을 채웠던 바퀴달린 커다란 쿨러는 빈 달구지같은 소리를 울려댔을뿐... 추자도에서도 원정을 올 정도로 참돔만은 대 풍작이었다. 해일이다, 지진이다……. 온갖 참사로 얼룩진 천재지변의 탓도 있는 겐지........ 홍도와 흑산도의 조황이 꾸준하게 들려오는 것을 보면 내심, 만재도로 마음에 끌렸지만 가거 도를 가보지 못한 일행의 보챔으로 결국, 가거도로 행선지를 잡고 말았는데 연일 네댓 척의 사선이 드나드는 가거도 에는 1~2백 명씩 몰려들어 혼잡스럽다니 망설여지는 속에 날씨까지 수상스러워 연기…….또 연기.............. 물때가 좋으면 날씨가 나쁘고 날씨가 좋으면 물때가 나쁘니 물때 좋고 날씨 좋고, 사람적어 좋은날이 언제나 올까~?! 더 이상, 물때를 놓칠 수 없겠다 싶어 13일 밤, 급히 집을 나서고 말았는데 사랑스런 마나님의 문자 메시지가 가슴을 친다. “어디쯤 가고 계십니까? 낚시만 가면 많이 행복하십니까? 나는 외롭답니다……. 잠이나 자야지.......“ 이번에 낚시를 다녀오면 손잡고 좋아하는 산에라도 함께 다녀야겠다는 생각도 해보지만 나는 물이 좋으니 어쩌면 좋을꼬?!...... ^^;; 목포의 대양낚시점에 잠시 들려 차 한 잔을 하며 홍도소식도 들어본다만 이미 시즌이 지났다..... 어느 배편을 이용해야할까? 목포에서도 사선이 출발한다는데 6시간쯤 걸린단다. 아무리 배들이 좋아졌다지만 10톤 남짓한 배로 가거 도를 간다는 것이 영~ 마음이 놓이지를 않는다. 험한 물골을 여러 번 건너자면 커다란 객선도 요동이 심한 터에 아무리 고기잡이가 좋다지만 무리수를 안고 간다는 것이 정녕, “낚시란 미친 짓이 아닌지 모르겠다." 다소 안전한 객선을 이용하면 오전낚시가 어렵기에 가거 도를 간다는 여러 척의 사선 중에서 가장 안전할 것 같은 진도의 팽목항에서 출발하는 은정 호를 이용하기로 했는데 만재 도쯤 지나자니 제법 파도가 일렁인다…….

 

 

 

인터넷

상의 조황이란 것이 운 좋고 실력도 출중한 몇 명의 수확이겠건만 누구나 가거도 에만 가면 주인공이 되리라는 착각을 들게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가거도의 임꺽정이라는 임 선장의 민박집에는 일주일이 됐는데도 고기 그림자도 못 보았다는 손님들뿐..... 일행이 잡은 작은 한 마리와 오랜만에 만난 하초의 양기가 입으로만 오른 욕쟁이 정 교수님의 바늘을 물고 늘어진 개우럭 한 마리로 십 여 명이 가거도 입성 첫날의 회 맛을 감질나게 볼 수 있었을 뿐.... 다음날은 지형을 잘 알고 있는 곳에 내려 채비손실을 각오하고 여밭으로 억지로 밀어 넣은 보람이 있었는지 큼지막한 놈을 한 마리 잡았으나 몇 번의 강한 돌개바람으로 몸이 휘청거리기에 행여나 물속구경을 할까보아 자세잡기도 바빴는데 몇 겹, 깊은 옷 속에 숨어있는 체온 조절차 꺼내든 양물이 바람 탓에 추스르기가 어려워 튀는 물줄기에 옷매무새를 망가트리는 엉거주춤한 자세다 보니 원줄이 쓸렸었는지 잠시 후의 두 번째 놈은 그만, 떨어뜨려 버렸고 바람이 거세니 눈이 절로 가늘어지며 안검화수의 초식을 펼쳐 힘겹게 버티는 참에 바람이 터진다며 선장이 철수를 강요한다. 아쉬움을 안고 오동여로 자리를 옮겨 젖은 짚단 태우듯 오후 시간을 보냈고 열 명이 모여앉아 한 마리를 나눠먹게 되었으니 병아리 눈곱이 따로 없구나야.....-_-;; 잘게 썬, 회 한 점에 이슬 두 잔을 준수하다 보니 취기가 오른 전 교수님의 육두문자가 쏟아진다.... "야~이~! 찌매듭 씨방 새야~! 오랜만인데 한잔 받아~!" (교수님이 조폭마누라를 사모하나봐~~! -_-;;)

 

 

 

 

 

 

가거도 어촌계장으로 명~!!!! 받은, 임 선장이 흑산도로 임명장 수령 차 갔다기에 홍어 한 토막을 사오라고 했더니 잘못된 갈고리질로 배에 상처가 난 홍어 한마리가 있는데 단돈 십만원이라기에 통채로 울러 메고 온다는 연락이 왔다. 흑산도 명물 홍어 한 마리가 늦은 밤의 헛헛함을 달래 주었는데 앞으로 4년간 그의 지휘 하에 들어온 30톤 철선이 20분 정도의 거리를 두고 두 시간이 넘게 걸렸다며 그리 높은 파도는 처음 보았노라 혀를 내두른다. 결국, 그 배는 위도의 페리처럼 몇년 후에 침몰하게 되는데 다행히 승선한 몇안되는 사람들은 모두 구출이 되었다.... 임 선장이 칼 든 손으로 파도를 그려가며 홍어 한쪽 썰어내기를 수차례……. “아이고~~~ 선장님 홍어나 다 썰어 놓고 얘기하소……. 그러다 날 새겠소야…….”

육지에 큰 눈이 내렸다는 소식……. 가거도 에도 몇 차례의 눈발이 뿌려지며 바람이 휘돌았는데  오동여 쪽으로 몰려 앉아 지루한 시간 보내기로 또 하루를 보냈고  임 선장 동생의 적선으로 그물에 걸린 싱싱한 열기 수 십 마리가  회로 둔갑하여 쓸쓸한 세 번째 밤의 제물이 되었다.  일기예보와는 달리 밤에는 바람이 잔잔해진다.  다음날에도 몇 차례의 눈보라가 그치고 햇살이 잠시 보인 틈을 타  오전 낚시만을 하고 열기낚시를 해보려고 배에 올라 이곳, 저곳을 쑤실락 거렸지만 물살이 약하고 탁한 물색 탓인지 낱마리의 열기뿐~!  멀미를 견디지 못한 엄君이 갯바위에 다시 내린 곳이 열기낚시를 하려고 짐을 꾸리며 잠시 받침대에 걸어놓은 낚싯대가 손잡이까지 꺾어지다 터져 버렸다는 오전 포인트... 그 고기가 아직도 그 자리에 있겠나만서도 욕망의 화신덩어리인 인간들은 그런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가 보다~~ 한군데만 더 자리를 옮겨 보자고 가본 곳에서  드디어 열기떼 출현~!!!!!  이리도 반가울 수가 있나~~~~! ^^;;  약정했던 두 시간이 어느새 지나갔고 수북하니 쌓인 열기를 자루에 쓸어 담고  갯바위로 가보니 엄君의 하늘보고 두 팔 벌린 으쓱한 자세……. “저…….경사 났어요!~~! ^^;;”  세 마리나 잡았단다…….  열기낚시를 안하고 그 자리를 지켰어야 했다는 일행의 넋두리 한판...! 고기의 임자는 따로 있구나...............
방파제에 도착하여 고기 손질을 부탁해 놓고 느지막이 백 여 계단 높은 곳에 있는 민박집 근처에 이르니 이슬이 없으니 두 어병 구해 오라는 전화가 왔다……. 백 여 계단을 돌아 내려가 양 팔 밑에 페트병을 하나씩 끼고 다시 오르자니 숨이 차오른다……. “망할 넘들……. 진작에나 전화를 하지…….―_-;;” 맨몸으로 오르내리기도 힘든데 페트병에 담긴 이슬무게 4kg을 더 얹어 오르자니 허벅지가 땡땡해지며 단내가 난다……. 감성돔과 열기 회의 푸짐한 향연.............. 페트병의 이슬이 바닥을 내며 가거도의 네 번째 밤이 깊어간다…….
 
 들어오니 안 들어오니 티격태격하던 사선들이 마지막으로 모든 인원을 싣고 철수한단다.  오늘은 철수를 하는 마지막 날! 주어진 시간은 단, 3시간....................  부지런을 떨어가며 밑밥을 신중히 뿌리며 온 몸의 신경을 곤두세워본다.  몇 번의 흘림 끝에 첫 입질!!!!  그래~~~!!!  묵끈~?, 한 것 같더니만 맥없이 끌려 나온 큼지막한 볼락.  볼락이라도 몇 마리 나오려나? 했더니만 그나마도 끝..................  물도 가지를 않는다.  여기저기에서 전화가 걸려오는 것이 신통치가 않은가 보다.  누가 고기를 잡았으면 한 마리 얻어갈텐데…….  그 동안 얻어먹은 고기들, 한 마리 좀 갚아 보려무나...........^^;;   초행자만 3마리를 잡았는데 크기가 작다……. 욕쟁이 교수님과 다른 곳에서도 고만한(?) 크기로 한 마리씩……. 서 씨 아저씨의 한 맺힌 푸념..... "많이 남은 밑밥 주노라 혼났네.... 돈 버리기도 어렵다니까~~~~?!  -_-;;" 
가거도 에서의 마지막 끼니인 라면에 밥 한술, 말아먹기와 급한 짐 꾸리기……. 단, 8명의 철수인원이 활개를 치고 배안을 뒹군다. 잔잔 하기만한 바다를 보며 들어오는 날과 나가는 날이 바뀌었다는 일행의 푸념 속에 가거 도는 멀어져간다 또 언제나 찾을 수가 있을까? 한동안, 사선의 출입이 금지되고 객선만을 이용해야 한다는데 얼마 전 추자와 같아진다는 소식........... 고기가 나온다니 여러 척의 사선이 몰려들어 쓰레기와 흘린 밑밥으로 오염이 심하게 된다는 이유라지만 10년 만에 올린 이용료로 인터넷상에서의 논쟁과 이러다간 가거도도 얼마가지 못 하리란 불안감……. 가거도 마니아들은 교통이 불편해도……. 입어료가 올라도……. 찾을 사람은 찾을 거란 배짱인지? 섬을 지키겠다는 건지, 를 마을회의에서 결정 보았단다. 가거도 마니아 중에서는 문란한 사선출입이 가거 도를 망친다며 적극 찬성하는 사람도 있으니 다니기 힘들다는 가거도도 옛말이 되어 버렸나보다……. 예전에는 하루, 이틀의 일정으로는 찾기가 힘들었던 가거도에 아무리 배가 좋아졌다지만 10톤 미만의 배로 다닌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터인데 백 명, 이백 명씩 드나들며 그 중의 몇 명의 조과를 놓고 누구나 그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낚시점이나 현지에서 그리 부추겼는지는 모르겠다만 바람이 불고 파도가 높으면 갈 수 있는 포인트는 한정이 되어있고 갯바위에 뿌려진 밑밥과 쓰레기가 쓸려 들어가 안보일 뿐인데 가거 도는 아직도 때 묻지 않은 천혜의 낚시터로 생각을 하나 보다……. 하루만 더 했더라면……. 만재도의 물색이 괜찮던데 그쪽으로 갔더라면......... 항시 낚시를 끝내고 돌아서며 남는 아쉬움............. “삶이란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함을 말함이니 언제고 다시 바다를 찾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