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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vo My Life~!/글 담기

북위 34도 17분 16초, 동경 126도 06분 02초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by 찌매듭 2009. 7. 18.

 

뭍길이 끝나고 더 이상 내디딜 땅이 없는 전남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 한반도 남쪽 땅끝....! 오랜만에 찾은 이 곳에는 최신식 건물과 어둠 속에서 형형색색의 네온 불빛이 빛을 발하고 있어 행여, 길을 잘못들은 것은 아닐까 하는는 생각이 들었다. 배들이 보이고 바닷가의 파도소리를 듣고서야 제대로 왔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왜? 바닷가의 간판들은 언제 보아도 빛 바랜 모습일까? 하긴, 그 것이 더욱, 정겹게 느껴지는 모습으로 다가서기에 선창가를 따라 줄지어 서있는 작은 포구는 여전히 정겨운 모습으로 눈앞으로 다가온다. 비록, 뭍의 길은 여기에서 끊기었다해도 저기 보이는 수 많은 섬들을 발판으로 삼아 다시 길을 내고 있다. 어룡도, 장구도, 죽굴도, 마안도, 넙도, 보길도, 노화도...... 이름도 생소한 섬들을 징검다리 삼아 바다는 끝없이, 끝없이 이어져간다. 해가 바뀌기 전에 바다를... 아니... 한해의 마무리로 대를 담가보겠다는 이상스런 구실로 바다의 기상을 보아가며 짐을 만져보기를 수 차례 반복하다 보니 좋다는 물때는 다 지나보내고 사람이 적으니 조용할 거라는 생각에 움직이긴 했다만 고속도로를 달리는 도중에 기상이 급변하리라 곤 생각지 못했기에 멀리 가거도에서 묶였다는 아는 이의 연락을 받고 확인하니 1시간 전하곤 사뭇, 바다의 변화가 다르다. 추자를 목적으로 했으니 큼지막한 정기여객선은 상관이 없겠지...... 집만 나서면 마음이 편하다는 일행의 보챔에 목포 도착한 시간이 밤11시. 목포의 대양낚시점에서 간단한 소품과 일행의 갯바위장화를 구입한 후 남은 무료한 시간을 보내려고 북항의 즐비한 낙지전문점을 찾았는데 "여보 몸 챙겨.....!!" 라는 간판이 재미있구나...^^ 연포탕을 곁들인 낙지요리 풀코스를 즐긴 후 주인의 안내로 새로 생긴 찜질 방에서 녹신거리게 몸을 푼후 아침 일찍 나서 보니 정기선이 결항이란다...-_- 완도 쪽의 배를 이용하려하자니 배시간에 도착할 수도 없고 이런 난감, 천감이 있나....? -_- 서울에서 강진으로 매장을 옮긴 이의 얼굴이나 보리라고 들길로 들어서니 한가한 철이라 황량한 바람벌판에 자리잡은 매장의 문 열림이 바람손님이려니.....하곤 고개를 돌려보지도 않던 이가 꿈속의 눈길에서 깨어나 반색을 한다 이런, 저런 이야기 한마당에 낮시긴이 순식간에 지나갔고 급히 장만한 돼지갈비찜과 손수 잡아 말려두었다는 망둥어를 이리저리 불 위에 굴려 접시에 담아 그위에 이슬을 흩뿌리서 사람 그리움 풀이에 날이 저물었어라... 저녁시간에는 강진의 유명한 향토음식점에서 거나한 대접을 받고 다음날 새벽, 땅끝에서 떠난다는 낚시 점의 배를 타고 추자 에 도착하니 집 떠난지 36시간만에 추자 도착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첫날은 엇그제까지 참돔이 쏟아졌다는 문여에 올랐는데 물이 탁한지라 노래미와 버리기는 아까울 정도의 큼지막한 복어를 여러 마리 낚는데 그쳤고 다음날은 주의보로 느지막이 나서 본 섬의 포인트를 찾아보았는데 나는 새도 내려 앉을 만큼, 바람이 세차니 방파제 안쪽에서 고등어와 팔씨름 몇 판을 벌인 후, 신양리 방파제에 묶어있던 배 위에 올라 전갱이로 대상어를 바꾸어도 보았는데 그동안 너무나도 많이 잡아 시큰둥했던 거문도의 전갱이에 비하면 크기가 작은지라 두어 시간만에 대를 접고야말았다......... 거문도의 전갱이는 5호찌를 사용하여 깊은 수심을 공략하면 작은 부시리 만한 크기로 백마 리도 넘게 누구 나도 쉽게 잡을 수 있었기에 회원들의 손 풀이용 뒷전으로 쳐져있었다지만 그런 골드 "화수분"이 어디 있으랴....^^;; 세 번째 날은 주의보 여파로 몸을 숨길만한 곳을 고르다 보니 사자 섬 제주여 뒷쪽으로 내릴 수밖에 없었는데 세 번째 육짜를 잡은 곳이 멀지가 않은 곳에 있기에 정감이 가는 곳이다. 탁한 물색에 기대감을 갖지는 않았지만 시간을 보내자니 이런 채비, 저런 채비 바꾸어 가며 행여나 집나온 넋 빠진 놈이라도 한 마리 만나보자꾸난, 생각에 열심히 움직이긴 했다만 내일부터 주의보가 다시 발령되리라며 철수를 권하는 연락에 또 부지런히 짐을 꾸렸나니... "어디, 이런 적이 한두 번이었냐....ㅠㅠ;;...." (떼그랄~~~~) 오히려 방파제에서 시간을 보낸 어느 꾼은 감생이도 구경하고 볼락, 우럭등 잔 손맛이라도 싫컷 본 흡족한 목소리를 우렁거렸으니 실속파인 모양이로세....^^ 예초리의 방파제에서 고장이났다며 뱃속을 잔뜩, 뒤집어 놓은 뱃속을 걱정스럽게 들여다 보며 (저러다 수리가 늦어 주의보가 떨어지면 어쩌나...) (가다가 고장나서 표류라도 하면 어쩌나......) 시작이 안 좋았으니 끝도 안 좋을 것 같은 방정맞은 생각이 꼬리를 물었는데 엔진소리가 고르게 들리기에 잠시 잠이 들었나본데 어느덧 땅끝이 보이나니 그래도 우리에게 내일이 있다는 생각을 꾀 맞추어본다 ^^;; 목포로의 배편은 없었기에 다도민박에 함께 묵었던 머나먼 파주에서 왔다는 사람 좋아 보이는 두 분의 손님과 특이한 계약을 했는데 해남에서 떡갈비를 곁들인 점심을 내면 목포항 주차장까지 태워 주겠노란 계약을 성사시킨 것이 이번 추자행의 크나큰 성과였을까? ^^;; 푸른 녹음이 지난 을씨년스럽게도 보이는 땅끝을 빠져나오며 바로 얼마 전에는 푸른 나뭇잎이 있었고 동박새소리와 작은 갯돌이 파도에 휩쓸리던 해조음(海潮音)소리가 들린다. 동박새는 동백나무의 붉은 꽃 사이를 날아다니며 우짖는데 동박새 수놈이 암컷을 찾으며 우짖는 구애의 울음인 '삔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이 아름다운 구애의 울음소리는 해질 무렵이면 더욱 요란스러워지는데 동박새도 혼자 있는 밤이면 더 외로운 것일까? ( 집 떠난 나를 기다리는 우리마나님도 외로웠을꼬야~~~^^;;) 밤이면 더욱 또렷이 들리는, 파도소리.... 갯돌을 어루만지며 쓸어 내리는 소리에도 귀를 기울일줄 아는 꾼이라면 마음이 메마르지는 않을 것 같다. '쏴~아~~아~~ 촤르륵~~~~ 철썩,!!! ] 쫘그르르~~~~~~~~~ 철~썩~~!!" 어둠이 내려앉는 가로등의 불빛이 물 낮에 어른거리며 밤하늘에 별이 가득 차기 시작한다. 또 한번의 靑別을 두고서............... 북위 34도 17분 16초, 동경 126도 06분 02초......... 땅끝.....................................!!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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